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되는 그리스로마 신화 공부가 되는 시리즈
글공작소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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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글 공작소

 

 

 

  조카의 어린이날 선물로 골랐던 책이다. 그런데 이 나쁜 녀석이 ‘난 만화로 된 시리즈가 더 좋은데…….’라고 중얼거렸다. ‘싫음 말고, 고모 친구네 아이 줄게’라고 하자, ‘아니야 읽어볼게’라고 한다. 고모는 그 만화 시리즈보다 이 책이 더 마음에 들었단다, 조카야.

 

  이 책은 중간 중간에 곁들여있는 명화가 더 좋았다. 전에 리뷰를 썼던 ‘세계 명화’에서 빠졌던, 신화를 주제로 한 그림들이 화려하게 들어있었다. 어른들이야 어디선가 많이 보았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처음 보는, 하지만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들이었다.

 

  그리고 단지 신화 내용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연관성이 있는 다른 얘기도 같이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제우스와 헤라 얘기를 하면 꼭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제우스의 바람기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유럽과 에우로페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또한 헤르메스에 대한 설명 뒤에는 수성이 간략하게 언급된다. 수성의 영어 이름은 머큐리 Mercury, 로마 신화에서는 헤르메스가 바로 그 이름을 쓴다. 이런 식으로 신화와 천문학을 이어주면서, 자연스레 다른 분야에도 흥미를 갖게 한다. 그리고 피그말리온 효과라든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엘렉트라 콤플렉스에 대한 설명이 각각의 신화 이야기가 끝나면 이어진다.

 

  제일 놀란 건, 시시포스에 대한 얘기에 곁들여 나온 카뮈의 ‘시시포스 신화’에 대한 언급이었다. 초등학생들에게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이런 책도 있구나.’하는 정도로만 언급하고 있었다.

 

  책을 읽던 조카는 별자리에 관한 설명이 나오자 다른 가족들의 생일과 맞춰보겠다고 검색을 해달라고 달려왔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해결을 봐야하는 급한 성격이다.

 

  책을 다 읽은 조카의 한 마디. ‘왜 다들 옷을 벗고 있어? 야하게. 변태야.’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할까 고민하다가 이렇게 말해줬다. ‘요즘 가수들이나 영화배우들이 텔레비전에서 어깨 드러내고 짧은 치마 입는 거랑 비슷한 거겠지.’ 어딘지 마음에 들지는 않은 표정이었지만 그럭저럭 넘어갔다. 아, 조카 녀석이 커갈수록 질문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진다. 예전에는 고모가 말하는 건 다 진리고 빛이었는데, 요즘 들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고모도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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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되는 세계 명화 공부가 되는 시리즈
글공작소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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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글공작소

 

 

 

  역시 조카 어린이날 선물로 고른 책인데, 양장판이고 내용도 충실해서 할인 가격으로 사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전에 세계 미술에 관련된 책을 사줘서 중복되지 않을까, 살까 말까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사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겹치지 않기도 하고, 그림에 달린 설명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마음에 든다.

 

  전에 적었던 '한국 명화'처럼, 시대 순으로 짚어나가면서 그 당시를 대표하는 작가의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그 당시 사회상이나 화풍, 미술 사조에 대해 설명을 곁들였다. 미술 기법에 대한 얘기라든지 그림에 얽힌 뒷이야기 등등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서술되어 있다. 아마 그림을 보면서 옆에 적힌 글을 같이 읽으면 시대나 그림에 대한 이해를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거에 관심이 없으면 안 읽어도 좋다. 글자를 읽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그림을 보면서 스스로 뭔가 느끼기를 바라니까.

 

 


 

  초등학생인 조카는 그냥 책장을 넘기면서 전에 받은 책에서 본 그림이 있나 없나 보기에 바빴다. 그러다 녀석의 시선이 멈춘 부분이 있었다. 그림의 제목이 '미친 여자'였다. 조카는 막 웃으면서 '헐, 옛날 화가들은 미친 사람도 그렸네. 대박! 고모 이것 봐봐!'라며 책을 펼쳐보였다. 기회는 이때다 싶어 '이 여자 눈빛이 불안해보이지 않아?'라고 묻자, '그런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이 사람은 뭔가 말하는 거 같아. 입술을 봐봐, 고모. 미친 사람들이 혼자 중얼거리는 걸 그린 건가?'라는 대답을 했다. 감동받았다. 그래, 고모는 네가 그림을 보고 그런 걸 깨닫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단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누드화를 보면 '야해~'라고 중얼거리기도 하고, 성경을 그린 그림을 보면 읽은 내용이라고 으스대기도 했다. 어디선가 본 그림이 나오면 자기는 아는 건데 고모도 아냐고 잘난 척은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현대 그림은 왜 이 모양이냐고, 자기도 그릴 수 있다고 황당하다는 표정도 지었다.

 

  나중에 미술관에 한 번 데리고 가봐야겠다. 아는 그림이 전시되어 있으면, 좋아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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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되는 한국 명화 공부가 되는 시리즈
글공작소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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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글공작소

 

 

 

  역시 조카 어린이날 선물로 고른 책이다. 공부가 되는 시리즈 중의 하나인데, 공부보다는 기초 상식을 길러주는 책 같다. 다른 시리즈와 다르게, 이 책과 ‘공부가 되는 세계 명화’는 양장판이다. 크기도 훨씬 크고, 풍부한 그림과 설명이 들어있다. 어린이날 특선 할인 가격으로 샀지만, 제 값 그대로 주어도 아깝지가 않을 책이었다.

 

 


 

  시대 순으로 짚어가면서, 화가 별로 대표작과 화풍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선사 시대의 암각화부터 현대의 이중섭까지, 한국 그림이 어떻게 시작되고 다른 나라의 영향을 받아 어떻게 독자적인 멋을 발전시켰는지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역사적 배경이나 한국화의 기본적인 사항을 중간 중간에 곁들여 말하고 있다.

 

  이 책은 내가 여기서 구구절절 뭐라고 글로 표현하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우리가 존재조차 몰랐던, 그나마 안다고 해도 제대로 아는 게 아니었던 한국의 옛 화가들의 삶과 생각이 그들의 대표작과 함께 잘 드러나 있었다. 그들이 끝까지 그리고 싶어 했던 풍경이나 사람들의 삶이 설명과 함께 적절하게 보이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조카 녀석은 작은 글자는 읽지도 않고 책장을 넘기면서 ‘오, 이게 뭐야?’ 내지는 ‘이 그림 어디서 본 거 같아!’라면서 책장 느낌이 매끈매끈하고 참 좋다고 배시시 웃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인다. ‘옛날에는 동물이 이렇게 생겼었나?’ 까치호랑이 그림을 보면서 한 말이다.

 

  음, 아직까지 이 녀석이 미술과 친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 책은 내가 더 갖고 싶어진다. 나도 한 권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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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스타인은 참 예뻐요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
펩 몬세라트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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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Ms. Rubinstein's Beauty, 2006

  작가 - 펩 몬세라트

  그림 - 펩 몬세라트

 

 



 

  루빈스타인은 자세히 뜯어보면 참 예쁜 여자이다. 요즘 표현을 빌면, 들어갈 곳 들어가고 나올 곳 나온 쭉쭉 빵빵한 몸매에 미끈하니 쭉 뻗은 다리의 각선미도 볼만했다. 게다가 눈은 큼직하니 샛별처럼 빛나고, 코는 오뚝하여 보형물을 넣을 필요가 없을 정도이며, 손 역시 섬섬옥수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그녀의 아름다움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들이 주목하는 것은 덥수룩하게 난 그녀의 수염이었다. 서커스단의 유명 구경거리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염 난 여자. 이것이 루빈스타인을 지칭하는 이름이었다.

 




  서커스단이 쉬는 어느 월요일, 루빈스타인은 공원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녀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오직 그녀의 긴 수염을 보면서 수군거릴 뿐이었다. 그런데 다른 서커스단에서 일하는 파블로프의 눈에는 루빈스타인의 수염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예쁜 눈, 하얀 손, 작고 예쁜 발 그리고 오뚝한 코만 보였다. 루빈스타인에게도 파블로프의 우아하게 꼰 다리와 멋진 머리색만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다.




 

  인터넷을 하다보면, 이런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누군가를 칭찬하거나 좋은 내용의 글은 조회수가 별로 나오지 않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좋은 얘기보다는 나쁜 말하기나 듣기를 더 좋아한다는 뜻이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도, 그에 대한 장점을 찾기보다는 단점을 찾아내어 트집 잡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남을 헐뜯을수록 자신이 더 우위에 처해있다는, 좀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건 어쩌면 등수에 집착하는 현 교육제도가 빚어낸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른 이를 눌러야 자기가 올라가는 시스템에서, 타인의 장점을 찾을 마음은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애초에 그런 심성을 기를 환경도 아니도 말이다. 그러니 99개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도 단 한 가지 단점이 눈에 보인다면, 오직 그것만이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아, 물론 범법행위에 해당하는 단점이라면, 그건 당연히 다른 99개의 장점을 0으로 만들기엔 충분하다. 그러니까 교육이 문제다, 교육이.

 

  이 책에서도 사람들은 루빈스타인의 단점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의 장점을 알아준 사람은, 비슷한 아픔을 갖고 있는 파블로프뿐이었다.

 

  갑자기 궁금해진다. 혹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 것은 그런 유사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일까? 같거나 비슷한 아픔을 갖고 있지 않으면, 다른 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고 작가는 말하고 싶은 걸까? 좋게 말하면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역지사지의 의미를 되새겨보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끼리끼리 놀아야한다고 은연중에 주입시키는 것 같다. 아무래도 조카가 읽은 다음에, 한번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색감이 무척이나 강렬하고 멋진 동화책이었다.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루빈스타인과 파블로프, 그리고 무채색으로 뒤덮인 다른 사람들의 대비가 눈에 확 들어온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은 조카의 한 마디. 저 나라에는 면도기가 없어? 수염을 깎으면 되잖아? 아!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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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아이 책비 맛있는 책읽기 30
김은중 지음, 김호랑 그림 / 파란정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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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김은중

  그림 - 김호랑

 

 

 

 

  예전에는 책을 읽어주는 노비가 있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책이 귀해 아무나 갖지 못했고, 글을 모르는 평민이 많아 전기수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이야기를 해줬다고 한다. 그에 비해 책비는 주로 바깥출입을 못하는 부녀자들이나 아이들을 위해 책을 읽어줬다고 한다.

 

  이량은 양반집 외동딸이었다. 하지만 아버지 권 대감이 모함을 받아 유배를 간 뒤에,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버렸다. 다행히 이량은 아버지의 지인인 최 서쾌의 집에서 얹혀살게 되었다. 그곳에서 필사를 하던 이량은 책비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신은 노비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책비이길 거부했지만, 조금씩 세상 보는 눈이 달라지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책에 세상이 담겨있으며 사람들의 삶이 어떠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는 이왕이면 제일 뛰어난 책비가 되겠노라 다짐한다.

 

  처음에 책비라는 존재에 대해 알았을 때, 조선 시대에 노비가 어떻게 글자를 배웠을까 의문이 들었다. 그것도 여자가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되었다. 역모로 몰락한 집안의 규수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책비라는 직업은.

 

  이량이 처음에 책비로 불리는 것에 수치심을 느끼는 부분이 공감되었다. 아무리 집안이 몰락했다고 하지만, 노비라고 불리는 것에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그건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자존심일 수도 있었다.

 

  그랬던 그녀가 변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바뀌는데 혼자만 과거에 얽매여 살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마음을 고쳐먹으니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다. 달라진 눈으로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돌아보니, 그동안 자기가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알게 되었다. 우물의 한계를 깨달은 개구리를 밖으로 나가고 싶다.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어진다. 비록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비참한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위험을 뛰어넘는 용기를 마음에 품게 된다. 비록 개구리지만, 새처럼 높이 그리고 멀리 날고 싶다. 저 위에 있는 하늘에 닿을 정도로.

 

  이량은 그렇게 풀쩍 뛰기 시작했다. 단순히 글자를 읽어주는 것이 아닌,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면서 울고 웃기고 위로해주고 달래주는, 그런 책비가 되기를 열망하고 노력했다.

 

  남부럽지 않게 거의 모든 것을 가졌던 사람이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목표도 잃어버리고 의욕도 없어지고 살 의미를 찾지 못할 것이다. 이량도 그러했다. 아버지는 유배지로 쫓겨 갔고, 어머니는 앓다가 돌아가셨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이다.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랐던 그녀였지만, 곧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시작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궁리했다.

 

  목표를 가진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주위에서 어떤 압력이나 위협이 닥쳐도 한발 뒤로 물러서기만 할 뿐, 포기하지는 않는다.

 

  어린 이량의 슬픔과 불안,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따라하면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목표를 갖자,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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