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아버지가 재작년 여름에 돌아가셨으니 벌써 두 해가 바뀌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2주일 가까이 병원에서 폐암으로 고통스러워하시다가 돌아가셨다.

 

 

그녀는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해서 임종하기 직전까지 아버지를 간호하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들은 병원에서 보낸 그 시간들이 없었다면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것들 중 하나가 ‘임종하기 직전에 왜 고통이 필요한가?’에 대한 것이다. 

 

 

지금도 그녀의 어머니는 말씀하시곤 한다. 아버지가 병석에서 꽤 힘들어 해서 (떠나지 말라고) 붙잡을 수도 없었다고. 그녀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게 허전하다가도 병석에서 힘들어 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면 ‘잘 돌아가셨다.’고 생각하신단다. 그녀 역시 그렇게 생각하며 위안을 받는다. 지금까지 아버지가 병석에서 괴로워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끔찍하다. 이처럼 고통이 있음으로써 오히려 유가족이 슬픔을 조금 덜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임종하기 직전의 고통이 필요한 게 아닐까 그녀는 생각했다.

 

 

고통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만약 점점 죽음을 향해 가는 환자가 고통을 하나도 느끼지 않는다면 그 환자는 죽기 싫을 것이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떨 것이다. 이 세상을 하직하는 것이 아쉬워 몸부림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몸이 아파서 괴로워하다 보면 ‘그만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삶을 포기하게 될 터. 그래서 임종하기 직전의 고통이 필요한 게 아닐까 그녀는 생각했다.

 

 

그러므로 환자의 육체적 고통은 죽게 될 환자와 남게 될 가족의 정신적 고통을 덜기 위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병석에 누워 있는 아버지를 보며 그녀는 이런 생각도 했다. 만약 내가 죽음을 앞두고 고통받는 환자라면 하늘을 향해 이런 기도를 하게 될 것 같다고. “제발 고통 없이 죽게 해 주세요.”라고. 그런데 이런 기도를 할 수 있으려면 사는 동안 죄를 짓지 않고 살아야 할 것 같다고. 죄 많은 사람의 기도는 이뤄지지도 않을뿐더러 기도할 자격도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고통 앞에선 두려움이 생겨 어쩔 수 없이 나약해지고 겸허해지는 인간의 모습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만약 고통이 없다면 인간은 죄로 인해 받게 되는 벌조차 두려워하지 않게 되리라. 고통이 필요한 이유다. 

 

 

임종하기 직전에 왜 고통이 필요한가? 이에 대한 답을 이렇게 정리해 봤다.

 

 

첫째, 유가족의 슬픔을 덜기 위해 환자의 고통이 필요하다.
둘째, 환자가 삶을 포기하는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 환자의 고통이 필요하다.
셋째, 죄로 인한 벌을 두려워하게 하기 위해 환자의 고통이 필요하다. (고통 속에서 죽어 가는 환자를 봐야 죄를 짓고 않고 살려고 노력할 테니까.)

 

 

이게 맞는지 맞지 않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여기까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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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4 16: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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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5 20: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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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4 17: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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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5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댓글 쓰기도 쉽지 않다 : 며칠 전 어느 님의 댓글에 내가 이런 답글을 썼다.

 

 

‘점점 바보가 되어가고 있구나, 요즘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총명함, 명석함... 뭐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이 답글을 쓰고 나서 나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럼 내가 과거엔 총명함과 명석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젠 그런 게 없다는 뜻이 되잖아.’

 

 

이걸 꿰뚫어 보는 분이 계실 것 같다. 그 분은 이런 생각을 하시겠지.

 

 

‘으음... 페크는 자신이 과거에 총명하고 명석하다고 생각했나 보군. 자신이 총명하고 명석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런 댓글을 쓸 수 없지.’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이런 답글은 고쳐 써야 마땅할 것 같았다. 하지만 고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의 글’이 아니라 ‘댓글’일 뿐이므로. (난 댓글에선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틀려도 고치지 않을 때가 많다.)

 


아, 어려운 건 글글글이다.

 

 

부끄러움. 이것은 글을 쓰는 자들에게 자연스레 따라붙는 그림자와 같은 것.

 

 

더 뻔뻔해져야겠다. 뻔뻔해지지 않으면 절필해야 할 것 같아서.

 

 

 

 

 

 

2. 며느리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 글을 쓰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인 어느 자리에서 글 쓰는 사람이 며느릿감으로 좋은가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때 글 쓰는 사람이 며느릿감으로 싫다는 수필가 선배님(여)이 계셔서 우리 모두 놀란 적이 있다. (그 선배님은 그 당시 대학생인 아들이 있었다.)

 

 

글 쓰는 사람들끼리 서로 잘 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고부간이 될 것 같다는 누군가의 의견에 대해 그 선배님이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반론을 폈다는 건 분명히 기억한다.

 

 

그 반론을 내가 편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자기한테만 좋을 글쓰기를 며느리가 하는 건 싫어. 돈이 많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며느리가 글을 쓰면 우리 아들이 외로워서 안 돼. 글 쓰는 사람은 혼자서도 잘 놀거든. 자기주장이 강한 것도 싫어. 늘 자기 생각이 옳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논리적으로 말하길 좋아할 테니까. 글쓰기에 빠져서 살림에 소홀한 것도 싫어.’

 

 

하하~~. 이 땅의 시어머니들이 글 쓰는 사람을 며느릿감으로 싫어한다면 그 이유는 대충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시어머니들 중에는 돈 잘 버는 며느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 아들이 기죽는 게 싫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게 아닐까? 자기 아들이 어디 가서 기죽는 게 싫다면 돈 잘 버는 며느리가 좋은 게 아닐까? 며느리가 돈을 잘 벌어야 경제적으로 풍족해져서 아들이 골프를 치고 고급 승용차를 탈 수 있지 않겠는가. 맞벌이를 하지 않고 아들 혼자 돈을 번다면 그렇게 되기가 어디 쉬운가?

 

 

 

 

 

 

3. 미세먼지가 가르치는 것 : 요즘 봄기운이 느껴지는 날이 많아졌다. 하지만 미세먼지(또는 황사)가 있는 날이면 봄이고 뭐고 싫다. 미세먼지가 있는 따뜻한 봄날보다 미세먼지가 없는 추운 겨울날이 낫다. 추운 날엔 두꺼운 옷으로 무장을 하면 되지만 미세먼지가 있는 날엔 대책이 없다. 마스크를 쓰고 외출한다고 해도 머리와 옷에 묻는 미세먼지는 어쩔 것인가. 또 창문을 열 수 없으니 집안 청소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매년 봄은 곱게 오지 않는다. 미세먼지(또는 황사)를 동반하며 오는 봄은 우리에게 꽃밭에 있게 하되 짜증의 향기를 맡게 한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해 보면 미세먼지는 우리에게 ‘감사’를 가르친다. 미세먼지가 없었던 많은 날들에 대한 감사를. 그리고 앞으로 올, 미세먼지가 없을 많은 날들에 대한 감사를.

  

 

 

 

 

 

4. 아들러 심리학에 매료되다 :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과 <미움받을 용기>. 와우~ 이런 책을 만나는 즐거움이라니...

 

 

책 두 권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졌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두 권 모두 ‘알프레드 아들러’라는 심리학자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두 책의 저자인 기시미 이치로는 아들러 심리학의 권위자로서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을 재밌게 그리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두 권의 내용이 서로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둘 중 한 권만 읽어도 되겠으나, 한 번 읽고 말기엔 아쉬움을 느끼게 하는 책이라서 두 권 모두 읽는 게 나는 좋았다. 특히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과 다르게,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흥미롭게 읽힌다.

 

 

 

 

 

 

 

 

 

 

 

 

 

 

 

 

 

 

이 두 권은 전문서가 아닌 대중서이다. 자기계발서처럼 읽히는 이 책들의 장점은 독자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점일 것 같다. 요즘 난 이런 책들이 좋다. 

 

 

 

 

 

 

5. 아들러 심리학의 조언 : 식사 시간이 아닌 때에 누군가가 음식을 맛보라며 권할 때가 있다. 어느 강의의 수강생이던 시절, 쉬는 시간이었다. 김밥을 큰 도시락에 가득 싸온 누군가가 사람들에게 김밥을 먹어 보라며 권했다. 난 처음엔 사양했지만 그가 몇 번을 권하는 바람에 그냥 먹어 버렸다. 먹고 나서 입가심을 하고 싶었지만 물 먹으러 나가기가 귀찮았다. 그래서 김밥을 먹은 것을 후회했다.

 

 

그때 왜 난 먹고 싶지도 않으면서 억지로 김밥을 먹었을까?

 

 

여러 사람들에게 까칠해 보여 미움을 받는 사람이 되는 게 싫었던 것이리라.

 

 

이런 내게 조언처럼 들리는 말이 있다.

 

 

....................
기억하자. 우리가 타인의 미움을 받으며 살아가서는 안 될 이유는 없다. (...)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자.(32쪽)
- 기시미 이치로,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에서.
....................

 

 

이 조언을 앞으로 따르기로 한다. 누군가의 미움을 받더라도 싫을 땐 싫다고 말하기로 한다.

 

 

왜냐하면?

 

 

“나는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살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

 

 

....................
나는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살고 있는 게 아니다.(31쪽)
- 기시미 이치로,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에서.
....................
 

 

 

 

 


6. ‘인생의 거짓말’을 외면하지 말라 : A와 B가 연애를 하다가 B는 A가 싫어져서 헤어지고 싶어 한다. 이럴 경우에 B는 A의 어떤 결점 때문에 싫어진 것일까, A가 싫어져서 어떤 결점이 발견된 것일까?

 

 

<미움받을 용기>에 따르면 A의 결점을 용서하지 못해서 싫어하는 것이 아니고 ‘A를 싫어한다’는 목적이 앞서고, 그 목적에 맞는 결점을 나중에 찾아낸 것이다.

 

 

무엇 때문에?

 

 

A와의 관계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책 속의 철학자는 말한다.

 

 

....................
철학자   그건 그 사람이 어느 단계에서 ‘이 관계를 끝내고 싶다’고 결심하고, 관계를 끝내기 위한 구실을 찾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걸세. 상대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네. 자신의 ‘목적’이 변했을 뿐이지. 알겠나? 사람은 그럴 마음만 있으면 상대의 결점이나 단점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는 이기적인 생물이네.(137쪽)
- 기시미 이치로 · 고가 후미타케, <미움받을 용기>에서. 
....................

 

 

이렇게 인간관계를 회피하기 위해 남의 결점을 꾸며내는 것을 ‘인생의 거짓말’이란 말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신도 모르게 ‘인생의 거짓말’에 속기도 하겠다.

 

 

....................
하나님이 모세에게 사람들을 데리고 이집트에서 탈출하려고 명령했을 때, 모세는 주저했다.
“나 같은 자가 어찌 사람들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도망칠 수 있겠습니까.”
위대한 예언자인 모세조차 그렇게 자신의 과제 앞에서 머뭇거렸다.
하물며 평범한 우리들은 어떨까. 인생의 과제 앞에서 우리들은 대부분 그 과제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한다. 두렵기 때문이다. (...)
이처럼 인생의 과제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우리가 늘어놓는 구실들을 아들러는 ‘인생의 거짓말’이라 부르며 일축한다.(41~42쪽)
- 기시미 이치로,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에서.
....................
 

 

 

 

 


7. 원인론이냐 목적론이냐 : 아들러 심리학은 프로이트의 원인론에 맞서는 목적론을 주장한다. 프로이트의 원인론과 아들러의 목적론은 어떻게 다를까? 예를 들어 설명하면 이렇게 될 것 같다.

 

 

어떤 사람이 운전하다가 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그때 얼마나 놀랐는지 운전에 정이 떨어졌고 자신감이 없어져서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운전대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차 사고 때문에 운전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이게 바로 프로이트의 원인론의 입장이다. 

 

 

만약 이것을 아들러의 목적론의 입장에서 보면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그가 운전을 못하게 된 것은 과거의 차 사고가 원인인 게 아니고 어떤 목적 때문이다. 그는 ‘차 사고의 위험성이 있어서 늘 긴장하며 운전해야 하는 것 자체가 싫은 것’이다. 그러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걸 피하고 싶은 목적 때문에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 쓰고 보니까 내 얘기잖아.ㅋ)

 

 

....................
“인간은 과거의 원인에 영향을 받아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한 목적을 향해 움직인다.”(47쪽)
- 기시미 이치로 · 고가 후미타케, <미움받을 용기>에서. 
....................

 

 

그럴 듯하네.

 

 

그가 운전을 못하는 이유는 뭘까? 원인론이 맞을까, 목적론이 맞을까? 

 

 

 

 

 

 

8.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 행복해지고 싶다면 용기가 필요하다고?   

 

 

<미움받을 용기>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세계는 단순하고 인생도 단순하다. 우리의 눈에 세계가 복잡해 보이는 것은 세계가 복잡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복잡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변한다면 세계도 변한다. 문제는 ‘세계가 어떠한가?’가 아니라, ‘우리가 어떠한가?’하는 점이다.

 

 

핵심은 이것.

 

 

....................
“행복해지려면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하네.
그런 용기가 생겼을 때, 자네의 인간관계는 한순간에 달라질 걸세.“(145쪽)
- 기시미 이치로 · 고가 후미타케, <미움받을 용기>에서. 
....................

 

 

우리가 변한다면 세계도 변하므로 우리가 ‘미움받을 용기’를 가지면 인간관계도 달라진다는 것. (이 책에선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라고 보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다시 말해 우리가 ‘미움받을 용기’를 가지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이겠다. 

 

 

 

 

 

  

9. 우리가 어떠한가가 중요하다 : 에밀 시오랑의 글을 좋아한다.

 

 

....................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낫다고 할 수 없으며, 어떤 생각이 다른 생각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 왜 당신은 자신의 슬픔을 슬퍼하고, 기쁨을 기뻐하는가? 우리의 눈물이 쾌락에서 오든 고통에서 오든 무슨 상관인가? 당신의 불행을 사랑하고, 당신의 행복을 혐오하라. 모든 것을 뒤섞고, 모든 것을 휘저어라. (...) 세상에서 얻을 것이나 잃을 것이 있겠는가? 얻는 것이 잃는 것이고, 잃는 것이 곧 얻는 것이다.(206~207쪽)
- 에밀 시오랑,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에서.
....................

 

 

‘얻는 것이 잃는 것이고, 잃는 것이 곧 얻는 것이다.

 

 

이 글을 이렇게 해석해 봤다.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불운을 겪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대통령이란 높은 직책을 얻었으나 다른 소중한 것을 잃었다. 만약 그들이 대통령으로 뽑히지 못해 대통령이란 직책을 얻지 못했다면 다른 소중한 것을 잃지 않았으리라. 무엇을 얻는 것은 다른 무엇을 잃는 것이다.

 

 

인기 가수로서 명성을 얻은 어떤 이는 더 이상 히트곡을 내지 못해 방송 출연을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심한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을 시도했다. 그는 인기 가수로서 명성을 얻었으나 다른 소중한 것을 잃었다. 만약 그가 인기 가수로서의 명성을 얻지 못했다면 다른 소중한 것을 잃지 않았으리라. 무엇을 얻는 것은 다른 무엇을 잃는 것이다.

 

 

내가 에밀 시오랑의 글을 읽고 싶은 이유는 뭘까? 나는 왜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를 읽고 나서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를 찾아서 구입했을까?

 

 

나는 에밀 시오랑을 닮지 않았지만 그의 어둡고 깊은 글을 음미하는 재미를 안다. 그가 통찰력을 발휘한 글을 읽는 재미를 안다.

 

 

이런 글을 음미해 본다. 

 

 

....................
어떤 사람들은 불행을, 또 어떤 사람들은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어느 쪽이 더 불쌍한가?(24쪽)
- 에밀 시오랑,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에서.
....................

 

 

불행이란 겪고 나면 끝인 경우가 많다. 과거의 불행이 현재의 불행으로 이어지는 일도 있지만 과거는 불행했지만 현재는 행복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강박 관념에 사로잡혀서 불행한 사람의 경우엔 그 불행이 그가 죽기 전까지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불쌍한 게 아닐까?

 

 

이를 뒷받침해 주는 글.

 

 

....................
불안한 사람은 성공과 좌절 사이에서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어느 것에 대해서도 그의 반응은 같다. 두 가지 모두 그의 마음을 혼란케 한다.(161쪽)
- 에밀 시오랑,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에서.
....................
 


어떤 강박 관념에 사로잡히면 불안과 공포가 따르기 마련이이서 불행해지기 십상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세계가 어떠한가?’가 아니라, ‘우리가 어떠한가?’ 하는 점이네. <미움받을 용기>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

 

 

같은 상황에서도 마음가짐에 따라 행복이나 불행의 오솔길을 걸을 수 있다는 걸 나도 경험해 봐서 안다. ‘세계가 어떠한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어떠한가’가 중요하다는 것이지.

 

 

“그렇다면 마음가짐만 중요하고 환경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인가요?”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나의 대답은 이렇게 되리.

 

 

“환경을 바꾸기는 어렵잖아요. 그러니 우리의 마음을 바꿔 보자고요.”

 

 

 

 

 

 

 

 

 

 

 

 

 

 

 

 

 

 

 

 

 

10. 무엇에 주목하는가가 관건이다 : 같은 봄이건만, 봄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봄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의 차이는 무엇인가?

 

 

봄을 좋아하는 사람은 봄의 장점에 주목한 것이고 봄을 싫어하는 사람은 봄의 단점에 주목한 것이라고 본다.

 

 

봄의 장점, 이를 테면 포근한 햇살, 부드러운 바람, 피어나는 꽃에 주목하는 사람은 봄을 좋아하고, 봄의 단점, 이를 테면 황사, 꽃샘추위, 일교차가 심한 것에 주목하는 사람은 봄을 싫어하는 것.

 

 

역시 ‘세계가 어떠한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어떠한가’가 중요한 것 같네. 

 

 

봄뿐이겠는가? 인생도 마찬가지겠지. 자기 인생의 나쁜 면에 주목할 것인가, 좋은 면에 주목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이겠다.

 

  

그래서 “환경을 바꾸기는 어렵잖아요. 그러니 우리의 마음을 바꿔 보자고요.”라는 말을 이렇게 고쳐 써 본다.

 

 

“인생을 바꾸기는 어렵잖아요. 그러니 우리의 마음을 바꿔 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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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03-28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을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의 관점 차이!
사람 관계에서도 똑같을듯요^^ 유레카!ㅎ
저도 미움받을 용기 구입했어요. 읽어야지~~

오늘은 남 의식하지않고 싫으면 싫다고 말해야겠어요^^

페크pek0501 2015-03-28 15:24   좋아요 0 | URL
님이 저에게 팁을 하나 주셨어요.
사람 관계에서도 똑같다는 것. 저는 생각 못했어요. ㅋㅋ
그래서 마지막 10번의 글을 고쳤습니다.

˝봄뿐이겠는가? 인생도 마찬가지겠지. 자기 인생의 나쁜 면에 주목할 것인가, 좋은 면에 주목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이겠다.˝

요걸 넣었지요. 그래서 5센티 정도 글이 좋아진 것 같아요.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어요. 워쨌든 님에게 감사...
감사합니다. 좋은 봄날 보내시길...^^

stella.K 2015-03-28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러의 저 책은 읽을까 하다가 포기했어요.
그런데 좀 후회가 되네요.ㅋ
하지만 어찌보면 저 책은 일본 사람들한테 맞는 책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요.
일본 사람들의 대체적인 국민성이 남한테 피해 안 주려고 하는 속성이 강하다잖아.
도덕성도 높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대뽀적 성격이 강하고. 오죽하면 올해의 화두가 `배려`라 잖아요.

저도 이상하게 김밥이 작년부터 못 먹겠더라구요. 체한 것도 없는데...
그래도 하나 정도는 권하는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먹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언니 잘 하셨다구요.ㅋ

정말 언제부터 미세먼지랑 황사를 구분해야 하는 세상에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여름부턴 덜하니까 저는 참고 견딜랍니다.
추운 건 점점 못 견디겠더군요.ㅠ

페크pek0501 2015-03-29 23:10   좋아요 0 | URL
아, 반가운 스텔라님.
저는 말이죠. 권하는 김밥을 사양해도 상대가 기분 나뻐하지 않는 그런 문화가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 들어요. 솔직한 것도 좋게 봐 주는 문화요. 서로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거죠.
그러면 혹시 우리 모두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어요.
<미움받을 용기>는 읽고 후회하지 않을 책이라고 확신하는 바입니다요...

저는 겨울이 참 좋더라고요. 옷을 여러겹으로 따뜻하게 입고 모자 쓰고 목도리까지
하고 나면 겨울이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이 겨울이 간다고 생각하니 좀 섭섭하네요.
모든 계절과의 작별이 섭섭한 걸 보면 제가 나이 먹었나 봐요. ㅋㅋ
 

 


근심 많은 우리의 삶.

 

 

봄이 왔지만 내 마음은 봄이 아니네.

 

 

요즘 몇 개의 근심들이 내 머릿속에 박혀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래 머물 모양이다.

 

 

근심이 있어도 책을 읽는다.

 

 

책을 읽다가 발견한 이 글.

 

 

맘에 들어 옮겨 본다.

 

 

....................
우리가 한여름에 사과나무 아래서 레모네이드를 마시면서 윙윙거리는 꿀벌들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면 삼촌은 즐거운 이야기를 끊고 불쑥 큰 소리로 외쳤다.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랴!"

그래서 지금은 나도 그러고, 내 자식들도 그러고, 내 손자들도 그런다.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부탁하건대, 행복할 때 행복을 느끼고 그 순간에 나처럼 외치거나 중얼거리거나 머릿속으로 생각해보라.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랴!"

 

- 커트 보니것, <나라 없는 사람>에서.
....................

 

 

“당신은 어떤 글을 좋아합니까?”라고 지금 묻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글을 좋아한다고 답하리라. 이 글을 보자마자 반해 버려 세 번을 반복해 읽었다.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랴!”

 

 

이 문장을 넣어 나도 써 본다.

 

 

 

네 식구가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맥주와 사이다를 시켰다.

하하하~~~ 호호호~~~.

끊이지 않는 웃음소리와 이야기들이

듣기 좋은 음악처럼 흐르는 저녁.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랴!

 

 

 

외식하고 나서 걷는 길에서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을 만났다.

봄바람이 우리의 이마를 부드럽게 스쳐 지나가는 저녁.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랴!

 

 

 

외출했다가도 언제나 돌아올 수 있는

포근한 집이 있다는 게 왜 이리 감사할까?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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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3-20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언니와 이렇게 댓글 주고 받는 것.
이것이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겠습니까?ㅋㅋ

페크pek0501 2015-03-21 16:52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제가 님의 서재에 가서 댓글을 두 개나 쓰고 두 번이나
행복을 느끼고 왔다는 거 아닙니까... 하하하~~~

행복은 느끼는 자의 것.
아무리 행복한 환경에 있더라도 본인이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행복한 게 아닌 거죠...

yamoo 2015-03-20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네거트의 소설이 3권 있는데, 여전히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갈라파고스 정도는 꼭 읽을 요량입니다~

페크pek0501 2015-03-21 16:55   좋아요 0 | URL
으음~~ 그 세 권의 책이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저는 이 작가한테 아무래도 빠져들 것 같은 예감이에요.
글을 아주 맛있게 쓰더라고요. 심오한 명언이 많이 담겨 있으면서도
유머가 있어요. 가벼움과 무거움의 적절한 조화, 라고나 할까요...
더 읽어 보고 좋을 글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세실 2015-03-25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개의 근심도 지나고나면 별거 아닌데.....

어제 성당 지인들과 말자쌀롱(저렴한 맥주집)에서 크림 맥주랑 치즈스틱 먹는데 `아 행복해라` 생각 했어요.
그저 단순하게 사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지요.
오늘 오전에 행사 끝나고, 지금은 여유롭게 노니는것도 행복합니다.
마음 먹으면 작은 행복은 도처에 있네요.

페크pek0501 2015-03-27 14:46   좋아요 0 | URL
말자쌀롱... 이름이 맘에 듭니다. 하하~~

이 봄, 잘 지내고 계십니까?
물론, 세실 님은 잘 지내고 계시겠지요.
저는 어제까지 4일 내내 외출하고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방~ 콕~ 할 예정이에요.

아, 월요일이 오는 게 싫어염...
싫다고 생각하니까, 월요일이 어찌나 빨리 오는지... ㅋㅋ
 

 

그저께 약국에서 나오면서 후회했다. 병원에서 ‘테니스 엘보’를 치료하기 위한 주사를 오른팔에 맞고 약국에 약을 사러 들어갔는데, 흰 가운 입은 여자 약사가 거스름돈을 내게 주고 나서 비타민 영양제를 먹어 보라고 준 것을 먹는 게 아니었다고 후회했다. 먹기 싫은 것을 참고 받아먹은 것을 후회했다는 얘기다.

 

 

“이거, 먹어 보세요. 비타민 영양제인데 아주 좋은 약이에요.”
…….”
“이 영양제를 사라는 게 아니고 그냥 먹어 보라는 거예요. 씹어 먹으면 돼요.”

 

 

웃으면서 상냥하게 말하는 약사의 이 말이, 내가 비싼 약을 공짜로 받아먹음을 감지덕지해야 한다는 말로 들렸다. 그래서 감지덕지하지도 않으면서 약사가 바라는 대로 감지덕지해 하며 받아먹었다. 순간적으로 까칠한 사람으로 보이기 싫었기 때문이다. 

 

 

약을 팔기 위해 홍보하는 것까진 좋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상대방이 무조건 공짜를 좋아할 거라고 착각하는 걸까? 왜 상대방이 먹기 싫어할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지 않을까? 왜 거스름돈을 만진 손으로 약을 주면 청결하지 못함에 상대방이 불쾌할 수도 있음을 생각하지 못할까?

 

 

난 돈을 만진 그 더러운 손으로 준 영양제를 받아먹기가 괴로웠다. 그리고 또 하나, 그때 뭘 먹기가 싫었다. 먹고 나면 입가심을 하고 싶잖아. 그런데 물이 없잖아. 설사 물이 있더라도 겨우 그 콩알만한 영양제를 먹고 배부르게 물 한 컵을 마시고 싶지 않잖아. 

 

 

다음부턴 먹지 않을 테다. 까칠한 사람으로 보여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테다.

 

 

앞으로 또 똑같은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연구해 봤다.

 

 

“이거, 먹어 보세요. 비타민 영양제인데 아주 좋은 약이에요.”

 

 

1) 지금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요.
2) 저는 뭘 먹으면 꼭 입가심을 해야 돼서 귀찮아 안 먹을래요.

3) (웃으면서) 하루 종일 돈을 만진 그 더러운 손으로 영양제를 주시면 어떡해요?

 

 

셋 중 어느 게 제일 나을까 생각 중이다. 까칠한 사람으로 보여도 할 수 없다.

 

 

<미움받을 용기>에서 철학자도 말하지 않았던가.

 

 

..........
철학자    단적으로 말해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일세.
청년       네? 무슨 말씀이신지?
철학자    자네가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것. 그것은 자네가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증거이자 스스로의 방침에 따라 살고 있다는 증표일세.(186쪽)

 

- 기시미 이치로 · 고가 후미타케 저, <미움받을 용기>에서.
..........

 

 

앞으로 스스로의 방침에 따라 살겠다.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걸 감수하며 살겠다. 자유롭게 살겠다.

 

 

나, 깔끔 떠는 까칠한 사람 맞다. 이렇게 인정하고 말 테다.

 

 

 

 

 

 

 

 

 

 

 

 

 

 

 

 

 

 

 

 

 

 

................................
<후기>

 

여러분은 이럴 경우에,

 

 

까칠한 사람으로 보여서 받는 스트레스의 크기와 먹기 싫은 것을 억지로 먹어서 받는 스트레스의 크기 중 어느 것이 더 클까를 생각해 보면 되겠죠?

 

 

상대방이 무안할까 봐 억지로 먹는 경우도 있겠습니다.

 

 

중요한 건 먹을 것을 권할 땐 상대방이 싫어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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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03-13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전 먹는거라면 다 받아 먹어요^^ 먹을거 잘 받아 먹는것= 복이 온다고 하잖아요.
적고보니 그래서 살이 찌나봐요. ㅜㅜ
저도 낼부턴 무조건 안받을테얏~~~~ ㅎㅎ

페크pek0501 2015-03-14 11:07   좋아요 0 | URL
하하하~~~
그냥 세실 님은 받아 드시는 게 좋겠어요. 정말 복이 오나요? 그럼 먹어야겠는걸요...
여기서 님과 저의 성격 나옵니다. 저보단 님이 더 성격이 좋다는...
이미 저는 님의 글에서 눈치챘사옵니다. 글은 정직해서 그 사람을 드러내거든요.
저는 까칠한 편에 속하면서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형이에요.
남이 보면 무난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는...
제 친한 친구들은 잘 알죠.

조직 생활을 할 땐 제 주장을 하지 않고 다수의 의견에 맞추어 주는 스탈이에요.
쫄병 기질이 있어서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해요.
전, 쫄병이 좋아요. 헤헤~~

2015-03-13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14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13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14 1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5-03-13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는 먹기 싫으면 `됐습니다!`합니다. 별로 생각하지 않고 제 느낌을 바로 말해버리는 스탈이라서뤼~ㅎㅎ

근데, 페크님은 세심하게 생각하시는 듯~^^
거절한다해서 까칠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어요~ 상대편을 생각지 않고 무작정 권한 사람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페크pek0501 2015-03-14 11:26   좋아요 0 | URL
딩 동 댕...
야무 님이 정답을 말씀하셨습니다. ˝됐습니다.˝라고... ㅋ

거절하려면 까칠을 생각하게 되어요. 아마 제겐 까칠하게 보여선 안 된다는 어떤 강박관념이 있는 모양이에요. 이것도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고 사는 증거일까요?

어쨌든 이런 글까지 올렸으니 앞으로 제가 달라지겠죠.
저에게 용기를(남에게 미움받을 용기) 주고자 썼습니다.
다짐의 글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마녀고양이 2015-03-14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언니, 고민하시는 모습이 완전 이뽀여.... 까칠해보이는 것이 두려운 맘과 먹기 싫은 것을 먹어야 했던 불쾌감과 더불어... 나는 거절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부분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불편감...이 저는 가끔 드는데 언니는 어떠셔요? ♡♡

페크pek0501 2015-03-17 09:09   좋아요 0 | URL
오우!!!!! 마고 님 안뇽? 반가워요.

요즘 뭔가 판단하려 할 때 두뇌 작동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상대방이 싫어할 것 같은 상황에선 거절을 못하고 나중에 후회한답니다.

말이란 한 번 내뱉고 나서 후회가 되어도 주워 담을 수 없어서 어려워요.
말하기보단 글쓰기가 쉽지요. 수정할 수 있으니까요.

점점 바보가 되어가고 있구나, 요즘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총명함, 명석함... 뭐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그래도 랄라~~
자주 봐요 마고 님...
 

 


2015년 3월 3일

 

오늘 어느 님의 서재에 이런 댓글을 남기고 왔다.

 

“아, 어쩌면 이렇게 글을 맛나게 쓰십니까? 읽어 내려오면서 기분 좋네요. 잘 쓴 글은 원래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 좋아지게 하는 뭔가가 있는 거죠. 글을 읽으면 님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어요. 님을 알고 지내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는 페크입니다. ^^”

 

상대가 기분 좋을 말을 내가 했다는 얘기다.

 

그리고 며칠 전에 초중고 방과후학교 영어 강사로 일하는 지인을 만났는데, 내가 축하해 줄 일이 있어서 마음껏 축하해 주었다.

 

“저, 어느 고등학교 1학년 담임을 1년 동안 맡게 됐어요. 그래서 방과후 강사는 1년간 안 하기로 했어요.”

 

“어머, 잘 됐어요. 축하해요. 요즘 경기도 안 좋고 해서 나쁜 소식만 접했는데 선생님처럼 좋은 소식을 전해 주는 사람을 만나니 기분 좋네요.”

 

상대가 기분 좋을 말을 내가 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렇게 상대 기분을 좋게 만드는 말을 하는 내게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할지 모르겠다.

 

“이봐! 돈 안 드는 말이라고 그렇게 막 해도 되는 거야?”

 

이에 대한 나의 답변.

 

“돈 안 드는 말인데 좀 막 하면 안 돼? 왜 그렇게 사람들은 돈도 안 드는 좋은 말을 아끼는 거야?”

 

난 돈도 들지 않는 데다 진심을 말했을 뿐인데 뭐 잘못 됐나?

 

 

 

 

 

 

 

2015년 3월 4일

 

글을 쓰고 며칠 지나서 읽어 보면 수정할 곳이 생긴다. 어떤 때는 생각하려고 했던 것도 아닌데 걷다가 또는 딴 일을 하다가 갑자기 생각나기도 한다. ‘아, 그게 아닌데, 잘못 썼구나. 고쳐야겠네.’

 

예전에 어느 일간지의 리포터로 일하면서 기고한 적이 있는데 나중에 인터넷으로 보니 틀린 데가 있었다. 문단 구성을 잘못했고 띄어쓰기가 틀렸다. 그것도 ‘글쓰기’에 관한 글을 쓴 것이었는데 말이다. 어쩌나...

 

완벽주의자로 사는 일이 자신도 없지만 삶이 피곤해질 것 같아 대충 살고 싶은데, 글쓰기는 완벽주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글쓰기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글쓰기와 독서를 다 좋아하지만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독서다. ‘어렵게’ 글을 쓰는 것보단 ‘쉽게’ 책을 읽는 게 더 좋다.

 

내가 최근에 쓴 글에서 틀리게 썼던 것들을 정리해서 <싱거운 후기>라는 제목으로 오늘 서재에 올렸다. 창피한 일이기도 하지만 뭐 어떤가? ‘어제보다 나은 오늘’에 가치를 두면 되는 거지.

 

 

 

 

 

 

 

2015년 3월 5일

 

상대가 기분 좋을 말을 하고 다녔더니, 다시 말해 좋은 일을 하고 다녔더니, 다시 말해 덕을 쌓았더니 내게도 좋은 일이 생겼다.

 

학교 두 군데에 논술 강사로 나가고 있는데 그중 한 초등학교에서 내 수업의 수강 신청자가 많아 정원을 초과하여 대기자만 10명이라는 걸 학교 홈피에서 확인했다. 한마디로 내 수업이 대박이 났다는 것. 학교란 곳이 잡무가 많아 그만둘까 생각도 했는데, 이렇게 되면 생각이 달라지네. 학생 수가 많아지면 강사료가 많아지기 때문이지. 

 

오늘도 학교로부터 이런 문자를 받았다. ‘외부 강사님들은 운영계획서와 학습지도안을 작성해서 학교 홈피에 올려 주세요.’

 

아, 싫다 싫어. 출석부 명단과 수납요구서도 작성해야 하는데...

 

학생들만 가르치라면 얼마든지 하겠다. 그런데 컴퓨터 작업을 해야 하는 잡무가 많은 건 싫다.

 

이런 내게 ‘또 다른 나’가 이런 말을 한다.

 

“건방을 떨지 말고 일자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일해. 나중에 나이 많아지면 학교 강사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수가 있어.”

 

이에 대한 나의 답변.

 

“아, 예 예 예. 그렇고 말고요.”

 

 

 

 

 

 


...............................................
예전에 써 놓았던 걸 이제야 올린다.
쑥스러워서 올리지 못한 모양이다.
오늘, 뻔뻔해지기로 했다.
뻔뻔해지지 않으면 한 편도 올리지 못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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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3-13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축하해요!
일이라는 게 또 그렇긴 하죠. 좋은 일이 있으면 귀찮은 일도 있어요.
그래도 좋은 거 생각하면 그런 일쯤은 그냥 가쁜하게 이기세요.
언니는 수퍼 울트라 긍정 액션왕이시잖아요.ㅎㅎ

저도 요즘 예전에 하는 일을 다시 준비중인데 정말 더 나이 먹으면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생각을 고쳐먹었더니 신이 나더군요. 현실은 아무 것도 되어 있는 것이 없는대도
말입니다. ㅋㅋ
옛날엔 겁도 많고 귀찮고 그랬거든요. 마음 한 번 고쳐 먹는다는 게 이렇게
어렵고도 간단한 문제였을까? 제가 생각해도 제가 좀 웃기는 것 같더라구요.ㅎㅎㅎ

페크pek0501 2015-03-13 13:44   좋아요 0 | URL
하하~~

나이 먹으면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아주 중요한 것 같아요.
예전엔 일을 할 때 튕기면서? 했는데 요즘은 겸허하게 낮은 자세로 일하려고 해요.
나이 생각하고 말이죠. 이삼십대의 젊은 강사들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없다는 생각에 열심히 하게 돼요.

이 후진 글에 달린 댓글을 우정의 표시로 접수합니다. 랄라 ~~

세실 2015-03-13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님의 칭찬엔 진정성이 느껴져서 좋아요~~~~
올바른 피드백도 격려와 칭찬이라고 합니다.

오홋 아이들이 싫어하는 논술을 얼마나 재미있게 하시면 대기자까지 있을까요?
역쉬~~~ 아이들에게도 인기쟁이 페크님^^

페크pek0501 2015-03-13 13:47   좋아요 0 | URL
하하~~

논술은 학부모들이 열광한답니다. 독서를 하고 글을 잘 써야 공부도 잘한다는 생각을 하니까요.
아이들은 지루해 할 수도 있어서 낱말 게임, 문장 게임 같은 것을 합니다.
종이 울리는 데도 더하자는 학생도 있답니다. ㅋㅋ
프로그램 연구를 많이 한답니다.

이 후진 글에 달린 댓글을 우정의 표시로 접수합니다. 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