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부근.



1.

집을 마련하고 나서 농부는 그 집 때문에 더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실은 더 가난하게 되었는지 모르며, 그가 집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집이 그를 소유하게 되었는지 모른다.(58~59쪽)


⇨ 이 글은 오늘날의 ‘하우스 푸어’(자기 집을 가지고 있지만 빈곤층에 속하는 사람)를 연상시킨다. 무리하게 은행에서 대출받아 집을 산 사람의 경우 ‘하우스 푸어’가 되기도 한다.  


‘그가 집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집이 그를 소유하게 되었는지 모른다.’라는 구절이 인상적이다. 




2.

그러면 가난한 소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일부 사람들의 외적인 환경에서는 미개인보다 나은 처지에 놓이게 된 반면에, 그와 똑같은 비율의 다른 사람들은 미개인보다 못한 처지로 떨어졌음이 판명될 것이다. 한 계급의 호화로운 생활은 다른 계급의 궁핍한 생활로 균형이 맞추어진다. 한편에 궁전이 있으면 다른 편에는 빈민 구제 시설과 ‘말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있다.(59~60쪽)


⇨ ‘이십 대 팔십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80프로의 빈곤층과 20프로의 부유층으로 사회가 양분된다는 것으로, 상위 20프로가 전체 부의 80프로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론이다. 


‘이십 대 팔십 법칙’이 적용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소로우가 살았던 시대에도 빈부 격차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3.

이집트 왕들의 무덤인 피라미드 공사에 동원된 수많은 사람들은 마늘을 먹으면서 연명했으며 죽은 후에는 격식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묻혔을 것이다. 궁전의 처마돌림띠를 손질하던 석공은 밤이면 아마 인디언의 천막집보다 못한 오두막으로 돌아가리라. 문명국임을 나타내는 증거가 여럿 있다고 해서 그 나라 국민 대다수의 사정이 미개인의 사정보다 나으리라고 보는 견해는 옳지 못하다. 나는 지금 영락零落한 부유층이 아니라 영락한 빈민층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60쪽)


⇨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 소장에 따르면 피라미드를 노예가 만들었다는 것은 오해이며, 피라미드를 짓는 데 동원된 건 노예가 아닌 임금 노동자들이라고 한다.(매일경제 2023-03-23) 임금 노동자들이라고 해도 피라미드 공사를 하기 위해 그들이 흘린 땀과 눈물은 적지 않으리라 예측할 수 있다.


 

  

4.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택이 무엇인지를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 같다. 그들은 이웃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정도의 집은 나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나머지, 가난하게 살지 않아도 될 것을 평생 가난에 쪼들리며 살고 있다.(61쪽)


⇨ 자기가 갖고 싶은 집이 어떤 집인지를 생각해 보지 않고 남을 따라 해서 집을 장만하느라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을 향해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가용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도 필요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남과 비교하여 자신도 차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 경우가 적지 않을 듯하다.  




5.

세상에는 남의 말이란 통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때때로 이들은 나에게 채식만 하면서 살 수 있느냐는 등의 질문을 한다. 그럴 때면 나는 문제의 핵심을 찌르기 위해(왜냐하면 핵심은 신념이니까.) 대못만 먹고도 살아갈 수 있노라고 대답해주곤 한다. 그 사람들이 이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면 그들은 내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대부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101~102쪽)


⇨ 대못만 먹고도 살아갈 수 있다고 대답한 소로우는 농담을 할 줄 아는 유머인인 듯. 




6.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줄 때는 그들이 절실히 원하는 바를 도와주라. 비록 그것이 당신이 보여주는 모범이며, 그 모범이 그 사람들이 따르기 힘든 것일지라도 말이다. 만일 돈을 주려거든 그 돈으로 무엇을 해줄 것이며, 돈을 그냥 내주지는 말라. 우리는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가끔 있다. 가난한 사람은 누더기에 지저분하고 괴상망측한 꼴을 하고 있을지 모르나 그렇다고 그들이 춥거나 배고픈 것은 아닐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하고 다니는 것이 어느 정도는 그의 취향 때문이지 단지 불운에 빠져서 그런 것은 아니다. 만일 당신이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준다면 그는 그 돈으로 누더기를 더 장만할 가능성이 크다.(116~117쪽)


세상에는 도끼로 악의 뿌리를 내려치는 사람이 한 명 있다면, 악의 가지를 치는 사람은 천 명이 있다고 하겠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돈과 시간을 주는 사람은 자기의 생활 방식을 통해서 그가 없애려고 노력하는 바로 그 불행을 오히려 최선을 다해서 조장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 사람은 노예 한 명을 판 대금으로 노예 아홉 명에게 일요일 하루만의 자유를 사주는 경건한 노예 농장 주인과도 같은 것이다.(117쪽)


어떤 사람은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 집 부엌에 고용함으로써 친절을 베푼다. 부엌일은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 더 친절한 처사가 아닐까? 여러분은 수입의 1할을 자선사업에 바치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한다. 차라리 수입의 9할을 바쳐 자선사업을 끝내는 것이 낫지 않을까?(117쪽)


자선은 인류가 평가를 충분히 해주는 유일한 미덕이다. 아니, 그것은 지나친 평가를 받고 있다. 그것을 과대평가하는 것은 우리의 이기심이다.(118쪽)


⇨ ‘월든’을 읽다 보면 난해하여 무슨 의미인지 해석하기 어려운 문장을 만날 때가 있다. 자선이나 박애 정신을 언급한 내용에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박애 정신’을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 ‘월든’에서는 ‘자선 사업’으로 해석해 놓았다.) 소로우는 왜 ‘자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 나름대로 자선으로 인한 문제점을 생각해 보았다.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늘 남의 도움을 받으며 사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 사람은 어떻게 될까? 


1) 남에게 기생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2) 남에게 의존함으로써 독립된 삶을 살 수가 없다. 

3) 갑을 관계를 형성하여 자존감이 떨어진다. 

4) 주체적 자세를 가질 수 없다. 


이와 같이 내 생각을 펼쳐 볼 수 있었던 것은 소로우의 글 덕분이다. 소로우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7.

그리하여 나는 나의 청빈에 아무런 손상을 입히지 않고도 잠시 동안이나마 부자가 된 경험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농장의 경치만은 그대로 소유하기로 했으며, 그 후에도 손수레를 사용하는 일이 없이 해마다 경치의 소득을 거두어왔다. 경치에 관해서라면,

“나는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의 군주이며,

세상에 내 권리를 의심하는 자는 하나도 없다.”(127쪽)


⇨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의 군주가 될 수 있다고 표현한 것이 신선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게 될 때 그 순간 ‘아름다운 풍경의 주인은 나다’라고 생각해 봐야겠다. 그러면 그 시간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으리라. 




8.

‘아침 공기’에 대하여 쓴 글을 보자.


내가 진정 아끼는 만병통치약은 희석하지 않은 순수한 아침 공기 한 모금이다. 아, 아침 공기! 만약 사람들이 하루의 원천인 새벽에 이 아침 공기를 마시려들지 않는다면, 그것을 병에 담아 가게에서 팔기라도 해야 할 것이다. 아침 시간에 대한 예매권을 잃어버린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아침 공기는 아무리 차가운 지하실에 넣어둔다 해도 정오까지 견디지 못하고 그 전에 벌써 병마개를 밀어젖히고 새벽의 여신을 따라 서쪽으로 날아가 버린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210쪽)


⇨ ‘아침 공기’에 대해 쓴 이 글만 봐도 소로우의 탁월한 문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아침 공기’에 대해 우리가 글을 쓴다면 소로우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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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2-05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사진 좋네요. 광화문은 언제 나가봤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ㅠ
월든이 어렵긴 어려운가 봅니다. 그래서 못 읽겠다고 엄살일까요? ㅋ

페크pek0501 2023-12-05 20:31   좋아요 1 | URL
저도 오랜만에 광화문역에 갔네요.
내용이 어려운 건 아니고 해석이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가 봅니다.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소로우가 정확하게 쓰지 않은 것인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난해한 부분을 제외하고 나면 문장이 너무 좋아 일독을 권할 만하답니다. 필사할 책을 찾는 분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시처럼 외우고 싶은 구절이 많습니다.^^

서니데이 2023-12-05 2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pek0501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따뜻한 연말 좋은 시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3-12-05 20:33   좋아요 1 | URL
축하, 감사합니다.^*^
벌써 12월입니다. 올해는 더욱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간 듯합니다.
서니데이 님도 행복한 12월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2023-12-05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5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5 2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5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5 2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6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오 2023-12-05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월든...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이책저책에서 인용되기도 하고 그래서 제목은 많이 들어봤는데 아직 못읽었네요. 페크님 페이퍼 읽으니 얼른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페크pek0501 2023-12-06 11:52   좋아요 1 | URL
반가운 은오 님! 저도 월든을 처음 읽은 것이(알라딘 서재 기록에 따르면) 2011년이었는데 그때 완독을 하지 못해서 이번에 완독을 해 보려 합니다. 좋은 문장이 많아 읽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 책입니다만, 필사하기 좋은 책 같아요. 은오 님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네요.^^

yamoo 2023-12-06 1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용된 걸 보니 확실히 다시 봐야할 듯합니다. 월든 읽기의 동기를 부여해준 페크님에게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그나저나 저도 스텔라님처럼 사진이 매우 좋습니다. 운치도 있고....광화문은 올해 꽤 많이 갔어요. 세종미술 축제때문에 근처를 4번 갔어요..ㅎㅎ광화문역 부근이라고 사진찍은 저곳은 어딘지 매우 궁금합니다..

페크pek0501 2023-12-07 15:21   좋아요 0 | URL
동기 부여...ㅋㅋ 시를 좋아하거나 자연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겐 이 책이 인기 있을 거예요.
좋은 문장을 찾아 밑줄을 치는 즐거움으로 읽고 있어요.
광화문에 오랜만에 갔는데 저도 세종문화회관쪽이나 교보문고에만 들렀지 저기는 처음 갔어요. 서울 도심지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신선했는데, 알아보니 거기가 광화문 부근에 있는 경희궁, 이라 합니다.^^

모나리자 2023-12-06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월든>을 열심히 읽고 계시는군요. 역시 소로의 문장은 되새김하며 읽을 때 공감하게 됩니다.
자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부분은 그런 내용의 책이 나온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마음 공부를 하면서 들은 바로는, 특히 아프리카 빈민국에 원조를 한지 수십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가난한 것은 부정적이고 결핍의 마음으로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주의 진동에 공명하듯이 그렇게 공명하기 때문에 여전히 가난하다고요. 그러니까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잡는 방법을 알려 줄 때 잘 살게 된다는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다고 할 수 있지요.
저도 좋은 책 만나면 페이퍼를 한번 작성해봐야겠습니다. 그냥 밑줄긋기만 하고 끝내는 것보다
다시 읽기, 곰곰히 생각하는 글쓰기가 될 것 같은데요.ㅎ
좋은 내용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3-12-07 15:24   좋아요 1 | URL
<월든>을 반 이상 읽었어요. 빈민국 사람들에 대한 시선, 그렇군요. 모나리자 님 덕분에 새 시각을 배웁니다.
예. 밑줄긋기도 공부가 되지만 글에 대한 단상 쓰기,를 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꼭 관련이 없더라도 연상되는 것들을 쓰면 뭐든 쓰게 되니까요. 저는 글감이 없는 게 고민인지라... 제 머릿속에서 뭘 뽑아야 하는지 모르는지라
발췌와 단상 쓰기의 방식이 좋은 것 같더라고요.
모나리자 님도 편안한 날들 보내십시오.^^

2023-12-08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8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우리가 사소한 일에 위로를 받는 이유는 사소한 일에 고통받기 때문이다.(63쪽)


우리가 사소한 일에서 위로를 받는 이유는 사소한 일에서 고통받기 때문이며, 신을 안다고 말하는 자 중에 신을 사랑하는 자가 극히 적은 이유는 형식과 진실의 거리가 비교도 안 될 만큼 멀기 때문이다. 행복을 손에 넣고 싶다면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 되어서는 안 된다. 행복 이외의 다른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63쪽)


행복은 수단을 통해 달성되지 않는다. 어떤 목표를 향해 의지의 실천을 했을 때 길의 중간에서 우연찮게 얻은 물 한 모금 같은 것이다.(63~64쪽)






2.

대구에 사는 두 시누이(남편의 누나들)가 김장 김치를 보내왔다. 매년 이맘때면 김장 김치를 보내 줘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는데.... 









배달 온 택배 상자 안에서 봉지들을 꺼내 놓고 보니 김치 종류가 많고 양도 많았다. 배추김치, 무김치, 갓김치, 게다가 무말랭이까지 있었다. 


친정어머니에게 갖다 드리려고 따로 덜어 놓았다. 


김장 김치가 있으니 겨울나기 준비를 해 놓은 듯 마음이 든든하다. 


두 형님의 음식 솜씨가 좋으니 얼마나 맛있을까? 이것저것 맛을 보면서 행복했다. 


두 형님의 정성 어린 손길이 그대로 느껴졌다. 


쇼펜하우어는 행복이란 “우연찮게 얻은 물 한 모금 같은 것”이라 했는데, 물 한 모금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듯 나는 김장 김치로 행복을 느꼈다. 


여기까지 나를 감동시킨 ‘김장 김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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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2-03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그렇겠어요. 행복은 나눌 때 커진다더니.
보기에도 맛있어 보입니다. 든든하고 행복하시겠어요.^^

페크pek0501 2023-12-05 16:00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저기 그릇에 담아 둔 것의 두 배가 왔답니다. 어머니와 나누어 가졌어요. 어머니가 무척 좋아하시더군요.
김치 덕분에 새 반찬이 많이 필요하지 않으니 반찬 걱정을 반은 덜은 셈입니다.^^

scott 2023-12-03 2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한 김치 나눔의 사랑 페크님의 가족은 따숩!^^

페크pek0501 2023-12-05 16:01   좋아요 1 | URL
스콧 님, 오랜만의 방문이십니다. 반갑습니다.
스콧 님의 댓글이 더 떠숩!^^

yamoo 2023-12-04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마음이 든든한 김치 나눔이네요! 행복을 주는 김치는 더욱 맛있을 거 같다는...ㅎㅎ

페크pek0501 2023-12-05 16:01   좋아요 1 | URL
산 김치도 맛있지만 정말 행복을 느끼게 하는 김치의 맛은 더욱 맛있네요.^^

희선 2023-12-06 0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시누이님이 김장 김치를 보내주시다니 고마운 일이군요 페크 님 겨울 준비 잘 하셨네요 두 분이 같은 곳에 사시는 건지... 두 분 다 페크 님을 생각해주셔서 좋으시겠습니다

페크 님 2023년 서재 달인 되신 거 축하합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3-12-06 11:57   좋아요 0 | URL
예, 두 분 형님이 가까운 곳에 사셔서 시어머님집에 모여서 함께 김장을 했답니다.
희선 님도 서재의 달인, 에 선정되신 것 축하합니다.^^
 


















1. 

오늘 모든 사람들이 진리라고 받아들이고 묵과한 것이 내일에는 거짓으로 판명될지도 모른다.(23~24쪽)


⇨ 한국의 1970년대는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구호 아래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사람이 애국자였던 시대였다. 그러나 오늘날은 아이를 많이 낳는 사람이 애국자가 되는 시대다. 왜냐하면 2022년 통계청이 발표한 합계 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여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애국자의 기준이 달라진 것처럼 그 무엇도 시대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영구불변하는 진리나 법칙은 없다고 하겠다. 소로우가 말한 것처럼, 오늘 모든 사람들이 진리라고 받아들이고 묵과한 것이 내일에는 거짓으로 판명될지도 모른다.




2.

나이 많음이 젊음보다도 더 나은 선생이 될 수 없고 어쩌면 그보다 못하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은 나이 먹는 과정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24쪽)


⇨ 나이 많음이 젊음보다도 더 나은 선생이 될 수 없다는 말에 내가 동의하는 이유는 나이가 많다고 해서 마음이 더 넉넉해지는 것도 아니고 더 현명해지는 것도 아니어서다. 오히려 늙을수록 마음이 더 좁아지는 게 아닐까 한다. 주위를 보면, 노인들은 초라하게 늙어 가고, 기억력과 언어 능력이 저하되고, 동작이 느려지기도 하는 등 대체로 발전보다는 퇴보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진다. 자존감이 낮은 이가 마음이 넉넉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글을 쓰고 보니 다음과 같은 글귀가 떠오른다. “고통을 겪으면 인품이 고결해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행복이 때로 사람을 고결하게 만드는 수는 있으나 고통은 대체로 사람을 좀스럽게 만들고 앙심을 품게 만들 뿐이다.” 서머싯 몸이 쓴 소설 ‘달과 6펜스’에 나오는 글귀다.  




3.

오늘날 철학 교수는 있지만 철학자는 없다. 삶다운 삶을 사는 것이 한때 보람 있는 일이었다면 지금은 대학 강단에 서는 것이 그렇단 말인가?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단지 심오한 사색을 한다거나 어떤 학파를 세운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너무나도 사랑하여 그것의 가르침에 따라 소박하고 독립적인 삶, 너그럽고 신뢰하는 삶을 살아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철학자가 되는 것은 인생의 문제들을 그 일부분이나마 이론적으로 그리고 실제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뜻한다.(32~33쪽)


⇨ 배운 대로 살지 않는다면 배움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4. 

옷을 구입할 때 우리는 참다운 실용성보다는 새것을 좋아하는 심리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까 하는 점에 더 좌우된다. 일을 해야 할 사람에게 그가 옷을 입는 목적은 첫째 체온을 유지하기 위함이요, 둘째 현재의 인간 사회에서는 알몸을 가려야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보자. 그러면 그는 지금 있는 옷만 가지고도 중요한 사업을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42쪽)


나는 어떤 사람이 기운 옷을 입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조금이라도 낮게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대체로 사람들은 건전한 양심을 갖기보다는 유행에 맞는 옷, 적어도 깨끗하고 기운 자국이 없는 옷을 입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중략) 그는 무엇이 진실로 존경할 만한 것인가보다는 세상 사람들이 존경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더 염두에 둔다.(43쪽)


⇨ 자기 줏대도, 자기 주관도 없이 남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소로우의 글이다. 옷을 입는 목적보다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한 건 요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아니 더 심한 것 같다. 소재도 디자인도 색상도 가격도 같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명 브랜드의 옷을 선호할 테니까. 


특히 부유층들은 외제 사치품을 사길 좋아한다. 백화점에 갔다가 명품 핸드백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여성들을 본 적이 있다. 고가의 수입품일수록 구매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고가의 수입품이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남에게 보여지는 겉모습을 중시하지 않는다면 굳이 고가의 제품을 살 이유가 없지 않을까. 고가의 수입 자동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겉모습을 중시하는 경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5.

이 근처의 일반 가옥은 대략 800달러 정도인데 그만한 돈을 모으자면 부양가족이 없는 노동자라도 10년 내지 15년이 걸릴 것이다. 이 계산은 노동자의 하루 수입을, 사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평균 1달러로 따진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자가 ‘자기의 오두막을 마련하려면 생의 반 이상을 바쳐야 하는 것이다. 그가 집을 마련하는 대신 세를 사는 것을 택하더라도 상황이 더 나아진다고 볼 수 없다.(55쪽)


⇨ 소로우(1817년 출생)가 ’내 집 마련‘을 위해 생의 반 이상을 바쳐야 한다고 말하는 대목은 현재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여겨도 무방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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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1-28 19: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아름다운 추억이 많아야 한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야 늙어서도 넉넉한 심성을 가질 수 있다나 뭐라나...
정말 나이들어도 좋은 인격을 가져야 할텐데 그럴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요.
속이 자꾸 좁아지는 건 노화에 따라 뇌도 줄어들기 때문이란 말도 있어요.
근데 이 책 좋은 말들이 많이 있네요.
재미없어서 끝까지 읽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말도 있던데.
사진 좋네요. 지금은 낙엽이 거의 떨어졌더군요. .

페크pek0501 2023-11-28 23:31   좋아요 2 | URL
문학 강의를 들으러 다녔던 젊은날이 행복했던 시간 같아요. 뭐든 될 줄 알았거든요.
꿈은 꿀 때가 행복한 듯... 그리고 책에 빠져 살아 행복했지요.
요즘 이 책 감탄하며 읽고 있어요. 재독인 셈인데 뒷부분은 읽지 않은 것 같아
이번엔 정독과 완독을 목표로 읽을 생각입니다. 명문장이 많아요.
노화로 뇌가 줄어들어 속이 좁아지는 것, 일리가 있네요.ㅋㅋ
단풍을 기다렸는데 바로 겨울이 오더라고요.
저는 이제 잠자리에 콕~~ . 댓글 고맙습니다. 굿 밤 되십시오.^^

호시우행 2023-11-29 04: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글을 보니 배울 게 많은 독서법이란 생각이 듭니다.

페크pek0501 2023-11-29 12:30   좋아요 1 | URL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단상을 쓰는 독서법의 단점은 책이 좀 지저분한 점입니다.여백에 낙서가 많아서요ㅋ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미미 2023-11-29 1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통에 대해 페크님인용하신 대목이 와닿아요. 늙음도 그렇고 고통에 대해서도... 결국 뭐든 단정지을 만한건 없어 보입니다. 편협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네요. 저도 묵혀두고 있는 책입니다 완독을 응원합니다^^

페크pek0501 2023-11-29 21:37   좋아요 1 | URL
완독이 쉽지 않은 책이라고 하네요. 이렇게 서재에 올리면서 읽으면 완독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백 쪽 이상 읽었는데 좋은 글이 의외로 많네요. 다음에도 좋은 글 뽑아 올려 보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3-11-29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잘 지내셨나요. 서재의 이미지도 가을의 아파트로 달라졌네요. 날씨가 맑고 좋은 날의 느낌이 듭니다.
저희집에도 소로우의 책이 있을텐데, 거의 새 책 그대로일거예요.
시간이 지나는 것처럼, 사람들의 가치관과 원하는 것들도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매번 새로운 것만 있는 것같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기시감 느껴지는 이전의 것들이 다시 돌아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내일 날씨가 많이 춥다고 해요.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3-11-29 23:01   좋아요 1 | URL
동네에 있는 아파트인데 아파트 외벽이 스케치북이라 생각하고 단풍을 봅니다. ㅋㅋ
소로우의 책을 많은 분들이 가지고 계시네요. 워낙 유명한 책이라 그런가 봐요.
저는 이레 출판사 책과 은행나무 출판사 책, 두 권을 가지고 있어요. 이러고도 완독을 못하면 안 되겠지요?
개정판을 내면서 많이 고친 것 같아 은행나무 걸로 이번에 구매했어요.
서니데이 님도 편안한 밤 보내십시오.^^

모나리자 2023-11-29 2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월든>을 읽었는데 저런 인용글이 있었군요.ㅎ 기억이 안나요. 소로의 책은 읽기 난해한 책 중 하나지요.
그렇지만 문장을 되뇌어 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됩니다.. 백년도 훨씬 전에 쓴 책인데도 5번의 인용문장은
지금의 우리 현실을 그대로 말하고 있군요. 나이듦으로 인해 걸음이 느려지지 않기 위해서 부지런히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ㅎ
11월이 어느새 하루 남았어요. 마무리 잘 하시고 건강한 12월 보내시길 바랄게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3-11-30 17:34   좋아요 1 | URL
모나리자 님도 읽으셨군요. 읽고 나면 저도 다 까먹어요. 그래서 기록을 남기려고 합니다.
저는 일주일에 친정에 두 번쯤 가고, 마트에 한 번은 가고, 또 발레하러 주1~2회 가고 하면 주 4회 이상은 걷기 운동을 하는 것 같아요. 사실 건강만 보장된다면 이 추운 날 걷기를 안 하고 싶죠. 그런데 12월에 건강검진이 있어 저야말로 걷기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해요. 운동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이나 혈압의 수치가 차이가 나니까요. 게다가 어머니가 당뇨병 있어서 가족력 때문에 만나는 의사마다 운동을 꼭 하라고 하더군요.
당뇨병 걸리면 커피도 못 마시고, 먹고 싶은 것 맘대로 못 먹는 것, 제가 잘 알거든요. 건강합시당~~

희선 2023-11-30 0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예전에 읽었는데, 하나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글자만 봤나 봅니다 그때는 책을 봐도 안 쓰기도 해서... 썼다 해도 별거 못 썼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집을 사려면 힘들겠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네요 고통을 겪으면 더 안 좋아지겠지요 그런 걸 다른 걸로 바꾸는 사람은 대단한 사람입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3-11-30 17:37   좋아요 0 | URL
기억이 나질 않아 재독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사실 저도 재독이거든요. 생각나는 문장이 없더군요. 책을 보니 밑줄은 잔뜩 쳐져 있는데...하하~~
내일은 12월이군요. 달력 한 장만 남은 거네요. 후딱 가는 시간입니다. 희선 님도 건강 잘 챙기면서 책 보시길 바랍니다.^^

서니데이 2023-12-01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오늘부터 12월입니다. 벌써 연말이 찾아온 것 같은 기분입니다.
좋은 일들 가득한 한 달 되세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3-12-03 18:07   좋아요 1 | URL
오늘 벌써 12월 3일입니다. 이번 달은 또 얼마나 빨리 지나갈까요?
금방 연말이 있는 달이 오는 것 같지 않습니까?
서니데이 님도 좋은 일들 가득한 12월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yamoo 2023-12-02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로우의 윌든이군요! 저도 저 판본으로 갖고 있어요. 저도 오래 전에 읽어서 내용은 거의 생각이 나지 않아요.
그럼에도 소로우와 에머슨의 에세이들은 정말 좋았다는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ㅎㅎ

소로우...미국 사상을 있게 한 저명 인사 중 하나..다시금 읽어봐야할 책인 건 분명합니다.
페크님의 이 글을 읽으니 저도 다시 월든을 다시 읽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의무감이 드네요~^^

페크pek0501 2023-12-03 18:11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없는 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제가 처음 접한 것이 알라딘 기록에 따르면 2011년이더군요. 다시 월든을 읽으니 좋습니다.
새 책을 읽는 듯합니다. 12년만에 읽으니 처음 읽는 것이나 다름없지요.
저는 요즘 이 책 읽으면서 나중에 한 번 더 읽어야 할 책으로 꼽습니다. 시적인 문장이 많아요!!!
 




내가 결혼한 해인 1988년에 시어머니는 55세였다. 그해 시어머니의 생일날이 되었을 때, 나는 백화점에서 미리 사 놓은 옷을 생일 선물로 드렸다. 할머니가 입을 법한 디자인의 흰 스웨터였다. 시어머니는 그 옷을 반기지 않는 눈치였다. 시누이가 옆에서, 이건 할머니들이 입는 옷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시어머니는 할머니가 아니니 옷을 잘못 샀다는 뜻이었다. 그 뜻을 이해할 수가 없어 나도 모르게 "어머님이 할머니시잖아요"라고 말해 버렸다. 해선 안 될 말이었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어린 외손자가 있어서인지 내 눈엔 영락없이 노인이었다. 아니 20대 며느리였던 나의 눈에는 50대들이 다 늙어 보였으리라. 시어머니는 노인 옷이라며 흰 스웨터를 장롱 깊숙이 넣어 두셨다. 지금 그때를 돌아보면 죄송할 따름이다. 50대라도 마음은 젊다는 것을 몰랐다. 노인 취급을 받는 게 기분 나쁘다는 것도 몰랐다. 난 철부지 새색시였다.



그로부터 35년이 흘렀다. 35년 전의 시어머니보다 나이가 더 많은 나는 나를 노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외모가 젊어진 것도 이유이지만, 그것보다 예전의 시어머니처럼 마음이 젊은 것이 더 큰 이유겠다. 난 청바지를 즐겨 입고 운동화를 즐겨 신고 발레를 배우러 다니며 젊게 산다.



몇 년째 발레 학원에서 발레를 즐겁게 배우고 있다. 발레를 하면 몸을 유연하게 만들어 건강에 이롭고 몸매 관리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발레를 하는 동안 내 나이를 잊고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나이가 더 들면 몸이 따라 주지 않아 발레를 하지 못할 것 같아서 발레를 하는 시간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발레 선생이 나에게 스트레칭 자세가 많이 좋아졌다며 칭찬해 준 날이 있었다. 집에 와서 20대 작은딸에게 발레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았다고 하니 "그건 엄마가 발레 학원을 오래 다니게 하기 위한 립서비스야"라고 말을 해서 웃음이 나왔다. 내가 잘해서 칭찬을 받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딸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이럴 땐 내가 딸의 보호자가 아니라 딸이 나의 보호자 같다. 상황의 반전이다.



길을 가다가 아장아장 걷는 아이와 손을 잡고 가는 여성을 보면 부럽다. 귀여운 아이와 함께 있는 아이 엄마가 부러운 것이다. '저럴 때가 행복한 건데 본인은 모르겠지'하고 짐작한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울 땐 행복한 줄 몰랐으니까. 육아로 힘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딸만 둘인 나는 두 애가 어렸을 때 놀이터에서 놀고 땀을 흘리며 들어오면,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긴 머리를 드라이어로 말려 주었다. 육아와 집안일을 하면서 과외 교사로 일하느라 바쁠 때여서, 난 아이들 키우는 재미를 몰랐고 하루하루가 힘들게 느껴졌다. 그 시절로 단 하루만이라도 돌아가서 아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얼마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었던가.



당시 밤 11시가 넘어 아이들과 남편이 다 잠들고 나면 조용한 시간이 너무 좋아 30분쯤 거실에 홀로 우두커니 앉아 있기도 했다. 잠이 와서 하품이 나왔지만 그 조용하고 자유로운 나만의 시간이 아까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어느 해 남편이 생일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집에 나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 달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남편이 쉬는 날 남편에게 애들을 맡기고 친구를 만나러 나가려면 따라나서는 애들 때문에 애를 먹었다. 난 '오늘 하루만이라도 애들 없이 자유롭고 싶다'라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현재 나는 어떠한가? 내가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같이 보자고 하면 애들은 스마트폰을 보느라 각자 자기 방에 박혀 거실로 나오질 않는다. 과거엔 내가 혼자 있고 싶어 했고 애들은 나와 함께 있고 싶어 했는데, 이젠 정반대로 애들이 혼자 있고 싶어 하고 나는 애들과 함께 있고 싶어 한다. 상황의 반전이다. 요즘 내가 연로한 친정어머니를 보살펴 드리고 있는데, 언젠가는 내가 아이들의 보살핌을 받게 될 것이다. 인생길에 상황의 반전이 있음은 겸손을 배우게 한다.




.......................................

경인일보의 오피니언 지면에 실린 글입니다.

종이 신문에는 내일 날짜로 게재됩니다. 

아래의 ‘바로 가기’ 링크를 한 번씩 클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문 ⇨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31116010003502




인용한 책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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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23-11-16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공감했다가,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했다가 그러고 있네요.
진짜 예측불허의 인생길 입니다. 저도 페크님처럼 멋지게 세월을 맞이할래요^^
어느덧 다음 달이 마지막 칼럼 기고군요. 그간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서재에 좀 더 자주 오시기를 ㅎㅎ

페크pek0501 2023-11-17 13:00   좋아요 1 | URL
인생은 예측불허에다가 반전이 있으니 누구의 흉도 보면 안 될 같습니다. 똑같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거든요.
저처럼 멋지게 세월을 맞이하시겠다고요? 무슨 말쌈을...ㅋㅋ 건강을 위해 처음엔 헬스클럽을 다녔는데 어찌나 시간이 안 가던지 그만두었죠. 어느 날 동네 산책을 하는데 무용 학원이 눈에 띄는 거예요. 아, 무용을 해 보자, 그랬지요. 그래서 현대무용을 배우다가 발레를 배우게 됐어요. 발레를 하면 시간도 잘 가고 땀도 많이 흘려 좋습니다.
연재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내년부터는 물감 님처럼 이달의 당선작,에 뽑히기 위해 노력하며 살꼬예요ㅋ

꼬마요정 2023-11-17 0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 역시 멋진 글을 쓰실 줄 알았습니다!! 걱정하시더니 반전이네요 ㅎㅎㅎ
발레 선생님이 하신 말씀 립서비스만은 아닐 거예요. 꾸준히 발레 하셨으니 당연히 자세가 좋아지시지 않았을까요? 발레 선생님도 뿌듯하고, 페크 님도 뿌듯하고 너무 좋아요^^ 페크 님 글이 우아하다고 느꼈는데 발레를 하셔서 그런가 싶네요.
시간이 정처없이 흐릅니다. 벌써 다음 달이 마지막이시군요. 고생많으셨어요^^

페크pek0501 2023-11-17 13:02   좋아요 2 | URL
반전!, 이라니 그 표현이 반전이십니다.
립서비스도 약간 있고 격려의 뜻도 있지 않을까요.
하하~~ 우아함과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그래서 발레가 재밌어요. 이색적이라고나 할까요..ㅋㅋ
벌써 새해 달력이 나왔더라고요. 감사합니다.^^

얄라알라 2023-11-17 0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너무 좋아요....

흰 스웨터에 그런 깊은 사연이.

페크pek0501 2023-11-17 13:04   좋아요 1 | URL
하필 발레 이야기를 넣은 이유는, 55세밖에 안 된 시어머니에게는 노인 취급을 하고는 정작 자신은 더 나이가 많으면서 젊은 여성들이 많이 배우는 발레를 하잖아요. 발레는 이 글에서 젊음의 상징, 인 셈입니다.
이 글의 주제는 상황의 반전으로 배우는 겸손, 이 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호시우행 2023-11-17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이들면 늙어지는 대로..... 너무 애쓰지 마세요.ㅎㅎ

페크pek0501 2023-11-17 13:05   좋아요 0 | URL
오! 애쓰는 걸로 보이셨군요. 오해십니다. 발레를 하면서 저 나름 즐기는 겁니다.
외모가 젊어지려면 얼굴 마사지 받으러 다녀야 하는 건데 그건 귀찮아서 딸이 쿠폰 끊어 주겠다고 해도 사양합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새파랑 2023-11-17 1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생은 그때 그때의 재미가 있는거 같아요. 지나고 보면 다 아쉽고. 언제나 반전의 반전이고~ 겸손을 배우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3-11-17 13:07   좋아요 2 | URL
저도 상황의 반전으로 배우는 겸손, 을 잊지 않겠습니다.
오늘 발레 하고 나오다 보니 눈이 조금 아주 코딱지만큼 내리더라고요, 가족 톡에 첫눈 온다, 고 보냈는데
마트 들렀다가 나오니 안 오네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호시우행 2023-11-17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저도 88년 3월초에 늦장가간 칠십대노인이거든요.

페크pek0501 2023-11-17 14:39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시군요. 그 행운의 88년도의 동기생이네요. 반갑습니당~~.
블로그의 좋은 점은 나이와 상관 없이 동료처럼 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호시우행 님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자주 뵙기를...^^

2023-11-17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7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3-11-17 2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오늘 글 정말 좋은데요? 이 글이야 말로 반전입니다. ㅎㅎ
역시 밤이 주는 매력이 있죠.
저도 하루를 마치고 자리 펴 놓고 TV 보는 시간이 젤 좋더라구요.
하루 중 혼자 누리는 30분. 아마도 그것이 언니를 건강하게 살게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페크pek0501 2023-11-18 10:34   좋아요 2 | URL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저 글을 쓰기 전에 글감을 못 찾아 긴 시간을 헤맸었기 때문에 글감이 떠오르자마자 단숨에 초고를 썼어요. 그리고 휴~ 살았다, 그랬죠. 펑크 낼까 봐 걱정이었거든요. 저는 프로가 되려면 한참 멀었어요. 공부가 많이 필요함을 절감해요.
스텔라 님의 말이 맞아요. 힐링 시간인 셈이죠. 하루를 마치고 누워 있는 시간이 저도 제일 좋아요!!!

2023-11-19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20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9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20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3-11-19 2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시간이 지나면서 체감하는 것들은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이전의 세대와 지금 세대의 나이에 대한 생각도 건강이나 외모도 많이 다를 것 같고요. 하루에 약간의 시간이라도 혼자 있는 시간은 꼭 필요해요. 아무 생각하지 않는 시간도요. 전에는 그런 게 필요하다는 걸 몰랐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네요.
이번주 많이 춥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3-11-20 09:54   좋아요 2 | URL
시간에 따라 많이 달라져 보이죠. 요즘은 노인들이 젊게 사셔서 아마 제가 샀던 흰 스웨터를 아무도 입지 않을 것 같네요. 우리 외할머니가 그런 옷을 입으신 적 있어 그땐 그런 옷을 사야 되는지 알았어요.
요즘 좋은 점은 혼자 자유로운 시간이 있다는 거예요.
오늘도 추운지 모르겠네요. 아파트에 사니 밖의 날씨를 잘 모르겠어요. 추운 겨울이지만 마음은 따뜻하게 보내셔요.^^

희선 2023-11-20 0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지나고 나서야 그때가 좋았다는 걸 알기도 하네요 그러면 지금 또한 좋은 거겠습니다 발레 오래 하셔서 칭찬 받으신 걸 거예요 꼭 발레 학원에 오래 다니기를 바라고 한 말은 아닐 겁니다 좋은 말은 좋은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지요 이제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기면 괜찮겠습니다

페크 님 발레 오래 하셔서 몸뿐 아니라 마음도 건강하실 겁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3-11-20 09:59   좋아요 1 | URL
지나고 나야만 알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당시엔 소원이 나 혼자 하루를 보내는 거였어요. 아마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러면서 애들을 키울 것 같네요.
그러니까 ‘현재를 즐겨라‘가 되겠습니다. 발레 자세에 대한 칭찬은 기분 좋았어요. 칭찬보다 지적이 많은 발레 시간이거든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다가 저의 친정어머니 정도의 나이에 이르면 자식이 찾아와 주면 반가워 하지요.
솔직히 암 같은 큰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다면 발레의 즐거움을 기꺼이 포기하죠. 하하~~ 건강을 위해 뭐든 운동해야 하잖아요. 헬스클럽은 재밌없고 그 대안이 저에겐 발레였답니다. 발레는 의외로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이라 좋습니다. 희선 님도 건강한 겨울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3-11-20 2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쓰셔서 제출하셨군요.ㅎ 시작이 반이라니까요.
맞아,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아이들 손잡고 걸어가는 엄마들 보면 그런 생각 자주 했어요. 그때가 제일 행복할 때인데 아마 모를 걸, 하고 아이들을 보면 우리 얘들도 저때가 있었는데 더 안아주고 놀아주지 못한 게 후회되더라구요. 되돌릴 수 없는 게 시간이라 더욱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날씨가 점점 추워지니 나가서 걷는 게 꾀가 나기 시작하네요. 다시 홈트 요가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ㅎ
따뜻하게 꿀잠 주무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3-11-21 12:48   좋아요 0 | URL
펑크를 면해서 다행이었어요.ㅋㅋ
아이 키워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은 다 공감할 듯해요. 혼자만의 달콤한 시간도요.
저 역시 집콕이 가장 좋아요. 다음달에 건강검진 해야 하는데 늘 의사로부터 듣는 얘기는 운동 시간을 늘려라, 예요. 저혈압이었는데 조금씩 오르고 다른 것도 예를 들면 몸에 좋지 않은 콜레스테롤 수치도 조금씩 오르고요. 게다가 친정어머니가 당뇨병 있어서 가족력 때문에 제가 운동 많이 해야 하는데, 운동하면 기분 좋아지는 건 의학적으로도 증명이 되는 일인데 그러나 우리는 운동이 귀찮잖아요. 막상 나가면 괜찮은데 나가기까지 귀찮은 마음이죠. 요즘 TV 보면서 실내자건거 타는데 30분이 길어서 20분으로 줄임. 실내자전거 추천! 좋은 날 보내세요.
 




1. 자신과의 대화

백지의 공포를 아는가? 

작가가 절필하는 이유를 아는가?


이 두 가지를 나는 알 것 같다. 이 달이 칼럼 연재 23개월째인데 나는 마감 날까지 글이 써지지 않을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 글이 써지지 않고 마감 날이 닥치고 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4주에 한 번씩 기고하는 일이 이번처럼 어렵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글감을 찾느라 나의 머릿속은 바빴지만 좀처럼 글감을 찾을 수가 없었다. 


페크1 : 계속 이렇게 글을 쓰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페크2 : 그러면 신문사에 글을 못 보내는 거지.

페크1 : 그럼 어떻게 되는 거지?

페크2 : 망신은 나의 것이지. 신문사에 민폐를 끼치는 거고. 

페크1 : 미리 신문사에 개인 사정으로 인해 이번엔 칼럼을 제출할 수 없다고 말해 보는 건 어떨까? 그러면 신문사 측에서 내 글을 대신할 다른 글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거니까. 

페크2 : 그것도 망신은 나의 것이지. 신문사에 민폐를 끼치는 거고. 

페크1 : 그럼 나보고 어쩌란 말이야?

페크2 : 써야지. 무조건 써야지. 이번엔 네 이야기를 쓰는 건 어때? 다른 데서 글감을 찾지 말고 너의 이야기를 써 봐. 


이리하여 페크는 드디어 자기 이야기를 써서 칼럼의 초고를 완성했다. 앞으로 4일간 퇴고를 열심히 해서 더 나은 글로 만들어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  




2. 대구에 갔다 오다

바쁜 와중에 시아버님 제사가 있어서 대구에 1박 2일로 갔다가 어제 왔다. 가기 전날 반찬 세 가지를 만들어 친정어머니에게 갖다드렸고(주 2회로 반찬을 갖다드린다)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잘랐다. 파마를 하고 싶었으나 그럴 시간은 없었다. 


다음 날 갑자기 추워져 겨울 코트를 꺼내 입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플랫폼에서 케이티엑스를 기다리는데 공기가 차서 겨울 코트를 입기 잘한 것 같았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다.  


 


3. 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

글감을 찾기 위해 책 몇 권을 샀다. 그중 하나가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이다. 


쇼펜하우어는 일평생 열한 권의 책을 썼고, 그중 생전에 출판된 저서는 여덟 권이다. 괴테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과 편지를 주고받았고, 1만 페이지가 넘는 일기를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썼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는 그의 도서들과 편지, 일기 등에서 쇼펜하우어의 삶에 대한 통찰과 정곡을 찌르는 인생 조언을 모아 엮은 책이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1만 페이지가 넘는 일기를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썼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이 세상에서 나만 외롭고, 나만 힘들고, 나만 피곤하고, 나만 희생당한다는 망령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우울의 망령에 완전히 정복당하고 나면 사람의 영혼엔 오직 분노만이 남게 된다. 외로워서 화가 나고, 피곤해서 화가 나고, 남들이 행복해서 화가 나고, 마침내 화만 나는 내가 싫어서 미칠 듯이 화가 난다. 그래서 그의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힐 수만 있다면 이 세계 전부를 희생시켜도 값싸다는 논리에 봉착한다. 우울의 끝에서 열광이 태어나는 것이다.(30~31쪽)


⇨ 이 글을 읽으니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온라인에 게시하는 등의 ‘살인 예고’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던 사건들이 떠오른다. 쇼펜하우어의 예견이 적중한 것일까. 



내가 청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뭔가를 얻기보다는 뭔가를 제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라는 것이다. 

돈을 벌어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가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건강해지려는 욕심을 버리고, 병에 걸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즐겁게 놀기보다는 욕을 먹거나 비난받지 않도록 한다. 이것은 다분히 현실적인 생활수칙이다. 이 수칙들을 지킨다면 작지만 확실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머릿속에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제거하면 이 수칙들을 좀더 쉽게 지킬 수 있다.(67쪽)


⇨ 고통이 없는 삶을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함으로써 행복의 기준을 낮추면 행복할 수 있겠다.

 


인생은 불행해지기는 쉬워도 행복해지기는 어렵다. 행복을 포기하는 것은 위선도 아니고 절망도 아니다.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그 선택이 지혜의 시작이다. 인생의 지혜란 어떤 일을 만나더라도,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어떤 상태가 되더라도 크게 놀라지 않고, 크게 실망하지도 않고, 크게 기대하지도 않는 중용의 미덕이다. 크게 실패해도 크게 실망하지는 않는다. 크게 성공해도 크게 기뻐하지 않는다. 인생이라는 게, 사실 크게 휘둘릴 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68쪽)


⇨ 행복의 비결은 자기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행복을 포기하면 오히려 행복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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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텔게우스 2023-11-12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

페크pek0501 2023-11-12 16:4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 역시 베텔게우스 님을 응원하겠습니다.^^

2023-11-12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3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3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5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3-11-12 2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그래도 결국엔 마감 전에 멋진 글을 쓰실거라 확신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페크pek0501 2023-11-13 14:25   좋아요 1 | URL
하하~~ 그것이 저의 희망 사항입니다.
제가 좀 유능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yamoo 2023-11-13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쇼펜하워는 대부분 아포리즘으로 접하고 이후에 인생론을 읽게되죠. 물론 아포리즘으로도 쇼펜하워의 사상을 음미할 수 있고 읽으면 꽤 유익하죠. 하지만 위지와표상으로서의 세계 만큼 암팩트가 약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안타깝게도 의지와표상은 인생론만큼 번역이 류려하지 않아 읽는 멋이 떨어지고 처음 100여 페이지 넘어가는게 힘이 들긴합니다. 오쨌거나 쇼펜하워 아포리즘을 페크님 서재에서 보니 반갑네요..

저도 마감에 맞춰 페크님이 멋진글을 생산해 낼 거라 의심하지 않습니다요~~ㅎㅎ 걱정이 깊을수록 좋은 글이 나오게되죠..^^

페크pek0501 2023-11-15 11:49   좋아요 0 | URL
쇼펜하우어의 책은 이번 책이 네 번째예요. 오래전 읽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안 나고 어려웠던 것만 기억해요. <사랑은 없다>가 위의 책처럼 구성이 돼 있어서 잘 읽혔고 <쇼펜하우어 인생론>은 소제목이 조금밖에 없어서 가독성이 높지 않았어요. 위의 책과 <사랑은 없다>만 읽어도 쇼펜하우어의 생각을 아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포리즘은 제가 좋아하는 것임.

걱정은 깊으나 글이 별로여서 걱정입니다. 내일이나 모레 올려 보겠습니다. 창피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글 쓰는 자의 숙명...^^

모나리자 2023-11-16 2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 그렇게 써 내셨잖아요.ㅎ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걱정보다는 원고를 잘 마무리해서 신문사에 보내고 기뻐하는
페크님의 모습을 떠올리세요.ㅎ 제가 마음공부에서 배운 걸 적용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맨 위의 인용글은 현대인들은 허공에 대고 마구 주먹질을 한다, 는 말이 떠오릅니다. 실체가 없는 자신의 관념과 싸운다는
뜻이지요. 쇼펜하우어의 책 제목만 보아도 그의 삶의 자세와 태도를 엿볼 수 있고 배울 바가 많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한번의 원고쓰기가 남은 거네요.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랄게요. 추워진 날씨 건강 잘 챙기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3-11-16 22:02   좋아요 1 | URL
걱정 만당이었어요. 얼마나 공포스럽던지...ㅋㅋ
오! 배운 걸 적용한 말씀, 훌륭한 조언이십니다.
허공에 대고 마구 주먹질을 한다, ㅋㅋ 재밌는 표현이네요.
또 저는 다음달 원고를 걱정해야 할 처지네요. 앞으로 연재하시는 분들을 부러워하지 않겠습니다. 능력자분들은 빼고요.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마음만은 따뜻한 날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