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작가의 단편집 <저주토끼> 중 표제작인 ‘저주토끼’를 오디오 북으로 두 번 들었다. 섬뜩한 무서움이 느껴지지만 두 번 들을 만큼 흥미로운 작품이다. 49분이 소요된다. 

















정보라의 호러/SF/판타지 소설집 <저주토끼>가 2022 부커상 1차후보로 지명되었다. 우리 독자에겐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2016년 수상하며 더욱 각별해진 그 상이다. 정보라의 소설을 번역한 안톤 허는 와우북페스티벌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한 문장을 읽는 순간 인상적이어서" 번역해 소개하고 싶었다고 한다. 한 문장에 독자를 사로잡는 소설, <저주토끼>의 첫 문장은 이것이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 알라딘 홈피에서 옮김. 


 


몇 년 전부터 오디오 북을 애용하고 있다. 아마 단편까지 합하면 백 권 이상을 구매했을 것이다. 종이책과 달라서 오디오 북은 구매하는 대로 바로 듣게 되어 쉽게 완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내가 구매한 오디오 북의 90프로 이상을 완독한 것 같으니 말이다. 또 하나의 장점은 반복해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안톤 체호프의 <사랑에 관하여>라는 단편집 중 내가 좋아하는 몇 편의 단편은 수십 번 들은 것 같다. 




나는 오디오 북을 구매할 때 다음 사항을 중요시한다.


1) 책 내용도 중요하지만 책을 읽어 주는 사람의 목소리도 중요하다. 귀에 쏙쏙 들어오며 듣기 좋은 목소리로 읽어 주는 오디오 북을 선호한다. 


2) 책 내용 사이사이에 음악이 잠깐 나오는 건 괜찮지만 책 내용을 읽어 줄 때 음악이 함께 나오는 오디오 북은 선호하지 않는다. 음악에 신경이 쓰여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3) 목소리나 음악 소리가 갑자기 커지거나 작아지는 건 질색이다. 소리가 커지면 깜짝 놀라게 되고 작아지면 잘 들리지 않아 불편하다. 동일한 음량이 유지되는 오디오 북을 좋아한다.


  


내가 구매한 오디오 북 중에서 골라 소개한다.











(내 휴대 전화에 저장되어 있는 오디오 북이다.)




오디오 북으로 들어서 좋았던 것은 종이책으로도 갖고 싶어서 종이책을 구매할 때가 많다. 구매한 종이책을 펼쳐서 기억하고 싶은 글에 밑줄을 그어 놓는 습관이 있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4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넬로페 2022-04-12 16: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내용이 무서운거라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더 선명할 것 같아요.
정보라작가에게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어요^^

페크pek0501 2022-04-13 11:04   좋아요 3 | URL
저주토끼는 내용은 무시무시한데 담담한 문장으로 되어 있는 데다가
읽는 사람도 담담하게 읽어 줘요. 무서움은 독자의 상상력으로 느끼게 될 뿐.
저는 이런 오디오 북이 좋아요. 감정 잡지 않고 그냥 무심히 읽어 주는 게 좋아요.
예전 김영하 팟캐스트가 그래서 인기가 많았어요. 여성 목소리를 따로 내지 않고 그냥
읽어 줍니다. 독자의 상상력에 맡긴다는 듯이...
정보라 작가에게 이미 좋은 결과가 있더군요. 미국 출판사에 3만 달러에 판권이 팔렸다는 소식이에요. 댓글 감사합니다.^^

mini74 2022-04-12 17: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표지와 오디오북 표지가 다르네요 ~ 전 내일 저주토끼 온다는데 넘 기대됩니다 ㅎㅎ

페크pek0501 2022-04-13 11:06   좋아요 2 | URL
처음 나온 책이 품절되어 이번에 새로 나왔나 봐요.
오!!! 종이책으로 읽는 건 어떨지 저도 기대가 되네요.^^

미미 2022-04-12 19: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두번이나 들으셨다니 저도 오디오북으로 들어보고싶어요~^^♡
최근에는 오디오북 열 손가락에 꼽을만큼만 들어봤는데 자꾸 듣는동안 다른 생각으로 빠져서ㅠㅠ 어릴땐 곰돌이 푸우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수없이 많이 반복해 들었어요ㅎㅎ

페크pek0501 2022-04-13 11:08   좋아요 2 | URL
저는 폰으로 결제하고 바로 폰에 저장해 듣거든요. 집중이 안 된다는 분들도 이외로 많더라고요. 저는 눈 피로를 막을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운전하면서 듣는다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도 종이책의 인기를 따라갈 수는 없지요. ㅋㅋ

그레이스 2022-04-12 21: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실감나겠는데요. 흡
저는 그냥 책으로 ^^

페크pek0501 2022-04-13 11:09   좋아요 2 | URL
이북, 오디오 북, 종이책 중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저도 망설임 없이 종이책입니다.
다만 오디오 북 사용으로 독서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에요...

희선 2022-04-13 00: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주에 쓴다고 해서 이상하게 만들면 다 알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예쁘게 만드는 걸까 싶네요 두번이나 들으셨군요 그만큼 좋아서 그러셨겠습니다 좋은 소식 있으면 좋겠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4-13 11:12   좋아요 3 | URL
토끼를 누군가를 저주하기 위해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반전인 것 같아요. 토끼의 새로운 이미지를 작가가 창조했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토끼가 무섭게 느껴지진 않아요.
토끼는 본능적으로 할 일을 할 뿐인 거죠. 권선징악, 이라는 식상한 주제를 참신하게 풀었다는 느낌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프레이야 2022-04-13 19: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
저도 목소리나 읽는 속도 배경음악 등등 이런 게 거슬리면 듣고 있기가 힘들더라구요.
저주토끼 오디오북 어디꺼인가요? 알라딘?
소요시간이 안 길어 좋네요 ^^

페크pek0501 2022-04-16 13:20   좋아요 2 | URL
오디오북은 미리 듣기를 통해 목소리를 들어 보고 구매할 수 있어 좋아요.
읽는 속도는 조절이 가능하고요.
저의 식구들이 새벽 6시만 조금 넘으면 출근 준비로 밥 먹는 소리, 머리 말리는 드라이 소리 등 많은 소리가 들려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그때 오디오북을 켜면 모든 소음이 차단되고 오디오북을 들으며 참을 청할 수 있죠. 보통 한 시간을 예약해 두면 한 시간 뒤에 자동으로 꺼지는데 제가 30분쯤 듣다가 잠드는 것 같아요. 편리해요.

알라딘 거 아니고 구글페이먼트 거예요. 알라딘에도 있더군요. 제가 처음 구매할 땐 몇 년 전인데 그땐 알라딘에서 오디오북을 못 봤던 것 같아요.
단편이라 소요 시간이 짧죠. 아직 단편집 전체의 오디오북은 나오지 않은 것 같아 단편만 2700원에 구매했어요.



서니데이 2022-04-14 2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우리 나라 작가 두 명 정보라, 박상영 작가의 책 번역자가 안톤 허 라고 들었어요. 원서도 좋겠지만, 번역자의 번역도 좋았을 것 같아요. 이 책은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조금 서늘할 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오디오북을 거의 쓰지 않지만, 좋은 점 많다고 하더라구요.
페크님,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4-16 13:22   좋아요 1 | URL
저의 경우엔 오디오북 덕분에 독서를 더 많이 할 수 있게 되었죠. 잘 활용하면 좋은 것 같아요. 라디오 듣는 것과 비슷해요. 라디오로 연속극 들으면 상상력으로 인해 더 재밌잖아요. 그런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감은빛 2022-04-21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께서는 오디오북을 자주 들으시네요.
저는 아직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왠지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듣는 것에 거부감이 드는 것 같아요.
저는 라디오도 특정한 몇몇 프로그램만 듣는데,
디제이가 말을 많이 하는 건 듣지 않고 음악을 많이 틀어주는 것만 들어요.
유튜브나 뉴스도 간결하게 핵심만 전달하는 걸 좋아하고,
주저리 주저리 떠드는 것들은 바로 꺼버려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ASMR 이나 먹방은 극도로 싫어해요.

아마도 저는 평생 오디오북을 시도해 볼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요.
그래서 오디오북을 즐겨 들으시는 페크님이 제겐 무척 신기한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

페크pek0501 2022-04-21 20:18   좋아요 0 | URL
오디오북을 몇 년 전부터 듣게 되었는데 그게 김영하의 팟캐스트를 애청하다가 오디오북을 애용하게 되었답니다. 생각보다 편하답니다. 타이머 설정도 되고 읽는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답니다. 물론 종이책의 인기를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요...

저도 주저리 주저리 떠드는 건 좋아하지 않는데 책을 차분히 읽어 주는 건 좋더라고요.
특히 목소리가 좋은 성우가 읽어 주면 맘에 들어서 그 성우가 읽어 주는 다른 책도 구매하게 되더라고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살면서 누구나 지독한 아픔을 경험했거나 앞으로 경험할 거라고 생각한다. 


다음 글을 읽고 마음이 아팠다. 



지금도 예쁘지만 어릴 적 그 아이의 귀여움엔 비길 데 없는 광채 같은 게 있다. 그 아이는 내가 아들을 잃고 난 후 1년 안에 태어난 외손녀다. 아들을 잃었을 때, 내 여생에 다시는 근심도 기쁨도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장대 같은 아들을 잃은 지옥 같은 고통에 지쳤을 때 겨우 콩꼬투리만한 새 생명이 기적처럼 나에게 왔다. 그 새 생명을 처음 대면했을 때 나는 온몸이 떨리는 듯한 기쁨을 맛보았다. 나에게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감수성이 남아 있으리라고는 예상 못한 일이었다. 다행히 그 애를 낳은 딸네가 가까이 살고 있어서 나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 애가 자라는 걸 지켜볼 수 있었다. 비로소 마음 붙일 곳이 생긴 것이다.(174쪽)



근심도 기쁨도 없이 목석처럼 살아낼 수 있으리라고 믿은 건 거짓말이었다. 입으로는 살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도 얼마나 살고 싶었으면 그 작은 생명에게 마음을 붙이고 울고 웃고 하였을까. 그 애의 생명력이 눈부시다면 내 생명력은 또 얼마나 징그러운가. 나는 딴 손자들이 눈치채지 않도록 조심조심 그 애를 얼마나 편애했던가. 그건 손자 사랑이라기보다는 마음 붙일 수 있는 걸 찾아내어 놓치고 싶지 않은 자기애가 아니었을까. (174~175쪽) 



⇨ 세상엔 슬픈 일이 많겠으나 자식을 잃은 슬픔보다 큰 슬픔은 없으리라. 자식을 잃고 나서 밥을 먹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없는 마음 상태에서는 지옥이 따로 있는 게 아닐 것이다. 이미 지옥에 있는 거나 마찬가지일 테니. 


고통에 신음하며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기쁨에 잠겨서 웃는 순간이 온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 이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박완서,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상품 넣기 검색창에 내가 구매한 책이 뜨지 않아 에디션으로 출간된 책을 넣었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5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03-15 17:0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새생명의 탄생 만큼 기쁘고 감격 스러운 순간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전쟁으로 짓밟히고 사라져 가는 생명들 이 순간에도 너무 안타깝고 슬픕니다 ㅠ.ㅠ

페크pek0501 2022-03-15 17:53   좋아요 5 | URL
슬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언제쯤 없어질까요?
고통스러운 삶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2-03-15 18: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박완서 선생이 그때 남편과 아들을 거의 동시에 잃었다고 알고 있어요.
그 시대에 아들 낳으려고 막내를 본 듯 했고요. 의대에 다녔는데 과로로 너무 허무하게 가셨는데 제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어요. 그때의 아픔과 상실이 글에 잘 나타나 있더라고요^^
자식 잃은 슬픔은 우리가 상상도 못하겠죠 ㅠㅠ

페크pek0501 2022-03-16 12:12   좋아요 3 | URL
남편과 아들을 같은 해에 잃은 걸로 알고 있어요. 저는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걸로 알고 있어요. 제 기억이 맞을지 모르겠네요...
맞아요. 의대생 아들이에요. 아들의 사망 원인에 대해 꽤 화제가 되었었죠.
자식 잃은 슬픔이 가장 큰 슬픔 같아요.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해 어느 수녀원에서 묵었던 일도 글로 봤어요.ㅠㅠ

stella.K 2022-03-15 20: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고 이어령 교수님는 손자도 잃고 따님도 먼저 하늘 나라로 보내고
참 함든 시간을 보내셨더라구요. 어머니도 어린 나이에 여의시고.
보기엔 화려하고 당당해 보여도 고난이 참 많으셨더라구요.
저도 오래 전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얼마 안 있다 어린 조카녀석이 말을 배워서 이모 이모하는데
마음이 녹아내리더라구요. 아, 이래서 사는 거구나 싶더군요.

페크pek0501 2022-03-16 12:16   좋아요 4 | URL
따님을 잃은 건 알았는데 손자도 잃었군요. 김한길 소설가가 그의 전 사위였죠.
힘든 시간이 많았던 분이네요.
불행과 행복이 섞여 있으니 그나마 우리가 버티고 견디며 살 수 있는 것이겠지요.
부모의 -가족의 죽음을 누구나 경험하니 누구나 죽음의 슬픔은 알 것 같아요. ㅠㅠ

서니데이 2022-03-16 18: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샀었어요. 그런데 초판으로 나온 표지보다 저 여우별 표지가 더 좋은 것 같더라구요.
페크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2-03-17 12:14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과 제가 같은 책을 샀나 봐요. 그 책이 품절되어 에디션 책이 나온 것 같아요.
서니데이 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라로 2022-03-16 20: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사고 아직 읽지는 않았어요. 최근에 읽은 책으로 그분의 모든 책에 있는 프롤로그 에필로그 <프롤로그 에필로그>라는 책을 읽었는데 아주 좋았어요. 그분은 글과 삶이 일치가 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드는 얼마 안 되는 작가분으로 제게 다가옵니다. 예전에 아들을 잃으시고 쓰신 <한말씀만 하소서>라는 글을 읽을 때 읽는 저도 너무 괴로웠던 느낌이 여전히 무겁게 저를 내리 누릅니다. 그 책은 여전히 갖고 있는데 그 이후로 손이 안 가요. 남의 불행은 이미 지난 일이라도 무겁게 다가오는데 <프롤로그 에필로그> 책에서 어느덧 그 슬픔에서 나와 씩씩하게 사시는 글을 읽고 좀 먹먹했던 기억도 나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페크pek0501 2022-03-17 12:19   좋아요 1 | URL
오 <프롤로그 에필로그>라는 책은 한 작가의 역사 기록이겠군요.
저도 <한말씀만 하소서>를 읽었는데 많이 공감 가고 슬픈 글이었죠.
다시 평정을 찾은 건- 아니 찾은 것처럼 보이는 건 그분에겐 글쓰기가 있어서일 듯해요.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을 거예요. 할 일이 있다는 건 축복이에요. 몰두하고 있을 땐 딴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질 못하니까요. 그리고 글쓰기 그 자체가 힐링이에요.
라로 님의 서재 이미지 크고 참 좋네요~~
즐겁게 열공하시길 응원합니다!!!

희선 2022-03-16 23: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더는 기쁜 일이 없을 것 같기도 하겠습니다 남편분과 아드님을 차례로 잃으셔서 박완서 님은 더 힘드셨겠네요 새로운 생명이 기쁨을 줘서 다행입니다 사람이 겪는 슬픔은 다 사라지지 않고 조금 옅어지겠지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3-17 12:23   좋아요 3 | URL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는 건 결국 시간인 셈이에요. 어떻게든 버티다 보면 밥맛을 되찾는 일이 생기지요. 저도 딸애가 얼른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으면 좋겠어요. 자기 자식과 다르게 손주는 아주 예쁘다고 합니다. 자식을 키울 땐 힘들어서 그런지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잘 모르다가 손주는 보다가 안 보면 보고 싶다고 하네요.
희선 님에게도 좋은 일이 가득하길 응원합니다!!!
 





1. <런던통신 1931-1935>


러셀의 칼럼집 <런던통신 1931-1935>는 칼럼을 잘 쓰기 위해 내가 자주 들춰 보는 책이다. 나의 칼럼 교과서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주로 미국 신문에 기고했던 칼럼을 모았다고 하는데 135편의 글이 실려 있다. 


러셀은 1950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문필가이기도 해서 ’글 잘 쓰는 대학자‘가 쓴 생활 글이라는 점에서 나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 

학창 시절에 회초리나 채찍으로 매를 맞았던 이들은 거의 한결같이 그 덕에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믿고 있다. 내가 볼 때는 이렇게 믿는 것 자체가 체벌이 끼치는 악영향 중 하나다. 어른이 되어서든 어렸을 때든 이런 일을 당한 사람은 마음에 분노가 가득하게 된다. 이 분노는 그를 사나운 반항아로 만들거나 자기 차례가 오면 다른 범법자에게 고통을 주고 싶은 격한 욕망의 소유자로 바꾸어 놓는다.(215쪽)

- 버트런드 러셀, <런던통신 1931-1935>, ’체벌의 악영향‘에서.

.................... 


⇨ 체벌로 인해 생긴 스트레스는 증오심을 키워 폭력적인 행동을 하게 만들 수 있다.







2. <유토피아>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누구나 차별 없이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소개한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 

















....................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없어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어야 했던 과거의 어느 한 해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리고 흉년이 끝날 즈음 부자들의 곳간을 조사했다고 합시다. 장담하건대, 그 곳간에는 흉년으로 인해 먹을 것이 없어 굶거나 병들어 죽은 모든 사람이 흉년 동안 먹고 살기에 충분한 곡식이 들어 있을 것입니다. 만일 그 곡식을 나누어 주었더라면, 그들은 죽거나 고통당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지금이 흉년인지조차 몰랐을 것입니다.(223쪽)

-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에서.  

.................... 


⇨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계층 간의 소득 격차가 큰 문제로 부각 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과 다를 바 없음을 느낄 수 있는 글이다. 토머스 모어(1478년~1535년)가 살았던 시대에도 제기되었던 사회 문제가 기계 문명이 최고도로 발달한 현대에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늘어난 반면 다른 쪽에서는 “팬데믹 장기화에 지친 소비자들이 도박과 사치품 구매에 지갑을 활짝 연 것으로 나타났다.”(세계일보, 2022-02-20)는 기사가 있었다.





 


3.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오찬호 님의 글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읽어 볼 만하다. 저자의 고민을 따라가다 보면 공감하게 될 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마주하게 된다. 
















.................... 

무엇이든 개인이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식의 접근은 피해자에게 문제의 원인을 돌리는 우를 범한다. 왕따의 피해자에게 ’너도 원인 제공이 있다‘면서 폭력을 묵인하는 사회, 성범죄를 걱정하는 여성들에게 ’늦게 다니지 않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지 않으면‘ 위험해지지 않는다는 망언을 조언이랍시고 하는 사람들이 한국에 많은 건 우연이 아니다.(230쪽)

- 오찬호,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에서. 

.................... 


⇨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려 하지 않고 피해자가 원인 제공자인 양 말하는 사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다.  







댓글(32) 먼댓글(0) 좋아요(4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03-03 15:4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다보면 깨닫게 되는 나의 현재를 이렇게 적어놓는 것도 좋네요. 글 쓸 때 적재적소에서 써먹을 수 있을듯요. 역시 글을 질 쓰는 사람의 비결은 따로 있었네요. ^^

페크pek0501 2022-03-03 16:00   좋아요 6 | URL
바람돌이 님의 안목이 탁월하십니다. 그걸 어떻게 아셨는지요? 깜놀했어요. ㅋ
제 칼럼을 읽는 분들 중 칼럼 중 어떤 문단은 ‘이 글은 어디서 읽은 것 같은데...‘ 하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제 서재에 있는 글에서 따온답니다. (이거 비밀인뎅)

햇살과함께 2022-03-03 16:07   좋아요 4 | URL
페크님 영업비밀 바람돌이님께 들킴 ㅎㅎ

페크pek0501 2022-03-03 16:18   좋아요 4 | URL
햇살과함께 님과 바람돌이 님과 영업 비밀을 공유하겠습니당~~

새파랑 2022-03-03 16: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3번은 많이 공감되네요~!! 피해자에게 원인을 찾기 보다는 가해자의 잘못을 먼저 봐야하는데 거꾸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ㅜㅜ

페크pek0501 2022-03-03 16:23   좋아요 5 | URL
매 맞을 짓을 해서 매를 맞았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논리죠.

새파랑 님도 서재 이미지를 바꾸셨네요. 저도요. 3월이 되니 겨울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예전에 사용하던 걸로 바꿨어요.

mini74 2022-03-03 16:0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사은품으로 받은 런던통신 책모양 상자 갖고 있습니다 근데 책은?! 어디로 간걸까요. ㅠㅠ 페크님이 글쓰기에 참조하신다니 저도 읽고싶어지네요.~

페크pek0501 2022-03-03 16:24   좋아요 6 | URL
그 상자가 저는 탐나네요. ㅋ
읽을 만하답니다. 러셀의 위트와 재치, 그리고 비꼬는 듯이 말하는 기술 등을 볼 수 있어 흥미로운 책이에요.

프레이야 2022-03-03 16:1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1번 러셀의 칼럼집 모음이 있군요! 눈이 반짝!
이런 책을 교과서 삼아 좋은 칼럼을 쓰려고 정진하시는 페크님 좋아요 열 개 드려요^^
2번 해외여행 경비가 세이브되는 대신 다른 방향으로 소비한다고 해요. 그렇다면 소비도 일정량이 충족되어야 사람이 행복감을 갖게 되는 걸까요. 그런 것도 같아요.
3번의 예는 아직도 여전히 우리 사회 너무 많지요.ㅠ 안타까운 일입니다.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어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페크pek0501 2022-03-03 16:28   좋아요 7 | URL
러셀 같은 대학자가 생활과 관련한 칼럼을 기고했다는 게 멋지지 않나요.
검색하셔서 책의 목차 한 번 보세요. 재밌는 제목이 많아요.

코로나19로 어려운 이 상황 속에서 백화점의 고가품은 오히려 더 팔렸다는 기사에 놀랐어요. 해외 여행을 가지 못하니 그런 쇼핑으로 푸는 이들이 있는 듯해요. 어렵게 사는 이들에게 미안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니데이 2022-03-03 18: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프로필 이미지가 다시 이전 이미지로 돌아왔네요.
다른 서재 댓글 쓰다가 잘 아는 이미지가 보여서 댓글 인사 쓰러 왔습니다.
1번 책은 두꺼운데, 한참 읽으셔야겠어요.
오늘 날씨가 많이 따뜻했고, 공기도 좋았습니다.
이런 날에는 산책 다녀오셨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페크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2-03-04 11:17   좋아요 4 | URL
예. 3월이니 봄이라 외투 입은 옷보단 환한 색이 좋을 것 같아서 이미지 바꿨어요.
런던통신~은 2011년에 출간되었을 때 구매해 읽었는데 재독하기 위해 목차의 제목에 별표 표시해 둔 게 있어요. 그걸 반복 독서하고 있어요. 흥미로운 제목을 골라 읽는 재미가 있는 게 장점이라면, 종이 질이 그다지 좋지 못한 단점이 있는 책이에요. 누런 종이고요. 그러나 내용도 좋고 두툼해서 만족스러워요.

가끔 봄 볕이 느껴지는 날이 있더군요. 곧 있으면 꽃들의 잔치를 볼 수 있을 듯요.
좋은 날 보내세요..^^

stella.K 2022-03-03 20: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프사 예전 거로 바꿨네요. 전에 것도 좋았는데...^^

페크pek0501 2022-03-04 11:18   좋아요 4 | URL
스텔라 님도 바꾸셨네요. 눈에 확 띄어서 좋은데요. ^^

라로 2022-03-03 22: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런던통신 갖고 있는데 시작만 했던 게 기억나네요.
이 책도 곧 읽을 리스트에 올려야겠어요.
나이가 들수록 읽을 리스트는 늘어나는데 님처럼 정리는 못하고 있는..
다시 예전 이미지를 사용하시니 뭔가 달라 보여요.
예전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페크pek0501 2022-03-04 11:21   좋아요 4 | URL
런던통신은 한꺼번에 읽기보다 야금야금 두세 편씩 읽는 게 전 좋더라고요.
저도 정리를 잘 못한답니다. 그냥 글을 읽고 떠오른 생각을 적은 정도입니다.
한때는 정리맨이었는데 나이 들수록 게을러져요.
예전 이미지지만 색을 좀 화사하게 보이게 편집했어요. 라로 님, 예리하십니다.
먼 거리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희선 2022-03-05 00: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누구든 맞는다고 더 잘하지는 않겠습니다 사랑의 매라는 말을 쓰기도 했네요 정말 그럴지... 맞는 걸로 화를 자기 안에 담아둘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어느 순간 터지면 더 안 좋겠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피해자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하는군요 남한테 하지 않아야 할 일은 안 해야 하는데...

페크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3-07 10:58   좋아요 2 | URL
사랑의 매, 인 경우가 드문 것 같아요. 매 효과가 크지도 않은 것 같고요.
특히 선생님들이 학생을 혼낼 때 화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은 듯하고요.

주말은 식구들이 다 모여 있어 바빴네요. 오늘은 월요일이네요. 시간이 휙휙 지나가요. 희선 님, 한 주를 기분 좋게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늘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22-03-05 22: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어제보다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이 많이 내려갔어요.
따뜻하게 입고, 감기 조심하세요.
좋은 주말 보내시고, 따뜻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3-07 11:00   좋아요 4 | URL
주말에 외출도 하고 바빴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산불 진화에 어려움이 있다니 걱정입니다.
서니데이 님도 한 주를 기분 좋게~~ 시작하세요. 늘 고맙습니다.^^

2022-03-07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08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08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08 1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08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08 1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2-03-10 23: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로필 사진!
페크님 출간 책인것 같습니다 ^ㅅ^

2022-03-11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란공 2022-03-12 1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저 혼자 ‘맞아요, 맞아!‘했습니다. 역시 덜어내기/비우기가 제겐 우선일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

2022-03-13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3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3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로빈 던바, <프렌즈>

















<프렌즈>는 진화인류학자 ‘로빈 던바’가 쓴 우정에 관한 책이다. 고독감에 압도된 사람들은 독감 예방 접종을 한 이후에도 면역이 생기지 않았다고 하니 고독감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셈이다. 이는 친구가 왜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인지를 증명해 준다. 이 책은 친구 맺기에 성공한 인간이야말로 건강하게 오래 살아남는 우수종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연인이나 배우자 없이 행복하게 사는 이들은 많아도 친구 없이 행복하게 사는 이들은 드물 것 같다. 퇴직하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남자의 기분을 잘 이해해 줄 사람은 아내도 아니고 자녀도 아니고 또래 친구다. 폐경을 겪은 여자의 기분을 잘 이해해 줄 사람은 남편도 아니고 자녀도 아니고 또래 친구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친구가 없는 이가 가장 외로운 사람일 듯. 





2. 송길영, <그냥 하지 말라>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적 기록이 담겨 있는 소셜 빅데이터로 인간의 마음을 읽고 해석하는 일을 20년 가까이 해 온 저자의 책이다. 과거와 현재의 삶을 살펴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

예전에는 성실히, 꾸준히, 열심히 하는 자세를 높이 샀어요. 지금도 그런 면이 있죠. 그런데 로봇 R대리는 잠을 안 잡니다. 밥도 안 먹고 3교대도 필요 없어요. 월급을 올려 달라는 말도 안 하고, 결정적으로 R대리는 오류를 내지 않습니다. 이렇게 동일한 업무를 꾸준히 하는 분야는 로봇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중략)

혹여나 여러분도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시키는 일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은 접으시기 바랍니다. 그런 일자리는 곧 없어질 확률이 높으니까요.(74쪽)

- 송길영, <그냥 하지 말라>에서. 

....................



⇨ 그냥 흘려들을 말이 아닌 듯하다. 업무 자동화로 비용을 줄이는 추세에 있으니 말이다. 이는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비용 절감을 싫다 할 회사가 어디 있겠는가. 


“또 꽤 많은 중국 식당에 로봇 웨이터들이 손님을 맞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도 아니고 맥도날드, 중저가 레스토랑에 앉아 있으면 바퀴 달린 로봇이 음식을 배달해 준다.”(위키리크스한국,  2022.01.02.)


로봇 웨이터가 일하면 장점이 많겠다. 식당에 손님이 많아 피로하다고 불평하지 않을 것이고, 손님이 예의 없는 행동을 했다고 짜증을 내지 않을 것이며, 월급을 올려 달라고 요구하는 일도 없으리라. 게다가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으니 식당의 오너로선 로봇 웨이터를 선호할 수밖에 없겠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2-01-17 18:2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프렌즈>재미있을것 같아요! 관계유지에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한 요즘. 시기적절한 책인듯 합니다^^*

페크pek0501 2022-01-18 10:51   좋아요 2 | URL
그렇죠? 책이 좀 얇았으면 하는 바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들은 친구를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어떤 설문 조사에서도 애인 없이는 살아도 친구 없이는 못 산다는 답변이 많았다고 해요. ^^

stella.K 2022-01-17 19: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런 것 같네요. 이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좋은 친구와 소일거리만 있으면 딱일 것 같습니다.
로봇을 오너들이야 좋아라하겠지만
사람에겐 일자리가 없어질테니. 뭐 그런 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던데...
그래도 나중에 다시 돌아 오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사람이 좋지 기계가 존나? 하면서.ㅋㅋ

페크pek0501 2022-01-18 10:55   좋아요 3 | URL
좋은 친구과 소일 거리. 아주 중요한 것만 잡으셨네요.
없어질 일자리가 많은 게 정말 문제예요. 로봇도 할 수 있는 단순 업무 말고 창조적이고 사고력을 요하는 직업은 살아남을 듯합니다. 이것도 언젠가 로봇이 대체하는 날이 먼 훗날 올 것 같지만요, 일단은.

그런데 태어날 때부터 기기와 친숙한 젊은이들은 사람보다 로봇이 편하다고 할 것 같아요. 우리 애들만 봐도 그래요. 로봇 자동화에 전혀 거부감이 없어요. 세대 차이가 있을 듯해요. ^^

프레이야 2022-01-17 19: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게다가 북플친까지요^^

페크pek0501 2022-01-18 10:56   좋아요 2 | URL
물론이지요. 으음... 북플친도 시간이 쌓이면서 더 가까워지죠. ^^

새파랑 2022-01-17 20: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친구가 좋은거군요 ㅋ 책도 친구에 포함되는건가요? ^^

페크pek0501 2022-01-18 10:57   좋아요 2 | URL
저도 책을 친구처럼 생각하고 의존하며 사는 편입니다만 대화가 안 되는 게 문제예요. 하하~~ 책을 함께 읽고 그것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라면 가장 좋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처럼 말이죠. ^^

얄라알라 2022-01-17 21: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로빈 던바하면, 유발 하라리 책 ˝150˝으로 자꾸 깔대기적 생각을 하게 되는데 pek님 추천해주시는 프렌즈 읽으면서 깔대기 벗어나 확장해야겠네요^^

페크pek0501 2022-01-18 10:59   좋아요 2 | URL
유발 하라리 책만큼일지 모르겠으나 우리에게 어떤 유익함을 선사할 건 같습니다.
사고 확장. 요즘 저의 화두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2-01-17 21: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마음 맞는 친구가 있어야한다는 글에 공감합니다. 저 요즘 넷플릭스에서 ‘디어 마이 프렌즈‘ 드라마 보고 있는데 친구들의 우정이 넘 좋아요^^
요즘 한국의 식당에도 로봇 웨이트가 믾이 보이더라고요~~

페크pek0501 2022-01-18 11:02   좋아요 4 | URL
한국 드라마에서는 여자의 우정을 다루는 게 드물어요. 여자들은 늘 시샘이나 하는 줄 아는지... 현실을 제대로 그려 내지 못해 아쉬웠어요. 제가 내린 결론은? 드라마 작가들이 나 홀로 작업하는 게 익숙해서 친구를 잘 안 만나는 모양이다, 예요.
그래도 요즘 드라마에선 여자들에게 우정이 있음을 보여 주더라고요.
집에서 일하는 로봇 도우미도 생기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mini74 2022-01-17 21:2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친구도 좋고 책친구도 좋고 북플님들도 좋고 ㅎㅎ 외롭지 않아요 ㅎㅎ ~~ 프렌즈 살포시 담아봅니다 ~~

페크pek0501 2022-01-18 11:04   좋아요 4 | URL
그렇게 생각하시면 정말 잘 사시는 거라 말씀 드리고 싶네요.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은 게 문제입니다. 저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 30분 독서로 잠을 깨우고 아침을 먹고, 밤엔 잠자기 전에 30분 독서를 하고 있어요. 이 시간은 이 시간대로 활용하면서 그렇게 아침과 밤으로 분산시키니 눈이 덜 피로해서 좋아요. ^^

서니데이 2022-01-18 18: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친구나 가까운 사람들과 잘 지내는 건 좋은 것 같아요.
고독감을 느끼는 것도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없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겠네요.
잘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1-21 09:05   좋아요 2 | URL
굿모닝!!!
말씀하신 대로 누구나 고독감을 느끼긴 하지요. 그래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음에 저도 감사합니다.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당연하게 여기면 감사할 게 없어지고 행복하지 않게 되어요.

서니데이 님, 오늘 좋은 하루 열어 가세요. 늘 고맙습니다. ^^

희선 2022-01-19 00: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만나는 친구는 없지만, 글로라도 마음을 나누니 괜찮습니다 책도 친구고... 책은 늘 거기 있기도 하네요 자연하고도 친구가 되어도 괜찮겠습니다 어떤 분이 간 음식점엔 로봇이 음식을 나르더군요 사람이 할 일이 많이 없어지겠지만, 사람이 해야 하는 일도 있겠지요 그래야 할 텐데...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1-21 09:09   좋아요 1 | URL
희선 님, 잘 지내셨나요?
만나는 친구가 없군요. 저도 코로나로 인해 친구 만난 지가 오래되었긴 합니다.
글로 마음을 나누는 게 더 구체적일 수도 있어요.
저도 책이 늘 옆에 있다는 것에 위안을 느끼며 살았던 코로나 2년 동안입니다.
로봇이 음식을 나르는 데엔 가 보지 않았지만 젊은이들이 좋아할 것 같네요.
일자리가 많이 없어졌고 앞으로도 없어진다고 하니 이건 슬픈 전망입니다.
그래도 시대라는 것 물 흐르듯 필요에 의해 바뀌는 것이니 우리가 잘 적응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모색하고 고민하고 그래야 할 것 같아요.
희선 님도 좋은 하루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
 




코로나19 사태는 많은 걸 변화시켰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책들을 읽으면서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변화시켰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새로운 낱말도 생겨났다. 그중 하나가 ‘슬세권’이다. ‘슬리퍼로 이동 가능한 상권’을 말함인데 요즘 신문에 자주 나오는 낱말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뽑은 글.



코로나19로 인한 우리 일상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재택근무’다.(87쪽)



또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회사가 아니라 집 주변에서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므로 주변 상권에도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날 것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직장과 주거 공간의 일치’를 의미하는 ‘직주일치’ 개념이 등장했다. 또 재택근무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슬세권’이라는 단어도 뜨기 시작했다. 슬세권은 ‘슬리퍼 신고 부담 없이 다닐 수 있는 상권’을 의미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능하면 장거리 외출을 하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담고 있는 용어다.

슬세권이 뜨면서 가장 매출이 증가한 곳은 바로 동네 편의점이다.(88쪽)



코로나19로 삶의 중심이 집 주변으로 옮겨오면서 동네 편의점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심지어 편의점을 ‘우리 집 냉장고’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편의점이 언제든 슬리퍼 신고 가서 물건을 꺼내 올 수 있는 초대형 냉장고가 됐다는 의미다.(89쪽)



그런데 집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이미 5~6년 전부터다.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에 가보면 저녁 시간에 거리에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없다. 소득이 높은 나라일수록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소득이 높아지면서 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그 속도가 극적으로 빨라졌다. 

특히 주거뿐 아니라 업무, 공부, 운동, 취미 등 모든 것을 집에서 해결하게 되면서 ‘레이어드 홈(layered home)’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89~90쪽)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해야 하듯이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관점도 변해야 한다. 감염병 유행 사태를 겪으며 사람들은 ‘내가 잘못하면 나와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도 함께 위험해진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연대하지 않으면 안전도 없다’는 인식과 함께 ‘위기 상황일수록 서로 돕고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도 생겨났다. 이제 경쟁과 효율보다는 연대와 안전이 더 중요한 삶의 가치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91~92쪽)



요즘 가장 많이 주고받는 질문은 “코로나 사태가 언제쯤 끝날까?”다. 사실 이 질문은 “코로나가 종식되면 그 이전으로 빨리 돌아가서 늘 하던 대로 계속하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가 증명하듯이 변화의 흐름을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번 변화한 행태는 새로운 적응을 시작하게 마련이다.(97~98쪽)


⇨ 변화의 흐름을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함을 증명하는 다음과 같은 신문 기사가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를 시행한 사업체 10곳 중 7곳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계속하겠다고 대답했다.”(한국일보, 2021.12.16.)







또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회사가 아니라 집 주변에서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므로 주변 상권에도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날 것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직장과 주거 공간의 일치’를 의미하는 ‘직주일치’ 개념이 등장했다. 또 재택근무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슬세권’이라는 단어도 뜨기 시작했다. 슬세권은 ‘슬리퍼 신고 부담 없이 다닐 수 있는 상권’을 의미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능하면 장거리 외출을 하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담고 있는 용어다.
슬세권이 뜨면서 가장 매출이 증가한 곳은 바로 동네 편의점이다.(88쪽)

요즘 가장 많이 주고받는 질문은 "코로나 사태가 언제쯤 끝날까?"다. 사실 이 질문은 "코로나가 종식되면 그 이전으로 빨리 돌아가서 늘 하던 대로 계속하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가 증명하듯이 변화의 흐름을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번 변화한 행태는 새로운 적응을 시작하게 마련이다.(97~98쪽)


댓글(8)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22-01-09 16: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 생활의 많은 변화가 왔고 또 올 것 같아요
적응하기도 숨이 찹니다. 신조어가 세상변화를 반영하네요. 페크님 찍어 주신 책 그림자가 참 정갈하고 고요하고 뭔가 동중정의 느낌을 주는 게 참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22-01-09 16:34   좋아요 3 | URL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페크아줌마는 따라가기 숨이 차네요. ㅋㅋ
책으로 새로운 정보를 흡수하는 것도 숨이 차요. 작년에 나온 책이 이미 옛날 책이 된 느낌이 들어요. 코로나, 라는 낱말만 들어가도 신간인 것처럼 여져지던 때가 있었는데 말이죠. ^^

얄라알라 2022-01-09 19: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슬세권˝이라니 재치 넘치는 신조어네요. 숲세권까지가 제 수준인데 페크님 덕분에 사천에 단어 추가하고 갑니다

페크님께서 오찬호 선생님 책 3권 리뷰 올리시면 혹시라도 알라딘 서재에서 ‘의외성의‘ 필명으로 활동중일지도 모르는 오찬호 썜이 페크님 서재 찾아오실지도^^ 한 번에 3권이나 공부중이시라니!! 멋지십니다!

페크pek0501 2022-01-10 18:31   좋아요 0 | URL
저도 슬세권을 배웠네요.
오찬호 님이 방문해 주시면 영광이지요.ㅋ 책도 쉽게 읽히고 재밌게 잘 썼어요.
송길영 님 책도 배울 게 많아요. <그냥 하지 마라>를 읽고 있는데 흥미로워요. 빅데이터로 인간의 마음을 읽고 세상의 변화를 읽는 일을 하는 분이라 정보가 빨라요.
이번 책은 고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 만큼 유익한 책을 구매했더라고요

으음...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바와 같이 배우는 것만한 즐거움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많이 배우고 많이 운동하는 해로 정했어요!!!

얄라알라 2022-01-09 19: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이후의 세상>인지 <코로나 이후의 세계> 책에서도 초반부터 강조한 것은 ‘재택근무‘ 확산이었어요^^ 저자는 코로나 이전 이미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를 재택근무 허용하며 선경지명 보여왔다는 (자화자)찬과 함꼐

페크pek0501 2022-01-10 18:36   좋아요 0 | URL
제가 읽은 책 같아요. 외국인 저자의 책 아닌가요?
이번에 구매한 책은 아주 새 정보라 흥미진진...
혼밥이니 혼술이니 하는 것도 코로나 전에 이미 확산되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그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는 게 흥미로워요. 이미 몇 년 전부터 조짐이 있었던 거죠.
재택근무도 마찬가지예요. 코로나 이전부터 논의되었었던 일이에요. 제가 읽은, 미래학자가 쓴 책에도 - 아마 이십 년 전쯤인 것 같은데 - 직장에 안 가고 학교에 안 가고 집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시대가 온다고 했었으니 신기할 따름. 코로나로 인해 앞당겨졌을 뿐, 올 건 오는 거구나 싶어요. ^^

서니데이 2022-01-09 23: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명견만리>도 계속 시리즈처럼 나오더라구요. 김난도교수님의 <트렌트코리아>처럼 매년 같은 시기 출간되는 건 아닐 것 같은데,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책들도 좋은 것 같아요.
요즘에 대형마트를 가지 못해서, 집 앞의 편의점에 조금 더 많이 갑니다.
인터넷으로 다 살 수는 없어서요.
편의점은 가격할인이 없어서 조금 비쌀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자주 가서 보니까 2+1 등 할인행사도 있고, 통신사 등 할인도 있고,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랐어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이번주에 며칠 더 미세먼지가 좋지 않다고 해요.
마스크 잘 쓰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1-10 18:41   좋아요 1 | URL
맞아요. 네 권이나 있던데 핵심 키워드를 보고 일단 한 권 샀어요.
김난도 님의 그 책은 큰애가 샀더라고요. 그래서 훓어 봤는데 제가 구매한 책이 더 나았어요. 저에게는요.

편의점에 대한 단편 소설을 읽었었는데 그대로 표현되어 있어요. 편의점에 대한 고찰한 소설 같았죠. 작가는 생각 안 난다는...ㅋ
저도 하나의 값으로 두 개 주는 아이스크림 같은 건 편의점을 이용했었어요. 마트보다 가까워서요.
저는 미세먼지가 심한 오늘도 70분 정도 걸었고 오는 길에 마트 들러 왔어요.
나갔다 와서 샤워하기로 아예 작정했거든요. 운동을 열심히 하려고 미세먼지로 인한 변수로 생략하는 일이 없기로 했어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저, 혈압이 다시 저혈압으로 떨어졌어요. ㅋ 좋은 저녁 보내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