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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상 입문 - 데리다, 들뢰즈, 푸코에서 메이야수, 하먼, 라뤼엘까지 인생을 바꾸는 철학 ㅣ Philos 시리즈 19
지바 마사야 지음, 김상운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5월
평점 :
이 책은 20세기 후반 철학자들의 이론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특히 프랑스 현대 사상가들의 이론과 주요 개념을 다룬다. 인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학자들의 이름이 등장하고 그들이 어떤 사상을 설파하며 당대에 영향을 주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현대사상이라고 하면 주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현대 서양 철학의 이론과 개념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것을 말하는데, 그 뿌리는 프리드리히 니체, 지그문트 프로이트, 칼 마르크스의 학설이다. 그리고 이 이론들에서 줄기가 뻗어나가 성장한 것이 이 책이 소개하는 현대사상의 주요 개념들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학자들은 자신들 이전 학자들의 이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발전시킨 경우도 있지만 비판하고 반박하며 자기만의 이론을 정립한 경우가 많다. 과거의 사상을 그대로 답습하여 발전한 것이 아닌 비판을 토대로 한 새로운 사상의 형성과 구축이기 때문에 책에서 설명하는 이론들은 기존 사상의 재구축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이론을 위한 탈구축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이 세 명의 학자는 그 탈구축의 사상을 견고하게 형성하고 설파한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자크 데리다, 미셸 푸코, 질 들뢰즈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의 사상을 하나의 개념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자크 데리다 '개념의 탈구축'을, 미셸 푸코는 '사회의 탈구축'을 질 들뢰즈 '존재의 탈구축'의 사상을 형성하고 발전시키며 기존의 사상과 질서를 새로운 물줄기로 바꾸는 데 기여하였다.
이들 사상은 기존 질서에 반기를 드는 것이 특징이다. 질서에 반대한다고 하면 무질서를 주창하는 것이냐고 하겠지만 이들은 무질서 또는 혼란을 야기하려 했던 것이 아니다. 과거에 만들어지고 현재를 지배하고 있는 지배자들과 그들의 사상이 우리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행동 양식과 존재 방식에 영향을 주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이 구축한 지배 질서를 따르는 수동적 삶이 아닌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통해 자기 가치관과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세 명의 학자들은 각자 다른 내용의 학파를 형성하였지만 관통되는 메세지는 우리가 지배 질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생각과 삶을 사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다.
철학이라고 하면, 특히 현대사상이라면 어렵고 복잡한 것이라는 생각부터 든다. 전공자가 아닌 일반 독자가 독해하기엔 난해하고 불친절하다는 인상이 생긴다. 이런 인식은 한 편으로는 사실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일반 시민들이 철학을 교양서 수준에서라도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현 시대의 질서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바라보고 대응해야 하는지 길잡이가 되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그와 같은 안내를 하는 의미 있는 가이드가 되어주는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