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책 1 - 태양의 돌
기욤 프레보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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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욤 프레보의 시간의 책은 특이하게 2권과 3권부터 읽게 된 책이었다. 전 3권에 해당되는 책의 결말을 알아버렸을때 미처 읽지 못했던 1권을 읽는다는 일은 어쩌면 김새는 콜라를 마시는 일과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의심은 접어두어도 좋을만큼 책은 재미있다. 어른에게나 아이에게나. 

 

2권을 통해 천재소녀인 사촌 릴리의 도움을 받아 실종된 아빠를 찾기 위해 역사속을 헤매고 다니던 새뮤얼의 모험에 재미를 느꼈고 3권을 통해서는 아버지를 감금하고 새뮤얼을 이용한 "그"가 누구였는지 밝혀지면서 권선징악적  엔딩에 박수를 쳤다. 하지만 왜 새뮤얼의 여행이 시작되었는지 처음부터 읽고 싶어지면서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의 처음을 읽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읽어도 분명 재미있었을 내용이었다. 아버지는 이미 실종된 상태였으며 12살 난 사촌 릴리의 위로를 받던 새뮤얼은 평범한 서점주인이었던 아버지가 엄마의 죽음 이후 변해가다가 급기야 10일전 종적을 감추었던 비밀의 원인이 낡은 동전에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지하실에서 발견된 아주 오래된 동전을 통해 과거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장소로 텔레포트되어 수도사를 만나고 전쟁 중의 장소에 가보고 6c 감옥도 체험해 보는 등 연소증후군이라 의심되던 아버지를 찾아 헤매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의 단서를 찾아냈다. "구해줘 샘"이라고 적혀 있던 그 장소를... 

 

읽어보면 알게 되겠지만 3부작의 이 이야기는 3가지의 착한 점을 지니고 있다.  시간 여행의 즐거움, 역사소설의 교양미, 현대판 아빠를 찾아서의 절절함이 묻어나 아이나 어른이나 나이때에 상관없이 즐겁게 읽게 되는 것이다. 해리포터처럼 마법의 능력으로 위기를 모면하지는 못하지만 새뮤얼은 언제나 제자리로 잘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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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락쿠마의 하루 - 릴랙스한 날을 위한 쿠마의 발칙한 제안 리락쿠마 시리즈 1
콘도우 아키 지음, 남도현 옮김 / 부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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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생긴 갈색곰은 꼭 어린시절 물고 빨던 곰인형이 생각나게 만든다. 누구나 한때 한번쯤은 가지고 있었을 제 몸뚱이만한 큰 곰. 내 생애 가장 첫번째 곰인형은 공교롭게도 갈색곰인형이었다. 많은 외삼촌 중 그 누군가가 사주었을 곰인형은 너무 어렸을때 선물받아 기억에선 지워져 버렸지만 사진 속에서는 그 까만 눈망울을 똘망똘망 뜨고 내게 기억해내라고 종용하고 있는 듯 했다. 사진을 볼때면 언제나 그랬다. 미안하게도 나는 기억을 잃은 주인이다. 

 그 곰인형은 꼭 닮은 리락쿠마는 말잘듣고 예쁜 짓만 하는 녀석은 아니었다. 좀 제멋대로이고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게으름쟁이인 녀석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어 인정하고 말게끔 만드는 그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다. 감자도리처럼 귀차니즘적인 캐릭터인 리락쿠마의 하루안엔, 

 힘들고 눈물나는 것을 인정하기!! 

즐겁게 자고먹고 귀찮은 일은 신경끄기~!! 

 의 제방식대로의 삶을 살면서 뒹굴뒹굴 굴러다니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너는 펫]이라는 드라마에서는 깜찍한 펫돌이가 배달되었지만 25세의 미스 카오루 에게 어느날 배달된 것은 등에 지퍼가 달린 쿠마펫이었다.  

 

오늘 가능한 건 내일도 가능해~!!라는 귀차니즘적인 긍정마인드를 가진 곰 한마리. 내일이면 난 뭔가 잘 할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오늘은 졸린 잠을 계속자는 사랑스러운 곰 한마리. 웃기기 보다는 제멋대로인 생각마저도 사랑스러워지는 녀석의 하루 일과 속엔 의외로 많은 위로들이 숨겨져 있다. 잘 찾아보면 우리는 오늘도 녀석의 행동을 통해 받고 있는 위안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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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걸 고스트 걸 1
토냐 헐리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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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고등학교라는 시스템 속에서 생활하다보면 공통점도 생기나 보다. "공부!대학"을 외치는 입시현실의 절박함이 조금은 덜 해 보이는 미국이었는데 그 곳 역시 기타 등등의 이유로 왕따도 존재하며 "누군가"이기 보다는 "아닌가"에 관심을 더 두고 있는 것을 보면.....

 

살아서는 기억해주는 사람도 특별히 친한 친구도 없던 샬럿은 죽어서 유명해졌다. 짝사랑하던 교내 인기 톱 남학생 데이먼과 물리시간 짝이 되던 날 씹고 있던 곰돌이 젤리가 목에 걸려 그만 죽어버렸다. 그것이 한이 되었던 것일까. 그녀는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저승에 도착하지도 못한 채 학교 지하실 어느 교실에서 사후세계를 공부하는 학생들과 또 다른 수업을 듣게 되었다. 물론 죽은 선생님도 있고.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무관심이다"라던 오스카 와일드 명언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샬럿은 살아서도 교내 투명인간이었지만 죽어서 역시 산 사람들 눈엔 보이지 않는 투명한 존재가 되어 학교 곳곳을 떠돌아 다닌다. 죽었다는 것을 인식했지만 체감하지는 못한 채.

 

 

게다가 치어리더에 날씬하고 예쁜 겉모습으로 인기 여학생 1위인 페튤라 켄싱턴이 싼티나는 대화수준에도 불구하고 데이먼의 여자친구라는 사실은 샬럿에겐 죽어서도 상처가 되는 일이었다. 급기야 그녀는 살아서도 하지 못했던 일을 감행하는데 그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페튤라의 몸에 빙의되어 데이먼과의 사랑을 경험해보고 싶었으나 페튤라의 저항으로 빙의 되지 못했고 2지망으로 유일하게 샬럿이 보이는 페튤라의 여동생 스칼렛의 동의하에 몸을 빌려 데이먼에게 접근한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한 몸에 모범생과 고스족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가운데 헷갈려하던 데이먼은 오히려 그 대조적인 성격에 반해 스칼렛에게 마음이 기울고 이를 지켜보던 페튤라는 모종의 음모를 꾸미게 되고......살아있는 페튤라 뿐만 아니라 죽은 학생 중에서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프루가 샬럿의 로맨스를 사사껀껀 방해하고 있다.

 

 

칙릿에 블랙코미디가 더해진 듯한 미국 10대들의 이야기 속에는 유쾌함뿐만 아니라 우리가 남을 보는 시선과 남이 우리를 향한 시선이 함께 담겨 있다. 얼마전 개그우먼 정선희가 한 프로그램에 나와 타인에 대한 우리의 시선에 대해 말했던 것처럼. 물론 소설 속 아이들은 주목받고 싶어한다. 죽어서도 인기인이 되고 싶어 빙의하는 유령 소녀의 이야기가 바로 [고스트 걸]이다. 하지만 반대로 뒤집어서 보면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인기나 가십이 얼마나 가벼운 것들인지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을 댄스파티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유령 소녀들은 자신들이 속해야 할 세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남겨진 소녀들도 권선징악의 법칙에 따라 처리되었다. 결말만보자면 로맨틱 스토리의 정석이다. 하지만 중요했던 사실은 살아서는 친구가 하나도 없었던 샬럿에게 죽은 후에는 스칼렛과 팸이라는 두 친구가 생겼다는 진실이었다. 왜 살아있을때 이 좋은 일이 그녀에게 생기지 않았던 것일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이 스토리가 진정한 해피엔딩인지 자꾸만 되집어 보게 만드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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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더 레코드 - 카메라 불이 꺼지면 시작되는 진짜 방송가 이야기
강승희 지음 / 북폴리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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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도 아니고 막내도 아닌 어중간한 작가 도라희. 일명 또라이 작가로 불리던 그녀의 인생은 언제나 "머피의 법칙"으로 돌아가고 있다. 출연중인 아이돌 MC와 싸워서 방송사고내고, 비오는 날 이웃을 변태로 오인하고, 길고양이 구하려다가 119 에 태워지고....그녀의 파란 만장한 인생은 언제나 "욱"하는 성질머리에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인격이 보태서 생기는 현상이었다. 

그 도라희 작가가 공중파 또라이에서 케이블의 도보물이 되기까지 산전수전공중전의 사건들이 겹치고 겹치게 되었는데 그 모두가 인연법에 의해 생성된 것들이었다. 도작가 인생 최대의 두 웬수 마리와 최장호 기자. 이 둘과 엮이면서 인생은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바닥을 치면 이제 올라올 길만 남았다고 했던가. 영원한 웬수는 없다고 어제의 재수탱이가 오늘의 복덩이가 되어 도작가를 찾아왔다. 사연을 살피다가 도움을 주게 된 일이 자신의 특종으로 터져 PD의 도보물 작가가 되었고, 전국적으로 얼굴 팔리게 만들었던 기자 최장호는 어느새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 있었다. 

끝이 좋으면 모두 좋은 것이라고 했던가. 훈훈한 해피엔딩과 더불어 카메라 불이 꺼지면 시작되는 진짜이야기는 화려한 이면의 생활들을 담으면서도 그 특유의 유쾌함을 잃지 않아 가볍게 읽으면서 즐거워할 수 있었다.  현업 방송작가가 쓴 만큼 어느 만큼의 진실이 보태어졌는지 알길은 없지만 얼마만큼의 진실이 포함되어 있든 불편함보다는 이해의 눈길로 바라보게 만든다. 

연애도 못하고 그러니 당장 시집갈 일도 없고, 지금 하는 일이 지겹고 이대로 사는 건 싫은 나이 스물 아홉. 그녀의 스물아홉 여름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공짜 비행기 티켓도 생기고, 아군도 많아지고, 직장줄도 든든한 동앗줄로 구비되어 있고 남친도 찰싹 붙어 있다.  지금 그녀만큼 행복한 여인이 있을까. 

시작하면서 그러지 말았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라고 고백했던 그녀의 스토리는 어느새 해피엔딩의 물결을 타고 서른을 맞이하고 있다. 오프 더 레코드. 칙릿의 짜릿함과 버라이어티의 생동감이 더해져 마치 살아 꿈틀대는 싱싱한 물고리처럼 우리에게 펄쩍 뛰어든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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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버돗의 선물 - 한정판 스페셜 기프트 세트 (스태들러 색연필 세트 + 그림엽서 + 케이스)
테드 겁 지음, 공경희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12월
절판


편지를 보내 고통을 짐을 내려놓는다면, 길은 여행하기가 더 수월해지고 이 세상은 살기에 더 나은 곳이 될 것입니다...-59쪽

모두가 힘든 시기였지만 사실 지금보다 더 나은 시절이기도 해요. 사람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친절했으니 더 좋은 때였지요.-89쪽

저희가 선생님이 선택하신 75가구에 포함되지 않는다 해도 선생님이 다른 이들을 도와주시니 다행이라 여길 겁니다.-209쪽

그는 정직한 사람이었습니다. 헤매지 않았고 술을 마시지도 담배를 피우지도 가정부와 키스한 일도 없었습니다. 또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보험금은 지급이 거절되었습니다. 보험사 측은 그는 산 적이 없기에 죽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2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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