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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언제나 찾아온다 - 노르망디에서 데이비드 호크니로부터
데이비드 호크니.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시공아트 / 2022년 1월
평점 :

정말 오랜 시간을 코로나라는 병을 겪으며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을 겪었다. 마치 지난 2년 넘는 시간들은 오랜 겨울 같았고,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시간들이었다. 그런 시간들을 겪다보니 이 코로나는 언제 끝날까 싶고 마음이 답답해졌다. 가끔은 그 상태로 지낸지 오래되어 괜찮은듯 같다가도 문득 울컥 마음이 힘들어지고 어려워지고는 했다. 이런 힘든 겨울같은 시기를 보내는 나에게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는 이미 제목부터 너무나 끌리는 책이었다. 마치 진짜 계절이 지나 봄이 찾아오듯 이 힘든 시기도 끝나고 언젠가는 좋은 시간들을 누리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제목뿐만 아니라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감성에 더욱 봄향기가 느껴지는 듯 했다.
평소에 그림이나 예술에 대해 어마어마하게 관심이 있고 많이 아는것은 아니지만 그런 나도 데이비드 호크니는 꽤나 익숙하고 친숙한 이름이다. 그의 사진이나 그림에서 보여주는 색감은 보는 순간 마치 레모네이드를 마신듯 청량해지고 가벼워지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밝은것을 유난히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은 그림을 잘 모르더라도 좋아하는 색감이 아니더라도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작품들이 아닐까 싶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좋아할 작품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제목에서 주는 밝은 기운에 끌려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미술 비평가와 작가의 대화, 그리고 그 대화들 사이에 남겨져있는 다양한 이야기들과 주제는 읽으면서 나에게는 굉장히 다양한 관점으로 남겨졌다. 물론 편지가 번역되어 있다하더라도, 데이비드 호크니는 이런 생각을 하고 평소에 살아가는구나 혹은 이런 관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구나 싶은 부분을 엿볼수 있어서 좋았고 마틴 게이퍼드의 시각과 생각이 들어가 더욱 다양하게 많은 방면에서 이야기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술가들의 삶에서 환경은 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래서 어떤 작품들이 나오게 되었는지를 생각하다보면 지난 그림들 중 내가 좋아했던 장면과 풍경은 어쩌면 그 날의 빛과 아름다운 자연의 선물인것과 동시에 신이 내린 재능의 조화로서 완성되었기에 정말 큰 가치를 가지는게 아닐까 싶었다. 미술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는 나로서도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와 다양한 에피소드를 읽으며 뭔가 더 가까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중간 중간 보이는 작품들과 그 작품에 대한 이야기들 마치 오랜 시간 그의 시간과 발자취를 따라간 영화를 본듯 생동감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느낄 수 있었다. 한동안은 페이지를 넘기다 그림이 너무 좋아서 멍하게 바라보기도 하며 미술관에 있는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고, 그가 작업하는 과정의 사진은 너무 친숙하고 귀엽다는 느낌마저 들어서 그를 잘 모르고도 작품을 좋아했지만 이제는 그의 팬이라고 할만큼 더욱 그가 좋아진것 같았다. 특히나 좋았던 부분은 프랑스에서의 시간이었는데 프랑스에서의 시간은 마치 내가 그곳에서 있는듯 자세히 묘사되어 프랑스에 다시 여행 가고 싶은 나에게도 기분 좋은 경험이 되었다.
가끔 나는 내가 무슨 일에 진심으로 행복하고 열심히 하고 살아가는가 생각해보고는 한다. 안타깝게도 아직 그런 읽은 책읽는것 말고는 찾은것이 없으나 호크니처럼 나이에 상관없이 그 일을 하면 활기가 생기고 더 하고 싶은 그런 일이 나에게도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다. 그의 작품에 대한 열정도 엿보고 다양한 이야기와 배움이 동시에 있는 너무 사랑스러운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