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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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에는 사랑받는사람(안나), 사랑하는사람(브론스키), 사랑받았다가 실연한사람(키티), 사랑받지조차 못했던사람(레빈)의 심리와 행보가 서술되어있다. 당대 귀족사회의 부패상과 농촌사회의 실상을 구체화하는 필력도 걸출하지만 작중캐릭터를 생동하는 인간으로 빚어내는 형상력이 어마무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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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1-11-04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고 떠들썩한 신작이나 세인들의 칭찬을 받는 인기작에 손이 가지 않을 때가 허다하다. 이럴 때 나는 불후의 고전이라 칭해지는 작품을 일독하는 편이다. 주지하다시피 한 작품이 시간의 흐름과 공격에서 살아남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누가 우리의 안부를 묻지 않아도 걷는사람 시인선 39
윤석정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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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이자 생활인으로서의 피로와 슬픔이 시어마다 녹아있고 사회적 약소자에 대한 이해와 연민이 행간마다 깔려있다. 특별히 교巧가 느껴지지 않는데도 진지한 자기성찰과 진실한 자기고백이 배면에 깔려있기에 시편들이 도저하고 묵직하다. 전진하면서도 난숙하는 한 시인의 글길을 보여주는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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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유산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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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친일파 후손들이 누리는 부귀와 독립운동가 자손이 겪는 수난, 매국노의 탐욕으로 지은 대저택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힘을 가지(려)는 자들의 몰염치를 형상화하는 솜씨가 빼어나고, 나라 판 돈으로 만든 호화주택 앞에서 어쩔수없는 매혹을 느끼는 한 개인의 심리를 그리는 필력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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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거절을 거절하는 방식 - 2021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허남훈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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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년에 읽었던 장편소설상 수상작들 중에서 가장 정채롭다. 해피 엔딩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의 고뇌와 분투를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절대 다수의 서민들이 이 나라에서 살아가고, 살아지는 모습을 뼈아프게 보여준다. 정직함과 무게감을 갖춘 리얼리스트의 등장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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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취도시, 서울 - 당신이 모르는 도시의 미궁에 대한 탐색
이혜미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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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자들의 주거가 사치와 과시의 공간이라면 없는자들의 우거寓居는 이들에게 우울과 소외를 야기시키는 장소이다. 가진자들은 분자화된 주거 형태(쪽방)를 만들어서 없는자들의 주머닛돈을 착취하고 홈리스들은 인간으로서 존엄을 포기하고 수치와 체념의 삶을 살아간다. 이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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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1-09-03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20년에 나왔던 책들 중에서 최고의 저작을 꼽으라면 박이대승의 ˝임신중단에 대한 권리˝와 이 책, ˝착취도시, 서울˝을 우선적으로 거론하고 싶다. 유명인이 SNS에 올린 허언이나 췌언 같은 것들만 긁어와서 기사라고 이름 붙이는 ‘구린내 나는‘ 글들이 넘쳐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에, 이혜미 기자는 고시원과 쪽방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주거 빈곤에 놓인 빈민층/청년층의 고통과 인내의 삶을 글 위에 옮기고 이들의 마주한 곤경을 세상에 알린다. 감사하고도, 또 감사하다.

음... 2021-09-09 0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새님의 부자와 빈자에 대한 이분법식 사고도 일리가 없는 건 아니나...
이젠 좀 너무 식상하지 않나요? 만날천날 가진자들만 탓하는 이야기...
가지지 못한자에게 값싼 동정 내지는 카타르시스 제공은 될지 모르겠으나....
과연 그런 관점이 선생님께서 즐겨 사용하시는 핍진성이란 단어에
어울릴만한 이 사회 구성원들의 본모습일까요?

선생님을 비난하려는 의미는 아닙니다. 현란한 글솜씨에 이끌려
꽤 오래전부터 심심찮게 찾고 있습니다만... 길수록 알맹이가 없는 만날
그나물에 그밥 얘기들 뿐인 거 같습니다... 뛰어난 글 솜씨로 좀 더 이 세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리뷰를 기대하는 건 무릴까요?

수다맨 2021-09-09 06:37   좋아요 0 | URL
일단 저는 선생님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가방끈이 유난히 긴 것도 아니고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만한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 블로그도 전문적인 리뷰 작성보다는 제가 읽었던 책을 기록하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알맹이 없는 글에 실망하셨다니 저로서는 면구스럽습니다.
다만 ‘가진 자들만 탓하는 이야기‘, ‘가지지 못한 자에게 값싼 동정‘으로 제 독후감을 해석하신다면 저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해당 저자들의 집필 노력을 과소평가하려는 독해로 비칠 여지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자들은 부지런히 머리를 쓰고 발품을 팔아서 세상을 이해하려고 했지만 그 결론은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서 인간을 서열화하는 구조를 재확인‘하는, 어쩌면 식상하고 뻔하디뻔한 것이었습니다. 제 독후감은 이러한 실상과 결론을 읽고서 쓴 것이었고 발전적이지도, 입체적이지도 못했다는 것은 당연히 제 무능의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이 뻔하디뻔한 실상과 결론‘을 누군가는 집필하고, 누군가는 읽는 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님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 것은 유감스러우나 ‘만날천날 가진자들만 탓하는 그나물에 그 밥 같은 이야기‘라는 표현은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음... 2021-09-10 0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맞습니다. 제 표현이 과헸습니다. 죄송합니다.
비아냥이 아니라 지금은 또 제가 뭘 알겠냐 싶습니다. 하루는 ˝세상이 이렇게
분열로 치달아도 되나˝ 싶다가 또 ˝내가 뭘 안다고 내 앞가림도 못하는
3류도 안되는 인생이... 까불지 말자˝ 뭐 이렇게 마음이 왔다 갔다 합니다.
아무튼 3류도 못되는 인생인 제 입장에선,(아마도 사람들은 노예근성이라
할 것도 같습니다만)과도기로 보이는 요즘 세상이 겁납니다. 오히려
역설적이게도 눈치 빠르고 민첩한 사람들만 살아남는 세상으로 치닫는 거
같아서요. 이러면 결국 나같은 새우중에서도 최하급 새우만 터져나가는 거
아닐까.. 두렵습니다. 네, 저는 제 안위 걱정으로도 벅찬 소인배입니다.
부끄럽지만...이제는 크게 부끄럽지도 않은 거 같고... 그게 내 모습이니까...
아무쪼록 저같은 사람은 세상이 좀 조용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겁납니다.

수다맨 2021-09-10 14:48   좋아요 0 | URL
음님. 저도 스스로 3류라고 생각할 때가 허다하고 제 안위 걱정에 급급한 속물입니다. 매일매일 부끄러움도 느끼고 겁도 많으며 조용한 세상을 꿈꾸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때일수록 음님이 느끼는 부끄러움과 두려움이야말로 님께서 건강하고 정직한 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소중한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이렇게 분열로 치달아서는 안 되고, 약삭빠르고 민첩한 인간들만 아니라 모든 인간들이 ‘잘‘ 살아남는 세상을 바라는 분이야말로 저는 ‘깨어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음님이 깨어 있지 않다면 이렇게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내보이는 댓글을 여기에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너무 절망하지도 않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