연휴의 월요일을 오전의 운동으로 시작하고, 집에 돌아와 식사를 한 후, 간만에 산타크루즈 다운타운의 logos에 가게 되었다.  버릇처럼 일주일에 한번 정도 휙 둘러보고, 늘 찾아보게 되는 작가들인 아시모프, 붓쳐, 피츠제럴드, 만, 스타인벡, 오스터 등의 섹션을 건질만한 책이 들어왔는지 뜯어본 후, 마지막으로 재즈와 클래식 CD 섹션과 가죽으로 제본된 Easton Press나 Franklin Library책들을 보게 된다.  가죽장정본이야 값이 워낙 뻔해서 주머니가 넉넉할 때면 한 권씩 장만하는 편이지만, CD들은 대개 5-6불 선이라서 손쉽게 몇 개씩 들고 나오곤 한다.  비록 중고본이지만 디지털의 장점이라는게 외관이 크게 상하지 않았다면 소리내는데엔 큰 문제가 없다는 것. 

 

오늘도 그렇게 휴일을 보내다가 꽤나 좋은 물건을 건지게 되어 이렇게 남겨 본다.

 

재즈의 황제라는 Miles Davis의 기념비적인 음반이라고 하는데, 들어보니 과연 그런듯.  내가 들어본 그의 음반들 중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늘 말하지만, 재즈의 전문가는 커녕 팬 정도의 지식도 갖추지 못한 나는, 그저 내 귀에 즐겁에 잘 들리는 소리면 족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좋은 음반이나 명인의 연주를 들으면 확실히 일반 연주보다 훨씬 더 마음에 무엇인가 울려 퍼지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요즘 아이들은 iPAD를 손에 들고 나온다지만, 이런 교육도 좋겠다.  클래식과 재즈, 책을 아이의 눈에 들어오는 모든 공간에 배치해 놓고 자연스럽게 익혀가도록 하는 그런 교육 말이다.  지금의 국민교육보다는 좀더 차원이 놓은 그런 개별적이고 인문학적인 교육이 더 낮은 곳으로 널리 퍼질 수 있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는 여러 면에서 조금 더 부유하게 될런지도 모른다.

 

 더 말이 필요없는 거장의 연주.  여러 곳에서 언급된 것을 기억하여 여러 번 찾아보았지만 신품 외에는 찾을 수 없었는데, 오늘 Bach 섹션에서 대박을 맞았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처음으로 그의 연주를 들었는데...완전 대박!  피아노를 어떻게 이렇게 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부터 협주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곡들을 이렇게 피아노로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까지 별 생각을 다 했다.  사실 피아노 하나의 구현이 협주같은 힘과 구성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으니까, 역시 거장의 연주를 듣는 것은 나같은 novice에게도 눈이 확 떠지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그 밖에도, 여기서는 검색이 되지 않지만, 기타의 명인, 세고비아의 CD 두 장을 건졌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레코드 판으로 먼저 그의 음악을 들은 탓인지, CD음악은 무엇인가 무미건조한 느낌을 준다.  역시 음악이나 책은 아날로그가 최고인 듯.  

 

지금 사는 아파트 근처에도 크고 오래된 중고 음반 가게가 있다.  최근에 점포를 이 부근에 열었는데, 요즘 같은 시절에도 이런 가게가 신규오픈을 하는구나 싶었다.  그 유명한 라스푸친 레코드의 분점이다.  물론 제정 러시아 말기의 괴승 라스푸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그의 이름과 얼굴만 가져다가 쓸 뿐이다.  그런데, 이곳의 분위기는 음반을 전문으로 취급해서 그런지 상당히 하드코어하다.  점원들은 대개 한 두 군데를 뚫고 있는 것은 기본이고, 그 이상도 많이 있으며 몸을 캔버스로 삼은 이도 여럿 보인다.  한 마디로 좀 지적인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  잘 안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도 무엇인가 숨겨진 보물이 있을지 모르니 조만간 한번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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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2-19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에는 그 음반가게 이야기도 올려 보셔요.
겉모습이 그러한 직원이라 하더라도
마음을 트고 이야기를 나누면
사뭇 다르겠지요.

transient-guest 2013-02-19 23:52   좋아요 0 | URL
아마도 그렇겠지요?ㅎㅎ
 

이곳에서는 한국신문을 따로 구독하지 않기에 (사실 별로 읽을게 없다) 포탈을 통해 이런 저런 한국의 뉴스를 접하게 되는데, 이들 중에서 최근 2-3일간 나의 눈길을 끄는 기사를 보았다.  탤런트 이영애를 내세운 모 교수의 비빔밥 광고가 뉴욕타임즈에 전면으로 계재된 것이다.  세월도 비껴간 이영애의 단아한 한복 맵시를 내세우고 대장금의 이미지를 최대한 이용하여 비빔밥으로 추정되는 사진과 함께 예쁘게 올라간 사진과 함께 올라간 메시지는 누가 보아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임이 분명하다.

 

영어 메시지, 미국의 신문이라는 점 외에도, 이 광고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 너무도 명백한 이유는 드라마 대장금을 실존했던 역사의 이야기로 묘사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라면 그렇게 노골적으로 잘못된 fact를 내세우지는 못했을 것이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광고로써, 많은 나라에 수출되어 한국의 음식을 - 정확한 현대의 음식이 아닐지라로 - 소개했다는 유명도와 impact를 생각할 때 당연한, 아니 매우 좋은 아이디어임에는 틀림이 없다, commercially anyway...

 

하지만, 이런 것들이 쌓이면,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한국의 역사적인 사실들은 왜곡되고, 이 왜곡들이 확대되어 다시 생산될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실질적인 역사와는 관련이 별로 없는 소설적인 이야기가 한국의 역사로 둔갑되고, 긍정적/부정적 효과를 떠나, 겉에서 보이는 한국은 현실과 동떨어진, 그래서 종종 진지하게 취급될 수 없는 역사이야기를 가진 나라로 인식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전략적으로 이를 잘 이용하면 일본이나 중국처럼 자국 문화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날조된 얌전한, 그러나 용감한 벚꽃과 사무라이의 문화를 가졌다는 일본, 중국의 소림사 같은 것은 꾸준한 브랜드 마켓팅의 결과물에 다름 아닌 것이라고 보는데, 이런 부분에서 한국은 상당한 후발주자에 속하니만큼, 본 '비빔밥' 광고같은 컨셉은 물론 장기적으로 잘 관리되면, 그리고 컨텐츠가 뒷받침 된다면 큰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찝찝함은 남는다.  

 

태권도가 세계로 수출될 때, 이는 가라테를 원류로 하여 만들어졌음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저 멀리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무술임을 선전하던 때가 있었다.  내가 도서관의 책에서 확인한 바이지만, 다수의 한국 사범들의 태권도 저작들에 이런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즉, 삼국시대에 우리 국가들은 상당부분 가난하여, 기마군단에 취약했기에 기마병을 상대하기 위해 특별히 수 많은 '날아차기'들이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뒤돌려날아차기나 이단옆차기 같은 공격법이 말을 탄 상대를 가격하여 낙마시키고 맨손으로 제압하기 위한 전법에서 유래했다는 이 말은, 이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져서 외국인의 손으로 쓰인 무술소개서적들에서 그대로 차용되었고, 지금도 외국의 태권도인들 중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는 비단 태권도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님은 물론이다.  기실, 다수의 동양무예들이 이런식의 날조된 이야기를 역사적인 사실로 내세우기를 즐긴다.

 

어느 것이 먼저일까?  쉽게 이야기 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한국의 위상이 낮았던 60-80년대까지는 분명히 이런 부분에서 이득을 보았을 것이니 더욱 그렇다.  또한 상대적으로 외국에 덜 소개된 한국의 상고시대 역사 - 한국 내에서조차 논란이 끊이지 않는 - 를 외국에 소개할 때에는 분명히 이런 과장도 필요할 것이다.  중국과 일본을 보면, 신화와 역사를 교묘히 섞고, 긍정적인 부분을 극대화하여 외국에 소개한 결과, 그들의 역사는 우리 역사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고 깊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사실이니까.  

 

그러나, 이번의 비빔밥 광고는 그 효과를 떠나 이제 임기가 채 열흘도 남지 않았다는 - 그러나 끊임없이 최후의 하루까지 사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 그 놈의 마누라의 돈지랄과 오버랩이 된다.  비싼 실리콘 밸리의 집 값으로 대여섯채, 조금 더 싼 곳의 집 값으로는 필경 열채가 넘는 집을 구매할 수 있는 국민의 혈세를 아낌없이 날려버린 - 물론 에너지 보존법칙에 따라 본질은 변하지 않은채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고 추정되는 - 그 돈지랄 말이다.  (광고가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 놈의 뻘짓과 악행 때문에 아무래도 모 교수의 광고를 다소 삐딱하게 보게 된 것 같다.  아무튼 쉽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 말하기는 어려운 감이 있는 문제이고, 많은 분들이 함께 장기적으로 고민해 볼만한 이슈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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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2-15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옛 역사 자료는 일본에 있다 하는데,
가만히 보면, 한국 옛 역사 자료가 일본 어디에 있는 줄 뻔히 안다면서
제대로 살피거나 파헤치거나 다루지 않는 모습을 보면,
역사학자나 정치가나 권력자는 서로서로
무슨 꿍꿍이가 있을는지 몰라요.

따지고 보면, 한국 무술은 '태권도' 아닌 '태껸'이겠지요.
한국 무술은 중국 쿵후와 마찬가지로
'딱딱한 틀'이나 '품새'가 따로 없거든요.

transient-guest 2013-02-15 23:42   좋아요 0 | URL
적어도 강단의 '주류'에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워 하는 듯 합니다. 한국 역사에 대해 기술하려면 이제는 중국의 눈치까지 봐야할 지경이잖아요...
한국무술임이 확실히 확인되는 것은 태껸이고, 지금 전통무술을 표방하는 거의 모든 것들은 현대의 창작물이죠. 태권도의 창작이나 통합배경은 최홍희씨가 자서전에서 이미 밝힌 바 있지요..
 

내가 이곳에서 한국책을 구하는 방법, 아니 정확하게는 '이곳'과 '저곳'의 구별없이, 내가 한국책을 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언제고 한국에 갈때마다 바리바리 싸들고 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터넷서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남가주에 살때만해도 근처에 알라딘US 서점이 있어서 간혹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이용하곤 했었지만, 북가주인 이곳에는, 한국책을 파는 서점이라고는 '서점'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도 초라한 - 내 사무실에 가져다 놓은 천여권에도 못 미치는 책이 전부인 - 종교서관이 하나 있을 뿐이라서, 직접 가서 고르는, 눈과 냄새의 즐거움은 오직 미국 서점에서만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 사오는 방법은 가장 저렴하게 책을 구하는 경로가 되겠지만, 자주 가지 않으니 신간이나 화제작을 늦게 읽게되어 김이 빠지고, 그때 그때 읽고 싶은 책을 바로 구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물론 귀로가 무겁고, 짐을 부칠때까지 절대로 안심할 수 없다는 단점 또한 크지만, 그 정도 희생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역시 큰 단점은 자주 구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결국은 좀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진출해 있는 한국의 인터넷 서점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 제작년 중반까지 이곳의 독보적인 존재는 알라딘US였었다.  그런데, 이곳의 문제는 값을 거의 2-2.5배로 튀긴 후 다시 3-40%를 DC하기에 결과적으로는 약 1.5-1.6배 이상을 주고 책을 사야한다는 점과 그 이상, 알라딘 본사에서 적용하는 DC나 special의 혜택을 하나도 받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책을 살때마다 억울한 기분이 들게 하는, 그러나 어쩔 수 없었던 그런 불만이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인터파크가 진출하면서 양상이 조금 바뀌게 된 것이, 일단 알라딘US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DC나 특가를 적용받지는 못하지만, 월등히 저렴해진 책값을 적용하는 큰 장점을 업고 알라딘US와 경쟁을 시작했던 것.  그 덕인지는 몰라도, 이제는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나도 한 동안은 인터파크 글로벌을 통해 책을 주문해 보곤 했으니까.  그런데, 사람맘이란게 또, 인터파크의 가격에도 불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알라딘 본사 웹을 들락거리면서 찍어두는 책들의 가격을 비교하면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었으니까.  그래서 인터파크 이용도 좀 시들해질 무렴.

 

2012-13으로 넘어오면서 그간 현지법인과 제휴해서 운영되는 알라딘US가 본사직영으로 바뀌고, 현지법인은 반디스와 제휴하여 독자적인 체제로 넘어가게 된,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제는 이곳의 한국책 seller는 크게 (1) 알라딘US, (2) 인터파크 글로벌, 그리고 (3) 반디스US이 된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크게 반가울 일이다.  시장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가격을 비교하고 혜택에 따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험삼아 알라딘US를 통해 한국책을 주문해 보았다.  한국의 현지가격과 혜택, 중고샵까지 모두 dollar로 환산된 시세를 적용하여 가격을 산정받고, 배송비는 DHS기준으로 지불하게 되는데, 이렇게 하면 사실 인터파크 글로벌이나 반디스US에서 적용하는 미국 현지의 가격에 비해 큰 혜택을 보기는 어려운 감이 없지는 않다.  물론 특가나 중고가, 그리고 한국 현지의 DC를 적용받는 것은 큰 이점이지만, 결과적으로 신간을 많이 구입하게 되면 만만치 않은 DHS배송료 때문에 체감비용이 그리 많이 줄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꼼수를 부려 보았다.

 

이번에 책을 구입하면서 모두 중고샵을 이용한 것이다.  dollar로 $3-5 사이면 한 권을 살 수 있는데, 당연히 신간이나 화제작 또는 steady seller는 구하지 못했고, 한국의 현대소설로 20여권을 추려 그간 접하고 싶었던 김영하의 다른 작품들, 김연수, 은희경, 신경숙, 이청준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주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의외로 한국의 현대소설은 많이 구할 수 있었는데, 왜 그런지 몰라도 상당히 많은 작품들이 중고샵에 나와있었다.  물론 레어템에 속하는 작품들 - 고 이윤기 선생이나 그 밖의 - 은 볼 수 없지만, 그래도 관심이 가던 다양한 내 시대의 한국 소설들을 구할 수 있어 무척 뿌듯했다.  더구나 다른 경로들의 경우 1-2주까지도 걸릴 수 있는 출고-배송이 알라딘US를 통하는 경우 한국의 빠른 서비스가 적용되어 주문 후 바로 출고되어 미국으로 보내졌기에 약 2-3일만에 책을 받아 볼 수 있었는데, 여기서 살짝 감동(!)을 받았다 - 면 좀 과장이지만, 그래도 따끈따끈(?)한 한국 현지의 매연냄새가 그대로 남아있을 정도로 빠른 배송이었기에 매우 좋은 impression을 남겼다.  냄새로 추억하는 한국의 겨울도 물론 좋았고 말이다.  (정말로 박스에 코를 대로 킁킁거리면서 냄새를 맡았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아무튼. 당분간은 이렇게 알라딘US를 통한 중고헌팅에 재미를 붙이고, 간혹 사정이 좋을때, 그리고 너무 읽고 싶을때엔 신간이나 새책을 몇 권 끼워넣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겠다.  미국책도 중간에 한 권씩 읽어나가고 있으니까, 이렇게 하면서, 좀더 풍요로운 독서생활과 장서수집벽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 

 

- 혹시 미국에서 이 글을 읽는 분이 계시다면 나의 꼼수를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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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2-03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저도 요즘은 알라딘 중고매장을 주로 이용합니다. 가끔 레어템을 건지기도 하지요.

transient-guest 2013-02-03 21:59   좋아요 0 | URL
중고매장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까지 할 수 있지요. 가끔씩 전혀 생각하지 못한 레어템을 건지는 재미는요.ㅎㅎ

Cargold 2013-03-11 0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에서 읽는 한국책은 느낌이 색다르겠네요, 우왕.

transient-guest 2013-03-11 08:00   좋아요 0 | URL
매우 귀하게 느껴지는건 분명합니다...ㅎ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이런 저런 기사를 클릭하면서 읽던 중에 참으로 기막힌 것을 보았다.  PD수첩 (맞나?) 출신으로서, 이상호 기자의 X파일을 쓰기도 했던 그 이상호 기자가 끝내 해고된 것이다.  '죄목'은 다른 것도 아닌 회사 '명예'실추 등의 '이유'라고 하는데, 아마도 그간의 행적에 대한 괘씸죄와 입단속의 일환이겠지 싶다.  그 뿐만 아니라, 사실 김재철의 주도하에 상당수의 익숙한 얼굴들이 이미 우리 눈앞에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져 버렸다.  해임, 권고사직, 지방방속으로 좌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일어나는 피없는 테러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김재철이 물러나더라도, 이미 언론장악과 종편을 통해 달콤한 통제의 맛을 본 저들이 이런 방법을 놓아버릴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날짜의 기사에는 더욱 기가 막히게도 김재철의 법인카드유용 이슈는 경찰에 의해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되었다는 것.  지나가던 소가 웃다 거꾸러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게 21세기 대한민국 정치, 법, 그리고 사회의 적나라한 현실이다.  G-20라고, 국민소득 몇 만불이라고, 세계 10대 경제국가라고, 세계 10대 군사강국이라고...그렇게 국민을 현혹시키면서 잘 산다고 선전을 해봐야,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것이다.  적어도 정치와 법치라는 측면에서 한국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외국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 어느 곳이나 기득권은 기득권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자신을 지킨다 - 적어도 명명백백하게 시비가 가려질 만한 일들은 법적인 처벌을 받는 것을 볼 수 있다.  요즘 의료보험이나 사회보장, 총기문제, 경제이슈로 한껏 체면을 구기고 있는 미국이지만, 적어도 이런 injustice는 근래에 본 적이 없다.  국제적인 이슈에서야 자국을 보호하겠지만, 내부적인 단속에서의 법치는 한국보다 더 앞선 것 같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참으로 속상한 기사를 보게 되었다.  앞으로의 5년간, 이렇게 욕이라도 해야겠다.  내가 비록 한국에 살지는 않지만, 그리고 한국의 정치가 나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지만, 이것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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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1-1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MBC를 엠븅신이라고도 하죠..^^

transient-guest 2013-01-17 13:07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거참 설득력있는 학설(?)이군요..ㅎㅎ

숲노래 2013-01-23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다섯 해는 신문도 방송도 멀리하셔요~

transient-guest 2013-01-23 03:57   좋아요 0 | URL
사건사실만 명확하게 전달되는 매체만 있어도 좋겠네요. 판단은 제가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저는 시사IN하고 한겨레,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딴지일보, 이렇게만 봅니다.
 

주중의 업무시간에는 주로 오전중에 서류업무나 간단한 온라인업무를 처리하고, 오후에 조금 한가해지는 시간대에는 책을 읽거나 인터넷 browsing을 한다.  이때 자주 마주치게 되는 기사들 중 하나가 - 특히 가을로 접어든 지금에는 더욱 - 각종 도서전, 도서특강, 독서특강 같은 것들이다.  도서전이야 직접 가보지는 못하기에 많이 아쉽지만, 항상 반가운 것들이고 해서 눈팅하면서 부러움을 달래어보지만, '독서특강'이나 '도서특강'은 솔직히 별로다.  아니 별로인 정도가 아니라, 한 사람의 독서인으로서, 책수집가로서 매우 한심하게, 때로는 착잡하게 느낄 때가 많은것이 내 솔직한 마음이다.

 

얼마나 책을 읽지 않는 시대이길래, 이런 특강들이 유행일까 (유행한지는 좀 오래됐지 아마?).  내가 어릴때만 해도, 오락이라고 해봐야 TV, 오락실, 그리고 책이니까, 그때만해도 책과 만화책의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책"은 분명히 훌륭한 하나의 오락수단이었고, 거기서 시작된 독서는 머리가 굵어지면서 함께 자라나곤 했던 것을 기억한다.  하다못해 구멍가게에서 하루종일 자리를 지키는 아저씨도 책을 읽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아이들은 차치하고라도, 부모들부터 책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사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분명히 책은 읽어야만 하는 것이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직장생활을 위해서도, 시험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독서가 필요한 세상인 것이다.  수능에 논술이 도입되면서, 또 일부 학교들이 모양뿐이긴 해도 서구의 유수대학교나 스쿨들의 커리큘럼을 따라가려고 하면서 더욱 중요해 진 것이 독서와 이를 소화해내는 능력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책읽기는 싫은데 말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 마치 한 시대를 풍미한 수많은 성공학 선생들의 세미나처럼 - 독서강의/도서특강류가 되겠다.  물론 이는 지극히 편협한 시각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general하게, 아주 일반적인 나의 관점이니 조금 이해해 주시기를. 

 

강의뿐만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책들이 책을 편하게 잘 읽는 방법에 대해 이런 저런 노하우를 제시한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그런 책을 쓰는 사람들은 책을 "편하게도" 또 "쉽게도" 읽은 사람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인데, 구매자들은 물론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이 책을 따라하면 일주일에, 또는 한달에 몇 권을 효과있게 읽어낼 수 있겠지 하는 생각, 또는 다 읽지 않고도 원하는 정보만 쏙 뽑아서 쓸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이런 책들을 읽어제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심지어, 그렇게 따라만 하면, 저자들처럼 자기도 "독서문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책을 읽기는 싫은데, 흥미가 없는데, 그래도 읽어야 하니까, 또 읽어야만 하는 현실이니까 이런 류의 강의나 책들이 소위 장사가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해서, 책을 많이 읽고 사들이다 보면 거기에 비례하는 많은 고민이 생기는 것 같다.  어떻게 더 잘 읽을 것인지, 어떻게 잘 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나, 이런 고민들에 대해 해결책을 주거나 권할 수 있는 책/강의는 극소수로 한정되어 있다고 본다.  그 나머지는 모두 다른 이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주고, 어떤 이들의 커리어를 만들어 주는 것에서 효과의 90% 이상이 소요되고, 나머지 10%를 그나마 없는 것 보단 나은 그 무엇인가를 산출해 내는데 쓰이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책을 많이 읽고, 균형된 마음과 정신의 단련을 이어나가면, 그리고 이 balancing에 맞춰 육체도 단련해 나아간다면, 우리들은 아마도 좀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들을 이리저리 흔들어서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영향에서 조금 더 자유롭게 행복과 명예를 추구하면서 살아갈 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 여긴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적인 추세도 아쉽지만, 특히 한국의 현 세태가 아쉽기만 하다. 

 

자꾸 읽고 사들이는 문화, 비평하고 소화하는 문화, 취미로 책을 읽을 수 있는 문화가 광범위하게 자리잡아서 예전처럼 책 한 권을 잘 쓰면 팔자를 고치고, 출판사나 서점을 경영하면서 건물도 지을 수 있을만큼 성공하는 시대 - 다시는 오지 못할 것 같지만서도 - 가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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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10-02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시대가 다시는 오지 못할것 같습니다.

transient-guest 2012-10-03 00:56   좋아요 0 | URL
전기 플러그를 뽑아버리지 않는 한 아마도 그럴 것 같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