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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스스로 해야 하죠? - 자율,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 주는 인성 동화 ㅣ 올바른 가치관 1
이아연 지음, 백용원 그림 / 파란정원 / 2016년 3월
평점 :
부제 - 자율,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 주는 인성 동화
작가 - 이아연
그림 - 백용원
‘민기’는 엄마가 시키는 것만 하는 생활에 익숙한 초등학생이다. 엄마가 알림장을 확인하고 어떤 숙제가 있으니 하라고 해야만 하고, 준비물도 엄마가 챙겨주거나 갖고 가라고 말하지 않으면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숙제를 안 해서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들은 민기는 엄마가 제대로 챙겨주지 않아 혼이 났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미술 시간에 자유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데, 혼자 뭔가를 정해본 적이 없는 민기는 곤란하기만 하다. 그의 고민을 들은 엄마는 민기가 혼자서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하는데…….
조카들이 어렸을 때, 혼자 뭔가 하려는 게 안쓰럽거나, 제대로 못하는 것같이 보여서 또는 위험해보여서 이것저것 도와준 적이 많았다. ‘고모가 도와줄까? 고모가 해줄게, 이리 줘봐.’ 그러다보니 조금 시간이 지나서 이제는 혼자 해보라고 했을 때, 입을 삐죽이며 화를 내거나 왜 안도와주냐고 항의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 때 알았다. ‘아, 고모의 지나친 도움이 독이 되었구나.’
간혹 어린 친구들을 보면, 초등학교 고학년 심지어 중학생이 되어도 자기 스스로 뭔가 할 줄 모르는 경우가 있다. 공부를 스스로 하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준비물이나 숙제 같은 것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 아이들이 성격상 원래 태어난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되었을 때, 부모는 아이가 혼자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아이가 학교생활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걸 보고, 다시 개입하고 말았다. 아이가 힘들어해도 지켜봐 줘야 하는 것이 옳겠지만, 점수와 관련되면 약해지는 것이 부모 마음이다. 결국 그 이후 부모는 아이의 모든 것을 좌우하게 되었고, 아이는 부모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말았다. 그런 습관이 중학생이 되어도 계속된다. 간혹 신문에 나오는 ‘헬리콥터 맘’이나 ‘캥거루 맘’이 저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다.
다행히 이 책의 민기와 엄마는 그런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냈다. 담임선생의 적절한 도움이 효과적이었고, 민수 자신도 뭔가 이루고 싶은 욕심이 컸기에 가능했다. 시간표 짜기에서부터 학교 조별 주제 정하기까지 혼자 해보고, 어려움에 부딪혀서 실패의 아픔도 느껴보고.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민수는 자기 생활을 스스로 계획하고 책임지고 이루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어린 아이를 가진 부모는 의무적으로 자녀의 독립을 격려하고 지원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끌어주는 것이 아니다.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잘 못하고 실수도 많지만, 그게 다 거름이 되고 양분이 되는 경험들이 될 것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균형 있게 발달해야 할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한다.
아이들이 읽으라고 만들었지만, 어쩐지 부모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