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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드라마 - 여자가 꿈꾸는 사랑의 모든 것
가쿠타 미쓰요 지음, 안윤선 옮김 / 예담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스물. 
스물이라는 나이는 자유와 희망의 상징이다. 10대때엔 얼른 어른이 되고 싶어서 꿈꿔보는 나이가 바로 스무살이다. 스무살만 되면 어른이 되어 멋진 연애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아무에게나 터치 받지 않고 자유스럽게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환상을 가지게 하는 나이이다. 20대가 넘어서면 스물이라는 나이는 아주 어리면서도 풋풋한 추억을 가진 핑크빛 나이로 기억되어 있다. 스물이라는 나이는 이래저래 우리에게 좋은 기억을 주는 나이이다. 

그렇다면 서른은 어떨까.

서른.
서른은 무언가 완성된 나이이며 늙어가는 길목에 있는 이정표 같아 쓸쓸함을 안겨준다. 많은 책들이 그래서 서른이라는 나이를 언급하며 책 제목으로 꼽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이 서른. 무엇을 할 수 있는 나이일까. 나이 서른. 무엇을 해야 적당한 나이일까. 

나이 마흔. 
누군가는 죽었고, 누군가는 무료하고 누군가는 새로 시작해야하는데 너무 늦은 것 같고 누군가는 더이상 꿈꾸기 어려운 나이라고 하고. 불혹이라는 어두운 이름처럼 마흔은 블랙빛 나이처럼 느껴진다. 아직 가보지도 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마흔은 참 싫을 것만 같은 나이다. 

다행스럽게 오늘은 마흔이 아닌 서른에 관한 책을 살펴보고 있었다. 서른에 관한 소설들. 누군가의 아내들에 관한 이야기나 골드미스들만 모아놓은 소설이 아닌 드라마틱한 사랑을 꿈꿔도 좋을지 살짝 걱정스럽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소설. 나오키 상을 수상한 작가 가쿠다 미쓰요는 서른을 그렇게 정의내리고 있다. 

그녀는 툴툴대는 서른을 이야기하고 있다. 애인없이 지낸 14년 하고 3개월이라는 시간. 긴 시간동안 다른 사람들이 이룬 것들과 비교하면서 "너무해"라고 투덜거릴 수 있는 나이. 서른.

그런 드라마틱한 사랑을 꿈꾸고 싶어하는 서른이 모인 소설. 하지만 생각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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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파더 스텝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처방해드립니다. 라는 책은 기억속에 이상한 책으로 남아있다. 
이상한 나라에서 출판한 것만 같던 그 이상한 소설. 
그 소설에도 도둑이 나온다. 도둑질 하러 들어갔다가 이상한 아이에게 사로잡혀 버려 꼼짝없이 아빠 행세를 해야만 했던 사나이에 관한 진실. 그 진실의 끝이 서프라이즈 같아서 좀 어이없긴 했지만 보는 내내 흥미로웠던 소설이긴 했다. 

좋아하는 작가인 미야베 미유키의 [스텝파더 스텝]은 그 소설과 일맥상통한다. 
이 곳에도 도둑이 나온다. 이 도둑은 은퇴한 변호사인 아버지가 물어다주는 부정적인 일들만 골라서 하는데, 훔쳐도 될만한 집을 골라 터는 일명 "의적놀이"를 하는 도둑이다. 하지만 남을 돕기 위해서라거나 부정적으로 부를 축적한 부자들을 골리기 위한 의적들이 아니라 그들은 자신을 위해 재물을 훔친다. 그래서 그들은 바르게 말하자면 의적은 아니다. 

그런 도둑이 아버지가 찍어준 홀로사는 여자의 집을 털기 위해 그 윗집에서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방범 시절이 뛰어나 그 집에 바로 들어가지 못해 윗집에서 시도하는 순간, 하늘은 어이없게도 번개를 내려 그를 기절시킨다. 번개가 그의 머리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깨어나보니 그는 윗집 쌍둥이에게 사로잡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요구대로 아빠행세를 한다. 여기까지 줄거리만 보면 책을 처방해드립니다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책을 처방해드립니다.가 하드고어적인 스릴러로 줄거리를 유통시키는 동안 [스텝파더 스텝]은 사회적인 문제로 줄거리를 몰고간다. 쌍둥이만 살고 있는 집엔 어른이 없다. 부모는 각자의 파트너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버렸고, 쌍둥이는 어른 없이도 살림을 잘 꾸려나가고 있었다. 게다가 쌍둥이와 가짜 아빠인 도둑은 여섯 가지 에피소드들을 거치면서 더욱더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쌍둥이의 부모 중 누군가가 돌아오겠지만 도둑은 생각한다. "내일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자"라고. 이 얼마나 긍정적인 생각인지. 무모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이들의 동거생활은 그간 미미여사가 보여주었던 치밀성을 약간 벗어나 보인다. 한결 밝은 작품이라고나 할까. 저자의 이름을 보지 않았다면 다른 작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했을 만큼 이질적인 작품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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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독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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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를 읽었을때 끔찍했던 부분은 원한에 의한 살인이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그에 따른 타당한 이유가 존재해도 살인은 환영받지 못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그런데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인간의 생명을 가볍게 다루어 버렸던 주인공이 있던 화차는 실제 일어난 사건처럼 뒷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렁 [화차]보다 더 끔찍한 인물을 미야베 미유키는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이런 유형이 꼭 한명씩은 있을 법하지만 보통 우리는 평생 한 명 정도 알다갈 뿐이다. 그것도 아주 재수가 없을 경우에만. 그렇지 않고선 대부분 실수를 하거나 사고를 쳐도 사과하고 미안해하며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이라는 사실로 서로를 감싸안을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말하지만 그것이 고의성을 띄면 문제가 된다. 

겐다 이즈미는 인간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독"적인 인간이었다. 사이코 패스조차도 되지 않을, 자신에 대한 연민과 정당화로 똘똘 뭉쳐 남들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인물이었다. 구제불능. 꼭 그런 인간형이며 설령 자신의 거짓말로 인해 남의 인생이 망가지고 죽어버리는 사람이 생겨도 괴로워하지 않는다. 통쾌해할 뿐이다. 타고난 거짓말쟁이. 그러는 그런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하시타테와 다르다. 결국 사람을 죽였지만 하시타테는 괴로워하며 반성하고 있었다. 그 반성으로 누군가가 다시 살아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 더 스스로를 자학하게 되었고 그는 조금씩 자신을 절망으로 방치하면서 살고 있었다. 

이 점에 우리는 겐다와 다른 동정으로 하시타테를 바라볼 수 있었다. 바로 이 때문에. 
이름 없는 독을 읽으면서 세상에는 겐다같은 인물도 하시타테 같은 인물도 존재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될 수 있으면 마주치면서 살고 싶지 않은 종류의 사람들이지만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읽으면서도 씁쓸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얼마전부터 시청하고 있는 미국 드라마 덱스터의 주인공인 덱스터가 겐다를 만나면 어떨까. 일어날리 없는 상상을 해보면서 우울한 기분을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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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갑이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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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는 사회적인 눈을 가진 이야기꾼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문학적인 면모와 대중적인 면모 이 둘 다 지니고 있는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재미있다. 가끔 그 재미를 지나서 너무나 심각하게 사회를 되돌아보게도 만든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이 세상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몇명이나 될까. 정치인, 경제인, 저널리스트를 제외하고는 매일매일 살아가는 현장에서의 삶에 우리는 묻혀 산다. 그런데 미미여사의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우리는 심각해진다. 아, 우리가 이런 세상에 살고 있구나 라며-.

함께 나누어야할 사회문제, 심각하게 섞어 곪아지고 있는 세상의 어딘가를 들춰내게 만드는 특별한 힘을 가진 미미여사가 이번에는 지갑을 통해 우리 사회와 인간의 욕망을 헤집어내고 있다. 

10개의 지갑이 각각 주인의 삶과 그 현장에 함께 함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쏟아낸다. 지갑들의 마음이 바로 작가의 목소리다. 그녀는 이렇게 자신의 목소리를 간접적이면서도 직접적으로 질러댄다.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린 사람들. 형사, 탐정, 목격자, 피해자 그리고 가족들의 지갑은 발언권을 가지고 그 사건에 개입한다. 92년도 소설이지만 지금 현재의 이야기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세련되고 거침이 없다. 시점도 다르고, 화자도 다르지만 이 연작 장편은 쉽게 읽힐만큼 유기적이다. 하나를 빼도 좋고, 다른 하나가 첨가되어도 좋을 계속될 수 있는 이야기감을 열차처럼 붙여 놓았다는 점도 작가의 역량을 충분히 대변해 주는 일이기도 하다. 

지갑이기에 가능한 엿보기. 하지만 우리는 지갑처럼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무언가 구경만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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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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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부모에게 살해 당하다...

모든 사건의 시작은 아카네였다. 그녀가 부모에게 살해당하면서 사건은 파헤쳐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도시코에게 의뢰받았던 사건인데, 중반부터는 아케네의 동생 세이코까지 사건을 정확하게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는 가운데 도이자키부부가 협박받고 있었던 사실이 들통나게 되고, 그 대상이 아카네와 사귀던 남자였음이 밝혀진다. 질이 나쁜 소년 아키오. 그와 아카네는 한 여자를 성폭행하고 죽였으면서도 죄책감을 전혀 갖지 않았다. 그 일이 부모를 폭발하게 만들었다. 그 동안 참아왔던 감정이 폭발되면서 제대로 키우지 못한 자신의 딸을 목졸라 죽여 버리게 된 부부.



9년 전, 한 사건에 휘말리다...

시게코에게 그 사건은 상처였다. 그 상처를 극복하는데 9년이나 걸렸지만 아직 쓰리고 아프다. 그런데 도시코의 의뢰를 받으면서 역으로 상처를 극복해내고 있다. 용기와 사람이 그녀의 상처구멍을 감싼다. 9년전 사건으로 알게 된 형사까지 동원해가면서 그녀는 사건에 접근하고 아키오가 여전히 기생인간 상태로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해낸다. 그리고 하나의 사건이 또 발생한다.


초등학생 사토 마사코 실종사건...

왜 이 나이 때의 아이들은 엄마말은 죽어라 듣지 않는 걸까. 동네에 소문이 좋지 못한 이웃이 이사오고 마사코의 엄마는 딸에게 그 집 근처로는 다니지 말라고 말한다. 하지만 평소 엄마가 자신보다 동생을 더 예뻐한다고 심술을 부리던 아이는 일부러 그 집 근처를 배회하기 시작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  그 수상한 집은 아키오가 공범들과 3인조로 여성들을 유인해 폭력과 탈취를 일삼던 곳이었다. 탈출을 감행하는 여자를 살해하기도 하고, 기웃기웃하던 초등학생 마사코를 납치해 탈수상태로 방치해버리기도 했다. 애초부터 인간이기를 포기한 녀석이 아키오였던 것이다.  


낙원...

모든 사건들이 해결되고 이번에는 "상처"대신 "사람"이 남았다. 따뜻한 유대관계를 형성한 도시코,시게코,세이코. 세 "코" 여성. 그리고 첫사랑 부자와 다시 상봉한 도시코. 작중 작가의 말처럼 진실이 반드시 사람을 치유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실이 밝혀졌기에 그들이 낙원을 갖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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