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에서 책표지가 예뻐서 샀다는 걸 보고 도서관에서 빌렸다. 빌리고 나서 자꾸 보니 정말 예쁜 것 같다. 그립감도 좋고 글자 크기도 적당히 커서 보기에도 편하다. 배명훈 작가의 이름은 북튜버들이 언급하는 걸 종종 들었었는데 읽어보지는 않았었다.
sf소설이고 우주의 평화를 지키는 연합우주군내 한국우주군 이야기이다. 스펙터클하고 다이나믹한 걸 기대했었는데 잔잔하다. 군대 같지 않은 군대 취급을 받는 우주군내에서 일어나는 인간관계와 화성과 지구간의 갈등 조금, 그리고 막판의 지구 운명을 좌지우지하게 되는 사건을 막게 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인물들이였는데 특히 한섬민, 구예민, 이종로 세사람이다. 한섬민은 이름도 독특하고 천재적이지만 인간적인(아이돌 팬, 사회성 부족등)면모를 많이 갖고 있는 조종사이고 우주군 참모총장인 구예민과 화성 총독인 이종로는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들이다. 구예민은 우주군 최초 여성 참모총장이며 전통적인 군기보다는 자율과 편안함을 추구하며 책을 좋아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으며, 이종로는 80년대 군부 독재를 생각나게 하는 인물로 화성 반란을 무력으로 무참하게 진압한 강성 군인이며 나중에 화성의 번영을 위해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는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읽고 나서 여운이 남거나 sf 소설의 장점인 신선한 소재 및 주제 의식이 보이지 않는 다소 아쉬운 작품이었다. 그렇지만 표지는 정말 예쁘다. 살까?????
p. 392 “정글의 상식? 큰 것과 작은 것이 서로 충돌할 것 같은 경로로 날아가고 있을 때 작은 쪽이 얼른 비켜서는 거.” “문명의 상식은 큰 것과 작은 것이 서로 충돌할 것 같은 경로로 날아가고 있을 때 큰 쪽이 얼른 옆으로 비켜서는 거.”
p. 452 “에이스가 어떤 사람인지 아세요? 평소 실적이 제일 좋은 사람이나 시즌 통틀어 골을 제일 많이 넣은 사람? 핸섬맨 보면서 알게 됐는데 에이스는 그런 게 아닌 것 같아요. 뭐랄까요, 누군가가 반드시 득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가서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골을 넣어버리는 사람 정도? 보는 사람들은 긴장도 하고 막상 일이 일어나고 나면 환호도 하지만 본인은 그냥 공을 골대로 집어넣은 것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있잖아요. 그 사람들한테 실력은 재료일 뿐이고 연습도 그냥 사전 단계일 뿐인 것 같아요. 누군가가 어떤 일을 반드시 해내야 하는 순간에 딱 그 일을 해버리는 건 재능이나 훈련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특별한 무언가잖아요.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는게 아니라 마치 원래부터 그 상황에 놓이도록 설계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슥 해치워버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