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내가 읽은 책 중에서 한 권을 뽑아 그 책의 내용을 말하라고 하면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책의 핵심이 무엇인지 말할 수 없고 줄거리를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단지 어떤 책은 생각나는 문장이 있을 뿐인데 그것도 옛 추억처럼 희미하게 생각날 뿐이다. 어떤 책은 다 읽지 않은 줄 알고 펼쳤다가 끝 페이지까지 밑줄이 쳐져 있어서 ‘다 읽은 책인가?’ 하고 완독한 책들을 기록한 독서노트를 보고서야 ‘아! 다 읽은 책이네.’ 하면서 내 기억의 불완전함을 확인할 때가 있다. 읽었다고 해서 내 두뇌의 창고에 차곡차곡 쌓이는 게 아니라는 깨달음은 ‘그렇다면 책을 읽어서 뭐하나?’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그럴 때면 씁쓸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내가 읽은 글에 대해 그것과 관련해 떠오르는 단상을 쓴다면, 내가 읽은 글 중에서 뽑아 인용문으로 사용해 글을 쓴다면 내 기억의 불완전함이 완전함 쪽을 향해 몇 걸음 다가갈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며 이 글을 쓴다.

 

 

 


1. 작가가 쓴 최고의 작품은 그 인격의 최상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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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문장은 어쩌다 우연히 쓰이지 않는다. 글에는 어떤 속임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작가가 쓴 최고의 작품은 그 인격의 최상을 나타낸다. 모든 문장은 오랜 시련의 결과다. 속표지에서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책 속에는 저자의 인품이 속속들이 배어 있다. 이는 그 글을 쓴 이라도 교정볼 수 없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소로의 일기>, 1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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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과 노력만으로 글을 잘 쓸 수 없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재능과 노력 이외에 필요한 것은 성숙한 안목, 그리고 또 하나는 글쓴이의 높은 인격일 것이다. 내가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이유이다.  

 

 

 

 

 

 
2. 어떤 사람을 알고 싶거든 그의 이상을 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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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비교하려거든 각자의 이상을 비교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 실제 인간은 너무 복잡해서 다루기가 쉽지 않다.

어떤 사람을 알고 싶거든 그를 이상화해보라. 그러면 즉시 생각이 분명해질 것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소로의 일기>,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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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 대해 알고 싶을 때 그에게 딱 한 가지만 물을 수 있다는 조건 아래 우리는 무엇을 물을 것인가?

 

 

나는 그에게 자신이 행복으로 여기는 게 무엇인지를 물어보겠다. 권력과 재물을 행복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는지, 그것과 무관한 행복을 아는지 살펴보리라. 소박한 행복을 아는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3.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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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서 가장 분명한 사건은 우리 생각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우리가 여기 머무는 동안 불어오는 바람에 지나지 않는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소로의 일기>, 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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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가 말한 것과 관련해 나는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올바르다고 생각한 것을 실천하며 사는 일이다. 나머지 것들은 그것의 배경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특히 부패한 정치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소로는 에머슨의 조언으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쩌면 소로는 에머슨의 조언으로 쓰기 시작한 일기로 인해 하나의 생각이 또 다른 여러 개의 생각으로 연결되는 ‘생각의 기술’과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는 ‘쓰기의 기술’을 발전시켰는지 모른다.

 

 

 

 

 

 

4. 위인들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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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백 년 혹은 더 이전에 생각의 원리를 깨달은 사람들이 존재했고 우리는 그들을 현인이나 위인이라 부른다. 그들에겐 일상생활 속에서의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일기 쓰기다.
날마다 자신이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을 사실대로 적은 기록이 일기이지만 일기가 가진 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기를 꾸준히 쓰면 자기 생각을 보다 잘 정리할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글쓰기 능력이 향상된다. 또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이는 다시금 자신의 내면을 성숙시킬 기회로 연결된다.
 
- 김경일, <지혜의 심리학>, 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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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들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다고 한다. 그들은 모두 일기를 썼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일기 쓰기의 중요성을 알 수 있겠다.

 

 

 

 

 

 

5. 일기는 인생의 방향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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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에 지난 일과 그 일을 완성하기 위한 계획을 소상히 적다보면 불현듯 ‘이 일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란 의문이 드는 순간이 온다. 일상 속에서는 갖기 힘든 의문이다. (…)

심리치료 전문가들이 일기를 쓰는 것이 곧 인생의 방향을 찾는 데 있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연구자들은 이것이 인간의 동기와 인지를 아우르는 일기의 근본적인 목적이라고 말한다. 무슨 일이든지 이유를 제대로 알고 나면 실행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 개인에게는 일기라면 조직에게는 일지가 되고 국가에게는 기록물이 된다. 이런 측면에 힘을 쓸 줄 아는 개인과 집단이 현명하지 못한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다. 

 

- 김경일, <지혜의 심리학>, 184~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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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며칠에 한 번씩 일기를 쓰는데 주로 한가한 시간에 쓴다. 내가 생각하는 일기의 장점은 한가함이 주는 여유로 인해 무엇에 대해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갖는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는 이것저것 따져 생각해 볼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러나 일기를 쓰는 한가한 시간에는 마치 자신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물음을 던지고 그것에 답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떤 계획을 세우게 되는 것 같다.

 

 

 

 

 

 

6. 고령화 사회는 위험하다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는 환자가 나오는 게 TV드라마에만 있는 일이 아니다. 병원에서 의식이 없이 10년 가까이 누워 있는 어떤 노인에 대해 귀동냥으로 들은 적이 있다. 이런 경우 노인도 노인의 가족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최근 TV를 통해 존엄사법(연명의료 결정법)이 시행된 이후 연명의료를 중단하고 존엄사를 택한 사람들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나니 이것이 좋은 현상으로 생각된다.

 

 

내 주위에 올해 96세에 돌아가신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던 친구가 있고 90세인 친정아버지를 현재 모시고 사는 친구가 있다. 그들은 하루 세 끼의 밥상을 차리는 일로 인해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없고, 또 노인을 모시고 자주 병원에 갔다. 그들을 생각하면 과연 장수가 축복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만약 내가 훗날 스스로 생활을 해결하지 못하고 자식에게 의지해야만 살 수 있는 노인이 된다면 난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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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 계속 연장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그럴듯한 시나리오 하나. 200살이 된 한 여성이 임종의 순간을 맞아 슬픔에 찬 가족들이 그녀 곁을 지키고 있다. 180세의 아들과 딸, 거기에 그들이 낳은 150세에서 160세가량 되는 세 명의 손자 · 손녀, 다시 그들이 낳은 120세에서 130세 된 증손자 · 증손녀 등등.
감동적인 그림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치르게 되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 존 브록만 엮음, <위험한 생각들>, 361~3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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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시대로 치르게 되는 비용만 생각할 게 아닌 것 같다. 앞으로 80대 자식이 100살이 넘은 부모를 모시고 살아야 하는, 다시 말해 80대 노인이 100살이 넘은 노인을 모시고 살아야 하는 삶이 과연 행복할까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7. 남의 성공을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영화배우, 영화감독, 방송인, 작가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은 즐겁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함과 유머로 버무려서 깨달음을 주는 글을 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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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남의 성공을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만약 내가 전혀 팔리지 않는 연예인인데도 아야노코지의 성공을 기뻐할 수 있다면 정말 훌륭한 사람일지 모른다. 하지만 만약 내가 뜨지 않았다면 만나서 입으로는 “잘 됐다” 정도의 말은 하겠지만, 내심 ‘웃기고 있네. 어째서 나는 못 뜨고 네가 뜨는 거야’ 하고 생각했을 게 뻔하다.
우리는 같은 시기에 이 세계에 들어와서 같이 고생을 했다. 하지만 나는 25년 전에 이미 잘 팔리는 사람이 됐다는 여유가 내 머릿속 어딘가에 있기 때문에 기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다지 멋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떠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의 성공을 순수하게 기뻐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이 나이가 되어서야 알 것 같다.

 

- 기타노 다케시,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99~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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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다. 만약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지 않고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셋 중 하나일 것 같다. 자신이 바라는 만큼 성공한 사람이거나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이거나 남의 성공 따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거나. 

 

 

 

 

 

 

 

8. 칭찬하는 질책이 있는가 하면 비방하는 칭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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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칭찬하는 질책이 있는가 하면 비방하는 칭찬도 있다.

 

-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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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이런 게 아닐까. ‘그녀는 멋부리기에 관심이 많은 멋쟁이다.’라는 말은 듣기에 따라서 멋쟁이라는 말로 그녀의 장점을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그녀가 멋부릴 줄만 아는 한심한 사람임을 말함이니 칭찬하는 질책이 된다. ‘그는 쓸데없이 부지런하다.’라는 말은 듣기에 따라서 쓸데없다는 말로 그의 단점을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그가 부지런한 사람임을 말함이니 비방하는 칭찬이 된다.

 

 

 

 

 

 

9. 겸손은 거짓일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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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은 우리가 남들이 자기에게 복종하도록 만들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수단, 즉 복종하는 척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것은 자신을 높이기 위해서 스스로 낮추는 오만의 술책이다. 오만은 비록 수천 가지로 변신한다고 해도, 겸손의 가면으로 자신을 숨길 때보다 더 잘 위장하고 더 잘 속이는 경우는 결코 없다.

 

-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 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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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사회적으로 성공한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대중 앞에서 겸손한 자세를 보일 때 그것은 대부분 실제로 겸손한 게 아니라 겸손하고 싶은 마음이나 겸손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을 나타낼 뿐이다. 만약 자존심이 상하게 만드는 사건이 일어나면 그는 바로 겸손의 가면을 벗고 그의 본모습을 드러내고 말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체로 오만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위치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10. 베푸는 것도 이기심 때문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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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하게 베푸는 듯이 보이는 것은 더 큰 이익을 얻으려고 사소한 이익은 경멸하는, 위장된 야심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 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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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가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여러 번 내어 신문에 나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가 나중에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그의 얄팍한 계산을 읽은 것만 같아 실망스러웠던 적이 있다. 라 로슈푸코의 말처럼 그에게서 위장된 야심을 읽었던 것.  

 

 

남에게 후하게 베푸는 것에 이런 심리도 있겠다. 남을 돕고 살면 자신이 복을 받아 큰 불행은 피할 수 있을 것 같은 심리. 내가 연말에 자선냄비를 보면 꼭 돈을 넣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심리가 작용해서일 듯.

 

 

이런 심리에 대한 글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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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가 그들에게 베푸는 혜택은 자기 자신에게 미리 베푸는 혜택인 것이다.

 

-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 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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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둘 사이에서 사랑을 하는 쪽이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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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즐거움은 사랑하는 데 있다. 우리는 남이 자기에게 쏟는 열정보다는 자신이 품고 있는 열정으로 더 행복해진다.

 

-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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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즐거움은 사랑을 받기보다 사랑하는 데 있다는 것. 유치환 시인의 ‘행복’이란 시에도 이런 글귀가 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내가 경험하지 않았다면 이런 글에 동의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결혼하기 전, 남편과 연애할 때 선물로 핸드백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몇 배 더 즐거웠던 건 내가 남편에게 줄 선물로 백화점에서 스웨터를 고를 때였다. 선물로 무엇을 살까 하고 고민하는 시간, 백화점에서 선물을 고르는 시간, 그에게 주기 전까지의 시간, 그에게 주었을 때 그의 표정을 보는 시간 모두 행복했던 시간으로 아직도 기억한다.

 

 

 

 

 

 

12. 완벽하게 나쁜 사람은 없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을 펼쳐 보니 밑줄을 친 글이 많다. 아무 데나 펼쳐서 밑줄을 친 글을 읽으니 이런 글에 마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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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완벽하게 나쁜 사람은 없습니다.

 

- 달라이 라마 | 하워드 커틀러,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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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기로는 완벽하게 나쁜 사람도 없고 완벽하게 좋은 사람도 없다.

 

 

나이를 먹으니 좋은 사람의 기준이 바뀌는 것 같다. 객관적으로 볼 때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으로 느껴지는 게 아니라 나에게 잘해 주는 사람이 좋은 사람으로 느껴지더라는 얘기다. 친구로 예를 들면, 내 얘기를 잘 들어 주고 내가 전화를 하면 반기고 내가 도움을 청하면 언제나 도와 줄 것 같은 친구. 다시 말하면 나를 편애하는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여기게 되더라는 것. 나만 그런 게 아닐 터. 그러니 정치계에서도 철학과 가치관이 달라도 같은 당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일 듯. ‘나와 생각이 다르지만 뭐 나를 좋아하는 사람 같으니 우리 당원으로 받아 주겠어.’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 

 

 

 

 

 

 

 

13. 글쓰기란 사람의 마음을 북돋는 것

 

 

 

 

 

 

 

 

 

 

 

 

 

 

 

 

윌리엄 포크너가 쓴 ‘서문’이란 에세이에 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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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란 사람의 마음을 북돋는 것. 글 쓰는 사람 모두 마찬가지다. 예술가가 되려고 애를 쓰는 사람도, 가벼운 오락거리를 쓰는 사람도, 충격을 주기 위해 쓰는 사람도, 자신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자신의 고통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쓰는 사람도 모두 마찬가지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글을 쓰는 까닭임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알지만 부정하려는 사람도 있다. (···) 하지만 우리 모두 사람의 마음을 북돋우려는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쓴다. (···)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북돋우려는 희망과 욕망을 끝까지 분석해보면 전적으로 이기적이며, 완전히 개인적이다. 글 쓰는 사람은 바로 자신을 위해 사람의 마음을 북돋우려 한다. 그렇게 해야 죽음을 물리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기가 북돋우려는 마음들로 죽음을 물리치고 있다.

 

- <천천히, 스미는>, 184~185쪽, 윌리엄 포크너가 쓴 ‘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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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따르면 글을 쓰는 모든 사람은 글을 읽는 사람의 마음을 북돋기 위해서 쓰는 것이란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기가 북돋우려는 마음들로 죽음을 물리치는 것이란다. 여기서 ‘죽음’을 ‘근심’이나 ‘불행’으로 바꿔 읽어도 무방하리라. 또는 ‘잡념’으로 바꿔 읽어도 무방하리라. 나의 경우 글쓰기를 즐기는 이유 중 하나는 어떤 잡념도 끼어들 여지가 없이 글에 집중하는 시간이 좋아서이다. 다시 말해 글을 씀으로써 근심을 물리치는 것이다. ‘봉사 활동’이라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남을 위해 애씀으로써 자신의 근심을 물리칠 힘을 얻는 것이다. 윌리엄 포크너의 표현을 빌리면, 남을 위해 봉사 활동을 함으로써 자신의 죽음을 물리치는 것이다.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돌려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선이란 것도 남에게 베풀었다는 흐뭇한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니까 이기적인 행동일 뿐이라고.

 

 

 

 

 

 

 

14. 유전자의 힘은 세다

 

 

 

 

 

 

 

 

 

 

 

 

 

 

 

 

<천천히, 스미는>이란 책에 따르면 버지니아 울프는 “정식 교육은 받지 않았고 아버지 서재의 책을 두루 읽으며 독서와 글쓰기를 익혔다.(22쪽)”고 한다. 정식 교육 없이도 500편이 넘는 방대하고 다양한 에세이와 비평을 남겼다니 놀랍지 않은가. 그 시절엔 컴퓨터가 없었으니 모르는 것을 검색해서 글을 쓸 수 있는 때도 아니었다. 유전자의 힘이 세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글이 떠올라 찾아서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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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굴러가게 하는 원리는 대개 비슷한데, 어떤 일의 성취에 있어서 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노력의 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숨겨진 의도가 없다고 할 수 없는 일반적인 주장과는 달리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슬픈 일이지만, 노력 없이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있고, 노력으로도 얻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유전자는 꽤 힘이 세다.

 

- 이승우, <사랑의 생애>, 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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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키우면서 일찍이 나는 알았다. 유전자의 힘이 세다는 사실을 말이다. 큰아이는 내가 공부 뒷바라지를 특별히 하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스스로 공부를 하며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반면, 작은애는 독선생을 붙였는데도 공부하기 싫다며 하지 않았다. 결국 작은애는 자기가 어떤 것에 재능이 있는지 찾아내어 우리 부부를 설득하더니 예능 쪽으로 진로를 정했다. 같은 가정 환경에서 자랐는데 유전자의 힘은 그렇게 셌다. 한 아이는 남편을 닮아 무슨 소리가 나도 잠을 잘 자고, 한 아이는 나를 닮아 무슨 소리가 나면 잠을 깬다. 유전자의 힘은 그렇게 셌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작을 통해서 인간은 유전자의 힘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그만큼 유전자의 힘이 세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15. 질투는 사랑 때문일까, 약점 때문일까

 

 

질투심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사랑의 생애>에 따르면 그것은 질투하는 자의 ‘약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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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는 사랑의 크기가 아니라 그가 느끼는 약점의 크기를 나타내 보인다. 사랑해서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약점이 있어서 질투하는 것이다. 맹렬하게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열등감을 느껴서 맹렬하게 질투하는 것이다.

 

- 이승우, <사랑의 생애>, 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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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는 약점의 크기를 나타내 보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라는 작품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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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에게 어필할 매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언제든 질투에 빠질 잠재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편파적이지 않다. 나이, 용모, 경제력, 건강, 사회적 위치와 평판 같은 조건들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사실을 의식할 때 이런 사람을 질투 속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먹이는 것만큼이나 쉽다는 사실을 ‘오셀로’는 알려준다.

 

- 이승우, <사랑의 생애>, 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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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사람에 따라 다를 듯하다. 어떤 두 사람 사이에서는 사랑을 더 많이 하는 쪽이 질투가 심할 수 있고, 또 어떤 다른 두 사람 사이에서는 약점이 더 많은 쪽이 질투가 심할 수 있겠다.

 

 

나는 질투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자신의 사랑의 크기와 자신의 약점의 크기 이외에 두 가지가 더 있다고 본다. ‘자신에 대한 상대의 사랑의 크기’, 그리고 ‘상대에 대한 자신의 믿음의 크기’. 다시 말하여 자신은 상대를 사랑하는데 상대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확신을 주지 않을 경우에 질투가 심할 수 있고, 상대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확신은 주었지만 상대가 바람둥이라서 믿지 못해 질투가 심할 수 있다는 말이다.

 

 

 

 

 

 

16. 상대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통찰력이 없다

 

 

 

 

 

 

 

 

 

 

 

 

 

 

 

만약 연애를 하고 있는 한 친구가 “도대체 그 남자의 마음을 모르겠어.”라고 말하며 고민을 털어놓는다면 나는 이 말 하나로 몇 가지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겠다. 첫째, 이 친구가 그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 둘째, 그 남자는 이 친구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거나 태도가 애매했다는 것. 셋째, 둘의 관계는 앞으로 깨질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많다는 것.

 

 

둘의 연인 관계에서 원래 상대보다 더 자신이 상대를 사랑할 때 상대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아지는 법이다. 헤어져 집에 돌아오면 상대의 얼굴이 뚜렷이 생각나지 않고, 상대의 아까 그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고, 상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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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사랑에 빠진 사람은 자신을 사로잡고 있는 얼굴을 기억할 수 없는, 이상한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남자나 여자를 바라볼 뿐인데도, 그 남자나 여자를 묘사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 사랑에 빠진 사람은 형편없는 예술가이고, 그림을 그릴 수 없는 화가이며, 표현할 수 없음에 두 손을 들고 항복한 시인이다. (···) 지나친 주목은 사랑에 빠진 시선을 혼란시킨다.

 

- 알랭 핑켈크로트, <사랑의 지혜>, 50~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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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있는 자는 상대에게 집중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니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없는 자가 된다. 그에겐 통찰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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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사람의 얼굴에 어리는 모든 것은 그의 주의를 불러일으킨다.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슬픈 표정과 움찔한 경련, 어렴풋한 기미와 몸 떨림, 미소와 분노. 사랑받는 얼굴은 기호(記號)의 더미이다.

 

- 알랭 핑켈크로트, <사랑의 지혜>, 5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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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둘 사이에서 더 사랑하는 자는 상대보다 우위에 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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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사랑을 바치는 대상보다 우위에 서는 일이 없다.

 

- 알랭 핑켈크로트, <사랑의 지혜>,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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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누구나 고독하게 죽는 순간이 있다

 

 

버지니아 울프가 쓴 에세이를 읽으며 ‘나방’이라는 한 마리의 곤충으로도 이렇게 좋은 글을 쓸 수 있구나, 글의 처음은 이렇게 시작하고 끝은 저렇게 끝낼 수 있구나, 하고 살펴보았다. 관찰력의 힘이렷다. 나방에 대한 관찰력이 없다면 쓸 수 없는 글이렷다.

 

 

끝 문장을 옮기면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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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대로 몸을 뒤집은 나방은 이제 무척 우아하게, 아무런 불평 없이 평온하게 누워 있었다.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그래요. 죽음이 저보다 강합니다.

 

- <천천히, 스미는>, 21쪽, 버지니아 울프가 쓴 ‘나방의 죽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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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맞서 투쟁을 벌이다가 마지막 저항을 하다가 마침내 죽음에 굴복하고야 마는 한 마리의 나방. 우리 인간도 언젠가는 나방과 똑같은 신세에 처하게 되리라. 가족이 지켜본다고 할지라도 기진맥진하여 죽음의 문턱을 넘어가는 순간은 홀로 고독하게 감당해야 하리라. 나도, 이 글을 읽는 당신들도.

 

우리 모두 그런 존재들이다. 가엾게도...

 

 

 

 

 

 

 

 

 

 

 

 

 

 

 

예전에 독서광이었다면 지금은 책광이다.
책을 많이 읽지 못하고 그저 책을 좋아한다는 뜻에서 책광이다.

그것을 증명하는 사진이다.

책장에 책이 넘쳐 침실로까지 들어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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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12-01 09: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일기를 쓰든 그림을 그리든 사진을 찍든 책을 읽든 무엇이든 어떤 일을 매일 하는 건 훌륭한 수양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도둑질이나 악평을 매일 한다면-_-....

질투와 사랑을 너무 스트레이트로 등치시킨 거 같은데요. 질투 자체는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물들도 쉽게 나타내니까요. 라이벌에 대한 질투 때문에 패가망신하거나(안...누구) 더나은 자기발전을 이루는 경우도 있죠. 사랑에 있어서도 비슷할 텐데 질투의 감정을 부정적으로 쓸 땐 소유욕, 집착, 관계 파괴 등으로 나타날 테고, 긍정적으로 쓸 땐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등 더 나은 자신으로 성장할 수 있겠죠.
글이 엄청 많아 중간중간 쓸 댓글을 잊어 요 정도만^^;

페크pek0501 2017-12-01 13:12   좋아요 2 | URL
카캬...ㅋ 도둑질이나 악평을 매일 하는 건 수양이 된다고 볼 수 없으니 예외라는 게 있다고 해야겠죠.

안 그래도 질투에 대해 쓴 글이 미흡한 것 같았으나 어제 글을 올리면서 내일 수정해야지,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수정을 했답니다. 질투의 요인으로 두 가지를 더 보충해 썼어요. 고치고 보니 고친 게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역쉬~ 글이란 자꾸 고쳐야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아요. 한 방에 잘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요. ㅋ

벌써 오늘부터 12월이 시작되네요. 한 해 동안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그저 가는 시간이 아깝게 여겨지기만 합니다. 남은 한 달 동안 파이팅 합시다.

2017-12-01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1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12-01 1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저 사진 언니 거실이예요?
깔끔쟁이신데요?ㅎㅎ

유전자에 대해 하신 말씀 공감해요.
저는 제 바로 위 오빠는 몰라도 언니를 보면
뭘해도 어려움없이 턱턱 잘 해내는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전 좀 비실거리는 게 많았죠.오래 못 버티고.
모든 걸 잘할 수 없으니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뭐든
그것에 집중하려고 해요.
늦둥이가 좋다고 하는데 저 아는 사람은 그 아이가 지금도
병치레를 한다고 늦게 애 낳을 것 아니라고 그러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사람은 결혼할 것 같으면 한 살이라고 더 젊을 때 하라고.
근거 있는 말 같기도 해요.^^

페크pek0501 2017-12-01 13:38   좋아요 1 | URL
거실 맞고요, 사진발입니다. ㅋ

유전자 내지 타고난 기질의 힘이 세다는 걸 살면서 느낍니다. 생긴 대로 산다고나 할까요... ㅋ 노력해서 되는 게 있고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고 그래요.
좋은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는 게 일단 유리하겠지요.

결혼식에 가면 누가 누구의 자식이고 형제인지 알 정도로 어쩌면 그렇게 가족이 닮았는지 유전자의 힘을 느낍니다. ㅋ

cyrus 2017-12-01 13: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장에 꽂을 수 없는 책들을 일단 탑으로 쌓아 놓았습니다. 안 그래도 방이 좁은 펀인데 책탑을 쌓을 공간도 부족합니다. ^^;;

페크pek0501 2017-12-02 11:57   좋아요 1 | URL
하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군요. 위의 두 번째 사진은 사실 일부만 찍었고 전제를 찍으면 책이 많아 지저분하답니다. 오른쪽 벽까지 책이 쌓여 있어요.

그래도 행복하지 않습니까? 저는 깔끔한 것을 좋아해서 거실이나 방에 뭐 늘어놓는 것을 싫어하는데 책만큼은 예외입니다. 쌓아진 탑을 보는 건 좋거든요.
댓글, 고맙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기를...

서니데이 2017-12-02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좋아하기는 한데, 전에는 읽는 것을, 한 때는 사는 것을, 한 때는 모으는 것을, 이렇게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책읽는 속도가 조금 더 빨라지면 좋겠는데, 점점 느려지는 것 같아서, 조금씩 아쉬워요. 어쩌면 조금 더 부지런해지면 더 많이 읽을텐데, 하는 마음도 들 때가 있어요.
거실에 책장이 있어도 깨끗하고 공간이 넓게 보여서, 부럽습니다. 그리고 침실에 예쁘게 쌓인 책들도요.^^

pek0501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7-12-02 17:16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요즘은 책을 읽기보다 모으는 재미로 사나 봐요. 탐나는 책이 있으면 우선 사고 보거든요. 읽을 책이 밀려 있으면서도 말이죠.
제가 경험한 일. - 어떤 책을 뒤늦게 사려 하니 품절이 되었더라고요. 그래서 꼭 사고 싶은 책은 사고 보자, 가 되어요. 밀렸어도 언젠가 읽을 것 같거든요. 그래도 다른 분들에 비하면 저는 적게 사는 편일 듯해요.

처음엔 책장을 방에 두고 서재를 꾸몄는데 책장이 늘어나니까 방에 다 넣을 수 없어 거실로 나왔답니다.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오른 쪽으로도 책장이 쭉 있답니다. 기역 자로 책장이 있어요. ㅋ

서니데이 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세실 2017-12-09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로의 일기랑 천천히 스미는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어쩜 이 책을 언제 다 읽으셨을까요.

제 친구는 95세 거동 불편한 시아버지 모시고 사는데...
어제 친정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시아버지 돌아가시면 친정부모님 챙겨야지 했는데 이럴수 있냐며 엉엉 우네요. ㅜㅜ
뭐라 할말이 없더라구요.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7-12-09 22:03   좋아요 0 | URL
아, 세실 님. 반갑습니다.
소로의 일기, 는 다 읽지 못했어요. 요즘 읽는 중인 책 중 하나입니다. 이런 책은 소설 읽듯이 빠르게 읽기보다 가끔씩 들춰보는 맛이 좋습니다.
천천히 스미는, 은 읽어 볼 만한 책입니다. 이것도 야금야금 읽었는데 어느 새 다 읽게 되더라고요.

친구 분, 참 안 됐어요.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사는 일이란 자기만의 슬픔을 간직하고 사는 일 같습니다.

세실 님도 굿 밤 되세요.


 



1. 사랑에 빠진 자는 모르는 게 많아진다

 

 

 

.

 

 

 

 

 

 

 

 

 

 

 

 

.........
즉 사랑에 빠진 사람은 자신을 사로잡고 있는 얼굴을 기억할 수 없는, 이상한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남자나 여자를 바라볼 뿐인데도, 그 남자나 여자를 묘사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 사랑에 빠진 사람은 형편없는 예술가이고, 그림을 그릴 수 없는 화가이며, 표현할 수 없음에 두 손을 들고 항복한 시인이다. (···) 지나친 주목은 사랑에 빠진 시선을 혼란시킨다.

 

- 알랭 핑켈크로트, <사랑의 지혜>, 50~51쪽.
..........

 

 

 

 

 

 


2. 질투는 사랑의 크기가 아니라 약점의 크기를 나타낸다

 

 

 

 

 

 

 

 

 

 

 

 

 

 

 

 

..........
질투는 사랑의 크기가 아니라 그가 느끼는 약점의 크기를 나타내 보인다. 사랑해서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약점이 있어서 질투하는 것이다. 맹렬하게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열등감을 느껴서 맹렬하게 질투하는 것이다.

 

- 이승우, <사랑의 생애>, 228쪽.
..........

 

 

 

 

 

 


3. 완벽하게 나쁜 사람은 없다

 

 

 

 

 

 

 

 

 

 

 

 

 

 

 

..........
사실 완벽하게 나쁜 사람은 없습니다.

 

- 달라이 라마 | 하워드 커틀러,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198쪽.
..........

 

 

 

 

 

 


4. 작가라고 해서 자기 작품을 다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
리드    보르헤스, 우리는 당신의 작품에서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모든 걸 당신에게 물어볼 생각이었어요.

 

보르헤스    내가 그걸 다 이해하고 있을지 나 자신도 의문이네요.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에 돈을 걸겠어요.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윌리스 반스톤, <보르헤스의 말>, 213쪽. 
..........

 

 

 

 

 

 


5. 글쓰기란 사람의 마음을 북돋는 것

 

 

 

 

 

 

 

 

 

 

 

 

 

 

 

 

..........
글쓰기란 사람의 마음을 북돋는 것. 글 쓰는 사람 모두 마찬가지다. 예술가가 되려고 애를 쓰는 사람도, 가벼운 오락거리를 쓰는 사람도, 충격을 주기 위해 쓰는 사람도, 자신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자신의 고통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쓰는 사람도 모두 마찬가지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글을 쓰는 까닭임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알지만 부정하려는 사람도 있다. (···) 하지만 우리 모두 사람의 마음을 북돋우려는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쓴다. (···)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북돋우려는 희망과 욕망을 끝까지 분석해보면 전적으로 이기적이며, 완전히 개인적이다. 글 쓰는 사람은 바로 자신을 위해 사람의 마음을 북돋우려 한다. 그렇게 해야 죽음을 물리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기가 북돋우려는 마음들로 죽음을 물리치고 있다.

 

- <천천히, 스미는>, 184~185쪽, 윌리엄 포크너가 쓴 ‘서문’에서. 
..........

 

 

 

 

 

 

 

 


......................

위의 글과 관련한 단상은 다음의 글에서 쓰겠습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주말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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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4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4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5 0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6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제가 1999년에 그린 것입니다.

 

어떤 분에게 제가 그린 연필화를 올려 보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용기를 내어 그 약속을 오늘 지켰습니다.

 

어떤 부분을 잘못 그렸는지 지금은 알겠는데 고칠 수가 없습니다.

색이 변할까 봐 오래전에 코팅을 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비전문가의 그림을 즐겁게 감상하시길 바라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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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7-11-24 2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냥 훌륭해 보이는데 잘못된 곳이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

페크pek0501 2017-11-24 22:42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 잊지 않고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치 옛 친구의 방문인 듯 반갑습니다. ㅋ
저 그림 뒤에 각각 99년 16번, 99년 19번이라고 써 있는 걸로 봐서 제가 20점 이상을 그린 것 같습니다.
잘못 그린 부분은 예를 들면 왼쪽 양파의 둥그런 선이 너무 분명하게 그어져 있어요. 좀 흐릿해야 실감이 나는 건데... 코팅이 안 되어 있다면 지우개로 지우면서 흐릿하게 처리하고 싶군요. 제가 화가도 아닌데 님의 말씀처럼 그건 그것대로 의미 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색연필화에 비해 연필화는 지우며 그릴 수 있어 쉽습니다.ㅋ

stella.K 2017-11-25 1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언니!!! 전 언니가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리리는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너무 오래 됐네요. 지금도 그리나요?
안 그리면 무뎌지는데...
지금이라도 다시 그리세요. 치매 예방에도 좋다잖아요.
물론 우리가 아직 그거 걱정할 나이는 아니지만요.ㅎㅎ

그러고 보니 저도 중학교 때 잠깐 그림을 잘 그린 적이 있었어요.
어느 날 반친구가 미술학원 다녔냐고 물을 정도였으니까요.
생각해 보니 초등학교 5학년 때 저의 반이 무슨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들끼리 사생대회 나갈 수 있는 지정반이 되서
매일 수업 끝나고 그림을 그리게 했죠.
그땐 귀찮아 죽을 것 같았는데 그 효과가 그때 나타났나 봐요.
잘 키워 볼 걸.ㅠㅠㅠㅠㅠㅠ

작년부터 알라딘에 그림 올리는 사람이 조금씩 생기더군요.
저도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열심히 연습해 볼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

페크pek0501 2017-11-26 14:44   좋아요 1 | URL
ㅋㅋ 지금은 그리지 않습니다. 맞아요, 지금은 저렇게 그리지 못할 겁니다. 그땐 이젤에 스케치북 붙여 놓고 하루 5~6시간 매일 그렸어요. 그림에 거의 미쳐 살았죠.
연필화를 배울 수 있는 책이 있답니다. 그것대로 하면 쉬워요. 반복해 그리면 점점 나아지는 걸 경험하는 게 재밌죠.

치매 예방? 그건 우리가 이미 하고 있잖아요. 책 읽고 글 쓰는 일이 얼마나 두뇌를 쓰는 일인데요. 그것만으로도 치매 예방은 된다는 생각이에요. 어떤 책에서 보니 외국어나 악기를 배우는 것도 뇌의 전두엽을 발달시켜서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해요.

저도 고등학교 때 미술 선생님으로부터 그림을 잘 그렸다고 칭찬을 받았아요. 아이스크림을 그리는 시간이었는데 제가 똑같이 그렸다고 하더군요. 중학교 때도 칭찬 받은 일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런 게 재능이 아닐까 싶어요. 특별히 미술 학원을 다니지 않았는데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잘 그렸다는 걸 생각해 보면 말이죠. 인간은 대부분 자기의 재능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다가 죽는다고 하더군요.

오늘 아침에 발레를 하고 왔어요. 발레도 꽤 두뇌를 쓰게 하고 집중력이 생기게 해요. 80분 동안 딴 생각을 했다간 다른 수강생들과 동작이 달라 창피해지거든요.


저는 전두엽 발달을 위해 글쓰기와 발레만 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저는 두뇌를 너무 많이 쓰고 살아서 그쪽으로 에너지가 빠져 살이 안 찌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어 더 이상은 일을 벌이지 않을 생각이에요.

긴 댓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저도 긴 답글을 썼습니다요... ㅋ

stella.K 2017-11-26 15:43   좋아요 0 | URL
오, 연필화를 배울 수 있는 책이 있어요?
몰랐네요. 저는 그 방면으론 문외한이라.
하긴 알아도 못할 것 같긴해요. 하루 해가 너무 짧아서리.
그래도 마음이 심란할 때 그런 거에 몰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참고하겠슴다.
서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거죠?ㅋ

2017-11-26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10년 전 이맘때쯤 나는 무엇을 좋아했고 어떤 고민에 빠졌으며 어떤 걱정이 제일 컸는지 알 수가 없다. 아니 5년 전, 아니 1년 전 이맘때쯤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어떤 책을 읽고 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독서노트를 봐야 지난해 11월에 읽은 책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고, 일기장을 봐야 그때 어떤 일이 있었으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고, 블로그에 올린 글을 봐야 그때 어떤 글을 썼는지 알 수 있다. 나의 삶에 ‘기록’이란 게 없었다면 그것들을 알기 위해 기억을 더듬어 보다가 생각이 나지 않으면 기억을 포기하리라. 기억을 포기하는 것은 내 삶의 일부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최근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들을 나열해 보기로 했다.

 

 

 

 


1.

요즘 내가 애독하기로 작정한 책이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저, <소로의 일기>다. 나도 일기를 쓰는 사람으로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일기를 어떻게 쓰는지 궁금했다. 물론 그의 일기에서 내가 배울 게 있을 것이고 배울 것을 발견하는 재미에 기대가 커서 구입했던 것. 1817년에 태어나 1862년에 생을 마감한, 그야말로 옛사람의 글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내가 신기하게 생각한 것이 있다.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것들을 그는 그 옛날에 생각해 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우리는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라는 걸 알고 있다. 소로는 이미 그 옛날에 일기에 이렇게 써 놨다.

 

 

..........
한평생 어느 한 대상을 마주보고 있을지라도 나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전혀 보지 못할 수도 있다.(148쪽)
- <소로의 일기>에서.
..........

 

 

또 요즘 흔히 하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라.’라는 말을 소로는 이미 그 옛날에 일기에 이렇게 써 놨다.

 

 

..........
뛰어난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그 자체의 죄로 여기기보다는 그것을 미래를 향한 용기와 미덕에 열중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198쪽)
- <소로의 일기>에서.
..........

 

 

표현만 다를 뿐 같은 의미로 읽을 만한 구절을 보고 신기했으며 감탄했다.  


 
빨리 읽지 않고 느리게 천천히 뜻을 음미하며 읽을 예정이다.

 

 

 

 

 

 

 

 

 

 

 

 

 

 

 

 

 

 

 

2.
2017년의 달력 종이가 두 장 남았다. 이 해 안으로 다 읽어야 할 책이 두 권이 있다. 알라디너의 책이다. 스텔라 님과 마태우스 님이 내신 책이다.

 

 

나,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두 분 다 알라딘 서재에 올리는 글보다 잘 썼기 때문이다. 혹시 책을 내면 집중력이 높아져서 글을 잘 쓰게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나도 책을 내서 집중력을 높여서 글을 잘 쓰는 경지에 가 봐야 되나? 뭐, 이런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알라딘 서재에는 책을 내고 글을 잘 쓰는 고수들이 많은데 마치 나도 고수인 양 그들과 동격으로 글벗처럼 지낸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행운이 아닌가. 

 

 

 


 

 

 

 

 

 

 

 

 

 

 

김지안 저, <네 멋대로 읽어라> - stella.K 님의 책.

 

 

 

 

 

 

 

 

 

 

 

 

 

 

 

서민 저, <서민 독서> - 마태우스 님의 책.

 

 

 

애독하는 중이다. 여러분도 읽어 보시길...

 

 

 

 

 

 

 

3.
회사에 다니는 큰애가 이 가을에 내게 준 선물이 있다. 노트북이다. 내가 쓰던 노트북이 고장이 나서 아쉬운 대로 넷북을 침대에서 사용하곤 했는데 화면이 작아 자기가 답답하다며 나를 매장에 끌고 가서 사 줬다. 거실에 큰 화면의 데스크톱 컴퓨터가 있으니 살 필요가 없다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넷북은 작아 가벼운 데다가 배터리를 빼어 더 가벼워져서 휴대용으로 쓰기 좋았는데 딸이 사 준 노트북도 넷북 정도로 가벼워 놀랐다. 요즘 출시되는 노트북은 화면이 커도 가벼운 장점이 있나 보다.

 

 

 

 

 

 

 

넷북과 노트북과 책 크기 비교.
셋 다 잘생겼다. 보기만 해도 뿌듯하다.

 

 

 

 

 

 

 

4.
지난여름에 내가 애용했던 액세서리이다. 팔찌, 목걸이, 반지.

 

 

 

 

치마보다 바지를 선호하는 내가, 여성이기보다 중성 같다, 라고 느껴질 때가 있는 내가 ‘나, 여자이긴 여자구나.’라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런 것들을 좋아할 때이다. 

 

 

 

 

 

 

 

5.
가을의 표정에 마음을 빼앗겨 사진으로 남겼다.

 

 

 

 

 

 

 

 

 

 

 

 

 

자연은 왜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냐, 라고 자연에게 물어보았다.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저 온몸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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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11-15 14: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노트북은 점점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새 노트북 색상이 예뻐요. 좋은 선물 받으셨네요.^^
pek0501님 따뜻하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7-11-15 20:39   좋아요 1 | URL
반가운 서니데이 님.
예, 맞아요. 점점 가벼워져서 한 손으로 들고 다녀도 되는 시대가 되는 것이죠.

오늘 지진 때문에 내일 있을 예정인 수능을 일주일 연기한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포항 지역의 지진이 심했는데 서울은 잘 모를 정도로 살짝 흔들렸나 봐요.
저는 세상에서 지진이 제일 무섭습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길 기도해야 할 밤 같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stella.K 2017-11-15 16: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받고 놀랐어요.
다 편집자를 잘 만난 덕이죠.ㅎㅎ

넷북이란 게 있군요.
작아서 좋긴한데 화면이 작으면 눈이 더 안 좋아진다는
말이 있던데 저는 못 쓸 것 같아요.ㅠ
그래도 따님이 노트북도 사 주시고 좋으시겠어요.^^

저도 10년 전쯤에 뭐하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죽을만큼 고민스럽고 고통스러운 날도 있었을텐데
그래도 그 고비 넘기고 지금도 잘 살고 있는데
그땐 왜 그렇게 투정이 심했는지...ㅠ
하나님은 감당할만한 시험만 허락하신다잖아요.

소로 일기가 새로나왔군요. 예쁘네요.
일기를 안 쓴지가 오래됐습니다.
아마도 블로그가 생기고부터 점점 멀어진 것 같아요.
그전엔 어떤 땐 일기 쓰는 손맛이랄까?
뭐 그런 걸 느끼며 쓴 날도 많았는데...ㅠ

페크pek0501 2017-11-15 20:46   좋아요 1 | URL
편집자가 아무리 훌륭해도 글 원판이 좋아야 하는 것이죠. ㅋ
넷북은 화면이 작은 반면 휴대용으로 좋습니다. 글자 크기를 14 포인트로 하여 쓰다 보면 화면이 작은지 잘 모른답니다. 습관이 무섭지요.
넷북 쓰다가 거실의 PC를 사용하면 화면이 커서 시원해요.

스텔라 님은 일기를 쓰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일기 같은 글을 서재에 올리기도 하고 워낙 글을 많이 올리시는 편이라서요.
저는 노트에 볼펜으로 꾹꿀 눌러 쓰는 걸 좋아해서 그 맛에 일기를 씁니다. 또 사적인 이야기나 내밀한 생각을 쓸 수 있어 좋습니다. 워낙 기록하는 걸 즐깁니다.
고맙습니다.

AgalmA 2017-11-15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월든>도 그렇지만 <소로의 일기>도 언제 어느 때 봐도 좋은 책 같아요. 청년편 다음은 노년편이겠죠? 소로의 일기 70권을 단 두 권으로 정리라니...아쉽지만 후속책도 기다리고 있어요^^

페크pek0501 2017-11-15 20:48   좋아요 1 | URL
지금 제가 읽고 있는 책이 청년편인 거죠. 노년엔 어떤 생각을 적었는지 저도 궁금해지네요.
글 잘 쓰는 작가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색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월든보다 소로의 일기가 저는 더 좋습니다.
고맙고요, 또 뵙기를...

cyrus 2017-11-16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과거에 남긴 기록들을 보면 부끄러워요. 그래서 과거 기록을 기억하는 것을 포기하겠습니다.. ㅎㅎㅎ

페크pek0501 2017-11-17 20:50   좋아요 0 | URL
흐훗... 그렇습니까?

그건 아마도 과거에 비해 현재 성장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cyrus님은 책도 많이 보시고 글도 많이 쓰시니까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을 저는 못 당하겠더라고요. 글뿐만이 아니라 무엇이든지요.
그래서 우선 항복, 이럽니다. 행복 아니고 항복. ㅋ

굿 밤 되세요. 고맙습니다.

성에 2017-11-17 0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뵙습니다.
제가 Good fan은 못되나 봐요,이렇게 뜨엄뜨엄.
그래도 이 곳에 들어오면 유일하게 찾는 이 곳.흔적 남깁니다.

페크pek0501 2017-11-17 20:5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오랜만의 방문이시네요. 유일하게 찾는 곳이라니, 저로선 영광스런 일입니다.
거긴 미국이겠지요? 멀리 있어도 서로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이 시대가 가끔 신기하게 생각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이렇게 들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1.
집이 아닌 밖에서 잠시 짬이 나서(예를 들면 지하철 안에서)
폰으로 어느 님 서재의 글을 읽고 로그인하여 ‘좋아요’를 누르고
바로 로그아웃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어떤 님은
(어, 페크가 들어왔구나, 그런데 왜 내 글엔 ‘좋아요’를 안 누르는 거야? 나한테 뭐 섭섭한 게 있나? 아니면 그동안 보여 준 페크의 관심이 다 가짜였나?)
이런 오해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오해는 저를 포함하여 모두가 할 수 있는 오해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건 그냥 ‘화제의 서재글’을 보고 한 서재로 들어가 글을 읽고
이건 내가 ‘좋아요’를 꼭 눌러 줘야 할 것 같아, 그러면서
로그인하여 그것만 ‘좋아요’를 누르고 바로 나온 경우에 해당하는 바,
(그리고 난 지하철에서 내려 걸었음.)
다른 오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꼭 집에서 PC로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서재에 로그인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서로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저를 포함하여 우리가 상상력을 발휘하길 바랍니다.

 

 

 

 

 


2.
또 하나,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북플로 들어가 여러 서재에 들어가 ‘좋아요’를 눌렀는데
어느 서재의 님은 평소 댓글 교류가 많은 가까운 사이라서
‘좋아요’만 누를 게 아니라 나중에 시간 여유가 있을 때
글을 꼼꼼히 읽고 댓글을 써야 할 것 같은 겁니다.
그래서 ‘좋아요’를 누르지 않고 보류하며
나중에 시간 날 때 글을 읽고 댓글을 쓰고 나서
‘좋아요’를 누르기로 하고 로그아웃을 했는데
그걸 까먹고 끝내 그 서재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지 못한 경우입니다.

 

 

서로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저를 포함하여 우리가 상상력을 발휘하길 바랍니다.

 

 

 

 

 


3.
또 하나,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집에서 PC로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서재에 로그인하고
여기저기 서재에 들어가 글을 읽고 댓글을 썼는데
식구들이 저녁을 외식하자고 하여
할 수 없이 로그아웃하고 외식하러 갔습니다.
외식하고 집에 오니 제가 좋아하는 티브이 프로그램이 눈에 띄어
그걸 시청하느라 그날 다시 PC를 켜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 미처 보지 못한 서재의 글엔 댓글을 쓸 수 없지요.
‘좋아요’를 누를 수도 없지요. 

 

 

서로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저를 포함하여 우리가 상상력을 발휘하길 바랍니다.

 

 

 

 

 


...................................
어느 분의 말처럼
알라딘 서재에 올라오는 모든 글을 읽으며
살 수는 없습니다.

 

저에게 섭섭하셨던 분들이 계셨다면
이 글을 참고해 주시기 바라면서
이 글을 올립니다.

 

이 글은 오늘 어느 서재에 댓글을 달다가 생각나서
즉흥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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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4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05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1-04 1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글은 북플로 보기 힘들어요. 글에 재미있는 내용은 없어요. 그래서 제 글을 읽기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저와 ‘친구‘를 맺은 분)이 있을 거예요. 그럴 때 패싱하지 말고, ‘친구‘ 설정을 해제했으면 좋겠어요. 기분 나쁜 일이 아니고, 미안한 감정을 느껴야 할 일도 아니에요. ‘나는 네 글을 보기 싫어‘, 이 말 한 마디 안 하고, 관계를 정리할 수 있어서 편해요. 사람마다 글을 선호하는 취향이 다릅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글이 자기 취향에 맞지 않으면 아예 안 보는 것이 낫습니다. 하루에 스무 편 이상의 글을 다 보는 것은 힘들어요. ^^

페크pek0501 2017-11-05 12:13   좋아요 0 | URL
하하~~ cyrus님의 말씀은 저에게 할 필요가 없는 말씀이세요. 저는 님의 글이 궁금한 사람입니다. 글을 워낙 많이 올리시는 분이라 제가 읽는 속도가 늦어(이곳에 자주 들어오지 않아서)간혹 놓치는 글이 있습니다만 얼마나 유익한 글이 많은데요. 저는 님의 글로 배우는 바가 많답니다.

재미라는 건 개인적인 해석에 따라 다를 듯해요. 저는 유익함에서 재미를 느끼기도 하는 사람이라서 님의 댓글에 해당 사항이 없사옵니다. 믿어 주시옵서서... ㅋㅋㅋ

앞으로도 다양한 소재로 좋은 글 많이 많이 써 주세요.
고맙습니다.

2017-11-04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05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05 0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7-11-05 12:20   좋아요 0 | URL
귀여웠나요? ㅋㅋ

딩동댕 아니고 땡입니다. 늦잠 잔 게 아니고 발레하고 왔답니다. 일요일반으로
옮겨서 오전에 하고 온답니다. 곧 점심 먹어야 하고 그리고 나선 남편과 외출할
스케줄이 있답니다.(난 왜 이리 바쁠까요?) ㅋ

자주 글로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17-11-05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05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05 1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06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11-07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들 곤란해하는 부분을 콕콕 잘 짚어 말씀해 주셨네요^^
˝서로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바랍니다˝ 후렴구 넘 센스있으시고^^!

짐 하나 덜어드리는 차원에서 말씀드리면 제 서재에 좋아요, 댓글 안 누르고 사셔도 저는 pek0501님께 전혀 서운하지 않을테니 제겐 부담가지지 않으시길~ 서로 계속 여기 머물고 있다면 생각나면 가고 오고 하겠죠ㅎ; 일상에서 가족, 친구들도 이렇게까지 챙기긴 어려울 겁니다ㅎ
언젠가부터 서재 출근도장 찍듯 하는 일이 너무너무 부담스러워서 눈에 보이는 대로 발 가는대로 가고, 말하고 싶음 하고 시간 걸릴 거 같음 피곤해서 말고ㅎ; 그래요. 이웃이 제게도 의무감으로 그러지 않았으면 싶고요. 제 맘을 알거나 모르거나 서로 멀어져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요^^;

페크pek0501 2017-11-08 21:04   좋아요 1 | URL
예. 가고 오고 할 거예요.

저의 경우,
1) 글이 너무 길다고 느끼면 이건 나중에 시간 여유 있을 때 천천히 읽자, 하고 넘기다가 잊어버리고 말아 끝내 좋아요도 못 누르고 댓글도 못 달고 (이거 아끼다가 똥 되었다고 말하면 안 되는 거죠?ㅋ)
2) 글은 꼼꼼히 읽었는데 그 글이 내가 아는 분야가 아니라서 할 말이 없군, 괜히 댓글을 잘못 썼다가 내 빈약한 지식이 드러날 거야, 하고 좋아요만 누르고 댓글을 못 달고
3) 댓글을 쓰고 싶은데 지금 다른 할일이 있어 그만 컴퓨터를 꺼야 돼, 하고 댓글을 못 달고 등등... 그렇습니다.

님과 저의 경우엔 둘 다 이곳을 떠나지 않는 한, 댓글 교류는 지속될 것이라고 봅니다. 생각나면 가고 오고 할 테니까요.~~~

고맙습니다. 굿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