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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1.
어젯밤에 일찍 자려고 누웠다. 긴 시간이 지나자 수상한 기미가 느껴졌다. 손님이 왔다는 걸 안 것이다. 내가 초대하지 않았으나 제 맘대로 찾아온 불청객이다. 그의 이름은 불면증. 이 손님이 찾아오는 날엔 잠은 멀리 달아나 버려서 내가 잡을 수 없는 거리에 가 있다. 금방 잠자기는 틀렸다. 먼 거리에 있는 잠이 돌아오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불면증이 가고 잠이 돌아오기까지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침대 옆 스탠드를 켜고 그 부근에 있는 프린트 한 묶음을 잡았다. 이청준 작가의 단편 소설 ‘눈길’이 인쇄되어 있는 프린트였다. 이미 읽었지만 두 번 읽어도 좋을 작품이란 생각으로 꼼꼼히 보기 위해 천천히 읽어 나갔다. 다 읽고 나서 이청준 작가는 소설의 천재라고 생각했다. 오래전 그의 장편 소설 <당신들의 천국>을 읽고 나서도 같은 생각을 했다.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만든 <밀양>이란 영화를 보고도 작가의 탁월함에 감탄했었다. 그러고 보니 그 원작인 소설 ‘벌레 이야기’를 꼭 읽자고 해 놓고 아직까지 읽지 못하고 있었네.

 

 

 

 

 

 

 

 

 

 

 

 

 

 

 

 

 

 

 

 

 

 

 

 

잡담2.

며칠 전 친정에 가려고 나섰는데 집 밖의 세상으로 나가자마자 뭔가 달라진 게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뭐지? 같은 길을 걷는데 왜 어제와 그제와 다르게 느껴지지? 이것의 정체는 뭐지?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는 거지? 이러면서 걷다가 드디어 알아차렸다. 봄기운이었다. 피부에 와 닿는 공기의 감촉이 솜털처럼 부드러웠다. 3월이니 봄이 올 만도 하다.

 

 

 

 

 

 

 

잡담3.

문제)

여자가 결혼할 때는 무엇을 잃어버렸기 때문인가? 답 : (   )(   )(   )
여자가 이혼할 때는 무엇을 잃어버렸기 때문인가? 답 : (   )(   )(   )
여자가 재혼할 때는 무엇을 잃어버렸기 때문인가? 답 : (   )(   )(   )

 

 

 

판단력을 잃으면 결혼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이혼하고

기억력을 잃으면 재혼한다. - 인터넷을 통해 본 우스갯소리.

 

 

내가 볼 때 결혼의 중요한 요소는 타이밍이다. 내가 대학생일 때 남편을 만났다면 결혼하지 못했을 것 같다. 남편이 군대를 갔다 와야 하고 대학을 졸업해야 하고 거기에다 취직을 해야 하고 그럴 때까지 과연 내가 그 긴 시간을 한 사람만 보고 기다렸다가 결혼할 수 있었을까?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때로는 싫증이 나기도 하고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열정도 시간과 함께 식었으리라. 결혼 적령기에 우리가 만났기에 결혼이 성사되었다고 본다. 타이밍이 중요했던 것. 타이밍을 맞추어 만났다는 건 인연이 있다는 것.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잡담4.

요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책은 <잠언과 성찰>.

 

 

우리의 가장 훌륭한 행동들을 초래한 모든 동기를 사람들이 안다면 우리는 그 행동들에 대해 자주 부끄러워 할 것이다.(122쪽)

 

 

훌륭해 보이려는 동기가 없다면 인간의 모습은 지금보다 추해질 것이다. - pek0501

 

 

나의 코멘트 : 어떤 이는 자신이 어느 단체에 거액을 기부하면 그 사실이 신문에 게재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기부금을 냈다. 세인에게 자신이 훌륭한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어서다. 물론 기부의 동기는 부끄러워할 일이다. 하지만 이처럼 훌륭해 보이려는 동기가 없다면 인간의 모습은 지금보다 추해질 것이다.

 

 

 

 

 

 

 

 

 

 

 

 

 

 

 

 

 

 

 

 

 

 

 

......................................................

오늘은 아무리 지위가 높은 대통령일지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잘릴 수 있다는 좋은 예를 남긴 역사적인 날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함께 모은 뜻은 어떻게든 국정에 반영된다는 좋은 예를 남긴 역사적인 날이다. 우리나라가 진일보한 느낌을 가져도 될 것 같다.(이건 잡담이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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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03-10 14: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잡담 1. ; 저는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져, 새로 사귄 친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잡담 2 ; 저도 지금의 안해와 2년전에만 만났어도 결혼을 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제가 준비가 안 되었을 때였죠.) 그래서 인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잡담 4 ; 최초의 여성 대통령과 최초로 탄핵되었다는 것에 연관성이 있는 지에 대해 숙고하고 있습니다.

stella.K 2017-03-10 15:01   좋아요 0 | URL
저도 4번은 동감입니다 마립간님.

페크pek0501 2017-03-10 15:12   좋아요 1 | URL
1. 불면증은 새로 사귄 친구라...
조지훈 작, ‘병에게‘라는 글이 생각나네요. 이 글에서 병을 친구로 생각하죠.

2.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것도 딱 결혼 적령기에 만난 건 인연이 아닐 수 없죠.

4. 여성 대통령은 인맥 형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적 있어요. 정치계는 대부분이 남자들인데 여자가 남자와의 유대 관계를 얼마나 끈끈히 맺을 수 있는지 의문이 들어서요. 오바마 대통령의 끈끈한 인맥 형성을 못 따라갈 것 같거든요.
그건 여자 대통령으로서 약점인 듯...

댓글, 고맙습니다.

stella.K 2017-03-10 15: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대하지 않은 불청객이라고 하셔서 그럼 혹시 생리...? 했었다는.ㅎㅎㅎ
미안해요. 제가 좀 조두라...ㅠ
나이드니까 TV 켜놓고 깜빡 잠이 들어 좋은 드라마 다 놓치고
막상 자려고 TV 끄면 말똥말똥하고.
조는 건 잘하는데 자는 건 푹 못자고 그렇더라구요.ㅠ

저 두 번째는 과연 그러네.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4번은 확실히 그렇긴 하죠? 그런데 왠지 개운하지는 않는 건 왜 일까요?
이게 좋아만 해도 되는 건가? 이런 일은 좀 더 일찍 일어났어야 한다고 보는데
왜 하필 박근혜 때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일이 됐어야 했는가?
당연한 게 이루어진 셈인데도 아주 기쁘지만은 않더라구요.

페크pek0501 2017-03-10 15:18   좋아요 0 | URL
혹시 생리? 하하~~~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이 쉬운, 건강의 3대 비결이 잘 안 될 때가 있어요.
소화불량에 걸릴 때가 있고 변비이거나 설사일 때가 있고 숙면이 안 될 때가 있고...

왜 하필 지금에서야 되는가?
그건 아쉽지만 지금에라도 되어서 다행이다, 해야겠지요...

댓글, 고맙습니다.

세실 2017-03-10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면증....지난번 오후 세시에 진한 커피를 마시고 밤새 뒤척뒤척...죽겠더라구요.
한동안 괜찮더니...
잘 자고, 잘 먹고, 잘 **. 굉장히 중요한 일이지요.



페크pek0501 2017-03-12 11:35   좋아요 0 | URL
하하~~ 저도 그럴 때가 있답니다. 그날 불면증이 생겼던 건 저녁에 콜라를 마셔서였어요. 오랜만에 햄버거를 먹었거든요. 햄버거나 피자엔 역시 콜라죠.

제가 부러워하는 사람이 잠 잘 자는 사람이에요. 그 대표적인 사람이 남편이죠. 제가 화장실을 들락거려도 스탠드를 켜도 쿨 쿨 잘 잡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cyrus 2017-03-10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소식을 듣고서 기분 좋은 건지 오후 날씨가 포근하게 느껴졌어요. ^^

페크pek0501 2017-03-12 11:36   좋아요 0 | URL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이죠. 얼마나 다행인지...

댓글, 고맙습니다.
 

 


1.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비교적 한가한, 간이역 같은 2월이 아까워서 야금야금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평소 할 수 없었던 것들을 하려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감기 몸살을 앓게 되어 병원에 다녔고 체중이 빠져서 체력 소모를 막아야 했으므로 그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인생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 버리기 일쑤다.

 

 

 

 

 

2.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남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일이나 고통이 나만 겪은 게 아니고 다른 누구도 겪은 일이라는 걸 확인할 때 확실히 위로가 된다. 공감하는 누군가를 찾았기 때문이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는 내 말에 공감해 주는 친구다. 공감하는 친구가 없다면 참 외롭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내가 고민을 털어 놓았을 때 제일 듣기 싫은 말 중 하나는 “네가 복에 겨워 그러는 거야.”라는 말이다. 이건 한 가지 사실을 놓쳤기 때문이다. 자기 손톱 밑의 가시가 제일 아픈 법이라는 것을.

 

 

 

 

 

3.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생텍쥐페리 저, <어린 왕자>를 읽고 기억해 두고 싶었던 것. 보이는 대로만 믿으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런데 이게 어려운 일이다. 보이는 대로만 믿게 되니 말이다.

 

 

 

 

 

4.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글을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그 두 가지란 ‘어렵게 쓰고 깊음이 없는 글’과 ‘쉽게 쓰고 깊음이 있는 글’이다. <어린 왕자>가 후자에 속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꼽는다. 

 

 

 

 


5.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천국과 지옥은 마음먹기에 따라 구분되는 경우가 있다. ‘무엇이든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라는 말은 진부하게 들리지만 사실이 그런 것 같다고 요즘 실감하는 일이 잦았다.

 

 

 

 

 

6.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뭐든 뒤집어 생각해 보면 무엇이 좋은 답인지 모르게 된다. 예를 들면 이러하다. 튼튼한 직장에 다니는 딸이 부잣집으로 시집가는 게 좋을까, 가난한 집에 시집가는 게 좋을까? 양쪽이 같은 조건이라면 당연히 부잣집으로 시집가는 게 좋겠지. 그런데 부잣집으로 시집가서 기죽고 사는 며느리가 되느냐, 가난한 집으로 시집가서 대우 받고 사는 며느리가 되느냐의 문제로 생각해 보면 답이 달라질 수 있다.

 

 

 

 

 

7.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드라마든 영화든 소설이든 인간을 제대로 보여 줬을 때 좋은 드라마가 되고 좋은 영화가 되고 좋은 소설이 된다. 실제로 있지도 않은 좀비나 귀신이 있는 것으로 설정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상황에 있는 인간은 어떤 태도를 취하나, 어떤 일들이 벌어지나 하는 걸 보여 주면서 리얼리티를 획득하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만들어진 좀비 영화가 열 편이 있다고 치고 앞으로 좀비가 진짜로 출현하는 상황이 왔다고 치자. 이때 인간의 모습을 가장 실제와 근접하게 보여 준 그 영화가 가장 좋은 영화가 될 것이다. 또 바다에서 배가 뒤집히는 사고를 소재로 영화로 만든 게 있었는데 몇 년 뒤에 실제로 배가 뒤집혔다고 치자. 그랬더니 그 영화와 똑같은 현상이 벌어져서 영화 속의 인간의 모습을 현실에서도 볼 수 있더라고 할 때 그 영화가 좋은 영화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리얼리티가 있는 것. 그렇다면 중요한 건 ‘인간을 제대로 보여 주기’가 된다. 그래서 드라마든 영화든 소설이든 모두 ‘인간학’인 것이다. 그러니 좀비나 귀신이 있다는 설정은 그저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보여 주기 위한 장치에 불과한 것이 된다. 내 생각이 맞을까?

 

 

 

 

 

8.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남자와 여자는 원래 잘 맞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남자와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도 잘 맞지 않는다고 본다. 누구랑 함께 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아무리 친한 친구이고 맘에 드는, 성격 좋은 친구로 여겼던 사람일지라도 막상 한 공간에서 같이 살아 보면 맞지 않는 부분이 나올 것이다. 친구들끼리 셋이 몇 밤을 자고 오는 여행을 가 봐도 안다. 나는 늦잠을 자고 싶은데 누군가는 일찍부터 설쳐서 잠 깨게 만들고 나는 이런 음식을 먹고 싶은데 누군가는 저런 음식을 먹자고 하고 나는 술값이 아까운데 누군가는 술을 마시자고 한다. 노래방을 가겠다는 사람이 있고 가기 싫다는 사람이 있다. 짧은 시간의 여행 중에도 엇갈리는 지점이 여러 군데에서 생긴다. 그런데 결혼 생활과 같이 한 공간에서 친구랑 산다고 생각해 보자. 잘 맞을까? 나는 화장실을 깔끔하게 사용하고 싶은데 상대는 머리카락 좀 흘리면 어때서 한꺼번에 나중에 치우면 되지, 하면서 다투게 될지 모른다. 결국 잘 맞는 관계가 되기 위해선 양보할 줄 아는 넉넉한 마음과 기술이 필요한 것 같다.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저절로 잘 맞는 관계란 없다는 결론이다. 

 

 

 

 

 

9.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뛰어난 작가의 일기는 그 작가가 누구든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뛰어난 작가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특권을 누릴 수 있으므로.

 

 

 

 

 

10.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글을 써서 모아 놓은 글을 없애버리는 작가들이 있다는데 헛수고를 한 것일까? 아니다. 쓰고 없앤 행위는 노력의 흔적이다. 없앨 거면 쓰나마나한 게 아니고 글을 쓰는 시간 동안 생각에 깊이 잠겼을 테니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그러니 그다음에 글을 쓸 때 유리할 것이라고 본다. 학생들에게 글을 쓰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어떤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나 또한 글을 쓸 때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글을 쓰는 시간은 사색하는 시간인 셈이다.

 

 

 

 

 

11.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어째서 대작가들은 자기 글에 만족을 못하는 것일까? 예술가들은 자신에 대한 기대치 또는 이상이 너무 높기 때문이 아닐까? 다시 말하면 그런 예술가들은 자신의 능력을 너무 높이 알고 자만한 게 아닐까? 평소 자신을 과대평가한 게 아닐까?

 

 

 

 

 

12.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나는 지금도 일기를 쓰고 있다. 매일 쓰는 건 아니어도 꾸준히 쓴다. 매주 한 번 쓰게 될 때가 많다.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랄까. 일기를 쓰고 나면 마음속 쓰레기가 빠져나간 것처럼 후련해지는 느낌이 들어 좋다. 내가 일기를 쓰는 이유다.

 

 

 

 

 

13.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탁월한 작가들의 일기나 자서전을 읽어 보면 그들의 머릿속엔 평범한 나와 다르게 독특한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사물이든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므로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그 독특함이 위대한 문학 작품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점은 알겠다.

 

 

 

 

 

14.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카프카는 일기에 이렇게 썼다. 자신을 망가뜨린 것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라고. 그리고 그들보다 더 자신을 망가뜨린 것은 자신이 받은 교육이었다고. 이 생각 또한 독특해 보인다. 이런 독특함을 감상하는 게 나는 흥미롭다.

 

 

 

 

 

15.
..........
나는 그것을 자주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생각이 나와 상관없이 제 길을 가게 내버려둔다. 하지만 항상, 내가 받은 교육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보다 더 많이 나를 망가뜨렸다는 똑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프란츠 카프카 저, <카프카의 일기>에서.
..........

 

 

신간으로 나온 <카프카의 일기>를 알라딘의 ‘미리 보기’를 통해 읽어 봤더니 ’나는 그것을 자주 생각해본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문단이 여러 개 눈에 띄는 점이 인상적이다.

 

 

..........
나는 그것을 자주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생각들은 나를 나와는 상관없이 자기 길을 가도록 한다. 그리고 항상 내가 그것 역시 이용하듯이, 내가 받은 교육이 여러 가지로 나한테 끔찍하게 해가 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런 인식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던진 비난이 숨어 있다. 거기에는 내 부모, 친척들과 더불어 특정한 가정부, 선생님들, 작가들 몇 명, 가깝게 지낸 가족들, 수영 교사, 피서지의 원주민, 사람들이 전혀 쳐다보지도 않을 시립 공원의 숙녀들 몇 명, 미용사, 여자 거지, 조타수, 주치의 그리고 아직 수많은 다른 사람들이 있다.
프란츠 카프카 저, <카프카의 일기>에서.

..........

 

 

나도 카프카처럼 따라 써 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나는 카프카가 쓴 ‘나는 그것을 자주 생각해본다.‘라는 문장에서 ’자주‘라는 낱말을 빼고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로 시작하는 문단을 써 봤다. 재미로 써 봤다.

 

 

 

 

 

 

 

 

 

 

 

 

 

 

 

 

 

 

이 책은 비싸기도 하고 944쪽 분량의 책이라 구입하기가 망설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 싶다는 생각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고 있다. 대작가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기 때문이고 흥미를 끄는 대목이 많을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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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1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1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1 2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3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성에 2017-02-22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아싑게 2 월도 막바지로 가는군요.
졸작 꽁트, 제 불로그에 올렸어요.
제 불로그는 (아시다시피)무척 외져서 널리 읽히지는 않아요.
꼭 오셔서 감상해 주세요.

다시 읽어보니
패크님과 저의 합작인거 같군요 ㅎㅎㅎ

2017-02-23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성에 2017-02-22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패크님의 글은 언제나 나의 고여있는 생각의 물꼬를 터서
새롭고 활기 넘치고 드넓은 지성의 바다에 눈뜨게 합니다.

사려깊고 단정한 문장 구성도 매력있어 자주 들립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7-02-23 21:49   좋아요 0 | URL
그렇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사려 깊은 문장을 정말 쓰고 싶네요. ㅋ

서니데이 2017-02-25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톱 밑에 가시가 들어가면 얼마나 아픈데요. 빨리 뽑아야해요. 그리고 다른 사람 손톱 밑의 가시도 아프니까 그랬으면 좋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pek0501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

페크pek0501 2017-02-26 13:4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처럼 고운 마음을 우리 다 같이 가졌으면 아름다운 세상이 될 거예요.
님도 좋은 휴일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의 <잠언과 성찰>이란 책에서 ‘오만’에 대한 글을 읽다가 떠오르는 게 있어서 정리해 봤다. ‘오만’을 ‘잘난 척함’으로 대치하여 내 나름대로 써 본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오만하지 않다면 다른 사람들의 오만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 라 로슈푸코

 

 

잘난 척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의 잘난 척을 못 봐 준다. - pek0501

 

 

 

 

 

 

 


모든 사람은 똑같이 오만하다. 다만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수단과 방법만이 서로 다를 뿐이다. - 라 로슈푸코

 

 

모든 사람은 잘난 척하길 좋아한다. 다만 드러내 놓고 잘난 척하느냐, 은밀하게 잘난 척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 pek0501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훈계할 때 선의보다는 오만이 더 크게 작용한다. 우리가 훈계하는 목적은 그들의 잘못을 시정해주려는 것이라기보다 우리 자신은 그러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납득시키는 것이다. - 라 로슈푸코

 

 

친구의 잘못에 대하여 충고나 조언을 할 때 우리는 친구의 잘못이 고쳐지길 바라는 마음보다 자신의 똑똑함과 지혜로움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경향이 있다. - pek0501

 

 

 

 

 

 

 


자연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육체의 모든 기관을 이토록 정교하게 배치했다. 그런데 우리가 자신의 불완전함을 알고 괴로워하는 일은 없도록 해주기 위해서 오만도 아울러 부여한 듯하다. - 라 로슈푸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은 남을 업신여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생긴다. 가수는 노래를 잘 부르고 싶고 작가는 글을 잘 쓰고 싶고 사업가는 사업가로 성공하고 싶어 한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가 없다면 세상은 지금만큼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은 세상을 발전시킨다. 잘난 척 좀 하면 어떤가. 잘난 척하는 재미가 없다면 우리가 세상을 사는 즐거움의 반이 줄어들 것이다. 다만 잘난 척할 때 필요한 게 하나 있다. 잘난 척하면서도 남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 수 있는 요령이다. - pek0501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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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02-09 14: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범인이 되느냐 위인이 되느냐는
자신이 깨달은 바를 빨리 세상에 알리느냐 못 알리느냐의 차이 같습니다.
언니도 한 세기만 일찍 태어나셨어도 위인이 되셨을 거라고 생각합다.
그나마 뒤늦게라도 온라인이 생겨 파급력을 갖게 됐으니 얼마나 다행이어요?ㅎㅎ

페크pek0501 2017-02-09 14:34   좋아요 1 | URL
까르르~~~ 스텔라 님이 나를 웃겼당... ㅋㅋㅋ
상당히 우호적인 댓글로 접수합니다.

으음... 이 글을 써 놓고도 이런 글 올려도 되나? 너무 폼잡고 아포리즘 흉내 내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글 올렸어요.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간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결론으로 글을 올리곤 합니다.
그냥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읽어 주신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아염...

첫 댓글, 고맙습니다.

마립간 2017-02-09 14: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에게 욕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는데, 그 이유로 설명하기를 ;

내가 남보다 앞서기 위해 자기를 발전시키는 것이 있고, (욕과 같이) 남을 깍아 내리는 것이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남을 깍아 내리는 것이 유용한 경우는 ; 전국 1등( 예를 들면 대통령 선거) 또는 세계 1등을 놓고 다툴 때와 총력전이 펼쳐지는 경우( 대통령 선거, 전쟁, 정치)로 설명해 주었지요.

이 글도 잘난 체하는 댓글이 되겠군요.

페크pek0501 2017-02-11 19:39   좋아요 0 | URL
잘난 척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시는지요?
답은, 잘났습니다, 입니다. 잘나지 않고는 잘난 척을 할 수 없거든요.
다른 쪽으로 열등감이 있어서 잘난 척을 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이 세상에서 열등감 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고로, 제 견해는 잘난 척을 해도 된다, 입니다.
단, 요령이 필요하겠지요. 이게 어렵습니다.

님의 댓글을 좋은 댓글로 접수합니다. 고맙습니다.

AgalmA 2017-02-09 15: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방금 욕 못하는 인간인 나를 되짚으며 댓글 쓰고 왔는데 여기서 똭 또 만나네요ㅎ
욕도, 폭력도 쓰는 쾌감이 있죠. 타인에 대한 우월감이라고 콕 집을 수도 있지만(사회적), 좀 다른 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해방감 같은 것(사적). 암튼 사람 심리는 늘 복잡하다 생각합니다. 드러나 보이는 부분과 감춰진 부분이 공존하니까요.

그나저나 명문을 pek0501님 번역기로 돌리는ㅎ 저 방식 재밌네요^^

페크pek0501 2017-02-11 19:42   좋아요 0 | URL
제 번역기로 돌려 봤습니다.ㅋ
제 글에 대해서 말도 안 돼, 이러시는 분들이 없고 재밌게 읽었다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로선 고맙습니다, 입니다.

사람 심리는 정말 복잡합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제가 무엇에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았는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 의사도 이렇게 말하더군요.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17-02-09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문을 다시 해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은 예전 사람의 말이라서 pek0501님의 설명을 들으면 더 이해하기 좋은 것 같아요.
오래된 책으로부터 지혜를 찾을 수 있다면, 시간이 많이 지나도 사람들이 크게 변하지는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pek0501님,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7-02-11 19:44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인간은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인간은 똑같다고 봅니다. 인간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글은 언제나 재밌습니다. 제가 아포리즘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늘 고맙습니다.

cyrus 2017-02-09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페크님이 적은 문장이 인상 깊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난 척하면서 남에게 불쾌감 주지 않게 할 수 있는지 한 번 생각해봐야겠어요. ^^

페크pek0501 2017-02-11 19:46   좋아요 0 | URL
답을 알아도 그 답을 실천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그래도 답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있는 법이니
알고 노력하는 쪽으로 길을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휴일 보내세요...
 

 


..........
무엇보다도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저지른 잘못에 대해 후회하는 일이 많다. 친구와 애인에게 좀더 잘해주었더라면, 말 한마디라도 좀 다르게 표현했더라면, 상대의 행동에 대해 좀더 포용하는 자세를 가졌더라면. ······ 등등 뉘우치는 일들이 적지 않다.(177쪽)

 

톨스토이는 자신의 <인생론>에도 후회에 대한 성찰을 적어놓고 있다. 그는 우선 복음서를 인용한다. “하늘나라의 천사들에게는 뉘우칠 것이 없는 아흔아홉 명의 의인보다 단 한 사람의 죄인한테서 얻는 기쁨이 더 크다.” 그러고는 “뉘우친 영혼이 우리에게 어떤 것을 줄지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183쪽)

 

후회 없는 삶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후회를 극복하는 길을 찾아 다시 태어나는 삶의 연속이 있을 뿐이다.(184쪽)

 

- 김용석 저, <두 글자의 철학>에서.
..........

 

 

 

 

 

 

 

 

 

 

 

 

 

 

 

 

 

 

 

 

 

1.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면서 느는 게 있다. ‘후회’이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나의 속 좁음과 어리석음을 깨달으면서 ‘그러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고 후회를 하게 된다. ‘지금 알고 있는 걸 왜 그땐 몰랐을까?’ 하고 생각하는 횟수를 거듭하면서 자신감을 상실한다. 후회할 일이 계속해서 자꾸 생긴다. 후회하고 반성하고 다짐하고 또 후회하고 반성하고 다짐하고, 이런 과정의 연속이다. 왜 그럴까? 왜 자꾸 후회할 일이 생기는 걸까? 왜 완벽할 수 없는 걸까?

 

 

과거의 내 언행에 대해 후회할 일이 생기는 것은 과거에 비해 현재에 내가 더 성숙해진 까닭이라고 보지 않고 인간은 원래 완벽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서 후회를 했다고 해서 과거보다 더 나은 미래의 내 모습을 기대하게 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의 한계를 느낄 뿐이다.

 

 

다행인 것은 내가 완벽하지 못해서 좋은 게 하나 있다는 점이다. 친구든 직장 동료든 내게 말실수를 해서 내 기분을 상하게 했을 때 나도 누군가에게 말실수를 해서 후회했던 일을 떠올리며 너그러워진다는 점이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지.’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내가 완벽하지 못해서 좋은 점이 있다고.

 

 

 

 

 

2.
집의 욕실 변기를 닦을 때가 되었는데도 고단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닦지 못해 오늘 저녁엔 반드시 욕실 청소를 해야지, 하면서 외출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공중 화장실에 가게 되었다. 평소 여러 사람이 사용했던 변기에 앉을 때마다 더러울 것 같아 늘 찜찜했는데 그날 난 편안한 마음으로 변기에 앉았다. 왜냐하면 공중 화장실의 변기가 우리 집 변기보다 더 깨끗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집의 욕실 청소를 하지 않고 미뤄서 좋은 점이 있다고. 내가 완벽하지 못해서 좋은 점이 있다고.

 

 

 

 

 

 


........................................................<후기>
어느 작가는 자기가 읽어 왔던 시집에서 좋은 구절을 뽑아 옮기고 그것에 대한 감상을 적은 것을 모아 책을 낸 바 있다.

 

나는 (2009-06-30)에 ‘책 속의 구절로 쓴 칼럼’을 처음 썼고, (2009-12-02)부터 쓰기 시작한 단상 시리즈(단상(1)부터 단상(121)까지)는 내가 읽은 책 속에서 좋은 글을 뽑아 옮기고 그것과 관련해 떠오르는 단상을 쓰는 방식으로 쓴 것이 많다.

 

이번에도 내가 읽은 책에서 글을 뽑아 옮기고 그것과 관련해 떠오르는 단상을 써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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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02-03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절 잘 지내셨습니까?

실제로 그렇답니다. 공중화장실이 더 깨끗하다고.
그런데 사람의 인식이 정말 안 바뀌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집이 좀 낫지 않을까 하는.ㅋ
청결하게 사는 게 꼭 건강한 것마는 아니라지 않습니까?
적당히 더러워야 면역에 오히려 더 좋다고 하더군요.
대충. 역시 중용의 미가 최곤 거 같습니다.ㅋㅋ

페크pek0501 2017-02-03 15:36   좋아요 1 | URL
예전엔 매일 창문을 열고 이불을 털고 청소를 했어요. 매일요. 요즘은 체력이 달려 그렇게 못합니다. 적당히 치우고 삽니다. 이것도 중용의 미일까요? 중용 좋죠. 치우침이 없도다, 이니까요.

문제) 공중 화장실에서 가장 깨끗한 화장실은 몇 번째 화장실일까요?
1) 끝에 있는 화장실
2) 중간에 있는 화장실
3) 첫 번째 있는 화장실

정답은 3)번이라고 합니다. 의외로 첫 번째 화장실에 들어가는 사람이 적어서 그중 깨끗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공중 화장실에서 첫 번째 화장실에 들어가죠. 우리 집보다 깨끗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요. ㅋㅋ

스텔라 님의 서재에 갔다왔는데 여기서 보네요. 그래서 반가웠다는...

stella.K 2017-02-03 15:53   좋아요 0 | URL
오, 알아둬야겠습니다. 첫 번째 화장실!ㅋㅋ

페크pek0501 2017-02-03 15:55   좋아요 0 | URL
좋은 정보죠?

hnine 2017-02-03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글자의 철학이라는 제목을 보니까, 21자의 여정이라는, 제가 한동안 보관함에 담아놓은 책이 생각나네요.
저도 가끔 책 읽다가 그 중에 만나는 한 구절을 꼭지로 나도 할 말, 쓸 말이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때가 있어요. 그리고 그냥 지나치지요 ^^
글 쓰는 좋은 방식 중 하나인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17-02-03 15:43   좋아요 0 | URL
저자가 칼럼을 잘 쓰는 분이라 신문에서 칼럼을 몇 번 보고 그의 책을 고르다 산 게, 두 글자의 철학, 이에요.

나인 님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써 보세요. 그렇게 모아 묶은 책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안도현 시인도 남의 시 구절을 쓰고 자신의 감상을 적어서 책을 낸 게 있더라고요.

AgalmA 2017-02-03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이런 글쓰기 방식 좋다 생각했는데, 요즘 이 컨셉 많아진 듯. 드라마 <도깨비>에서도 간접광고로 나온 것도 봤고. 책 속 명문과 함께 필사나 단상 적는 식의 책노트? 결국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진 시점. pek0501님은 오랜 구상으로 써 오셨으니 숙련도가 더 남다르실 듯!

페크pek0501 2017-02-06 12:04   좋아요 0 | URL
만약에요, 만약입니다. 제가 책을 낸다면 리뷰집이 아니라 단상집을 낼 것 같아요.
나만의 글쓰기 방식이라 생각한 적 있었는데 어느 날 네이버에서 단상집을 검색해 보니 얼마나 그런 책이 많던지... 끼룩~~ ㅋ 내가 생각해 낸 것은 남도 생각해 내더라는...

차별화 전략. 좋은 말씀이군요. 새겨 듣겠습니다. 숙련도가 문젭니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블로그 글 중에서 10분의 1만 뽑아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요즘 제 글의 질로 보아 20분의 1이나 30분의 1을 뽑아도 책에 실을 만한 게 없다는 판단입니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 자신이 더 많이 깨져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cyrus 2017-02-03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회를 해야 반성할 수 있습니다. 반성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아는 태도입니다. 그래서 완벽하지 못한 점이 좋은 게 맞습니다. 더 나쁜 건 후회하는데도 그걸 인정하지 못하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은 완벽하지 못한 자신의 단점을 부끄러워합니다. 그래서 잘못된 걸 알면서도 또다시 반복합니다.

페크pek0501 2017-02-06 12:09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입니다. 저는 무엇보다 후회조차 하지 않는 즉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아예 모르는 부류의 사람들을 볼 때가 참 답답합니다. 그러니까 상대방의 자랑질을 참아 줄 수 없다면서 사실은 자신의 자랑질은 의식하지 못함을 볼 때요. 또 남의 배려 없는 태도를 탓하면서 자신의 배려 없는 태도는 의식하지 못함을 볼 때...

저는, 인간은 부족한 존재라는 걸 인식하고 남에게 단점이 있다면 자기 자신에게도 분명히 남들이 참지 못하는 단점이 있음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좋습니다.
물론 저도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지요.
고맙습니다.

다크아이즈 2017-02-04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방식의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무심코 일상에서 얻는 단상도 많지만, 남의 글에서 발견하는자신만의 단상이 고마울
때가 있거든요

이번 단상도 위안과 공감을 듬뿍 주시네요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7-02-06 12:1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맞아요. 저도 책을 읽다가 끼적거릴 게 많은 게 참 좋습니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님처럼 소설 쓰는 사람들이 제일 존경스럽습니다.
소설가들을 흠모하는 1인입니다.
고맙습니다.

2017-02-06 0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6 1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8 0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9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새해에는 한 가지를 실천하려고 다짐한다.
‘아이, 지겨워.’라는 말을 하지 않고
‘아, 좋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 해가 되도록 해야겠다.

 

 

창밖을 보며 ‘오늘도 미세먼지가 있네. 아이, 지겨워.‘라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
미세먼지가 없던 날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아침상을 차리고 나서 반찬을 보며 ‘아, 좋다.’라고 말하고
커피를 끓일 때 향을 맡으며 ‘아, 좋다.’라고 말하고
산책하면서 상쾌한 겨울 공기를 마시며 ‘아, 좋다.’라고 말해야지.

 

 

‘아, 좋다.’라는 말을 애용해야겠다.
내가 어떤 것에 대해 ‘아 좋다.’라고 말할 때
나는 그 어떤 것에 감사하고 있는 것이다.
맛있게 먹을 반찬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맛있게 마실 커피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상쾌한 겨울 공기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것이다. 
 


감사한다는 것은 겸손의 덕을 배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겸손의 덕을 배우는 일은 인간이 되어 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위의 글은 (2016-01-08)에 올린 글인데 (2017-01-25)에 다시 한 번 올린다. 올해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에서다.

 

 

2017년에는 여기에 하나를 추가한다. ‘좋은 사람이 될 것.’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나에게 잘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나에게 잘하지 않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여기는 건 우리의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다.

 

 

인간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어느 면에서 보느냐에 따라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또 인간의 마음속엔 ‘선’과 ‘악’이라는 양면성이 있어서 사실 자신조차 자신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잘 모른다. 

 

 

그래도 제삼자의 입장에서 볼 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한다면 그 기준이 있으리라. 남에게 이로움을 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남에게 해로움을 주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쁜 사람은 자신의 이득을 추구하기 때문에 거짓을 이용할 수 있지만, 좋은 사람은 옳은 일을 추구하기 때문에 정직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2017년에는 ‘아, 좋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 해가 되도록 하고,
좋은 사람이 될 때가 많은 해가 되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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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혹은저녁에☔ 2017-01-25 1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글 참 좋다 라고 말하고 싶군요 실천에 옮기는 한 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7-01-25 21:25   좋아요 0 | URL
아, 이 댓글 참 좋다 라고 말하고 싶군요.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17-01-25 1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 매년 해도 좋을것 같아요.
pek0501님 좋은하루되세요.^^

페크pek0501 2017-01-25 21:25   좋아요 1 | URL
예.
매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장소] 2017-01-25 1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좋다 ~~!^^

페크pek0501 2017-01-25 21:26   좋아요 1 | URL
님의 댓글도 참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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