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었다는 말 - 권여선 소설집
권여선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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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과 범작, 판단을 유보하게 만드는 단편(‘모르는 영역‘)이 혼재한다. 기존의 권여선다움이 느껴지는 ‘희박한 마음‘과 ‘손톱‘보다는 삶의 비의祕儀와 미지未知를 탐문하고 고찰하려는 ‘모르는 영역‘과 같은 작품에 더 호감이 갔다. 중견작가가 노대가老大家가 되고자 고투한 흔적이 엿보이는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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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이 죽었다!
아르만도 이아누치 감독, 스티브 부세미 외 출연 / 루커스엔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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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권력자의 사인이 다르다는 점만을 빼면 영화 ˝그때 그사람들˝의 소련버전. 절대권력자는 반드시 타락하며 그이의 최후는 허망하다는 것, 독재자 밑에서 부역하던 인간들이란 (그 주인과 마찬가지로) 위선자이자 협잡꾼이자 배신자이자 사이코패스의 기질이 강하다는 것을 참으로 코믹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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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트레이시
워렌 비티 감독, 워렌 비티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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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의 독창성은 없지만 감미로운 재즈의 선율과 화려한 색감, 몇몇 배우들(특히 알파치노)의 연기 변신은 인상적이다. 지금의 시선에서 볼 때는 촌스럽기 그지없지만 그 당시 만화 원작을 영화로 옮기려고 했던 시도의 의미를 감안한다면 오늘날 슈퍼히어로 무비들의 조상격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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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0-08-09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도시의 영웅 딕 트레이시와 그를 연모하는 댄서 마돈나가 아니라) 악랄하면서도 찌질하고 코믹한 빌런 ‘빅 보이‘를 찰지게 연기하는 알 파치노이다. 시도의 참신함과 도발성을 떠나서 ˝딕 트레이시˝는 서사라는 내용물만 놓고 본다면 이채로운 부분이 사실상 없는 영화인데 알 파치노의 미칠 듯한 포스와 연기력이 주인공을 압도할 정도로 강렬하여 이 작품에 흡인력을 만들어 준다.
날이 덥고 비까지 내려서인지 요즈음 책이 잘 읽히지 않는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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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의 마지막 걸작이라고 부를만한 작품! 세상은 인민의 힘으로 바뀐다는 것이 황석영과 같은 진보적 문학가들의 주장이라면 이문열은 대다수의 인간은 권세가의 위력에 굴복할 뿐이며 드높은(!) 개혁가가 나타나기 전까지 이들의 고두叩頭와 순종은 변치않는다는 것을 참으로 능갈맞게 형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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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0-07-2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나 지금이나 이문열은 보수와 반동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작가였고 그의 근작들은 줄꾼의 무능과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같은 작품을 다시금 일독하면 (누군가의 눈에는 반동이라고 부를 법한) 그의 주제의식이 묘하게 흥미성과 신빙성을 갖게 된다. 이문열의 눈에는 권세가는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으며, 그에게 복종하는 사람들도 어지간해서는 변하지 않는다. 이들의 질서가 변하는 시간은 ‘다수의 봉기‘(진보파)가 아니라 종래의 권세가보다 ‘더 힘과 개념을 갖춘 능력자가 도래‘하는 때이다. 부언하면 엄석대의 몰락은 같은 반 급우들의 저항(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 같은 소설은 철저히 이 입장에 있다)이 아니라 새로 바뀐 담임에 의해서 이루어진 결과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동안 엄석대에게 충성을 바쳤던 급우들은 화자의 말마따나 ‘교활하고도 비열한 변절자‘로 변해서 기존의 권세가를 비난하고 새로 온 능력자를 환영한다.
허무주의와 혐오주의의 냄새가 짙은 소설임에도 이 작품은 여전히 시의성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이런 말 하기는 그렇지만 특정 업계나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가 이문열의 주제의식과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무척이나 많기 때문이다.
 
임계장 이야기 - 63세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노동 일지 우리시대의 논리 27
조정진 지음 / 후마니타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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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계약직인 노인노동자의 삶을 통해서 이사회에 만연한 갑질의 실상을 폭로한다. 비인격적 대우, 비위생적 환경, 장시간 노동이 한 사람의 몸과 마음을 부수는 과정은 눈물겹고도 끔찍하며 낮고 힘든 자리에서 일하는 이들도 엄연히 존엄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리려는 메시지는 감동적이면서 웅숭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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