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관장님의 옛날이야기 - 묘귀에서 친구로, 전설과 역사 속 고양이와 만나다
마웨이두, 이소정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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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중국 관푸 박물관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들을 <박물관의 고양이>라는 책을 통해 만난 적이 있다. 여전히 잘 살고 있겠지? 궁금했는데, 다른 책 속에서 그 고양이들을 발견했다. <고양이 관장님의 옛날 이야기>라는 책 역시 관푸 박물관 고양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표지모델은 소공자처럼 찍힌 고양이 쑤거거였다. 특별히 사랑받고 있는 것일까? 표지모델인 수거거는 중국어로 아가씨 혹은 공주라는 뜻이란다.

 

중국어를 몰라도 중국의 역사가 생소해도 재미난 이유는 고양이들 때문이다. 노랑이, 노란 고양이라는 표현보다 '귤빛 고양이'라는 표현이 더 귀여워보여서 앞으로는 진한 생강빛 고양이들을 귤빛 고양이라고 불러야지 결심하게 된 것 외에도 중국 영화나 드라마 어딘가에서 봤던 무측천이 고양이를 무서워한 장면이 황후와 소숙비 때문이라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지식도 쌓고 고양이들이 관푸 박물관에 오게 된 사연도 알게 되면서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박물관이 되어 버린 관푸박물관.

 

홍보를 위해 고양이들을 데려다놓았다면 실망했을 거다. 구조된 고양이들이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박물관에 맡겨져 자유로운 환경에서 제 성격대로 살아가는 평화로운 모습. 왜 관푸 박물관 같은 곳이 우리나라엔 없는 걸까. 이상하게도 박물관 근처에서 고양이들을 본 기억이 없다. 더군다나 잘 모살피고 길고양이 밥터가 있다는 얘기도 들어본 적이 없는 듯 하다. 있다면 중국보다 가까울테니 방문해 보고 싶다.

 

뚱뚱해서 뚱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귤빛 고양이 진팡팡,관장님을 닮은 장군같은 고양이 마두두, 대학생의 배낭에 실려온 쑹추추, 매력적인 올블랙 샤오얼헤이,폴드 고양이 쑤거거, 한 번 보면 잊혀질 리 없는 특이한 얼굴의 좡타이지만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제일 마지막장 '관푸 고양이 명부'를 보고 나는 그만 할 말을 잊어버렸으니까.

 

설마 고양이들만 근무하는 박물관인거야? 싶을 정도로 고양이 직원이 가득한 관푸 박물관. 멋지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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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의 백호
백호누나.백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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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이 성격이 다 다른 것처럼 강아지들도 성격이 다 달랐다. 품종에 따른 기질도 있겠지만 개견차가 더 컸다. 만나본 바에 의하면 모든 강아지들이 다 산책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잘 따르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sns스타견 백호는 달랐다. 백호누나가 쓴 책 <이웃집의 백호> 안에는 사람을 좋아하고 낯선 이에게도 친근하게 다가서는 백호의 모습이 보여진다. 백호나 대.중.소처럼 사랑받는 웰시코기들이 많은 요즘, 정말 이 녀석들은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난 천사들인가? 싶어질 정도로 너무 사랑스럽다.

 

다리가 짧고 엉덩이는 통실통실해서 뒤태조차 예쁜 웰시코기. 이미 70만 팔로워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녀석의 일상은 즐거움이 가득했다. 거북이를 줏어오는가하면 옷은 3xl 사이즈를 입지만 신발은 s사이즈를 신고 있으며 발바닥에 굳은 살이 터질 정도로 산책을 즐겨하는데 예뻐해주는 사람들을 또 기가 막히게 잘 알아봐서 산책길에 소고기를 주시는 사장님을 마트에서 발견하곤 짖어대는 영리한 백호. 이러니 사랑받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처음부터 백호를 입양할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었던 백호누나에겐 아픈 기억이 있다. 10년을 가족과 함께 살았던 시츄를 떠나보내고 6년이 흐른 뒤, 백호의 입양을 권유받았지만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고 했다. 사진 한 장 없이 떠나보낸 강아지에 대한 미안함, 그리움.....그래서일까. 백호는 사진도 넘쳐나고 소지품들도 넘쳐난다. 휠체어를 타고서도 백호 산책에 나설 정도라니.......백호는 전생에 독립운동을 했었나보다.

 

옷과 리드줄은 또 얼마나 독특한지...붕어빵 옷을 입은 백호사진에 웃음이 빵 터졌고 "예쁘다고 해주세요/저 좀 봐주세요/다가오면 뽀뽀함/설마하던 백호맞음"이라고 적힌 글을 달고나온 백호를 보고 웃음이 또 터지고. 지나치는 길에 백호를 보면 처음 만나더라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겠다.

 

살가운 백호의 성격도, 백호를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백호누나도 멋지다. 산책회라는 이름 하에 백호를 만나러 온 사람이 서울산책회에선 350명, 부산에선 400분 이상이 참석했다니....백호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르나보다. 웃는 얼굴이 매력적인 백호. 특이하게도 병원가는 일을 즐기고 밖에서도 수의사 쌤을 발견하면 작은 발로 뛰어간다니.....백호의 전국 여행을 미리 알았다면 어느 도시에선가 기다리고 있다가 만나볼 수 있었을텐데...아쉽다. 하지만 백호의 일상은 sns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봐야겠다. 행복한 개 백호의 즐거움을 전달 받고 싶다면, <이웃집의 백호>를 펼쳐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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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의 윤무곡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4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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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드라마, 법정소설,법정이 등장하는 범죄소설....한 번이든 두 번이든 카타르시스급 반전이 등장하는 재판 소설을 꽤 많이 봐왔다고 생각했는데도 나카야마 시치리의 [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는 읽을 때마다 감탄하게 만든다. 분명 선량한 쪽을 응원해야하는데도 묘하게 레이지가 이기기를 바라고 있는 마음이라니. 그는 과거 어린 시절, 이웃의 여자아이를 토막내어 신체를 각각 배달했다고 해서 '시체 배달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소년이었다. 일말의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 응당 느껴야할 희노애락이 배제된 그에게 '속죄의 의미'를 가르쳐준 이는 가족이 아닌 교도관 이나미로 앞선 시리즈에서 그를 변호한 적이 있다.

악덕 변호사라고 불리면서까지 자신만의 남다른 속죄를 해 온 레이지에게 더 등장할 의뢰인이 있을까? 싶었는데, 놀랍게도 시리즈 4권에 등장한 건 가족이었다. 단 한 번도 소년을 면회 온 적이 없으며 이름을 바꾼 그처럼 성을 바꾼 채 살아가고 있던 엄마와 여동생의 등장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재혼한 남편을 살해한 의혹을 받고 있는 엄마와 지난 세월의 원망을 가득 담은 채 아무도 변호해주지 않는 엄마의 변호사로 이제껏 미워하며 살았던 오빠를 찾아온 여동생.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는 혼란스러워했다. 물론 보통의 사람들과는 달리 감정에 휩쓸리진 않았으나 침착성을 잃고 이나미를 찾아가기도 했다. 가족보다 더 가깝게 느끼고 있는 이나미는 역시 누구보다 레이지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자네한테는 이익과 손해를 순식간에 계산하는 능력"이 있다며 있는 그대로의 그를 인정해 주었고 그와의 만남으로 힘을 얻은 레이지는 범죄자의 가족으로 살아온 모녀의 과거, 파혼당한 여동생, 재혼한 어머니의 삶을 살펴보다가 두 가지 틈을 발견해냈다. 유리하게 작용할 지 불리하게 작용할 지 알 수 없는 두 개의 사건을.

 

 

어머니와 재혼한 남자는 전부인을 사고로 잃었다. 묻지마 살인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는데, 범인은 조현병 환자라는 이유로 법의 사각지대로 빠졌고 책임을 다해야할 가족은 야반도주했다. 보상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던 다른 피해 가족과 달리 재혼남이 노선을 달리 한 이유가 밝혀진다.

 

또 하나의 사건은 레이지의 친부가 자살한 과거 속에 있었다. 감옥에서 자살한 아버지의 소식을 전해듣곤 책임을 회피한 부모라고 생각해왔는데 그 모험금이 피해자 가족에게 일부의 보상금으로 지급되었다는 사실을 전해듣게 되면서 그는 이제 어머니가 진짜 살인범은 아니까? 의심을 싹 틔우기 시작했다. 친구와 재혼남은 둘 다 목을 매단 채 자살했고 정황이 비슷했다. 두 개의 사건에서 그의 어머니는 둘 다 무죄일까? 아니면 그 중 하나의 사건에선 유죄일까?

 

묘한 시점에 듣게 된 어머니를 통해 물려 받았을지도 모를 '살인 유전자'. 항상 가족과도 섞이지 못한 채 이질감을 느껴야 했던 그는 정말 살인을 할 수 밖에 없는 유전자를 타고난 것일까. 이야기가 중후반까지 흘러도 이 물음들이 머릿 속을 파고들면서 책의 흐름을 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을 한 번 손에 들면 웬만해서는 멈추지 않고 끝까지 다 읽게 된다. 그리고 의문이 해소된 시점에도 무직한 화두가 남겨진다. 인간에 대한 고찰이.

 

어렵지 않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범죄소설이라 작가의 다음편을 또 기다리게 되는데, 벌써 5권은 변호사 사무실 직원인 '요코'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는 소식이 들려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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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4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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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으면서 단숨에 4권까지 달려온 [잠중록]. 책과 책 사이 번역본이 출간되는 시기가 제법 짧아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이어 읽을 수 있었던 잠중록은 총 4권 완결본으로 가족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도망자가 된 소녀 '황재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인이 있어 집안끼리의 혼담을 마땅찮게 여기다가 할머니를 비롯한 대가족을 독살했다는 누명을 쓴 재하. 일찍부터 아비를 따라 다니면서 여러 사건을 해결해 온 천재소녀 재하의 인기만큼이나 살해범이 된 그녀의 사연은 대중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와 어딜가나 그녀의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에 진짜 살인범을 찾기 위해 왕의 넷째 형제이자 한번 본 건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기왕에게 접근한 뒤 환관 양숭고로 신분을 숨기고 살면서 여러 사건을 풀어내고 억울한 자가 없게끔 진실을 밝혀내다가 결국 그녀는 누명을 벗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기왕부 환관이 황재하임을 알게 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가면서 4권에서는 황재하로 돌아온 그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겉으론 차갑게 보이지만 키다리 아저씨처럼 재하를 보살피는 기왕과의 로맨스는 파혼이 성립되지 않은 왕가와의 혼약과 곧 죽게 될거라는 이서백의 운명이 걸린 예언으로 말미암아 위태로워진다. 거기에 악왕의 자살사건까지 보태지면서 기왕의 생사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사랑하는 남자를 지키기 위해 재하는 풀어야 할 난제들이 쌓여만 간다. 기왕과 친한 악왕은 왜 두번이나 목숨을 내던지면서까지 기왕을 음해했을까?기왕이 가진 종이의 글자들은 어떻게 적절한 순간 붉은 동그라미가 쳐지는 것일까? 그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장항영은 어째서 재하를 죽이려고 한 것일까? 붉은 물고기 아가십열을 키우는 양공공은 어디까지 믿어야 좋을까? 이 시점에서 기왕 이서백이 역적 방훈의 망령에 씌였다는 소문은 왜 파다하게 퍼진 것이며 왕의 의중은 과연 무엇일지......파헤쳐나가다보면 과거 선왕의 죽음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가 죽으면서 남긴 유지가 누구를 향해 있는지 밝혀진다.

 

보통의 중국사극 드라마에서처럼 중국소설 [잠중록] 역시 끝은 해피엔딩이다. 타임슬립이 아니어서 좋았고 방대한 양에 비해 쉽게 읽히면서도 속도감을 늦추지 않고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가독성이 좋았다. 책으로 읽었던 이 소설, 드라마로 볼 수 있을까. 영상으로 만나도 나쁘지 않을 [잠중록]을 드라마나 영화로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이 정도의 인기라면 가능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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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 짓다 - 듣는 순간 갖고 싶게 만드는 브랜드 언어의 힘
민은정 지음 / 리더스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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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하나로 이미지가 결정된다. 우리 주변에 사람부터 시작해서 책, 공산품, 가전제품, 음료, 화장품 등등.....불리지 않는 건 없다. 생명이 있든 없든 나름의 이름이 붙여져 있다. 가끔 광고를 보면서 '저 이름은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이름일까? 무슨 의미일까?' 싶을 때가 있는데 , 그 이름은 만드는 전문 직종인 '버벌리스트'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브랜드 ; 짓다]를 읽기 전까진.

 

버벌리스트. 어떤 일을 하는 지는 알겠는데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어떤 것을 전공해야 유리한지, 어떤 성향의 사람이 선택하면 좋은 지...궁금해졌다.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저자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25년간 50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카누,티오피, 오피러스, 자연은, 굿베이스'등을 네이밍 했고 최근엔 평창 올림픽 슬로건까지 그녀의 손을 거쳐 갔다.

 

첫 시작이 1994년부터라고 하니 참 오래된 듯 싶은데, 년수에 비해 이 직종은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 전문직종으로 여겨졌다. 글은 누구나 끄적댈 수 있다. 메모를 남길 수도 있고 일기를 쓸 수도 있다. 하지만 글밥을 먹는 일, 재미있게 쓰는 일, 법칙에 맞게 쓰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시를 짓는다거나 카피라이팅을 하는 것처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일은 더 어렵다. 그런데 네이밍이다. 버벌리스트가 세상에 내놓아야하는 건 짧고 임팩트 있는 한 단어다. 기업의 이미지를 담아내면서 제품의 제품의 정보와 새로움까지 나타내야 한다. 그뿐인가. 참신하지 않으면 경쟁력에서도 뒤진다.

 

하나를 만들어내기도 어려운 일 같은데, 무섭게 느껴진 건 어느 페이지에 적혀 있던 한 문장이었다. "이 중 선택되는 것은 단 하나다"라는 말. 수천 수백가지의 아이디어 중에서 단 하나가 선택된다. 현재 우리가 매일 광고를 통해 접하는 기업의 모든 제품의 이름이 이렇게 만들어졌겠지. 하지만 어떤 이름은 생소하고 또 어떤 이름은 식상하다. 반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이름도 있다. '어떻게 불리느냐가 가치를 만든다'라는 말에 공감이 가는 이 유다. 어떻게 하면 버벌리스트가 될 수 있나? 에 집중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버벌리스트로 걸어온 길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읽어보면서 이 직종이 얼마나 힘든지, 그러나 얼마나 매력적인지 깨닫게 되었다. 다시 태어나면 버벌리스트? 그런 재능은 없으나 이렇게 남다른 직종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나는 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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