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이디 Q.E.D 3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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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Q.E.D.證明終了

  작가 - 카토우 모토히로 (加藤元浩)



  역시 두 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1화 '브레이크 스루'와 2화 '빛바랜 성도'이다.


  1화에서는 토마를 만나러 미국 MIT 대학 시절의 친구인 로키와 에바가 찾아온다. 토마가 왜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일본으로 왔는지 엿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그의 과거를 조금씩 풀어나가는 전개, 마음에 든다.


  천재라는 말이 어울리는 로키와 그의 말이 통했던 유일한 친구였던 또 다른 천재 토마. 두 천재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행운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도대체 누가 토마의 논문을 찢어버린 걸까? 그리고 왜?


  토마가 나이에 비해 조숙하고 사려 깊음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였다.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 특히 그러했다. 나 같으면 당장에 귀싸대기를 날리고, 망쳐버린 내 앞길 되돌려놓으라고 난리쳤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누군가가 방해를 했기에 내 논문이 사라졌다고 선처를 바란다고 난리를 피웠고.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자랐기에 그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거니, 토마야?


  내 나름대로 그 이유를 상상해보았다. 아마 그는 어릴 때부터 자신의 천재성 때문에 또래 아이들보다는 어른들과 더 많이 교류를 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면 어리다고 얕잡아 보일 수 있기에, 토마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성장했을 것이라 추측한다. 그래서 누구보다 냉정하고 성숙한 정신을 가지게 된 게 아닐까? 상처받고 숨겨야했던 그의 마음이 또래들과 같이 학교를 다니면서 치유 받았으면 좋겠다.


  2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울컥했다.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없었고 너무 어렸다. 그리고 주위에는 그 사람밖에 없었다. 당연히 그가 한 말이 진실일거라 믿고 평생을 살았다. 그런데 그게 다 거짓이었다니!


  아마 자신의 삶 전부가 부정당하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거짓된 삶을 살게 한 원흉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수밖에…….


  그리고 그녀를 너무도 사랑했기에 모든 것을 다 바쳐 소원을 들어줬던, 그래서 모든 것을 잃어야했던 그에게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마음에 안 들었다. 둘이야 서로 사랑한다고 해도, 자식은 어쩌라고 방치를 했던 건지. 그럴 거면 아예 낳지를 말고, 둘이서만 알콩달콩하게 살던가. 그래서 모든 비극이 시작된 게 아닐까 싶다.

   

  이번 편에 가나가 질투를 한다. 토마가 다른 여자아이와 나란히 앉아서 별을 보는데 심술을 부린다. 귀엽기도 하지. 그러면서 친구들이 너희 둘이 사귀냐고 물으니 아니라고 대답한다. 아직 자기 마음을 잘 모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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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이디 Q.E.D 2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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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원제 - Q.E.D.證明終了

  작가 - 카토우 모토히로 (加藤元浩)



  이번에도 역시 두 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다. ‘로쿠부의 보물’과 ‘로스트 로얄’이다. 둘 다 ‘로’자로 시작한다.


  1화 ‘로부쿠의 보물’은 ‘로쿠부 살인’ 전설에 얽힌 집안의 이야기이다. 로쿠부는 순례자를 지칭한다고 한다. 그가 갖고 있는 보물이 탐이나 살인을 하고 재물을 취했지만, 저주를 받았다는 집안의 이야기는 일본 어디에나 있는 전설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다른 일본 배경의 추리 만화나 소설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읽은 것 같다.


  로쿠부의 보물 덕분에 부자가 되었다고 소문이 난 한 집안에서 연이어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토마는 MIT 다닐 때 알았던 은사의 부탁으로 그 집안의 고문서를 해독하러 갔다가 사건에 휘말린다. 사실 부탁을 거절하려고 했지만, 온천 휴양지라는 말에 혹한 가나의 억지로 가게 되었다. 거기서 로쿠부 분장을 한 살인마가 전설을 연구하러 온 대학 교수 일행을 공격하는데…….


  이번 편에는 피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살해 현장을 깔끔하게 그려서 잔인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걸핏하면 할아버지의 명예를 거는 아이가 나오는 만화는 피가 난잡하게 튀고 사체를 엉망으로 그려서 ‘이건 좀…….’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렇지가 않았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면서, 상대가 자신의 바람에 맞춰 행동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그 사람을 자신이 상상한 틀에 맞추기 위해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제거한다. 과연 그게 사랑일까? 차라리 인형 놀이를 하고 말지.


  그나저나 아스피린에 혈액 응고 억제 성분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2화 ‘로스트 로얄’은 참으로 마음에 드는 내용이었다. 물론 가나를 이리저리 발품을 팔게 만든 토마가 조금 얄미웠지만, 모르는 사람 일에 얽히기 귀찮아하는 그를 억지로 사건에 끌어들인 탓이라 생각한다.


  존재한다는 소문만 무성한, 그 누구도 실체를 본 적이 없는 부가티 로얄이라는 환상의 자동차가 있다. 한 노인이 그걸 발견해 친구에게 맡겼지만, 배신을 당한다. 물론 아무도 노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애초에 그 차가 존재한다는 건 소문뿐이니 말이다. 오지라퍼인 가나 덕분에 사건에 끼어든 토마. 온갖 심부름과 발품은 그녀에게 시키고, 자신은 증거를 모아서 논리적 추론을 펼친다. 과연 그 차는 어디에 있는 걸까?


  결론을 말하면, 차는 존재한다. 그런데 그 차의 존재가 드러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아!’하고 탄성을 질렀다. 이런 기발한 트릭이라니! 허를 찔렸다. 마치 엘러리 퀸의 단편집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1화에서 토마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그가 무서울 만큼 논리적 사고를 가질 수 있는 건, 이유는 모르겠지만 감정을 제로로 만드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에요.”-p.98


  어째서 그렇게 자랐는지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가나와 같이 다니면서 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추리 만화인 동시에 주인공의 성장 만화라는 걸까?


  볼만하다. 언제 바뀔지 모르지만, 2권까지 읽은 느낌은 그렇다. 일주일에 서너 권씩 보면, 40권 넘게 나왔으니 열주면 따라잡을 것 같다. 지금 예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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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이디 Q.E.D 1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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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원제 - Q.E.D.證明終了

  작가 - 카토우 모토히로 (加藤元浩)



  처음에는 그림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주변의 추천과 작년엔가 본 드라마의 영향으로 본격적으로 보기로 했는데…….


  헐! 지금까지 나온 권수가 장난이 아니다. 이야기의 진행 없이 질질 끌기만 하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는 내 특이 성격 때문에 과연 다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추리 만화는 단편으로 끝나니까, 괜찮을 수도 있지만 만화 ‘명탐정 코난’이나 ‘원피스’, ‘블리치’ 등등도 보다만 내 전적을 생각하면……. 하여간 우선 보고나서 판단하자는 생각으로 1권을 집어 들었다.


  1권만 본 느낌은 깔끔했다. 1화와 2화의 그림체가 많이 다른데, 2화가 더 깔끔해지고 밝은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사건 마무리도 깔끔했다. 물론 사람이 죽긴 하지만, 피가 지저분하게 튀기지는 않았다. 또한 범인도 이런 사정이 있었다고 구질구질하게 눈물을 자아내는 신파도 보이지 않았다. 뒷맛이 깔끔한 일품요리를 먹은 기분이었다.


  주요 등장인물은 미국에서 MIT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생활을 만끽하고 싶어서 일본으로 돌아온 천재 소년 토마. 그리고 그와 같은 반인, 경찰 아버지를 둔 운동을 좋아하고 다혈질에 오지라퍼인 소녀 가나이다. 가나가 활달하고 감정적이며 임기응변 뛰어난 열혈 소녀라면, 토마는 냉소적이고 독립적이며 개인적이다. 이렇게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소년소녀가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이 만화의 기본 줄기이다.


  가나가 사건에 개입한 것은 1화와 2화에서 피해자의 가족이 친구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오지라퍼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토마는 옆에 있다가 엉겁결에 가나에게 이끌려서 사건에 휘말린다. 어쩌면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다.’라는 걸 그녀가 몸소 알려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단, 사건은 이미 일어난 과거이고, 퍼즐 조각은 다 주어져 있어요. 논리적으로 말하면, 사실은 그 조각들이 전부 들어맞는 하나의 형태예요. 하지만. 상대는 기계가 아닌 인간이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죠.” -p.50


  인간은 예측이 불가하기에, 그 행동에 호기심을 느껴 토마는 사건을 추리한다. 그리고 가나는 지인이 얽혀있기에, 그 사람이 슬퍼하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어서 그의 추리를 도와준다. 가나가 돌아다니면서 증거를 모아오면, 토마는 그것을 정리하고 논리적으로 사건을 파악하여 범인을 찾아낸다.


  1화 ‘미네르바의 올빼미’와 2화 ‘은빛 눈동자’에서는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과,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빼앗으려하는 나쁜 심성의 사람이 나온다. 하여간 어딜 가나 못된 심보를 가진 놈이 꼭 하나씩은 있다.


  1권만 봐서는 괜찮은데, 계속 읽을 것인지는 몇 권 더 읽어보고 결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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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가 동산으로 간 까닭은?
김준범 글.그림 / 북극곰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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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김준범



  제목을 보면서 예전에 개봉했던 영화 제목이 떠올랐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다. 물론 영화를 보지 않았다. 그냥 제목만 떠올랐을 뿐이다.


  네모는 등장인물의 이름이다. 매사에 관심도 있고 동시에 불평불만이 많은, 사각 얼굴이 개성적으로 생긴 사람이다. 그는 동글 선사를 모시고 있다. 동글 선사는 작은 체구에 동글동글한 얼굴을 가졌으며 긍정적이고 유머 감각이 넘친다. 그리고 어린 동글이가 있다. 이제 초등학생인 동글이는 두 어른의 보살핌 속에서 세상을 따뜻하게 보면서 크고 있다.


  이 세 사람의 세상과 삶과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얘기가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다. 그 외에 동글이의 친구들이나 동글 선사를 찾아오는 사람들, 지구를 방문한 외계인 그리고 본능을 잊지 않으려는 개 부자의 에피소드가 중간에 곁들여져 있다.


  



  어떤 이야기는 ‘맞아, 그렇지.’라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감동적이야.’라고 책에서 눈을 떼로 하늘을 바라보게 하거나, 피식 웃게도 한다. 물론 또 어떤 것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건 뭘까?’라고 생각하게 한다.


  명상 만화라는 타이틀답게, 한번 읽고 책장에 꽂아두는 게 아니라 새우깡처럼 자꾸만 손이 간다. 만화라서 그런가? 날이 좋아서 한 번, 바람이 너무 불어서 한 번, 꽃샘추위가 심해서 한 번. 뭐 이런저런 이유로 여러 번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읽을 때마다 느낌이 조금씩 달랐다.


  처음에는 ‘가’만 느껴졌다면, 그 다음에는 ‘가나’까지, 그리고 그 다음은 ‘가나다’까지. 어쩌면 ‘하’까지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림도 처음에 볼 때 내 취향은 아니었다. 하지만 끝이 없을 것 같은 넓게 보이는 배경은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여러 번 읽다보니까 인물체도 정이 가는 것이, 등장인물들이 다 정이 갔다.


  이 세 명이 어느 산에서 지내는지는 확실하지가 않다. 하지만 조금만 내려가면 약수터도 있고, 전화로 자장면 배달도 되며, 동글이의 친구들이 자주 오가는 것을 보면 그리 높은 산은 아닌 것 같다. 어딘지 알면 찾아가보고 싶다. 귀여운 동글이는 꼬옥하고 안아주고, 네모와는 세상사에 대해 같이 투덜대며, 동글 선사에게서는 가르침을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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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1조 1
박무직 지음 / 아선미디어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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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박무직


  애인님이 빌려주신 만화책. 애인님은 참으로 다양한 책을 많이 갖고 계신다. 영화도 있다고 하는데, 아직 그건 보지 못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영화는 윤락녀 출신의 여성이 국회의원에 출마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고, 만화는 그 앞부분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왜 그녀가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들었는지 그 점을 다루고 있다.


  윤락녀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대부분이 욕설과 조롱이 곁들어진 그런 이미지. 물론 나도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면 되지, 굳이 그런 일을 해야 할까? 그러다가 문득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라는 민주주의 시장 경제의 아주 기본 대 전제를 떠올렸다. 아, 그런 것이지.


  만화에 나오는 대다수의 사람들도 역시 그들을 무시하고 인간 취급도 하지 않는다. 사람을 앞에 대놓고 쓰레기, 척결해야할 사회의 암이라는 등등의 말을 퍼붓는 것은 기본이다. 심지어 주인공의 동료 한 명이 강간을 당했지만, 아무도 신경써주지 않는다. 도리어 원래 그런 존재이니 당해도 싸다는 그런 말이 돌아올 뿐이다. 경찰 서장도 그렇고 병원은 물론 지역 의원까지도.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인권은 물론이고 기본권조차 없는, 그냥 배설구에 불과한 그런 취급을 받는다. 웃기는 건, 그러면서 그녀들을 가까이한 당사자들이 바로 그들이라는 점이다. 자기들의 지위를 이용해서 마음껏 즐길 거 다 즐긴.


  누구였더라, 외국 작가의 SF 단편 소설이 떠올랐다. 한 도시가 있다. 엄청나게 번성한, 사람들이 모두가 다 행복하게 잘 사는 그런 꿈의 도시였다. 그런데 그곳에 비밀이 하나 있다. 그 도시가 부흥하기 위한 기본 조건. 그것은 바로 몇 사람의 희생이었다. 도시 지하에 갇혀서 사람들의 무관심과 조롱의 대상으로 살아가는, 그렇지만 그런 그들의 희생은 칭송을 받기보다는 피하고 맞닥뜨리기 싫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꼭 이런 거다. 남의 등을 밟고 일어서서 성공한 주제에, 자기 발밑에 있는 사람을 우습게 여기고 깔보는 그런 심리. 아, 한국의 정치가들 심보인가?


  그러고 보니 일본 만화가 클램프의 ‘마법 기사 레이어스’에도 이런 비슷한 것이 나온다. 그 나라를  존재하게 지탱하는 것은 공주의 희생. 공주가 희생하지 않으면 나라는 무너진다. 물론 다른 방법도 있지만, 가장 편한 것이 공주의 희생이기에 누구나 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공주는 사랑과 존경을 받기는 했지만. 하여간 만화의 시작은 공주가 그 희생하기를 거부하면서 사건이 벌어진다.


  하여간 만화는 그런 얘기를 보여주면서, 왜 그녀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야했는지 말하고 있다. 보다보면 참으로 화나는 장면이 많았다. 특히 그 강간당한 여자는 너무 잔인하게 당했다.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는지 참……. 그리고 한국 만화에서 그 정도 수위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놀라고.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것은 인권의 문제이다.


  다 똑같은 사람인데, 다만 돈 버는 방법이 다른 것뿐인데 왜 경멸을 받아야 하는지,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소외 계층에 관한 얘기이다. 어찌 보면 남을 속이면서 부를 차지하는 사람들보다는, 몸으로 대가를 지불하는 그녀들이 더 인간적이기는 하다.


  그래,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자기보다 뭔가 부족하다고 깔보지 말자. 다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거니까.


  그리고 윤락녀 문제는 음, 왜 여자들만 욕을 먹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남자들은 그들을 벌레 보듯이 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녀들이 혼자 즐겼을까?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지, 공급이 있으니 수요가 있는지, 누가 먼저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하여간 그렇다. 양쪽 다 문제가 있는 거니까, 한 쪽만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긴 팔은 안으로 굽는다니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녀들보다는 일반 남자들의 편을 들어주겠지.


  어쩌면 나도 그럴 것이다. 내 애인님이나 오빠, 동생이 그런 곳에 갔다고 듣는다면 그런 곳이 있으니까 갔을 거라고 애써 마음을 다스렸을 것이다. 아, 이건 마치 강간한 남자애 어머니가 피해자 여자애가 꼬리치고 다녀서 자기 아들이 실수한 거라고 말하는 것과 별로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역시 나도 속물적이고 우월의식에 사로잡힌 인간에 불과하니까.


  만화는 보면서 슬펐는데, 영화는 어떨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쩐지 마음이 아파서, 영화는 안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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