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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올바름 - 한국의 문화 전쟁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9월
평점 :
넘쳐나는 뉴스와 함께 게으름 때문에 세상의 소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강준만 교수의 날카롭고 저인망식의 정보 수집과 분석은 개인적으로 늘 신선하고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세상의 이슈를 놓치지 않고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사례와 사건을 통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논의가 기대된다.
솔직히 '정치적 올바름'(PC : political correctness)이라는 단어는 처음 듣는다. 책 제목으로 제시된 용어인가 했지만, 미국에서부터 세계 곳곳에서 PC에 대한 이슈가 뜨거웠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PC는 다문화주의의 가치 아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언어 사용이나 활동에 저항해 그걸 바로잡으려는 운동 또는 그 철학을 가리키는 말이다."(p17) 용어의 기원은 마오쩌둥의 <작은 빨간 책>에 나오는 올바른 생각(correct thinking)이라는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PC 운동은 나이에 대한 차별, 동성연애자들에 대한 차별, 외모에 대한 차별, 신체의 능력에 대한 차별 등 모든 종류의 차별에 반대한다. 하지만 그 운동 방식에 과유불급의 원리와 인간에 대한 예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PC 피로'를 불러오고 있다. 지나친 비판에 대한 쟁정은 자유, 위선, 계급이라는 3가지 요소로 요약하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태껏 관습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자행했던 것들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서의 사례로 싸이의 '흠뻑쇼' 논쟁을 들여다보면서 슬랙티비즘을 언급하고 현실의 파악을 주문한다. 그리고 PC가 가야 할 길을 살펴보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나타난 문제점을 꼬집는다. 더 나아가 마이크로어그레션(미묘한 공격, 모욕, 무효화), 가해자 지목 문화, 언더도그마(약자는 선하고 강자는 약하다고 생각하는 현상), 약자 코스프레도 함께 '정치적 올바름'의 일환으로 다루고 있다.
빠른 경제 성장만큼이나 정치 지형의 변화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 새로운 이슈 변화도 너무 빨라 혼란을 가져온다. 뭔가 이해할라치면 새로운 논쟁과 논란이 불거져 깊이 생각해보지 못하고 혼란으로 떠밀려간다. 이 혼란스러운 도덕적 허세, 즉 정치적 올바름을 정리해주고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도 짚어주는 저자의 해설은 역시 강준만 교수라는 기대 이상의 만족을 가져다준다.
"우리의 적은 늘 독선과 오만이다."(p173)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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