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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현대지도자
서중석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현대사에 관해서는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보는 책마다 가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사실들을 접하게 된다. 언제쯤이면 현대사의 성격규명에 대한 합의를 할 수 있을까..
여운형, 김규식, 김구, 이승만, 조봉암, 박정희, 장준하 이들의 정치 노선에 대해 짚어보고 평가해 보는 글이다. 복잡한 실처럼 얽혀있는 현대사의 사건들을 이렇게 인물중심으로, 또 분석적으로 서술해 놓아서 편하게 눈에 들어왔다.
우선, 저자는 이념의 대립으로 갈라지고 만 현대사에서 여운형이나 김규식의 좌우합작 운동이 지니는 의의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다. 김구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소원이 통일인 민족의 선생 같은 이미지였는데, 의외의 고루함에 흰 두루마기를 괜히 입고 다니는게 아니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또 행동가로서의 새로운 면모도 보았다.
막연히 진보운동의 선두주자로 인식하고 있던 조봉암의 정치노선을 사민주의라는 관점에서 분석한 것도 흥미 있었고, 장준하가 반공주의자 였다는 사실도 뜻밖이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박정희에 대해서는 전에 한 번 책을 읽은 적이 있어서 그런지 별 새로운 것이 없었다 (책세상 문고 - 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 ) 개인적으로는 박헌영이 빠져버려서 아쉽기도 하다.
아무튼 해방공간 이후부터 현대사를 분석적으로 다룬, 한 권 사두고 줄쳐가면서 읽어야 할 책이지만 책값이 너무 비싼고로 그러지는 못할 것 같다. 크기는 문고판이고 페이지는 고작 300여쪽인데, 양장본이라 책값이 17000원이다. 으으... 현대사와 더불어 굳이 왜 양장본을 만들려는가... 출판업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