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 -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
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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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글은 작년에 미국에서 출판되었을때 영문판으로 읽고 페이퍼에 리뷰를 남긴 것을 다시 포스팅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좋은 책이 드디어 번역되었구나 하는 반가운 마음에...는 아니고, 혹시라도 추천을 받아 책값에 보탤 수 있을까 하는 서민적인 이유때문에 한 분이라도 더 보시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다시 올리는 것입니다.  작년에 책 값으로 수입의 20%가까이를 지출한 덕분에 2013년 막판에는 민생고를 겪기도 해서 이번 해에는 자제하려고 노력중입니다.  -_-:: 

 

말콤 글래드웰의 신작인데, 아직까지도 번역되어 들어가진 않은 듯.  운 좋게 가끔 가는 대형서점에서 쿠폰과 멤버쉽 DC를 합쳐서 거의 60%에 무려 First Edition을 구했다.  내가 First Edition에 목을 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수집함에 있어 조금이라도 나중에 가치가 올라가는 것을 보려면 First Edition으로써, 깨끗한 카피, 그리고 Book Club Edition이 아닐 것 등이다.  아마도 경찰 출신의 고서적상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Bookman" 시리즈에서 본 것 같다.

 

언제나 행간, 이슈 뒤의 이슈를 짚어내서 문자화하는 능력이 탁월한 글래드웰 답게, 이번에는 수치상의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사례를 필두로 하여 다양한 사회이슈를 분석하면서 한 가지 법칙을 찾아낸다.  강점이나 장점이 아무리 효과적이고 좋은 것이라도 일정한 임계점을 지나면 바로 그 강점이나 장점을 강점/장점으로 만드는 요소들이 이들의 목적한 바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Inverted U라는 그래프상의 모형으로 보여주는데, 어느 정도의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다시 하향곡선을 그리는 모양을 대충 상상하면 되겠다.  책의 내용은 언제나 그러듯이 알차고 단숨에 읽을 수 있을만큼 열정적인 재미를 준다.  이 책을 보고 내가 가진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이유.  저자에 따르면 시동이 방패를 들어줄 정도로 무거운 갑주로 무장한 중장보병 타입의 골리앗은 일대일의 대결에서는 강했을지 모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가 자신과 같이 중무장을 하고, 사정권까지 들어와주어야만 활용가능한 강점이었다.  그러나 다윗은 사자와 곰을 때려죽일만큼 강력하고 정확한 돌팔매질의 명수였는데, 사정거리나 그 힘에 있어 돌팔매는 현대의 권총사격이 갖는 효과를 갖고 있었다는 것.  무엇보다도 다윗은 골리앗을 최강자로 보이게 만든 그 요소들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상황과 무기를 갖추었다는 것.  상대방의 룰이 아닌, 자신만의 룰로 대결을 지배했다는 것이다. 

 

이 외에 고고학적인 추측이 난무하는 골리앗의 거인병설은 조금은 논리적으로 무리가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게임이 아닌 자신만의 게임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승리의 포인트가 된다.  90년대 말 최강의 격투기 무대였던 Pride FC에서 유술의 절대강자였던 호이스 그레이시와 90분간의 명승부를 펼친 사쿠라바 카즈시의 절정기의 시합들이 바로 그러했던 것을 보면, 이 책에서 말하는 포인트는 굉장한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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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4-01-16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콤 글래드웰은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지명도를 갖고 있지요.우리나라 경제신문에 인터뷰도 나오고 그랬습니다.

transient-guest 2014-01-16 22:16   좋아요 0 | URL
사실 그래서 이 책이 미국에서 먼저 나왔을때 동시출판될 것이라 예상했지요. 그런데 이제서야 나왔네요. 개인적으로 thanks to를 좀 받아볼까 해서 다시 올렸네요..ㅎㅎ

막연하게 예전 책을 보면서는 심리학자려니 했는데, 기자출신이라는 것이 놀랍더라구요.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독서법, 본깨적
박상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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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분류하자면 독서보다는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이런 종류의 책을 사는 경우는 요즘 드물다.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던 때도 있었고, 비판도 해 본 결과, 결국 읽는 사람의 자세에 따라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히로뽕 마냥 읽는 순간에만 잠깐 미래에 대한 장미빛 희망을 품게 해주는, 그러나 행동으로 도통 연결되기 어려운 마음의 마약이 될 수도 있음이다. 

 

책에 대해 소개받고 읽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이동진의 빨간 책방'의 코너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저자의 인생유전과 함께 한 책 소개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현재 독서 경영컨설턴트인 저자는 안경사로 나름 안정된 인생을 살다가 지인의 배신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자살직전까지 갔던 인생에서 독서를 통해 완전한 U턴을 그리고 지금은 저자로, 강사로, 연구원으로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했다.  같은 계통의 김병완이란 분의 연구소에 들어가면서 방법론을 연구하고 배우면서 독서를 체계화하는 것을 통해 이를 다시 현 생활을 개선하는데 적용할 수 있었다는 내용, 다시 말하면 독서를 단순한 취미가 아닌 삶의 한 방편으로 삼아, 절박했던 본인의 상황을 역전시켰다는 내용에서 문득, 책을 많이 읽기는 하지만, 그리고 그 자체로 늘 만족한다고 여기지만, 가끔씩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는 나에게 어떤 계기가 되어주거나 내가 미처 모르던 점을 짚어줄 수 있을까 싶어 흥미를 갖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책은 무엇을 읽으라고 강권하거나 이 방법만이 최고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나아가서 분석과 공부라는 방편으로써의 독서론에서 발췌독을 권하기는 하지만, 이 역시 모든 장르의 책을 읽는것에 절대적이라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기 때문에, 다른 독서경영관련도서들과 비교할 때 상당히 좋은 균형을 갖고 있다. 

 

또한 방법론적인 가이드를 제시함에 있어 매우 꼼꼼하고 단계적인 한 설명과 구체적인 예를 통해 모호한 접근론이 아닌 바로 현장에서 시도할 수 있는 분석과 정리방법을 보여주는데, 아직도 조금은 미심쩍고, 특히 문학이나 소설에 그대로 사용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서도, 계발서, 개론서, 방법론 등 무엇인가를 배우고 적용하기 위한 독서를 하는데에 있어서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밑줄긋기와 약간의 노트를 끼적거리는 것이 전부인 나의 공부독서에 다른 전기를 마련해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자기계발서들이 자주 그렇듯이 이 책도 주장에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무리한 사건사실적용 혹은 살짝 비틀린 해석을 통한 사례인용 - 간혹 본말이 전도되거나 배경을 무시한 사건해석 - 이 심하지는 않지만 종종 눈에 띄는데,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은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자기계발서 계통의 독서는 독서라는 큰 우주의 일부가 될 수는 있어도, 그 자체로 모든 것을 포함하는 세계는 아니기 때문에 이를 읽고 여기서 이야기 하는 방법이 모든 독서에 통용되거나 여기서 말하는 대로만 하면 독서를 완전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서툴고 위험한 망상이다.  초보라면 읽는 그 자체에 치중하면서, 약간의 재미를 느끼면서, 조금씩 깊이 읽는 방법이나 노트하는 것을 시도하다가 다시 조금 더 높은 레벨의 배움을 추구하는 것이 좋겠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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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27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길로 가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요.
여러 가지를 보여주면서
스스로 찾도록 이끌 때에 비로소
길잡이가 되리라 느껴요.

transient-guest 2013-12-28 02:47   좋아요 0 | URL
그런 의미에서도 이미 앞서간 분들의 책을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입니다. 처음부터 자기만의 방법을 찾는 천재도 있겠지만, 대부분 이전의 것들을 답습하면서 이를 통해 자신의 길을 찾지요.

2013-12-30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31 0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위의 딸 열린책들 세계문학 12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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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글이고, 창작인데도 소설은 쉽고 문학은 어렵게 느껴진다.  많은 이들의 서재를 돌고 리뷰를 보면 상대적으로 현대소설이나 자기계발서적의 페이퍼가 더 많은 것을 보면 나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으로 위로하는 것도 잠시.  내 독서가 무엇인가 뒤쳐지거나 모자란 듯한 생각을 떨치기 어려울 때가 더 많다.  어쩌면 젊은 시절, 아니 십대의 어린 시절에 이미 한번 정도는 읽었어야 했을 많은 고전문학을 이제서야 조금씩 읽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가학적 성찰 같기도 한 이런 부담감은, 결국 책을 읽어내는 것을 통해 조금씩 떨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러시아 문학에서 비교적 초기작가군에 속하는 푸쉬킨의 작품이다.  소년소녀 명작문고 시절부터 제목은 보아왔기에, 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음에도 '대위의 딸'은 익숙한 작품이었다.  한국어로 번역되는 외국 작품의 제목이 간혹 의역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대위의 딸'은 말 그대로 '대위의 딸', 얼추 추정하기로 '카피탄스까야 도츠까', 영문으로도 'The Captain's Daughter'인 바, 말 그대로 '대위의 딸'과 주인공의 이야기가 된다. 

 

우선 예전에도 말했지만, 러시아 문학을 읽을 때에는 이름을 읽는 법을 먼저 숙지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못하고 책을 읽으면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흡사 '도쿠카와 이에야쓰' 같은 일본 역사소설을 읽으면서 등장인물의 이름 때문에 겪는 헷깔림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자는 '~비치' 여자는 '~브나'라는 중간이름이 함께 이름에 나오는데, 이는 누구의 아들 혹은 딸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저자인 알렉산드르 세르게이에비치 푸쉬킨이라는 이름은 세르게이의 아들, 알렉산드르 푸쉬킨이 된다.  여자의 경우 '세르게이에브나'가 되었겠지만.  어쨌든 이런 이름 구별법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등장인물의 이름에 얽힌 가족관계를 알 수 있게 되는데, 장편소설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능력이라고 본다.

 

푸쉬킨의 삶, 그러니까 진보와 왕당을 오간 듯한 그의 짧은 여정을 볼 때, 이 소설에서 묘사되는 자비로운 에카테리나의 모습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역시 마찬가지로 푸가쵸프의 난에 대한 그의 묘사 또한 일부분 이해할 수 있는데가 있다.  어쨌든 그 당시, 문학과 사상의 전위에 있었으나, 이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킬 만한 힘이 없었던 전제군주정하의 지식인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그 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간 거의 모든 사람들의 모습이었을 것이니 말이다. 

 

만약 그가 젊은 나이에 결투로 죽지 않았더라면 훨씬 더 진화한 모습, 그러니까, 초기작에서 보이는 러시아 근대문학의 아버지로써의 창작력을 넘어선 깊은 작품들이 더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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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8 (완전판) - 비뚤어진 집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권도희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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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dio를 살짝 게을리한 덕분에 이번, 8번째 권의 마무리는 상당히 늦어졌다.  원래의 운동 루틴은 자전거 20분, weight 1시간 반, 그리고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면 다시 close out 자전거 혹은 스트레칭이다.  이렇게 하면 운동을 하면서 최소한 2-30분의 독서시간을 따로 더할 수 있게 되는데, 물론 이는 시간이, 아니 사실은 마음이 넉넉해야 가능하다.  그래서 요즘의 평일 운동에는 cardio가 누락되는 경우가 많은데, 가을이 되면서 추워진 날씨 때문에 아침보다는 낮운동을 선호하게 되는대서 오는 게으름과 시간적 부담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8권은 상당히 오래 걸려 읽을 수 있었다.

 

'비뚤어진 집'이라는 제목과 언뜻 건실하고 튼튼해 보이는 가족의 유대 뒤의 갈등과 모략, 그리고 한 핏줄에서 세대에 따라 나오는 비뚤어진 심성을 가진 유전자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어셔가의 몰락'이었다.  크리스티가 전 시대의 위대한 작가였던 에드가 엘런 포우를 몰랐을 리는 없으니까, 그리 황당한 추측은 아닐 수도 있겠다.  물론 결말에 있어 집이 땅속으로 꺼져들어간다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 사실 사소한 이유로 벌어지는 살인사건의 결말 후에는 물리적으로의 몰락까지는 아니라도, 한 집안의 breakdown과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으니까, 아주 다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건을 보여주는 플롯은 간단하다.  아주 돈이 많고, 늙은 나이에도 집안의 대소사를 모두 손에 쥔 할아버지가 살해당한다.  엄청난 유산과 각종 이권사업을 둘러싼 형제간의 갈등, 그리고 어린 부인, 그녀와의 불륜이 의심되는 가정교사까지 거의 모든 집안 사람들이 각기 suspect가 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크리스티는 가장 가까운 곳에 범인을 심어두고서, 읽는 이의 집중력과 상상력을 시험한다.  힌트는 많이 주지 않지만, 결정적인 몇 개의 힌트가 존재하기 때문에, 주의해서 읽다보면 아마도 범인이 누구인지 추측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정말이지 비뚤어진 것은 집이 아니라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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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1-13 0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뚤어지는 것도
아름다운 것도
모두 사람이겠지요..

transient-guest 2013-11-13 05:07   좋아요 0 | URL
추리소설이 결국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되는 것이지요. 따지고 보면, 등장인물을 유심히 살피면서, 트릭이나 장치를 피해가는 것도 좋은 읽기가 됩니다.

Forgettable. 2013-11-13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금가지로 읽고 계시는군요. 저는 해문으로 ㅋㅋㅋ 동지를 만나 기쁘네요! 얼마 전 애크로이드 읽고 충격에 휩싸인;;;;; 그렇게 추리소설을 봐도 아직 범인 찾아내고 트릭 파악하는데는 젬병이네요.... ㅋㅋㅋ

transient-guest 2013-11-13 10:36   좋아요 0 | URL
홈즈도, 뤼팽도 그렇고 크리스티도 여러 판본으로 존재하네요. 추리소설을 단편적으로 읽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렇게 한 작가의 전집이 나와주면 감사하게 전작을 하는거죠. 저도 새삼 반갑습니다.ㅎㅎㅎ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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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번에 놓친 몇 가지 모티브들이 보였다.  후기 그의 명작에서 즐겨 사용되거나 expand된 장치라고도 생각되는 몇 가지...(1) 목 매달아 죽은 여자, (2) LP, (3) 맥주, (4) 위스키, (5) 쥐, (6) 오다가다 만나다 마는 여자, (7) 쌍둥이 자매, (8) 지독한 더위와 무력증으로 상징되는 허무와 허탈함...

 

하루키가 문장에서 문장으로 옮겨가는 것을 보면 같은 씬에서 바로 다른 장면으로 넘어가면서 같은 씬을 이어가는 영화의 장면이 생각난다.  그리고 지극히 함축적이고 단절적으로 문장을 구성하면서 독자가 문장사이의 gap을 연결하게 만드는 것을 본다.  글을 잘 쓰는 작가는 친절하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지 않고, 주변장치를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씬을 이어가고, 필요한 정보를 주면서 장면을 구성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표현이 절묘하다고 느낀 문장 한 가지:

남의 집에서 잠이 깨면 언제나 다른 육체에 다른 영혼을 우격다짐으로 구겨 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낯선 곳에서 잠을 청하다가 개운치 못한 아침을 맞이한 사람의 심정을 이렇게 잘 묘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게다.

 

하루키는 고베 출신으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곳의 무대는 항구도시다.  이것도 이번에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무엇인가 그와 연결시켜 보려고 했다. 

 

요컨데, 짧고 간결한 책이나마 재독이고, 깊이 읽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금년의 독서도 또한 무난하게 200권을 넘을 것 같은데, 내년에서는 100권으로 줄여보아야겠다.  신간은 물론 빨리 읽을 생각이지만, 재독을 위주로 독서계획을 잡아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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