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과학실 제제의 그림책
주현조 지음 / 제제의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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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제제의 숲에서 나온 '엉뚱한 과학실'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읽으면 정말 좋은 책이다. 왜냐하면 학교에는 수업을 듣는 교실 외에도 과학실, 도서실, 급식실, 컴퓨터실 등 여러가지 교실이 저마다의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엉뚱한 과학실'에서 알려주는 교실의 기능과 용도를 알고 입학하면 처음 가는 학교가 낯선 아이들에게 간접 경험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리 아이는 제제의 숲에서 나오는 책들을 참 좋아한다. 케이크만들기처럼 실습이 가능한 그림책, 도서관 짓기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중장비들의 역할과 공정 순서를 알려주는 책 등 생활에 밀접하고 실용적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게 된 '엉뚱한 과학실'도 아이가 참 눈이 초롱초롱해져 두 번 읽고, 세 번 읽었다.

어릴 적 생각해보면 컴퓨터실에 처음 갔을 때의 신기함과 과학실의 긴장감과 왠지 모를 공포감이 기억에 남는다. 급식실의 시끌벅적함과 친구들과 함께 먹는 식판밥은 맛없어도 맛있었다. 지금이야 추억돋는 이야기지만,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할 때의 긴장감은 어쩔 수가 없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긴장감보다는 설렘이 더했을 것이다.

제제의 숲 '엉뚱한 과학실'은 바로 이 부분을 자연스럽게 해소해준다. '교실은 어떤 분위기일까?', '과학실에서는 무엇을 할까? 뭐가 있을까?' 아이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그림책이다. 학교 시설이 낯선 아이들을 위해 책에서는 '집사냥'이 아이들을 에스콧 해준다.

선생님의 심부름을 소라가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집사냥과 함께 음악실, 컴퓨터실, 급식실 등을 차례차례 다니며 각 교실의 용도와 기능을 알 수 있다. 또한 과학실에는 여러가지 실험기구들이 많다. 비교적 친숙한 자석, 돋보기, 스포이드부터 비커, 플라스크, 시험관같은 본격적인 시험도구들. 무시무시한 인체골격모형까지. 그 안에서 선생님이 심부름시킨 물건들을 찾아내며 자연스레 선행학습이 된다.

현실에는 집사냥이 없지만, '엉뚱한 과학실'을 읽은 아이들에게는 이 책이 집사냥이 되어주지 않을까. 초등학교 입학 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으며 입학이 기대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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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의 쉽게 쓴 직장생활 생존기
진강훈 지음 / 성안당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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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2010년 첫 직장을 구하고 일을 하다보니 어느덧 15년이 넘게 근무 중이다. 세월이 참 빠르다. 선배들만 가득했던 회사에 이제는 어디를 가도 낯선 후배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나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어느덧 중견이다.

회사에 다닌 연차마다 그 연차만의 역할이 있다. 입사 초기부터 몇 년 간은 지식보다는 패기로, 실수가 당연하고 용납되는 시기였다. 지금은 업무를 모르면 창피하고 실수가 부끄러워지는 연차다. 그만큼 애티튜드나 정신연령도 올라갔어야 하는데 스스로 생각해보면 부족하고 한심하다.

책 '후니의 쉽게 쓴 직장생활 생존기'는 마치 회사생활의 라이프사이클을 보는 느낌이다. 회사 생애 주기. 물가에 내놓은 아이같은 신입 시절, 사춘기~20대같은 10년차 미만, 부모님같은 상사. 마지막으로 회사를 떠나기까지. 마치 잘 짜여진 라이프사이클 매뉴얼을 보는 느낌이다.

요즘 내 처지를 보고 있자니, 책의 중반부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머리가 꽤 커버려 내 고집으로 물러서지 않는 경우도 잦고 업무에 책임을 짓는 시기다. 그러면서도 가끔 벽에 부딪힐 때면 '내가 밥값은 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도 드는 게 요즘 기분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될 때가 있다. 일이 난이도를 떠나 안되는 일은 정말 안된다. 책을 읽으며 공감한 것이 사람마다 일에 대한 관점이 다르고 또 그에 따른 해결책도 여러가지라는 것. 나는 일의 고민에 대해서 선배, 동기들과 자주 이야기하는 편인데. 가끔은 끙끙 앓던 문제가 너무 쉽고 간단하게 풀리기도 한다.

정말 많이 공감한 내용 중 하나는 바로 내 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직장생활 속 만나는 수많은 사람이 모두 내 편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척을 지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니편 내편 이분법적인 사고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 편은 확실히,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는 적당한 거리. 사회 생활이 오래될 수록 적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되도록이면 안 만드는 것이 좋더라.

30년이 넘는 직장생활에 대한 경험과 조언인 만큼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은 책인 것 같다. 신입 시절 부끄러웠던 경험과 아쉬움이 생각나고 지금 나의 위치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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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제화점 - 어른을 위한 동화
이경희 지음, 김보현 그림 / 북산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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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칠성제화점 책을 읽다보니 시골 외할머니 댁이 생각났다. 언젠가 충북 음성에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상하게도 낯설지 않은 곳이었다. 1층으로 주욱 늘어진 정말 오래된 시골 상가 거리, 우회전하며 들어서는 마을 어귀에 커다란 나무, 마을 뒷산까지 이어지는 개울. 외할머니댁이었다.

어릴 적, 한 30년도 더 전에,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음성 외할머니댁 가는 길은 아스팔트 포장은 커녕 커다란 돌부리가 군데군데 튀어나온 흙길이었다. 지금은 아스팔트 정갈하게 깔린 길이 되었지만 그때 그 기억이 선명하고 그리운 마음이 든다. 책 칠성제화점은 그 시절 향수를 불러오는 책이다. 편지를 받고 60여년 만에 고향을 찾은 김회장, 순동이의 마음이 이랬을까.

나보다는 이제 일흔을 바라보는 우리 엄마 시절 이야기이거나 더 예전의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그 시절을 상상하고 공감하게 된다. 모두가 가난하던 시절에 장을 따라가고 싶은 어린 순동이와 짜장면 한 그릇, 사과 한 개에도 주저하는 엄마. 아마도 우리가 알고 있는 검정고무신의 그 시절 아닐까.

주인공 순동이. 현재의 김회장은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아빠없는 가난한 집. 폐병에 걸린 엄마,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어린 순동이를 돌본다는 명목으로 재산까지 뺏기고 남의 집 새끼머슴으로 들어갔다가 무작정 상경한 서울, 구두닦이 찍새 생활부터 뉴욕제화 사장님을 만나 기술을 익히고 자수성가하였다.

어려운 시대상에도 성공을 만들어낸 동화같은 이야기. 허튼 길로 빠지지 않고, 자신에 주어진 소명을 악착같이 이루어내면 성공하는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따뜻한 이야기와 함께 어릴 적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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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제화점 - 어른을 위한 동화
이경희 지음, 김보현 그림 / 북산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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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칠성제화점 책을 읽다보니 시골 외할머니 댁이 생각났다. 언젠가 충북 음성에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상하게도 낯설지 않은 곳이었다. 1층으로 주욱 늘어진 정말 오래된 시골 상가 거리, 우회전하며 들어서는 마을 어귀에 커다란 나무, 마을 뒷산까지 이어지는 개울. 외할머니댁이었다.

어릴 적, 한 30년도 더 전에,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음성 외할머니댁 가는 길은 아스팔트 포장은 커녕 커다란 돌부리가 군데군데 튀어나온 흙길이었다. 지금은 아스팔트 정갈하게 깔린 길이 되었지만 그때 그 기억이 선명하고 그리운 마음이 든다. 책 칠성제화점은 그 시절 향수를 불러오는 책이다. 편지를 받고 60여년 만에 고향을 찾은 김회장, 순동이의 마음이 이랬을까.

나보다는 이제 일흔을 바라보는 우리 엄마 시절 이야기이거나 더 예전의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그 시절을 상상하고 공감하게 된다. 모두가 가난하던 시절에 장을 따라가고 싶은 어린 순동이와 짜장면 한 그릇, 사과 한 개에도 주저하는 엄마. 아마도 우리가 알고 있는 검정고무신의 그 시절 아닐까.

주인공 순동이. 현재의 김회장은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아빠없는 가난한 집. 폐병에 걸린 엄마,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어린 순동이를 돌본다는 명목으로 재산까지 뺏기고 남의 집 새끼머슴으로 들어갔다가 무작정 상경한 서울, 구두닦이 찍새 생활부터 뉴욕제화 사장님을 만나 기술을 익히고 자수성가하였다.

어려운 시대상에도 성공을 만들어낸 동화같은 이야기. 허튼 길로 빠지지 않고, 자신에 주어진 소명을 악착같이 이루어내면 성공하는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따뜻한 이야기와 함께 어릴 적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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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아빠의 마음공부 - 아빠와 아들을 잇는 관계 인문학
김진용 지음, 정뱅 일러스트 / 파라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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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읽어 보는 분야 중 하나가 육아서이다. 아이의 발달 상황에 맞추었던 육아서를 요즘에는 부모, 특히 나에 대해 배우는 시간으로 사용한다. 아이는 계속 크고 항상 새롭다. 그래서 항상 서툰 아빠다. 우리 아들은 일곱 살. 김진용 작가님은 이십대로 추정되는 아이의 아빠다. 20년이 넘는 아빠 생활에도 아빠의 역할은 항상 서툴 수 밖에 없는 것인가 보다. 나도 그럴 것이다.

"아빠의 좋은 점은 뭐가 있을까?" / "없어."

어처구니 없지만 너무나 현실적이고, 강렬하게 시작하는 이 책은 20여년 육아고충과 함께 후회하는 것들, 깨달은 것들, 그리고 다짐하는 것들에 대한 김진용 작가님의 에세이다. 말도 다다다다 잘하는 수준을 넘어 말꼬리까지 잡을 줄 아는 일곱 살이 미운 일곱 살의 태가 나는 요즘, 조언이 되어 줄 육아서가 필요한 시점에 육아 대선배의 에세이는 정말 마침맞았다.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가끔 티비나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보게 되는 영화들은 가끔씩 영감을 준다. 그 영감이란 것은 번뜩이는 사업 아이디어는 아니고,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한 영감이다. 나와 비슷한 모습에 후회도 하고, 악역의 연기에 깊은 빡침도 느끼며, 원만한 관계를 위한 노하우를 배우기도 한다. 책을 읽으며 나도 내가 좋아하는 영화와 배울만한 점을 잠깐 생각해본다. 좋아하는 영화는 '패밀리맨'. 일과 명예, 돈만을 추구하던 니콜라스 케이지의 삶에 가족이 스며든다는 크리스마스 영화. 가끔 사무실에서 야근하다 보면 눈밭에서 아이와 뛰어노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생각난다. 관계에 대한 영화는 '달콤한 인생'. 미안하다로 풀렸을 관계는 유명한 명대사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와 "그냥 가라." 한마디에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은 셈. 조금 억지스러워도 아빠가 잘못한 일은 아빠가 잘못했다고 솔직하게 얘기해야 한다.

영화, 소설, 연극을 섭렵한 듯한 김진용 작가님은 그 재료들 속에서 아이와의 갈등을 마주하고 방안을 찾았다. 은유하듯이 유추하듯이 사례에서 답을 찾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참 좋은 육아서이다. 모비 딕을 통해 자신의 고집과 부끄러움을 마주하며, 캐스트 어웨이에서 사춘기 아이의 성장과 그에 따른 부모의 불안을 들여다본다.

식견이 짧고 부족한 문학적 허영심으로 작가님이 소개해 주는 작품들의 대부분은 알지 못했다. 다만 읽어보며 문학 작품들의 메세지를 이렇게 육아에 적용할 수 있구나라는 감탄과 작가님이 전하고자 하는 육아의 메세지는 고스란히 전달받았다. 게다가 행여라도 완독할 일은 없다시피 할테지만 좋은 작품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읽은 척 소개할 수 있는 단편적 지식의 습득까지. 많은 육아서들이 있지만 작품 속 아빠와 아이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육아서는 처음이지 않을까. 아빠들은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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