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보는 성경 이야기
도미니크 바리오-오셰르 글, 미쉘 도프렌 그림, 김주경 옮김 / 파랑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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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먹지만 실천하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성경을 읽는 것이다. 아직도 성경을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항상 마음의 짐처럼 남아 있다. 특히 외국의 문학작품이나 그림 등 서양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성경을 빼놓고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그랬다. 하지만 말처럼 그렇게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종교에 그다지 관심도 없는 내가 그것을 위해 신앙을 가질 가능성은 더더욱 없지 않은가.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성경을 접하게 되었다. 물론 어린이용 책이라 간략하고 전부를 다루고 있지 않지만 꼭 알아야 할 것들은 거의 들어있다. 만약 자세하거나 전부를 다룬 책이었다면 내겐 더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 종교적으로 접근하지 않더라도 서구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성경이니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줘야겠다. 

여기서는 구약과 신약을 모두 다루고 있다. 구약은 유다인의 경전이라고 할 수 있고 신약은 예수의 가르침을 담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구약은 역사적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대신 신약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대한 지침을 알려주기에 굳이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구분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신약의 내용은 다른 곳에서 들어본 것이 대부분일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것들이다. 대신 구약은 상대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적었다. 하지만 읽으면서 그동안 읽었던 다른 책들이 이제 이해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이 성서를 모르고서는 외국의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는 뜻일 게다. 사실 성경을 모르고서는 나치가 왜 유대인을 학살했는지, 그리고 지금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왜 전쟁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헌데 구약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예수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 가르쳤는데 구약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부분 자신이 당한 만큼 복수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지금의 이스라엘이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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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위한 약속 사회계약론 나의 고전 읽기 3
김성은 지음, 장 자크 루소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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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말하는 고전의 맛을 예전에는 몰랐다. 특히 고전소설 종류는 좀 읽었지만 비소설은 거의 접하지 않았다. 아마도 너무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사실 내게는 어렵다. 기초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읽으려니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누군가가 해설을 해주는 형식이라면 무슨 소리인지 몰라 헤매지 않아도 되고 저자의 삶도 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물론 다른 사람이 힘들게 연구해 놓은 것을 쉽게 받아먹는 것 같아 좀 미안하긴 하지만 그게 바로 이 책을 기획한 의도라 생각하고 기쁘게 읽었다. 

다른 책은 몰라도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다른 형식의 책으로 읽었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 이런 책들은 한 번 읽고 '읽었다'고 말할 수 없는 책인가 보다. 게다가 머리 잘 돌아가는 20대도 아니니 더하겠지. 이 책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원저자의 삶을 전체적으로 살펴본다는 데 있다. 어느 저작이든 시대와 개인의 삶을 떠나서 오로지 작품만으로 평가하는 것 보다는 이처럼 골고루 살펴보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오로지 작품만 갖고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와 같은 책은 그런 방법이 맞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당연시되고 있는 정치제도들이 18세기에 고민하고 있었던 것들이라니 놀랍다. 당시 유럽은 대륙 전체가 하나의 국가처럼은 아니더라도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점이 사상이나 제도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유리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하나의 사상이 나오면 빠르게 퍼져나갔고 거기에 대해 찬반에 대한 저작들이 다시 쏟아져 나오는 등 계속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에 반해 아시아 대륙은 지나치게 경직되었기에 활발한 사상적 교류가 없었고 고립될 수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우리의 사상을 보면 중국과 관련된 것들을 제외하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을 정도로 독자적인 사상이 살아남지 못했다. 그나마 조선 후기에 와서 실학 덕분에 좀 나아졌다고나 할까. 

루소는 <에밀>과 <사회계약론> 덕분에 후대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끼쳤고 잘 알려졌지만 두 저작 때문에 쫓겨다녀야 했다고 한다. 특히 그 책들 중 종교에 대한 비판적 관점 때문이라니 예나 지금이나 어느 특정 권력을 가진 사람이나 단체를 비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이 책을 읽으며 어쩜 지금의 우리 상황을 이처럼 잘 이야기하고 있는지 놀라웠다. 그렇게 보면 인간이 사는 세상이란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가 보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은 국민이 그들의 권리를 잠시 맡긴 것 뿐인데 자신들이 마치 모든 권력을 쥐고 있는 양 마음대로 하려고 하니 말이다. 특히 요즘의 세태를 보면서 루소가 말하는 '일반의지'에 대해 단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당시 많은 사상가들이 학식이 풍부하고 덕이 많은 '내가' 우매한 민중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반면, 루소는 진정 민중들의 입장에서 함께 고민한 최초의 학자였다고 한다. 즉 다른 책들은 통치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민중을 통제하느냐에 초점을 맞췄다면 루소는 민중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지를 고민한 것이었다. 그래서 루소 자신은 혁명가 기질이 없었지만 프랑스 혁명 당시 루소의 <사회계약론>이 큰 역할을 했던 것이다. 물론 루소에 대해 좋지 않은 평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인물은 좋은 평도 있고 나쁜 평도 있기에 그것을 가지고 판단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에 대한 평이 어떻든 민중의 입장에서 함께 고민했다는 것 자체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우월주의, 엘리트주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무리 올바른 제도와 길이 있어도 결국은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아, 그나저나 지금의 답답한 이 현실을 어찌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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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인물 성경 2 - 바벨탑.아브라함.이삭, 8세부터 88세까지 읽는 만화 인물 성경 시리즈 2
박흥용 기획, 고진하 감수.해설, 유동일 외 글.그림 / 바다출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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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서양의 예술과 세계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관련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장 큰 난제가 있었으니 바로 성경을 읽지 않았다는 것이다. 난 특별한 종교를 갖고 있지 않기에 성서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유럽이나 영미권의 책을 읽거나 그림을 읽고 음악에 대한 자료를 보더라도 성서를 모르니 서로 연결이 되지 않아 힘들었다. 그나마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정보를 가지고 얼기설기 짜맞추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혼자 성서를 읽으려니 엄두도 나지 않을 뿐더러 어떤 목표없이 무작정 시작할만큼 의지가 강하지도 않기에 '읽어야지'라는 마음만 갖고 있었던 게 벌써 얼마의 시간이 흐른 것인지.

그런데 마침 만화로 된 성경책을 보게 되었다. 인물 성경이라니 기존의 성서 방식을 따르지 않으리라는 점은 제목에서도 드러난다. 성경이 꼭 기독교인만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기에 아이들도 나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에 앞서 나도 뭔가 얻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서문에서 현대의 보편적인 윤리와 충돌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 우려하며 중요 메시지와 연관이 있을 경우는 정직하게 드러냈다는 말을 하고 있다. 사실 어른이 먼저 읽는다면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원래 성경 뿐만 아니라 옛이야기에서도 그런 근친상간에 대한 이야기가 많으니 너무 선입견을 갖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기에 본문을 읽기 전에 꼭 서문을 읽어 보길 권한다. 

방대한 양을 만화로 표현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전부 다룰 수 없어 주요 인물 위주로 이야기를 한다. 사실 나 같은 비종교인은 성경을 빠짐없이 아는 것보다 이처럼 주요 인물과 주요 이야기만 알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특히 여기서는 만화 사이사이에 아이들이 궁금해 할 만한 질문들을 다루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의 목적이 종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기에 인물과 내용에 충실하며 읽었지만 가끔은 이렇게 오래 전의 일이 현재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이 착잡하기도 하다. 특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보며 속시원한 해결책이 없다는 게 참 안타깝다. 잠시 이야기가 딴 데로 샜는데 어쨌든 성경의 윤곽을 잡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성경을 모티브로 한 화가들의 그림도 함께 볼 수 있다. 헌데 내 경우 그림은 1권이 훨씬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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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홉스 리바이어던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11
손기화 글, 주경훈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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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철학자들이 쓴 책들을 읽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항상 이런 책을 읽고 나면 진작 이런 책을 읽었더라면, 그랬으면 공부를 지루하게 하지 않고 삶에 있어서 필요한 지식으로 받아들였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하긴 그 당시엔 이런 책이 있지도 않았고 철학 관련 책은 전공자나 특별한 사람들만 읽는 것인 줄 알았으니 말해 무엇하나. 그야말로 이런 책에 대한 갈증이 없었으니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상태였다고나 할까.

성서를 제대로 읽지도 않았고 세계사를 제대로 배우지도 않았기에 서양 철학이나 문학을 접할 때는 난감하다. 여기저기서 주워 들은 지식을 총동원해서 읽어야 하니 때론 꼬이기도 한다. 이미 여러 방식으로 나온 홉스의 리바이어던(비록 나는 읽지 않았지만)을 이번에는 만화로 만날 수 있다. 진작에 이 시리즈의 다른 책을 본 적이 있기에 만화라도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안다.

최초의 사회계약론자라고 일컬어지는 홉스. 주로 군주정치를 옹호했지만 무제한적인 권한을 휘두르는 군주제가 아니라 시민이 부여한 권한내에서 통치하는 이른바 서로의 계약에 의한 군주제를 이야기했던 것이다. 그러니 군주제를 찬성하는 왕당파로부터는 왕의 권한을 전부 인정해 주지 않는 위험한 인물이라고 배척당하고 반대로 의회파로부터는 왕의 권한을 너무 많이 인정한다는 이유로 배척당한다. 어디 그 뿐인가. 종교의 부패와 타락을 정확히 인식하고 강하게 질책하면서 종교 관련자들로부터도 배척당한다. 때론 죽음의 위협까지 느낄 정도였단다.

홉스가 주장했던 것들을 읽고 있으면 때론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과는 많이 동떨어진 시대착오적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17세기에 이런 것을 주장했다는 점은 분명 시대를 앞서간 것이다. 간혹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들이 있어서 정말 17세기에 주장했던 이야기가 많나 싶을 정도였다.

형식은 만화라지만 코믹스러운 장치만 들어 있는 그런 종류의 만화가 아니라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된다. 내용도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려운 고전을, 그것도 철학 관련 고전을 저자의 책 그대로 읽으면 청소년 뿐만 아니라 나 같은 성인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고백한다. 그러기에 이렇게 누군가가 설명해 주는 형식이 내겐 딱 맞는다. 간혹 어느 말풍선을 먼저 읽어야 할지 몰라 헤매거나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데 많이 생략되어 있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시대를 넘어서 지금 읽어도 전율을 느끼는 게 바로 고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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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게 뭐예요? 철학하는 어린이 (상수리 What 시리즈) 2
오스카 브르니피에 지음, 이효숙 옮김, 프레데릭 베나글리아 그림 / 상수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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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딸이 어떻게 한 남자랑 평생을 사느냐고 한다. 그 말을 들으며 처음엔 어이없었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나도 한때는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는 게 생각났다. 또한 계속 누군가랑 함께 사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만 함께 있으면 안 될까라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정말이지 철 없을 때, 뭘 모를 때 했던 생각이라는 게 철이 조금 든 지금의 생각이다.

위에 얘기한 딸이 이 책을 보더니 자기에게는 좀 어려운 책이란다. 초등 6학년이니 딱 네가 보는 수준이라고 했더니 이런 걸 꼭 생각하고 살아야하느냐고 반문한다. 만약 얼마전의 나라면 꼭 그럴 필요없다고 얘기해줬겠지만 철학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은 요즘의 대답은 '꼭 필요한 책'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 이런 질문은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처럼 부모의 조종대로 움직이며 정작 본인은 별 생각없이 생활하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더 필요한 책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어린이 책처럼 자상하고 친절한 설명이 들어 있는 책을 원한다면 기대치를 조금 낮춰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다지 친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설명해 주고 목적지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기존의 책과는 확실히 다르다. 간단한 질문들을 툭툭 던져 놓고 그에 대한 답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처음엔 좀 당황했다. 지금까지는 지나치게 친절한 책들을 주로 읽었으니까. 그러나 그런 책을 읽으면 내가 생각할 필요성은 별로 느끼지 못하기에 생각하며 읽었다는 느낌이 아니라 누군가의 설명과 강의를 들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진짜 내가 읽었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함께 살아가기 위한 전제 조건들에 대해 질문을 던짐으로써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언제나 사람들은 존중해야 하는지, 다른 이의 의견에 항상 동의해야 하는지, 또 모두는 평등해야 하는 것인지 등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들을 제시한다. 그러나 그 해답은 결코 당연하지 않다. 어른인 내가 읽으며 나를 되돌아보기도 한다. 과연 나는 다른 사람을 존중해 주었을까. 겉으로는 존중해 주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무시하진 않았을까. 또한 갈등을 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동의하는 척하진 않았는지...

모두 여섯 개의 문제들을 제시하고 이야기 나누는데 각각의 이야기들이 하나의 색으로 되어 있어 구별하기 쉽다. 사실 처음엔 무슨 색이 이렇게 현란할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읽으며 자세히 보니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굳이 초등 교과서와의 연계를 드러내지 않는다해도 이런 문제들은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는 게 참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나중에 어떤 문제에 부딪쳤을 때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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