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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가져야 할 단 한 장의 카드
윤기형 지음, 홍석문 디자인디렉터 / 스마트비즈니스 / 2010년 12월
평점 :
수지 모건스턴의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조커]라는 동화책이 있다. 이 책을 아이들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던 정말 이런 카드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램을 가져본 일이 있다. 그것도 어른이 된 이후의 이야기다.
그런데 [당신이 가져야 할 단 한장의 카드]라는 책은 내가 이미 조커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어디?어디? 머리카락 속? 엉덩이 뒤? 발바닥 밑? 어디를 둘러보아도 나는 조커를 가지고 있지 않은데 마술사처럼 어딘가에 나의 조커가 숨겨져 있다고만 말한다.
행복해지기 위한 조커, 사랑하기 위한 조커, 후회하지 않기 위한 조커, 인생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조커. ..이 많은 조커들 속에서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조커는 무엇일까. 생각하면 읽게 된 이 책은 모양만으로도 무척 괴짜스럽다. 중학교 갓 입학했을때 즐겨 읽었던 초록색 영문 문고소설처럼 얇고 작은 책은 앞뒷면이 같다. 첫번째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로 나뉘어진 것만 빼면.
맙소사, 책은 두 권이 붙여진 모양으로 만들어졌고 첫번째 이야기인 "당신보다 내가 더 자유로운 이유?"를 읽고 나면 중반부에서 다시 페이지를 덮고 책을 뒤집어 두번째 이야기인 "당신보다 내가 더 행복한 이유?"를 읽도록 만들어졌다. 읽기전부터 무척 재미나게 다가온 책은 내용도 잡지속 광고처럼 올컬러 그림판에 카피들만이 가득했다.
초등학생도, 중학생도, 고등학생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함께 그리고 쉽게 읽으며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졌으면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잠깐씩 꺼내 읽기 좋은 내용의 책이라니....그러면서도 감동은 리더스다이제스트와 동급이다. 이런 책. 2010년에 본 일이 없다.
내 인생의 히든카드를 조커카드로 삼을 수 있다면 얼마나 신나는 일일까 를 꿈꾸다가도 어느 페이지에선 숙연해지고 마는데, 특히 미 오클라오하 주립대의 연구팀이 15세 침팬치에게 수화를 가르쳤더니 배운 140개의 단어를 조합해 처음한 말이 "let me out"(나를 놓아줘!)였다니..이런 사연을 읽고 어떻게 깔깔거리기만 할 수가 있을까. 또 어느 페이지에서는 홈즈만큼이나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변신하게 되는데, 총 52장인 카드가 일 년을 이루는 52주를 의미한다는 것은 "서프라이즈"에서도 본 일이 없는 내용이라 무척 신기하게 느껴졌다. 한 가지 무늬로 이루어진 13장은 태음력의 13달을, 네 가지 색상은 4대 원소,4방위, 4방향,4계절, 4개의 계급을 각각 대표한다고 했다.
어떤 내용은 무겁게 또 어떤 내용은 가볍게 읽혀지면서 후딱 다 읽고말게 되는 [당신이 가져야 할 단 한 장의 카드]는 다 읽고난 뒤에 더 많은 생각들을 머릿속에 담게 되는 책이다. 실로 다 읽고 났을때 카드를 탐내기만 했던 마음 대신 1cm생각의 여유를 선물받게 되었다. 무엇보다 즐거운 일은 그 마음이 오늘의 내겐 가장 필요한 선물이었다는 거다. 그래서 언제나 책은 적시적소에 나타나는 운명의 친구처럼 내 인생을 함께 하고 있다. 오늘만난 이 책도 포함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