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마녀 나코와 코기 봉봉 1 - 우리는 운명의 파트너야! 태양의 마녀 나코와 코기 봉봉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KeG 그림, 김정화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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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상상할 수 없고,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마녀와 코기의 조합

이 둘 괜찮을까?

마녀 곁에는 늘 고양이가 있습니다. 자연스럽고 뭔가 어울립니다. 찰떡궁합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조합입니다. 마녀 곁에 다리 짧고 엉덩이 토실토실한 코기가 있다면? 어딘지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고, 말이 안 되는 조합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녀와 개는 말 그대로 말이 안 되는 조합이니까요. 




꼬마 숙녀 마녀 나코는 자신의 영혼의 짝으로 고양이가 아니라 코기(개)를 선택합니다. 엄마와 엄마의 단짝 고양이들은 상상도 못한 일, 지금까지 마녀 세상에서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 일어난 것을 목격하고 어안이 벙벙.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합니다.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지요. 어떻게든 이 둘을 갈라놓으려고 합니다. 쌀쌀맞게 대하기도 하고, 나코와 봉봉(코기의 이름입니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영혼의 단짝 테스트 장소까지 몰아갑니다. 어려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이 둘은 영영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지요. 나코와 코기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알고 보니 마녀는 고양이를 요정은 코기를 단짝으로 받아들이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요정 나라 왕자 젠은 특별한 코기를 원합니다. 고집스럽고 못돼 먹은 젠은 나코의 단짝 봉봉을 특별한 코기로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코기를 빼앗아 오려는 수작(?)을 부리지요. 때마침 나코와 봉봉은 갈등을 겪습니다. 투닥투닥 다투다가 봉봉은 집을 나가버립니다. 운명의 장난처럼 그곳에서 코기 견 봉봉은 요정 나라 왕자 젠을 만나고 말았습니다. 봉봉은 요정 나라 왕자 젠의 계략에 빠지고 마는데.... 

나코와 봉봉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영혼의 단짝이라면 이 요정의 속임수와 계략을 뚫고 다시 서로에게 끌려 서로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 절대로 봉봉을 내어줄 마음이 없는 요정 왕자 젠의 무시무시한 능력을 뚫고 서로를 구해낼 수 있을까요? 




라이벌이 없다면 긴장감이 떨어지고, 긴장감이 떨어지면 흥미와 재미도 반감되는 법이지요. 책의 끝자락에는 태양의 마녀 나코의 호적수 달의 마녀가 등장합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벌써부터 긴장감이 생깁니다. 태양의 마녀 나코와 나코의 단짝 봉봉은 서로를 돕고, 서로의 잠재력을 끌어내 달의 마녀의 공격을 이길 수 있을까요? 한껏 기대감을 갖게 한 채 아쉽게 1권은 끝이 납니다. 

딸아이가 책 표지를 보더니 바로 학교 가방에 집어넣었습니다. 학교에 가서 독서 시간에 읽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표지부터 책 속 삽화까지 꼬마 마녀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는 책입니다. 스토리라인도 탄탄하고,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하며, 결국 시원하게(?) 풀어내는 이야기는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합니다. 다음 번 책을 향한 기대감도 한껏 끌어올리고요.

저자 히로시마 레이코는 자신의 반려견 코기를 이 책에 등장시켰습니다. 코기 견과 오랜 시간 함께 보내면서 코기 견의 특징을 깊이 이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언어로 잘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책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자녀와 함께 읽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수 있는 책 [태양의 마녀 나코와 코기 봉봉] 즐겁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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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리와 밤의 형제단 비룡소 걸작선 62
B. B. 올스턴 지음, 고드윈 아크판 그림, 김경희 옮김 / 비룡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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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무조건 영화로 나와야 해"




B. B. 올스턴의 소설 [아마리와 밤의 형제단]을 읽는 내내 수없이 내뱉은 말입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볼륨이 상당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도대체 이걸 언제 다 읽지? 읽어야 할 책도 많은데 어쩌지? 상당한 부피감 때문에 차일피일 독서를 미루었습니다. 이 얼마나 무지하고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책을 펼치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과장하지 않고 진짜로 너무 재밌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손에서 놓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문장 문장을 읽을 때마다 머릿속으로 등장인물의 모습과 얼굴 표정과 눈빛이 자동적으로 떠올랐습니다.



책을 읽다 말고 다시 표지와 띠지를 보았습니다. 띠지에 선명하게 새겨진 글자가 눈과 마음에 콕 박혔습니다. "뉴욕타임스 30주간 베스트셀러" "전 세계 27개국 번역 출간" 맞아. 당연한 일이야. 더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어야 하고, 더 많은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야 할 책이란 생각이 앞섰습니다.



바로 그 옆에 저의 생각을 읽은 듯한 소개가 무엇보다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화 확정" 그래야지. 당연히지. 이 이야기는 무조건 영화로 나와야 해! 제발 훌륭한 감독과 음악감독을 만나길, 좋은 목소리 배우를 섭외하길 바라고 바랄 따름입니다.









아마리는 흑인 소녀입니다. 학교에서 차별과 편견에 시달리는 소녀입니다. 가정 형편은 어렵고, 믿고 의지하고 따르던 오빠는 행방불명이 되어버려 속을 태우는 소녀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행불자가 되어버린 오빠로부터 소포가 도착합니다. 오빠가 살아 있다는 증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빠는 아마리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빠의 추천서를 받고, 오빠가 전해준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누군가를 만나러 간 아미리. 놀랍게도 거기서 아마리는 자신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처음엔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 오빠가 참여했던 여름 캠프에 참여하지요. 이 캠프에 참석하는 것은 누구보다 엄마가 찬성하는 일이었습니다. 오빠가 이 캠프에 참석한 이후 삶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고, 리더십을 갖춘 사람으로 거듭났으니까요. 엄마가 아마리에게 기대하는 것은 불을 보듯 분명하지요.



그곳에서 아마리는 적대적인 친구들에게 휩싸입니다. 그것도 아마리가 가진 남다른 재능(?) 때문입니다. 마법사를 적대시하는 세상에서 마법사의 능력을 이어받은 가난한 집안의 흑인 소녀라면 차별과 편견에서 벗어날 수 없는 노릇이겠지요. 현실 세계에서도 아마리가 만난 또 다른 세상에서도 아마리는 차별과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도대체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요? 어떻게 자신을 향한 불신과 의심의 눈초리, 미움과 시기와 질투와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걷어치울 수 있을까요?









위험천만한 캠프와 초자연적인 세상이지만 아마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아마리에 편에 서서 아마리를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좋은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납니다. 세상에 홀로 덩그러니 버려진 것 같아도 어디엔가 차별과 편견의 시선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과 부드러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어렵고 외롭고 고독한 순간을 만나면 누구라도 자신은 혼자라고 생각하기 쉽지요. 하지만 이 이야기는 결코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알려줍니다. 힘든 순간을 만날 때에라도 결코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우리 주변엔 우리의 손을 잡아줄 좋은 친구와 이웃이 있으니까요. 아직 그들을 만나지 못했을 따름이니까요.



아마리가 차별과 편견, 대단한 도전과 어려운 길을 걸어낼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가족입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 오빠와 엄마를 향한 사랑과 아마리를 향한 엄마와 오빠의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 포기 하고 싶은 순간을 만나지만, 사람들로부터 오해와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받고 시달리지만 그 모든 시간을 이길 수 있는 힘은 가족이었습니다.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나의 사랑하는 가족을 더 사랑하고 예의를 갖추고 대해야 할 뿐 아니라 소중한 추억을 함께 만드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얼마나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우어 주는지 알려주었습니다.









작가 B. B. 올스턴이 이 이야기를 쓴 배경은 자기 자신이 아닐까 싶어요. 올스턴이 흑인이거든요. 아마도 올스턴은 자라면서 상당한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겪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을 테고, 오해를 받았던 때도 수없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짧은 미국 생활이었지만 소수민족으로 사는 일이 무엇인지, 유색인종으로 사는 삶이 무엇인지 알만큼은 경험했거든요.



더 웃긴 것은 같은 유색인종 간에도 차별과 편견과 오해가 있다는 것! 참 우스꽝스러운 일이지만 엄연히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지요. 멀리 갈 것이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 이주민 노동자가 많습니다. 국제결혼(달리 표현할 적합한 언어가 없어서, 언어의 결핍입니다)으로 우리나라에 이주하신 여성도 많습니다. 그 사이에 태어난 조금은 외모가 다른 자녀도 많지요. 이주민 노동자와 국제결혼으로 이주하신 여성과 그 자녀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정말 아무 편견과 차별 없이 그들을 바라보고 대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는 것으로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아마리와 밤의 형제단은 모험과 우정, 사랑과 용기로 가득한 소설입니다.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삶을 향해 함께 걷자고 초대하는 소설로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차별과 편견이 만연한 세상, 외부적인 요인으로 등급을 매기고 순서를 매기는 세상을 향해 함께 맞서자는 초대장처럼 다가왔습니다.



많은 청소년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습니다. 어른들도 읽으면 좋겠습니다. 하루빨리 영화로 태어나 전 세계 흩어져 살아가는 사람이 함께 보면 좋겠습니다. 재밌을 테니까요. 재미와 감동과 흥미뿐 아니라 인류가 맞서 싸우면서 지켜가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알려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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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 쓰기 - 인생이 바뀌는
양병무 지음 / 행복에너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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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선택을 받는 책 한 권 쓰자"

우습게 보이기도 하고, 진지하게 읽히기도 하는 나의 버킷 리스트입니다. 언제부턴가 사람의 선택을 받는 책 한 권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달려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22년 3월 16일 자로 [설교자는 누구인가]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저의 이야기가 된 셈이지요. 기적과 같은 일이기도 했고, 독자의 선택을 받을지 궁금하기도 했으며 살짝 염려도 했습니다.

참 고맙게 예스 24에서 TOP 100 4주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베스트셀러 빨간 딱지가 한동안 붙어 있었던 기억이 있고요. 딱 거기까지였지만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으니까요. 여전히 저는 좋은 책, 독자의 선택을 받는 책을 쓰고 싶은 꿈을 품고 있습니다. 한 권 출간하면 될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계속해서 출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것도 독자의 선택을 받는 책, 누군가에게 새로운 통찰과 깨달음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책을 쓰고 싶은 욕심이 말이에요.

이런 저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은 책이 있습니다. [감자탕 교회 이야기]와 [주식회사 장성군], [행복한 논어 읽기]로 익숙한 저자 양병무의 [인생이 바뀌는 행복한 책 쓰기]입니다. 저자 양병무는 책 쓰는 일이 행복하다고 말할 뿐 아니라 책 쓰기를 통해 인생이 바뀐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제목 하나만으로 매주 글 쓰는 일을 할 뿐 아니라 책 쓰고 싶은 마음을 가진 저의 관심을 단박에 사로잡았습니다.




책의 구조는 심플합니다. 크게 행복한 글쓰기와 행복한 책 쓰기입니다. 물론 안으로 들어가면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이 있습니다. 행복한 글쓰기는 총 4장입니다. 1장 왜 글쓰기인가? / 2장 글쓰기의 기초 다지기 / 3장 실용적인 글쓰기 연습 / 4장 교양 글쓰기 연습 사례라는 주제로 묶어 놓았습니다. 행복한 책 쓰기는 총 3장입니다. 1장 왜 책을 쓰는가? / 2장 어떤 책을 쓸 것인가? / 3장 책 출간에 도전하라라는 주제로 묶었습니다.

목차만 보아도 책의 방향과 흐름 목적을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챕터부터 읽을지 골라보는 맛도 있습니다. 실용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실용적인 글쓰기 연습이나 교양 글쓰기 연습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글쓰기 기초가 부족하다면 글쓰기 기초 다지기부터 읽어도 문제없습니다. 도대체 왜 글을 써야 하는지, 왜 글을 쓰라고 이런 책까지 냈는지 궁금하다면 당연히 왜 글쓰기인가부터 읽어야겠지요.

글쓰기와 책 쓰기는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같은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다른 이야기이고, 다른 이야기이지만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왜 책을 내야 하는지 이유가 궁금하다면 1장을, 내가 도대체 어떤 책을 쓸 수 있는지 방향성을 잡고 싶다면 2장으로 가야 합니다. 책 출간에 도전하라는 챕터에서는 진심 실제적인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책을 쓸 수 있는지 조목조목 짚어주어서 상당한 통찰과 아이디어, 책 출간 방향을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저자 양병무는 이 책을 출간한 이유, 이 책의 독자층을 다음과 같이 정했습니다.

1. 재주가 없어서 글을 쓰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2. CEO들

3. 전문가들

4. 자서전을 쓰고 싶은 사람들

글을 쓰고 싶지만 글재주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을 펼쳐보세요. 글쓰기가 생각처럼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습득해야 하고, 연습해야 하고, 어휘를 확장해야 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흥미를 가지게 되면 그때부턴 가속이 붙어서 이전보다 훨씬 쉽게 글을 쓰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CEO와 전문가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입니다. 리더라면 글 쓰는 법을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글을 통해 소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미국 명문 대학에서 공부하지 않았습니다(저자는 미국 명문 대학에서는 글쓰기가 필수과정이라고 밝힙니다). 굳이 명문 대학이 아니어도 글 쓰는 법을 강조하고 가르치더라고요. 미국 유학하면서 글 쓰는 법을 배웠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가장 잘 배운 것 중 하나가 글쓰기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면 생각이 명료해집니다. 사고가 날카로워지고, 보다 폭넓게 보다 깊고 높게 사고할 수 있습니다. 리더는 생각하는 사람이고, 소통하는 사람이며, 방향성을 제시하는 사람이지요. 그렇다면 리더는 당연히 글을 써야 합니다.

자서전을 쓰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뛰어난 업적을 쌓았거나 이야기가 많은 인생을 살았다면 당연히 자서전을 쓰고 싶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자서전을 꼭 남기셨으면 하는 분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글 쓰는 법을 모르실 뿐 아니라 연세도 많으셔서 아쉽게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글 쓰는 법을 미리 익혀둔다면 언젠가 필요할 때 자서전이나 회고록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비무환이지요!

글쓰기 전문가답게 책이 술술, 쉽게 읽힙니다. 도전과 자극도 덩달아 받을 수 있습니다. 나도 한 번 글쓰기에 도전하고, 책 출간에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용기도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실천하는 것과는 별개의 일이지만 자극과 도전을 받고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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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로 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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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해야 할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이렇게나 많을 줄이야.

잃어버리고도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우리의 것이 이렇게나 많을 줄이야.

우리 정신에 물든 일제 강점기의 트라우마가 이렇게나 짙을 줄이야.

이 책을 읽기 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한국의 지성"이란 별명을 가진 고 이어령 선생님의 한국인 이야기 완결편 [너 어디로 가니]를 읽었습니다. 이어령 선생님의 글을 처음 읽을 땐 문체가 특이하다 생각했습니다. 너 어디로 가니를 읽으면서 이어령 선생님만의 문체와 개성을 더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치 지문처럼 자기만의 색깔과 온도와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 이전에 읽었던 책까지도 갈무리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김 훈 작가의 글처럼 개성이 뚜렷한 글로 다가왔습니다. 책을 펼치고 읽으면 가장 먼저 느낀 점이었습니다.








왜 이어령 선생님을 한국의 지성이라 부르는지 단박에 알게 해주는 책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천자문, 학교, 한국말, 히노마루, 국토, 식민지, 놀이, 단추, 파랑새, 아버지, 장독대, 이야기라는 열두 꼭지에서 이렇게나 깊은 이야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길어올리는 지성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중에 한 가지 마음에 콕 박힌 이야기가 있어서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학교와 공부에 관한 이어령 선생님의 지성이 흠뻑 담긴 이야기입니다. '학교'(學校)란 말이 [맹자]에 나오는 말이라고 합니다. 영어의 학교 '스쿨(SCHOOL)'은 희랍어 '스콜레(SCHOLE)에서 나왔고요. 스콜레의 뜻은 '여가' '논다'와 같은 뜻이라고 합니다. 이건 정말 충격적인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공부(工夫)'의 의미도 흥미를 뛰어넘어 충격적입니다. 한국에서 '공부'는' 배운다'라는 뜻입니다. 기술이나 학문을 익히는 과정입니다. 네이버 사전에서도 공부를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으로 정의해 두었습니다. 중국에서 '공부'의 의미는 사뭇 다릅니다. 중국에서 '공부'라고 하면 '쉬는 것', '여가'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희랍어 스콜레의 의미를 그대로 가져온 셈입니다. 일본에서 '공부'는 '생각한다', '아이디어를 낸다'라는 의미로 쓰인다고 합니다.


이어령 선생님은 여가라는 의미를 가진 중국의 공부, 배우고 익히는 한국의 공부, 골똘히 생각한다는 일본의 공부가 합쳐지면 훌륭한 교육론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원래 공부의 의미가 '놀고 생각한다'라는 의미라는 사실을 학생들이 알면, 선생님들이 알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놀면서 생각하는 공부의 즐거움을 깨우쳐 가지 않을까? 입시에 함몰된 채 암기하기에 바쁜 우리네 서글픈 문화에 지각변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공부를 통해 세상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터득하지 않을까? 혼자 곱씹으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어령 선생님과 앉아 독대하는 기분,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을 맛보았습니다.








이어령 선생님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우리 것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잃어버렸거나 놓쳐버린 우리의 것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작고 소소한 물건과 이야기 그 안에 담긴 한국인의 지혜와 문화가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익숙한 것, 그래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깊은 시선으로 주위와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관찰의 힘이 얼마나 놀라운지도 다시금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이어령 선생님처럼 될 수 없고 또 될 필요도 없지만 이어령 선생님처럼 사물과 자연과 주변과 이웃과 자신의 내면을 주목해서 보고 관찰하는 힘을 길러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과 가족과 주변 사람을 위해서 말이지요.








한국인 이야기가 총 네 권이라고 하는데 저는 아쉽게도 두 번째와 마지막 완결 편을 읽었습니다. 나머지 두 권을 따로 구매해서 제대로 음미하며 읽고 보물처럼 책장에 꽂아두어야겠습니다. 한국의 지성이라 불리는 고 이어령 선생님이 사유와 연구, 담백한 글을 통해 우리의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고, 보게 되었으니 말이에요. 종종 꺼내보면서ㅕ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한국인 다움이 무엇인지 뼈에 새겨야겠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와 가치를 톺아보고, 우리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며 우리가 가야 할 곳이 어딘지 찾아보려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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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플라스틱을 먹었습니다 - 환경과학자가 경고하는 화학물질의 위험
롤프 할든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문화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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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플라스틱을 먹었습니다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면,

그래도 괜찮은 걸까?"


얼마 전 보았던 인터넷 뉴스 기사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음식을 섭취하면서 하루 16.3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정도의 미세 플라스틱으로는 건강상 위해가 되지 않는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분석했다."



식약 의약품 안전처가 무엇을 근거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는지 궁금합니다. 하루가 아니라 일주일, 한 달, 일 년, 십 년으로 확장해 보아도 건강상 위해가 없다고 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기사도 하나 더 스크랩했습니다.




"전 세계가 플라스틱 폐기물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한 사람이 일주일간 평균적으로 섭취하는 미세 플라스틱 양이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세계자연기금(WWF)이 호주의 뉴캐슬 대학과 함께 연구해 발표한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일주일간 섭취하는 미세 플라스틱은 약 2천 개로 집계됐다.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신용카드 한 장 무게인 5g에 달한다. 월간으로 환산하면 칫솔 한 개 무게인 21g이며 연간으로 보면 250g을 넘는 양이다.


이 같은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주된 경로는 음용수로, 한 사람당 매주 미세 플라스틱 1천769개를 마시는 물을 통해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갑각류(182개), 소금(11개), 맥주(10개) 등이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경로로 지목됐다.








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지금 우리 삶은 플라스틱으로 얼룩진 삶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플라스틱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경고와 경종도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 중단한다고 해도 앞으로도 수 천년 이상 플라스틱의 흔적을 지워내지 못합니다. 썩지 않기 때문입니다. 플라스틱 문제와 지구 환경에 대해 오랜 시간 연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다시금 경종을 울리기 위해 애쓰는 학자이자 저자 롤프 할든의 책이 나왔습니다. [오늘도 플라스틱을 먹었습니다] 입니다.








지금 이대로의 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간다면 우리 후손에게 독성 화학 물질로 가득한 지구를 물려줄 뿐 아니라 온갖 먹거리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을 공급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고전이라 불리기에 충분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지구 환경은 심각한 수준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소고기를 소비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환경 파괴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일회용 렌즈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것 역시 엄청난 양의 미세 플라스틱을 식탁으로 올리는 행렬에 동참하는 일임을 보여줍니다.



인구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는 것 역시 먹거리와 관련하여 심각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합니다. 인구를 제한할 수 없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식량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할 뿐 아니라 범국가적인 담론으로 삼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환경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은 결국 생명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자신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일이며, 더 나아가 자기 자녀와 다음 세대를 학대하는 처사라는 사실도 직시하게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도 플라스틱 재활용의 허술함과 문제점을 고발했습니다. 이 책에서도 재활용 수치가 현저히 낮을 뿐 아니라 플라스틱 재활용은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다운그레이드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적극적인 자세로 플라스틱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개인의 노력은 물론이거니와 국가와 기업의 노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무한 성장, 끝없는 경제 성장은 환상입니다. 지구라는 자원의 한계가 명확하고, 인구의 증가도 한몫합니다. 결코 채울 수 없는 무저갱과 같은 탐욕을 추구하면서 지구를 훼손하고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몰고 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경제 성장만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공존 가능한 세상을 꿈꾸어야 할 것입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 곧 생명을 생각하는 것이고, 인류를 생각하는 것이며 지구를 생각하는 일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이번 9월 




* 같이 읽으면 좋을 책과 리뷰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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