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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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아무'라는 아명으로 불리던 소녀는 이제 자라 여인이 되었다.

남다른 혈통으로 태어나 행복할 일만 지속될 줄 알았으나 달콤했던 첫사랑은 짧았고

얼굴모를 장군과 결혼한 것도 잠시, 남편을 다시 만날 때까지 태어나 처음 험한 고초들을 겪으며

누구보다 강인한 여인으로 성장했다.

 

중국 사극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여인들간의 궁중암투를 벗어나

가족과 남편 사이, 외가와 친가 사이, 고모와 아버지 사이, 고모와 연인 사이....

에 서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등해왔지만 결국 하늘이 택한 그녀의 길은 '제왕업'

 

주인공 왕현이 측천무후처럼 왕이 되거나 서태후마냥 권력의 중심에 홀로 오르는 이야기는 아니다.

 

시작은 정략결혼이었지만 뜻이 맞고 길이 같은 낭군을 만나 함께 역경을 헤쳐가며 패업을 이루어나가는 이야기다.

 

장소가 황궁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꽤 광범위한 스토리라 영상화 하는데 어려움이 있겠다 싶었으나 놀랍게도 벌써 드라마 제작 중인 소설이었다.

 

원작 드라마인 <제왕업>이 어떤 영상으로 담겨 '강산고인'으로 완성되었을까.

'황제의 운'을 타고난 여인이라기에 '연희공략의 위영락'처럼 영민하거나 '옹정황제의 여인 견환'처럼 야물딱진 면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야기가 뒤로 이어질수록 여주인공의 재기발랄한 매력은 살짝 묻힌듯 해서 아쉽긴 했다. 여주인공이 배우 장쯔이라니, 우아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로 왕현을 연기할 그녀의 드라마를 기다리는 중이다. 드라마를 본 후 원작소설을 다시 읽는 즐거움을 언제쯤 느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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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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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10억뷰','누적 500만부','2020년 중국 화제의 드라마 원작'.

화려한 타이틀을 단 소설 <<제왕업>>은 사전만큼 두툼했다. 총 2권으로 나뉘어진 방대한 이야기 속 주인공은 열다섯 살에 성년식인 계례를 치르게 된 앳된 소녀 '아무'. 중국 역사 드라마를 보면서 계례를 치르는 장면을 본 적은 없지만 모든 소녀가 이렇게 치렀을까 싶을만큼 의식은 화려했다. 궁의 내명부에서 의식을 참관하고 명문가 여인들이 구경꾼으로 모인 가운데, 태자비와 장공주 그리고 황후마마까지 등장한다. 초반부터 특별한 신분임이 드러난 아무는 공주의 딸이자 친고모를 황후로 둔 왕가의 소녀다.

 

 

핏줄로 이어진 태자나 둘쨰 전하보다 고모가 싫어하는 가문의 피(연적 사귁비 집안)가 섞인 세째 왕자 자담과 꽁냥꽁냥 연애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인생은 흐르는 물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닌 법. 자담과의 혼인을 꿈꿨던 아무는 그와 강제로 헤어져 집안의 결정에 따라 얼굴도 모르는 예장왕 소기와 결혼하게 된다. 여러 전투에서 이름을 날리며 나이 서른에 천하를 징벌한 장군소기. 결국 혼례를 올리게 되었지만 첫날밤도 치르지 않은 채 그는 전장으로 다시 떠나버렸다. 경외의 주인공에서 하루 아침에 소박맞은 여인으로 소문나 버린 아무는 집을 떠나 모처에서 요양하며 3년 동안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했으나 남편의 무관심은 여전했다.

 

 

한술 더떠 남편을 노린 적국 왕자 하란잠에 의해 납치되면서 온갖 수모를 겪는다. 애증을 쏟아붓는 하란잠. 애초에 가질 수 없는 여인을 손아귀에 두고 욕심을 부리다 예장왕에 의해 소탕되는데, 그 과정을 겪고 나서야 아무는 어렵게 남편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간의 오해를 풀고 좋은 시간을 가지게 되나 싶은 시기에 나타난 남평의 여인들. 그리고 가족이 숨겨왔던 진실. 자신이 더이상 존귀한 존재가 아닌 정세에 따라 놓여진 장기말처럼 쓰여졌다는 사실에 슬픔과 절망을 느끼게 된 아무는 남편과 함께 권력의 중심으로 뛰어들게 된다.

 

 

여주인공의 영특함과 아름다움, 왕가의 얽힌 잇속, 배신이 난무한 인간관계가 빠르게 펼쳐지면서 처음엔 두껍게만 보였던 한 권이 휘리릭 읽혀졌다. 과연 이 한 권의 내용이 방대한 중국 사극 드라마의 몇 편에 해당될는지는 모르겠지만 40부,50부,120부.....길이를 짐작할 수 없는 드라마의 원작치고는 빠르고 쉽게 읽히는 편이다. 장쯔이 주연의 <강산고인>이 방송되면 원작 소설과 비교해가며 다시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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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딸들
랜디 수전 마이어스 지음, 홍성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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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뉴스채널에선 단 하루도 '죽음'에 대한 소식이 빠지질 않는다. 대한민국 어딘가에선 꼭 누군가가 끔찍하게 살해되거나 사고를 당했고 처벌수위에 대한 언급이 있곤 했다. 피해자에게도 가해자에게도 가족이 있을텐데...그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가나? 슬퍼지곤 했는데, 피해자의 가족인 동시에 가해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어린 자매의 이야기가 <<살인자의 딸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있었다. 상상과는 달랐고 더 먹먹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는 이러했다.

 

 

엄마를 죽인 아빠를 바라보는 자매의 다른 시선

친탁했다는 얘기를 듣는 아홉 살 룰루와 엄마를 쏙 빼닮아 아빠뿐만 아니라 외가에서도 관심 듬뿍 받는 다섯 살 메리는 하루 아침에 부모를 잃었다. 엄마는 땅에 묻혔고 아빠는 감옥에 갇혔다. 둘 다 이상적인 부모는 아니었지만 울타리를 잃은 아이들의 상황은 비참했다.

엄마와 아빠는 집에 있을 때면 항상 싸웠다(p9)

남자들이 줄곧 엄마를 찾아왔다(p12)

아빠는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걸 원했고, 다른 무엇보다도 엄말 간절히 원했다(p9)

 

자매의 부모는 완벽하지 않았다. 그리고 성숙한 인간도 아니었다. 이럴 때마다 누군가의 바램처럼 부모가 되는 과정도 시험을 거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든 거다. 처음 책의 제목을 접하곤 타인을 살해한 살인자 가족이 세상의 불편한 시선과 부당한 대우를 겪어 나가는 일들이 쓰여진 소설일 거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아빠가 엄마를 살해했고 자신의 어린 딸도 칼로 찌른 후,자해했다. 그리고 감옥에 갇혀 딸들이 자신을 보러 오길 바라는 이야기라니....게다가 세상의 편견에 앞서 가까운 가족들이 준 상처가 먼저였다. 할머니도 외할머니도 자매를 돌볼만한 어른은 아니었으며 언니가 살아 있을 때도 어린 조카들에게 독설을 날리던 이모는 언니가 죽고 자신의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조카들을 고아원에 갖다 버렸다. 치과 의사인 남편의 손을 빌려.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인내와 영리함을 동시에 갖추어야했던 언니 '룰루'는 좋은 남편을 만나 두 딸의 엄마가 되었고 동생 '메리'는 줄곧 아빠를 면회가며 '보호관찰사'의 삶을 살고 있었다. 삼십여 년이 그렇게 흘러갔다.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했던 큰 딸과 과거, 자신을 찔렀던 아버지를 지키려 노력했던 작은 딸. 들여다보면 멍투성이인 두 딸은 사실 아무 죄가 없다.

 

룰루의 죄책감

집에서 아빠를 쫓아낸 엄마랑 살고 있을 무렵, 아빠가 찾아왔다. 그것도 자신의 생일 전날. 행복한 순간을 아빠는 그렇게 망쳐버렸던 것이다.

"걱정 마, 엄만 화내지 않을 거야. 약속할게."라는 아빠의 말을 무시했다면. 그래서 그날 엄마의 당부대로 문을 열어주지 않아다면 엄마는 죽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동생은 칼에 찔리지 않았을테고, 고아원에 가야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평생 자신을 짓눌렀던 후회는 죄책감으로 남아 그녀를 옭죄어왔을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 평범한 삶. 가정적인 남편이 있고 사랑스러운 두 딸을 키우는 엄마가 되었지만 룰루는 완전하게 행복을 누릴 수 없었다. 잊을 수도 없었다. 교도소에서 계속 편지가 날아오고 있었으니까.

 

"어떻게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엄마 얘기를 할 수 있는 걸까....아빠, 우리에게 가족 따윈 없어요."(p298)

"교도소 측에 말해서 아빠가 더 이상 내게 편지를 보내지 못하도록 할 생각이었다. ....아빠가 내게 전화하는 걸 금지해 달라고 신청했었다."(p299)

"나는 아빠를 더러운 존재처럼 숨기는데, 아빠를 면회 가는 동생은 사실 더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p428)

딸들에게도 외할아버지가 죽었다고 말해왔지만 비밀은 쉽게 들통나버렸다. 동생에게 딸을 맡겨놓은 날, 애들이 인질이 되었고 동생이 범인을 설득하는 가운데 비밀을 털어놓았던 것이다.

 

메리의 부담감

아빠의 존재를 외면해 온 언니와 달리 아빠를 돌봐왔던 메리도 결코 행복하진 않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부모의 자격'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아내를 죽이고 딸들의 인생을 지옥으로 만든 아빠에게 진정한 반성의 순간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할머니 장례식 이후로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다가 찾아와서 한다는 소리가 메리한테서 멀어지라고? 나를 도와주는 게 메리한테도 도움이 돼."/ "아빠가 했던 일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어요? 아빤 어떻게 자신을 용서했어요?"->"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쓴단다. 이미 지난 일이야."

단 두 문장만 읽었는데도 자매의 아빠가 참 뻔뻔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삶을 망친 것으로 모자라 딸들의 인생도 찢어 버렸다고 절규하는 룰루에게 아빠는 단 한 번도 자신을 만나러 오지 않았다고 원망섞인 말을 내뱉고 있었다. 그러면서 가석방 되면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런 아빠를 보살펴 온 메리에게도 그의 빠른 가석방은 부담이 됐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나한테 미안하단 말 한 번 한 적 있어?" (p479) 아빠가 찌른 상처를 내보이면서 말했을 때 그는 "아빠도 어렸어"라고 답했다. 스물여덟이 어린 나이인가. 아내를 죽이고 딸을 찔렀으나 술에 취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얼버무리면서 어렸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일인가. 이런 아빠지만 메리는 일하고 공부하며 아버지와 시간을 쌓아나갔다.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으로 여기면서.

 

 

화해하는 자매

둘 사이에 아버지라는 존재는 언제나 논쟁거리였다. 다른 노선을 걸어왔기에 평행선만이 존재했다.

룰루는 여전히 아버지와 왕래없이 살고 있지만 동생의 생일 날 이모의 집에 들러 엄마의 유품을 가져왔다. 여전히 독설을 내뿜는 이모를 꼼짝 못하게 말로 응수하며. 지난 날의 작고 어린 소녀가 아니라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이고 사회 속에선 의사로 살아가고 있는 당당한 어른이었기에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어? 너한테 잘해 주려고 부른 거야."라는 이모에게 "나한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실라 이모. 날 왜 고아원에 버리려고 했어요?"라고 맞서면서. 통쾌했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받는 상처는 깊고 쓰라리다. 특히 상대가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

그렇게 쟁취해온 박스를 개봉하며 자매는 웃을 터뜨리며 과거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여기 안에 뭐 들었는지 알아?"(p495)

완벽한 화해는 아니었지만 시작점은 참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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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어머니의 날 2 타우누스 시리즈 9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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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은 어떤 방법으로도 치유되지 않는 병든 사람들입니다

정신의학자든 누구든 치료할 수 없습니다

사이코패스를 막을 수 있는 건 더 심한 사이코패스뿐입니다

p141

 

 

 

 

 

 

 

여자라는 점. 어머니날에 살해되었다는 점, 아이를 낳아 버렸다는 점.

이 세가지 공통점 아래 나이불문, 지녁불문하고 여자들을 살해했던 범인이 잡혔다. 정체를 알고 보니 너무 허무했지만 독자로서 추리해나가는 과정은 설렘반 흥분반이었다. 어머니가 자신의 남편에게 아이의 존재만 말했다면 그는 부유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을테고 버려졌다는 상실감과 패배감을 맛보지 않았을텐데,,, 그랬다면 연쇄살인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라는 아쉬움이 범인의 발목은 물론 책을 읽는 독자의 발목도 함께 잡아버린다. 단 한 순간, 누구 하나가 선택을 잘못했을 뿐인데, 나비효과가 되어 훗날 많은 이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처럼.

 

버려진 아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학대 당하면서 자랐고 자신을 키워준 부부를 증오했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도 없었다. 너무나 외로웠기 때문에. 그 사실이 참 슬프게 다가왔다.

 

한편 수사에 박차를 가한 형사 피아의 여동생도 연쇄살인범에게 납치된다. 그 과정에서 여동생이 아무도 몰래 아이를 낳았고 버렸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가족이라고 생각했고 온순하지 않은 성격이지만 잘 돌보려고 애썼던 언니의 마음에 비수를 꽂아버린 것도 모자라 찾아온 딸과 함께 납치된 킴. 어머니날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동생과 조카까지 구조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한 피아.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어머니의 날'이 살인의 d-day가 된 소설 <<잔혹한 어머니의 날>>은 가독성 좋은 미스터리 소설이다. 타우누스 시리즈 중 하나면서 반장 보덴스타인보단 형사 피아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너무나 재미나게 읽혔다.

 

믿고 기다리는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는 다음 시리즈에 어떤 이야기를 또 담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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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어머니의 날 1 타우누스 시리즈 9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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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작가들이 몇몇 있다. 그들의 작품은 대부분 시리즈로 진행되기때문에 다음편을 기다리는 재미또한 쏠쏠하다.

 

독일 작가인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역시 그 중 한 작품인데 최근 신작 번역본이 나왔다. 2권으로 나뉘어진 <<잔혹한 어머니의 날>>이라는 소설이다.

 

 

80대 노인은 정말 연쇄살인범이었을까?

좀 괴팍하게 살았던 80대 노인이 시체로 발견된다. 생전에 베이비쇼핑이라 생각될 정도로 과하게 아이들을 입양했던 테오 라이펜라트지만 정작 임종을 지킨 자식은 한 명도 없었다. 고독사. 죽은 지 10일이 지나서야 구더기와 함께 발견된 그를 경찰이 주목한 까닭은 반려견이 갇혀 있던 견사에서 사람뼈가 다량 출토되었기 때문. 평생 어머니-아내-형수가 될 뻔했던 여자 셋에게 치여 살았던 그는 '자살'로 종결된 아내의 실종 이후에도 계속 살던 집에서 기거했는데 아내의 백골도 발견된다. 바로 그 곳에서.

 

그는 정말 연쇄살인범이었을까?

 

 

하지만 고독사로 보였던 테오의 죽음에서 타살의 정황이 하나 둘 드러나면서 견사 아래 묻혀 있던 뼈와 시신에 대한 죽음 역시 파헤쳐지기 시작한다. 익사, 냉동, 랩핑... 일정한 패턴 속 살인은 왜 일어나게 된 것이며 그 대상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단독범인가 혹은 협력자가 있었을까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는 가깝든 멀든 현재의 사건이 과거와 연결되어 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소녀를 익사시키면서 살인본능 일깨운 범인을 보덴스타인 반장과 피아 형사 콤비는 차근차근 수사해가며 찾아낸다. 용의자는 노인이 데려다 키운 아이들 모두. 겉으로 보인 것과 달리 아동학대를 일삼았던 노인부부로 인해 아이들은 저마다 상처를 안고 자라났다. 아이들이 당해왔던 방법 그대로 범행을 저지른 범인의 심리가 수사와 교차되면서 그가 누군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더 증폭된다.

 

 

나르시시스트들은 말도 참 잘합니다

하지만 남의 얘기를 들을 줄 모릅니다.

상대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거든요

p343

 

범인은 이들 중에 있다?

유일하게 노인의 진짜 핏줄인 프리트요프는 누구나 알만큼 유명한 사람이 되었지만친 할아버지의 죽음에도 슬퍼하기보다 자신의 상황만을 즉시했고 함께 자란 사샤와 결혼한 라모나는 거칠기 짝이 없는 여자다. 협조적이지만 용의자 선상에서 배제되지 않은 요하임과 전처를 스토킹 중인 전과자 레커. 어머니의 날마다 억지로 모여 과거의 상처를 대면해야했던 이들 중 연쇄살인범으로 자라는 아이는 누구일까?

 

범인의 심리, 드러나는 사건의 면모,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어 친모를 찾아나선 20대 초반 여인의 사연이 씨실과 날실처럼 얽히면서 이야기의 탄력은 뒷 페이지로 갈수록 통통통 튀어 오른다. 다행스럽게 2권까지 동시 구매한 상태라 1권을 얼른 읽고 2권을 펼쳐들었다.

 

 

어머니의 날에 한 사람씩 죽여온 범인의 심리. 궁금해진다. 정체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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