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행성이 있었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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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 전 지구에서 핵폭탄이 터지면서 인류문명의 종말이 찾아왔다. 화성에 세워진 콜로니에 남은 사람들은 지구의 대재앙을 지켜보며 자신들이 우주에 마지막 남은 인류로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구 귀환 프로젝트 목적으로 군인인 조모를 지구로 보냈지만 실종된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 특별한 빛깔 덕분에 우리별 지구는 '푸른 행성'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p10)


실종된 조모들의 수색을 위해 로뱅은 지구의 어느 섬에 도착했다. 푸른 행성 지구로의 귀환은 엄청난 기쁨이었다! 로뱅에게는 어떤 가상현실도 온전히 구현하지 못했던 맨발에 닿는 따뜻한 모래, 머리카락을 건드리는 바람의 결, 오묘하게 변해가는 바다와 하늘의 빛깔 같은 감촉 같은 표현은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신선한 감각으로 다가온다. 새로운 곳에 관한 신선함의 표현은 독자에게도 호감을 부른다. 로뱅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섬과 농업 기반으로 경쟁하며 살고 있는 두 섬을 차례로 방문한다. 로뱅 주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심리학적인 요소가 스며들어 가면서 작가의 예전 작품인 꾸뻬씨와 같은 스타일의 스토리가 엮어진다.


마치 <걸리버 여행기>와 <총 균 쇠>가 섞여 있는 분위기다. 다른 세계의 사람을 만나 그 세상을 보면서 내가 살아왔던 세상과 비교를 하면서 자신을 발견하는 줄거리다. 행복의 조건에 대한 대조적인 세상, 평등=행복, 자유연애=행복?, .. 행복=우리에게 불필요한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 등 로뱅의 행복 찾기 여정은 이렇게 시작된다. 꾸뻬씨가 행복을 찾아 세계 여행을 하며 메모했듯이. 다만 화성 개척 여행과 인공지능의 미래 공상과학(SF) 이야기로 반전의 재미도 숨어있다. 이번 로뱅의 여정도 프랑수아 를로르 표 행복 찾기는 많은 여운을 남긴다.


어디선가 스크랩해두었던 행복에 관한 문장이 꾸뻬씨나 로뱅의 여정에서도 보여준 것 같다.

"행복은 어떤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고 자세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푸른행성이있었다 #프랑수아를로르 #양영란 #마시멜로 #꾸뻬씨 #행복 #SF소설 #프랑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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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 - 성공한 근대화, 실패한 근대화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총서 99
김석균 지음 / 예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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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생활과 문화, 더불어 많은 분야가 서양식으로 변했고 표준화가 되었을까?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서양이 현대사를 주도하는 역사적 현실, 그리고 동양 3국의 성공한 근대화와 실패한 근대화 요인에 대한 답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해양 개척의 상황에 따른 동인에서 찾고 있다. 근세에 서양은 대양으로 나아갔고, 동양은 바다에 빗장을 치고 해양과 담을 쌓았다. 즉, 서양은 개해(開海)의 역사이고, 동양은 해금(海禁)의 역사였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역사를 땅에서의 움직임만 생각했었는데 흥미로운 주제다.


또 다른 눈길 끄는 점은 저자의 별명이다. 해적 연구의 전문성으로 '해적박사'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동아시아 해양 문제 전문가로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해양법학자이다. 나름 관련 분야에서 연구하다 보니 해양 역사에 관심이 자연스레 이어져, 오늘날 서양 주도의 세계사가 바다에 대한 관심과 개척에 따라 갈린 것으로 기원을 설명하고 있다. 위 단락에서 개해와 해금의 키워드로 일반 역사적 관점과 달리 접근한 것이 주목을 끌게 한다. '해금'은 중국 명·청 시대에 바다로 나가 오랑캐와 교통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하해통번지금(下海通番之禁)'의 약칭이다. 오늘날 '해금'은 '쇄국'이란 말로 쓰이고 있다.


앞서 거론한 것처럼 이 책은 개해의 유럽, 해금의 동아시아와 함께 동양 3국 근대화의 도전 및 근대화의 성패라는 4편의 구성으로 해양 개척, 전쟁과 정치·경제적인 움직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은 기존의 역사적 사실에 보완되는 설명이 되었다. 서양의 개척과 동양의 쇄국사를 나라별로 살펴보고, 조선의 쇄국과 개화의 파워 게임 끝의 대한제국 종말을 안타깝게 보아야만 했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을 보면서 유사한 개척과 쇄국이 반복되는 양상에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해양보다 더 빠르고 많은 수송이 가능한 항공 시대와 앞으로 올 우주 시대를 그려보면서 무한경쟁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과거를 잊지 않고 현명한 판단을 하는 지도자의 선택이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과거의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고, 미래의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라고 한다."(p303)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해금 #김석균 #예미 #해양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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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교육처럼
이지현 지음 / 지우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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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과 결혼해 현지에서 사는 이야기를 담은 책을 보고 프랑스인들의 사고방식이 우리와 참 아주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프랑스인이 쓴 에세이나 철학 동화를 보면서 그들의 생각이 합리적이고 여유가 있어 보여 호감을 느끼고 있다. 프랑스의 역사와 철학책으로만 알 수 없는 프랑스 정신을 어떻게 현지 교육에서 가르치고 있는지 궁금했다. 여기에 '지우출판'의 이지현 저 <프랑스 교육처럼>이 시원한 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원했던 예고를 입학하지 못하고 열다섯 살에 무조건 프랑스로 건너갔다. 고등학교 과정을 바닥으로 쳤지만, 현지 대학 시험인 바칼로레아에 합격해 파리 5대학 법학을 공부하고 좋아했던 음악도 국립음악원 플루트 클래스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 과정을 직접 겪으면서 왜 하필 프랑스에서 공부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내용이다.


첫 인용문에서 마음을 붙들어 맨다.

"틀에 박힌 교육은 당연히 새로운 세계에 대한 매력을 잃도록 만들게 마련이지." -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 민음사 - (p26)

한국 교육제도의 아픈 점을 꼭 집은 문구다. 매년 바뀌는 입시제도지만 늘 틀에 박힌 교육이다. 단순 암기 위주의 교육은 허탈감과 피로감을 안겨주기만 한다. 그래서 그런지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시험 제도나 교육환경을 동경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다.


한국에서 음악 전공 학생들은 골드 악기를 많이 갖고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실용적인 면을 따진다는 소리에 우리 한국인들이 가진 허세가 부끄러워진다. 체육인도 마찬가지, 스키 타는 사람들을 보면 프랑스인들은 청바지에 스웨터 입고 잘만 타는데 한국은 초보자들도 고가 장비에 비싼 옷을 입은 사람이 많다. 프랑스인들에게 예체능은 삶을 좀 더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일상의 하나다. 배울 점이 많고 현타오는 대목이다.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에필로그에서 나온 말처럼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 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왜 대학에 가고, 자신의 인생과 꿈을 어떻게 만들고 성취해야 할지,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나이 든 사람은 나이 든 사람대로 평생 교육도 필요하다는 것을 배워간다. 여러 가지 고민을 던져주는 책이었다. 


"교육의 목적은 공부를 잘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치 계발에 있다."(P250)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프랑스교육처럼 #이지현 #지우출판 #교육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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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 자장율사를 품은 깨달음의 순례처
손진익 지음, 한용욱 그림 / 북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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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이라면 강원랜드와 정선 아리랑이 얼핏 떠오른다. 그리고 바로 옆에 평창 올림픽 경기를 개최한 곳으로 기억한다. 책 제목의 가리왕산은 들어본 듯한 이름으로 평창 올림픽 스키장을 만든 곳이다. 올림픽 후 원상복구한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제대로 복구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이 책에는 올림픽 이야기는 없다. 신라 선덕여왕 시절 최고승 대국통으로 올랐던 자장율사의 이야기가 가리왕산 배경으로 많은 설화로 남아있다.


첩첩의 산과 그 산들에서 발원하는 물줄기로 강원도의 시원이라 불리는 '정선'은 깨달음의 고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가리왕산이란 이름의 유래에서조차 깨달음에 대한 설화가 전해지고 있고, 특히 적멸보궁이 있는 정암사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깨달음의 지혜를 증명하는 자장의 분신 같은 곳이다.


저자는 아내의 건강을 위해 가리왕산을 둘러싼 정선에 정착하여 십여 년 동안 사계절을 보고 또 보면서 경이롭고 신비로운 자연의 변화에 반했다고 서슴없이 털어놓는다. 깨달음의 산인 '가리왕산'은 신라 고승 자장율사와 뗄 수 없는 수양지로 자장의 이야기가 주축이다. 특히 직접 창건한 정암사는 문수보살을 그리워하다가 끝내 집착과 이상(보이는 것, 물성과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고는 스스로 생을 마감한 곳이다.


이 책은 자장의 구도 일생을 살펴보고, 정선 아리랑, 정암사와 함께 정선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선의 여러 지역에 얽혀있는 설화들을 모아 가리왕산과 자장율사에 대해 묶어낸 책으로 산을 좋아한다든지 지역 불교사에 관해 관심이 있다면 필수적인 자료가 아닐까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가리왕산 #손진익 #한용욱 #북산 #자장율사 #불교사 #청암사 #정선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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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의 자화상 - 미래를 개척하는 창의력을 가진 과학자 60인
헤를린데 쾰블 지음, 이승희 옮김 / 북스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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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과학자는 프런티어 정신으로 자기 연구 분야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름난 과학자는 레퍼런스급 논문과 많은 연구의 기초를 제공해 반복적인 인용과 일반인들에게 관련 정보를 해설로 명성을 크게 얻는다. 근래 광범위한 분야가 연구되고 있어 생소한 경우가 많다. 언론에 보도되는 유명한 대회나 수상자들이 동향을 알리고 있다. 가령 한국인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는 대수 기하학을 통한 조합론 난제를 해결한 수학자다. 그의 공식이 손바닥에 쓰여진 사진도 기대했지만, 이 책에는 아직 한국인이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저자는 독일의 유명 사진작가로 과학자들을 찾아 그들의 동기와 생각을 예술가의 관점으로 보여준다. 특히 손바닥에 공식이나 철학 같은 연구의 핵심을 직접 손에 그려 사진을 찍는 요청은 놀이 같은 성격을 띠고 있는데, 연구자로 성공하려면 잃어버려서는 안되는 아이 같은 호기심과 갈망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저자가 찍은 사진에서 과학자들의 장난기 어린 진지한 모습이 독자에게 다가선다.


60인의 과학자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세상에 다재다능한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밀려든다.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학술적 이론이 가득한 책보다 수월했지만 그들의 생각과 열정은 넘쳐흐른다. 자신의 연구 분야 소개도 일반인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니 호감이 간다. 그중에 허준이 교수처럼 필즈상을 받은 수학자도 있다. 앞으로 한국인 과학자도 이런 책에서 보길 기대해본다.


허준이 교수의 로그-오목을 나타내는 위 특정 부등식이 손바닥에 써진 사진을 기다려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과학자들의자화상 #헤를린데쾰블 #이승희 #북스힐 #과학자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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