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구경하는 들러리양 3 구경하는 들러리양 3
엘리아냥 지음 / CL프로덕션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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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엘리아냥

 

 

 



 

  이번 3권에서는 주인공 ‘라테’의 수난기가 펼쳐진다. ‘페리도트’ 일당이 ‘이벨린’을 괴롭히는 김에 옆에 있는 라테까지 걸고넘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급기야 이벨린 암살범으로 몰리기까지 한다. 게다가 페리도트는 라테에게 이벨린을 배신하고 자기와 손을 잡자고 제의를 한다. 물론 라테는 거절한다. 페리도트가 아무리 못살게 군다고 해도, 황태자나 공작 그리고 마탑주에게 죽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사실 요약해보니 진지해보이지, 책에서는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저런 상황에서도 라테는 여전히 개드립을 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저런 심각한 내용만 있는 건 아니었다. 그 와중에 라테는 공작인 ‘케니스’가 왜 여자들을 꺼려하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고, 그걸 극복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친구가 되기로 한다. 또한 마탑주인 ‘아윈’에게서 무슨 일이 있어도 죽이지 않겠다는 보장을 받고, 그 사실을 안 다른 마탑 소속 마법사들은 둘 사이에 뭔가 있다고 추측한다.

 

 

  또 중요한 것! 아윈이 이벨린의 어장 속 물고기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원작 소설대로라면, 이벨린과 해야 했을 것을 라테와 해버린다. 마탑 구경을 시켜준다거나 파티에서 춤을 춘다거나 등등. 이에 라테는 자신이 알고 있는 소설 속 내용과 다르다는 것에 혼란스러워한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작가의 네이밍 센스가 돋보였다. 예를 들어, 방앗간집 아들 이름은 ‘챔시’, 피아노를 잘 치는 소녀 이름은 ‘핑거즈 플라이’, 뻔뻔한 사람 이름은 ‘아이언 멘타르’, 상황파악도 못하고 끼어드는 남자 이름은 ‘누니어디에’, 그리고 페리도트의 악녀 짓에 동참하는 사람 이름이 ‘크나푸르 다티나’, 도서관 사서 이름은 ‘반나브 좀자레’ 등등. 이외에도 꽤 많은데, 인물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이름들이 등장한다. 물론 이 시리즈가 진지한 판타지 소설이었다면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 전체가 그냥 가볍게 웃고 넘기는 내용이라, 도리어 보자마자 빵 터지는 감초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윈이 이벨린보다 라테에게 더 관심이 있어 보이는, 그래서 어떻게 결말이 지어질지 궁금해지는 3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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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경하는 들러리양 2 구경하는 들러리양 2
엘리아냥 지음 / CL프로덕션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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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엘리아냥

 

 




 

 

  소설의 여주인공인 ‘이벨린’의 친구가 되어 나중에 죽게 되는 운명을 피하겠다는 ‘라테’의 계획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다. 우선 최연소 공작이며 검술의 달인인 ‘케네스’에게는 귀찮은 존재가 아니라 그냥 아는 척해줄 정도의 관계가 되었고, 황태자에게는 하는 짓이 웃긴 특이한 존재로 기억되었다. 또한 마탑주 ‘아윈’에게는 마탑의 우수 고객이자 재미있는 사람으로 인식되었다. 게다가 라테가 쓰는 비모르 소설의 광팬인 황녀와 친구가 된다. 그런데 이상하다. 소설 내용대로라면 아윈은 이벨린에게 껌뻑 죽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이벨린 역시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표정을 보일 때도 있고, 하지만 라테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소설의 주인공들이 벌이는 밀당을 구경하는 재미에 폭 빠진다. 드디어 그녀가 고대하던 소설의 최강 악녀 ‘페리도트 가넷’이 등장하는데…….

 

 

  지난 1권에 이어, 라테의 개드립과 오버액션은 이어진다. 속으로 엉뚱한 상상을 하는 것도 모자라서, 겉으로도 표현하는 그녀를 따라가다 보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저렇게 유쾌하고 생기발랄하면서 때로는 발칙한 상상을 하는 친구가 옆에 있으면 무척 신날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너무 오지랖이 넓거나 오버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매일매일이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런 그녀의 성격 때문인지, 라테의 주위에는 유쾌하고 엉뚱한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이 그렇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우선 라테의 시녀이자 온 도시의 소문을 다 듣고 다니는 ‘에슐라’. 그녀는 호박에 줄을 그어 수박으로 만들어 버리는 화장술의 대가이다. 그녀가 축제를 위해 라테에게 화장을 해준 날, 라테는 자신이 수박이 되었다고 에슐라의 화장술에 무서움을 느끼고 비숏은 처음에 라테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런데 꽤나 재미있는 성격으로 비숏이 처음 라테네 집에 온 날, 처음으로 본 마법사가 신기해서 그를 괴롭히기도 한다.

 

 

  그리고 불량 마법 스크롤을 만든 죄로 라테네 집에서 한 달 동안 봉사하기로 한 비숏. 아윈의 마법실력을 존경하지만 동시에 그의 인성을 무서워하는, 소심하고 여린 성격이지만 은근히 할 말 다하면서 눈치 없는 캐릭터다.

 

 

  거기에 소설대로라면 케네스를 짝사랑하는 안타까운 소녀여야 하는데, 라테가 쓴 비모르 소설을 읽다가 때를 놓쳐버린 황녀 ‘로젤리아’. 그녀 역시 상당히 귀여우면서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그녀는 라테가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을 쓴 작가라는 것을 알자. 거의 숭배 수준으로 그녀를 따르고 좋아한다. 장르를 달리하면 집착 백합물 하나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정상적이지 않아 보이는 주연들과 엉뚱한 조연들이 만나서 유쾌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2권이었다. 아! 깨알같이 작가가 라테의 입을 빌어 유행어를 인용한 개드립의 향연을 펼치고 있는데, 그걸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런데 의아한 점이 있다. 내용은 아니고 편집에 대한 것인데, 캡처를 보면 5번은 네모칸 안에 들어있지 않다. 의도적인 것일까 아니면 편집 실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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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경하는 들러리양 1 구경하는 들러리양 1
엘리아냥 지음 / CL프로덕션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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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엘리아냥

 

 

 

 

 

  로맨스 판타지에는 몇 가지 기본 설정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기본 루트라고 할까? 하여간 그런 게 있다. 예를 들면 주인공이 어떻게 판타지 세계로 가느냐를 살펴보면, 처음부터 그곳에서 출생, 차원이동, 환생, 회귀 그리고 빙의 등이 있다. 환생과 빙의 같은 경우에는 그곳이 소설 속의 세계냐 아니냐에 따라 나뉜다. 또한 배경이 만약에 소설 속의 세계면, 주인공으로 환생 내지는 빙의하느냐 아니면 악녀, 조연 또는 엑스트라냐는 선택지가 또 있다. 아, 최근에는 작가 본인이 자기가 쓴 소설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기본 설정에 다른 여러 가지 클리세와 쓰는 사람의 개성이 합쳐지면서, 어떻게 보면 비슷하지만 또 달리 보면 전혀 닮지 않은 여러 가지 로맨스 판타지 소설들이 등장한다.

 

 

  지난번에 읽은 ‘루시아’는 판타지 세계 출생에 회귀를 기본 설정으로 하고 있었다. 그와 달리 이번에 읽기 시작한 ‘구경하는 들러리양’은 소설 속 조연 중의 한 명으로 빙의한 경우이다.

 

  소설 ‘야수의 꽃’에 나오는, 악녀 ‘페리도트’를 도와 주인공 ‘이벨린’을 괴롭히다가 죽어버리는 거의 엑스트라에 가까운 ‘라테 엑트리’로 빙의한 주인공. 처음에는 소설의 주인공이 등장하기 전에 남자 주인공들을 다 자신의 어장에 넣겠다고 포부를 밝히지만, 들러리에게는 그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대신 이벨린이 등장하는 시기에 맞춰, 그녀와 세 남자 사이의 밀당을 구경하는 걸로 만족하기로 한다. 또한 소설에서처럼 허무하게 죽음을 당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우연히 이벨린의 친구가 되면서 그녀의 어장에 갇힐 물고기 세 마리, 아니 세 명의 남자 주인공들을 만나게 된다. 바로 얼굴에서 빛이 나고 다른 사람을 오징어로 만들어버린다는 황태자 ‘론드미오’, 최연소 공작에 뛰어난 검술 실력을 갖고 있지만 여성 혐오에 걸린 ‘케네스’ 그리고 천재 마탑주이지만 수틀리면 그냥 다 죽이는 마법사 ‘아윈’이 그들이다.

 

 

  그런 라테에게도 비밀이 있었으니, 바로 ‘비모르’ 소설 (BL 소설)의 작가로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가족 몰래 딴 주머니를 찬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마법 스크롤을 사서 마법사 기분 내기였다. 그런데 불량 마법 스크롤 때문에 마탑에 갔다가, 아윈과 만나게 되는데…….

 

 

  이야기는 무척이나 유쾌하고 밝았다. 라테의 시점으로 모든 것이 서술되는데, 이 주인공이 깝침의 대가이자 말장난의 천재 그리고 삽질하기, 오지랖과 호기심은 거의 만렙을 찍은 상태였다. 좋게 보면 뼛속까지 개그맨에 분위기 메이커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때문에 그렇게 진지하게 읽은 부분은 거의 없었고, 그녀가 벌이는 온갖 화려만 농담과 오버액션과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속마음을 보면서 웃기만 하면 되었다. 게다가 이벨린을 제외한 다른 등장인물들이 다 재미있는 성격이거나 어딘지 모르게 나사가 하나 빠진 상태라서, 거의 모든 대화와 사건들이 가볍고 웃기기만 했다. 그러니까 기분 우울할 때 읽으면 딱 좋은 책이다.

 

 

  다만 작가가 연재 당시에 유행했던 유행어를 너무 남발해서, 그런 걸 잘 모르는 사람은 웃음 포인트를 못 잡을 수도 있다. 또한 유행어라는 게 수명이 짧아서, 몇 년이 지난 다음에 읽으면 처음처럼 웃기지만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왜 이 책은 표지에 권수가 적혀있지 않는 거지? 헷갈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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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루시아 8권 (완결) 루시아 8
하늘가리기 지음 / 조아라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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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하늘가리기

 

 

 

 

 

  이제 진짜로 끝이다. 신중하고 현명한 ‘루시아’도, 무뚝뚝하고 냉철하지만 애처가인 ‘휴고’도, 얼음이 녹는 봄을 맞이한 어린 ‘데미안’도, 루시아 팬클럽 회원들인 ‘제롬’이나 ‘파비안’, ‘로이’를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 것도 이제 끝이다. 더불어 루시아와 휴고의 격렬한 베드 신도 이제 다시 못 본다. 아쉽다.

 

 

  이번 8권은 뒷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다.

 

 

  기숙학교에 다니는 데미안이 첫 친구인 ‘크리스’를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 일곱 살이 된 루시아와 휴고의 딸인 ‘에반제린’과 국왕 ‘퀘이즈’의 딸 ‘셀리나’의 소꿉놀이 이야기, 열여덟 살의 어린 나이에 이미 여러 귀족들의 인정을 받는 능력자가 된 데미안의 이야기 등이 펼쳐져있다.

 

 

  어린 숙녀들의 귀여운 놀이는 읽으면서 엄마 미소가 지어졌고, 아직 아기 같은 어린 딸 또는 여동생에게 남자친구 따위는 만들 기회도 주지 않겠다는 남자들의 각오는 그냥 웃겼다. 과연 이 나라에 휴고와 데미안의 인정을 받을만한 남자가 존재할 것인가? 에반제린은 커서 결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먼 미래에 일어날 일이고, 작가는 그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궁금해졌다. 혹시 오빠와 아빠의 눈을 피해 애달픈 사랑을 하는 에반제린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잠시 해봤다. 아니, ‘애달픈’은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으니, 남자를 리드하는 씩씩하고 당찬 모습으로 펼쳐질 것 같기도 하다. 만약 나온다면 말이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팬픽을 쓰는 구나.

 

 

  그리고 루시아가 꿈꿨던 다른 삶에서의 이야기도 들어있었다. 그녀의 중년 이후의 생활에 대해 나오는데, 아……. 훈훈한 이야기였다. 그녀와 휴고는 그 어디에서라도 떼려야 땔 수 없는 사이였다. 단지 일찍 만나느냐 늦게 만나느냐는 시간차가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 걸 하늘이 점지해준 인연이라고 하는 걸까?

 

 

  또한 ‘펜던트’의 비밀에 대해서도 나온다. 그녀가 꿈이라 생각하는 다른 삶이 어쩌면 이미 경험했던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살아갈 기회를 한 번 더 얻은 것이다. 조상의 은덕이란 엄청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몰락할 뻔했던 가문이 되살아나고, 비참했던 루시아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으니까 말이다. 우리 조상님들은 그런 것도 안 만들어두고 뭐하셨는지……. 다시 살아갈 기회는 바라지도 않으니 번호라도 좀……이라고 하면 혼날까?

 

 

  처음부터 끝까지 달달하고 훈훈하고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매번 사람 죽이는 영화나 소설만 읽다가 이런 얘기를 읽으니, 어쩐지 배신자가 된 기분도 들었다. 아니야, 추리소설, 호러 슬래셔 무비들아 너희를 버린 게 아니야! 그냥 가끔 별식을 먹고 싶었던 거야. 걱정 마, 금방 돌아갈 테니까. 다음 달엔 또 어떤 걸 읽을까?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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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루시아 7권 루시아 7
하늘가리기 지음 / 조아라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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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하늘바라기

 

 

 

 



 

 

  사실상 ‘루시아’와 ‘휴고’의 이야기가 완결된 7권이다. 여덟 권이 세트이지만, 마지막 8권은 외전으로만 이루어져있으니, 이번 7권에서 본편이 끝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권에서 ‘팔콘 백작부인’이 루시아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 ‘데이빗’을 부추겨 추문을 일으키려고 하면서 끝이 났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계획은 타란 공작가의 기사인 ‘로이 크로틴’의 재빠른 대처로 미수에 그치고 만다. 하지만 루시아가 추문에 휩싸일까봐, 진실을 숨기고자 크로틴은 사건을 조작한다. 그 결과 그는 공작가를 떠나 북부로 추방당하게 된다. 그래도 그가 기쁜 마음으로 길을 떠나서 다행이다.

 

 

  그리고 루시아는 임신을 하게 된다. 그 사실에 루시아와 휴고는 놀라고 불안해한다. 루시아는 자신이 불임인데 임신이 된 사실에 놀라고, 휴고는 가문의 비전대로라면 그녀의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해한 것이다. 결국 그는 가문의 주치의 ‘필립’을 만나, 산모와 아기 둘 다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고자 한다. 이 와중에서 두 사람은 서로 끝까지 말하지 않으려고 했던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그리고 필립이 제대로 얘기해주지 않는 비밀에 대해 같이 조사하고, 대응책을 마련한다. 둘은 그제야 진짜 부부가 된 것이다.

 

 

  이번 권은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내용의 연속이었다. 초반에 크로틴이 모든 죄를 뒤집어쓸 때는 조마조마했지만, 너무도 태연한 그의 모습에 안도했다. 그리고 임신 때문에 예민해진 루시아와 이에 어쩔 줄 몰라 하는 휴고의 대조가 무척 재미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1권에서 나온 그 남자가 맞나 싶었다. 특히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의사가 부부관계를 금지하자 ‘왜 어제까지는 괜찮고,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안 되는 건데?’라고 묻는 장면에서는 빵 터졌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거겠지. 그가 아기를 기다리는 이유는, 자식을 보고 싶은 마음보다 하루라도 빨리 루시아와 관계를 갖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 외에 청포도가 먹고 싶다는 그녀의 부탁에, 초봄이라 못 구한다는 말은 못하고 입으로는 알았다면서 속으로는 ‘큰일 났다.’라고 중얼대는 장면도 웃겼다.

 

 

  ‘데미안’이 갓 태어난 동생을 만나는 대목은 감동적이었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던 차가운 마음을 가진 소년이 새어머니인 루시아를 만나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었다. 그러나 덜컥 그녀가 아이를 낳았으니, 이제는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하지만 루시아는 여전히 그를 사랑했고, 어린 동생은 웃어주었다.

 

 

  “사랑스러웠다. 데미안은 오래전 어머니가 알려준 단어의 뜻을 이제는 완벽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라는 마지막 문장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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