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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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에서 정식으로 인증을 받은 작가 호로비츠가 쓴 두 번째 홈즈소설이다.  영문제목은 그냥 모리어티인데, 한국제목은 어쨌든 책제목은 친절해야한다는 법칙이라도 적용한 것처럼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이다.  영문판은 나오자마자 샀는데, 조금 읽다가 어디엔가 두었고, 한국어판은 이번에 구했다.  셜로키언이 될 수 있는 시간과 열정, 그리고 다섯 가지의 덕력이 부족한 관계로 정식 셜로키언은 아니지만, 기회가 되는대로 홈즈에 관련된 책을 사들여 쌓아놓는 것은 내가 즐기는 책도락들 중 하나이다.  읽는 것도 중요하고, 책을 읽고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도 좋고, 그 이상 책을 성공학의 기본 교과서로 삼고 인문학 장사를 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겠지만, 나는 책을 사들여 보관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냥 두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책을 개인이나마 사서 보관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읽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료/자료로써의 가치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번의 책은 꽤 신선한 충격을 주었는데, 이번에는 솔직히 그저 그런 구성과 전개를 거친 결말이었다고 본다.  다만 원작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한 추리는 좀 틀렸지만, 나머지는 그런대로 읽으면서 유추한 바가 맞았으니까, 그리 잘 된 구성이라고는 볼 수가 없다.  내가 맞췄으니까.  그래도 이런 책을 꾸준히 출판해주는 황금가지가 고맙다.  계속 출판사가 잘 되어야 하는데, '북스피어'나 '모비딕' 같은 출판사들도 계속 잘 운영되었으면 좋겠다.  엊그제 보니 마쓰모토 세이초의 신작이 나왔으니까, 아직은 잘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모리어티의 천재성을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홈즈가 다소 우스꽝스럽게 그려진 것이 맘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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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공부 -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는 삶을 위한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적극적인 투쟁
장정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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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 처음 나온 이 책이 최근에 다시 나왔는데, 내용이 보충되어 다시 나왔다는 약간의 광고성 글과 지례짐작으로 다시 사들여 읽었다.  결론적으로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었고, 마지막 부분에 새로운 글이 조금 더해진 것 같다.  이 정도면 굳이 다시 사서 읽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장정일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 그간 읽어온 그의 '독서일기 1-7권'과 '빌-산-버 1-3권', 그리고 이전에 읽은 '공부' 이후 그의 새로운 독서후기에 목말라했기 때문에 사게 된 것이다.  밑줄을 다시 그을 필요도 없었고, 읽는 내내 이번에는 꽤 지겹게 느꼈다.  


다만, 역시 그의 '공부'로써의 독서의 수준과 깊이를 다시 한번 볼 수 있었고, 나의 독서를 비춰보는 기회가 되기는 했다.  남은 2015년의 독서는 이렇게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끝으로 책을 덮었다.  한 동안 다시 보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전의 판으로 이 책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이 책이 원래 좋은 책이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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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9-03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다시 살까 고민을 했어요. guest님의 글 덕분에 장바구니 걱정 하나(!)를 덜어냈어요. ㅎㅎㅎ

transient-guest 2015-09-04 03:23   좋아요 0 | URL
정확하지는 않지만 제 느낌이 그랬답니다. 저도 가끔은 다른 분께 도움이 되는군요.ㅎㅎ

yamoo 2015-09-04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장정일 책과는 안녕을 고한지가 꽤 됩니다~^^

transient-guest 2015-09-04 03:24   좋아요 0 | URL
저는 장정일의 소설은 정작 읽어보지 않았네요.ㅎ 독서리뷰는 좋아합니다.

몬스터 2015-09-04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는 이런 생각을 해요 transient guest 님. 바르고 굳은 중심을 가지고 삶을 살아야 , 다들 고만고만한 인간들 사이에서 타인들이 벌이는 옳지 않은 (?) 혹은 내가 관여할 필요가 없는 일들에 휘둘리지 않고 내 삶을 제대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들도 스스로 확신이 없으니 사람 둘이 우기고 들면 , 내 의견을 접어버리고...매일 내게 실망하고 , 또 다시 마음 다 잡고...요즘 이리 살고 있어요. ( 넑두리하고 갑니다. ㅎㅎ )

transient-guest 2015-09-05 03:31   좋아요 0 | URL
자기중심이 참 중요한데, 여기에 people-skill이랑 조금은 대범한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 내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조금 쳐낼건 쳐내고...근데,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 특히 객관적으로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강경한 자세를 유지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자기만족도 그렇지만, 너무 절충해주면, 버릇이 되거든요.ㅎㅎ 언제든지 오셔서 글 남기셔요.ㅎ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다이 시지에 지음, 이원희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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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추천을 받고 읽게 된 책은 이미 기대치가 만빵이라서 아무리 괜찮은 이야기라도 자칫하면 이미 커진 기대 떄문에 상대적으로 덜한 재미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그 추천이 유명한 블로거나 팟캐스트를 통한 것이라면 걱정과 부담은 기대에 비례하여 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정말 좋은 책이라면, 그리고 추천이 상업적인 목적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사실 이런 걱정은 말 그대로 걱정으로 그칠 뿐이다.  추천을 통한 구매와 독서가 문제가 되는 까닭은 그래서 이렇게 글을 남길 때, 아니 글을 남기기도 전에, 과연 내가 받은 느낌, 나의 감상이 온전히 나의 것일까 하는 의문을 준다는 점이다.  리뷰를 먼저 듣고 읽은 책, 그리고 그 리뷰가 하필이면 '빨간 책방' 하고도 이동진 기자라는 수준급 고수의 입에서 다른 전문작가와 함께 slice and dice된 것이라면 정말이지 내가 생각하는 책에 대한 생각이 내것인지 심각하게 의심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이동진 기자에게서 옮은 병이다.  난 이런 표현을 자주 쓴 기억이 없거든), 이 책을 읽는 내내, 나 또한 책이 소중했던, 그러니까 책 한 권을 구하면 읽고, 읽고, 또 읽던 시절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문화혁명의 엄중하고 코믹한, 그러나 실로 잔인하고 섬뜩했던 칼날은 어차피 내가 공유하는 기억이 아니다.  5-60년 전에 중국에서 모택동이 벌인 희극적이고 유치했던 정권유지방법, 그의 실패의 하나일 뿐, 그 임팩트나 의미는 그리 클 수가 없다.  그것보다는 살아보지도 못한 그 시절의 기억은 그나마 배움을 통해서 한국의 혼란과 독재에 대한 씁쓸함과 마사오군에 대한 미움을 갖는 것이 훨씬 쉽고 당위적이다.  그러니까, 이 시절 재수없게 홍위병의 탄압에 걸려든 아버지 때문에 한창의 나이에 산골로 노동교화유배를 당한 두 작중인물들에 대한 연민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책을 읽는 내내, 이미 접한 줄거릴 따라가면서 내가 떠올린 것은 그저 책이 정말 귀했고,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예전의 기억 뿐이었다.  


90년대에 본격적으로 나타나 한 시절을 주름잡았던 도서대여점이 나오기 훨씬 전, 80년대 중반부터 봉고트럭을 개조한 책차에 신간잡지와 온갖 hot한 소설들을 싣고 3일 정도에 한번씩 동네에 나타나던 도서대여차가 있었다.  이 차가 오는 날이면 시간에 맞춰, 특히 방학중에는 집에서 사주기 전에는 볼 수 없는 만화잡지를 빌리기 위해 생긴 긴 줄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당시의 아이들, 그리고 중고생의 독서경향은 좀 살만한 형편의 집이라면 한 질씩 들여놓던 xx세계문학전집, 위인전기세트, 소설전집, 백과사전 등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서점에 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다양한 소설을 골라서 보는 재미, 책 값보다는 훨씬 싼 가격으로 3일 정도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이 대여차의 매력이었다.  


머리를 잘 쓰면 소설 한 권을 빌려서 2-3명 정도가 돌려가면서 읽을 수도 있었는데, 그 덕분에 가끔씩 동네형이 빌려온 영웅문을 가져다 밤새 읽어내고 갖다준 적도 많이 있었고, 자다가 새벽 3-4시 즈음에 눈이 확 떠지면 불을 켜고 다시 책을 본 일도 허다하다.  


그러다가 중3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직접 고르고 사들이는 일에 재미를 붙였는데, 이때만해도 책장 두 개가 채 못되는 양의 책을 갖고 여러 번 읽으면서 그 내용을 몸에 새겼었다. 지금도 이 당시 읽은 책들의 내용은 거의 다 기억하고 있고, 읽던 그 시절의 내 모습까지도 그려낼 수 있는데, 아마도 이런 다독과 재독 덕분일 것이다.  


지금은 원하는 책은 가능하면 무조건 사들이고, 쌓아올리는게 읽는 속도보다 빨라졌고, 그 나름대로의 보람도 있고, 즐거움도 있지만, 한 권의 책을 읽고 또 읽던 시절의 숨막히는 재미는 느끼기 어렵다.  마치 십대에 들어 첫사랑을 하던 시절의 사랑의 순도와 몰입도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 담담해진 지금에와서 기대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금은 아무리 재미있는 책도, 깊은 내용의 책도 그 나름대로의 이유로 한번 이상 읽긴 어렵다.  읽을 책도 많고, 할 일도 많고, 집중력도 떨어지는 탓이지만, 그 이상 내가 더 이상 순백색의 감성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야기를 듣기 위해 둘러선 사람들, 처음으로 세계문학을 접하는, 그것도 극한환경에서 몰래 읽는 재미에 십대의 감수성이 더해진 그야말로 책이, 이야기가 재미있어 죽겠는 한 시절을 볼 수 있었다.  


'빨간 책방'에서 이야기한 다양한 이슈와 심리적인 묘사, 모티브는 그대로 좋다만, 이미 들은 내용을 내가 다시 떠올릴 필요가 있었을까?  


아! 작중인물들 중 관념이 앞선 그 녀석은 내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그렇게 수 많았던 기회를 다 놓쳐버린 것을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돌아볼 수 있었는데, 내가 조금만 더 영악했고 능동적이었다면 아마 매우 일찍 어른의 연애를 시작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내 10-20대가 새삼 더욱 아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물론 그랬더라면 아마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취직하기 좋은 컴공 같은 이과에는 재주가 없으니까, 그리고 조직생활도 잘 견뎌내기 어려웠을 테니까, 그래 아마 장사를 하면서 좋은 20대 시절에 왜 그토록 놀기만 했는지 한탄하는 것으로 풀렸었을지도 모르겠다.  


다이 시지에라는 이름은 익숙하지 않지만, 이 책과 함께 주문한 몇 권을 더 읽어보면 작가의 색깔이 잘 보일 것이다.  더 알아갈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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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7-09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넘 재밌게 읽었는데 님도 그렇다니까 막 행복해요~~~~^^*

transient-guest 2015-07-10 05:2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ㅎㅎ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호서기 2015-08-04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보고 싶네요^^

transient-guest 2015-08-04 08:17   좋아요 0 | URL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ㅎ

오후즈음 2015-08-09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동진 빨간책방덕에 요즘 이책 많이 보이네요. 저도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넘 끌립니다

transient-guest 2015-08-11 01:11   좋아요 0 | URL
저도 빨책으로 소개받은 책이니까요. 항상 그렇지는 않은데, 그래도 꽤 자주 제가 전혀 모르는 좋은 책이 나오네요.ㅎ
 
곰스크로 가는 기차 (양장)
프리츠 오르트만 지음, 안병률 옮김, 최규석 그림 / 북인더갭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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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처음에는 특정한 목표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삶 자체에 대한 것이든, 하다못해 내년에 어디를 가겠다는 정도의 단기적인 것이든. 하지만, 살면서, 시간이 흘러갈수록 변수들, 일정부분 예측이 가능했을, 하지만, 상당부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또는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었던 것들이 생기고, 이에 따라 계속 그 목표의 모서리가 깎여나가서, 나중에는 전혀 다른 물건이 나오게 된다.  후회도 하고, 작은 성취에서 오는 기쁨도 느끼면서, 그렇게 살아간다.  


원래 가고자 했던 곳만 여행의 종착지로, 한 가기의 절대목표로 삼는 삶은 극히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허용되는 것 같다. 그 극소수의 사람들 마저도 아마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곳을 향해서 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절대선, 극단의 도를 추구하는 수행자들은 수도원에, 산중 깊숙히 자리한 암자로 들어가는 것일까?  다른 모든 것을 끊어버리고, 오로지 추구하는 한 가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런 극단적인 희생이 따르는 것일까? 연인도, 형제도, 심지어는 부모도 끊어버린다는 불교의 수행자들, 도판의 사람들, 봉쇄수도원으로 들어가버리는 사람들은 어쩌면 그간 놓친 곰스크행 기차를 탈 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단편을 모아놓은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는, 내 생각으로는 한결같이 그런 의문을 떠올리게 했다.  가는 것, 아니면 가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할까, 아니면 그렇게 변해가는 삶 자체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더 가치있는 것일까?  


나의 십대와 이십대, 그리고 지금에서 다음을 생각하면서, 치기어린 시절의 꿈, 일상에서 이 꿈을 remind하기 위한 행동과 말을 떠올리면 부끄러울 때가 많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지나서는 일정부분 인정할 수 없는 한계와, 거기에서 오는 절망, 그리고 주어진 것에서 최선을 찾기위한 몸부림까지 다 생각하면서, 앞으로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고민한다. 


이 책에 포함된 다른 우화에서처럼, 힘든 시기를 버티면 가끔씩은 좋은 날을 맞이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욱 돈독해지는것을 경험하는데, 여정에서, 아니면 잠깐 머무는 곳에서 생기는 기쁨들과 함께 그런 것들 때문에 한 시기를 버텨내곤 한다. 


이제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나라면 어떻게든 곰스크행 기차를 타보고 싶긴 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나를 속박하는 일상의 보람과 의무가 사슬처럼 내 몸에 감겨있는 것을 풀 도리는 나나 주인공이나 없을것이다.  


기차덕후는 아니지만, 기차를 타고 여행하고픈 맘은 늘 갖고 있다.  문제는 비행기보다도 훨씬 더 비씬 요금과 소요되는 시간이다.  AMTRAK이라는 것을 타고 워싱턴 DC에서 뉴욕의 팬스테이션까지 두어번 밤기차여행을 한 적이 있다.  벌써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지금 생각해도 나를 설레이게 한다.  AMTRAK은 전국구 기차라서 이곳에서 출발해서 서부를 종단할 수도 있고, 미대륙을 횡단할 수도 있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침대차 티켓을 끊어서 중간에 갈아타기도 하면서 그렇게 가는 모양인데, 기차여행의 최대장점은 비행기로 또는 자동차여행을 하면서 볼 수 없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길이 다르니까, 그리고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므로 창문밖으로 스쳐가는 미국대륙의 내밀한 아름다움을 하나씩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여행이든, 단기가 아니면 지금은 불가능하다.  내가 일주일 정도 자리를 비우고 일을 하지 않아도 최소한의 행정업무가 돌아갈 정도의 인프라가 구축되는 시점까지는 그저 꿈일 뿐이다.


PS 만약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탔더라면, 그레고리우스는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지 않았을 것이다.  점심을 먹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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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5-01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하이드님이 열렬히 추천하셔서 얼마전에 사놓았는데
아직 읽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기차여행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있는 것 같아요,,,,
기차 타 본지도 한 참 된 것 같습니다.
대구에 새로 개통한 모노레일이나 한번 타 봐야겠습니다. ㅎㅎㅎㅎ

transient-guest 2015-05-02 04:03   좋아요 0 | URL
좋은 이야기가 쉽게 읽혀서 더욱 괜챃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떠남에 대한 로망은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데, 자동차보다도 기차, 특히 밤기차는 더욱 그런 로망을 주네요.

2015-05-28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9 0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5-06-30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미뤄둔 책인데 담아갑니다.^^

transient-guest 2015-06-30 02:4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ㅎㅎ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
이동진.김중혁 지음 / 예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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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는 꼼수다'로 팟캐스트에 입문했던 나는 어느새 16개의 팟캐스트 방송을 정기구독하는 애청자가 되어버렸다. '나는 꼼수다' 다음으로 우연히 접한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을 듣게 되면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찾다가 알게된 '빨간 책방'은 창비의 '라디오 책다방'과 함께 내가 즐겨 듣는 책 이야기 방송인데, 한참은 다른 방송도 함께 들었지만, 어떤 방송은 그냥 중간에 소리소문도 이유도 없이 끊어지고, 어떤 방송은 특유의 지겨운 내용과 구성 때문에 듣다말다를 반복하지만, 이동진/김중혁 콤비와 김두식/황정은 콤비의 두 방송은 가끔은 다시 들을 만큼 좋아하고 있다.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은 '빨간 책방'에서 그간 다루어진 책에 대한 이야기 일부에서 다른 군더더기를 덜어낸 후 이동진과 김중혁의 책 이야기를 그대로 적어낸 기록이다.  기실 이것은 전혀 새로운 내용이라고 할 것은 없고, 팬들을 위한 일종의 헌정출판 또는 자신들의 기록을 남기기 위한 엮음이 아닌가 생각될 만큼, 방송에서 이야기한 것을 그대로 다시 활자화한 책이다.  그러니까, 적어도 내가 볼 때에는 새로운 이야기나, 책을 엮는 과정에서 더해진 것이 거의 없는 책인데, 덕분에 알찬 구성과 각 챕터마다 나오는 이동진과 김중혁이 각각 꼽은 최고의 문장 같은 것에도 불구하고 살짝 지겨운 느낌은 도저히 피해갈 수 없었다. 


그래도 애청자이니까, 그 잔잔한 이동진 기자의 목소리를 떠올리면서 한 페이지씩 읽다가 맘에 드는 문장에 밑줄을 치고, 다시 음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에 책을 잘못 샀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김중혁 작가도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자신만의 색깔과 문장이 있지만, 이동진 기자의 정리를 듣다보면 평론가 특유의 정리능력과 포인트는 정말 끝내준다.  가끔 자조적으로 '견강부회'적인 면이 없지 않다고 하지만, 그리고 언제나 공정을 기하기 위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서를 달아서 앞서 문장에서의 칭찬이나 비판에 대한 조화를 맞추지만 이런 능력은 책을 많이 읽고 이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해본, 그리고 글을 많이 써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보여줄 수 없는 깊은 시간속의 고련이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기에 그의 말은 언제나 한번 듣고, 또 보고, 음마하게 된다.


김중혁 작가도 연식이 꽤 되었는데, 이동진 기자에게 '선배'라고 하는 것을 보면서 나이가 많구나 하는 생각은 했지만, 이분 이동진 기자+DJ+칼럼니스트+평론가는 의외로 매우 지긋한 연배로써 거의 반세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점에 놀랐는데, 그의 나이에 놀랐다기 보다는 그 나이에 비해 굉장히 열린 세계관과 철학에 놀랐음이다.  오랜 기간 대중에게 읽히거나 보여지는 글을 써오고, 방송에 출연한 사람답게 물론 날을 잔뜩 세운 재야의 outsider의 면모보다는 깔끔하게 정리되고, 점잖지만, 할 말은 다하는 그런 점에서는 더욱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된다. 


금년에는 구매를 많이 자제하고 쌓아놓은 책들부터 한 권씩 읽어나가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두 번의 알라딘 구매가 있었다.  한 달에 한번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데, 1월에 두 건의 구매를 진행한 덕분에 2월 내내 장바구니에 책을 담았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했다.  그 와중에 아쉽게도 운좋게 건질뻔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 에세이 모음집을 날려버린 것은 아깝기 그지 없지만, 그래도 다음 주까지만 버티면 다시 계획에 맞춰 구매를 진행할 수 있는 정상궤도에 올라오게 된다.  


작년에 세운 목표는 딱 반타작이 되어버렸는데, 금년의 10대목표는 몇 개나 이룰 수 있을까?  그래도 이런 목표세우기 연습을 시작할 때보다는 상당히 현실적이고 실행이 가능한 것들로 한 해의 계획을 세우는 솜씨가 생겼는데, 역시 그래도 반타작을 조금만 넘을 수 있다면 꽤 성공하는 셈이다.  


빨리 다음 책으로 또 넘어가야겠다.  물론 여전히 한번에 여러 권의 책을 조금씩 읽고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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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5-02-20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동진 기자가 그렇게 나이든지 몰랐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진의 차분한 음성과 아주 잘 어울리는 접속어인 듯 합니다.

transient-guest 2015-02-20 10:32   좋아요 0 | URL
요즘 사진을 보면 머리숱이 조금씩 사라져가는 모습에서 나이를 짐작해보기는 했지만, 생각보다는 꽤 연배가 높더라구요..ㅎ 저도 이분의 나직하고 조용한 목소리를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