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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즈 1 - 슈퍼히어로즈여, 무스크라트를 수호하라! ㅣ 슈퍼 히어로즈 1
제로니모 스틸턴 지음, 성초림 옮김 / 사파리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직장을 다닌답시고 당췌 시간적 여유가 없길래 학교에서 틈날 때 리뷰를 쓸 요량으로 며칠을 들고 다녔다. 그런데 아이들이 책상 위에 많은 책들 중 자꾸 이 책을 집어들고 대출해 달란다. 그건 학교 책이 아니라고 몇 번이나 설명을 해야했다. 어른이 보기에는 표지가 정신없고 내용도 허무맹랑해서 이걸 읽으려나 걱정하는 것과 반대로 아이들은 표지만 보고도 재미있을 것 같단다. 하긴 <프래니>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아이들에게(우리 아들에게도!)는 엄청나게 인기있는 걸 생각하면 전혀 이해못 할 바도 아니다.
제로니모의 환상모험이 슈퍼히어로즈라는 새로운 이야기로 선보이는 첫 번째 책이다. 원래 사람들은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평소에는 보통 사람과 똑같았다가 위험하거나 어려운 일이 닥치면 아무도 모르게 변신하고 나타나 도와주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 이야기도 그런 식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은 셋이 함께라는 것. 물론 때로는 진짜 명석한 두뇌를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얼떨결에 문제를 해결하지만 말이다.
제임스 본드가 갖고 다니는 기상천외하고 최첨단을 달리는 무기를 연상시키는 각종 장치가 등장한다. 이미 그런 곳에서 다양한 무기와 장치들을 봤기 때문에 읽으면서 말도 안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평상시에는 피자배달을 하다가 누군가가 위험에 처하면 슈퍼히어로로 변신하는 매그넘과 평소에는 중학생으로서 학교생활에 충실하지만 가장 현실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요요의 활약이 펼쳐진다. 그런데 슈퍼히어로즈이면서 슈퍼주책바가지와 요요 매그넘은 잘 모르는 레이디블루의 정체는 뭘까. 슈퍼히어로즈이지만 베일에 쌓인 인물로서 아직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다. 요리사라기 보다는 마법사에 가까운 코페르니카 또한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편집장 제로니모가 펼치는 환상모험보다 슈퍼히어로즈가 펼치는 모험이 더 재미있다. 아마 그동안 내가 '무슨무슨 맨'에 단련되어 있었기 때문일 게다. 이제 내 소임을 다했으니 내일 학교에 가지고 가서 약속한 아이에게 빌려줘야겠다.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 내가 생각했던 아이들의 모습과 실제의 아이들 모습을 비교할 수 있겠지.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좋은 책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사실을 여러 번 경험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