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들려준 이야기 - 호손의 인생 수업
너새니얼 호손 지음, 윤경미 옮김 / 책읽는귀족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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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바위 얼굴’을 인상적으로 읽고 난 뒤 구매해 읽었다. 행복, 운명, 사랑, 미래, 가치, 진실, 낭만 등에 관한 이야기로 일곱 편의 소설이 실려 있는데, ‘큰바위 얼굴’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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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오찬호 지음 / 북트리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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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는 있으되 간과하기 쉬운 문제들에 대해 읽기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환경, 지역 격차, 교육, 난민, 장애인, 노동자, 젠더, 소득 불평등, 정치 등에 대해 논한다.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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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한 해인 1988년에 시어머니는 55세였다. 그해 시어머니의 생일날이 되었을 때, 나는 백화점에서 미리 사 놓은 옷을 생일 선물로 드렸다. 할머니가 입을 법한 디자인의 흰 스웨터였다. 시어머니는 그 옷을 반기지 않는 눈치였다. 시누이가 옆에서, 이건 할머니들이 입는 옷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시어머니는 할머니가 아니니 옷을 잘못 샀다는 뜻이었다. 그 뜻을 이해할 수가 없어 나도 모르게 "어머님이 할머니시잖아요"라고 말해 버렸다. 해선 안 될 말이었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어린 외손자가 있어서인지 내 눈엔 영락없이 노인이었다. 아니 20대 며느리였던 나의 눈에는 50대들이 다 늙어 보였으리라. 시어머니는 노인 옷이라며 흰 스웨터를 장롱 깊숙이 넣어 두셨다. 지금 그때를 돌아보면 죄송할 따름이다. 50대라도 마음은 젊다는 것을 몰랐다. 노인 취급을 받는 게 기분 나쁘다는 것도 몰랐다. 난 철부지 새색시였다.



그로부터 35년이 흘렀다. 35년 전의 시어머니보다 나이가 더 많은 나는 나를 노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외모가 젊어진 것도 이유이지만, 그것보다 예전의 시어머니처럼 마음이 젊은 것이 더 큰 이유겠다. 난 청바지를 즐겨 입고 운동화를 즐겨 신고 발레를 배우러 다니며 젊게 산다.



몇 년째 발레 학원에서 발레를 즐겁게 배우고 있다. 발레를 하면 몸을 유연하게 만들어 건강에 이롭고 몸매 관리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발레를 하는 동안 내 나이를 잊고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나이가 더 들면 몸이 따라 주지 않아 발레를 하지 못할 것 같아서 발레를 하는 시간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발레 선생이 나에게 스트레칭 자세가 많이 좋아졌다며 칭찬해 준 날이 있었다. 집에 와서 20대 작은딸에게 발레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았다고 하니 "그건 엄마가 발레 학원을 오래 다니게 하기 위한 립서비스야"라고 말을 해서 웃음이 나왔다. 내가 잘해서 칭찬을 받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딸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이럴 땐 내가 딸의 보호자가 아니라 딸이 나의 보호자 같다. 상황의 반전이다.



길을 가다가 아장아장 걷는 아이와 손을 잡고 가는 여성을 보면 부럽다. 귀여운 아이와 함께 있는 아이 엄마가 부러운 것이다. '저럴 때가 행복한 건데 본인은 모르겠지'하고 짐작한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울 땐 행복한 줄 몰랐으니까. 육아로 힘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딸만 둘인 나는 두 애가 어렸을 때 놀이터에서 놀고 땀을 흘리며 들어오면,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긴 머리를 드라이어로 말려 주었다. 육아와 집안일을 하면서 과외 교사로 일하느라 바쁠 때여서, 난 아이들 키우는 재미를 몰랐고 하루하루가 힘들게 느껴졌다. 그 시절로 단 하루만이라도 돌아가서 아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얼마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었던가.



당시 밤 11시가 넘어 아이들과 남편이 다 잠들고 나면 조용한 시간이 너무 좋아 30분쯤 거실에 홀로 우두커니 앉아 있기도 했다. 잠이 와서 하품이 나왔지만 그 조용하고 자유로운 나만의 시간이 아까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어느 해 남편이 생일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집에 나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 달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남편이 쉬는 날 남편에게 애들을 맡기고 친구를 만나러 나가려면 따라나서는 애들 때문에 애를 먹었다. 난 '오늘 하루만이라도 애들 없이 자유롭고 싶다'라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현재 나는 어떠한가? 내가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같이 보자고 하면 애들은 스마트폰을 보느라 각자 자기 방에 박혀 거실로 나오질 않는다. 과거엔 내가 혼자 있고 싶어 했고 애들은 나와 함께 있고 싶어 했는데, 이젠 정반대로 애들이 혼자 있고 싶어 하고 나는 애들과 함께 있고 싶어 한다. 상황의 반전이다. 요즘 내가 연로한 친정어머니를 보살펴 드리고 있는데, 언젠가는 내가 아이들의 보살핌을 받게 될 것이다. 인생길에 상황의 반전이 있음은 겸손을 배우게 한다.




.......................................

경인일보의 오피니언 지면에 실린 글입니다.

종이 신문에는 내일 날짜로 게재됩니다. 

아래의 ‘바로 가기’ 링크를 한 번씩 클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문 ⇨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31116010003502




인용한 책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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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23-11-16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공감했다가,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했다가 그러고 있네요.
진짜 예측불허의 인생길 입니다. 저도 페크님처럼 멋지게 세월을 맞이할래요^^
어느덧 다음 달이 마지막 칼럼 기고군요. 그간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서재에 좀 더 자주 오시기를 ㅎㅎ

페크pek0501 2023-11-17 13:00   좋아요 1 | URL
인생은 예측불허에다가 반전이 있으니 누구의 흉도 보면 안 될 같습니다. 똑같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거든요.
저처럼 멋지게 세월을 맞이하시겠다고요? 무슨 말쌈을...ㅋㅋ 건강을 위해 처음엔 헬스클럽을 다녔는데 어찌나 시간이 안 가던지 그만두었죠. 어느 날 동네 산책을 하는데 무용 학원이 눈에 띄는 거예요. 아, 무용을 해 보자, 그랬지요. 그래서 현대무용을 배우다가 발레를 배우게 됐어요. 발레를 하면 시간도 잘 가고 땀도 많이 흘려 좋습니다.
연재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내년부터는 물감 님처럼 이달의 당선작,에 뽑히기 위해 노력하며 살꼬예요ㅋ

꼬마요정 2023-11-17 0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 역시 멋진 글을 쓰실 줄 알았습니다!! 걱정하시더니 반전이네요 ㅎㅎㅎ
발레 선생님이 하신 말씀 립서비스만은 아닐 거예요. 꾸준히 발레 하셨으니 당연히 자세가 좋아지시지 않았을까요? 발레 선생님도 뿌듯하고, 페크 님도 뿌듯하고 너무 좋아요^^ 페크 님 글이 우아하다고 느꼈는데 발레를 하셔서 그런가 싶네요.
시간이 정처없이 흐릅니다. 벌써 다음 달이 마지막이시군요. 고생많으셨어요^^

페크pek0501 2023-11-17 13:02   좋아요 2 | URL
반전!, 이라니 그 표현이 반전이십니다.
립서비스도 약간 있고 격려의 뜻도 있지 않을까요.
하하~~ 우아함과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그래서 발레가 재밌어요. 이색적이라고나 할까요..ㅋㅋ
벌써 새해 달력이 나왔더라고요. 감사합니다.^^

얄라알라 2023-11-17 0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너무 좋아요....

흰 스웨터에 그런 깊은 사연이.

페크pek0501 2023-11-17 13:04   좋아요 1 | URL
하필 발레 이야기를 넣은 이유는, 55세밖에 안 된 시어머니에게는 노인 취급을 하고는 정작 자신은 더 나이가 많으면서 젊은 여성들이 많이 배우는 발레를 하잖아요. 발레는 이 글에서 젊음의 상징, 인 셈입니다.
이 글의 주제는 상황의 반전으로 배우는 겸손, 이 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호시우행 2023-11-17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이들면 늙어지는 대로..... 너무 애쓰지 마세요.ㅎㅎ

페크pek0501 2023-11-17 13:05   좋아요 0 | URL
오! 애쓰는 걸로 보이셨군요. 오해십니다. 발레를 하면서 저 나름 즐기는 겁니다.
외모가 젊어지려면 얼굴 마사지 받으러 다녀야 하는 건데 그건 귀찮아서 딸이 쿠폰 끊어 주겠다고 해도 사양합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새파랑 2023-11-17 1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생은 그때 그때의 재미가 있는거 같아요. 지나고 보면 다 아쉽고. 언제나 반전의 반전이고~ 겸손을 배우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3-11-17 13:07   좋아요 2 | URL
저도 상황의 반전으로 배우는 겸손, 을 잊지 않겠습니다.
오늘 발레 하고 나오다 보니 눈이 조금 아주 코딱지만큼 내리더라고요, 가족 톡에 첫눈 온다, 고 보냈는데
마트 들렀다가 나오니 안 오네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호시우행 2023-11-17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저도 88년 3월초에 늦장가간 칠십대노인이거든요.

페크pek0501 2023-11-17 14:39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시군요. 그 행운의 88년도의 동기생이네요. 반갑습니당~~.
블로그의 좋은 점은 나이와 상관 없이 동료처럼 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호시우행 님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자주 뵙기를...^^

2023-11-17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7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3-11-17 2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오늘 글 정말 좋은데요? 이 글이야 말로 반전입니다. ㅎㅎ
역시 밤이 주는 매력이 있죠.
저도 하루를 마치고 자리 펴 놓고 TV 보는 시간이 젤 좋더라구요.
하루 중 혼자 누리는 30분. 아마도 그것이 언니를 건강하게 살게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페크pek0501 2023-11-18 10:34   좋아요 2 | URL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저 글을 쓰기 전에 글감을 못 찾아 긴 시간을 헤맸었기 때문에 글감이 떠오르자마자 단숨에 초고를 썼어요. 그리고 휴~ 살았다, 그랬죠. 펑크 낼까 봐 걱정이었거든요. 저는 프로가 되려면 한참 멀었어요. 공부가 많이 필요함을 절감해요.
스텔라 님의 말이 맞아요. 힐링 시간인 셈이죠. 하루를 마치고 누워 있는 시간이 저도 제일 좋아요!!!

2023-11-19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20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9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20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3-11-19 2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시간이 지나면서 체감하는 것들은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이전의 세대와 지금 세대의 나이에 대한 생각도 건강이나 외모도 많이 다를 것 같고요. 하루에 약간의 시간이라도 혼자 있는 시간은 꼭 필요해요. 아무 생각하지 않는 시간도요. 전에는 그런 게 필요하다는 걸 몰랐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네요.
이번주 많이 춥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3-11-20 09:54   좋아요 2 | URL
시간에 따라 많이 달라져 보이죠. 요즘은 노인들이 젊게 사셔서 아마 제가 샀던 흰 스웨터를 아무도 입지 않을 것 같네요. 우리 외할머니가 그런 옷을 입으신 적 있어 그땐 그런 옷을 사야 되는지 알았어요.
요즘 좋은 점은 혼자 자유로운 시간이 있다는 거예요.
오늘도 추운지 모르겠네요. 아파트에 사니 밖의 날씨를 잘 모르겠어요. 추운 겨울이지만 마음은 따뜻하게 보내셔요.^^

희선 2023-11-20 0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지나고 나서야 그때가 좋았다는 걸 알기도 하네요 그러면 지금 또한 좋은 거겠습니다 발레 오래 하셔서 칭찬 받으신 걸 거예요 꼭 발레 학원에 오래 다니기를 바라고 한 말은 아닐 겁니다 좋은 말은 좋은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지요 이제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기면 괜찮겠습니다

페크 님 발레 오래 하셔서 몸뿐 아니라 마음도 건강하실 겁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3-11-20 09:59   좋아요 1 | URL
지나고 나야만 알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당시엔 소원이 나 혼자 하루를 보내는 거였어요. 아마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러면서 애들을 키울 것 같네요.
그러니까 ‘현재를 즐겨라‘가 되겠습니다. 발레 자세에 대한 칭찬은 기분 좋았어요. 칭찬보다 지적이 많은 발레 시간이거든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다가 저의 친정어머니 정도의 나이에 이르면 자식이 찾아와 주면 반가워 하지요.
솔직히 암 같은 큰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다면 발레의 즐거움을 기꺼이 포기하죠. 하하~~ 건강을 위해 뭐든 운동해야 하잖아요. 헬스클럽은 재밌없고 그 대안이 저에겐 발레였답니다. 발레는 의외로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이라 좋습니다. 희선 님도 건강한 겨울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3-11-20 2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쓰셔서 제출하셨군요.ㅎ 시작이 반이라니까요.
맞아,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아이들 손잡고 걸어가는 엄마들 보면 그런 생각 자주 했어요. 그때가 제일 행복할 때인데 아마 모를 걸, 하고 아이들을 보면 우리 얘들도 저때가 있었는데 더 안아주고 놀아주지 못한 게 후회되더라구요. 되돌릴 수 없는 게 시간이라 더욱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날씨가 점점 추워지니 나가서 걷는 게 꾀가 나기 시작하네요. 다시 홈트 요가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ㅎ
따뜻하게 꿀잠 주무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3-11-21 12:48   좋아요 0 | URL
펑크를 면해서 다행이었어요.ㅋㅋ
아이 키워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은 다 공감할 듯해요. 혼자만의 달콤한 시간도요.
저 역시 집콕이 가장 좋아요. 다음달에 건강검진 해야 하는데 늘 의사로부터 듣는 얘기는 운동 시간을 늘려라, 예요. 저혈압이었는데 조금씩 오르고 다른 것도 예를 들면 몸에 좋지 않은 콜레스테롤 수치도 조금씩 오르고요. 게다가 친정어머니가 당뇨병 있어서 가족력 때문에 제가 운동 많이 해야 하는데, 운동하면 기분 좋아지는 건 의학적으로도 증명이 되는 일인데 그러나 우리는 운동이 귀찮잖아요. 막상 나가면 괜찮은데 나가기까지 귀찮은 마음이죠. 요즘 TV 보면서 실내자건거 타는데 30분이 길어서 20분으로 줄임. 실내자전거 추천! 좋은 날 보내세요.
 




1. 자신과의 대화

백지의 공포를 아는가? 

작가가 절필하는 이유를 아는가?


이 두 가지를 나는 알 것 같다. 이 달이 칼럼 연재 23개월째인데 나는 마감 날까지 글이 써지지 않을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 글이 써지지 않고 마감 날이 닥치고 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4주에 한 번씩 기고하는 일이 이번처럼 어렵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글감을 찾느라 나의 머릿속은 바빴지만 좀처럼 글감을 찾을 수가 없었다. 


페크1 : 계속 이렇게 글을 쓰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페크2 : 그러면 신문사에 글을 못 보내는 거지.

페크1 : 그럼 어떻게 되는 거지?

페크2 : 망신은 나의 것이지. 신문사에 민폐를 끼치는 거고. 

페크1 : 미리 신문사에 개인 사정으로 인해 이번엔 칼럼을 제출할 수 없다고 말해 보는 건 어떨까? 그러면 신문사 측에서 내 글을 대신할 다른 글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거니까. 

페크2 : 그것도 망신은 나의 것이지. 신문사에 민폐를 끼치는 거고. 

페크1 : 그럼 나보고 어쩌란 말이야?

페크2 : 써야지. 무조건 써야지. 이번엔 네 이야기를 쓰는 건 어때? 다른 데서 글감을 찾지 말고 너의 이야기를 써 봐. 


이리하여 페크는 드디어 자기 이야기를 써서 칼럼의 초고를 완성했다. 앞으로 4일간 퇴고를 열심히 해서 더 나은 글로 만들어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  




2. 대구에 갔다 오다

바쁜 와중에 시아버님 제사가 있어서 대구에 1박 2일로 갔다가 어제 왔다. 가기 전날 반찬 세 가지를 만들어 친정어머니에게 갖다드렸고(주 2회로 반찬을 갖다드린다)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잘랐다. 파마를 하고 싶었으나 그럴 시간은 없었다. 


다음 날 갑자기 추워져 겨울 코트를 꺼내 입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플랫폼에서 케이티엑스를 기다리는데 공기가 차서 겨울 코트를 입기 잘한 것 같았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다.  


 


3. 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

글감을 찾기 위해 책 몇 권을 샀다. 그중 하나가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이다. 


쇼펜하우어는 일평생 열한 권의 책을 썼고, 그중 생전에 출판된 저서는 여덟 권이다. 괴테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과 편지를 주고받았고, 1만 페이지가 넘는 일기를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썼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는 그의 도서들과 편지, 일기 등에서 쇼펜하우어의 삶에 대한 통찰과 정곡을 찌르는 인생 조언을 모아 엮은 책이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1만 페이지가 넘는 일기를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썼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이 세상에서 나만 외롭고, 나만 힘들고, 나만 피곤하고, 나만 희생당한다는 망령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우울의 망령에 완전히 정복당하고 나면 사람의 영혼엔 오직 분노만이 남게 된다. 외로워서 화가 나고, 피곤해서 화가 나고, 남들이 행복해서 화가 나고, 마침내 화만 나는 내가 싫어서 미칠 듯이 화가 난다. 그래서 그의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힐 수만 있다면 이 세계 전부를 희생시켜도 값싸다는 논리에 봉착한다. 우울의 끝에서 열광이 태어나는 것이다.(30~31쪽)


⇨ 이 글을 읽으니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온라인에 게시하는 등의 ‘살인 예고’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던 사건들이 떠오른다. 쇼펜하우어의 예견이 적중한 것일까. 



내가 청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뭔가를 얻기보다는 뭔가를 제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라는 것이다. 

돈을 벌어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가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건강해지려는 욕심을 버리고, 병에 걸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즐겁게 놀기보다는 욕을 먹거나 비난받지 않도록 한다. 이것은 다분히 현실적인 생활수칙이다. 이 수칙들을 지킨다면 작지만 확실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머릿속에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제거하면 이 수칙들을 좀더 쉽게 지킬 수 있다.(67쪽)


⇨ 고통이 없는 삶을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함으로써 행복의 기준을 낮추면 행복할 수 있겠다.

 


인생은 불행해지기는 쉬워도 행복해지기는 어렵다. 행복을 포기하는 것은 위선도 아니고 절망도 아니다.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그 선택이 지혜의 시작이다. 인생의 지혜란 어떤 일을 만나더라도,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어떤 상태가 되더라도 크게 놀라지 않고, 크게 실망하지도 않고, 크게 기대하지도 않는 중용의 미덕이다. 크게 실패해도 크게 실망하지는 않는다. 크게 성공해도 크게 기뻐하지 않는다. 인생이라는 게, 사실 크게 휘둘릴 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68쪽)


⇨ 행복의 비결은 자기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행복을 포기하면 오히려 행복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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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텔게우스 2023-11-12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

페크pek0501 2023-11-12 16:4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 역시 베텔게우스 님을 응원하겠습니다.^^

2023-11-12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3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3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5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3-11-12 2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그래도 결국엔 마감 전에 멋진 글을 쓰실거라 확신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페크pek0501 2023-11-13 14:25   좋아요 1 | URL
하하~~ 그것이 저의 희망 사항입니다.
제가 좀 유능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yamoo 2023-11-13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쇼펜하워는 대부분 아포리즘으로 접하고 이후에 인생론을 읽게되죠. 물론 아포리즘으로도 쇼펜하워의 사상을 음미할 수 있고 읽으면 꽤 유익하죠. 하지만 위지와표상으로서의 세계 만큼 암팩트가 약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안타깝게도 의지와표상은 인생론만큼 번역이 류려하지 않아 읽는 멋이 떨어지고 처음 100여 페이지 넘어가는게 힘이 들긴합니다. 오쨌거나 쇼펜하워 아포리즘을 페크님 서재에서 보니 반갑네요..

저도 마감에 맞춰 페크님이 멋진글을 생산해 낼 거라 의심하지 않습니다요~~ㅎㅎ 걱정이 깊을수록 좋은 글이 나오게되죠..^^

페크pek0501 2023-11-15 11:49   좋아요 0 | URL
쇼펜하우어의 책은 이번 책이 네 번째예요. 오래전 읽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안 나고 어려웠던 것만 기억해요. <사랑은 없다>가 위의 책처럼 구성이 돼 있어서 잘 읽혔고 <쇼펜하우어 인생론>은 소제목이 조금밖에 없어서 가독성이 높지 않았어요. 위의 책과 <사랑은 없다>만 읽어도 쇼펜하우어의 생각을 아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포리즘은 제가 좋아하는 것임.

걱정은 깊으나 글이 별로여서 걱정입니다. 내일이나 모레 올려 보겠습니다. 창피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글 쓰는 자의 숙명...^^

모나리자 2023-11-16 2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 그렇게 써 내셨잖아요.ㅎ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걱정보다는 원고를 잘 마무리해서 신문사에 보내고 기뻐하는
페크님의 모습을 떠올리세요.ㅎ 제가 마음공부에서 배운 걸 적용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맨 위의 인용글은 현대인들은 허공에 대고 마구 주먹질을 한다, 는 말이 떠오릅니다. 실체가 없는 자신의 관념과 싸운다는
뜻이지요. 쇼펜하우어의 책 제목만 보아도 그의 삶의 자세와 태도를 엿볼 수 있고 배울 바가 많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한번의 원고쓰기가 남은 거네요.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랄게요. 추워진 날씨 건강 잘 챙기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3-11-16 22:02   좋아요 1 | URL
걱정 만당이었어요. 얼마나 공포스럽던지...ㅋㅋ
오! 배운 걸 적용한 말씀, 훌륭한 조언이십니다.
허공에 대고 마구 주먹질을 한다, ㅋㅋ 재밌는 표현이네요.
또 저는 다음달 원고를 걱정해야 할 처지네요. 앞으로 연재하시는 분들을 부러워하지 않겠습니다. 능력자분들은 빼고요.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마음만은 따뜻한 날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1. “다시 태어나도 아빠랑 결혼할거야?”

추석이 지나고 친청어머니의 생신날에 가족이 모여 외식을 하는 자리에서였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큰애가 뜬금없이, 아빠가 간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간을 줄 수 있느냐고 내게 물었다. 순간 남편에게 간 이식을 해 준 지인이 떠올랐고 나는 “줄 수 있지.” 하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엄마, 다시 태어나도 아빠랑 결혼할거야?” 하고 질문이 이어졌다. 내가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답했다. “다시 태어나도 아빠랑 결혼해도 되지. 그런데 다음에 태어나면 다른 남자랑 결혼해 볼래.” 내 대답을 듣고 다들 웃었다.


 


2. 운동

10년 넘게 매일 한 시간씩 걷기 운동을 했었다. 그러다가 격일로 걷기 운동을 했다. 

 

최근 운동 하나를 추가했는데 오랫동안 옷걸이로만 사용했던 실내 자전거를 하루 30분씩 타기로 한 것이다. 저녁 식후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게 담배만큼이나 건강에 나쁘다고 해서 저녁 식후 무조건 자전거에 앉기로 했다. 실천하기 시작한 게 9월 말이었으니 한 달이 다 되어간다. 밖에 나가 운동하는 것보다 덜 귀찮아서 ‘실내 자전거 타기’는 매일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


밖에서 격일로 5천보 이상 ‘걷기 운동’을 하고, 매일 30분 이상 ‘실내 자전거 타기’를 하고, 주 1회로 80분간의 ‘발레 수업’을 받고 있다. 이 정도만 운동하려고 한다. 뭐든 지나치게 많이 하면 몸이 피로해져 몸이 먼저 고장나기 때문.




3. 필사

아침에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노트북을 열고 제일 먼저 한 것이 ‘필사’였는데, 네 명이서 해 왔던 ‘필사’가 1년이 되어 끝이 났다. 네 명 중 1위로 가장 많이 필사한 사람은 364일차를 기록했다. 1년 동안 하루만 필사를 하지 못한 것이다. 내가 3위로 288일차를 기록했다. 12일만 더 필사를 했다면 300일차를 기록하는 건데 하는 생각에 아쉬움을 느꼈으나 그런대로 만족했다. 우리는 두어 달쯤 방학을 갖고 나서 ‘2탄 필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4. 고단한 삶

요즘 몸이 고단할 정도로 일이 많았다. 친정어머니는 무릎 관절염이 재발되어 병원에 자주 모시고 다녀야 했고, 둘째는 코로나에 감염돼 밥을 따로 챙겨 줘야 했을 뿐 아니라 집에서도 마스크를 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또 운수가 좋지 않은지 욕실의 변기가 막혀 여러 가지 방법을 쓰느라 애먹었다. 게다가 욕실의 수도가 고장이 났고, 방의 형광등은 갈아끼운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계속 깜빡거려 알아보니 안전기가 고장 나서 엘이디(LED)등으로 교체를 해야 한단다. 철물점에서 사람을 불러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매일 해야 하는 집안일은 줄지 않는데 일이 자꾸 생긴다. 그랬더니 내가 고단했던 모양이다. 입술이 부르텄다. 내가 할 일이 적지 않은데 거기에 추가되는 일이 생기면 몸 상태가 좋지 않게 될 때가 많다. 

 

애들이 사우나 찜질방에 가지고 하면 “나 고단해서 안 돼.”라고 답한다. 그러면 한 아이가 “도대체 안 고단한 날은 언제야?” 하고 묻는다. 어디 가자고 하는 날은 주로 토요일 저녁이고, 난 저녁이면 고단한 내 몸을 쉬게 해 주고 싶다고 느낀다. 언제부터 내가 약골이었는지 모르겠다. 푹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5. 좋은 일과 나쁜 일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 있다.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지나고 보면 그 말이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힘든 시간이 꼭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내가 했던 실수로 교훈을 얻기도 한다. 문제는 교훈을 얻고 나서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점이다. 


  


6. 칼럼 연재

칼럼 연재 22개월째다. 4주에 한 번씩 신문에 기고하는 일이 오는 12월 중순이면 끝난다. 24개월 동안 글을 연재하는 셈이다. 이제 연재를 그만 해야 할 것 같다. 다음에 제출할 칼럼의 초고를 아직 쓰지 못해 걱정이다. 글감을 찾지 못해 이 책 저 책 뒤적거리고만 있다. 


지난번 썼던 칼럼 ‘시기심과 쌤통 심리’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에서 글감을 찾아 쓴 것이다. 소설 속 빅튀르니앵 부인이 팡틴의 불행한 과거를 알고 기뻐하며 사람들에게 소문을 퍼뜨리는 장면을 보고 <쌤통의 심리학>이란 책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 둘을 연결시켜 썼다. 글감을 주로 책에서 얻는다. 


지금 가장 급한 일은 칼럼을 쓰는 일이다.


 


7. 좋은 글















전호근, <사람의 씨앗>


밑줄을 많이 그어 놓을 정도로 좋은 책을 만났다. 그중 골라 옮겨 놓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성인이 될 수 있는가. 글자를 기준으로 하면 聖(성)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갑골문의 聖(성) 자는 귀가 큰 사람(耳+人)이 입〔口〕 옆에 서 있는 모양이다. 따라서 聖(성)은 큰 귀를 강조한 글자로,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니 공자가 성인이 된 것은 아무래도 예순부터라고 해야 할 것이다. 공자는 스스로 육십에 ‘이순(耳順)’했노라고 말했다. 이순은 ‘귀가 순해졌다’는 뜻이다.(39쪽)


말을 잘 들어주는 것, 그까짓 일이 뭐 대단하다고 성인이라 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말을 들어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옳은 말이 아닌, 그른 이야기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옳은 말, 훌륭한 말, 아름다운 말, 자신과 견해가 같은 사람의 말뿐만 아니라 그른 말, 지루한 말, 듣기 괴로운 말, 자신과 견해가 다른 이의 말도 잘 듣는다는 뜻이다. 그저 잘 들어주기만 하면 되는데 이조차도 참으로 어렵다. 미국 뉴욕의 어느 빈민가에 고등학교가 들어선 뒤 마약 소굴에 지나지 않았던 동네에서 의사, 변호사, 교육자 같은 이들이 배출되었다. 그들을 가르친 선생님의 말씀은 이랬다. 

“나는 단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을 뿐입니다.”(40쪽)


⇨ 문제아가 될 가능성이 높은 나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고등학생들이라도 그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잘 들어주는 사람만 있어도 그들을 좋은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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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0-27 2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 1번 답하신 거 웃겨요.
근데 괜찮으시면 살던 분과 그냥 사시죠. 사람 거기서 거기라고 하더라구요.
다음 생에 이 생에서 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 거란 보장 못하잖아요. ㅋㅋ
근데 벌써 2년이 되었군요. 4주에 한 번 쓰는 거 쉽지 않죠. 쉬실 때도 되었네요.
아마 또 좋은 기회에 더 좋은 글을 쓰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페크pek0501 2023-10-28 10:21   좋아요 2 | URL
ㅋㅋ 같은 사람과 또 결혼하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예요. 그런데 최악의 배우자를 만날 수 있음을 전제로 한다면 현재의 남편이 낫다고 할 듯요. 폭력범 도박꾼 게다가 마약을 하는 사람까지 있는 걸 상상해 보면요.
연재는... 매달 숙제를 달고 사는 것에서 해방되고 싶군요.
좋은 말씀만 푸짐하게 하신 스텔라 님. 복 많이 받으실 거예요.^^

꼬마요정 2023-10-28 0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벌써 2년이 되었나요. 시간이 참 빠릅니다. 페크 님 글은 쉽게 읽히면서 재미있고 많은 생각을 해주게 해서 좋아요. 칼럼 구독자들은 아쉽겠지만 페크 님 건강이 우선이지요. 안전기 고장나면 골치가 아프죠ㅠㅠ 안전기 교체 배우면 할 수 있는데 위치가 높으면 힘들겠더라구요.
필사도 하시고 운동도 하시고 너무 좋아보입니다^^

페크pek0501 2023-10-28 10:23   좋아요 2 | URL
시간 참 빠르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건강이 우선인 것 맞아요. 스트레스는 떨쳐 버려야 해요.
사람이 와서 뭐 고치고 가면 청소기 돌려야 하는 것 아시죠?
필사와 운동은 꾸준히 하고 싶어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고맙습니다.^^

희선 2023-10-30 0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슨 일이 하나 일어나면 잇달아 일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이상한 일입니다 여러 일이 일어나면 몸뿐 아니라 마음도 힘들죠 그래도 고치면 되는 건 다행입니다 고치지 못하거나 큰 공사가 되는 것도 있을 테니... 그런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겠네요 칼럼 쓰시고 거의 두해가 되시는군요 뭘 써야 하나 하고 힘들기도 하셨겠지만, 즐겁기도 하셨기를 바랍니다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3-10-30 13:47   좋아요 1 | URL
이번 달이 운수가 나쁜 달인가 봅니다. 살다 보면 운수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큰 공사는 아니어서 다행이었어요.
두 해가 참 빨리 가죠? 시간이 참 빠르다 싶네요. 오늘 햇살 좋네요. 희선 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댄스는 맨홀 2023-10-31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썽부리기 시작할때 이것저것 난리가 납니다. 그런데 LED등의 수명은 길지만 그것도 안정기가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잘 알아보고 하세요. 이것저것 오래되면 집도 삐거덕, 사람도 삐거덕 거려요. 제 생각이지만 그것만 생각하면 너무 골치 아프지만 여러가지의 문제가 한꺼번에 일어나면 정신없어서 깊게 생각할 시간이 없어서 그런게 아닌가 하고 위안 삼아 생각해봅니다.

페크pek0501 2023-11-02 19:04   좋아요 0 | URL
이미 LED등을 달았어요. 저는 사람 부르면 그냥 맡겨 버리고 제 운에 맡깁니다.ㅋㅋ
한때 여러 일이 일어났으니 한가롭게 살 수 있는 날도 올 거야, 라고 위한 삼습니다.
집도 사람처럼 노화되나 봐요. 댄스는 맨홀 님, 좋은 가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감은빛 2023-10-31 17: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다시 태어나신다면 남성으로 태어나보시는 건 어떠세요?
저는 만약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다면, 여성이 되어 보고 싶네요.
그런데 다시 태어나서 지금의 남편 분과 다시 결혼하시려면,
남편 분께서도 인간 남성으로 다시 태어나셔야 하다는 전제가 필요하군요.

제가 이렇게 떠들고 있으면 요즘 아이들은 ˝너 T야?˝ 라고 묻겠죠? ㅎㅎㅎㅎ

누가 제게 저런 질문을 한다면, 저는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답할 것 같아요.
길지 않은 생이지만, 정말 힘들게 지겹게 살았는데, 또 처음부터 다시 해야한다고? 난 안 할래.

2.
페크님께 감히 권해드린다면, 무게가 가벼운 아령이나 케틀벨을 하나 구매하셔서,
유튜브에서 운동 영상을 찾아보시면서 조금씩 따라해보시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걷기와 자전거도 좋은 운동이지만, 사람은 운동을 통해 근력을 꾸준히 유지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나이가 들어갈 수록 뼈와 인대와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에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에 딱 5분만 해도 되고, 매일 하면 힘드실테니 격일로 하시거나, 주 2회만 하셔도 됩니다.
아주 가벼운 무게로 아주 조금씩 하시더라도 일단 한번 시작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제가 요즘 함께 나이 들어가는 언니들에게 늘 강조하는 이야기예요.
저희 어머니께도 오래전에 가벼운 케틀벨과 아령들을 사드리고 아주 간단한 운동들을 알려드렸는데,
잘 안 하시더라구요.

3.
필사는 젊은 시절 신춘문예를 준비할 때 많이 했는데, 그 이후로는 해보지 못했네요.
매일 출근하는 이 삶을 벗어날 수 있다면 그때 매일 꾸준히 해보고 싶어요.

6.
칼럼 연재는 참 어려운 일이죠. 저도 지역 언론에 글을 연재할 때 글감을 찾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딱 글감만 잘 찾으면 글은 금방 쓰는데, 글감을 고민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그래서 정기적으로 연재하시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페크님 2년 동안 연재하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독자 입장에선 이제 페크님의 좋은 글을 못 읽어 아쉽겠지만요.

페크pek0501 2023-11-02 19:01   좋아요 0 | URL
1. 남성으로 태어나는 건 재미없을 것 같아요. 화장도 안 하고 주얼리나 핸드백 사는 재미가 없잖아요. 요즘은 남성들도 그런 걸 애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아무래도 그 재미가 여성만 못할 것 같네요.
또 태어나면 저는 결혼을 안 하고 막~ 살래요. 남자친구도 많이 두고요.하핫~~ 결혼을 안 하면 사는 게 그다지 힘들지 않을 것 같아요.
2. 아령, 집에 있어요. 제가 샀죠. 제가 건강에 관심이 많아(건강염려증 정도는 아니지만) 철봉을 집에 설치했었어요. 철봉에 매달리다가 팔이 더 망가졌죠. 원래 제가 팔에 테니스엘보, 라는 병이 있어 조심해야 하는 건데..
케틀벨, 좋은 추천이십니다. 딸한테 말해 볼게요. 우리 애들도 헬스클럽에 다녀요.
3. 신춘문예, 아직 늦지 않았어요. 용기를 내 보세요. 당선자들 보면 60대도 있는 걸요.
6. 글감 찾기가 참 힘들어요. 글 길게 쓰는 사람, 감은빛 님 같은 분을 제가 부러워하죠. 저는 페이퍼를 쓰려고 해도 쓸 글이 없더라고요.ㅋㅋ 글을 길게 쓰는 것도 능력이다 싶어요.

긴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오랜만에 긴 답글을 써 봤네요. 님 덕분입니다. 좋은 가을날 보내세요.

감은빛 2023-11-03 16:04   좋아요 2 | URL
■ 케틀벨 운동 강추입니다. 아령으로도 비슷하게 할 수 있는데, 무게 중심이 달라서 케틀벨로 하시는 것이 더 좋아요. 가장 기본이 되는 스윙부터 천천히 익히시고, 좀 익숙해지시면 클린 앤 저크도 시도해보세요.
□ 그런데 정말 테니스 엘보가 있으면 운동을 조심해서 하셔야 하겠네요. 철봉은 자신의 몸무게를 들어올려야 하는 운동이라서 사실 초심자들에게 매우 어려운 운동입니다. 저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아령이나 케틀벨 낮은 무게로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신춘문예를 다시 도전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어요. 매일 출근하는 삶을 그만두면 본격적으로 쓰려고 합니다.
□ 저는 짧은 글을 쓰는 것이 너무 어려워요. 매번 청탁받은 원고 분량보다 두세배 이상을 쓴 다음에 줄이는 방식으로 마감을 하는데, 글을 줄이는 것이 참 어렵고 힘들더라구요. 짧게 임팩트 있게 잘 쓰시는 분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2023-11-03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나리자 2023-11-08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ㅎ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재미난 일도 있지만 고단한 삶이기도 하지요.
늘 뭐 먹을까 고민해야 하고 자신이 감당해야 할 일을 해내야 하는 등
끝이 없지요. 그래도 사우나 찜질방에 가자고 하면 얼른 따라 나서세요.ㅎ
전 딸이 없어서.ㅎ 최근 일본 여행 덕분에 온천에 매일 가고 나서 너무 좋았어요.
매일 돌아다닌 피로를 탕욕으로 싹 풀 수 있어서 아, 이 맛에 온천을 하는구나 했어요.ㅎ

맨 아래 인용글을 보니 무관심이 가장 무섭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모든 사건사고들은 아마도 잘 들어주지 않고 나쁜 감정을 키우는 바람에 비롯되었을 테니까요.

연재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남은 날 잘 마무리 하시면 아마도 자신있게 또 연재를 받으실 것 같은데요.^^
11월에도 페크님의 글쓰기 응원합니다.^^

페크pek0501 2023-11-12 16:05   좋아요 0 | URL
모나리자 님은 딸이 없으시군요. 저는 딸 바보인 아빠와 삽니다. 딸에겐 아빠 사랑이 최고죠.
일본 여행을 하셨군요. 온천욕 좋지요. 일단 몸 컨디션이 괜찮아야 여행도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하잖아요.

시간적 여유가 없어 오늘에야 글을 올렸어요. 감사합니다. 모나리자 님의 글쓰기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