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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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
믿고 보는 작가의 글은 더욱 기대가 된다. 자기계발서에 몰두하던 시절, 소설에 입문한지 얼마되지 않던 때 만난 그의 글은 말할 수 없는 감동과 감탄으로 이 맛에 소설이구나!를 외치게 했다.



서스펜스 마스터 기욤 뮈소..
<안젤리크> 표지에 적힌 작가명 수식어가 인상적이다.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잠깐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시작한 책은 금새 열 페이를 넘겼다. 아침을 차리고 아이들 등교를 시키고 고요해진 집. 다시 책읽기를 시작한다.인물들 사이에서 함께 움직이며 단서를 찾고 범인을 따져 보는 읽는이는 진한 커피가 필요하다.



p.147
지금이 바로 나에게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카이로스라고 부르는
기적의 순간이다. 모든 걸 변화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



제목 ‘안젤리크’만으로 짐작을 한 채로 소설 읽기를 시작했다. 이야기 중반으로 가기도 전에 범인의 실체는 확인된다. 기욤 뮈소를 서스펜스 마스터라 부를만한 이유가 여기서부터 돋보인다. 안젤리크라는 대표 인물의 설정이지만 인물과 인물의 관계, 관계에 얽힌 감정, 감정을 발산하는 인물들의 행동 유형이 좀처럼 종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무용수 딸의 요청으로 전직 강력반 반장은 수사를 시작하지만 사건에 얽힌 이들을 만나며 돌아본 그들의 삶은 (심지어 자신과 수사를 의뢰한 무용수의 딸마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음에도 제각각 결핍의 양상을 보인다. 그들이 원하는 해피엔딩은 무엇이었을까.



다양한 인물 유형은 개연성을 굳이 따져 보지 않더라도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인물들이다. 드러낼 수 없는 누추한 비밀들. 저마다 그런 비밀 하나쯤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 아물지 않은 상처는 더 큰 상처를 남기고 상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 버린다. 소설에서도 현실에서도.



파리와 베니스를 오가는 공간의 변화와 사건을 들여다 보며 서술되는 현재와 이전의 이야기들은 읽는이에게 지루할 틈을 내어주지 않는다. 기발한 설정과 반전, 긴장감 그리고 누군가의 작은 해피엔딩은 꽉차게 만끽할 수 있는 책읽기 시간. 이것이 기욤 뮈소를 기다리는 이유다.



개인적으로 소제목에 딸린 문장들은 소설의 내용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꽤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기욤 뮈소의 계산된 글쓰기는 어디까지일까. 더 읽어내야 할 부분은 무엇이고 놓친 것은 무엇일까. 책을 덮었다고 여운까지 덮을 수는 없는 그의 글은 당연 추천!



들여다 보고 싶은 장르적 요소로 그의 책을 드는 이도 있겠고 작가의 명성으로 책을 드는 이도 있겠지만, 어느쪽이든 간에 다른 말이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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