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은 왜 죽는가
고바야시 다케히코 지음, 김진아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기쁨과 슬픔에 강한 감정을 가진 생물이기 때문에 죽음과 마주할 때 큰 충격을 받는다. 죽음은 거의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고 언급하기를 주저하는 단어다. 나를 기준으로 보면 하나의 생명이 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 자신을 벗어나 죽음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으로 철학과 종교가 있지만 형이상학적이다. 그맇지만 과학 특히, 의학적으로는 심장 정지로 단정한다. 이번에 생물학자가 본 죽음을 다각적으로 살펴본 책이 '허클베리본스'에서 <생물은 왜 죽는가>로 출간되었다.


이 책의 핵심은 '진화'가 생물을 만들었다는 키워드다. 지구의 역사에서 다섯 차례 대멸종으로 각각 시기에 살아있던 생물종의 70~95%가 사라졌다. 이렇게 사라지면서 시대별 살아남은 종이 그 환경을 기반으로 또다시 새로운 생물의 다양성이 생겨났다. 이 '다양성과 멸종'의 관계, 다시 말해 '변화와 선택'이라는 진화와 적자생존 사이클의 결과로 살아남은 지구 생명체가 현재 우리가 접하고 있는 것이다. 즉 '멸종과 죽음'도 진화가 만든 생물 시스템의 일부란 것이다.


유전학와 세포학 그리고 지구 역사 차원에서 생물의 탄생부터 변화와 선택(멸종 혹은 죽음)에 대해 다루고, 다양한 생물이 죽는 방식과 인간이 노화를 거쳐 가는 죽음의 메커니즘에 관해 논한다. 노화를 살펴보면 체세포의 기능 저하가 염증 반응을 유발하면서 노화를 촉진해 신체 기관의 기능을 떨어트린다. 인간을 '늙은' 상태로 만들어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다. 과학계는 이 과정에서 항노화, 즉 안티에이징의 연구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하지만 생물이 죽어야 하는 이유는 '다양성'을 위해서다. 변화하는 환경이나 멸종이라는 상황에 적응하여 살아남아 생존한다. 여러 생물 특히, 벌거숭이두더지쥐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사회적 변혁을 배워, 인구 소멸과 초고령화의 문제에 접근하여 육아와 노동방식의 개혁이라는 주제는 꽤 흥미를 끈다. 개인의 영원불멸보다는 지구생명체의 공존을 생각해보는 책으로 추천해본다. 


"'죽음'은 절대적으로 나쁜 존재가 아니라 모든 생물에게 있어 필요한 것입니다."(p262)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생물은왜죽는가 #고바야시다케히코 #김진아 #허클베리북스 #죽음 #진화 #생물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각기 다양한 눈으로 보는 미술품에 대한 해석은 흥미진진해질 수밖에 없다. 예술가의 감성은 서로 통할는지 모르겠지만 미술관을 찾은 여러 분야의 감상가들은 제각각 자신이 가진 틀에서 감상한다. 수학자, 화학자, 물리학자, 해부학자, 의학자, 인문학자, 철학자 등 미술과 관련 없는 이들이 미술관 감상 도서를 출판한 것을 볼 수 있다. 음악가가 미술관에 가서 감상하면 어떤 각도로 혹 어떤 생각으로 접근할까? 그림을 보면 음악이 들릴까? 악상이 떠오를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크레타' 출판사를 통해 <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를 출간했다. 섬세한 바이올린을 켜는 사람은 어떤 눈으로 미술 작품을 바라볼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저자 이수민은 바이올린 연주자로 방송에서 클래식 공연 리뷰 코너 패널을 맡고 있으며 여러 기관에서 강연과 칼럼 기고 및 공연 해설가로 활동 중이다. 클래식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데, 이 책에서는 자신의 그림을 음악과 함께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음악을 QR코드로 연결해 책 읽으면서 감상할 수 있어 글과 음악이 함께 흐르는 독서가 가능하다. '그림에 음악 더 하기' 시도는 꽤 괜찮았다. 아주 좋았다. 그림의 이미지가 음률과 함께 살아 움직이는 듯한, 그리고 감정도 쉽게 전달되어 조용히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여러 음악가와 화가의 이야기를 함께 들으면서 깊어가는 가을밤의 운치를 만끽하는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 장은 9개의 선곡된 바이올린 협주곡의 감상 포인트 소개하면서 바이올린이 가진 매력에 다가갈 수 있다. 클래식 공연 음악과 미술계에 관심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보고 싶다.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그림과 음악 이야기가 진지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미술관에간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 #크레타 #음악 #예술 #에세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고침이 필요한 말들
유달리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소에 말하는 단어를 조심해서 하면 좋겠지만, 주위 환경에서 난무하는 아무 생각 없이 자주 사용하게 되는 잘못된 말이나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말들은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다든지 잘 모르고 사용하는 단어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이 변하면서 시대 상황에 맞지 않는 말도 있을 것이다. 이런 조심해야 할 말들을 명시한 책으로 '유달리' 저자의 <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가 '포레스트' 출판으로 나왔다.


고등학교 교직을 담고 있는 저자는 학생들의 언어와 대화에서 차별, 혐오, 불쾌, 낡은 말들을 언급하면서 말의 사용에 주의를 가져야 할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특히 시대의 변천에 따른 사회문화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언어의 순화뿐만 아니라 의식 구조도 바꾸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비록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대화 중심으로 자료를 모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깜짝깜짝 놀란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구문들이 너무나도 많다. 부끄럽게도 아무 생각 없이, 문제없으리라 생각하면서 사용했던 말들이 수두룩했다. 대표적인 것이 헬린이와 같은 -린이, 짱깨, 흑형, 페미충 같은 '차별, 비하, 혐오 단어'다. 유행이 되어버려 자연스럽게 입에 배여버리는 경우가 많다.


단어 하나하나마다 낡은 말이나 불편하고 불쾌한 단어와 바꿔야 할 말들을 바로 잡아보고자 저자가 나선 것이다. 매우 좋은 의도의 시도며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 같다. 이 좋지 않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대화가 통하며 서로 경청하고 공감하는 관계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말을 하기 전에 상대가 나라면 어떻게 들릴까 배려하고 서로 공감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되도록 남녀노소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해본다.


"언어는 주류가 만든다. 무지한 다수가 아닌 차별을 인지하는 이들이 다수가 되면, 언어는 여지없이 다수에 의해 바뀔 것이다."(p253)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이제그런말은쓰지않습니다 #유달리 #포레스트 #언어순화 #자기계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자와 달리기 - 중년의 철학자가 달리면서 깨달은 인생의 지혜와 성찰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유노책주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리기를 하다 보면 온갖 생각이 떠오르고 육체적 부하가 걸리면서 그 생각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무아지경에 이른다. 심장 박동수가 올라가며 몸이 헐떡이는데 무슨 생각이 들까? 뛰면 뛸수록 그만두고 싶단 본능이 앞을 가로막는다. 아직 체력이 안돼서 그런가? 초보라서 그런가?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면 즐겁게 뛴다는 이야기도 있긴 하다. 그런데 철학자가 뛴다면? 여기 영국 출신의 삐딱한 미국 괴짜 철학자가 달리면서 깨달은 인생의 의미를 담은 <철학자와 달리기> 책이 '유노책주'에서 출판되었다.


으레 철학자의 고뇌가 담겼으리라 추측했는데, 아니 다를까 달리기에 대한 현상학적 고찰이 듬뿍 담겼다. 목차를 보면 삶과 달리기가 같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삶도 달리기도 - 핵심은 도전이다, 자유를 찾아 나서는 일이다, 작은 변화가 쌓여 큰 변화가 된다, 놀이가 될 때 가장 가치 있다."(목차 발췌) 하지만 어려운 철학적 접근과 해석이 아니라 저자가 중년의 위기로 달리기하면서 떠오르는 사유를 담은 글이라 그렇게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철학자가 썼다는 선입견을 버리면 쉬운 글이다. 물론 몇몇 첨가된 어려운 이야기는 뛰어넘어도 좋다.


인상적인 것은 저자와 늑대와 관련된 이야기다. 늑대 브레닌과 세퍼드 니나, 그 딸 테스 세 마리 개를 매일 달리기를 시켜야 하는 일과가 저자를 매일 달리게 만들고 있다. '걔네들이 있어 달리기를 꾸준히 한다'라는 말을 철학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나오고, 작용인, 질료인, 형상인, 물질적인 육체 A 혹은 B, 고깃덩어리라는 단어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 같은 생소한 단어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약간의 수고를 하면 된다. 그리고 인간으로서 늑대의 엉덩이에 대한 질투를 담은 저자의 전작 <철학자와 늑대>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나온다. 늑대 브레닌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이 책을 마치면 <철학자와 늑대>를 찾아다 읽어보고 싶어진다.


달리기라는 주제로 철학과 더불어 뇌과학, 진화 등 여러 분야의 논의는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흥미진진하고 광폭의 사고 확장에 희열을 느끼게 만든다. 철학자의 충실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달리기는 곧 인생과 같아 인생을 달리기처럼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군말 없이 추천해본다.


달리기는... "나를 잊는 초월의 상태다."(p98)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철학자와달리기 #마크롤랜즈 #강수희 #유노책주 #철학자와늑대 #교양철학 #인문에세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타노믹스 - 메타버스 시대 경제 패러다임을 이끌 전략서
캐시 해클 외 지음, 권보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 팬데믹 동안 메타버스의 세계가 더 가까워졌다. 락다운이라는 단절 세계에서 온라인 교류가 더 활성화된 것이다. 패드나 컴퓨터의 구비율이 치솟고 인터넷 이용도는 더 높아지는 진풍경이 벌어졌지만 그만큼 가상 세계를 활용하는 시기를 앞당기게 되었다. 원격수업, 화상회의, 온라인 쇼핑과 온라인 주문 배달로 하루 생활이 재택근무나 수업으로 강제로 적용되어 4차 산업혁명을 오히려 앞당기게 된 것이다. 앞으로 메타버스의 세계가 일반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많이 하는데 아직 개념이나 어떻게 활용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에 아마존 클라우드(AWS) 등으로 메타버스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는 캐시 해클과 메타버스 게임사인 업랜드를 창업한 더크 루스와 토마소 디 바르톨로가 메타버스 시대를 소개하는 <메타노믹스>(원제: Navigating The Metaverse)를 출간하여 피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안내서로 기대된다.


가상 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으로 가치와 금융을 대신하는 메타버스 경제를 생소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이용하고 있는 온라인 상거래를 떠올리면 된다. 오프라인으로 즉 외부 출입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주문 거래하는 상황에서 더 나아가 가상 세계에서 새로운 경제 이벤트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추가되는 중요한 핵심은 '탈중앙화'다. 현재 온라인이나 메타버스로 지향하는 플랫폼을 보면 아직 중앙집중식이다. 완전한 메타버스가 되기 위한 조건은 분산화와 사용자대사용자(P2P) 교류다. 여기에는 필수적으로 구비해야 할 시스템과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이 책은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일종인 NFT를 주로 다루며 관련 메타버스 경제를 세부적으로 논한다. 세상이 변화하는 만큼 새로운 산업에 쫓아가야 한다. 현재 오프라인 시장과 온라인 시장을 비교해보면 확연히 느낄 것이다. 조속히 메타버스의 개념과 활용을 익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책을 일독해보기를 추천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었다."(p107)


여담, 이 책을 덮고 떠오르는 생각이 과거 튤립 구근 버블 사건과 며칠 전 카카오 불통 사건이다. 메타버스도 온라인으로 연결된 공간인데 어느 날 갑자기 며칠 동안 끊어진다면?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이 폭증하다가 갑자기 식으면? 블랙 먼데이처럼 메타버스에서도 공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현실보다 더 충격적이지 않을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메타노믹스 #캐시해클 #더크루소 #토마소디바르톨로 #권보라 #알에이치코리아 #메타버스 #NFT #미래경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