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이디 Q.E.D 14 - 증명종료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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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Q.E.D.證明終了

  작가 - 카토우 모토히로 (加藤元浩)

 

 

 

 

  어쩐지 긴장이 풀리는 목요일이자 한 달의 마지막 날. 책이나 영화보다는 여유롭게 만화를 보고 싶었다. 그래서 빌려온 큐이디 시리즈이다. 음, 그런데 열 네 번째 권이나 되니, 슬슬 질린다. 도대체 얘들은 언제 학년이 올라갈 것인가! 졸업은 가능한가? 에피소드마다 계절이 다르다니, 이 무슨 조화인가!

 

  역시 두 개의 에피소드가 들어있다.

 

  '여름방학 사건'은 학교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갑자기 교실 바닥에 그려진 X자, 서도부실 앞에서 발견된 불탄 학교 신문, 하루아침에 벽에 나타난 의문의 그림, 그리고 던진 사람이 없는데 갑자기 튀어나와 가나에게 상처를 입힌 농구공.

 

  역시 토마는 뒤끝이 있는 남자였다. 언제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다니지만, 가나가 다친 문제라면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가나의 표현대로라면 '별다른 피해자도 없는데 굳이 밝힐 필요가 없었던 동기'마저 적나라하게 까발려버린다. 하지만 토마는 딱 잘라 말한다. "피해자는 엄연히 있었으니까." 으아, 어쩐지 오글거린다. 게다가 처음에 가나가 다쳤다는 소식에 아주 많이 놀란 표정으로 들어오는데……. 두 사람은 자각하지 못하지만, 주위 사람은 다 아는 관계인가보다. 얼레리꼴레리 가나하고 토마하고~

 

  두 번째 에피소드는 '불규칙 바운드'이다. 작가에게 낚인 기분이 드는 편이었다. 사건을 말하는 사람이 토마나 가나가 아닌 것 자체가 함정이었다. 이 이야기는 자세히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 더 이상 말하면 엄청난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패스.

 

  토마가 자신에게 친절하게 말 한마디 해 준 사람을 위해 사건에 뛰어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드디어 얘도 인간관계에 대해 깨닫기 시작했나보다. 기특한 것! 잘 자라고 있어서 이 누나는 기쁘단다.

 

  그나저나 이 만화를 계속 봐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다. 대여점 아줌마도 끝이 없다고 하시면서 보는 사람도 별로 없으니 계속 구입하실까 말까 고민하시고……. 검색해보니 일본에서 16년 동안 연재되면서 현재 47권까지 나왔다고 한다. 최장수 연재만화로 기네스에 올라있다고 한다. 헐, 대박!

 

  다음 권에 계속인 스타일이 아니니까 그냥 봐도 괜찮지 않을까? 재미는 있는데, 으음……. 고민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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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이디 Q.E.D 13 - 증명종료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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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Q.E.D.證明終了

  작가 - 카토우 모토히로 (加藤元浩)

 

 

 

 

  두 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재난의 사나이’와 ‘클라인의 탑’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앞선 12권의 우울함을 날려버릴 정도로 밝았는데, 두 번째 이야기는 약간 어두웠다. 왜 두 이야기 다 즐거울 수 없냐고 투덜거렸다. 지난 12권은 너무 우울했단 말이야!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살인이 일어났는데 경쾌하고 즐거울 수는 없을 것이다. 살인 현장에서 웃고 떠들면 그게 제정신일까?

 

  ‘재난의 사나이’에는 전 세계 회사의 90%에 OS를 제공하는 알렌 소프트 회사의 알렌이 등장한다. 그는 너무 돈이 많아 주체할 수 없는, 그래서 언제나 뭔가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직접 만드는, 말 그대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다. 유능한 비서 에리가 없었으면 아마 그의 회사는 이미 오래 전에 망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장난과 모험을 좋아한다. 그는 토마에게 자기네 회사로 들어오라는 억지를 부리며 강제로 내기를 건다. 바로 4월 1일 만우절에 자신을 속여보라는 것이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렘브란트의 그림에 대해 다루고 있다. 장물일지도 모르는 그의 작품과 그 소유권에 대한 내용이었다. 유명 화가의 그림을 샀는데, 그게 도둑맞은 작품일지도 모른다면? 하지만 난 그런 사실은 하나도 몰랐다면? 과연 그림의 소유권은 누가 갖게 되는 걸까? 거기에 공해상에서의 법이라든지 선박의 소유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음, 이 작가는 진짜 대단하다. 이 모든 걸 다 알고 이야기를 만든 거잖아?

 

 

  두 번째 이야기 ‘클라인의 탑’은 약간 마음이 아팠다.

 

  ‘클라인의 병 Klein bottle’이라는 것이 있다. 입구와 출구가 하나로 이어진 병으로, 독일 수학자의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안이라고 생각했더니 밖인, 물을 부을 수 없는 병이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쓸모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존재 자체가 신기한 그런 병이다.

 


  이번 이야기에 나온 탑도 그러했다. 입구에서 출구로 나오기까지 단 한 번도 다른 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구경할 수 있는 탑이 있다. 들어오는 길과 나가는 길이 이중 구조로 되어있어 하나의 길로 탑 내부를 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곳엔 신기한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탑을 세운 사람이 안으로 들어간 후 갑자기 사라졌다가 1년 후 백골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탑을 공개해 마을을 부흥시켜보자는 촌장 일파와 절대 공개하지 않겠다는 소유주 할머니와의 다툼이 일어난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탑에서 목매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이상한 것은, 그 전에 그녀를 찾으려고 사람들이 탑을 수색했지만 그 때는 없었다는 점이다. 진짜로 그 탑은 저승으로 통하는 길목인걸까? 아니면 어떤 비밀이?

 

  심술쟁이 같지만 사실은 사람들을 걱정하고 지켜주고 있던 할머니. 속마음을 밝히지 않고 욕이란 욕은 다 들으면서도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나가려고 한다. 그래서 오해가 쌓이는 것이다. 말하지 않으니까. 너무 많은 말을 하는 것도 문제지만, 정작 꼭 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그래, 말을 하자. 수다가 아닌 꼭 필요한 말을. 말하지 않아도 정을 느끼는 건, 초코파이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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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이디 Q.E.D 12 - 증명종료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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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원제 - Q.E.D.證明終了

  작가 - 카토우 모토히로 (加藤元浩)

 

 

 

 

  가끔 어디까지 읽었는지 까먹는 큐이디 시리즈이다. 도서대여점이라는 곳을 아주 가끔 가기에, 그 때마다 몇 권 읽을 차례냐고 주인아주머니에게 여쭤봐야 한다. 음, 이제 12권이라니 언제 다 읽을지 모르겠다. 추리물이지만 진지하게 생각할 여러 가지를 던져주는 책이라 꾸준히 읽고는 있는데, 모르겠다. 코난이나 김전일 시리즈처럼 언제 던져버릴지는……. 개인적으로 소설책은 아무리 시리즈라고 해도 10권을 넘기지 않고, 만화책은 20권을 넘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에는 단편 하나와 중편 하나가 들어있다.

 

  우선 ‘은하의 한 구석에서는’은 단편인데, 만화에 나오는 추리 트릭이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아 종이를 가져다가 실습까지 해보았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약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내가 뭔가 잘못 한 걸까?

 

  외계 생명체의 존재 유무에 대한 토론회에서 한 장의 오래된 고문서 한 장이 공개된다. 무척 기괴한 형상과 낯선 문자 비슷한 것이 마구 적혀있는 문서였다. 그런데 그 문서가 사라진다. 모든 사람들이 다 보고 있는, 공개된 항구의 창고에서. 우연히 사건에 휘말린 가나를 돕기 위해 토마가 나선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그 사람이 토마에게 뭐라고 했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 결국 문서를 찾았으니, 이제 고고학회에 연도 측정을 의뢰한다든지 본격적인 연구를 하면 되는 게 아닐까? 설마 혼자 독차지하고 싶었는데, 토마 때문에 틀어져서 화가 난 걸까? 하지만 그가 ‘존바르 분기점’ 운운한 걸 보면, 혼자 가지려는 건 아닌 것 같았는데……. 하여간 좀 마음에 안드는 에피소드였다.

 

  이어진 중편은 언젠가 읽은 세일럼에서 있던 재판을 다룬, ‘마녀의 손 안에’의 뒷이야기이다. 그 이야기에서 광신도들에 의해 어니 검사가 사망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그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게다가 토마는 아무런 말도 없이 미국으로 떠나버리고, 그곳에서 유력한 용의자가 되어 경찰과 언론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 때문에 토마의 여동생인 유우와 로키 그리고 가나가 그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과연 어니 검사의 죽음과 관련된 사람들을 죽이는 건 누굴까? 어니 검사의 원혼일까? 아니면 진짜 토마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일까?

 

  범인이 왜 그런 짓을 벌였는지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었지만, 공감할 순 없었다. 정상참작의 여지도 없었고. 뭐랄까, 그 사람은 온 세상이 자기 뜻대로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서 그런 짓을 저질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의 인생에 관여할 수는 없다고 본다. 사람마다 유전자가 다르듯이,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도 다른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길이 올바르게 보이겠지만, 다른 사람이 다른 관점으로 보면 굽어있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어니 검사의 삶과 죽음을 통해, 작가는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진실이 반드시 진실인 경우는 없다. 남에게는 악이 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 뉴스를 보면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여러 단체들의 행동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밤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람이 범인이라는 건, 논리적으로는 맞지만 상식적으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변장을 했다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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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사건수첩 4 - 궁 넘고 담 넘는 추리활극
허윤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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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허윤미

 

 

 

  하아, 예종과 윤사관의 재기발랄한 궁중 추리물이 마침내 끝이 나버렸다. 하긴 예종의 재위기간이 짧긴 했다. 그래서 작가가 주인공으로 골랐다고 말하기도 했고. 하지만 코난은 몇 년이 지나도록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고, 김전일 역시 고등학교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왜! 하필 예종은 재위 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꼴랑 4권으로 이야기가 끝나야한단 말인가! 작가는 반성해야한다.

이제 예종을 암살하려는 음모는 극에 달한다. 앞 권에서 어용화가 도난당한 이유는 역시 암살자에게 그의 외모를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저기압인 예종을 위해 윤사관은 책쾌(조선시대의 서적중개인)들이 일 년에 한 번 모이는 회동에 데리고 가기로 한다. 그런데 그곳에서 책쾌 서씨가 독살당한다. 그리고 그의 품에서 사라진 책 한 권. 바로 예종의 형이었던 의경 세자의 죽음에 얽힌 책이라고 한다. 유력한 용의자인 우씨마저 변사체로 발견되자, 사건에 미궁에 빠지는 듯 했다. 하지만 서씨가 왼손잡이였다는 것, 예종의 바로 옆에 앉아있었다는 것 그리고 윤사관의 짐에서 독극물이 발견되면서, 사건의 진상은 밝혀진다. 바로 예종을 노린 독이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예종은 누가 자신을 노리는지, 왜 자기가 죽기를 바라는지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마침내 결단한다. 보름 후, 예종은 갑작스레 지병이 악화되면서 결국 세상을 뜨게 된다.

 

  작가는 예종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해 과감한 상상을 보여준다. 그 상상은 무척이나 유쾌하고 발랄했지만, 한편으로는 애절하고 안타깝기만 했다.

 

  하지만 예종의 아버지가 바로 그 세조였다는 걸 생각한다면, 작가의 상상은 상당히 타당하다. 책을 읽으면서 예종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그는 왕실에 더 이상의 피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싫었을 지도 모르겠다. 특히 형인 의경세자가 아버지의 죄를 대신해 죽었다는 저주받은 세자라는 소문이 돌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또다시 가족끼리 죽고 죽이는 일은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역시 멋진 남자였다, 예종은.

 

  그리고 몇 장면 안 나왔지만 깊은 인상을 남긴 수빈(의경세자의 비이자 후일 성종의 모친인 인수대비)에 대해서는 혀를 내둘렀다. 정치 감각은 물론이고 연기력까지 골고루 갖추고 있었다. 하긴 그런 성격이니 예종의 아들을 제치고 자기 아들을 왕위에 올릴 수가 있었겠지. 그리고 몇 년 후에는 며느리를 내쫓아서 나중에 그 난리가…….

 

  제일 충격적인 인물의 등장은 바로 책쾌들의 모임에서 만난 건달, 아니 상거지, 아니 김시습이었다. 아아, 그렇다. 김시습은 그 당시 사람이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코난이나 김전일처럼 몇 년째 나이도 안 먹고 졸업도 안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그것처럼 예종과 윤사관 거기에 김시습까지 얽혀서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어떨까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봤다. 하지만 작가님은 안 그려주시겠지……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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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사건수첩 3 - 궁 넘고 담 넘는 추리활극
허윤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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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허윤미

 

 

 

  지난 2권과 이어지는 '도화원 살인사건'과 외전인 '망우대 忘憂臺'가 수록되어있다.

 

  도화원 수장고에서 두 남녀가 죽은 채로 발견된다. 조선시대에는 도화원이라는 기관이 있다. 그곳에 많은 화원들이 있지만, 임금을 직접 만나 용안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수종화사뿐이다. 그런데 그 수종화사와 무수리 하나가 손을 잡고 죽은 것이다. 처음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자살했다고 여겼지만,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검시를 한 결과 살해당했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러다 수종화사가 이미 어용화를 완성하였으며, 그것이 궁 밖으로 밀반출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예전에는 임금의 얼굴을 함부로 볼 수 없었다. 사극을 보면, 임금이나 높은 관리가 지나가면 일반 평민 모두가 다 허리를 굽히는 장면이 나온다. 그 때문에 예종이 변복을 하고 저잣거리를 돌아다녀도 아무도 그가 임금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초상화가 빼돌려졌다는 건, 누군가 그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은 즉, 그의 얼굴을 알고 싶어 하는 무리가 있고 그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죽어나갔다는 말이다.

 

  왜 임금의 얼굴을 알고 싶은 걸까? 좋아하는 그룹의 사진을 간직하는 심정으로? 그건 아니다. 그런 거면 사람들을 죽일 이유가 없다. 결국 가장 확률이 높은 가능성은 한가지다. 궁 밖의 누군가에게 예종을 죽이라는 암살을 의뢰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물론 의뢰자는 그가 바깥으로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궁 안의 누군가일 것이다. 사실 예종의 운명을 알고 있으면,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 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안타깝기만 하다.

 

  이번 편에서는 '신주무원록 新註無寃錄'이라는 책에 대해 알게 되었다. 현대 과학 수사대만큼은 아니지만, 그 당시에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죽은 이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조상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망 원인도 한 가지가 아닌, 서너 가지 방법을 사용하여 티끌만한 오류라도 잡아내겠다는 공명정대함도 느낄 수 있었다. 조상님들은 대단하셨다!

 

  외전은 예종이 세자 시절, 중국에서 수입하는 회회청을 대체하기 위해 국내산 토청 개발에 개입했다는 가설로 시작한다. 그러다 시험 삼아 만든 찻잔이 실수로 다른 물건들과 섞여 규방경매에 나오게 된다. 여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경매장에 들어가려다 쫓겨난 세자 예종. 그 때부터 궁 밖을 자유자재로 들락날락했나보다. 그는 우연히 사가에 들렀다오는 현 안순왕후, 그 당시는 소훈이라는 직책을 받은 후궁을 만난다. 그녀의 도움으로 경매장을 들어가는데…….

 

  여기서도 안순왕후의 놀라운 임기응변과 재치를 엿볼 수 있었다. 1권에서 잠깐 등장했을 때도 존재감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이번 외전에서 확실히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나저나 두 어린 부부의 달달함은 그야말로 초콜릿을 한 주먹 먹은 느낌이다.

 

  인상 깊은 부분은 윤사관이 동생을 돌보는 광경을 본 예종이 스무 살에 요절한 자신의 형 의경세자를 떠올리는 장면이었다. "짐도 이쁨받는 아우였느니!"라는 대사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귀엽기도 하고 어쩐지 불쌍했다. 임금이란 자리가 마냥 좋은 건 아닐 것이다.

 

  이번 3권은 예종의 운명에 대한 암시가 살짝 드러나는 편이었다. 외전에서 나온 안순왕후와의 닭살돋는 연애질과 대비되면서,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다.

 

 

 

  후기 만화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뭐라? 짐의 재위기간이 짧기로서니 꼴랑 4권?"그렇다. 다음 권이 이 시리즈의 마지막이다.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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