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 뉴온 5
윤슬 지음, 양양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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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공기 같이 선선하고도 고요한 책입니다.

각기 다른 갈림길에 사는 두 친구는 그 길만큼이나 서로 다릅니다.

어쩌면 다르기보단 서로를 잘 모른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네요.

마치 아직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처럼 말이죠.

유나의 삶을 모르는 아연이는

새끼를 밴 토끼를 물웅덩이에 빠트려 죽인 유나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꺼림칙합니다.

아빠랑 있을 때 방문을 잠그지 않냐는 질문도

왠지 모르게 서늘하고, 아리송할 뿐이죠.

이 의문들은 깊은 저수지처럼 고요하던 둘의 관계에

물수제비같은 잔잔한 파장을 일으킵니다.

돌멩이가 던져진 순간은 사방으로 물이 튀고 혼란스럽겠지만

그로 인해 생긴 물결은 점차 퍼져 어느 순간 끝에 다다르는 것처럼

두 친구는 서로의 갈림길 끝에 다다를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니까요.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우리 집으로 달려와.

우리 집은 담도 없어'라는 담담한 말처럼

고요한 방식으로 보내는 열렬한 응원과 든든한 지지에

힘이 듬뿍 솟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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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축복이에요 웅진 세계그림책 243
말라 프레이지 지음, 김지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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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있는 곳에서는 눈물조차 축복이에요"

아이가 세상을 처음 만나는 탄생의 순간,

사랑하는 사람과 다투고 화해하는 순간,

엄마의 따뜻한 품을 느끼는 순간...

삶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축복의 순간들이 존재합니다.

다만 그 축복은 너무 자주 있는 일이라서

또는 아무 노력 없이도 쉽게 찾아오는 것이라서

축복인지 모르고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죠.

이렇게 놓친 것들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해보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무심한 시간에 아쉽기도 합니다.

'돌아보니 행복이더라'라는 말도 있잖아요.

잡아둘 수 없는 축복의 시간들이라면

그 순간만큼이라도 흠뻑 젖어들 수 있도록 온몸으로 받아들여봐요.

아기의 짧고 가는 머리칼 한 올에서

밥은 먹었냐고 물어보는 부모님의 목소리에서

가슴 벅차게 밀려오는 축복을 놓치지 말아야겠어요.

삶이 얼마나 아깝고 소중한 것인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 축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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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성 : 백 년이 넘은 식당 - 2023 뉴베리 아너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리사 이 지음, 송섬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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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가본 분들이라면

낯선 문화와 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당황해 본 경험이 있으실텐데요,

저는 그럴 때마다 모든게 쉽지않은 타국으로 건너가

정착하고 새 삶을 꾸려나가는 분들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요.

하물며 여행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옛날에는

얼마나 큰 모험과 도전이었을지 상상조차 어려운데요. 자신이 뽑은 카드와 상관 없이 

최선으로 임해야 하는 포커게임처럼,

스스로 길을 개척해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황금성 에는 180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중국 이주민과 그 후손 세대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낯선 땅에 발을 들여

그곳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중식당을 운영하는 

황금성 식구들의 복닥거리는 이야기를 보며 

중간중간 웃음이 절로 나왔는데요.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다투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에

국경과 인종 같은 것들이 뭐가 중요하겠어요!


뿐만 아니라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이주민들이 온갖 혐오와 차별을 겪는 모습에는

마음이 아팠어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폭력의 고리는 끊어지지않고

세대를 거듭해서 이어지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이들은 

척박한 땅 위에서 자신만의 뿌리를 세워나갑니다.

서로의 상처를 사랑으로 감싸고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용감한 방법으로요.

러키가 라스트 찬스를 잡고,

그들만의 황금성을 세운 것처럼 말이죠.


책을 읽는 동안 영화 미나리가 생각리 났어요.

어디서든 잘자라나는 미나리처럼

희망차게 살아가는 황금성 속 가족들의 모습이
끈끈하게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황금성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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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과 나는 노래와 그림책
나태주 지음, 문도연 그림 / 이야기꽃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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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 강가에 나아가 바가지로 강물에 비친
하늘 한 자락 떠올렸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와 문도연 작가님의 그림이 만났다는 소식을
듣자미자 무척 기대되었던 신간입니다.

시그림책의 매력은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그 시의 세계에 완전히 푹 빠질 수 있게하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시의 간결성과 함축성을 좋아하지만
그때문에 좀만 이해가 어려워져도
자칫하면 몰입의 끈을 놓치기 쉽거든요.
그런데 찰떡인 그림을 만난 시는
그 장면 속에서 빠져나가기가 어렵게 만든다는거…!❣️
이 책 역시 단어와 그림을 번갈아가며 한참을 곱씹었답니다.

바가지에 담긴 물고기 몇 마리,
흰 구름 한 송이, 새소리 몇 움큼…
소유가 아닌 놓아줌으로써
진정한 자연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배웁니다.

생명존중의 가치를 이야기하기 너무 딱인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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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아이 윌라
로버트 비티 지음, 황세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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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말하면 안 돼. 생각도 하면 안돼.
앎은 죽음을 부르니까."

주인공 윌라는 점점 사라져가는 파렌족의 숲마녀에요.
나무와 함께 살아가고,
숲의 동물들과 서로 도우며 사는 일족이었지만
숲은 점점 파괴되어갑니다.
그리고 종족 지도자인 파드란은 재비아이들을 이용해
낮종족인 인간의 물건을 훔치도록 하고,
인간 아이들을 금지된 구역의 감옥에 잡아넣지요.

'나는 없고, 우리만 있다'는 파드란의 세상 속에 있던 윌라는
점차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며 성장하게 돼요.
물론 그 과정에는 큰 고통들이 뒤따릅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일족들과의 갈등,
낯설고 무서운 존재인 인간과의 만남 등을 마주하거든요.😢

이렇게 온갖 고초를 겪는 윌라를 보는 내내
안타깝기도 하지만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씩씩하고 용감해보였어요.
그리고 개척해나가는 그 방식이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공존의 방식이라
더욱 응원하게 되었구요.🥰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눈앞에서
초록빛의 숲이 일렁대는 느낌이었습니다.
거기다 스토리의 흡입력도 참 좋았어요.
미국 전역 천여 개의 교실에서 읽는데는 이유가 있구나
라는 생각도 했지요...? ㅎㅎㅎ🤣
저도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반 아이들에게
선물해주고싶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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