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케이스릴러 시즌 3

고도원 미스터리 스릴


사냥이 시작되면 아무도 그녀의 계획을 벗어날 수 없다






수영이 그날 취조실 문을 열고 들어간 건, 석희를 만나 직접 말해주기 위해서였다. 스스로 권리를 지키지 않으면 누구도 대신 지켜주지 않으니 변호사를 통해 이 상황을 외부에 알려달라고. 저도 도울테니 상담이 진행될 수 있을 만한 환경을 같이 구해보자고 했다.

석희는 부탁 아닌 부탁에 묘한 웃음을 지었다. 흥미로워하면서도 내키지 않는 기색이었다. 자신을 위한 일인데 왜 원하지 않는 것 같지?

의문이 스쳤으나 그걸 짚어보기 전에 석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조사받는 지난 한 주간 내내 입을 다물었다던 사람의 첫 마디였다. 


“……선생님은 좋은 사람 같네요. 그럼 선생님, 저랑 게임 하나 하실래요?”


문제 하나에 진술 하나. 선생님, 지금이 몇 시죠? 오후 네 시. 우리 매일 이 시간에 만나요. 내일 네 시까지 제가 낸 문제의 정답을 가져오면 저는 그 보상으로 한 건의 진술을 하는 거예요. 검사는 저한테 열일곱 건의 살인혐의를 걸었어요. 그러니까 저는오늘부터 선생님께 제 진술을 들을 수 있는 17일을 드릴 거예요. 하루에 하나씩.



산사태로 묻혔던 시체들이 쏟아지면서

20대 후반의 여성 연쇄살인범이 잡혔다는 소식에 세상이 들썩입니다.


17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석희

그리고 붙잡힌 석희를 상담하는 심리상담사, 수영


석희는 수영에게 한 가지 게임을 제안합니다.

자신이 내는 문제를 하나씩 풀 때마다

피해자를 어떻게 죽였는지 알려주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수영이 첫 번째 문제를 가지고 나왔을 때, 수사팀에서는 지능범죄수사팀의 지원까지 받아 그것을 해독하려 했다. 석희의 제안도 갑작스러웠지만, 석희가 낸 그 문제라는 것도 괴상하기만 했다. 수학적인 계산이나 추리, 암호의 영역이 아닌 넌센스 문제가 아니냐 할 정도로 규칙성이 없었다.


다음 날 오후 네 시, 결국 수영은 아무것도 풀어내지 못한 채 빈손으로 그녀를 대면해야 했다. 석희는 아쉽다는 얼굴로 말했다.


“별로 절실하지 않은가 봐요. 나라면 수단 방법 안 가리고 풀었을 텐데.”


이틀째, 긴급회의가 열렸다. 수영도 회의에 참석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석희의 제안을 받고 그것을 실행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이유였다.

회의는 지지부진했다. 담당 검사는 왜 저런 요구를 들어주고 있느냐, 연쇄살인범의 장난에 놀아 날 시간이 없다며 퀴즈를 풀어내는 것 자체를 거부했다. 하지만 도대체 어디에서 말이 샌 것인지 이미 퀴즈에 대한 기사가 뜬 후였다.

이미 기사가 떴는데 열일곱 명이 죽어 나갈 때까지 살인마를 잡지도 못한 무능한 검경이 진상마저 밝히지 못한다면 얼마나 욕을 먹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때, 수영은 다소 충동적으로 말을 던졌다.

기사가 이미 떴고, 사람들이 퀴즈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 차라리 이것을 공유해서 정답을 수배해보자.



베일에 쌓인 살인 행각의 전모를 밝혀낼 기회를 움켜쥔 수영

그녀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리고 살인사건에 피의사실 일체를 자백 받으며

석희와의 게임이 끝난 듯 싶었지만…….




수영은 지친 목소리로 물었다.


“내 딸 어디에 있어”


석희는 대답 대신 웃기만 했다. 그 웃음소리를 듣는 순간 수영의 머릿속에서 버티던 무언가가 뚝 끊어졌다. 수영은 휘어진 가드레일을 발로 콱 내리쳤다. 맨발이 쇠판에 세게 부딪쳤으나 머리끝까지 차오른 분노 때문에 얼얼한 감각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어디 있냐고!”


수영의 다리가 다시 크게 들렸다. 이번에 내리치면 정말 떨어질지도 몰랐다. 하지만 차라리 이렇게 해서라도 이 모든 게 끝난다면. 수영은 다시 힘껏 내리쳤다. 아니, 내리치려 했다.

수영은 타격을 받고 바닥을 나뒹굴었다. 누군가 수영을 몸으로 부딪쳐 밀어낸 것이다.

전혀 대비하지 못한 탓에 바닥에 부딪히는 충격을 그대로 받아내야 했다. 몸 곳곳으로 통증이 파고들었다. 간신히 고개를 들자 검은 헬멧을 쓴 사람이 석희를 끌어올리는 게 보였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못 알아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뉴스에 석희가 구치소 호송 버스에서 탈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계획이라도 된 듯 수영에게 전해지는 석희의 메세지.


끝난 줄 알았던 석희와 수영의 게임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석희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타나는데요.


이들은 왜 연쇄살인범 곁에 있으며 무슨 목적으로 움직이는 걸까요?

그녀가 노리는 진짜 사냥감은 누구일까요?




서서히 좁혀들어가면 두 개의 타깃이 보인다

단 한 번의 기회, 한꺼번에 잡아야 모두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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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릴러 시즌 3

고도원 미스터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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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발된 여자

케이스릴러 시즌 3

김영주 미스터리 스릴


아마추어 연극배우에게 찾아온 은밀한 유혹






현관문이 열려 있었다. 문 앞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안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은 없었다. 발을 들이는데 섬뜩한 기운이 등줄기를 훑었다. 제일 먼저 바닥 위로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내 옷가지들이 보였다. 그것들 외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침대, 냉장고, 식탁 같은 집기에 가려져 있다가 드러난 빈 벽은 곰팡이 얼룩이 올라와 너저분해 보였다.


“뭐야, 아가씨 아직 안 갔어?”


소리에 놀라 돌아서자 나이 든 집주인이 걸레와 빗자루를 가지고 들어서는 게 보였다. 당황한 나머지 목소리가 곧바로 나오지 않아 숨을 한 번 고른 후에 겨우 물었다.


“이거… 어떻게 된 거예요?”


“동생이 말 안 했어요? 두 달 전부터 누나는 이제 여기 안 살아서 정리해야 한다고 그래서 뭔 일 있나 했는데.



연극배우였지만 제대로 된 배역 한번 맡아보지 못한 수완은

무대보다 매표소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결혼을 약속한 동거남 은호는

수완의 집 보증금을 가지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아르바이트로 하던 필라테스 강사 일마저 잘리면서

수완은 결국 가진 것을 모두 잃고 맙니다.




“괜찮다면 다음 일이 결정될 때까지 여기서 나와 함께 지내 줄래요? 물론 그동안 수완 씨에게 필요한 것들은 모두 제공할게요. 원하는 금액이나 기간을 제시해도 좋고요.”


뜻밖이었지만 지금 내 상황에선 상당히 유혹적인 제안이었다. 그렇기에 동시에 의문이 들었다. 그녀가 원한다면 굳이 이런 조건을 내걸지 않아도 아는 동생으로 지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만약 그녀가 정말 나를 순수하게 동정했다면 오늘의 호의만으로도 충분할 것이었다.

문득 예전에 몇 번 일면식도 없는 신부의 결혼식장에 하객 아르바이트로 참석하고 일당을 받은 경험이 떠올랐다. 요즘 인플루언서들 중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유령 팔로워를 사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다. 그녀 역시 이미 많은 주부 팬들을 보유한 인플루언서였다. 어쩌면 이런 일이 그녀에게는 익숙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다시 묘한 반감이 들었다.


“참 간편하네요.”


살짝 비꼬는 내 말투에 그녀가 웃었다.


“이건 조건이 있으니까요. 내가 부탁하는 거잖아요. 수완 씨에게.”

“설마… 제가 남경 씨 역할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요?”

“안 되나요?”

“그건 말이 안 되죠. 혹시나 남경 씨를 아는 사람들이 본다면…….”

“그런 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남경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이제 나밖에 없으니까.

적어도 내가 아는 한은 그래요.”


그녀가 원하는 것이 뭔지 이제 알았다.

내가 그리운 그녀의 여동생 대역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때 수완에게 스포츠센터 VIP 고객이었던 경진이 다가옵니다.

그리고 수완을 안아주면서 위로와 함께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는데요.

경진의 과거는 현재 수완의 처지보다 몇 배는 지독하고 끔찍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줄로만 알았던 그녀에게도

이런 고통스러운 과거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면서

수완은 경진에게 동질감을 느낍니다.


그때, 경진이 수완에게 은밀한 제안을 해오는데요.

바로 자신이 과거에 잃어버린 동생 남경이 되어달라는 제안!




저 집의 주인이 된다. 동시에 저 근사한 여자의 동생이 된다.


‘관객을 믿게 하려면 자신이 먼저 믿어야 해.’


아주 오래전 극단 워크숍에서 연출가에게 들었던 충고가 생각났다.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모호하게만 느껴졌던 그 말은 경진의 마지막 말과도 통하는 데가 있는 것 같았다.


‘누가 그랬지? 인생에는 반드시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기대를 버려. 그딴 말은 애초에 기회가 주어진 인간들이나 지껄이는 거지. 너하고는 상관없는 일이거든.’


막다른 길에 처할 때마다 저주처럼 떠오르는 선배의 말도 다시 스쳐갔다.


아니요, 내게는 기회가 왔어요. 선배.


나는 저 집의 주인이 된다. 동시에 저 근사한 여자의 동생이 된다. 나는 허남경이 된다.

몇 번이고 되뇌고 난 후 베란다로 통하는 유리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아직 정체를 알 수 없는 설렘으로 생기를 띈 얼굴은 낯설게 보였지만, 입고 있는 옷은 아까보다 잘 어울려 보였다. 그리고 알아차렸다. 이것이 내게 온 진짜 기회라는 걸.



수완은 기꺼이 경진의 동생 역할에 몰입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스스로를 증발시키고 다시 태어나기로 결심한 수완


수완은 완벽한 남경이 되기 위해 독일어를 배우고 습관을 몸에 익힙니다.

외모와 옷 스타일까지 완벽하게 남경이 되었을 때,


수완은 깨닫게 됩니다.

자신은 지금까지 경진이 연출한 연극무대에 선 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이 연극은 어마어마한 유산을 상속받기 위한 그녀의 기획극이었단 것을!

그리고 이 연극의 정해진 결말이 바로 자기 자신의 죽음이라는 것을.




이 연극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내 삶을 완전히 잠식하려는 그녀의 손에서 탈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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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발된 여자

케이스릴러 시즌 3

김영주 미스터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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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돌보지 않은

케이스릴러 시즌 3

변지안 미스터리 스릴


아무도 돌보지 않은 해나와 여경의 슬픈 연대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날이 왔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이른 저녁 식사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우리 세 사람이 산 채로 10인용 식탁에 앉을 일은 없어졌다. 양어머니의 요청으로 양아버지가 크리스마스 특별식으로 만든 굴라쉬 스튜와 곁들인 깜빠뉴 빵을 마지막으로, 내가 깨어났을 때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손에 스푼을 쥔 채, 한 사람은 두 눈을 뜬 채로 날 바라보며 식탁에 엎드려 있었다.

그날이 이곳이 온실로 존재했던 마지막 날이었다.



–30℃ / –22℉

이제 이곳은 본래 지어진 목적대로 냉실이 되었다. 식물들과 꽃들은 매서운 기온을 견뎌내지 못하고 죽거나, 급속 냉동이 가동되어 하얀 서리들이 내려앉은 채로 얼어붙었다.

덕분에 냉실은 여전히 차갑게 푸르렀다. 중앙에 위치한 떡갈나무 식탁엔 시간이 멈춘 듯 그날의 모습 그대로 양부모님이 엎드려 있었다. 꽝꽝 얼어붙은 채로.

양어머니는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눈을 뜨고 날 바라봤던 모양이다. 뜬 눈은 다신 감기지 않았다. 나는 가끔 궁금했다.


마지막 순간, 그녀는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거듭된 파양으로 몸도 마음도 부서진 아홉 살의 천재 소녀 진해나.

해나는 단란한 삶을 꿈꾸며 다시 한번 입양길을 선택합니다.

해나의 새로운 양부모님은 무척이나 부유하고 자상했지만…….


입양 일 년째 되던 크리스마스 저녁,

양부모는 해나에게 의미 모를 사과를 남기며 목숨을 끊습니다.




“엄마는 어디 계시니?”


매번 같은 질문이다.


“먼저 주문하고 기다리랬어요. 딸기 밀크셰이크 주세요. 여기 돈이요.”


거슬러 받은 돈에서 300원이 모자라다. 하지만 되묻지 않는다. 괜한 눈길을 더할 필요가 없다. 되도록 카드는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평소와 같은 평균적인 카드 대금이 인출될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사용 중이다. 비교적 한가한 시간, 한가한 장소를 골라 찾은 카페에는 막 하교한 아이들과 엄마들로 북적인다.


역시 어른을 동반하지 않은 아이는 나 하나뿐인가.


입에 머리핀을 물고 딸아이의 흐트러진 머리칼을 한 갈래로 올곧게 땋던 여자와 시선이 마주친다. 그녀의 눈빛이 소리 내며 묻는다.


‘엄마는 어디 계시니?’


순간 나는 그녀의 귀에 바짝 다가가 마치 세상에 둘도 없는 비밀을 알리듯 속삭이고 싶어진다.


‘엄마 따윈 없어요. 멋대로 죽어버려서. 아 참, 어찌 된 일인지 아빠란 사람도 같이요.’



양부모의 죽음을 목격한 해나에게 남은 것은 다시 입양기관으로 돌아가는 길.

그러나 두 번 다시는 부모 없는 아이로 손가락질받기 싫었던 해나는

양부모의 죽음을 비밀에 부치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아무도 돌보지 않은 아이임을 숨기면서

양부모의 시신과 함께 거대한 저택에서 홀로 살아가는데요.




얼마나 지났을까. 천천히 안정을 찾으며 내려간 혈당 수치가 130선에서 멈추자 그제야 여자는 내내 붙들고 있던 내 팔을 놓는다. 여자의 손은 토모코의 볼처럼 찼지만, 이상하게도 뜨겁게 느낀 나는 퍽 안심이 되어 물어보기로 한다.


“아까 그 영화요. 나랑 닮은 애가 있던.”


영화의 제목은 아담스 패밀리라고 여자가 다시 말해주었다.


“어, 왜?”


어쩐지 창피하지만 물어보기로 한다.


“그 사람들은… 전부 가족이에요?”

“응?”


부끄럽지만 그래도 물어보기로 한다.


“…가족이냐고요.”


“맞아, 그랬어. 제목도 아담스 패밀리잖아. 패밀리, 가족 맞아.”


나는 그저 영화 속 나와 ‘분위기가 닮은’ 여자아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정체가 궁금해서 질문했을 뿐이라고, 나는 그저 내가 필요로 할 때 아홉 살 여자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어른 여자가 필요할 뿐이라고 말하려 했지만 괜한 속을 들킬 것 같아서 하지 않기로 한다.

대신 나는 서둘러 이렇게 말한다.


“언니를 고용할게요.”



그러나 아직은 보호자의 동의와 관리가 필요한 아홉 살의 나이.

해나는 부모의 존재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프로포폴 불법투약 전과로 세상을 등지고 숨어 살던 주여경을 대행엄마로 고용합니다.


해나가 한국을 무사히 떠날 수 있도록 여경이 돕기로 하는데,

두 여자에게 이제는 피하고 싶은 돌봄의 손길이 다가옵니다!



아무도 몰라야 했던 두 여자의 간절한 계획!

그들에게 무서운 관심이 쏟아지면서 조금씩 어그러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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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돌보지 않은

케이스릴러 시즌 3

변지안 미스터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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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에 젖다

케이스릴러 시즌 3

이수진 미스터리 스릴



연민과 질투, 욕망에 휩싸인 친구들의 숨 막히는 심리 스릴러





태희는 무억도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친구들이 다 함께 있던 풍경을 떠올렸다. 부둣가에서 5분 거리면 닿는 굿모닝펜션은 무억도에서 단 하나뿐인 숙박업소였다. 처음엔 낚시꾼들을 위한 여관 겸 잡화점이었다가, 무영다리 공사가 시작되는 시기에 맞추어 펜션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은 굿모닝펜션의 첫 손님이었다. 방문객이 많지 않은 탓에 무억도 바다가 한 번에 내려다보이는 가장 꼭대기 층은 늘 아이들이 차지했다. 그들은 방 한쪽 구석에 자신들의 이름을 적어 넣었다. 우리 우정 영원히 변치 말자는 뜻이기도 했고, 어른이 되어 다시 이곳에서 놀자는 뜻이기도 했다. 그 두 가지 약속은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


앞으로 지켜질 리도 없는 약속이었다.



잘 나가는 사업가와 결혼하여 모든 게 만족스러운 정태희.

그녀에게는 죽어도 숨기고 싶은 비밀 하나가 있습니다.


통영 옆 작은 섬, 무억도에서 태어난 태희의 삶은

평온했지만 지긋지긋한 일상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게 19살이 된 어느날 밤, 어떤 사건을 계기로

친구와 이름까지 버리면서 섬을 떠나 서울로 향했습니다.




“택배인데요? 태희 씨한테 온 거예요.”


희선이 상자를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주인인 태희에게 건넸다. 그런 말은 못 들었는데. 태희는 상자를 받아들면서 의아하게 보았다.


“아직도 신혼인가 봐. 달달하네?”


남편이 주는 깜짝 선물로 오해하곤 주영이 일부러 눈을 가늘게 떴다. 궁금하니 열어보라는 듯 다들 눈을 반짝이며 태희를 보고 있었다. 겉을 둘러싼 종이를 뜯어내니 회백색의 상자가 나왔다.


향수였다.


“난 정말 태희 씨가 너무 부러워.”


희선의 농담에 태희는 얼굴을 붉혔다.

지현은 그녀가 향수병 위에 놓인 작은 카드를 손에 숨기는 것을 보았다.


“차가 다 식겠어요. 당근케이크 가져올게요.”


태희는 응접실을 빠져나가 거실로 향했다. 두리번거리며 혼자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움켜쥔 카드를 확인했다. 손이 덜덜 떨리고 식은땀이 나고 있었다.


보고 싶어, 영선아.



초호화 아파트, 단란한 가정.

섬을 떠나 과거를 세탁하고 얻은 새로운 삶은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태희 앞으로 택배 하나가 배달되는데요.

택배 안에는 향수와 함께 카드 한 장이 들어있었습니다.


'영선'이라는 태희가 16년 전 섬을 떠나며 버렸던 이름이 적힌 쪽지.

태희의 과거를 알고 있는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태희가 버리고 떠난 친구들일까요?




수림이 보낸 메시지들은 대부분 격앙된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연락 한 번을 안 하니? 친구끼리 어떻게 모른 척할 수가 있어? 넌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아! 이기적이고 못돼먹었어. 영선아, 내가 말이 너무 심했지. 답장 한 번 줘.


대꾸하기도 귀찮은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협박 메시지는 달랐다. 고민하던 태희는 결국 답장을 보냈다.


뭘 원해?


한숨을 다 뱉어내기도 전에 답장이 도착했다.


우리 만날까?


이 흔하고 단순한 말이 목에 걸리는 올가미처럼 느껴졌다. 결국 이렇게 될 거였다. 그들이 자신을 찾아냈으니 피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이었다. 태희는 잠든 아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때부터 태희의 섬 시절의 친구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친구들은 태희의 과거를 빌미로 돈을 요구합니다.


완벽했던 태희의 일상이 하루아침에

살얼음판 위에 세워진 것처럼 위태로워집니다.


절대로 과거가 알려저선 안 되는 태희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자신의 삶을 지켜내겠다고 다짐합니다.



진정한 복수의 칼날은 누구를 향해 있는가?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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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에 젖다

케이스릴러 시즌 3

이수진 미스터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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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노운 피플

케이스릴러 시즌 2

김유정 미스터리 스릴러



한국형 가정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는 케이스릴러 19th




엄마, 왜 수아를 납치한 거야? 내게 원하는 게 뭐냐고!”

그건 네가 제일 잘 알고 있잖니.”

 


이유도 모르고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

심지어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았다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들에겐 왜 내 딸이 필요한 걸까

왜 나를 만나주지 않는 걸까?

 

이혼 후 3년 만에 딸 수아와 한국으로 돌아온 은수

그러나 왠지 모를 악몽과 불안감에 시달리고

그녀의 주변에서 점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근데 수아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

“응?”

“내가 수아 이름은 안 알려준 것 같은데. 네가 너무 익숙하게 불러서.”

“그게 무슨 소리야?”

“어?”

“네가 알려줬잖아.”

“뭘?”

“얘 정신 빼놓고 다니는 것 좀 봐.”


성희가 남자의 팔에 팔짱을 꼈다. 

내 옆으로 다가온 수아가 카트를 밀며 장난을 쳤다.


“작년에 말이야. 명동 백화점에서.”

“명동 백화점?”

“그래, 작년 크리스마스 때. 거기서 네가 알려줬잖아.” 

“작년에? 내가 알려줬다고?”

“어머, 너 진짜 기억 안 나?”


“그때 네가 수아 자랑을 얼마나 했는데. 사진도 보여주고.


은수는 우연히 마트에서 대학 친구를 만난다.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그간의 안부를 묻던 중

은수는 친구가 딸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을 의아해한다.

그러자 친구는 은수가 예전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타박한다.


“수아야.”

엄마! 벌떡 일어나 달려온 아이가 내 다리에 매달렸다. 

“너……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

“응?”

“엄마한테 말도 없이 혼자 오면 어떡해.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혼자 이렇게 와 있으면 위험하잖아!”


가늘고 높은 목소리에 놀랐는지 눈을 맞춘 아이가 입술을 움직였다.


“엄마가 기다리라며.”

“뭐?”


이는 볼을 붉히거나 눈을 피하는 대신 지나칠 정도로 똑바로 나를 바라봤다.


“엄마가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은수 주변에서는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자신이 한 적 없는 일을 했다고 말하는 친구와 딸......


왠지 불안해진 은수는 딸을 데리고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부모님의 집으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집 그 어디에도 부모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딸 수아마저 갑자기 사라져버립니다.




“딸이…… 딸이 없어졌어요.”


나이 든 경찰이 눈썹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딸이 없어졌다고요?”

“분명 정원에서 놀고 있었는데…….”


말이 제대로 다 나오지 않았다. 

발끝에서 시작된 진동이 거세게 몸을 흔들었다. 

무릎에서 자꾸만 힘이 빠졌다.


“어머님, 진정하시고. 

딸이 없어졌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딸을 본 게 언젭니까?”

“모르겠어요. 조금 전, 아니, 20분, 20분 전이요.”


몸이 뒤로 기울었다. 기우뚱, 넘어가려던 찰나에 

젊은 경찰이 재빠르게 팔을 붙들었다.


“일단 주변에 돌아다니는 애 없는지 확인해보자고. 

어머님, 딸 이름이 뭐예요? 

혹시 아이가 갈 만한 곳은 아세요?”


질문에 바로 대답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갑자기 딸이 사라져버린 은수.

은수는 직감합니다. 

딸을 데려간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부모라는 것을


과연 그들은 어째서 딸의 자식이자

자신들의 손녀를 데리고 사라진 것일까요?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록 충격적인 반전이 드러납니다!

모두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나 자신까지도.

우리가 가족이라고 믿는 사람들에 대한 소름 끼치는 이야기


한국형 가정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는 케이스릴러 19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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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노운 피플

케이스릴러 시즌 2

김유정 미스터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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