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은 로봇 라임 어린이 문학 8
제임스 패터슨.크리스 그레벤스타인 지음, 줄리아나 뉴펠드 그림 / 라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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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어린이문학 8. 내 동생은 로봇

  

제임스 패터슨·크리스 그레벤스타인 글

줄리아나 루펠드 그림

박은정 옮김

라임 펴냄





라임 어린이 문학 시리즈 여덟 번 째, 『내 동생은 로봇』

라임의 어린이 문학 시리즈를 솔솔 재미나게 잘 읽고 있다. 『화장실 몬스터』 , 『시간 사용법』,  『우리 집 위층엔 킹콩이 산다』등, 국내외 작가들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다. 외국 작가들의 좋은 작품들을 선별하여 국내 출판사들이 지속적으로 출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문학작품을 접하면서 책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인데, 그 여건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독자들이 많이 읽어주고 책을 읽는 환경이 활성화되어야 출판사의 재정이 선순환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적극적인 독서 활동을 하여 좋은 책을 찾아 읽고 피드백을 하는 만큼 우리 나라 출판 문화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이 책은 대부분 부모님들이 구매를 하여 아이들에게 권해주게 되니, 어린이들도 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워 부모님들과 소통하면서 독자로서의 힘을 기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떤 강요나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닌, 정말 책을 좋아하며 즐기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라임 어린이 문학시리즈가 아니, 각 출판사의 문고 시리즈가 앞으로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인지라... 서두가 길어졌네...


가끔 아이가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책들이 있다. 그런데 그 책들의 제목을 보면, 재미있다! 그 제목이 재미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을 고른 딸아이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단박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아이들이 고르는 책은 따로(?) 있다.^^ 간혹 자기가 아는 출판사나, 시리즈 물 중에서 골라오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많은 경우 제목에서 임팩트가 느껴지는 것을 골라온다. 딸내미의 경우도 선호하는 단어(소재)가 몇가지 있다. 밝히지는 않겠지만.(사실은 매우 유치하기 때문...ㅋㅋㅋ) 이 책 역시 '걸려 들었다'. 이 책이 배송되었던 날, 테이블에는 몇가지 책들이 놓여있었다. 그런데 딸내미의 레이다망에 들어 온 책은 바로 이 『내 동생은 로봇』이란 책이다! 앉은 자리에서 다 본 뒤 아주 재미있다면서 별점 5점 만점에 5점을 주더라.(만점 주는 경우는 그리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딸내미의 마음을 사로잡았는가? 앞에서도 말했듯이 먼저 제목에 눈길이 확~ 갔을 것이다. '로봇'은 사실 여학생들의 관심을 끌만한 소재는 아니다. 하지만 내 동생이 로봇이라는 데서 구미가 당겼을 것 같다. '동생'이라는 존재는 원래 나와는 애증의 관계가 아니던가. 내 동생이 로봇이라고? 오호, 그것 참 재미나겠구나..하는 마음으로 들춰봤을 것이다. 또 표지를 보니 스마일~~하면서 활짝 웃고 있는 로봇과는 대조적으로 상당히 시크~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있는 남자 아이를 봐서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겠지.

 

 

 

로봇의 이름은 'E', 옆에 있는 소년의 이름은 새미.

새미의 엄마는 로봇을 만드는 박사다. 즉, 로봇'E'는 엄마가 만드셨다. 엄마는 E를 통해 중요한 실험을 해야하기 때문에, E를 새미와 함께 학교에 보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로봇 티를 팍팍 내며 잔소리를 하는 E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왠 잘난척이냐고... 게다가 나보고 형이라니...

 

 

 

E의 이름에 대한 설명 중.

소심한데다가 남의 눈에 띄기 싫어하고 주목받는 것을 꺼리는 새미는 아주 곤란한 지경이다. 그런 새미의 기분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떠드는 E가 맘에 들지 않는다. 카툰 스타일의 삽화에 말풍선이 친근하고 재미나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말꼬리를 자르고 눈치 없이 알고 있는 내용을 줄줄이 말하면서 수업을 방해하고 있는 E.


아.. 이런 아이를 내가 데리고 다녀야 하다니!!! 새미는 정말 절망적이다. 이 뿐만 아니라 E가 점심시간에 음식을 던지고 이런저런 소란을 피워서 학교에서  엄마를 호출하여 회의까지 하게 된다. 엄마는 그 후  E의 업그레이드 작업에 들어가셨고,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로봇스러운 기계적인 말투를 쓰지 않고 구어체를 구사하고, 분위기를 파악하여 눈치껏 행동하게 되었다. 새미는 반신반의 하면서 걱정했던 마음이 조금씩 놓이게 되고, E와 말이 통하게 된다!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새미를 악당 쿠퍼에게서 보호해주기도 하며, 새미의 좋은 점을 부각시켜 그동안 존재감 없던 새미가 재평가 받는 상황으로까지 이끌어 준다. 결국 새미는 이렇게 사려깊은 E를 동생으로 받아들여주는데, 어느날, E가 사라져 버린다! 정들자 이별이라고.. E가 없어지자 새미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E를 납치해간 범인을 잡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며 사건의 단서를 찾는데...

새미의 집에는 여러 종류의 로봇이 함께 지낸다. 특히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게 아침 상을 차려주는 '든든 아침 식사 제조기'였는데, 시리얼 버튼을 누르면 시리얼을 그릇에 담아 우유를 부어주고, 바나나까지 썰어서 얹어주는 기계다. 주부로서는 탐내지 않을 수 없는 로봇이다.^^ 이 작품에서는 로봇이 인간 생활에 도움을 주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E가 업그레이드 된 이후로는 마음까지도 나눌 수 있게 된다. 앞으로 멀지 않은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TV에서 로봇에 관한 프로그램에서 들은 말이 기억난다. 우리 나라는 로봇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서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높고 상도 많이 탔지만, 국내에서 아직은 저변 확대가 미미하다는 내용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개발된 기술이 상당부분 제품화 되어 판매가 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패널들 중에서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과학적인 소재를 다룬 SF(Science Fiction) 영화나 책들이 많이 나와서 과학적인 상상력을 자극해보는 것도 과학의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그동안 상상했던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 기술이 뒷받침되어 많은 부분 실현되었다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로봇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은 그야말로 읽으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그만큼 내용이 재미있다는 얘기다. 독자들이 그렇게 느끼는데는, 내 생각에는 번역과 일러스트의 힘이 컸다고 본다. 원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읽을 때 아주 편안했다. 한국적인 상황에 맞는 단어 선택도 좋았던 것 같다. 때때로 외국 작가의 책을 읽을 때 초반에 몰입이 되지 않아서 지루할 때가 있다. 그 특유의 분위기와 어감이 낯설어서 그런데, 이 작품 같은 경우는 한국 독자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번역이 매끄럽게 잘 된 것 같다. 이야기 내용과 궁합이 착착 맞아떨어지는 코믹한 일러스트도 좋았다!

원작 얘기인데, 작가 제임스 패터슨은 나에겐 생소한 이름인데, 미국에서 꽤 인기가 있는 작가더라. 나이가 70이 다 되었는데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제임스 패터슨의 작품 중 어린이 문학으로서는 이 작품이 처음 소개되는 것이라고 한다. 나이가 있으신데도 이런 재미난 스토리를 지어내신걸 보면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한가보다. 실제로도 재미있는 분일 것 같다!

교실에 교육용 로봇이 같이 앉아 공부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친구를 도와주기도 하고, 선생님을 도와 수업을 진행하거나, 어려운 문제를 설명해 준다면 어떨까. 아니 로봇과 친구가 된다면...  상상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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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나무 생각하는 숲 18
김향이 글, 한병호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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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주니어 생각하는 숲 시리즈 18

사랑 나무


김향이 글

한병호 그림

시공주니어 펴냄


 

시공주니어 생각하는숲 시리즈 신간 『사랑 나무』가 반갑다!

『아낌 없이 주는 나무』, 『꽃들에게 희망을』, 『두고 보자! 커다란 나무』, 『아주 머나먼 곳』, 『서커스 소녀』, 『나는 고양이라고!

등의 주옥 같은 작품들을 출간해왔고, 나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었던 책들이었기에 늘 신간이 나올 때 마다 기대되었었다.

그림과 함께 전개되는 길지 않은 호흡의 이야기들이 독자들을 깊은 생각으로  이끌어 주는 책이라고 해야할까.

점점 그림책을 볼 기회가 없어지는 나에게는 이 책들을 읽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번에 출간된 『사랑 나무』는 제목 그대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국에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 없이 주는 나무』가 있다면,

한국에는 『사랑 나무』가 있다!

아낌 없이 주는 사랑이 있다면, 함께 참고 견디며 이루는 사랑도 있다.

그렇다... 세상에는 이런저런 모습의 사랑이 있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읽는 이들의 나이나 상황에 따라 그 느낌이 조금씩은 다르겠지.



사랑 나무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초록 색감의 차분하고도 따뜻한 그림이 바탕이 되주어

맑고 깨끗한 수목원 같은 곳에서 힐링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생각과 마음을 글로도 그림으로도 따로 또 같이 표현해 낸다는 것이 새삼 아름다운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글을 쓴 김향이 작가는 한국적인 정서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담은 동화를 많이 쓰셨다고 한다.

다수의 아동문학상을 받았다.

그림을 그린 한병호 작가는 우리 자연과 옛이야기를 동양화에 뿌리를 둔 독창적인 기법으로 그려,

세계의 인정을 받는 한국의 대표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분의 만남이 정말 멋지다!


 

 

소나무는 어느 날 붙임성 있는 이웃인 등나무를 만난다.

등나무의 살가움이 싫지 않았는데...

등나무는 소나무를 제 마음대로 휘감고 줄기를 뻗는다.

소나무는 그 힘에 못 이겨 등나무가 잡아당기는 쪽으로 불편한 듯 기울어진다.

 

 

소나무를 휘감은 등나무가 화려한 흰 등꽃을 피웠다.

누구라도 그 아름다움을 칭송했고, 등나무는 그 말에 우쭐하여 그 줄기를 더욱 뻗어갔다.

 

 

 

 

마침내 소나무는 더 이상 버틸만한 힘이 없어지고 그만 생명을 잃게 된다.

소나무는 죽어갔지만 솔방울은 남았다...

 

 

 

죽은 소나무는 숲 속 친구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친구들은 그 곳에 머무르며 쉼을 얻는다.

 

 

등나무를 향해 햇빛을 가리지 말라고 투덜거리는 꼬마는 소나무 새싹이다!

센 바람과 눈보라를 견디기엔 너무나 여린 새싹.

등나무는 다시 줄기를 뻗어 어린 소나무를 감쌌다...

해가 가고 해가 오면서 세월이 흘렀다.

두 나무가 부대껴 껍질이 벗겨지는 고통은 옹이로 남았다.

따로 또 같이 어우렁더우렁 살아 낸 세월은 꽃으로 피어났다.​

 

 

 

 

긴 세월을 어우렁더우렁 살아낸 소나무와 등나무는 멋진 연리지가 되었다.

사랑 나무, 혼인목이라 불리는 연리지는 두 나무가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나무처럼 자라난 것을 말한다.

더불어 참고 견디며 이룬 사랑이 멋진 연리지로 자라났다.

그들의 이름은 이제 사랑 나무다.


* 시공주니어북클럽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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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집 1 - 큰 숲 속의 작은 집
로라 잉걸스 와일더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석희 옮김 / 비룡소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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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집

첫 번째 이야기 - 큰 숲 속의 작은 집



로라 잉걸스 와일더 글

가스 윌리엄스 그림

김석희 옮김





추억 돋는 작품 『초원의 집( Little house on the prairie)』을 만났다!

1974년 부터 1983년 까지 10년 가까이 우리나라에서 방영.

그 기간에는 내 초딩 시절이도 들어있다. ^^



멜리사 길버트의 길게 땋아 내린 갈래머리가 떠오르고,

퍼프 소매에 프릴 달린 원피스와 넓은 챙이 달린 모자가 생각난다.

엄마는 우아했고, 아빠는 차분하면서 강인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이 작품을 찍으면서 로라와 메리, 막내동생 캐리도 성장했겠구나.. 생각이 든다.





작가인 로라 잉걸스 와일더는 65세에 초원의 집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를 출간하였고,

이후에도 몇 편의 작품을 남겼고 뉴베리 상을 여러번 수상했다.

비룡소에서 초원의 집 시리즈가 9권으로 완역되어 완간되었다.

 

초원의 집은 그녀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미서부 개척시대에 중서부에서 농지를 개척하기 위해 이사를 다녔던 여정들 가운데 경험한 것들을 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 놓은게 아닌가 한다.


 한편한편 에피소드 중심으로 드라마틱한 요소들도 많지만,

당시에 살아가던 환경과 주위 동물들, 의식주에 관련된 소소한 일상과 관습들이 아주 세세하게 나타나 있다. 미국 근대사를 이해하는 데 아주 좋은 자료로서의 의미도 있다는 생각한다.


 



숲 속에 있는 집에 살고 있는 로라네는 그야말로 야생의 현장 한 가운데 있다.

한 밤 중에 늑대의 습격에 대비를 해야하고,

겨우내 먹을 양식을 준비하기 위해 아빠가 사슴을 잡아오셔서

히코리 나무를 태워 연기를 쐬어서 '사슴 훈제 고기'를 만들기도 한다.

사슴을 '손질'해서 훈제하는 과정이 아주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밤에 로라네가 키우는 돼지를 잡으려 나타난 곰을 보고 아빠가 재빨리 총을 쏘았지만 놓치고 말았다.

아빠가 곰을 놓친 것이 너무나 아쉬운 로라.

아쉬웠던 이유는..

로라가 곰고기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것!!


내가 주부인 탓인가..?

겨우내 먹을 채소나 고기를 저장하거나 가공하는 방법들에 관심이 갔다.

돼지를 잡는 날이면 각 부위별로 따로 손질하여 저장을 한다.

특히 넓적다리와 어깨살은 소금물에 절여 훈제를 하게 되는데,

아빠는 훈제한 햄만큼 맛있는 건 없다고 말한다.

메리와 로라는 돼지 오줌통을 선물로 받는다!

공처럼 부풀려서 단단히 묶으면 통통 튀는 공으로 변신을 한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훌륭한 장난감이 되는 셈.


그 뿐만이 아니다.

돼지 꼬리를 얻어 숯불에 구워낸 '돼지꼬리구이'는

채 식기도 전에 먹어치워야하는 엄청나게 맛있는 아이템이다!

돼지 꼬리를 맛보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 말이다.


돼지 비계로 만드는 기름과 돼지머리 편육까지...

그야말로 버릴게 없는 돼지 한마리 손질법.

손쉽게 부위별 고깃감을 사먹는 나로서는 그저 신기할 뿐...

삼시세끼가 잠시 생각났지만 그건 로라네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다.^^


이렇게 로라의 부모님은 야생의 삶의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억척스런 생활의 기술을 보유하고 계시지만

밤이 되면 두 딸에게 더 없이 다정한 아빠가 되어주신다.

로라는 그래서 밤을 좋아한다.

와일드한 '미친 개 놀이', '옛날 이야기', '바이올린 연주' 등

아빠의 예능감은 정말 다양하다.

한 겨울 밤 아이들은 행복하다.


짐승들을 잡기 위해 총을 사용하고 집에 총을 비치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갔지만,

총알을 집에서 만든다는 것은 정말 신기했다!

납을 녹여서 그 납물을 거푸집에 나 있는 작은 구멍에 넣었다가

잠시 후에 총알들을 떨어뜨리게 되는데,

아이들은 갓 태어난 반짝반짝하는 총알을 너무나 만져보고 싶어한 나머지 손을 데기도 한다.

이러한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읽으면서 지금의 아이들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집에서 엄마, 아빠가 하시는 다양한 생산의 과정을 보고 자라는 것 자체가 너무나 귀하고,

창의력 같은 것은 이런 데서 길러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뭐든지 척척 사서 단번에 해결을 하기 보다는

이렇게 느리게, 과정이 살아있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 어떨까?

요즘 캠핑을 하는 가족이 늘어나는 것은 어찌보면 이런 차원에서가 아닐까?

각자 바쁜 일상에서 하지 못했던 '함께' 하는 과정들이 가족들의 마음 속 온기를 지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밖에도 너무나 신기하고 흥미진진한 생활 스토리가 담겨있는데, 지면의 한계가 있음이 아쉽다. 하루에 한 챕터씩 한겨울 밤에 잠자기 전에 읽어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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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네버랜드 클래식 1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엘 그림, 손영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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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주니어 네버랜드 클래식1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손영미 옮김



올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독자들을 만나온지 150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아이들을 이상하고 신기한 상상 속으로 안내해주는 이 작품이 150년 간 아이들을 만나왔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 정말 그렇게 오래된거야? 라는 물음과 함께 그 옛날 그 아이들도 이 책을 읽었다는 걸 생각하면 시대적인 교감을 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영국의 수학자이자 논리학자였던 루이스 캐럴은 독신으로 살았지만 아이들을 귀여워하고 사랑했다고 한다. 그가 일하던 대학에 새로 부임한 학장의 어린 딸들과 진심어린 우정을 나누었던 것을 보면 그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녀들과의 우정, 특히 앨리스라는 소녀와의 만남은 '앨리스'라는 작품을 탄생시킨 중요한 계기가 된다.


C.S. 루이스가 자신의 집에 머무르던 아이들과 나누던 이야기에서 '나니아 연대기'가 탄생한 것과 비슷하다. 오랫동안 아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들은 이렇게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한 작가의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소녀 앨리스가 던진 한 마디가 창작의 계기가 된 것을 보면 말이다.

 

"그것을 책으로 써 주시면 정말 재미있을 거예요!"

 

 

 

 

루이스 캐럴과 존 테니얼의 만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출간 150주년을 기념하면서 여러 출판사에서 속속 개정판이나 새로 번역하여 이 작품을 내놓고 있다. 번역도 신경썼겠지만 삽화 또한 유명 삽화가에게 의뢰를 하는 경우도 있나보다.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클래식의 앨리스는 처음 출간 당시에 삽화를 그렸던 존 테니얼 버전이다. 나는 그의 삽화가 굉장히 사실적이면서도 환상적으로 느껴진다.

마냥 환상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성공했다고 보여지고, 루이스 캐럴의 이야기를 그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완벽하게 재현해놓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존 테니얼의 삽화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살아있다! 

 

 

 

 

시공주니어의 네버랜드 클래식 시리즈는,

내게는 어린 시절 읽었던 세계명작동화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생각나게 해준다.

약간은 설레이고 낭만적인 느낌이랄까...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내용을 축약한 버전이 아닌,

완성도 있게 작품 전체를 읽고 감상할 수 있는 완역본이지만

깨알 같은 글씨에 딱딱한 구성으로 되어있지는 않다.

독자들의 돕기 위해 친절하게 작가 소개와 등장인물 소개를 해준다.

내 생각엔 영국에서 출간될 때부터 인물소개는 있었을 것 같다.

루이스 캐럴이 아이들을 생각했던 마음을 생각하면 그렇게 짐작이 된다.

 

 

토끼를 따라 갔다가 굴로 떨어지고,

키가 커졌다 작아졌다 변화무쌍함을 경험하고,

여왕에게 사형당할 위기에 처해도 놀라거나 당황해하고 겁을 먹지 않는다.

그저 호기심을 가지고 이상한 나라에서 일어날 다음 일들을 상상해볼 뿐...


루이스 캐럴이 해주었던 얘기를 간절히 기다렸던 앨리스처럼,

주된 독자가 될 아이들도 이 두 사람의 마음을 느끼면서 작품속으로, 즐거운 상상 속으로 툭~ 떨어져보면 어떨까?

토끼굴로 떨어졌던 앨리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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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의 봄 푸른숲 역사 동화 9
이현 지음, 정승희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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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의 봄


이현 글

정승희 그림

푸른숲주니어 펴냄

 



신문고를 두드리는 아이의 표정이 비장하다.

무엇 때문에 어린 아이가 신문고를 두드려야 했을까?  

어떤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기에...


최근 들어 임진왜란을 다룬 작품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드라마와 책으로, 많은 작품들이 나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7년 동안의 긴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국토가 초토화되어 조선이라는 나라에, 백성들에게 말할 수 없는 큰 피해와 상처를 주었기에 '기억할 만한' 아니 '기억해야하는' 역사의 한 장면이기 때문일 것이라 짐작한다. 최근 이런 작품들을 접하고서는 화가 나기도 하고 마음이 아리기도 하다.


협이는 원래 양반집 자식이었으나, 선대에 연산군 시절 임금에게 직언을 올렸다가 집안이 풍비박산되어 노비로 전락하게 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아이이다. 마음 속으로 언제나 어떻게든 양반으로 신분을 복원하겠다고, 장남답게 집안을 일으키려는 책임감을 갖고 있는 아이이다. 글을 깨치고 책도 꽤나 읽었던 협이는 임금님을 만나야 무슨 얘기든 하고 자신의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동에 지원하여 한양으로 가는데...


무동이 품었던 꿈은 한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겪으며 조금씩 바뀌어 간다. 이 작품은 왜란이 터지던 당시 상황을 임금과 조정 대신들의 시선에서가 아닌, 민초들이 겪는 생생한 상황을 그려놓고 있다. 왜가 쳐들어왔다, 부산포에 상륙했다, 십만이 넘는 대군이 벌써 금강을 지나 한양으로 몰려 오고 있다... 는 엄청난 소식이 들려왔다. 협이는 부산포라는 말에 동래성에 있는 식구들을 생각에 걱정이 한 시름이다. 임금과 신하들이 북으로 피란을 가는 기가 막힌 상황 속에서, 백성들은 공포에 떤다. 그리고 허둥지둥 짐을 꾸려 떠날 채비를 하고, 어떤 이들은 전쟁에 맞서 싸울 준비를 한다.


사마귀가 저 잡으려는지도 모르고 매미는 노래만 부르네.

고기는 놀기만 하고 갈매기는 잠만 자네.

이 땅이 어느 땅이냐.

다시 찾아와 거듭 연회를 펼치리라.


조정 대신들은 섬나라 오랑캐라 여기고 무시하고 업신여기며, 정확한 정세 파악 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자신들의 안위를 지키는 것에 관심을 두고 명에만 의존했었다. 만약 선조 곁에 유성룡이 없었다면, 그리고 이순신이 없었다면 상황은 어찌 되었을까. 광해군의 실리외교는 결실을 맺지 못하고 인조반정으로 무산되고... 인조 대에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후금의 침략으로 이어진다.


역사적인 사실을 소재로 쓰여진 동화, 즉 픽션이지만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당시의 역사적인 사실과 시대 상황을 상상하면서 좀더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동화 역사 소설을 읽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학적인 감수성은 기본이고.. 역사를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함께 역사동화를 많이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역사적인 상상, 과학적인 상상 등.. 그동안 상을 통해 많은 것들이 이루어졌던 것처럼 상상의 힘은 아이들에게도 뭔가를 이룰 수 있는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현 작가의 주요 작품에 낯익은 작품들이 많다.

『짜장면 불어요』로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았고, 푸른숲 역사동화 시리즈로 『나는 비단길로 간다』, 『그 여름의 서울』 등의 작품들도 있다. 푸른숲 역사동화 시리즈 중에서는 김남중 작가의 『새나라의 어린이』을 인상 깊게 읽었다. 이현 작가의 작품으로는  『임진년의 봄』을 처음 읽게 되었는데, 역사를 배우기 시작하는 딸아이와 다른 작품들도 읽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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