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6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찻자리, 디자인하다
이연자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회에서 사귄 친구중에 학창시절 친구들보다 더 가까이 지내는 벗이 있다. 리사 시의 소설 [소녀와 비밀의 부채]에서 언급되던 "라오퉁"관계인 그녀와 나. 맞아서 가까워진 것이 아니라 서로 맞추어가며 친구가 된 사이라 더 소중하고 언제나 먼저 배려해주는 친구라 미안하면서도 고맙다.

그 친구가 이 책을 보며 떠올려졌다. 자주 통화하고 안부를 전하고 있지만 매일 만나지는 못하는 터라 종종 친구가 많이 보고플때면 얼른 달려가기도 하는데, 당시 그의 신랑과 내 남자친구의 질투 아닌 질투를 받으면서도 우리는 함께 있어 늘 즐거웠다. 때로는 수다스럽게 때로는 아무말없이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친구. 서로에게 없는 자매처럼 우리는 흉허물없이 온갖것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는데 그럴때면 오래 머물 장소가 필요하기도 했다. 

차를 좋아하는 친구와 커피를 즐겨마시는 나는 서로의 장소에 데리고 가면서 취향이 섞이게 되었는데 "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하고 술은 마시는 민족은 망한다."는 차에 나오는 구절을 이미 알아 서로 웃으면서 이야기하곤 했다. 술을 2차 3차 가는 것처럼 차를 2차,3차 가면서.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이 친구 덕분에 가게 되었던 근사한 찻집 중 한옥에 앉아 오던 비를 운치있게 바라보며 코스(?)차를 마시던 기억이 난다. 그때 우리의 찻상에도 다식이 나왔었는데 금새 부서져버려 맛을 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책 속에서는 다식뿐만 아니라 야채보쌈, 예쁜 화전도 있어 이것들을 맛보았으면 좋았겠다 싶어진다. 또한 씁쓰레한 풀맛 차들과 달리 가루차 잣죽은 걸죽하면서도 맛나보여 다음에는 그 차를 마셔보아야겠다 싶다. 

이렇게 따뜻하고 다정스레 차를 즐기는 시간을 갖다보면 옛 세월의 여인이 되어 규방에 앉아 차를 마시는 착각이 일때가 있는데 그 착각은 또 착각대로 근사한 것이라 굳이 멈추려해 본적이 없다. 옛 여인들의 어투를 흉내내어 농짓거리를 해 보기도 하고 주거니 받거니 데워가며 우려마시는 차는 언제나 따뜻해서 좋았다. 

날씨가 좀 더 추워지면 그때 그 찻집을 친구 손 잡고 또 거닐러 가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행, 박물관 빼놓고는 상상하지 마라
이병학 글 사진 / 꿈의지도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큐레이터가 소개했던 박물관들과 겹치는 곳곳들이 있긴 했지만 22곳이라는 박물관 수는 놀라운 것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하나같이 똑같지가 않다. 유물위주로 전시하던 과거와 달리 우리 박물관들도 개성을 내세우기 시작한 것일까. 

떡 박물관, 소금 박물관, 장생포 고래 박물관,한국 등잔 박물관, 국립 등대 박물관, 쇳대 박물관, 고성 탈 박물관, 화폐 박물관, 술 박물관 리쿼리움, 한의학 박물관, 국립 해양 유물 전시관, 대가야 박물관 등등 그 이름을 이루 다 열거하기 힘들만큼 멋진 박물관들이 있어 우리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 몇몇 박물관은 유명해서 이름만 아는 곳도 있고 몇몇은 직접 가보았던 곳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구경한 곳들도 있다. 

해당 박물관들을 좀 더 잘 구경할 수 있도록 주소, 홈페이지,관람시간,전화번호, 관람료, 체험행사에 대한 정보가 있는 것은 다른 책들과 비슷했지만 추천지수라고 해서 체험성, 전시물 수준, 독창성,주변여행지, 이동선호동 이 5단계로 나눈 점수야 말로 이 책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점수를 기준으로 해서 좋아하는 박물관부터 차례차례 순례를 떠나보는 것도 멋진 여행계획 같아 보였다. 

또한 너무나 맛나보이고 고와 보였던 진달래 화전이나 장미 화전 등등은 요즘 아이들은 구경해 본 일이 없는 것들인지라 박물관을 통해서라도 꼭 구경다녀오면 좋겠다 싶어졌고 각종 신앙탈을 보며 아이들이 미소지을 수 있도록 학교밖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면 참 좋겠다 싶어지는 곳들이었다. 제목처럼 박물관을 빼놓고 여행을 감히 상상해서는 안 될 말처럼 느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리에서 발견한 단독주택 인테리어 에디션 드 파리 Editoin de Paris 3
에디션 드 파리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파리 시내에 자신의 집을 갖는다는 것은 드문일이라고 한다. 국내나 외국이나 자신의 집을 갖는다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인가보다. 그러고보니 얼마전 노르망디에 커다란 고성을 사서 이사한 가족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그들 가족은 아주 축복받은 가족임에 틀림이 없어보인다. 그저 한 채 인 집을 장만하는 것도 등골이 휘는 일인데 하물며 성이라니....구매뿐만 아니라 유지보수까지 얼마나 많은 돈을 들여야 하는 일일지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에서 많은 숫자들이 매트릭스처럼 흘러간다.

그런 파리에서 단독주택에서 사는 가족들의 인테리어를 엿보는 일은 흥미로운 일이다. 꼭 파리라서가 아니라 누구의 집이든 겉은 똑같은 아파트일지라도 속속들이 내부는 다 다른 법이니까. 멀리 파리에서의 집구경이라고해서 그 설레임이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원래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보니 어린 시절부터 남의 집 집구경 가는 것을 즐겼던 나로서는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인테리어 책을 사모으게 되는 충동을 멈출 수 없을 때가 있다. [파리에서 발견한 단독주택 인테리어]라는 긴 제목의 책을 발견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몇 장 넘겨보다가 구매하고 마는 충동. 어쩔 수 없다. 책이니까.

파리 주택의 인테리어는 깔끔하지만 예상외로 꽤 알록달록한 모습들이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절대 촌스러울 것이라는 편견을 가져서도 안된다. 매우 세련되게 꾸미면서도 자신의 취향을 양보하지 않은 그들의 똑똑한 인테리어를 이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되니 말이다. 

파리지앵의 인테리어는 모두 특색이 강하고 인상적이었는데 그래픽 디자이너 스테파니의 집은 핑크와 레드 천지였고, 차고를 개조해 사는 카린의 집은 깜짝 놀랄만큼 멋지다. 차고라는 설명을 먼저 읽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심장이 멎을만큼. 4년째 살고 있따는 그녀의 멋진 집이 탐나는 까닭은 인테리어 때문이었다. 

세상에는 색상 하나로도 포인트를 주고 알록달록하면서도 촌스럽지 않게 집을 꾸미고 사는 인테리어의 고수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비한 꽃염색 천연염색 쉽게 배우기
허북구 외 지음 / 중앙생활사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예전에 감동적으로 시청했던 드라마 한 편이 있다. 단편이었는데, 눈을 떼지 못할만큼 아름답고 가슴 절절했다. 결국 대본까지 구해 여지껏 소장하고 있는데, 그때 여주인공이었던 배우 홍은희는 그래서인지 이후 어떤 역할을 맡아도 내겐 아름다운 배우로 기억된다. 그 드라마에서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각인되어서.

[우리가 물이 되어]라던 드라마 속에서 홍은희는 천연 염색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시부모님과 함께 천연 염색을 해서 그 천을 널어 놓은 장면이 그 어느 영화의 장면보다 색감적이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때 염색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했었는데 이후 달리 배울 곳이 없어 잊고 있었던 감동을 천연염색에 관한 책 한 권으로 되살리고 있다. [신비한 꽃염색 천연염색 쉽게 배우기]는 그렇게 추억과 감동을 함께 하면서 구경하게 된 책이다. 

아름다운 천연염색에 사용되는 염료는 대부분 식물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다른 말로는 자연염색으로도 불린다고 했다. 색상이 은은하고 친환경 적이라 인체에 해가 없으며 치료효과까지 있지만 다만 시간이 많이 들고 같은 색상을 얻기가 힘들며 탈색까지 잘 되어 보급화 되는데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긴 했다. 하지만 덴파레를 이용한 염색 서첩이나 압화 악세사리용 거울을 보면 얼마나 아름다운지...그 몇가지 단점은 뒤로 하고라고 배워보고 싶게 만든다. 

전통은 잇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게 되는 당연함을 내포하고 있는데 천연염색도 그런 맥락에서 충분히 매력적이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런 집에 살고 싶다 - 사랑이 있는 풍경
변상태 지음 / 정음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현대와 고전이 함께 하는 곳, 세이재.
한동안 두 드라마를 통해 우리는 한옥의 아름다움을 실컷 구경했었다. 그런데 한옥이 아니라도 집에는 이렇듯 이름을 붙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왜 전원주택에는 이름을 붙일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세이재. 귀를 씻는 집이라는 뜻의 이 집엔 열심히 살다 아쉽게 떠난 아내에 대한 저자의 추억과 그리움이 묻어있다. 그녀에 대한 최선의 예의라며 열심히 추억을 다스리며 사는 한 남자. 
어느 남편이 이렇듯 절절하게 아내에 대한 그리움으로 집 구석을 구석구석 살피며 살 수 있을까. 

누구나 꿈꿔볼만한 전원주택이지만 집이라기보다는 예술품 전시공간 같은 곳이 바로 세이재였다. 현대와 고전이 함께 하면서 아내에 대한 추억이 서린 집. 5년간 투병하다 떠난 아내를 위한 집. 집 한 채에 이토록 많은 볼거리가 있는 까닭은 아내에 대한 저자의 추억이 어려서가 아닐까. 

세이재를 구경하면서 자꾸만 그 드라마가 생각났다. 아내와 딸을 위해 지은 집에서 아내가 죽자 집을 떠났던 주인공 아버지가 생각나서였다. 그 아름다운 한옥과 책 속의 전원주택은 닮아 있지 않았지만 두 가장의 마음만은 닮아 집을 더 아름답게 빛내고 있었으므로...

이런 집에 살고 싶다는 제목은 비단 그 모양과 형태만 말하는 것은 아니지 싶다. 그보다는 그 집에 살면서 그리워 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채워진 공기와 추억에 대한 부러움으로 붙여진 제목이 아닐런지.

오늘 저녁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추후 내 미래의 남편도 이런 마음으로 살아주면 좋지 아니할까. 라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6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