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현대 사회는 낙인의 존재를 부인하는 경향이 있다. 낙인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믿음과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122쪽.


정상인은 낙인을 포용하는 듯한 몸짓을 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마음속으로는 낙인자가 자신과 동등한 인간임을 믿지 않는다. 미디어에 종종 나오는, 낙인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 통합 의례―고아들에게 키스하는 연예인, 장애인을 목욕시키는 정치인 등등―가 이를 잘 보여준다. ‘사회’를 대표하여 ‘소외된 이들’을 찾아가는 이 정상인들은 자기 앞에 있는 낙인자들을 아무나 덥석 껴안음으로써 자기가 그들에 대해 아무런 편견도 가지고 있지 않음을 과시하려 한다. 하지만 정상인들이 이렇게 낙인자들의 몸을 함부로 만질 수 있는 대상으로 취급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관계의 불평등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 같은 책, 123쪽.


⇨ 낙인자들의 몸은 함부로 만져도 되는 것일까? 자신의 이득을 얻기 위해 낙인자들을 이용해도 되는 것인가? 


낙인자의 편에서, 이러한 접근을 허용하는 것은 일종의 의무이다. 낙인자는 정상인들이 변덕스럽게 베푸는, 원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친절을 받아들여야 한다.

- 같은 책, 123쪽.


⇨ 낙인자에게는 남의 친절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단 말인가? 남의 친절을 황송하게 받아야만 하는가?


소아마비를 앓은 어떤 작가는 눈이 오는 날 이웃이 찾아와 가게에서 사다 줄 물건이 없는지 물어보면, 필요한 게 없더라도 부탁할 물건을 생각해낸다. 상대방에게 베풀 기회를 주는 것이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 같은 책, 124쪽.


⇨ 낙인자가 오히려 정상인을 배려해 주는 셈이다. 이것은 낙인자가 약자이기 때문이다. 





2.














정희진,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김현경 님의 글을 읽다가 머릿속에 떠오른 글이 있었다. 정희진 님의 글이다. 그 글을 옮겨 본다. 


2022년 한국의 대통령 윤석열 부부가 동아시아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를 방문한 때 일이다. 김건희 여사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살 소년의 집을 직접 찾아 아이를 안고 사진을 찍었다. 정상 배우자들의 앙코르와트 방문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대신 비공개로 개별 일정을 진행한 것이었다. ‘캄보디아(의 이미지)’에 동일시하는 지구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실제 캄보디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분노했다. 동시에 이는 평범한 시민의 고달픈 일상이기도 하다. 타인이나 집단이 나를 마음대로 재현(묘사, 평가, 규정)할 때는 어떻게 대응하며 살아야 할까. 

- 정희진,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43쪽.


캄보디아에서 대통령 부인의 성녀(聖女) 코스프레는 윤석열 정권의 성격을 압축한다. 더 놀랄 일이 무엇이겠냐마는, 그래도 놀랐다. 나는 윤 대통령 부부가 ‘나쁜 사람’이거나 ‘극우 보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이상한 경우라고 본다. ‘이승만부터 문재인까지’ 이런 커플은 없었다. 만일 미국의 영부인 질 바이든이 한국을 방문해서 환경이 좋지 않은 보육원을 방문해 사진을 찍어 널리 알린다면? (중략) 이는 의전이고 국격이고 운운할 것도 없는, 정신 나간 권력자의 기이한 행동이다.

- 같은 책, 44~45쪽.


⇨ 만약 미국의 영부인이 한국을 방문하여 환경이 좋지 않은 보육원에서 아이들과 사진을 찍어 널리 알린다면, 한국 국민을 불쾌하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3. 














김지우,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위의 두 권의 책은 김지우 님의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라는 책을 떠올리게 했다. 이 책에는 여성 장애인인 저자가 비장애인 남성을 사귀는 것을 본 사람들의 반응에 대한 글이 실려 있다. 


당연히 내가 끈질기게 구애했을 거라는 사람부터, 우리의 관계가 그의 일방적인 희생일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나와 사귀는 것은 굉장한 인내심을 요하는 일이며, 그걸 이겨내(?)고도 내 곁에 있는 그는 너무나도 뛰어난 인품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 김지우,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154쪽.


카페에서 모르는 사람이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자신이 우리의 음료 값을 대신 내겠다고 말했을 때, 그 사람을 만류하며 내 카드로 계산을 마친 뒤 카페를 나오면서 전혀 상관없는 우주에 애인을 초대한 기분이 들었다. 비장애인 남성인 애인은 내가 아니면 아마 평생 이런 일을 겪지 않고 살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혔다. 그 순간 나는 애인을 굉장히 힘든 길로 이끈 사람이 되었고, 그는 자동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위험한 우주에 뛰어든 착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그와 내가 손을 잡고 거리를 걸으면 모두가 우리를 돌아보는 일상에서 그런 시선을 견뎌‘주는’ 것이 가끔 ‘고마웠’다. 나는 우리 사이에 위계를 짓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했다. 

- 같은 책, 156쪽.


⇨ 이럴 땐 주위 사람들이 모른 척하는 게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다. 


“장애인도 연애합니다.” 이런 당연한 말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 같은 책, 157쪽.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먼 것 같다. 낙인자든 장애인이든 그 누구에게 필요 이상으로 친절을 베풀 때는 그것이 오히려 상대편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헤아려 봐야 한다. 이때 본인이 상대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예의나 배려를 찾아보기 힘든 사람들 때문에 어느 누구도 상처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

* 참고 사항 : 장애인이 아닌 사람을 지칭하기 위해 쓰는 ‘정상인’이라는 말은 삼가야 한다. 장애인이 비정상인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반대 의미로 ‘비장애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게 좋다. 여기서는 책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기 위해 ‘정상인’이라는 말을 사용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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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8-20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4-08-20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낙인자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네요. 저도 많이 부족하겠지만 우리나라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나 배려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많이 부족한 거 같습니다ㅠ

페크pek0501 2024-08-20 19:53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낙인자, 라는 낱말을 저도 위의 책에서 처음 접한 것 같습니다. 국어사전에 있지만 잘 사용하지 않지요. 낙인, 이라는 낱말은 많이 쓰지만요... 저도 장애인 차별, 인종 차별 등에 대해 각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누구나 맘 속으로는 차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거든요.^^

2024-08-20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8-21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젤소민아 2024-08-21 0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술하기 위해 임의적으로 만든 단어라 하더라도 ‘낙인자‘, ‘정상인‘은 듣기에 불편하네요 ㅠㅠ *참고,를 통해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역시, 페크님!

페크pek0501 2024-08-21 11:23   좋아요 0 | URL
참고 사항을 눈여겨보시고 댓글에 남겨 주시고... 역시 젤소민아 님!
감사합니다.

희선 2024-08-29 0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에 글에서 정상인이라는 말이 좀 걸리기는 했습니다 왜 그렇게 썼을지, 낙인자와 정상인이라니... 그 부분은 좀 더 생각하고 썼다면 좋았을 듯합니다 비장애인도 언젠가 장애인이 될 수 있죠 그걸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겠지요 저도 다르지 않네요 아니 몸은 괜찮아도 마음은 어떨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장애인이라고 해서 모두 도와야 하는 건 아닌 듯해요 도와달라고 한다면 도와주는 게 좋을 듯... 도와달라고 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그럴 때는 물어보는 게 좋을지... 그런 거 잘 못하는군요


희선

페크pek0501 2024-08-29 15:44   좋아요 1 | URL
그렇죠? 걸리죠? 비장애인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씀, 새겨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희선 님이 좋은 말씀을 해 주셨어요. 여름이 서서히 가고 있는 듯합니다. 아침과 밤엔 덜 더워요. 얼른 늦여름과 초가을이 왔으면 좋겠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앤드루 포터, 「사라진 것들」



“그래, 전시회는 언제가 될 것 같아?” 나는 물었다.

“모르겠어.” 마야가 말했다. “아직 구체화된 건 하나도 없으니까. 이런저런 서류 작업이라든가, 준비할 게 굉장히 많을 테고―”

“그래도 어쨌든 전시회가 열린다는 거잖아.”

“그렇지.” 마야는 말했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그래.”

나는 잔을 내려놓고 마야를 바라보았다. 벌써 마야가 떠나 버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눈빛이 어딘가 달랐다. 아마도 그때가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서 그런 감정을 느낀―이미 가버린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낀―내 인생의 유일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마야가 내게 다가왔다. “있잖아, 거기 가면 네 부모님 댁에서 지내도 되겠다.”

“물론이지.” 나는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고 분명 마야도 그 말을 내뱉은 순간 알았을 것이다. 

이런 점진적인 멀어짐은 그해 여름 내내 일어나고 있었지만 나는 그 순간이 되어서야 그것을 물리적으로 감지했다.

- 「사라진 것들」 중 ‘넝쿨식물’ 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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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8-14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앤드루 포터의 <사라진 것들>은 15편의 소설이 실려 있는 단편집이다.


   












나에게 있어서 단편집을 읽는다는 것은 잘 차려진 요리상에서 먹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과 같다. 많은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과 같다. 한 편 한 편을 정성스레 읽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음 편을 기대하게 되는 것은 단편집이 지닌 큰 매력이다. 



* ‘오스틴’을 읽고 


화자인 ‘나’는 오스틴 인근에서 열린 파티에서 바람을 쐬려고 밖으로 나갔다가 뒷마당 야외 화로 주위에 둘러앉아 담배를 피우는 옛 친구들을 발견한다. 여기서 한 친구한테서 들은 이야기가 이 소설의 중요한 소재가 된다. 그 이야기는 대강 이런 것이었다. 어느 날 밤 에번의 친구 캘런이 집에 돌아왔는데 집안에 침입자가 있었다. 침입자는 십대 소년이었다. 하지만 주위가 어두워 캘런에게는 복도에 있는 이 소년의 흐릿한 형체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처음엔 도망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여자 친구가 침실에서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 그는 상대가 아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달려들었고 아이의 머리를 욕실 입구에 짓찧어 죽이고 말았다. 그 여파로 캘런은 자살 충동에 시달린다고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살인을 저지른 게 맞는 것이라느니, 다른 사람 눈엔 정당방위일 것이라느니 의견이 분분했다. 그때 한 친구가 화자인 ‘나’에게, 아빠인 너는 자식 가진 부모의 시각에서 어떻게 보느냐고 묻는다. ‘나’는 대답을 회피하고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정당화가 되느냐 아니냐를 따질 일이 아니다. 두 인간과 그들 각각의 가족에게 일어난 아주 슬픈 사건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것 말고는 그다지 할 얘기가 없다.(14~15쪽)


집에 돌아온 ‘나’는 침입자 얘기를 아내에게 하지 않는다. 그것은 아내를 자극할, 공황으로 몰아넣기 딱 좋은 얘기로 여겨서다.


침입자 사건에 대해 나는 네 가지로 나눠 생각해 보았다. 첫째는 침입자에 대한 캘런의 과도한 대응으로 인해 어이없이 숨진 아이의 가엾음에 대한 것이다. 둘째는 숨진 아이의 가족이 감당해야 할 슬픔에 대한 것이다. 셋째는 살인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릴 캘런의 불행에 대한 것이다. 넷째는 보호해야 할 배우자와 자식이 있는 경우 우리는 어떻게 느낄지에 대한 것이다.  


사랑하는 배우자와 자식이 있는 이가 침입자 사건에 대해 듣게 된다면 큰 공포를 느끼게 되리라. 침입자가 가족을 해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들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므로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겁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지킬 것이 없는 사람일 터. 즉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독자에 따라서는 ‘오스틴’을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갖는 불안과 두려움에 대한 소설로 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지켜 줘야 할 자녀가 있는 부모와 없는 부모 중 어느 쪽이 더 행복한가? 어느 쪽이 더 불행한가?' 




....................

앤드루 포터는 10편의 소설이 담긴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읽고 나서 좋아진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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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8-03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도 좋았지만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이 더 좋았어요.
앤드루 포터의 글은 좀 무겁더라고요^^

페크pek0501 2024-08-03 15:44   좋아요 1 | URL
저는 이 책, 반 정도 읽어서 나머지 반을 더 읽어야 어느 책이 나은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에서는 표제작이 저는 가장 좋았어요. 몇 번이나 반복해 읽었었죠. 읽을 때마다 슬펐어요.
저도 그래요. 가볍게 읽게 되지 않고 마음을 졸이며 읽게 되더라고요. 첼로, 라인벡도 그랬는데 숨을 쉬어, 를 읽을 땐 (과장해서 말하면) 제가 숨이 안 쉬어질 것 같았어요. 너무 몰입이 되어요.^^

서니데이 2024-08-09 19: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폭염이 계속되고 있어요.
더운 날씨에 파란색 느낌의 사진이 시원하게 보여서 좋네요.
이 책 소개를 많이 본 것 같은데, 단편집이었네요.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8-14 13:43   좋아요 2 | URL
폭염이 계속되니 여름이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 때가 된 것 같은데 뜨거운 태양이 물러날 기색이 없어 보이네요. 이 여름이 가고 나면 시간은 또 연말을 향해서 빨리 갈 터이니 나이 한 살 더 먹겠지만 그래도 가을이 오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님도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4-08-18 0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자기 집에 들어오면 무섭겠지만, 어떤 사람인지 보는 게 먼저면 좋을 텐데... 무서워서 그러지 못할 때 있을지도... 뭔가 소리를 내면 먼저 달아날지도 모르고, 그렇게 끝나도 괜찮을 듯한데, 저도 잘 모르겠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4-08-20 13:41   좋아요 1 | URL
안타까운 사건이었어요. 저는 식구들이 아직 들어오지 않은 저녁에 빈 집에 들어올 때 무서운 마음이 들어 침입자가 있는지 확인하곤 해요. 방문을 하나하나 열어 보는 거예요.ㅋㅋ 도둑이나 강도를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 현실이 싫지요.^^

젤소민아 2024-08-20 1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앤드루 포터의 작품을 읽으면 안 좋아하곤 못 배기는 것 같아요~~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외모도 출중하심~~ㅎㅎ

페크pek0501 2024-08-20 13:45   좋아요 0 | URL
젤소민아 님, 반갑습니다. 님도 앤드루 포터를 좋아하시죠. 저도 광팬입니다. 저는 그의 소설을 읽을 땐 너무 몰입되어 피로감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단편에 매료되게 만드는 작가입니다.^^
 


일주일간의 방문자 수는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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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4-08-02 1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그런 경우가 있어서 알라딘 오류가 아닐까 했는데 날짜를 보니 전 29일은 방문객이 그냥저냥해서 아마도 무슨 검색 로봇이 열일해서 그런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페크pek0501 2024-08-03 11:55   좋아요 0 | URL
저도 이런저런 이유를 추측해 볼 뿐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방문자가 사오백 명이 될 때도 있는데 다른 서재에 가 보면 안 그렇고 저만 그렇더라고요. 서재마다 다른 건지...ㅋㅋ

잉크냄새 2024-08-02 2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종종 왕림해주셔서 방문자 기록 경신했습니다.
항상 welcome입니다.

페크pek0501 2024-08-03 11:56   좋아요 0 | URL
우하하~~ 멋진 잉크냄새 님이십니당~~ 저도 기록 welcome, 하겠습니다.^^

라로 2024-08-02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ㅎㅎㅎ 월욜 뭔 문제가 있었나봐요. ㅋ

페크pek0501 2024-08-03 11:58   좋아요 0 | URL
라로 님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어떤 오류, 로 일단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혹시 다른 사실을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댓글을 남겨 주시길 부탁하면서... 말이죠.^^
 



기초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면, 그 이상의 지식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은 이 책의 단점이다. 독서 모임의 선정 도서가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책이다. 독서 모임을 하다 보니 이 책처럼 내가 읽고 싶던 책이 아닌데도 읽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 책을 완독했지만 토론할 만한 책이 아니라는 판단 아래 이 책에 대해 토론하는 날 독서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몇 군데 있었다. 그중 하나가 ‘구두쇠, 포르노, 불륜’에 관한 글이다. 


‘구두쇠, 포르노, 불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구두쇠, 포르노, 불륜은 모두 대상과 상상으로 관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두쇠는 자기 보물을 실제보다 가치 있게 여긴다. 포르노를 보는 사람은 성적 대상으로서의 면모를 극단적으로 확대한다.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은 그 관계를 실제보다 더 새롭고 짜릿한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상상이 힘을 잃는 순간 이런 관계들은 급속도로 무너진다.

- 이충녕, <가장 사적인 관계를 위한 다정한 철학책>, 178쪽.


“구두쇠는 자기 보물을 실제보다 가치 있게 여긴다.”(178쪽) 이에 대해 내 생각을 적어 보려 한다.

  

⇨ 구두쇠는 자기 보물을 실제보다 가치 있게 여긴다고 하는 말에 동의한다. 구두쇠는 누구나 죽을 땐 빈손으로 죽는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가 보다. 언젠가는 이승에 놓고 갈 보물인데 그것이 가치가 있다면 얼마나 있겠는가? 자신의 가치보다 더 높을 수는 없지 않은가?


예를 들어 친구 중에 가난하지 않은데도 10년간 밥 한 끼 사는 일이 없는 구두쇠가 있다고 가정하자. 나는 그 친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친구야, 네가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밥을 얻어먹기만 하고 한 번도 사지 않아 10년간 돈 50만 원이 굳었다고 하자. 너는 금전적 이익을 봤다고 여길 테지. 그러나 네가 매력 없는 친구가 되는 점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구나. 네가 친구 사이에서 매력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은 50만 원 이상의 손실이 아니냐?”


난 구두쇠와 사귀고 싶은 마음이 없다. 만날 때마다 내가 상대방보다 돈을 더 써서 손해를 볼 것 같아서가 아니다. 구두쇠는 무엇보다 매력이 없어서다. 호감이 가지 않아서다. 구두쇠가 결혼하면 부부 사이가 좋을 수 없고 자녀와도 사이가 좋을 수 없다고 본다. 한마디로 구두쇠가 되는 것은 주위 사람들이 싫어할 유형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남에게 인색한 이를 좋아할 자가 없을 테고 그런 이에게 복이 있을 리 만무하다. 


우리는 하나의 단점이 도드라져 보이는 누군가가 있을 때 그의 다른 면에 대해서도 대체로 부정적으로 본다. 가령 구두쇠를 볼 때 인색하다는 단점이 부각되어 그의 장점마저 좋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바로 이것이 구두쇠들이 감당해야 하는 큰 손해가 아닐까 한다. 어떤 이는 저축을 많이 하고 싶어 알뜰하다 보니 남에게 구두쇠로 보였을 뿐인데, 구두쇠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너무 가혹하다고 혹자는 말할지 모르겠다. 나도 그렇다고 여긴다. 그래서 가혹한 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구두쇠로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주장의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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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7-23 2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잘 지내셨나요. 서재 이미지에서 여름의 시원하고 좋은 느낌이 들어요.
10년동안 한번도 밥을 사지 않은 친구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어떤 좋은 점이 있었을까요.
인색한 사람과는 오랜 시간 친구관계가 유지되지 않았을 것 같아서요.
검소하고 절약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좋을 것 같은데,
남에게 특별히 인색한 사람이 되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날씨가 많이 덥고 비가 자주 오는 시기예요.
건강 늘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7-24 11:13   좋아요 2 | URL
서니네이 님, 오랜만이죠? 여름이라 시원하게 보이는 풀장과 푸른 나무들로 서재를 도배해 봤어요.
구두쇠들에게도 아마 장점이 있겠지요. 그런데 제가 깨달은 것은 돈에 짠 사람은 마음이 넉넉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에요. 그 두 가지가 같이 간다고 봐요. 알뜰함은 자기 혼자의 생활에서만 발휘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 알뜰함을 접어야 한다는 거죠.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 놨는데 조금 전 비가 와 안으로 들이쳐서 닫았네요. 그러더니 지금은 화창한 날씨가 되었네요. 서니데이 님도 건강 늘 조심,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2024-07-24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4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4-07-25 0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다 읽고도 일부러 독서모임에 안 나가셨군요. 저는 한동안 두세개 가량의 독서모임에 나가다가 어느 순간부터 다 그만두었어요.

제 주위에는 구두쇠는 없는 것 같아요. 하나같이 밥 사주려고 하는 사람들 밖에 없네요.

불륜은 해 본적이 없지만, 말씀하신 부분에 동의합니다. 다만, 불륜 뿐 아니라 정상적인 연애도 일정부분 자신만의 상상 속에서 이뤄진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혼하고 꽤 시간이 지난 후에 깨달았는데, 연애 시절과 결혼 생활 중 우리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생각 속에만 머물렀던 것은 아닌가 라고 생각했어요. 서로 좀 더 소통하고 자신을 가두고 있는 틀을 깨뜨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 했어요.

페크pek0501 2024-07-25 12:59   좋아요 2 | URL
제가 속한 독서 모임은 한 달에 두 번, 모여요. 2주에 한 번꼴이죠. 처음엔 완독하고 무조건 참석하려 했는데 토론거리가 없는 책으로 모일 땐 외출하는 시간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책이 맘에 드는 경우만 참석하기로 했어요.ㅋㅋ 맞습니다. 그래서 연애하는 사이가 서로를 가장 잘 아는 것 같아도 사실은 가장 모를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아마 상상력이 없다면 연애도 없지 않을까 싶네요. 인생 깁니다. 앞으로 좋은 반려자를 만나길 응원하겠습니다.^^

희선 2024-07-25 0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두쇠, 포르노, 불륜 세 가지가 다를 것 같은데 공통점이 있다니, 재미있네요 아끼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아끼지 않아야 할 때도 있겠습니다 그걸 잘 구별한다면 그렇게 안 좋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겠지요 아낄 때는 아끼고 쓸 때는 쓰기...


희선

페크pek0501 2024-07-25 13:02   좋아요 1 | URL
세 가지의 공통점은 과장해서 확대 해석한다는 거죠. 이 부분, 저자의 능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아낄 때는 아끼고 쓸 때는 쓰는 것. 정답입니다. 쉬우면서도 어렵죠.^^

2024-07-26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7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4-07-27 2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화끈하시다!!^^ 저는 별로 감흥 없는 책, 게다가 토론 이끄는 분의 방식이 맘에 안 들어도 내키지 않는 맘으로 참석하고는 후회하는 타입인데 과감히 불참하시다니! 그렇다고 그 책을 안 읽으신 게 아니라 페크님 방식으로 알짜배기를 걸러내어 이렇게 소개해주시다니요

페크pek0501 2024-07-29 21:27   좋아요 1 | URL
독서 모임에서 구성원을 잘 만나는 건 행운이에요. 독서광이면서 발표도 잘하는 사람이면 좋은 멤버죠.
저는 일단 책 리스트를 보고 구매해 놓습니다. 구매했으니 읽어야 하고요. 날짜가 정해져 있으니 그 안에 완독하려고 노력하죠. 그런데 불참할 때가 더러 있어요. 뭔가 있을 것 같아 책을 끝까지 읽었는데 내용이 별로라고 여겨질 때 또는 토론거리가 없다고 여겨질 때 불참해요. 제가 속한 독서 모임에선 결석한다고 해도 제재가 없어요. 다 너그러운 분들만 모였답니다.^^

2024-07-28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9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8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9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나리자 2024-07-29 2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런 구두쇠 친구 있지요.ㅎ
특히 밥 한번 먹자, 해 놓고(꼭 사야 할 일이 있을 때) 몇 년이 지나고 감감 무소식인 친구는
얄밉기도 하고... 그러다가 멀어지기도 하네요.
정말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써 주셨네요.
서재 사진이 싱그러운 여름 이미지와 잘 어울립니다.
무척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어서 그런지 시원하게 느껴져요.
7월 마무리 잘 하시고 8월에도 화이팅 하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4-08-02 12:42   좋아요 1 | URL
모나리자 님 주위에도 그런 사람이 있는가 봅니다. 공감하신다니 반갑네요.
사실 위의 글은 제가 저에게 주는 메시지, 이기도 합니다. 구두쇠가 되지 말자는...
여름이라 수영장을 전체 배경으로 넣어 봤어요. 타이틀 이미지는 대각선으로 자라는 나무가 멋져서 찍은 사진입니다. 벌써 8월이네요. 다음주에는 입추가 있으니 조금만 더위를 견디면 될 것 같네요. 모나리자 님도 파이팅, 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4-08-02 1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 번 공감합니다. 구두쇠의 본질은 이기적이고 남에게 인색한 것이 바탕이기 때문에 매력적일 수가 없겠죠. 한 측면 때문에 전체적인 인상도 나빠지고요. 저걸 후광효과라고 하는 거 같은데, 부정적인 경우에도 쓰이는 지는 모르겠네요.

페크pek0501 2024-08-03 11:52   좋아요 0 | URL
이기적인 것 맞아요. 상대방이 어떤 기분일지에 마음을 쓰면 구두쇠 노릇을 할 수 없지요.
중요한 점은 구두쇠로 사는 게 삶의 태도로 굳히게 되면 베푸는 사람으로 바뀌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인간은 습관의 노예이기 때문이죠.
후광 효과가 주로 긍정적인 경우에 쓰이지만 부정적인 경우에 쓰여도 무방할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