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 - 모든 종을 뛰어넘어 정점에 선 존재, 인간
가이아 빈스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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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변화를 담은 영상을 보다가 그런 댓글을 본 적이 있다. 어쩌면 코로나는 지구가 살기 위해 투여한 백신일지도 모른다고. 자연을 훼손하고 지구를 아프게 하는 인간을 멈추기 위해 생겨난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 말처럼 코로나가 확산된 초기, 인간의 삶이 잠시 멈추자 지구는 짧게나마 옛 모습을 되찾았었다. 대기질이 좋아졌고, 바다가 맑아졌으며,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생물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인간이 다시 움직임과 동시에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버렸지만 이러한 현상이 의미하는 것은 명확했다. 인간은 더 이상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는 존재라는걸.


그렇다면 언제부터, 아니 어떻게 인간은 지구의 지배자가 된 것일까? 무엇이 인간을 제 의지대로 지구를 주무르는 초월적인 존재로 만든 것일까? 이전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걸까? 이러한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현재 시점에 저널리스트이자 과학 저술가인 가이아 빈스는 책 <초월>로 그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



책 <초월>은 '모든 종을 뛰어넘어 정점에 선 존재, 인간'이라는 부제처럼 모든 종을 초월, 지구의 지배자로 올라선 인간에 대해 살펴보는 인류 역사서이다.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따른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불, 언어, 미, 시간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현재의 위치에 서기까지의 인간의 생존과 진화를 살펴본다.


책은 먼저 첫 장 기원에서 모든 것의 시작과 인간의 탄생에 대해 살펴본다. 빅뱅 이후 지구가 생겨나고 인간이 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짧게 살펴보고, 인간이 초월적인 존재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네 가지 핵심 요소들을 바탕으로 살펴본다.


첫 번째 핵심 요소는 ''로, 이 장에서는 불의 발견과 활용, 통제를 통해 일어난 환경의 변화와 그로 인한 두뇌의 진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하나의 발견을 통해 인간은 어떤 변화를 얻게 되었으며, 이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챕터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챕터였는데, 불을 이용해 조리한 음식이 소화를 쉽게 만들고 이로 인해 에너지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됨으로써 인간은 두뇌 능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었다는 점, 두뇌 능력 향상과 더불어 불을 이용하는 방법 등 생존과 관련된 지식을 얻기 위해 인간은 공동체를 이루게 되었다는 점이 새롭고 흥미로웠다.


하나의 종으로서 인간이 거둔 성공은 근본적으로 다른 어떤 생명체보다 에너지를 자유롭게 다루고 에너지를 얻기 위한 노력을 다른 곳에 전가하는 능력에서 기인한다. - 97p


두 번째 핵심 요소는 '언어'로, 이 장에서는 인간이 언어를 통해 상호 교류하며 문화를 형성하고 축적하고 발전시키면서 문화적 진화를 이룬 과정에 대해 살펴본다. 언어가 있기에 문화를 이룰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인간은 다른 종과 달리 공간의 제약을 초월, 지구 전체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 핵심 요소는 '미(美)'로, 이 장에서는 생존의 문제에서 벗어나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고 표현하고 욕망함으로써 일어나는 변화를 살펴본다. 상징과 규범, 공통성 형성, 소속감 부여 등 다양한 역할을 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사회를 구성하고 연결하는 '미'의 힘을 확인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일어나는 문화적 진화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네 번째 핵심 요소는 '시간'으로, 이 장에서는 인간이 시간을 인지, 측정, 관리함으로써 과거와 현재 미래를 구분하고 스스로의 위치를 깨닫고 객관적인 시각을 얻고 예측하고 탐구하게 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시간을 통해 인간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룸으로써 다른 종을 뛰어넘는 초월적인 존재로 완전히 자리매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은 기억을 통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또한 문화를 축적해 더 큰 사회적 집단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과거를 기억해냄으로써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떠올려 다시 반복할 수도 있다. 이 덕분에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인간은 시간 여행을 하며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 -404p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이나 지진, 화산 폭발 같은 환경에 따른 변화가 아닌, 발견을 통해 주체적인 진화를 이루었다고 얘기한다는 점이었다. 때론 '이 정도면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이지 않나? 인간 우월 관점/사상이 아닐까?'싶기도 했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주체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에 대해, 또 미래에 대해 더욱 큰 책임을 가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어느 누구도 아닌 인간 자신"이라는 저자의 마지막 말을 읽을 때 앞서 이야기들이 오버랩되면서 훅 하고 와닿았다.


<초월>은 미래에 대한 명확한 해답이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현재의 인간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인간이 가진 힘을 실감하고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여야 함을 깨닫게 해준다. 500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분량에, 너무 방대한 내용이라 집중하는 것이 어렵긴 했지만 이번 독서로 인해 새로운 지식과 깨달음, 그리고 주체성과 미래에 대한 생각, 의지까지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 2021년 첫 책으로 딱 좋았다.




*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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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 온라인 수업 시대,오히려 성적이 오르는 최고의 방법
진동섭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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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국의 교육과정과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없었던 입학사정관제가 2008학년도 대입부터 시범적으로 도입된 것이나 2012년부터 문과도 수능에서 미적분을 풀게 된 것, 2015 개정 교육 과정으로 교과서가 학습 활동을 중심으로 공부하도록 설계된 것처럼 사회의 변화에 맞춰 교육 역시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재 역시 마찬가지로, 팬데믹 시대를 맞아 교육 환경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느껴질 만큼 빠르게 변화했고 또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어느 정도 단계를 밟으며 서서히 변했던 이전과 달리 너무 빠르게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속출하면서 성적 양극화라는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고, 코로나가 끝난다고 해서 이전과 같아지지는 않을 터. 하루라도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자기 페이스를 찾아야 하기에 어떻게 적응하고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절실한 지금, 책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은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굉장히 직관적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그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단순히 공부 방법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에서 학생은 어떻게 학습 습관을 잡고 공부해야 하는지, 그리고 학부모의 역할은 무엇이고 어떤 것을 지원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해 준다. 교육에 관해 이야기할 때 필수적인 두 주체의 입장을 모두 살펴보고 이야기한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강점 중 하나이다.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은 먼저 학교에서 하는 오프라인 수업과 집에서 듣는 온라인 수업의 차이에 대해 살펴본다. 선생님과 학생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진도를 맞추고, 사제 간의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주의를 환기시키고 지식 이상의 것을 얻고, 학생들이 직접 활동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등이 가능한 오프라인 수업과 달리 온라인 수업은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이 어떻게 성적 양극화를 야기하는지 그 원인을 알아본다. 그리고 그 원인을 바탕으로 온라인 수업에 맞는 공부 방법들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책에서 알려주는 방법들은 언뜻 보기에는 기존 오프라인 수업에서의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왜'라는 질문을 가지고 책을 읽다 보면 그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학습 과목의 전체 구조를 파악 및 정리하고, 선생님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는 등 모든 방법들은 오프라인 수업을 들을 때 보다 더 많은 집중력과 섬세함을 필요로 한다.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은 이 차이를 자세하게 알려준다.


이미 시작되었으며 미래 교육 방향이라고 할 수 있는 블렌디드 러닝, 즉 온오프라인 수업을 혼합해서 듣게 될 경우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다룬다. 주요 과목별 공부법은 물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학습 시기별 공부법도 차근차근 알려주기 때문에 학생 본인, 그리고 더 나아가 나이가 어린 자녀의 교육을 고민하는 학부모도 이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은 이 외에도 아이가 자기 주도 학습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는 방법, 암기 중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식을 진정한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들에 대해 다루며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도움을 준다. 학생 혼자서는, 학부모의 힘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기가 어려운 만큼 이 책을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눈다면 보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온라인 수업의 어려움을 토로한 글들을 보면서 그 문제점이나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었다. 그냥 '집중하기 어렵겠네. 힘들겠다' 정도만 생각했을 뿐 다들 적당히 적응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뒤늦게 성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온오프라인 수업 사이의 큰 차이를 실감하게 되었다. 새로운 깨달음으로 시작한 덕분에 이 책 속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들에 제법 공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 나름 장점이었달까.


이전의 나처럼 이 차이를 아직 실감하지 못한 분들이라면, 달라진 성적에 고개를 기우뚱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 특히 앞서 말한 대로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 현재와 미래의 교육 환경에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하면 좋을지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쌤앤파커스리뷰단 #도서제공


‘온라인 수업‘은 등교 수업과도 다르고 일반적인 사교육 인터넷 강의 듣기와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중 고등학생의 경우 하루 6시간 이상 집에서 계속해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숙제도 해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아침에 일어나 오전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마저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수업 현장의 변수가 없는 온라인 수업은 진도도 생각보다 많이 나가서 그날그날 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날에는 할 수 없을 만큼 밀린다. - P24

우리는 그동안 학교는 공부하는 곳, 교과 공부를 충실히 해서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도구 정도로만 인식해 왔다. 그런데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게 된 순간부터 학교는 공부하는 곳일 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는 방식을 배우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략) 즉 학교 교육 목표도 뛰어난 학습력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고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면서 협력하고 함께하는 ‘사람 교육‘을 동시에 추구해 온 것이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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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쌤의 영어회화 일력 365 (스프링) - 하루 한 문장 미국식 영어 습관
올리버 샨 그랜트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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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면 새로운 해를 맞을 준비를 한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1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격려와 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를 세운다. 이때 새해 계획과 목표로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영어공부'다.


영어 방문 학습지 교육을 받던 시절 일주일 내내 숙제를 미루다가 선생님이 오시기 1시간 전에 방문을 꼭 닫고 부랴부랴 답지를 베꼈던 꼬맹이는 그대로 자라 매해 습관처럼 영어공부를 계획하는 어른이 되었다. 계획이 무색하게 작심삼일이 고작이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몰라 대충 손만 댔다가 흐지부지되기를 반복하고 있달까. 그래서 처음 <올리버쌤의 영어회화 일력 365>를 만났을 때 반가운 마음과 함께 '어쩌면...!'하는 가능성을 떠올렸다.


<올리버쌤의 영어회화 일력 365>는 책상 위에 세울 수 있는 탁상달력 형태의 영어교재로 하루 한 문장씩 미국식 영어를 가르쳐준다. 한 장의 구성은 그날의 문장, 문장과 관련된 짧은 설명, 해당 문장을 응용할 수 있는 2~3개의 응용 표현으로 되어있다.


이 책(?)의 장점은 일력 디자인으로, 따로 시간을 내어 의자에 앉을 필요 없이 매일 아침, 저녁으로 책상에 놓여 있는 일력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국인들이 평소 사용하는 생활 언어를 만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에 눕기 전에 날짜를 체크하면서 가볍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각 문장이 그리 길지 않고 많아봤자 하루 4문장 정도라서 한 장을 보는데 걸리는 시간도 굉장히 짧다. 쭉 한 번 훑어보고 소리 내어 읽고, 여유가 있다면 종이에 한 번 적어보데 10분이면 충분하다.


매해 계획을 세우면서도 잘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새로운 습관을 하나 들이는 데는 꽤 오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며, 완전히 습관으로 굳어지기 전까지 계속해서 꾸준함을 유지해야 한다. 만들기는 어려운데 비해 흐지부지되기는 굉장히 쉬워서 잠깐 방심하는 사이에 무용지물이 되곤 한다.


<올리버쌤의 영어 회화 일력 365>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초기 습관을 잘 들일 수 있게 되어있다. 일력 특유의 한 장 한 장 넘기는 재미, 짧고 간단한 내용은 꾸준히 따라갈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이 역시도 본인의 노력이 동반돼야 가능한 것이지만 조금씩 조금씩 습관을 들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회화 일력인 만큼 각 문장을 어떻게 끊어 읽어야 하는지 표시가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거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끊어 읽는 지점을 명확하게 알아야 하는데, 막 영어를 시작하거나 아직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독학하면서 그 부분을 잡아내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 점만 빼면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고, 이제 나의 노력만 더해지면 제대로 영어공부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눈 깜빡하는 사이에 어느새 2020년의 끝자락이 되었다. 한 해 동안 한 게 없는데 벌써 끝이라니. 이제 곧 2021년이고, 또 1년은 금방 지나가겠지.


속절없이 흘러가버리는 시간을 후회하지 않으려면 2021년에는 <올리버쌤의 영어 회화 일력 365>와 함께 성실하게 영어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좋은 구성의 영어교재를 만났는데 잘 활용하지 않으면 아쉬움이 더욱 클 것 같다.




*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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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라
무옌거 지음, 최인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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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라는 말이 있다. 상대방의 선의를 제멋대로 휘두르는 사람들이 만연한 요즘 사회에 참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선의에 선의로 보답하는 것이 일상이던 때를 살았었다. 도움에 감사를, 은혜에 보답을 하던 때, 우리는 상대방을 향해 손 내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더불어 사는 삶을 사는 데에 망설임이 없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상대방의 선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나를 해주면 왜 두 개를 해주지 않냐고 큰소리치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잠시 손을 거두면 지금까지 착한척했던 거냐고 화를 내는 사람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선의를 보이는 사람이 '호구'가 되는 때가 온 것이다.


선한 사람이 상처받고 고통 속에 허우적거리는 아이러니한 상황. 이러한 상황에 놓인 원인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책 <남들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라>는 선한 사람이 고통받는 원인 중 하나로 "원칙 없는 착함, 거절할 줄 모르는 선량함"을 꼽는다. 선의를 베풀기에 적당하지 않은 사람, 계속해서 상대방의 선의만을 바라며 이를 권리로 여기는 사람, 당신을 괴롭히는 사람에게 선의를 베푸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선의가, 선량함이, 착함이 문제가 될 수 있을까. 잘못은 악인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선의를 베푸는 당사자는 최소한 상대방이 당신의 선의를 받을만한 사람인지 아닌지 구분해야 한다.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지키며 상대방에게 손을 건네야 한다. 이를 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기꺼이 상대방에게 휘둘리도록 내어놓는 것과 다름없다.


<남들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라>에서 꼽는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다. 저자는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선한 사람이 고통받는 원인을 살펴본다. 스스로를 '착한 사람' '함부로 대해도 별문제 없는 사람'이라고 정의 내린 꼬리표, 미움받기 싫다는 마음, 반복된 학대와 세뇌로 인한 통제력 상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먼저 들어주는 것이 미덕이라고 가르쳐온 사회,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람들은 스스로를 고통 속에 살아가도록, '호구'로 살아가도록 만든다고 말한다. 상대방은 물론 사회와 가정,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책은 개인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알려준다. 제대로 선을 긋기 위해 해야 할 현명한 거절 방법, 진정한 자기성찰 방법, 스스로를 구하기 위한 방법 등 다양한 상황에서 필요한 방법들을 차근차근 이야기해 준다.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전작에 이어 깊이 통찰한 결과물인 만큼 제법 구체적이고 유용하다. 게다가 책 전반에 걸쳐 사례를 통해 원인을 명확하게 살펴보고 방법을 알려주는 구성이라 각각의 상황에 맞는 방법으로 제대로 실천할 수 있다.


<남들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라>를 읽으면서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고, 반성하는 부분도 많았다. 선한 마음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으며, 선함이 잘못일 수 있다는 점도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저자의 전작 제목처럼 <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해야 하며 남들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나의 선의가 그만큼 가치 있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상대방을 구분하고 적절하게 거절하며 나만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길 수 있었다. '왜 나만...' '왜 나한테만 그러지?'라고 생각하기 전에 내가 먼저 제대로 선을 긋고 있는지 확인해야 함을 되새기면서 즐겁고 유익하게 읽었다.




*도서협찬

원칙이 없는 착함, 거절할 줄 모르는 선량함은 독이다. - P11

인생은 돌이킬 수 없다. 미안하다는 이유로 거절하지 않으면 후에 더 큰 결과를 감당해야 한다. - P36

인간관계에서 오해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사람마다 감정적 출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해야만 한다. - P46

남들이 옳고 그름을, 맞고 틀림을 어떻게 말하든 그냥 내버려둬라. 타인의 일은 상관할 바 아니다. 그보다는 나 자신이 마음의 균형과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 P47

거절을 통해 우리는 타인에게 자신이 그은 인간관계의 경계선을 명확히 알려줄 수 있다. (생략) 거절할 줄 모르는 사람은 은연중에 ‘나는 경계선이 없다.‘는 잘못된 정보를 남에게 준다.
- P53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고 싶다면 자신은 적어도 강가에 안전히 서 있어야 한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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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하브루타 - 창의력부터 사고력까지 아이의 공부머리가 바뀌는
김정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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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법에 대해 이야기할 때 밥상머리 교육은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이다. 식사예절을 비롯한 기본적인 예절교육은 물론 소통을 통한 정서발달과 어휘력 상승, 사고력 발달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소통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은 이 짧은 글 속에 모두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다만 대부분의 부모는 그 중요성을 잘 알면서도 실제로 행하지는 못하고 있다. 시간적으로 심적으로 여유가 없기도 하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알 수 없어서 이기도 하다.(부모도 부모가 되는 것은 처음이지 않은가.) 그래서 지금까지 자녀교육과 관련된 많은 부분(어쩌면 전부)을 학교와 학원에 위탁해왔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등교가 힘들어지면서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 대신 집에서 교육을 받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원격 수업을 받고 있지만 소통과 관계와 관련된 부분은 거의 단절되다 싶이 했다. 게다가 AI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지금까지와 같은 주입식 암기식 교육의 필요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책 <K-하브루타>는 이와 같은 이유로  더 이상 자녀교육을 학교에만 맡길 수 없게 된 부모들을 위해  부모가 밥상머리 교육을 잘 할 수 있도록 방향과 방법을 제시해 준다. 저자가 유대인의 전통적 학습법이자 유대인의 밥상머리 교육인 '하브루타'를 우리나라에 맞게 변형하여 만든 한국형 K 하브루타와 그 내용을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따라 할 수 있도록 만든 교육 어플 '지혜톡톡'를 통해 아이와 함께 대화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저자가 만든 K 하브루타는 크게 15가지 카테고리로 나뉘는데, 이는 책의 목차와 동일하다. 소통, 감정, 인성,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 문제 발견력, 속담, 명언, 명화, 토론, 진로직업, 협력, 미덕, 키워드, 각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목차를 나누어 자녀교육에 있어 이것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이야기한다.


처음 볼 때는 '이 많은 것을 어떻게 하지?'라며 겁이 날 수 있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겨난다. 왜냐하면 방법이 매우 간단해서 당장 시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다는 것은  K 하브루타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강점이다. 각 카테고리(장)마다 포함되어 있는 사진 자료와 그 아래에 달린 몇 가지 질문들을 바탕으로 첫 문을 열면 끝. 각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그와 관련된 또 다른 질문을 던지다 보면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아이들은 경청하는 자세와 배려심, 새로운 시각과 어휘력, 창의력 등을 배울 수 있다. 어떻게 시작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가르쳐줘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아이가 무슨 말을 하든 긍정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생각에 조금이라도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순간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이때부터 아이와의 솔직한 대화는 물 건너 가고, 부모의 기준으로 '옳은' 생각만 하도록 강요하는 꼴이 될 수 있다.


각 카테고리마다 저자가 본인의 아이들과 나눈 실제 대화가 담겨 있어서 우리 아이들과 대화를 나눈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호기심이 생긴다는 점도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아이들의 생각을 넓혀주는 다양한 질문하는 부모와 예측 불가한 아이들의 통통 튀는 답변은 그 자체만으로도 제법 흥미롭다. 과연 내가 부모의 입장이라면, 아이의 입장이라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면서 이와 같은 대화를 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을 통해 방법을 알고 부모가 먼저 자신감과 호기심을 갖게 된다면 교육은 훨씬 재미있고 수월해질 수 있다. 부모도 아이도 즐겁게 대화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서로 더욱 돈독한 관계가 될 수 있다니. 상상만으로도 벅차오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가정에서의 자녀교육과 부모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재미있게 읽으면서 자신감과 호기심을 얻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아이들과의 대화를 시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지식이 많은 아이가 아닌 지혜롭고 행복한 아이로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질문을 하면, 아이는 생각을 시작한다. 생각을 키우는 가장 큰 힘은 질문이다. (생략) 유대인들은 질문을 통해 소통하고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운다 - P256

1. 질문을 하면 답이 나온다.
2. 질문은 생각을 자극한다.
3. 질문을 하면 정보를 얻는다.
4. 질문을 하면 통제가 된다.
5. 질문은 마음을 열게 한다.
6. 질문은 귀를 기울이게 한다.
7. 질문에 답하면 스스로 설득이 된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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