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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말고 에너지를 관리하라 - 성공하는 사람들의 에너지 관리법
한선영 지음 / 라온북 / 2025년 2월
평점 :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이유
다행스럽게도 이 책을 읽게 된 지금은 아직 새해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세워놓은 신년계획을 아직까지는 탈선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리고 하루라도 더 일찍 이 책을 읽게 되어서 참 다행이었다. 나의 계획은 잘못되었다. 작년에도 잘못되었고, 어쩌면 초등학교 때부터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 나는 방학마다 생활계획표를 그렸다. 도화지에 커다란 동그라미로 시계를 그리고 8시 기상, 9시 뭐뭐 하고, 12시 점심먹고, 21시 꿈나라.
맹세코 하루도 지켜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초등학교 생활계획표를 이 책과 결부시키는 것은 지나친 처사이지만, 아무튼 어릴 적 추억이 생각났다.
성인이 된 지금도 시간계획, 하루를 밀도있게 쓰고자 하는 원대한 목표를 잊은 적은 없지만 정말 지치는 일이고 한 두 번 기록을 빼먹다 보면 어느샌가 잊혀져 있는 게 내 경험이다. 아마도 보편성을 지니는 경험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책을 읽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가치가 빠져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아닌 에너지가 성과를 만든다, 25/5
시간을 쪼개면 성공할 줄 알았다. 이 책에 나오는 문장이다. 내가 조금 수정해 보자면 시간'만' 쪼개면 성공할 줄알았다. 열심히 쪼개보려 노력했지만 소위 말하는 '완벽한 하루'를 단 한 차례도 성공해 본 적은 없다. 힘들기만 하고 살짝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만약 내가 그런 삶을 산다고 하더라도 시간에 초점을 맞춘 삶은 보상보다는 고통이 더 클 것 같다. 왜 그럴까? 내 시간 쪼개기에는 '가치'가 빠져 있었다.
에너지 레벨은 모두 다르다, 25/5
책에 나오는 워렌 버핏의 일화.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자기계발 쪽에서 간간히 나오는 일화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25가지를 리스트화 하고 그 중에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지우라는 이야기.
내 시간 쪼개기에는 이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가 없었다. 그저 시간마다 이 일 했다, 저 일 했다. 하다보니 시간이 없어서 내 장기적인 목표가 되는 일, 그러니까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은 미뤄지고 미뤄졌다. 진짜 중요한 것에 쏟은 시간이 놀랍도록 적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25가지를 적어보려고 노력했으나 10가지를 겨우 적었다. 그런데 그 10가지 중에서 우선순위 다섯 가지를 정하는 일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책을 보다 말고 우선순위를 정하려 카테고리화 해보기도 하고, 그룹화를 해보기도 했지만 나머지를 다 포기할 만큼의 다섯 가지를 정하기란 쉽지 않은 과제였다.
사실 다섯 가지가 아니어도 상관은 없을 것이다. 3가지여도 되고 여섯, 일곱 가지여도 문제가 될까? 하지만 가지가 늘어날 수록 나의 에너지는 분산되고 분산될 것이다. 누군가는 6~7가지에 집중할 에너지와 시간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아니더라.
에너지 중심으로 하루를 재구성하라
책을 읽다 보니 잘한 일이 생각났다. 독서 생활을 하고자, 블로그를 통해 기록하는 삶을 살아보자 하다보니 내 일생의 평생 동반자같았던 컴퓨터 게임을 끊게 되었다. 일을 하며, 또 퇴근 후 아이와의 시간을 보내며 독서와 컴퓨터 게임은 양립할 수 없는 취미 생활이었다. 살짝 서글펐지만 나의 에너지는 독서로, 게임에 쏟던 에너지는 명백히 0이 되었다.
에너지 중심으로 하루를 재구성 하라는 말은 나의 중심 가치에 대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 그러기에 '비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시간 관리이다. 하지만 스키를 타며 '나무를 피해'와 '눈길로 가자'는 관점이 다른 것처럼 '시간을 쪼개는 것'과 '비는 시간을 만드는 것'은 다르다.
처음에 말한 것처럼 아직 '25 신년의 단물이 빠지지 않은 시점에서 이 책을 만난 것은 정말 큰 행운인 것 같다. 시간에 매몰당한 가치를 일깨워 주었고 삶의 사고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