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리 우리 음악 - 김명곤 아저씨가 들려주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세종도서) 상수리 호기심 도서관 9
김명곤 지음, 이인숙 그림 / 상수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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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에는 지루하고 고루하게만 느껴졌던 우리 것들이 점점 좋아지고 관심이 간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것에 점점 끌린다. 그렇다고 우리 것을 많이 아느냐면 꼭 그렇지는 않다. 특히 그 중에서도 음악 분야는 도통 모르겠다. 국악에 관련된 것도 그렇고 판소리나 민요도 잘 모른다. 그나마 간혹 우연한 기회에 듣는 나발이나 태평소, 해금 소리가 좋다고 느낄 뿐이다. 그래서 마음 먹고 우리 음악과 악기에 대해 알아보려고 책을 보았지만 돌아서면 여전히 헷갈린다. 기계적으로 외우려고 해서 그런가 보다. 그리고 소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악기 모양만 보고 이름을 외우려니 그럴 수밖에. 

그런데 이 책에는 음악 CD가 들어있다. 악기 소리 하나하나를 들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에 CD를 보는 순간 이거다 싶었다. 외국의 관현악에 쓰이는 악기는 대충 알면서 우리의 대취타에 쓰이는 악기는 전혀 모르다니. 어쨌든 이 책은 우리의 음악을 시대별로 이야기해준다. 대개 악기 중심의 책을 보았던 것에 비해 독특한 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악기나 인물에 대한 것은 내용에서 잘 이야기해 주고 있어서 우리 음악의 발전과정이 그려지는 듯하다. 여러 가지 상식도 알 수 있고.  

서양의 것을 만나기가 훨씬 쉬운 요즘 아이들이 우리 소리를 접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그나마 요즘은 국악원이 생겨서 다양한 공연을 한다지만 직접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그런 때 의식적으로라도 이런 책을 읽고 음악을 들어서 생소함은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기획의도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예전에 북을 만든 적이 있다. 아주 작은 크기의 북이지만 진짜 가죽을 이용한 북이다. 그래서인지 확실히 소리가 맑다. 게다가 재료를 준비해 주신 분이 북 만드는 장인이었다. 북은 '만든다'고 하지 않고 '메운다'고 한단다.



우선 북을 팽팽하게 잡아당기기 위해 끈으로 연결해서 잡아당긴다. 이게 완전히 마르지 않은 가죽이라 냄새가 좀 심하다. 또한 이 작업은 아이가 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어른의 도움이 필요하다. 저렇게 빙 돌아가며 끈을 끼운 다음 조금씩 팽팽하게 잡아당긴다. 많이, 고르게 잡아당겨야 소리가 맑고 경쾌하단다. 사진에는 없지만 그런 다음 못으로 박고 나머지 가죽을 잘라낸다.  


장구는 기본 틀이 있고 거기에 동그란 판을 붙이는 것이다. 연호에게는 이것도 장난감이다.


판을 대고 줄을 끼우면 장구는 완성된다. 줄 사이에 있는 가죽의 위치를 옮기면 소리가 달라진다. 아이들은 알고 있던데 난 처음 알았다.


그 장구와 북이 바로 이것들이다. 북테두리에 박은 못(모양이 독특한 예쁜 못이다.)을 어찌나 촘촘하게 박았던지 나중에는 모자랐단다. 과연 처음 북 메울 때의 모습에서 이런 모습이 연상될까?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CD. 사실 나도 익숙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외면하고 모른 체하면 안 될 것이다. 요즘 가장 걱정되는 것이 바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전통이 이 시대에서 끊기는 건 아닌가 하는 점이다. 그러지 않게 하려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아이들에게 읽히고 들려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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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미술관 1
어멘더 렌쇼 지음, 이명옥 옮김 / 사계절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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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에 더 매달리는 걸까. 워낙 예체능에 관심도 없고 소질도 없었기에 아이를 키우면서 유독 예술에 관심을 갖는다. 그래서 미술 관련(음악 관련 책은 그다지 많지 않고 접하기가 미술보다 더 어렵다.) 책이 나오면 무조건 산다. 집에 있는 책만 해도 어찌나 종류가 많던지. 어디 그 뿐인가. 방학 때만 되면 찾아오는 유명한 화가의 전시회도 가서 관람하고 도록까지 사온다. 

그런데 희안한 것은 둘 다 전산 관련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켬퓨터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냥 간단한 것만 할 줄 알면 되지, 뭐. 그리고 못한다고 하면 즉석에서 가르쳐주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서 고생했다는 점이다. 미술을 전공한 엄마가 아이에게 더 미술을 가르치지 않는다더니 우리가 꼭 그 경우다. 

이처럼 미술 관련 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관계로 사계절에서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화가와 그림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책이 나왔다니 안 보고 넘어갈 수 없다. 꽤 두껍지만 표지에서 말한 것처럼 내용이 쉬워서 잘 넘어간다. 그림을 지나치게 분석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대충 넘기지도 않는다. 꼭 필요한 것은 짚고 넘어간다.  

예를 들어 아르침볼드의 사계절을 나타낸 그림이 각 계절에 나는 식물과 과일, 채소를 이용했으며 계절도 나이를 먹는 것에 비유했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또한 보티첼리의 그림에서도 클로리스와 플로라가 한 공간에 있지만 동일인이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때로는 그림 일부를 떼어내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때로는 커다란 덩어리 그대로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대개 이런 책은 시대별로 혹은 사조별로 따로 묶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마도 일부러 섞어 놓은 듯하다. 동일한 패턴의 그림을 계속 보는 것보다 이것저것 보면서 마음껏 느끼라고 말이다. 그런데 화가가 살았던 시대나 작품의 연대가 전혀 없어서 어른인 내가 보기에는 답답했다. 아이들이라면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그림을 '느낄' 텐데 나는 벌써 구분하고 정리하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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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의 천국 퐁피두센터 Go Go 지식 박물관 35
윤혜진 지음, 조정림 그림 / 한솔수북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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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예술은 관련된 사람들만 관심 갖고 행동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살다보니 예술은 다른 사람(즉 비예술가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바로 나처럼 예술과는 전혀 거리가 먼 사람 말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쪽과 인연을 맺기가 쉽지 않다. 모르는 게 너무 많기 때문일 게다. 그래서 열심히 예술, 특히 미술관련 책을 모으고 있지만 항상 새롭게 느껴진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남들은 다 아는 것을 나만 모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그런데 안에 나오는 현대미술가들의 이야기를 보니 친숙한 이름들이 많다. 하지만 아직 관심을 갖지 않았던 조각가에 대한 부분은 생소했다. 그러니 아이들은 오죽할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탐정 이야기로 큰 줄기를 잡아서 이야기하면서도 퐁피두센터 안에 전시된 화가나 조각가에 대한 설명을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있다. 대개 이런 이야기는 두 개의 이야기가 겉돌거나 아이들에게 지식을 알려주기 위한 의도가 드러나는데 이 책은 둘이 잘 어우러져 있다. 게다가 해결사로만 알려져 있는 보리스와 부하인 에리스가 미술관에서 범인을 잡는다고 설치고 다닐 때 로봇인 피피가 차근차근 설명을 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미술가와 그들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마치 독자에게 설명을 해주는 듯하다. 그리고 마지막에 항상 임무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메마른 정서를 갖고 있던 보리스가 감정이 섬세하고 풍부한 피피 덕분에 조금은 인간적으로 변한 부분이 마음에 든다. 

무엇이든 처음에 생각해 내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쉽지 않다. 그렇기에 처음에 비난을 받기도 하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는 것일 게다. 그렇지만 결국 그들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역할을 해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20세기 이후의 현대미술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래서 퐁피두센터를 현대미술의 천국이라고 하나보다. 특히 퐁피두센터 자체가 기존의 건축양식을 거부하고 새로운 형태로 지어진 건물아니던가. 이렇게 책을 보며-직접 가 볼 날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언젠가는 꼭 가 보고 싶은 곳에 한 곳 추가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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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 진경산수화를 완성한 화가 어린이미술관 7
박은순 지음 / 나무숲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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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문외한이고 관심도 없는 나 조차도 <인왕제색도>는 알고 있으며 진경산수화라는 단어가 나오면 자동으로 겸재 정선이라는 인물이 생각날 정도다. 이것은 그만큼 정선이 우리 그림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게다가 김홍도나 신윤복 같은 사람들은 '직업 화가'였던데 반해 정선은 '선비 화가'였지 않은가. 또한 정선이 우리 풍경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표현하게 된 데에는 당시 시대적 환경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중국의 것을 모방하는 것에서 서서히 벗어나 우리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싹트던 시기였을 테니까.

여기서는 정선의 삶을 간략하게 보여주면서 주로 그의 그림을 위주로 설명한다. 정선은 당시 대다수의 선비들이 중국의 산수를 모방하거나 글에 나오는 풍경을 상상해서 그리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우리 땅 우리 모습을 그리고자 시도했다. 또한 선비 화가들은 교양이나 취미생활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만 정선은 그림이 주가 되다시피 했으니 많은 선비들이 비아냥거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정선은 꿋꿋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았다. 그러기에 지금 우리가 그의 이름만 들어도 그림 제목이 술술 나오는 것일 게다.

나도 그랬지만 지금 아이들도 우리 그림은 어려워한다. 그나마 보는 것은 그림이 수수하고 은은한 멋이 있어서 편안해 하지만 그리는 것은 엄두도 못낸다. 사실 나도 수묵화를 그려본 적이 있나 싶다. 그런데 뒷부분에 아이들이 직접 수묵화를 그리면서 감상을 적은 글이 있는데 아무리 그림을 보면서 이런 필법이 있단다라고 이야기해봐야 남의 다리 긁는 것처럼 들릴 것이다. 이렇게 그 아이들처럼 직접 그려본다면 왜 그런 필법을 써야 하는지 농도는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저절로 알게 될 것 같다. 사실 나도 필법이 뭐하러 있는지, 아니 그런 것이 필요한지조차 알지 못하다가 그림을 자세히 감상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림을 보며 곰곰 생각해 보니 그러한 필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느껴졌다. 그러니 직접 그려본 아이들은 오죽할까. 그래서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이 출판사의 어린이미술관 시리즈 책을 워낙 좋아하는 터라 의심없이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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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뇌가 쑥쑥 자라는 우리 아이 첫 미술수업
필립 르정드르 지음, 김희정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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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자아이들이 으레 그렇듯이 딸도 한때는 만화 비슷한(다리는 가늘고 긴데다가 얼굴은 조막만한) 그림을 지겹도록 그렸다. 제발 그런 그림 말고 다른 그림 좀 그리라고 해도 조금씩 다르다며 절대 멈추지 않는 것이다. 별로 나아지는 것 같지도 않고 어려울 것 같지도 않은 그림을 매일 그것도 틈만 나면 그리는 것을 보고 한심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딸을 인정해준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다. 지인의 둘째(당시 일곱 살)가 남자 아이인데도 불구하고(이 고정관념!) 옷 갈아 입히는 인형을 엄청 좋아하는데(물론 지금은 안 그런다.) 한번은 신데렐라를 그려달라고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자기 엄마보고 그려달라고 했는데 못 그리겠다고 하자 옆에 있는 나에게까지 차례가 온 것이다. 일단 연필을 받아들고 딸의 그림을 생각해 가며 얼굴을 그리고 몸을 그리려는데, 웬걸... 이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 장에다 다시 시도를 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딸 그림과 같은 모습은 절대 나오지 않는 것이다. 분명 볼 때는 쉬워 보였는데. 그제서야 알았다. 아, 이거 딸이 그리는 게 보통 실력으론 되는 게 아니구나! 난 어렸을 때도 그런 류의 그림은 전혀 그려보질 않아서 그처럼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지 몰랐던 것이다.

그런 나였기에 지금도 누군가가 그림 좀 그려 달라고 종이를 내밀면 강하게 손사래를 친다. 예전에 위에서 말한 딸이 어렸을 때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김충원이 그림 그리는 방법을 보여주는 코너가 있었다. 다른 일을 하다가도 그것만 하면 얼른 달려와서 따라그렸던 기억이 난다. 왜? 나중에 딸이 그려달라고 하면 그거라도 보고 그리려고. 이 책을 보니 문득 그 때가 생각난다. 얼마나 절박했으면 그랬겠는가.

아주 간단한 도형으로부터 멋진 동물이 탄생하는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렇게 쉽고도 간단한 방법이 있단 말야? 띠지에서도 이야기하듯이 세모, 네모, 동그라미만 그리다가 이런 그림이 탄생한다면 아이 자신도 놀라지 않을까. 물론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정형화된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그림 그리기를 가르치면 창의력이 떨어지고 말 거라고. 하지만 그건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의 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언제나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글 쓰는 것도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글을 베끼면서 습작을 한다잖은가. 그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그림 그리는 방식을 따라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겨서 스스로 다른 방식으로 그릴 생각을 하리라고 본다. 어찌보면 이 책은 아이들에게도 필요하겠지만 부모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나 같은 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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