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콜라 쇼콜라
김민서 지음 / 노블마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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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어도 달콤해지는 소설이 있다. [쇼콜라쇼콜라]는 칙릿도 아니고 남녀의 근사한 로맨스도 아니면서 여성독자들을 끌어당기는 달콤함이 담긴 소설이었다.

 

너무나 다른 두 여자. 그것도 태어나면서부터 늘 비교당해왔던 두 사람.

 

미스 엄친딸인 단희는 너무 맑은 물이라 타인과의 소통이 어려워늘 왕따를 당해야했고 미스 오지랖인 아린은 학벌,직업, 남친에 이르기까지 엄마의 자랑이 되지 못한 채 껍데기뿐인 20대를 살고 있었다.

 

백단희와 도아린은 이제 한 집에 산다. 서로가 가진 것에 더 높은 점수를 주며 살았던 그들이 한 지붕 아래 산다는 것은 묘하게 이질적이면서도 또한 묘하게 기대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보태게 만들고 있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있는 동물이 아니다. 사회 속에서건 가정 속에서건 언제나 타인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면서 점점 변해가는데 정반대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온 단희와 아린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어 상대를 변하게 만들게 될지가 읽는 내내 궁금했었다. 추리소설을 야금야금 읽어가듯 조금만 더 읽으면 조금만 더 보면 나오겠지 싶어지는 조바심때문에 소설 한 권을 순식간에 후딱 읽어 버렸는데, 역시 소설은 제목만큼이나 달콤한 엔딩으로 우리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아린의 2층에 사는 무시무시하게 뚱뚱한 여인의 사연을 듣는 날 그녀의 입으로 내뱉어진 대사가 진정 작가가 내뱉고 싶은 말이었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그 대사를 나는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

 

"어느 인생에나 탈출구는 있는 법이야. 찾으려는 의지가 있느냐, 언제 찾느냐가 문제지.."라던.

 

다른 소설에서 나왔다면 교과서적인 교훈이 될 법한 문장이 쇼콜라 속에선 달콤함 속에 숨겨진 짜릿함처럼 단물과 함께 배여 흘러나오고 있었다.

 

인생이 그러하듯 모든 것이 지난 후 그들은 모두 행복해지고 있었다. 그들이 삶을 다 산 것이 아니니 모두가 행복해졌다는 식의 해피엔딩 멘트를 남기기 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고 싶은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행복해지고 있었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표현 같았다.

 

그들 앞에 나타났던 것은 터닝 포인트도 티핑포인트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정답 없는 인생에서 이제 인생을 정답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찾게 되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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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방
김미월 지음 / 민음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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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갔다. 이사 왔다. 이사했다...
 
이사는 참 재미난 말이다. 어떤 말이든 옮겨 다닌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렇게 일상적이면서 평범한 단어가 소설의 소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일이 없는데, 별다른 에피소드도 두 중심인물의 만남도 없이 철저하게 재미난 스토리를 완성해나갔다.
 
여덟 번째 방.
 
제목만으로는 그 어떤 것이라도 상상할 수 있는 흥미로움이 묻어 있지만 정작 그 방의 중요성은 영화 [시월애]에서처럼 같은 공간에,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남녀를 품었던 곳이라는 정도일뿐 방안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따위는 없었다. 애초에 잠만 자는 방. 이라는 말에 혹해 월10만원의 방을 구경 왔던 영대가 문만 닫으면 시커먼 것이 딱 관이라고 해도 좋을 코딱지만한 지하 방을 덜컥 계약한 이유는 옆방에 사는 아름다운 여학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여학생과는 늘 마주치지 못한 채 정작 영대가 마주하게 된 것은 먼젓번 살던 이가 남겨두고 간 노트 몇 권이었다. 남의 것에 손댄다는 것은 너무 착해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곤 했던 영대의 성격에 맞지 않는 일이었으나 웬일인지 읽고 싶어져 넘겨 본 노트는 누군가의 일기이자 소설이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또 한 명의 인물 지영
 
그녀는 시골 해변 마을의 서점 집 딸이었고 친하게 지냈던 남학생 관은 무당의 아들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관의 식구들이 고향을 소리소문 없이 떠났고 시간이 흘러 서울로 진학을 한 지영은 다시 관을 만나게 되지만 이전과는 또다른 이질감으로 인해 그와 다시 헤어지게 된다. 동화 속 시골 쥐가 서울에 와서 모든 것에 혼란을 느끼듯 지영의 혼란은 환경과 시국 둘 다에서 온 것이었다. 반면에,
 
되고 싶은 것도 없고 되는 일도 없는 스물 다섯 청년, 영대는 지영의 방으로 들어온 첫 사흘 동안 잠을 잘 수가 없었노라고 고백했다. 왜였을까? 하지만 곧 정신 없이 잠에 빠져버린 영대. 그리고 "이제는 당신을 용서하려 합니다."라고 잘못 전달된 7814로부터의 문자 한 통. 그 문자의 주인공은 끝내 밝혀지지 않은 채 영대가 지영의 노트를 다 읽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누가 보낸 것인지는 모르지만 묘하게 노트를 읽는 영대의 속도와 잘 맞게 도착하는 문자들. 마치 추리물처럼 시선을 사로잡는 양념 같은 문장에 이끌려 소설 읽기는 계속 진행 된다.
 
우리에겐 소설 속 인물이지만 안에선 노트의 독자인 영대의 경우, 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없는 평범한 녀석일 뿐이지만 바로 그런 면에서 영대와 지영은 닮아 있었다. 정상적인 범주에서 살아가는 주변인들과는 다르게 욕망도 희망도 없어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가장 잘 알고 있으면서도 다른 대안 점을 찾지 않는 그들의 모습. 어쩌면 남자로 태어나면 영대, 여자로 태어나면 지영으로 살고 있을 이 땅의 모두에게 그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로 쓰려고 작가는 소설을 활용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기 시작했다.
 
이제 노트로 인해 타인의 삶을 알고자 하는 욕망이 생긴 영대와 고백적 글쓰기를 통해 소통을 시작한 지영. 그들이 잠시 머문 작은 방은 그들로 인해 소통의 장소로 승화되어 여덟 번째 방은 그들에게 더 이상 잠만 자는 방이 아니게 되었다.
 
드라마와 영화화 되기보다는 독자의 머릿속에서 연극처럼 상상의 영상을 돌리게 만드는 [여덟 번째 방]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지영이 죽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삶을 정리해둔 자신의 노트를 두고. 그리고 두 번째 읽었을 때엔 영대와 지영이 만나는 순간을 꿈꿔보았고, 세 번째 읽기를 끝낼 때 즈음해서 잠만 자는 여덟 번째 방의 비밀에 대해 눈치 채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크게 부각대지도 않는 작은 방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고 이루어지고 끝맺어졌다. 오늘날 우리가 머물고 있는 방들 역시 그런 역사와 사연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청춘이라는 시간이 20대 젊은이들 저마다의 사연을 전당포 물건마냥 맡아두고 있는 것처럼...
 
같은 세대를 살아온 작가의 작품이기에 낯선 감 없이 익숙하게 여겨졌고 또 누군가에게 소설의 내용을 들려주게 되더라도 나의 이야기처럼 쉽게 풀어 알릴 수 있는 재미로 남아 그들의 사연은 오늘도 나를 책상 앞으로 당겨 앉혀 놓는다.
 
이사 갔다. 이사 왔다. 이사했다.
모두가 정답인 이 문장 속에서 나는 묘한 울림을 발견해낸다. 소설을 읽고 난 다음의 일이었다. 시제도 제각기인 이 짧은 문장 속에 우리의 인생이 담겨 있었다. 가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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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마디 - 조안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조안 지음 / 세종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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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가 아니었다.

어디서도 본 적이 없었던 신기한 삽화를 보고 동화라고 생각했던 것은 역시 착각이었다.

 

판타지 픽션도 아닌 듯 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한 장르조차 의심스럽다니...

대체 이 글의 장르는 무엇일까.

 

나는 지금 특별한 책 한 권을 앞에 두고 있다. 두께도 얇고 길이도 짧은 이야기가 얌전히 책상 위에 놓여 있지만 일단 페이지가 펼쳐지고 나면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스토리에 압도당하게 된다. 열여섯편의 이야기는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해 낼 수 있지?"싶을 정도로 묘하다. 그런데 그저 달콤함으로 포장되어진 것이 아니라 두 번 놀라게 만든다.

 

판타지도 동화도 아니라고 말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현실에서 멀리 떨어진 거리에 있으면서도 가장 현실적인 풍자로 가득차 작가의 영민함에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작가 조안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이 보이는 글들, 바로 [단 한마디] 속 열 여섯 편이다.

 

기발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책을 읽으며 그녀, 조안은 잠들기 전 베개를 베면서 어떤 상상을 하는 것일까 궁금해졌는데, 꿈 속에서조차 꾸어질 것 같지 않은 이야기들을 눈뜨고 만들었다니 믿기지 않는 일처럼 느껴진다. 책의 겉면만 보자면 아이와 읽어도 좋겠고 속으로 파고들어가면 이 이야기는 어른들을 위한 풍자적 동화여서 때로는 영특하게 때로는 귀를 반쯤닫고 읽게 만드는 소설은 재미있으면서도 따꼼스럽다.

 

애초엔 [심장을 달고 다니는 소년]에 이끌려 책을 펼쳐들었으나 읽다보니 [세 개의 혀]를 가장 마음에 두게 되었는데, 이는 "진실의 혀","마법의 혀",'독설의 혀"를 가지고 살아가게 되는 우리의 일생을 담아냈기 때문이었다. 소름끼치도록 놀라웠다. 짧은 글 속에 이 세 혀의 허와 실이 다 담길 수 있다니....조용하게만 보였던 배우 조안의 날카로운 눈이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반면에 "네 아이는 평생 단 한 마디밖에 하지 못할 것이다. 그 한 마디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고, 아이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으니.."라는 말을 천사에게 들은 엄마가 된다면 아이에게 어떤 말을 알려줘야할까. 고민하게 만든 글이 있었다. 바로 책의 제목과 동일한 [단 한 마디]였다. 평생을 아이에게 좋은 말을 가르친 글 속의 엄마는 죽는 순간까지 고민했는데,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단 한마디를 들려주었다고 했다. 그 말이 과연 무슨 말이었을까. 궁금하기 보다는 나라면 어떤 말을 들려주었을까. 가 고민되었는데, 역시 많이 고민해도 " 사랑해요 "가 정답인 것 같았다. 

 

그 어느 순간에도 적절하게 사용될 이보다 좋은 말은 없어보였기 때문에.

 

열여섯편은 짧았다.조안의 특별한 이야기가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게 되는 것은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기 때문이었다. 읽는 내내 가장 많이 눈에 띄였던 단어는 심장과 마음에 관한 단어들이었다. 이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 인간과 사회 사이의 소통이 필요한 사람들을 두고 쓴 소설이라 그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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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반의 연애편지 - 훈민정음 언해본의 진실
김다은 지음 / 생각의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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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여인이 궐 밖으로 내보낸 한 통의 편지가 궐을 피바다로 만들었다.

핏줄과 측근들에게조카 서슬퍼런 숙청의 칼날을 휘둘렀던 수양대군의 여인 덕중. 수양대군이 세조가 되자 그녀 또한 소용 박씨가 되었는데, 이 순진한 여인이 휩싸인 연애사건의 전말을 다 읽고나면 복잡한 추리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연류되고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떠들어댔던 여인의 연애 편지는 모반의 편지로 이어졌고 이 모든 사건의 뒤에는 인자한 얼굴의 정희왕후와 자신의 비밀이 알려질까 먼저 손쓴 세조가 있었는데, 그들의 정치적 야망이 많은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했을까. 싶어진다.

 

단종을 폐위 시키고 왕좌에 오른지 11년 째 되던 해, 소용 박씨가 종친인 귀성군에게 보낸 연서가 궁으로 돌아오면서 피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그 편지를 전달했던 두 환관과 궁녀들이 죽어나갔고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생사를 걸고 하루하루를 연명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발없는 말만큼이나 빨리 뛰는 소문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비밀리 건네지는 편지들까지 막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사전만큼 두꺼운 이 소설은 놀랍게도 모두 편지글이다. 고아라, 김옥지, 감찰상궁, 제조 상궁, 방비리, 강원종 등등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 속에 비밀과 소문이 무성했고. 그 소문의 중심에는 공통적으로 소용 박씨의 소식이 들어 있었다. 제비가 박씨를 물듯 편지 글 속에 소문으로 전해지는 소용 박씨의 소식은 그녀가 죽은 이후에도 끊이지 않았는데 마지막으로 죽은 그녀가 숨겨놓은 편지 속에서 토해진 진실은 아주 놀라운 것이었다.

 

건강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백팔...이라는 단어를 잘못놀려 비명횡사한 아들의 출생에 대한 비밀과 그녀의 비밀까지 계획의 일부였던 모사의 달인 정희 왕후, 그리고 이 모든 일을 진실의 반대편에서 덮고자 했던 세조의 검은 속내가 속풀리듯 확 다 풀어지는 순간이 바로 이 마지막 편지 속에 들어 있었다.

 

수세미를 키운다는 명목으로 안채의 뒤뜰보기로 시작해 채소와 동물을 돌본 순박한 한 소녀가 권력 앞에서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비참한 정치 현실 속에서 이 편지들은 그 증거가 되어 우리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든다.

 

그토록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들었던 백팔 글자의 비밀과 두 왕자를 잃어야한다는 왕실의 예언의 실채가 궁금해지는 사람이라면 [모반의 연애편지]를 읽기를 권하고 싶다. 소설은 소설의 형태가 아닌 수신인이 여러명인 편지의 형태 속에서도 잘 전달됨을 우리는 이 소설을 증거로 알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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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 2
김진명 지음 / 대산출판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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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이 남는다. 무언가 이야기가 더 남아 있을 것 같았는데 급하게 마무리 되는 것 마냥.
2권을 읽어나가면서 중반을 넘기자 "어~어~"라는 감탄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는데, 끝나지 않을 듯 3권을 기대해야 할 듯 이야기가 허리쯤 와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보통 중반을 넘어가면 절정을 향해 치닫으면서 꼬리가 보여야 하는데 이제 허리쯤 와 있으니 스토리가 쉬이 끝날 것 같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무리지어지는데서 오는 약간의 아쉬움. 그런 것들이 책을 읽으며 남아 버렸다. 

읽고난 지금도 도박이나 바카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애초에 도박에 치중된 소설이 아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제목은 도박사지만 도박에 관한 정보를 주는 책이 아니라 도박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그들이 도박을 끊을 수 없다면 그 위에 서서 생활과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새로운 타입의 주인공이 내세워졌기 때문이리라. 보통 도박을 소재로 한 소설에서 보면 주인공은 도박과 싸움을 월등히 잘하는 신 같은 존재로 묘사된다. 하지만 [도박사]에서는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가장 이상향적인 인물 시후를 통해 그들의 삶을 희석해 놓는다. 

평교사였던 아버지가 아내와 이혼하고 미국 이민와서도 주류가 아닌 비주류로 살아가는 고생을 옆에서 봤던 어린 시후는 그래서 도박에 빠져 죽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보다는 도박 자체에 대한 철학이 생겨났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그리움과 좋은 것들만 가득 채워 놓은 채. 
그런 그였기에 도박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과의 삶에서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또한 친한 친구 앨런의 죽음이 그를 자만과 방탕에 빠졌던 삶을 되돌려 놓았고 무교를 만남으로써 그 완성에 이르렀다. 그러고 보면 소설 속 주인공이지만 사람은 역시 인연법에서 벗어날 수 없나보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게 영향을 미치는 그 누군가가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삶의 질도 많이 달라질 수 있음도 통감하게 된다. 

누구든 돈을 따고 싶어한다. 하지만 누구든 욕심과의 싸움에서는 질 수 밖에 없다. 바카라에서만큼은 최고의 승부사가 없는 까닭이 바로 그 이유라고 소설을 빌어 저자는 말한다. 도박사에게 운이나 실력 따위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던 그 말을 되새기며....

작가 김진명의 다음 소설을 기대해본다. 여전히 스피드 있게 읽게 만드는 그의 재미난 소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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