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Jeffrey Morgan - The Unholy (언홀리) (2021)(지역코드1)(한글자막)(DVD)
Various Artists / Sony Pictures Home Entertainment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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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Unholy, 2021

  감독 에반 스필리오토포울로스

  출연 제프리 딘 모건캐리 엘위스윌리엄 새들러케이티 아셀튼

  원작 – 제임스 허버트의 소설 ‘Shrine, 1983’

 

 

 

 

  어느 마을에 불구가 된 소들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찾아간 제리’. 하지만 제보는 거짓이었고그는 우연히 나무 밑동에서 사슬에 묶인 기이한 인형을 발견한다허탕을 칠 수 없다는 생각에그는 인형의 머리를 부수고 사진을 찍는다그날 밤제리는 인형이 발견된 나무에서 한 소녀를 발견한다그녀의 이름은 앨리스신부인 삼촌과 같이 살고 있다이상한 일은제리는 그녀가 말하는 걸 들었는데 사람들은 앨리스는 선천적으로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주일 예배 시간에 앨리스는 많은 사람 앞에서 성모마리아의 음성을 들었다며 입을 연다사람들은 기적이라 말하며 그녀에게 모여들었고급기야 앨리스는 휠체어를 타는 소년을 일으켜 세우기까지 하는데…….

 

  영화의 오프닝은 한 사람의 시점으로 시작한다많은 이들이 그 사람을 마녀라 외치며 가면을 씌우고 불을 지핀다그 사람이 죽은 장소가 바로 인형이 발견된 나무였다여기서 뭔가 수상하다는 걸 감지할 수 있다과연 앨리스가 만난 그 존재가 성모마리아가 맞을까?

 

  아쉽게도 영화는 너무도 빨리 그 답을 말해준다시작한 지 19분 만에앨리스와 만난 지 10분 만에 제리의 꿈을 통해서 말이다하아사람들이 아무리 빨리빨리를 외치는 세상이라지만 이건 빨라도 너무 빨랐다차라리 이 꿈을 중반 이후에 배치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그러니까 신부인 삼촌이 앨리스의 그림자에서 이상한 환영을 보고 난 다음에 말이다이후 둘이서 조사를 시작하고기이한 일이 점점 수위를 높여가면서 벌어지는 식으로 흘러가면 어땠을까 싶다.

 

  너무 빨리 그 존재의 정체가 드러났기에또한 그 존재가 하는 일이 그렇게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기에영화는 그리 무섭다거나 긴장되지 않았다게다가 결말 부분의 그 엉성함은……원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뭐라고 할 수는 없다하지만 결말에서 모든 사건이 해결되는 방법이 너무 쉬워서보다가 허탈함마저 느낄 정도였다이렇게 쉽게아마 원작에서는 앨리스의 내적 갈등이 이어지고 더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을 것이다그런 과정 없이 그냥 대화 몇 번으로 쉽게 끝날 리가 없다또 그래서도 안 되고 말이다.

 

  아니면 제작진은 모든 것을 다 알려주고 나서언제 그걸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되는지아니면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조마조마하게 만들 의도였을지도 모르겠다그런 거라면 아쉽게도 성공하지는 못했다위험에 처하는 상황도 별로 없고그다지 조마조마하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거기다 제작진은 제리를 통해 진정한 언론인의 자세에 관해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그는 조작 기사로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줬는데이번에는 앨리스에 관련된 기사로 그 오명을 씻고 싶어 했다하지만 앨리스의 뒤에 있는 존재의 정체를 알게 된 순간그는 고민한다모른 척하고 명예를 회복할 것인지 아니면 양심선언을 할 것인지그런데 뭐 그렇게 고민을 오래 하지 않고 그리 인상적으로 와닿지도 않았다그러고 보니이 사건의 원인은 제리 아니었던가그가 인형 머리를 부쉈기에…….

 

  그나저나 어떻게 그 존재가 앨리스를 따라 성당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사악한 영은 성당이나 교회에 못 들어오게 결계가 있는 거 아니었나영화 오멘 The Omen, 1976’에서 보면 데미안이 그래서 세례를 못 받았는데흐음시대가 변하면서 악령들도 뭔가 방법을 찾은 모양이다.

 

  아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포스터 자체가 스포일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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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인어공주가 변호사를 만난다면 - 32가지 주제로 살펴보는 문화예술 법 이야기
백세희 지음 / 호밀밭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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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32가지 주제로 살펴보는 문화예술 법 이야기

  저자 – 백세희

 

 

 

 

  어릴 적에는 동화를 읽으면서 의아했던 점이 있다그걸 물어보자동화는 현실과는 다르다는 답변을 들었다동화는 현실과 동떨어진 거구나그러면 동화의 교훈을 현실에서 따라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이런 생각이 들었지만그건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어린 마음에도 다른 사람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좋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있었던 모양이다그런데 나이가 드니까그런 생각을 한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다들 어릴 때는 그런 얘기를 입 밖으로 내면 이상한 아이 취급받을까 걱정했던 거였구나동지를 만난 기분이었다.

 

  이 책은 그런 생각의 연장으로제목에 끌려 골랐다인어공주는 몰라도전래동화의 선녀는 나무꾼과 사슴에게 당한 피해자니까 말이다예상과 달리 동서양의 전래동화의 불법적인 행위에 관해서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문화예술 전반적인 범위에 관해 말하고 있었다.

 

  『chapter 1 원래 이런 얘기였던가요?에서는 동화를 비롯한 영화 방송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히어로 영화를 볼 때마다 드는 의문이 있다. ‘쟤들이 싸우느라 부순 가게나 차는 누가 배상할까?’ 그리고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에서도 이런 의문은 이어진다나무꾼이 저지른 범죄는 어떻게 처벌받을 수 있을까나중에 아이들과 부인과 헤어졌지만그걸로 과연 충분할까선녀는 청춘을 빼앗겼으니까 말이다이 챕터에서 그런 상황에 관한우리나라의 법에서 적용 가능한 여러 가지 조항을 알려준다그런데 심청전’, 생각보다 더 심각한 범죄물이었다.

 

  『chapter 2 그래서 결론이 뭐였더라...는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에 관해 다룬다예를 들면동화 구름빵에 얽힌 문제라든지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소유권에 관한 분쟁위작과 대작에 관한 논란 그리고 장물을 사게 된 경우 등등뉴스에서 한 번이라도 봤던 사건들이기에 더 관심이 갔다특히 구름빵에 관한 문제는 읽으면서도 화가 났다회사가 자선단체는 아니기에 자기들의 이득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건 받아들이겠지만그게 계약자의 몫까지 빼앗는다면 문제가 달라진다법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이 계약서에 적힌 조항을 하나하나 꼼꼼히 따진다는 건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거기다 기업과 개인의 대립이라면그리고 마지막 사례인타인의 삶을 소설화한 작가의 이야기는 음……어느 정도 창작을 했다면 몰라도읽자마자 작가의 특정 지인이 떠오른다면 그건 작가가 게을렀다고밖에 할 수 없다소설가를 하지 말고르포라이터를 하는 게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chapter 3 미술관에서 실수로 작품을 깨뜨렸어요!는 최근까지 뉴스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었다뉴스에서 본 사례는이 책에 나온 실수 수준이 아니라 고의 내지는 무지함의 결과였던 것 같았지만 말이다그리고 이 챕터에서는 저작권에 관한 것도 다루고 있다리뷰를 올리면서 작품의 스틸컷을 올리거나동화책을 찍어서 첨부한다거나유튜브에 책을 그대로 낭독하는 영상을 올리는 경우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내 것이 아닌 걸 내 것처럼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되는 게 아닐까 싶지만.

 

  『chapter 4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는 불매 운동이라든지 오마주와 패러디 그리고 표절 등에 관해 말하고 있다개인적으로 한 회사의 물건을 안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서 찬찬히 살펴봤다그리고 미술품으로 탈세를 하는 이유를 읽으면서몇 달 전에 사망한 한 기업인이 떠올랐다어떤 이들은 너무 낙천적이고 선량해서 그가 아무도 안 보여줬던 미술품을 드디어 볼 수 있다고 좋다고 얘기하는데난 불신 주의자이고 착하지 않아서 그걸 통해 그가 얼마나 탈세했을까가 더 궁금했다.

 

  법은 어렵다이 책을 읽으면서왜 그리도 우리 부모님 세대가 집안에 판검사 하나는 나와야 한다고 난리를 쳤는지 알 수 있었다이런 복잡하고 어려운 걸 평범한 일반인이 다 알아서 할 수는 없다당연히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이왕이면 모르는 사람보다는 가족이 더 신뢰할 수 있고 말이다어릴 때 공부 100배만 더 열심히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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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 - 아웃케이스 없음
연상호 감독, 강동원 외 출연 / 인조인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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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Peninsula, 2020

  감독 연상호

  출연 강동원이정현권해효김민재구교환이레이예원

 

 

 

 

  바이오 고장에서 유출된 바이러스 때문에 한국은 단 하루만에 초토화가 된다사람들은 안전하다는 부산으로 대피하려 하지만그건 헛소문이었다홍콩으로 향하던 탈출선에서 감염자가 나타나자전 세계는 한국의 난민을 받지 않기로 한다그리고 한국을 봉쇄한다. 4년 후탈출선에서 누나와 조카를 잃고 폐인처럼 살던 군인 정석에게 홍콩의 한 조직 두목이 제안한다남한그러니까 반도에 있는 현금 트럭을 가져오면 250만 달러를 주겠다고 말이다정석은 매형을 포함한 다른 세 사람과 함께 트럭을 가지러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부산행 Train To Busan, 2016’에서 공유가 일하던 회사에서 바이러스가 퍼진 것으로 나온다그래서 사람들은 그나마 부산이 안전하다고 믿고 그곳으로 향했는데이번 편 초반에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고 나온다그러면 부산행에서 군인들에게 발견된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지……왜 제목이 반도일까 궁금했다우선 북한은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않았다고 나오고외국은 아예 난민조차 받지 않고 한국을 봉쇄해버린다말이 좋아 봉쇄지그냥 버렸다고 볼 수 있다또한한국은 이미 국가로의 능력을 상실했기에 한반도라 불리지 못했다그래서 반도라고 한 모양이다고립된 상황을 보면 반도보다는 섬에 더 가깝지 않나 싶지만…….

 

  하여간 한반도가 반도라 불리면서그곳은 국가가 아니라 그냥 좀비가 우글대는 버려진 장소가 되어버렸다북한의 방역이 그 정도로 훌륭했단 말인가다람쥐나 쥐새끼 한 마리도 넘어가지 못할 정도로아니면 바이러스에 맞서는 최전선이기에 다른 나라의 원조가 어마어마하게 많았을지도.

 

  위의 내용 요약은 초반 15분의 내용이다이후 인천항을 통해 서울로 온 네 사람은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을 맞닥뜨린다군인들로 구성된 ‘631부대와 그들에게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살아가는 민정’ 일행이다. 631부대라는 이름을 보면 뭔가 떠오른다바로 악명높은 일본의 731부대다물자가 풍부하지 못했기에 일본군처럼 생체 실험을 안 했지만그들은 좀비와 인간을 잡아다 격투를 시키며 유흥을 즐기고 있었다민정 일행은 그런 그들의 행태에 동조하지 않고따로 나와 살아가고 있었고외부로부터의 도움을 꿈도 꾸지 못한 상태에서두 조직은 나름대로 살아남으려 애쓰고 있었다그런 그들에게 홍콩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배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기회였다이제 현금 트럭을 가운데 두고정석과 민정 일행 그리고 631부대의 대장인 서 대위가 맞서게 된다.

 

  영화는 속도가 빠르다초반 15분 안에 기본 배경 설명이 끝나고, 35분 만에 극 중 인물들의 갈등상황까지 다 알려준다이후 나머지 시간은 자동차 추격씬과 좀비와 인간의 대결총격전으로 가득하다.

 

  물론 신파도 빠지지 않는다초반과 후반에 각각 들어있는데뭐랄까 울려 퍼지는 비장한 음악과 더불어 느릿하게 보여주는 화면은 감동을 하라고 막 옆구리를 찌르는 기분이다이 작품의 전작이라 할 수 있는 부산행에서는 아빠와 딸그리고 언니와 동생 사이에서 슬픔을 느끼라고 했다면이번에는 엄마와 자식의 모습에서 울컥하라고 눈치를 준다역쉬 어머니의 사랑이란 크흐자식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불사하는 모성애이런 느낌?

 

  전편에서는 몇몇 장면에서 잔잔한 웃음을 주었지만이번 편에서는 그런 부분이 없었다상영 시간 내내 진지했고꿈도 희망도 없고 죽지 못해 살아가는 인간들이 어디까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을까만 보여줬다치매 걸린 노인이나 열 살도 안 되었으면서 어른인 척하는 꼬꼬마 어린이의 말과 행동이 웃음을 줄 리도 없고 말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영화는 중국을 믿는 대신 UN을 의지하는 게 더 낫다고 말한다극 중 설정에서는 UN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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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
가레스 에드워즈 감독, 브라이언 크랜스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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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Godzilla, 2014

  감독 가렛 에드워즈

  출연 아론 테일러-존슨브라이언 크랜스턴엘리자베스 올슨줄리엣 비노쉬

 

 

 

 

 

  1999년 필리핀에서 오래된 화석이 발견된다그곳에서 연구원들은 알처럼 보이는 물체를 두 개 발견한다그런데 그중 하나는 깨졌고거기에서 뭔가가 밖으로 나간 것 같은 흔적을 발견한다그즈음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원인 모를 사고가 발생한다그 때문에 연구원인 는 부인인 샌드라를 잃고 만다.

15년 후조와 샌드라의 아들인 포드는 군인이 되었다그런 그에게 연락이 오는데아버지가 금지 구역에 들어갔다 잡혔다는 내용이었다조는 그동안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가 정부의 발표와는 다르다는 심증을 갖고조사를 꾸준히 해왔다조의 설득에 포드는 아버지를 따라 사고가 있던 발전소로 향한다불행히도 그들은 발각되어, ‘모나크 연구소로 끌려가고 만다거기서 두 사람은 어머니의 죽음이 고대 괴수 무토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시리즈의 첫 번째인 이 작품을 뒤늦게 봤다아니어쩌면 이미 영화가 나왔을 때 이미 봤지만기억에서 지워버렸을 수도 있다왜 지워버렸는지는 굳이 이유를 길게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명색이 고질라가 제목인데고질라는 1시간이 지나서야 등장한다물론 그 전에 고질라의 생활습관이라든지 출생의 비밀에 관한 것이 밝혀지긴 한다오랫동안 고질라를 비롯한 고대 괴수를 연구한 학자의 입을 통해 말이다그건 예전에 개봉한 영화 고질라 Godzilla, 1998’에서도 언급한 설정들이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봐도고질라가 왜 무토와 싸우는지는 잘 모르겠다하긴 이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왜 고질라가 다른 괴수들과 싸우는지 이유가 명확히 드러나진 않는다말이 안 통하니까 뭐 어쩔 수 없으려나킹콩은 감정이 통하는 소녀가 등장해서 기본적인 기분은 알려주는데고질라는 그런 거 없다역시 포유류와 파충류-인지 모르겠지만-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이 시리즈 세 편을 본 바에 의하면영화의 흐름은 전형적이다인간이 거대 괴수의 습격을 받는 이유는연구와 조사라는 명목으로 잠자는 그들을 건드렸기 때문이다잘 자는데 누가 깨우면 화나는 경험은 한두 번은 다 해봤을 것이다그런 것이다그래서 인간들이 막 죽어 나가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할 때고질라가 나타나 사태를 진정시킨다그 와중에 도시라든지 마을을 초토화하는 건 기본이다마지막으로 고질라는 다시 자기 은신처로 떠난다그 뒷모습은 마치오래전에 본 서부 영화에서 마을을 괴롭히는 악당 총잡이들을 조져버리고 홀로 유유히 떠나는 착한 카우보이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면 고질라는 처음 무토가 일본의 발전소를 공격할 때 왜 나타나지 않다가, 15년이 지난 후에 등장했을까그건 고질라가 솔로여서가 아닐까 싶다. 1999년에 무토는 솔로였다하지만 15년이 지나인간들에 의해 또 다른 무토가 부화한다오랜만에 만난 커플은 희희낙락 염장질을 펼쳤고그걸 보다 못한 고질라가……문득 훨훨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답구나라는 시가 떠오른다고질라는 인간의 편이 아니라 솔로의 편이었던 거였어!

 

  그나저나 고질라는 진짜 호구 같다모나크 연구원들의 말에 따르면인류가 그동안 해왔던 핵실험은 사실 고질라를 제거하기 위한 거였다고 한다하지만 고질라는 죽기는커녕방사능을 먹고 무럭무럭 자랐다고 한다그런데 이후 고질라는 인간이 위험할 때마다 도와준다자길 죽이려고 했다는 걸 몰랐나설마 그 실험들이 자기 밥 주는 거로 생각했던 건가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긍정적이고 낙관주의적인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다역시 마음을 편히 가지면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데그게 맞는 말인 모양이다나도 고질라처럼 긍정적으로 살도록 해봐야겠다그렇다고 몇천 년 살겠다는 건 아니다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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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갈
니테쉬티와리 감독, 아미르 칸 외 출연 / 미디어포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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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Dangal, 2016

  감독 니테시 티와리

  출연 아미르 칸파티마 사나 셰이크산야 말호트라사크시 탄와르자이라 와심수하니 바트와가르리트윅 사호레,

 

 

 

 

 

 

  전국대회 챔피언까지 했던 마하비르 싱 포갓은 돈 되는 일을 하라는 아버지의 강요에 레슬링 선수를 그만둔다하지만 그는 아들을 낳아 레슬링 선수로 기르겠다는 꿈을 품는다그렇지만 부인과의 사이에 딸만 태어나자그는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기에 이른다그러던 어느 날큰 딸인 기타와 둘째 딸인 바비타가 자기들을 놀리는 동네 남자아이들을 패버리는 사건이 벌어진다아이들에게 어떻게 싸웠는지 재연해보라고 한 포갓은두 딸이 레슬링에 재능이 있음을 알아차린다동네 사람들의 야유와 조롱에도 불구하고그는 아이들에게 레슬링을 가르치는데…….

 

  이 영화는 실화다인도의 유명 레슬링 선수인 기카와 바비타 자매그리고 그들을 가르친 아버지 마하비르 포갓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극의 해설은 포갓 자매의 사촌 오빠인 옴카르가 맡고 있다.

 

  처음에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에게 강요하는 부친의 욕심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치마를 입고는 뛰지 못하자 바지를 입히고머리가 길어서 힘들어하자 짧게 깎아버리는 마하비르의 모습에 이건 좀…….’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덕분에 아이들은 학교 친구들을 비롯해 마을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었다한창 예민할 십 대 초반에특히 아이들이 훈련을 빼먹고 친구의 결혼식에 가자사람들이 다 모인 곳에서 조카의 뺨을 때리는 장면에서는 좀 화도 났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결혼식을 올리는 친구의 나이는 열네 살만약 기타가 레슬링을 배우지 않았으면그 아이도 결혼식을 올려야 하지 않았을까기타와 바비타가 인도의 전형적인 여자아이들처럼 행동하지 않았기에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자처럼 반바지를 입고 남자나 하는 레슬링을 하기에 마을의 그 누구도 둘에게 청혼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아빠의 빅 픽쳐?

 

  이런 생각은 뒤이어 나오는 친구의 대사에서 확실해졌다그 소녀는 결혼식 파티 내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다른 사람들이야 공짜로 먹고 마시니 좋았겠지만그 아이는 고작 열네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얼굴도 모르는 아저씨에게 시집을 가야 했다아마 마하바르는 딸들이 금메달이라는 자신의 꿈을 이뤄주길 바라는 마음이었겠지만그 덕분에 둘은 인도의 결혼 시장에 이름을 올리지 않게 되었다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 기타와 바비타는 자발적으로 훈련하기 시작한다.

 

  인도 영화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건 당연히 춤과 노래다춤과 노래만 빼면 아마 한두 시간은 러닝타임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인도 영화는 화려한 춤과 노래가 빠지지 않는다무슨 영화였는지 생각은 안 나지만호러 장르인데도 춤과 노래가 나와서 황당했던 적이 있었다이 작품도 인도 영화라 당연히 노래가 들어있었다그런데 그 노래가 영화 내용과 상당히 잘 어우러져쓸데없이 왜 노래가 들어있냐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예를 들어 아이들이 억지로 훈련을 받을 때는 왜 이런 시련을 주시는 건가요아빠 때문에 건강 망치겠어요이건 고문이에요.’라는 둘의 심정이 잘 드러난 노래가 흘러나온다그리고 기타와 바비타가 여러 지역 대회를 돌아다니면서 시합을 할 때는둘의 용맹함을 잘 드러내는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폭풍이 다가오네널 묵사발을 만들 거야뼈도 못 추리게 될 거야.’라는 가사의 노래가 나온다.

 

  영화는 161그러니까 두 시간 사십 분짜리다내 평소 습관대로라면 분명히 두세 번은 딴짓하고한 시간 반이 지나면 언제 끝나냐고 바닥까지 다다른 집중력을 겨우 붙잡으며 지루해했을 것이다하지만이 영화는 그러지 않았다딱 한 번만 딴짓을 했을 뿐이후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았다후반부에 기타의 결승전 장면에서는 어떻게 될지 너무 조마조마해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어차피 결말은 정해져 있지만그래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어쩌면 내 집중력이 문제였던 게 아니라그동안 봐왔던 작품의 문제였던 걸까?

 

  영화는 노골적인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사회 비판도 하고인도에서의 여성 인권에 관한 이야기도 슬쩍 들이민다마지막 엔딩 부분에서 자막으로 기타와 바비타 이후수천 명의 인도 소녀들이 레슬링을 시작했다는 문장이 나온다가슴이 먹먹했다.

 

  어린 기타를 연기한 배우의 당당한 눈빛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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