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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고 싶어서 오늘도 애쓰고 말았다 -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당신을 위한 심리학
이혜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11월
평점 :
한 인간이 건강한 어른으로 살아가려면 외적인 조건에 앞서 내면적인 조건이 우선된다. 한 인간의 내면이 단단하면 외부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살아갈 힘이 생긴다. 하지만 외부 여건이 나쁘지 않아도 내면이 튼튼하지 않으면 이겨낼 힘을 잃고 만다. 한 인간에게 그것은 자존감이다. 자존감이 있는 사람,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인생의 곡절을 꿋꿋하게 살아갈 토대를 갖고 있다. 몇년전부터 자존감에 관한 이야기가 범람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자존감이 없거나 부서진 사람이 많아 그것을 회복하는 방법을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자존감에 관한 담론에 이의를 제기한다. 자존감에 관해 말하는 대부분의 설명은 외부의 평가와 상관 없이 나 자신을 그자체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 자존감이고 그것을 지킬 때 자존감 있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우리는 외부 평가와 상관없이 내면의 자기 토대가 형성되는 존재가 아니며 주변의, 조직의, 공동체의 존중을 받을 때 비로소 진정한 자존감에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한다. 이를 저자는 '인정욕구'라 설명하는데 인간은 이 욕구를 건강하게 충족하느냐, 병적으로 충족하려 하느냐에 인생의 내용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이 책은 우리 안에 있는 인정욕구 그 자체는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것이지만 왜곡된 충족이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문제적인 인정욕구는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설명한다. 그것은 자기애 과잉형, 의존형, 성취 중독형, 회피형으로 문제적인 인정욕구가 어떤 심리적인 기제를 갖는지 보여준다.
먼저, 자기애 과잉형은 자기 중심적인 성향으로 타인의 관심을 받거나 타인보다 우월감을 느끼는 것에서 인정욕구가 충족되는 경험을 한다. 소위 '관종'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이런 유형이다. 그리고, 의존형은 자기보다 우월하고 가치있어보이는 타인에게 병적인 집착을 하고, 주변의 가까운 타인에게 감정적인 의지를 한다. 이런 사람들은 '예스맨'이라 불리는 유형이다. 또, 성취 중독형은 자기 분야에서 하는 일마다 가장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이 지상 과제이고 이런 노력을 주변에서 이끌려오지 않으면 분노마저 느낀다. 이런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완벽주의자'이다. 마지막으로, 회피형은 공적인 부분과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과는 어울리는 것이 쉽지 않고 상대방이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명확한 인식이 없으면 관계를 맺는 것을 회피한다. 소위 말하는 '아웃사이더'가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다.
이 책은 우리 안에 있는 인정욕구는 우리가 사회적인 존재로 외부에서 건강한 방식으로 존중을 받으면 내면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성숙한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한다. 한편으로 문제적이고 미성숙한 인정욕구의 충족 방식은 나의 삶과 타인의 삶을 불행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우리가 그런 건강하지 않은 인정욕구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모색한다. 내 안에 있는 인정욕구의 깊은 부분을 자세히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