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 - 쩨쩨한 어른이 될 바에는
손화신 지음 / 웨일북 / 2019년 9월
평점 :
'쩨쩨한 어른이 될 바에는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는'제6회 카카오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이다. 아이를 통해서 바라본 자신의 못난 모습을 보고, 아이의 마음으로 살아가길 원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이의 마음? 아이의 마음을 깊이있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구나를 뼈저리게 느낀 책이다.
잠자리에 누워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지?라고 돌아오면 특별하게 생각나는게 없는날이 많다. 하지만 아이들은 매일 같은 날인것 같지만 매일 매일 일기쓸거리가 있다. 아이들은 순간 순간이 빛나고 그 빛들이 하루를 가득채우고 있기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가장 충격으로 다가왔던 이야기는 트렘펫 연주자가 아이에게 묻는다. 트럼펫 연주할 수 있냐고. 난 당연히 못한다고 할 줄 알았는데 아이는 해보지 않아서 할 수 있는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한참 동안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 그렇다. 정말이다. 왜 난 항상 처음하는건 못한다고 생각했을까?
안 해 봤다고, 못하는 건 아니니까. 한 번도 안 써봤어도 시를 쓸 수 있고,
한 번도 축구공을 본 적 없어도 슛을 넣을 수 있다.
시도해 봐야 아는 거니까. 내 안에 어떤 재능이 이쓴지 나조차도 잘 모르느 일이니까(p.73)
나도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 결정을 해야할때 마음이 이끄는 당장 느낄 수 있는 지금의 행복보다는 생각했을때 머리를 따르며 이성적으로 더 좋아 보이는 상식적 행복을 선택하게 된다. 책에서 떡볶이와 한우 중 먹고 싶어하는것은 떡볶이지만 비싼 한우를 선택하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는 떡볶이를 선택해서 맛있게 먹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옳고 그름에 있어 나의 판단을 따르기 보다 남의 시선을 더 많이 신경쓰게 되고, 내가 좋아하는 패션보다 남이 봤을때 예뻐보이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무슨 말을 들었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 괴로워하지 말게. 그랬다가는 결코 끝이 없을테니 말일세.
자네는 자네 양심에 따라 살면 되는 거라네.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든 상관하지 않으면서 말이지,
함부로 말을 못 하도록 험담가들의 혀를 묶으려는 일은 들판에 대문을 세우려는 것과 마찬가지라네." - 미겔 데 세르반데스, [돈키호테] 중 (p.258)
엄마가 되니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남편과 아이들을 먼저 생각해서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것을 희생하고 포기하며 살아간다. 엄마이기때문에 누릴수 있는 행복 또한 크지만 나의 나된 모습을 나 자신조차도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 나의 못난 모습들을 돌아보며, 나에게 진정한 나를 선물하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