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 즐거운 과학 나는 알아요! 4
피에르 원터스 글, 엘린 반 린덴후이젠 그림, 최재숙 옮김, 신동훈 감수 / 사파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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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어렸을 때 꼭 찾는 책 중 하나가 우리 몸과 관련된 책이다. 인간으로서 자신의 몸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므로 그것을 충족시켜 주지 않을 수가 없다. 각 기관별로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이 책처럼 몸의 전반적인 부분을 설명하는 책도 있다. 이제 아이가 커서 훨씬 자세한 정보가 들어가 있는 책을 읽다 보니 이 책이 아주 쉬워보이지만 유아에게는 이 정도의 책이 딱이다. 원래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법이다.

 

  처음부터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를 등장시켜 물놀이 하자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남자와 여자의 다른 점을 보여준다. 아직 어린 아이라서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없지만 모양이 다른 수영복 입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시킨다. 또한 사람의 얼굴은 모두 다르다는 점을 이야기하면서 표정으로 그 사람의 기분을 알 수 있다는 점도 알려준다. 사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의 표정을 읽을 줄 알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만을 염두에 두지 다른 사람의 기분을 읽고 배려하지는 못한다. 그런 것은 초등학생이 되어야 가능하지 않으려나.

 

  눈을 사물을 보고 코로는 냄새를 맡으며 입으로는 먹는 것과 말을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주는데 아기자기하게 감성적으로 알려준다. 즉 딱딱한 지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고나 할까. 따스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리 몸의 기능에 대해 저절로 알게 되는 식이다. 그러고 보면 어렸을 때 아이들이 툭하면 하는 놀이인 병원놀이가 참 대단한 놀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프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을 수도 있으며 몸의 기능에 대해서도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역할 놀이를 하는 걸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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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도 지도책 - 롤프의 세계 도시 여행 상상의눈 지식그림책 3
최설희 글, 이동승.해피봉(우예림) 그림 / 상상의집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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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 세계지도 위에 각 나라별 국기를 꽂는 책-일종의 놀이책-이 있는데 아이들이 상당히 좋아한다. 두 세트가 있어서 서로 경쟁하며 깃발을 꽂는데 의외로 잘 맞춘다. 지도가 작아서 어느 위치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더라도 나라 이름을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처럼 아이들은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이 기본적으로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단순히 나라의 위치만 아는 게 아니라 각 나라의 수도와 특징에 대해서도 알면 좋지 않을까. 그런 책을 통해 가만히 앉아서 세계를 여행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순수하게 정보로 접근해서 각 나라의 수도나 면적, 유산 등을 소개하는 책도 있는데 이 책은 이야기를 따라가며 각 나라의 특징을 알아볼 수 있다. 대개 동화 형식을 빌린 책은 서사가 약한 편이라서 대충 읽는데 이 이야기는 읽다 보니 말풍선까지 모두 읽게 되었다.

 

  이제 봄 기운이 느껴지는 날씨에 산타 할아버지와 루돌프가 나와서 약간 생뚱맞은 느낌이 들지만 책을 읽는 시기가 이야기 안의 시간과 일치할 필요 없으니 그건 주관적인 내 감정일 뿐이고, 선물을 전달하러 세계를 돌아다닌 루돌프를 세계 여행에 동참시킨 점은 객관성이 있어 보인다. 아리와 롤프를 따라다니다 보면 어느새 각 나라의 수도와 특징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다음 장에는 아리의 감상을 적은 글이 나와서 마치 독자가 느낀 듯한 착각마저 든다. 사진이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사진이야 얼마든지 검색 가능하니 그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이야기가 간략하면서도 필요한 정보가 들어 있어서 이제 막 세계가 궁금해지기 시작한 유아나 어린이들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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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우리 신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최재숙 글, 이광익 그림 / 보림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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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에 신발이 커다랗게 그려져 있는데도 나는 왜 영적인 존재인 '신'을 생각했을까. 아마 설 명절 즈음이고 조금 있으면 대보름이니 전통 문화에 대한, 그 중에서도 우리의 다양한 신-성주신, 측신, 조왕신 등-에 대한 책이라 지레짐작했나 보다.

 

  네 명이 살아도 신발장에 신발이 가득 차 있는 요즘이다. 사실 나는 신발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 한 개로 세 계절을 날 정도인데도 그러니 구두 모으는 걸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지금은 운동할 때 신는  신발이라도 달리는 데 신는 신발과 걷는 데 신는 신발이 따로 있을 정도로 세분화되었다. 어찌보면 그건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라 할지라도 왠지 구분해서 신어야 할 것만 같다.

 

  지금은 신발의 존재 이유를 의심하지 않고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과연 옛날에도 그랬을까.(요즘도 간혹 어느 부족은 신발을 신지 않고 다니기도 하지만 그것은 예외로 치자.) 신발의 형태를 갖기까지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이치이거늘 지금까지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걸 문득 깨닫는다. 또한 신에 대한 책도, 못 보았다.

 

  당연히 옛날에는 주변에서 얻기 쉬운 재료를 이용해서 신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짚신을 신었던 것이고. 이집트에서는 구하기 쉬운 파피루스를 이용했고 벼 농사를 짓는 우리는 짚을 이용했던 것이다. 비가 올 때 신는 나막신과 눈이 쌓인 곳에서 신는 설피, 다양하고 예쁜 고무신은 보기만 해도 재미있다. 특히 수혜는 만드는 과정이나 결과물이 예술이라고 할 정도이건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한복을 입을 때도 진짜 수혜가 아니라 수혜처럼 생긴 신발을 신으니 말이다. 나도 지금까지 꽃신을 신어보지 않았는데, 그리고 굳이 신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보니 하나쯤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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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각 삼층장 이야기 전통공예그림책 나비장석
지혜라 글.그림 / 보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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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화각장을 본 적이 있던가. 자개장은 어렸을 때 집에 있었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만 화각장은 본 적이 없는 듯하다. 본 적이 없다고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가 전시회 같은 곳에서 직접 보았는지, 아니면 텔레비전에서 보았는지 가물가물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요란한 장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자개장이나 화각장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정확히 말하자면 전통이 무엇인지 '느끼'면서(알았다기 보다 느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화각장이란 단지 화려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노고와 기술의 결정체라는 사실을 이 책을 보고 알았다. 소뿔을 얇게 켜서 만든다는 화각장. 게다가 소뿔은 적어도 2년 이상 말려야 모양이 틀어지지 않는다고 하니 보통 정성이 아니다. 어디 그 뿐인가. 목재도 오랫동안 묵혀 두어야 역시 뒤틀리거나 갈라지지 않는단다. 물론 주문자가 주문하는 순간부터 재료를 준비하는 게 아니라 미리 재료를 구비하고 있어야 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준비된 재료로 만든다고 하지만 전 과정을 거치려면 적어도 일 년은 걸린다고 한다.

 

  화각장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구를 만드는 소목장, 소뿔을 다루는 각질장, 그림을 그리는 화원, 옻칠을 하는 칠장, 장식을 만드는 두석장이 필요하단다. 책에 나오는 내용을 이렇게 다시 읊는 이유는 한 번이라도 더 눈에 익혀서 기억해 두고 싶어서다. 요즘에는 소목장과 두석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한 사람이 한단다. 아마 작가도 그 과정을 혼자 해냈을 것이다.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에서 장려상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게다가 5년 동안 화각공예를 배웠다고 하니 그야말로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들어간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처럼 자세하고 세밀하게 과정을 알려줄 수가 없다.

 

  때로는 감성을 뒤흔드는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지만 때로는 이처럼 몰랐던 분야의 책을 읽고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한다. 화각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해서 뒤집어 붙이는 작업이라, 그랬을 때 투명한 그림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그보다 각질장의 일이, 고달프겠지만 고귀해 보인다. 문득 그 과정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화각지를  펼쳐놓고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나 완성된 화각지를 붙이는 장면에서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이처럼 작은 조각에 어쩜 그리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하고 말이다. 물론 작은 화각을 만드는 것도, 그렇게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도 신비롭지만. 오랜만에 우리 전통의 한 분야에 홀딱 빠져서 책을 읽는 시간이었다. 멋지다, 화각장, 그리고 이 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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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레에게 일어난 일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티너 모르티어르 지음, 신석순 옮김, 카쳐 퍼메이르 그림 / 보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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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를 먹는 것이 당연하고 부인할 수 없는 자연의 진리라지만 가장 부인하고 싶은 것 또한 사실이다. 아니, 나이를 먹는 것까지는 좋은데 늙어서 모든 기능이 퇴화하고 사고력까지 떨어지는 것, 또는 치매와 같은 병으로 주위 사람을 힘들게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레의 할아버지는 정말 행복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본다. 흔히 호상이라고 부르는 죽음. 남겨진 사람의 입장에서는 마지막을 보지 못해서 안타깝겠지만 본인의 입장에서는 고통도 받지 않았으니 그렇게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큰아버지는 칠순을 얼마 앞둔 어느 날 앉아서 돌아가셨고 외할머니는 주무시다 돌아가셨으니 모두 호상이라고 했으나 큰어머니와 엄마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처음에 마레는 태어나는 것부터 특이했다. 간혹 길에서 태어나는 경우도 있으니 그것까지는 괜찮다지만 책 읽는 것에 빠져서 아기가 나올 것도 잊을 정도로 참을성이 많은 엄마에 비해 마레는 참을성이 없다. 게다가 태어난 지 여섯 달이 지나 주변을 빨빨거리며 돌아다녔다니 이건 보통 아이가 아니다. 글에는 걸어다녔다는 말이 없으니 그때부터 걸어다녔던 것인지 아니면 기어다녔던 것인지 알 수 없으나 그림에서는 아이가 꽤 커다랗고 서 있는 것으로 보아 여섯 달이 지나서부터 걸었나 보다. 이쯤되면 마치 <세상에서 가장 큰 아이 안젤리카>를 생각하지만 이어지는 내용은 평범하다.

 

  마레는 할머니와 취향이 비슷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낸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할머니가 쓰러져서 말도 못하고 행동도 자유롭지 않게 변한다.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뇌졸중인 듯싶다. 할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전하는 할아버지와 거짓말일 거라며 듣는 마레가 나오는 그림과 할머니가 멍하니 텔레비전만 보는 그림은 마치 마레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는 듯 검은색으로 그려져 있다. 줄곧 화사한 그림과 꽃이 나오는 그림에 비해 어두운 색의 그림은 독자의 마음까지도 우울하게 만든다. 게다가 할아버지까지 갑자기 돌아가셨으니 마레에게 너무 큰 일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그러나 할머니가 웃음 띤 할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말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아 조금씩 호전되리라 기대해 본다.

 

  다른 사람은 모두 할머니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지만 마레만은 할머니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아내고 심지어 할머니의 말을 알아듣고 마음을 읽기까지 한다. 그동안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고 진정으로 사랑했기 때문일 것이다. 병원의 모든 사람들이 할아버지의 장례식에 가는 걸 말렸지만 마레가 억지로 우겨서 할머니를 데려갔고 덕분에 할머니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보통 아이와 다르게 성장하는 마레의 이야기가 펼쳐지길 기대하며 읽었는데 나중에는 할머니의 뇌졸중으로 힘들어하는 마레가 나온다. 그래서 <오른발 왼발>의 토비처럼 할머니를 회복시키기 위해 애쓰는 마레를 생각했는데 거기서 더 나아가 할아버지의 죽음까지 경험한다. 정말 마레에게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 벅차지 않을까 싶지만 마레는 모든 것을 잘 이겨냈다. 처음엔 별 의미없이 읽었는데 찬찬히 다시 보니 인생과 죽음, 그리고 노인 문제 등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음, 그러고 보니 그림책에서는 조부모가 치매나 뇌졸중에 걸린 경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인물로 어린이가 나온다. 조부모와 손주의 특별한 관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한가 보다. 어린이가 읽는 책이니 그들의 눈높이에서 서술되는 게 당연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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