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The Medium, 2021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출연 나릴야 군몽콘켓싸와니 우툼마씨라니 얀키띠칸야사카 차이쏜

 

 

 

 

 

  다큐멘터리 촬영팀이 바얀신을 모시는 이라는 무당을 취재한다바얀신은 그 집안의 여자에게 대를 이어 내려오는데원래는 님의 언니인 노이가 무당이 될 예정이었다고 한다하지만 그녀는 그걸 거부했고님이 대신 무당이 되었다는 것이다촬영팀은 님과 함께노이의 남편 위롯의 장례식으로 향한다님의 얘기에 따르면위롯의 집안은 대를 이어 개고기 장사를 했는데 언제부턴가 불행한 일이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남자들이 차례로 죽고결국 그 집안의 핏줄은 노이의 딸인 만 남았단다그런데 장례식장에서 밍이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급기야 방에서 주술에 관련된 물건이 발견되고밍의 이상행동은 더 심각해지는데…….

 

  영화는 촬영팀의 카메라를 통해관찰과 인터뷰로 진행된다그래서 사람들의 속마음도 화면에 등장하는 표정이나 대화로만 추측할 수 있다또한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다음에 벌어질 일을 보고 나서야 그렇구나라고 할 수 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카메라가 보여주지 않는 곳은 알 수가 없다보이지 않으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그리고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도 없고 짐작할 수도 없다이게 페이크 다큐 영화의 단점이긴 하다.

 

  초반엔 좀 지루하다는 느낌이 든다배경 설명에 등장인물 소개그리고 밍이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기에 하품이 날 수도 있다하지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밍이 본격적으로 이상함을 넘어 기괴해지는데 이때부터는 속도가 붙는다그러니까 지금까지 느렸던 진행 속도는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는 그런 분위기?

 

  물론 보면서 답답함도 없지는 않았다촬영팀은 님을 중점적으로 찍으려다가밍이 이상한 행동을 보이자 대상을 바꿨다그녀가 겪는 일이 신내림의 과정이 아닐까 추측한 것이다물론 나중에는 다른 존재가 빙의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여겼겠지만하여간 그 때문에 그들은 가능하면 그들 가족에게 벌어지는 사건·사고에 개입하는 걸 자제하는 분위기였다누군가 사라지면 같이 찾기보다는 따라가면서 카메라로 찍는 그런……그래원래 목적이 찍는 거였으니이건 설마 왜 그들이 위험에 처한 상황에도 카메라를 놓지 않는지에 대한 복선인가그 외에도 그게 아니야 이것두라!’라는 외침이 절로 나오는 장면은 많았다애가 밤에 나와서 이상한 행동을 하면 그 애를 묶어둘 생각을 해야지……옆에 아기 침대를 살펴봐제발옆에 눈만 돌려도 보인다고등등.


 그나저나 밍이 그렇게 된 것에는 온갖 것들의 원한척추동물은 물론 곤충 벌레의 원한까지 합쳐진 거라는 말이 나온다지금까지 내가 죽인 모기나 바퀴벌레 등등 여러 가지 벌레들의 수를 헤아려봤다…….


  딱 한 장면꿈에 나올까 봐 오싹한 부분이 있었다계단 밑에서……여기까지그리고 좀 징그러운 장면도 하나끓는 물에……이것도 여기까지그런데 궁금한 점이 있다왜 뭔가 빙의한 사람들은 노상 방뇨를 하는 걸까영화 엑소시스트 The Exorcist, 1973’의 리건도 그랬고이 작품에서도 밍이 그러했다이거 국룰아니 국제룰인가?

 

  중후반부터 급발진하지만전반적으로 보면 좀 지루하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였다역시 두 시간 십 분이라는 상영 시간은 나에겐 쥐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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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황동혁(연출), 황동혁(극본)

  출연 – 이정재박해수오영수위하준정호연

 

 

 

 

  ‘기훈은 회사에서 정리해고되고이후 하는 가게마다 망하기만 한다부인과 이혼하고노모와 함께 살면서 한몫 잡아보겠다는 생각으로 경마에 빠져 사채까지 쓴 사람이다딸의 생일 선물을 사주라고 노모가 준 돈마저 경마에 날린 그에게한 남자가 다가와 게임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한다동의하고 차에 타자마자 정신을 잃은 기훈이 눈을 뜨자거기에는 수백 명의 사람이 한 곳에 모여 있었다그리고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은분홍색 점프슈트를 입고 가면을 쓴 자들이었다사람들이 처음 한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였다다들 아이들이 하는 유치한 게임이라 생각했지만술래에게 걸린 사람들이 사살당하는 것을 보면서 모두 경악한다참가자는 모두 456상금은 참가자 한 명당 1총상금 456억을 걸고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한 게임이 시작되는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게임의 배후는 밝히지 않겠지만최후의 승자는 언급할 겁니다. **

 

 

 

  이미 많은 사람이 블로그나 유튜브 같은 곳에서 수많은 감상을 쏟아내고 있는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이다전 세계적으로중국을 제외하고 공식적으로 1억 명 이상이 보았다고 한다.

 

  사람들이 갑자기 어떤 게임이나 경기에 참여하는 설정의 작품은 꽤 있다오직 돈을 위해서인 경우도 있고살아남기 위해서인 경우도 있다아니면 지구 대표로 뽑히는 것도 있었고또한탈락하면 그냥 게임에서 배제되는 작품도 있고 탈락과 동시에 죽는 예도 있다하여간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그런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해 끝까지 살아남는 과정을 보는 것은꽤 재미있다내가 직접 당하는 게 아니니까.

 

  이 작품에서 게임이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은돈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당장 노모의 수술비를 마련해야 하는 기훈이나회사 공금을 빼돌려 투자한 것이 실패해 엄청난 빚이 생긴 상우’, 북에 있는 가족을 빼내기 위한 자금이 필요한 새벽’ 그리고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일하러 왔지만온갖 사건·사고를 다 겪고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알리’ 등등 모두가 다 애절한 사연이 있었고 절박했다그래서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서는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서는무슨 짓이라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주인공이 너무 사이코패스 악당이면 보는 사람들이 감정이입을 하기 어려우니까기훈은 좀 예외적이었다적당히 속물이었고적당히 의리도 있으며적당히 정도 있고적당히 기회주의적이었다어릴 적 친구인 상우를 챙기고알리와 새벽에게 손을 내밀었으며동시에 이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그러면서 갈등하고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다게임에서 이기면 그 기쁨 때문에 그런 건 다 잊어버리는 것 같았지만 말이다.

 

  그래서 결말 부분에서 ?’했다이건 스포일러일 수도 있겠지만 등장인물 중에 제일 유명한 사람이 이정재인데그 이정재가 기훈 역할을 맡았다면 최후의 승자가 누구인지는 당연한 거 아닌가하여간 기훈이 그런 선택을 한 건 내 입장에서는 좀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가 지키고 싶어 했던 건 무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그가 그렇게 외쳤던 사랑해은 말뿐이었다그에게 소중한 건가족이 아니었다그럴 거였으면서왜 그렇게 재혼한 전 부인을 찾아가고 딸을 만나고 그랬던 걸까정작 중요한 순간에 그렇게 내팽개칠 거면 말이다돈이 없을 때는 노모와 전 부인을 그렇게 괴롭게 하더니…….

 

  이 작품과 유사성이 제기되던 아리스 인 보더랜드 Alice in Borderland 今際のアリス, 2020’나 신이 말하는 대로 As the Gods Will, さまのうとおり, 2014’, 그리고 쏘우 Saw, 2004’ 시리즈를 다 봤는데음 기본 설정 그러니까 위에서 언급한 갑자기 게임에 참가해 고군분투하는 설정은 비슷했다.

 

  그런데 확연히 다른 점이 있는데그건 모두에게 사연을 부여하고 그들의 행동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주었다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죽을 때마다 어떤 이는 슬퍼했고또 어떤 이는 꼴좋다라며 좋아했고또 어떤 이는 안돼!’를 외치게 했다그 부분이 달랐다신파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이 작품의 신파는 적절하게 들어간 것 같다.

 

  그나저나 드라마는 에피소드별로 소제목이 있는데마지막 9회는 소제목 자체가 스포일러였다. ‘운수 좋은 날이라니한국에서 학교를 다녔다면 누구나 다 교과서에서 봤던 그 단편 소설 제목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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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제 - Escape from Mogadishu, 2021

  감독 류승완

  출연 김윤석조인성허준호구교환

 

 

 

 

  1990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UN 가입을 위한 아프리카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한국과 북한의 외교전이 벌어지고 있었다그러는 와중에부패한 소말리아 정부에 반대하는 반군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결국모가디슈는 정부군과 반군이 대립하는 혼란스러운 상태가 되고 만다심지어 경비 병력이 없는 몇몇 나라의 대사관은 반군의 약탈 대상이 되었다한국 대사관은 강 참사관의 발 빠른 행동으로 정부군이 경비를 서지만북한 대사관은 그렇지 못했다결국북한 외교관 일행은 대사관을 포기하고 중국 측으로 옮기려 했지만이미 그곳도 반군의 공격으로 초토화되었다어쩔 수 없이 그들은 한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고고민 끝에 한 대사는 북한 외교관 일행을 받아들인다그리고 그들은모가디슈를 탈출할 때까지만 일시적인 동맹을 맺기로 하는데…….

 

  30년 전에 있었던 일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그러니까 결말을 말한다고 해도 스포일러가 아니지 않을까 생각을 잠깐 해본다몇 년 전에 영화 사도 The Throne, 2014’의 스포일러를 피하려고 역사 공부를 안 받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진짜로 그런 사람은 없겠지하여간 그래서 이 영화의 결말이라든지 누가 어떻게 했고 누가 죽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 거다.

 

  이 작품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장면을 고르라면열 살 조금 넘었을 소말리아 아이들이 총을 들고 다니던 부분이라 말하겠다어른들이 총 앞에서 어쩔 줄 몰라 벌벌 떠는 모습이 마냥 재미있다는 듯이총구를 이리저리 휘두르고 금방이라도 쏠 듯 말 듯 하는 것이 너무도 오싹했다그것도 실탄이 들어있는 채로그 아이들이 총이 무엇인지그걸 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고서 들은 걸까?

 

  그 꼬마들이 직접 약탈했을 리도 없고누군가 아이들에게 총을 쥐여줬을 것이다그건 누굴까바로 어른들이다전쟁을 일으킨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총을 쥐여주고 자기들 앞에 세운 것이다정부가 워낙에 부패한 상황이라반군은 그나마 정상적이고 이성적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던 모양이다그들도 정부군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만약 그 아이들이 총이 주는 무게감이라든지 현 상황에 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분위기였다면좀 비장한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하지만 너무도 해맑은 아이들의 미소는어떤 의미로는 오싹함을 주었다아이 중 일부는 살아남아서 그 유명한 소말리아 해적이나 군인이 되었다는 말이니까.

 

  그다음으로 인상적인 장면은한국과 북한의 사람들이 함께 있기로 한 다음이었다어떻게든 다른 나라의 협조를 얻어 탈출할 방법을 모색하던 한국 대사와 참사관이 대사관으로 돌아와서 벌어진 일이다정문이 열리면서 북한 사람들만 보이자두 사람의 표정이 일순 변한다그 긴장감은 으아……한국 대사관의 사람들은 모두 여섯 명이었고남자 셋 여자 셋이었다반면에 북한은 열네 명 정도 되었고남자의 수는 다섯이나 되었다그러니 당연히 무슨 일이 벌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었다이건 한국과 북한의 관계를 알지 못하면절대로 느낄 수 없는 긴장감이었다몇 초 안 되는 짧은 순간이었지만그 초조함과 긴장감은 수십 분은 지난 것 같았다.

 

  신파가 들어갔을 것 같은데의외로 신파가 없었다같은 동포같은 민족이라는 충분히 눈물을 자아낼 소재였는데예상외로 차분하고 덤덤한 결말이었다. ‘이걸로 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했다그 전까지 숨이 멎을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을 주는 자동차 추격 장면을 보여줬었는데언제 그랬냐는 듯한 분위기였다마치 전력 질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난 뒤 숨을 고르는 기분이랄까그래서 더 기억에 남은 마무리였던 모양이다.

 

  두 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진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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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Wretched, 2019

  감독 브렛 피어스드류 T. 피어스

  출연 -폴 하워드파이퍼 쿠르다자라 말러케빈 비글리

 

 

 

 

 

  방학을 맞아 은 아버지 집을 방문한다그런데 아빠에게는 여자친구가 있었고그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벤은 선착장에서 알바를 하다가 알게 된 말로리와 친하게 지낸다한편 옆집에 사는 부부가 사슴을 잡아 온 날 밤벤은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된다뭔지 확인하지 못한 그는 옆집 꼬마 딜런에게 수상한 게 보이면 알려달라고 신신당부한다그런데 어느 날요람에서 자는 딜런의 아기 동생에게 수상한 그림자가 다가오더니감쪽같이 사라지고 마는데…….

 

  영화를 보다가 바바 야가숲의 악령 Baba Yaga: Terror of the Dark Forest, 2020’가 떠올랐다자식이 사라졌는데부모는 그런 아이가 있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한다다른 점은그 작품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이 발생하는데 여기는 거의 40분쯤이 되어야 일이 벌어진다그리고 벤이 옆집을 망원경으로 감시하는 장면을 보면서도 역시 비슷한 설정의 다른 작품들이 떠올랐다또 다른 장면은이것까지 말하면 너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으니 패스마지막으로 후반에 깜짝 놀랄 설정을 하나 보여주는데순간적으로 ?’하고 놀랐다다시 앞으로 돌려봐야 하나 고민의 시간을 주기도 했다.

 

  하여간 이 작품의 가장 중심이 되는 설정은서양의 민담인 바꿔치기한 아이 changeling’이다원래는 요정이 예쁜 인간 아이를 데려가고 못생긴 요정 아이를 대신 놓고 간다는 건데여기서는 대신 놓고 가는 건 나무줄기 같은 것이었다그나저나 못생기면 다른 종족에게 버려져도 된다는 거냐이놈의 몹쓸 외모 지상주의 같으니라고그러니까 요정족은 잘생기고 예쁘다는 인간의 편견을 지키기 위해 못생긴 동족을 희생시킨다는 거지그렇다고 인간 아이를 잘 기르는 것도 아니라며제물로 바친다며이건 전적으로 요정족이 잘못한 거다.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와서 벤은 그 이상한 존재가 아이들을 노린다는 사실을 확신한다하지만 이미 그 존재의 마수는 가까운 곳까지 뻗어있었고마을의 아이들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물론 사람들은 그런 아이가 있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했고 말이다결국유일하게 아이들을 기억하는 존재가 된 벤이 위협을 받는 건 당연한 흐름이다.

 

  사실 벤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을 모른 척하고 엄마에게로 돌아가도 된다어차피 방학 때만 오는 것이니까하지만 벤은 그러지 않았다옆집 꼬맹이고 친구 동생이니까구하기로 마음먹었다멍청한 아빠는 그런 아들의 마음도 모르고자기 여자친구를 꺼린다고 혼이나 내고어휴…….

 

  그렇게 무섭지도 않고머리 쓸 필요도 없고 그냥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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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라티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된 작품으로 2020년 1월 12일부터 8월 4일까지, 265화로 본편이 완결되었다그리고 외전이 2021년 1월 29일부터 2월 12일에 23화로 일차 마무리가 되었다가웹툰 연재가 시작하면서 8월 15일부터 연재가 재개되었다짧은 시간에 꽤 많은 분량이 연재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제국에 단 둘뿐인 공작 중 한 명인북부를 다스리는 펠리오 보레오티는 어느 날 아이를 입양하기로 한다다소 충동적인 그의 결정은가족 하나 없이 혼자 있는 그에게 유일하게 잔소리를 할 수 있는 친우의 자식 자랑때문이었다우연히 들른 보육원에서펠리오는 꽤나 당찬 일곱 살짜리 꼬마를 만난다보레오티 공작가에만 전해오는 검은 머리에 검은 눈그리고 가문의 이능을 가진 아이에게 레오니에라는 이름을 준 그는그때부터 딸자식을 키우느라 생고생을 하게 되는데…….

레오니에는 지구에서 살던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로자신이 즐겨 읽던 소설 속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문제는 소설이 시작되려면 아직도 멀었고 원작에서 보레오티 공작에게는 딸이 없었다는 것인데…….

 

  위의 간추림만 보면여주 빙의물에 육아물이라 생각할 수 있다그렇다기본 설정은 그렇다하지만 이 소설귀여운 딸자식의 애교를 보면서 주위 사람들이 사라르 녹아버리고 부둥부둥해주는 그런 말랑말랑한 육아물은 아니다.

 

  우선 레오니에는근육 변태다겉은 일곱 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기에전생이 어떠했는지 자세히는 나오지 않지만 대충 짐작이 가는불끈불끈 근육에 환장하는 꼬맹이다이 부분이 다소 껄끄러울 수 있다일곱 살 된 꼬맹이가 기사단에 가서 근육송그러니까 뽀로로 주제가에 근육이 제일 좋아 이두근 삼두근 흉근 복근 짜릿해라는 가사를 붙여 부르고기사들에게 근육 파도타기를 시키며 침울해하는 딸의 기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아버지는 기사들을 시켜……거기다 펠리오에게 안긴 레오니에가 그의 가슴 근육이 튼실하다며 조물거리자딸에게 성희롱당하는 아버지가 되어버렸다 탄식하는 장면까지…….

 

  그리고 펠리오와 레오니에 부녀의 대화는다른 육아물과는 완전히 다르다위의 설정도 그렇고 이 부분도불편해할 유교걸보이들이 있을 것이다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 지지 않으려는 레오니에와 그런 딸에게 절대로 져주지 않으려는 펠리오의 대결은 꽤 흥미진진하다물론 펠리오 손바닥 위의 레오니에지만가끔은 펠리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요즘 말하는 티키타카 쩌는 부녀의 대화에 한국의 막장 드라마 뺨치는 막장 설정은 그야말로 이 소설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든다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자세히 말하지 못하겠지만아랫도리 하나로 제국을 휘어잡으려던 한 남자의 끝없는 씨 뿌리기가 빚은 비극이라고나 해야 할까불륜은 기본에 소아성애자에혼외자식에 중혼 등등…….

 

  1부가 평범하지 않은 육아물이었다면, 2부는 평범하지 않은 제국 버전 막장드라마였다아침 드라마를 능가하는 꼬이고 꼬인 가족 관계에 연애사는 그야말로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끔은 뭉클하게 만들거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드는 장면도 있다물론 그게 오래가지 않아서 문제지만.

 

  내 안의 유교걸을 잠시 내려놓으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소설이었다.

 

  아웹툰은 펠리오가 너무 어리게 그려져서 처음에 좀 어색하다아무리 어리게 잡아도 레오니에를 처음 만났을 때 펠리오의 나이가 20대 중후반인데웹툰은 10대 후반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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