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vs 진짜 - 10대들이 함정에 빠지지 않는 방법 생각을 꿈꾸다 2
안네마리 본 지음, 웬디 판더스 그림, 유혜자 옮김 / 꿈꾸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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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Fake!: Alles wat je moet geloven over nepnieuws, mindfuck en complottheorieën, 2019

  부제 - 10대들이 함정에 빠지지 않는 방법

  저자 안네마리 본

  그림 웬디 판더스

 

 

 

 

 

  휴대 전화의 보급률이 높아지고인터넷 통신이 전국에 안 깔린 곳을 찾기 어려운 요즘새로운 문젯거리가 생겨났다뛰어난 과학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한 딥 페이크 기술과 이를 이용한아니 악용한 가짜 뉴스의 대두이다여기에 유튜브라는 플랫폼까지 겹쳐지면서세상엔 믿을 놈 하나 없다는 말이 새삼 와 닿는 요즘이다이런 상황은 한국만의 것은 아닌 모양이다이미 네덜란드에서 10대들에게 가짜 뉴스를 판별할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책이 나왔으니 말이다.




 

  이 책은 총 11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그리고 챕터들은 일정한 흐름에 따라 이어지고 있었다가짜 뉴스라는 게최근에 나온 게 아니라 예전부터 있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미신이나 주술적 사고방식에 관해 먼저 언급한다첫 번째 챕터인 13일의 금요일이 그 내용이다지난달에 읽은 진실의 흑역사 Truth : A Brief History of Total Bullsh*t, 2019’에서도 다룬 부분이다다른 점이라면이 책은 이후 과학의 발전으로 밝혀진 다양한 이슈들에 관해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두 번째 챕터인 과학의 발전 만세!에서는 예전 조상들이 믿었던 여러 미신을 과학적으로 반박하고 수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과학이라고 만능은 아니다사람들이 과학이나 수학 등은 답이 하나기에 조작할 수 없다고 믿는 맹점을 짚어준다세 번째와 네 번째 챕터인 뇌를 믿지 마라!와 세상에 우연은 없다/있다에서 말이다사람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여러 오류예를 들면 사람들은 원하는 것만 기억한다거나 똑같은 것을 여러 사람이 봐도 말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는 점그리고 여러 심리학적인 요인을 얘기한다그리고 통계라든지 평균으로 결과를 내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예시를 들어 밝히고 있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챕터인 맛있게 드세요 핫 몽키!와 가짜 뉴스에서 음모론이나 가짜 뉴스의 역사 그리고 언론인에 관해 얘기한다. ‘카더라식으로 사람들 사이에 퍼지는 이야기의 위험성이라든지 자극적이고 홍보를 위해 사진을 조작하고 거짓을 적는 사람들을 말한다그리고 가장 기본적으로 가짜 뉴스를 거를 수 있는 팁을 알려준다.

 

  이후 과학자들도 감정이 있을까?그래요하지만…』의학 지식』 그리고 나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지와 진실인가거짓인가?로 이어지면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조심해야 할 지점이라든지 과학과 의학 분야 그리고 점성술이나 영매들에 관해 다루고 있다.



 

  책이 무척이나 화려하다표지보다 속지가 무척이나 형형색색 알록달록 꾸며져 있다그래서 어떨 때는 글자를 알아보기 어려울 때도 있었다물론 이건 내가 시력이 좋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하지만 이렇게 한 페이지 가득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위에 글자가 있으면과연 집중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어릴 때부터 훈련을 시키려는 의도일까?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아이들에게 ‘~~위키라고 이름 붙은 사이트를 맹신하면 큰코다친다는 걸 어릴 때부터 확실히 알려줘야 한다어른들은 머리가 굳어서 타인의 생각이나 의견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니어린아이들부터 차근차근 교육을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우리나라의 미래는…….

 

  저자의 UFO나 외계인에 관한 견해는 받아들이기 좀 어려웠다다른 건 다 저자의 말이 옳다고 할 수도 있지만그건 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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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 이야기 - 믿긴 싫지만 너무 궁금한
샐리 쿨타드 지음, 칼 제임스 마운트포드 그림, 서나연 옮김 / 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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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믿긴 싫지만 너무 궁금한

  원제 – Superstition, 2019

  저자 샐리 쿨타드

  그림 칼 제임스 마운트포드

 

 

 

 

  미신이라는 말을 들으면어떤 것이 제일 먼저 떠오를까조상들의 오래된신빙성 없는 믿음이나 습관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고조상들의 지혜와 경험은 무시할 수 없으니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할 관습예전에 어떤 이유나 원인이 있어서 사람들 사이에 특정 사항에 관한 믿음이 만들어졌을 것이다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 원인이나 이유가 사라졌다면그걸 계속 믿어야 할까하지만 어쩐지 따르지 않기에는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든다괜히 안 좋은 일을 당할 것 같고 말이다아마 그런 것들을 미신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이 책은여러 미신이 왜 생겼는지 원인에 관해 말하고 있다행운을 불러온다는 말이 있는 좋은 쪽의 미신은 ‘LIGHT’그리고 그와 반대로 불운을 불러온다는 나쁜 쪽의 미신은 ‘DARK’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다그런 이유로, ‘LIGHT’ 부분은 종이가 환한 색이었고, ‘DARK’는 어두컴컴한 색이었다문제는 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몇몇 페이지는 어두컴컴한 종이에 짙은 색의 글자라서 읽기가 어려웠다.

 

  저자가 서양인이라 대부분의 미신은 서양 위주였다물론 요즘은 글로벌 시대라 서양 미신들이 동양인인 우리에게도 익숙한 게 있다. ‘한 번에 꺼야 하는 생일 초라든지 그저 희귀해서 행운의 상징이 아니다네잎클로버’, 꽃 점에 해당하는 나를 사랑한다사랑하지 않는다’ 그리고 거울을 깨뜨리면 7년 동안 재수가 없다나 당연한 거 아니야사다리 아래로 걷지 않기’ 등등은 우리 주변에서도 가끔 들어보거나 해보았던 행동들이다.

 

  그리고 우리와 행동이 다르지만그 의미는 비슷한 것들도 있었다. ‘너의 왼쪽 어깨 너머로 소금 뿌리기는 우리나라에서 상갓집에 다녀오면 소금을 뿌리는 것과 비슷하다또한, ‘실내에서 우산을 펴면 불길하다는 당연한 말 같다덜 마른 우산을 집 안에서 폈다가는 엄마에게 등짝 스매싱을 당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림이 화려해서 처음에는 아동용 내지는 청소년용 도서가 아닐까 생각했다그런데 이런 책은 청소년이 봐도 좋고 성인이 봐도 재미있으니까 별로 상관없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놀란 부분도 있다. ‘말린 고양이 숨겨 놓기라는 항목인데글자 그대로 죽은 고양이를 훈연 건조해서 건물 곳곳에 숨겨 놓는다는 내용이었다왜냐하면고양이는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지기에죽어서도 건물을 지키는 결계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심지어 말이나 개닭의 사체도 숨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사람을 제물로 바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문득 지금 우리가 믿고 따르는 여러 믿음이나 습관들이미래의 후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궁금하다아마 그들도 우리처럼 조상님들이 미개하셔서 이런 쓰잘데기없는 미신이나 믿고 계셨구나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그래도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안 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두 가지 마음 가운데서 갈팡질팡하고 있지 않을까?

 

  세월의 흐름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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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흑역사 - 인간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톰 필립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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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ruth : A Brief History of Total Bullsh*t, 2019

  부제 인간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저자 톰 필립스

 

 

 

 

 

  종종 듣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거기에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유튜버들에 관해 말해주는 코너가 있다그들이 어떻게 가짜 뉴스를 만들고어떤 방법으로 재생산하고또 그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하나하나 짚어주는 내용이다처음에는 어떻게 그런 가짜 뉴스에 속아 넘어갈 수 있는지 의아했는데들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어찌나 교묘하고 감정적인지넋 놓고 듣다가는 홀라당 넘어가는 건 당연한 일처럼 보였다그러면 가짜 뉴스라는 건최근에 발생하기 시작한 걸까?

 

  이 책의 저자는 아니오라고 말한다책의 부제가 인간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라는 걸 봐도 알 수 있다또한하나님이 모세에게 내리신 십계명에도 거짓으로 증언하지 말라.’는 항목이 있는 걸 봐서이미 기원전부터 인간들은 거짓을 말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저자는 거짓의 기원가짜 뉴스의 시작허위 정보의 시대환상의 땅사기꾼 열전정치인의 거짓말장사꾼의 거짓말그리고 흔한 집단 망상이렇게 여덟 개의 챕터로 나누어 가짜 뉴스의 역사에 관해 말하고 있다그야말로 사람들을 상대로 엄청난 거짓을 말해 엄청난 이득을 본 사기꾼들의 총집합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진짜 그들의 상상력은 너무도 기발해서감탄과 동시에 그 머리를 다른 곳에 썼다면…….’ 하는 안타까움마저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위인이라고 알고 있던 사람의 또 다른 일면이었다두 번이나 가짜 뉴스의 생산자로 등장한 벤저민 프랭클린이다그렇다폭풍우 치는 날 연을 날려 피뢰침을 만들어내고미국 건국의 아버지 Founding Fathers’ 중의 한 명이며미국 지폐에 얼굴이 그려진 그 사람이다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가 만들어낸 가짜 뉴스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어떻게 그럴 수가다른 사람들은 잘 몰라서 그렇구나하고 넘어갔지만이 사람은 위인전도 읽었고 연날리기 일화로 유명하기에 놀라움이 컸다. ‘내 어린 시절을 돌려줘!’라고 말하고 싶었다.

 

  또한저자는 개개인이 정보를 제공하고 수정할 수 있는, ‘위키라는 글자가 들어간 사이트의 위험성도 언급한다거기에 올라온 자료를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믿고 퍼 나르는 바람에생물학에 엄청난 오류가 발생할 뻔한 이야기는 그냥 헛웃음만 나왔다진짜 인간은 영악한듯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순진하다내가 조작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도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걸까아니순진한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능력을 너무 과신하고 타인을 하찮게 보는 게 아닐까?

 

  인터넷과 SNS, 그리고 과학 기술의 발달 덕분에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뉴스라든지 이야기를 볼 때마다 과연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요즘 포토샵에 관해 배우고 있는데보면 볼수록 재미있다는 생각과 동시에 무섭다는 감정이 들고 있다나야 초짜니까 당연히 서툴지만강의하시는 분이 작업한 결과물을 보면 하는 감탄이 든다그리고 금손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작업을 하면진짜와 가짜를 구별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오싹해진다그렇다고 개인적으로 모든 뉴스와 이야기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렵고 말이다그런 거로 머리 아프기 싫고 뭐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하는 게 어려우면처음부터 관심을 두지 않으면 편하긴 하다그러면 자연스레 사회나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되고나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살게 될 것이다너무 많은 정보가 사람들을 멍청하게 만든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모양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과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엄청나게 갈등을 일으켰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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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학 - 인간 이후의 존재론과 신자유주의 너머의 정치학 카이로스총서 68
김형식 지음 / 갈무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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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인간 이후의 존재론과 신자유주의 너머의 정치학

  저자 – 김형식

 

 

 

 

  처음부터 밝히지만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잘 알아보지 않았다그냥 제목만 보고 오오!’하고는 도서관에 대여 신청을 올렸다부제까지 꼼꼼히 봤다면아마 빌리지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미리 쪽수를 확인했었다면애초에 빌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제목만 봤을 때좀비라는 존재는 영화와 소설 같은 창작물에서나 볼 수 있었기에당연히 그런 쪽에서 다룬 좀비의 역사일 것이라 쉽게 생각했었다물론 부두교에서 나오는 좀비도 좀 다루겠지만그건 종교 쪽이니 그리 많이 다루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의 부제는 위에도 적었지만, ‘인간 이후의 존재론과 신자유주의 너머의 정치학이다존재론과 정치학내가 예상한 장르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그리고 쪽수는 504쪽으로앞서 읽었던 살롱 드 홈즈의 두 배는 되는 분량이었다그러니까 가볍고 편하게 읽을 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부두교 좀비를 시작으로최초의 좀비 영화인 화이트 좀비 White Zombie, 1932’부터 한국 드라마 킹덤까지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거의 모든 좀비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그리고 좀비를 시대별로 나누어그 당시와 맞물려 설명하고 있다가령 로메로’ 감독의 좀비 시리즈에서 백인 소녀가 좀비가 되어 부모를 죽이는 장면이라든지 생존자였던 흑인의 마지막을 예로 들어그 당시 사회 분위기 같은 것을 보여준다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으며어떤 진화 단계를 거쳐 영화 ‘28일 후 28 Days Later. 2002’에서처럼 달리게 되었는지 말한다그리고 영화 웜 바디스 Warm Bodies, 2012’에서는 생각하는 좀비 ‘R’을 통해좀비의 존재란 무엇인지 얘기한다, ‘웜 바디스를 그렇게 재미있게 보지 않았는데저자는 그 작품에 꽤 중요한 의미를 두었다.

 

  그리고 거기에 인간과 존재에 관해 고찰하고 논리를 펼친 많은 철학자예를 들면 데카르트라든지 니체스피노자 등을 등장시켜좀비와 인간의 차이라든지 그 존재 이유 내지는 존재란 무엇인지 풀어낸다그리고 신자유주의와 휴머니즘후기 자본주의와 테러리즘을 결합하여지금의 시대를 얘기한다.

 

  좀비 영화를 많이 봤지만그런 쪽으로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좀 색다른 경험이었다어떻게 보면 단순한 시체에 불과한이성도 감성도 없는 존재를 너무 띄워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좀비가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결국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인간의 또 다른 모습이니까 말이다.

 

  저자도 그런 면을 얘기하고 있다. ‘포스트좀비라는 단어로현대의 좀비란 과연 무엇인지 말하고 있었다몇 년 만에 이런 진지한 책을 읽어서인지금방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하지만 영화 얘기를 통해 진지함에 접근해서인지읽다 보니 흥미진진하기도 하고 생각도 하고 그랬다오랜만에 뇌에 장르물이 아닌괜찮은 영양분을 준 느낌이라고나 할까?

 

  저자가 언급한 작품 중에는 아직 보지 못한 것도 있는데어디서 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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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망원동 - 어린 나는 그곳을 여권도 없이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아무튼 시리즈 5
김민섭 지음 / 제철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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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어린 나는 그곳을 여권도 없이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저자 – 김민섭

 

 

 

 

 

  제목 때문에 고른 책이다. ‘아무튼 망원동이라니. 90년대에 망원동으로 이사 가,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성산동에서 살고 있으며 몇 년 전까지 망원동 쪽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상당히 끌리는 제목이었다.

 

  책은 2017년도에서 시작해 2016,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1984년까지 갔다가 다시 2017년으로 돌아와 마무리를 짓는다그 시간 여행 속에서 저자는 작업실을 구해 글을 쓰는 작가에서 군인대학생 그리고 초등학생으로 어려졌다가 다시 아이가 있는 가장으로 돌아온다그리고 그의 기억 속에 있는 망원동은어린 시절 뛰어놀았던 추억의 장소에서 점차 옛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는 곳으로 변하고 있었다그래서 어릴 때부터 즐겨 찾았던 가게들이 남아 있는 모습에 반가워하고사라진 상점 터를 보면서 아쉬워했다.

 

  지금은 2020년이 끝나가고 있으니이 책이 나온 2017년과는 상당히 많이 달라졌다저자가 아직도 있다고 반가워했던 서교 가든은 여름이 지나면서 코로나 19를 버티지 못해 문을 닫았고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망원 우체국’ 역시 사라졌다아직 망원 시장은 남아 있지만그 안의 가게들도 많이 바뀌었다얼마 전에 갔을 때아직도 몇몇 가게들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예전에 어린 조카들의 손을 잡고 주말마다 장을 보러 갔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사실 장을 보는 것보단조카들이 좋아하는 군것질거리를 사러 갔다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추억의 시간 여행을 하면서마음의 고향이라는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단순히 낳고 자란 장소가 아니라정서적 안정을 주고 마음 깊은 곳에 지지대이자 버팀목이 되는 곳그리고 언젠가 다시 돌아오고 싶은 그런 곳저자뿐만 아니라그 친구들에게도 망원동은 그런 마음의 고향이었던 것 같다동네를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종종 나왔던 걸 보면 말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이사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아 하고 있으니까왜 그럴까 생각해봤다그건 이 동네그러니까 망원동과 성산동 골목 골목에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친구들과 만나 놀았던 신촌과 홍대조카들 손을 잡고 주말마다 돌아다녔던 망원 시장설날에 작은 집으로 갈 때 지났던 망원동 유수지여름에 돗자리와 음료수를 들고 찾았던 한강 공원운동한다고 올라갔던 성미산조카들 숙제를 위해 지도를 보면서 찾아갔던 망원동과 성산동의 이곳저곳……지금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그런 기억으로 가득한 곳이어서 떠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도 약간 언급되고 말았지만문제는 집값이다홍대 연남 상수를 강타한 집값 폭등은 망원동과 성산동도 예외는 아니다아직도 진행 중이고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그 때문에 추억으로 가득한마음의 안식처와 같은 곳을 떠나야 한다는 건 그렇게 좋은 기분은 아니다.

 

  10, 20년이 지난 후이 동네가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다그때는 이 동네가 또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도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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