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알라딘 블로거로부터 우편으로 책을 받았다.
소설집이다. 제목은 <라요하네의 우산>.
다크아이즈(예전엔 팜므느와르였음) 님이 내신 책이다.
어쩐지 한동안 서재 문을 닫고 활동이 없으시더니 소설을 쓰시느라 그랬던 거였다. 
그동안 얼마나 몸 고생, 마음고생이 심했을까부터 헤아리게 되고
이제 얼마나 뿌듯할까 짐작하게 된다.

 

 

 

 

다크아이즈 님, 책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읽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사랑해 주시길 바랍니다.

 

 

 

 

 

 

 

 

김살로메 (지은이) | 문학의문학 | 2016-12-16


 

 

 

 

 

 

저자가 등단 12년 만에 펴내는 첫 소설집. ‘라요하네의 우산’, ‘암흑식당’ 등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고른 성취를 이루고 있는 작품들은, 세련되고 인공적인 미학이 주조를 이루는 있는 한국단편소설의 조류에서 비켜나, 섬세한 미문 대신 투박하고도 중성적인 문체로 사회 저변의 다양한 인간상과 그들의 관계성, 그리고 개개인의 내면을 날카롭고도 풍요롭게 조명해나간다. 또한 그럼으로써 오히려 우리가 소설에서 요구하는 올바른 윤리성과 건강함을 획득하고 있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책 속에서.................................
내 소설이야말로 팔 할은 일인칭 관찰자거나 일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당연히 자기기만 깃든 허섭스레기다. 그래도 쓸 수밖에 없다. 소설은 어차피 팔 할이 구라와 뻥이고 나머지 이 할은 자의식이 낳은 똥일 테니까. 그 말은 모든 소설이 진실을 다 이야기하지는 못한다는 말과 같다. 진실인 척하면서 이야기를 꾸밀 뿐이다. 왜 그럴까? 아무리 소설이 사람 사는 일을 다루고 있다 해도 작가 자신을 다루는 데는 서툰데다 완벽히 솔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여타 일인칭 소설들이 즐기는 도덕가연하고 객관적인 척하는 내레이션의 포기가 이 글의 지향점인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 벌써 어리바리 갈 길을 잃었다.(‘누가 빈지를 잠갔나’, 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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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6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긋난 부부 사이를 보여 주는 한 장면.

 

 

“내일 이불 커버 좀 다려주겠어?” 그녀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묻는다.
그는 속에 뒤틀리지만 애써 참는다. “내일은 금요일이야.” 그가 지적한다. “금요일에는 그런 건 당신이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자 그녀가 올려다본다. 눈길이 싸늘하다. “그래, 알았어. 집안일은 내 일이지. 신경 쓰지 마. 물어봐서 미안.” 다시 책을 읽는다.
삐걱대고 할퀴는 이런 충돌은 노골적인 분노보다 더 사람을 지치게 한다.(193쪽)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에서. 

 

 

둘이 달콤하게 연애하는 시간을 거쳐 결혼한 두 사람. 분명 행복한 결혼 생활이 될 것 같은 두 사람이 어쩌다 이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을까? 왜 기대에 부풀어서 결혼했다가 실망해 버리고 마는 걸까?

 

 

‘둘은 뜨겁게 사랑을 했고 그래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게 아니고 ’둘은 뜨겁게 사랑을 했고 그래서 결혼했는데 삐걱대고 할퀴는 일이 일어난답니다.’라는 책이라서 좋다. 

 

 

내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자신이 늘 유리한 입장에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말고 자신이 불리한 입장에 있을 때가 많을 거라는 각오를 하고 결혼을 할 것.

 

 

내가 관심 갖는 것. 인간 감정의 변화, 인간관계에 대한 분석, 어떤 상황에 처할 때의 인간의 반응, 어떻게 사는 게 좋은지에 대한 고찰. 그래서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읽는다.

 

 

 

 

 

 

 

결혼: 자신이 누구인지 또는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아직 모르는 두 사람이 상상할 수 없고 조사하기를 애써 생략해버린 미래에 자신을 결박하고서 기대에 부풀어 벌이는 관대하고 무한히 친절한 도박.(65쪽)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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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6-09-18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고(절대 안 바뀜) 내가 바뀔것.... 결혼 20년차 주부의 조언ㅎ
페크님 편안한 주말 보내시나요?
청주엔 비가 부슬부슬 내립니다^^

페크(pek0501) 2016-09-19 14:00   좋아요 0 | URL
댓글 영을 모면하게 해 주신 세실 님께 감사를...

절대 안 바뀌는 것에 한 표 던져요. 그러니까 지적질도 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그냥 그렇게 살다가 죽으세요, 하는 마음으로 저는 직장생활을 한답니다. 지적하고 싶은 동료쌤들 있는데 참는 거죠.

추석에서 일상으로 돌아온 어제, 아주 좋았답니다. 저는 일상을 무지 사랑하나 봐요.
서울에 비가 오지 않는군요. 지금 화창한 날씨예요. 또 보아요.^^

서니데이 2016-09-1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랭드보통의 에세이도 강연도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있어요.
pek0501님 추석연휴 잘 보내셨나요. 기분 좋은 월요일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6-09-19 18:35   좋아요 0 | URL
보통의 팬입니다. 그의 저작은 다 사 보고 싶은 1인입니다.

추석 연휴 잘 보냈어요.

서니데이 님도 굿 저녁 되세요...^^
 

 


내가 인상적으로 본 장면이 있어서 KBS 2TV 주말연속극 <아이가 다섯>이라는 드라마로 이 글을 시작한다.

 

 

혼전에 임신하게 된 순영이는 고민 끝에 상대 남자의 부모 집에 찾아가기로 결정한다. 찾아가기 전에 자기가 일하는 식당의 주인 미숙에게 물어 본다. “아줌마하고 아저씨 같으면 저 같은 며느리 괜찮겠어요? 기댈 부모님도 없구요, 배운 것 도 없고 거기다 혼전 임신까지 하고 이런 여자가 떡하고 나타났는데 좋아하시겠어요? 아줌마 같으면 어떠실 거 같으세요?”라고.

 

 

이 물음에 미숙은 “순영아 우리 같으면 그렇다, 솔직히 ‘오냐, 며늘아’ 그렇게 반기지는 못하겠지만 반대는 안 해.” “우리 자손까지 가졌는데.”라고 대답하며 순영이를 응원한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순영이가 찾아가려던 그 부모가 바로 자신이라는 걸 알고 미숙은 경악한다. 순영이가 자기 아들의 아이를 임신한 것이다. 그러자 미숙의 태도는 돌변한다. 더 이상 순영이를 위로하고 응원했던 미숙이 아닌 것이다. 미숙은 말한다. 순영이가 자기 며느릿감으로 싫다고.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인간을 제대로 보여 주네, 라고 생각했다. 인간은 그렇지 않은가. 남의 일로 볼 때는 심성이 착한 순영이가 며느릿감으로 좋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자기 일이 되고 나면 배움이 없고 가난하고 고아나 다름없는 순영이가 며느릿감으로 싫은 것이다. 순영이를 가엾게 여길 만큼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도 자기 며느릿감을 고를 땐 욕심이 앞서는 것. 이런 이중성을 가진 게 인간인 것이다.

 

 

이 드라마처럼 인간을 보여 주는 소설이 나는 좋다. 소설을 읽으면서 인간에 대해 알게 되는 것. 그것은 내가 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재미 중 가장 큰 재미다.

 

 

어느 작가에 따르면 소설을 읽는 것은 바로 헤매기 위해서다. 

 

 

그러니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주제나 교훈을 얻기 위함도 아니고, ‘감춰진 중심부’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도 아닙니다. (...) 그렇다면 우리가 소설을 읽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헤매기 위해서일 겁니다. 분명한 목표라는 게 실은 아무 의미도 없는 이상한 세계에서 어슬렁거리기 위해서입니다. (...)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을 경험하기도 하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문제를 곰곰이 짚어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서점 서가에 꽂힌 그 수많은 책들 중에서 우리가 굳이 소설을 집어드는 이유는, 고속도로로 달리는 것에 싫증이 난 운전자가 일부러 작은 지방도로로 접어드는 이유와 비슷합니다.
- 김영하, <읽다>, 101~102쪽.

 

 

이 글에 내가 동의한다면 이렇게 덧붙이겠다. ‘소설 읽기’란 인간에 대해 몰랐던 점을 알게 되면서 ‘이런 게 인간이었어?’ 하면서 헤매는 것. 헤매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것.

 

 

 

 

 

 

 

 

 

 

 

 

 

 

 

 

 

 

‘내가 소설을 읽는 이유’에 대해 쓴다면 이렇게 정리하리라.

 

 

내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인간의 베일을 한 장 벗겼을 때 느껴지는 재미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수많은 베일에 싸여 있어 잘 모를 수밖에 없는 인간이기에 베일 하나를 벗길 때마다 드러나는 인간의 존재를 민낯으로 보는 재미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설을 많이 읽을수록 우리는 인간에 대해 많이 알게 된다. 그리고 덧붙여, 가장 모르는 게 ‘인간’이고, 가장 알아야 하는 게 ‘인간’이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 건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하겠다. 

 

 

 


1.
호시 신이치 저, <도련님과 악몽>이란 소설집에 담겨 있는 <의자>라는 소설이 있다. 특별히 친하게 지낸 대학 동창생 둘은 어머니를 일찍 여읜 공통점이 있다. ‘그’는 성공한 듯했으나 갑자기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집에 틀어박혀 지내기만 한다. ‘그’는 ‘나’에게 얼마 전에 한 번 찾아와서 돈을 빌려간 적이 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 “게다가 돈을 빌리러 온 주제에, 망했다는 표정이 아니라 싱글벙글 웃는 게 명랑”했다.

 

 

어느 날 ‘나’는 마음에 걸려 ‘그’를 찾아간다. ‘그’는 쓰러져 가는 싸구려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에게서 “실의에 빠진 표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밝고 천진난만한 표정이었다. 그 표정은 이 방에 어울리지 않았다. 어울리지 않는 것은 그의 표정 외에도 하나 더 있었다. 그가 앉아 있는 의자.”였다. ‘나’는 ‘그’를 보자 화가 치밀어서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된 거야? 자네는 인간쓰레기로 전락하고 말았군. 어쨌든 절교하기 전에 일전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겠네. 자네와는 대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라, 사정이 있다면 무리하게 받아낼 생각은 없었네. 하지만 멍하니 의자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내고 싶다면, 빚을 갚고 나서 하도록 해.” 그러자 ‘그’는 돈이 없다고 말한다. ‘나’는 “돈이 없다면 그 의자를 가져가겠네.”라고 강한 어조로 말한다. ‘그’는 비로소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기, 기다려줘. 이 의자만은 봐 주게나.”라고 말한다.

 

 

“아무래도 그가 타락한 원인은 그 의자에 있는 듯하다.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하기 위해서는 이 의자를 빼앗아야 한다.”라고 생각한 ‘나’는 “우정을 위해 다소 거칠게 굴었다.” ‘나’는 함께 간 운전수의 도움을 받아 그 의자를 빼앗아 돌아온다. ‘나’는 “사장실로 옮겨온 문제의 의자를 혼자서 가만히 바라본다. 부드러운, 흐르는 듯한 곡선을 가진 그 늙은 의자는 걸터앉도록 나를 유혹했다. 나는 거기에 졌다.”

 

 

“부드럽고 풍성한, 어딘가 모르게 온기를 품은 감촉이 전해져 왔다. 지금까지 쭉 추구해 온, 무언가를 닮은 감촉.” “그것을 생각해내려고 노력한 끝에 겨우 알아냈다. 그가 그렇게 된 원인은 역시 이 의자에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의 무릎에 앉아 있는 감촉이었다. 먼 기억의 구름에 싸여 있긴 하지만, 그것은 확실히 어릴 적의, 모든 불쾌한 것으로부터 나를 지켜주고, 또 모든 것을 잊게 하는 어머니의 무릎 위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눈을 감고 그것을 음미했다.”

 

 

“사장님, 왠지 즐거워 보이시네요. 그나저나 회의 시간이 다 되었는데요.”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더 이상 회의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 무슨 일이 있든 간에 이 의자에서 떨어지는 일 따위가 가능하겠는가.”(여기서 소설은 끝남.)

 

 

‘그’가 사회적인 성공이나 돈에 관심 없고 오로지 그 의자에 앉아 행복함을 느꼈듯이 ‘나’도 그렇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의자>를 읽고 생각한 것들 :
1) 남들에겐 평범한 의자지만 누군가에겐 특별한 의자일 수 있다는 것.
2) 인간은 의자 같은 물건 하나에서도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3) 남들이 보기에 하찮은 물건이라도 의미를 부여하여 특별한 물건으로 여기는 게 인간이라는 것.
4) 만약 새엄마가 들어와 전처의 자식이 자기 엄마의 물건을 소중히 가지고 있는 걸 보고 전처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그것을 빼앗는다면 그것은 아이의 안정감을 빼앗는 행위가 된다는 것.
5) 인간에겐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무엇이 있다는 것.
6)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구석이 있는 게 인간이라는 것. 그러므로 우리가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
7)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을 싸고 있는 베일 하나를 벗김으로써 달라진 인간의 새로운 모습을 봄. 

 

 

큰아이가 돌이 지났을 때였는지 그 전이었는지 모르겠다. 엄마를 찾으며 울 만큼 어린아이였을 때에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콘도에 묵으면서 부모님에게 큰아이를 맡기고 우리 부부는 밖에 바람 쐬러 나갔던 것 같다. 어려서 말도 잘하지 못하던 아이가 나를 찾으며 울더란다. 아이의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아무리 달래도 소용없이 울기만 하더란다. 그런데 그렇게 울던 아이가 어느 순간 울음을 뚝 그치더란다. 어디서 찾았는지 내 옷을 자기 손에 쥔 다음부터 울지 않더란다. 밥을 먹여도 내 옷을 손에 꼭 쥐고 먹고 텔레비전을 봐도 내 옷을 손에 꼭 쥐고 보더라는 것. 내 옷이 아이에게 안정을 찾게 해 주었던 것. 내 옷이 아이에겐 곧 엄마였던 것이다. ‘의자’가 어머니의 무릎 위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소설 속의 사람처럼 아이도 그랬던 것이다. 

 

 

이 소설을 김영하 저, <읽다>의 시각으로 읽는다면 독자는 이런 생각을 하며 헤매게 되리라. ‘사람으로부터 받은 위안도 아니고 단지 물건 하나로 큰 위안을 받다니 이해가 안 되네. 인간에 대해 모르겠단 말이야.’

 

 

 

 

 


2.
다니자키 준이치로 저, <만(卍) ·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라는 책에서 읽은 <만(卍)>은 야한 소설이다. 그런데 사실 야한 장면은 없는 그러나 야한 소설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소설이다. 부부 사이에 여자가 끼인 삼각관계이다. 아니다. 두 여자의 연인 사이에 한 남자가 끼인 삼각관계이다. 아니다. 또 한 남자가 있으니 사각 관계라고 해야 하겠다. 어쨌든 사랑에 깊이 빠져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흡인력이 있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역시 사랑은 병이다. 정신병이다. 읽으면서 정신병에 걸린 사람들의 말로가 궁금했는데 그들 삶의 끝엔 예상한 대로 ‘파멸’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와 여자’의 사랑이 있고 ‘여자와 남자’의 사랑이 있는 이야기다. 괴로워하던, 삼각관계에 있는 세 사람은 결국 자살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셋 중 한 사람만 살아남는다. 남편을 둔 여자였다. 그 여자가 누군가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이 소설은 진행된다.

 

 

저세상에 가면 더는 질투 같은 건 하지 말고 부처님 양쪽에 서 있는 보살들처럼 사이좋게 같이 있자고 남편이 말했어요. 그런 다음 남편과 제가 미쓰코 씨를 가운데 두고 베개를 나란히 한 채 같이 약을 먹고 누웠던 거예요. ......네? 그야 그렇죠. 어떻게 그때 저만 혼자 남겨질 거라고 생각했겠어요.
- 다니자키 준이치로, <만(卍) ·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181~182쪽.

 

 

사랑에 깊이 빠져 버린 사람들의 미묘한 심리에 주목해 읽을 만하지만, 인간의 특징을 잘 관찰한 소설로도 읽을 만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 중심의 소설일 뿐 사색적이지도 철학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흡인력이 있어서 시간 보내기에 좋은 소설임에 틀림없다. 인간에 대해, 사랑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에겐 유익한 소설이겠다.

 

 

 

 

 

 

 

 

 

 

 

 

 

 

 

 

 

 

<만(卍)>을 읽고 생각한 것들 :
1) 세 사람의 머릿속엔 온통 사랑만 들어 있다. 하루 종일 사랑하는 사람만 생각한다. 나중엔 하루라도 상대를 만나지 못하면 불안해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인간은 사랑에 깊이 빠지면 그렇게 되는구나. 사랑에 깊이 빠진 사람의 맨얼굴을 들여다본 것 같다.  
2) ‘집착과 질투’라는 감옥에 한번 갇히면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것.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이것이 사랑의 본질이라면 조심해도 소용없다는 것. 사랑에 빠지면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없어지니까.
3) 사랑에 대한 열정이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는 것. 사랑은 적당히 해야 한다는 것. ‘적당히’라는 표현은 옳지 않은 것 같아 이렇게 말해야 할 것 같다. ‘사랑을 할 땐 중심을 잃지 않고 할 것.’ 그런데 중심을 잃지 않는다면 어디 그게 사랑인가 하는 생각.

4) 인간에겐 그런 특성이 있다. 사랑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것. 그런데 뜨거운 사랑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인간에게 그런 특성이 있는지 모를 수밖에 없다. 뜨거운 사랑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쓴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인간을 통찰했다는 점에서 빼어난 소설이고.

5) 사랑을 할 땐 상대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태도를 겸비해야 할 것 같다. 이러려면 성숙한 정신을 밑바탕으로 해야겠고. 그렇다면 좋은 사랑의 조건은 성숙일 터.
6) 미성숙한 사람이 사랑에 빠져 감정 조절을 못하면 큰일 나는 건 치정 사건에서 잘 알 수 있다.
7)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을 싸고 있는 베일 하나를 벗김으로써 달라진 인간의 새로운 모습을 봄. 

 

 

 

 

 

 
3.
<위대한 개츠비>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있는 유명한 소설이다. 개츠비는 옛 연인이었던 데이지와의 재회만을 목표로 삼아 경제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그가 매일 파티를 여는 목적은 바로 데이지와 우연히 마주치기 위해서다. 그가 집을 산 목적도 건너편에 있는 데이지의 집을 보기 위해서다. 개츠비는 오로지 데이지를 되찾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 찬 사람이다. 하지만 이미 남의 아내가 되어 버린 데이지와의 재회는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참으로 기묘한 우연이군요.” 내가 말했다.
“하지만 그건 우연이 아니었어요.”
“아니라니요?”
“개츠비가 그 집을 산 것은, 데이지가 바로 그 만 건너편에 살고 있기 때문이었으니까요.”
그렇다면 그 6월의 밤에 그가 그토록 애타게 바라보던 것은 밤하늘의 별만이 아니었다.
-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116쪽.

 

 

이렇게 데이지만을 그리워하는 개츠비에게 데이지는 무엇으로 보답했을까? 물질을 숭배하고 양심도 없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도 없고 성숙하지 못한 데이지는 결국 개츠비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개츠비가 데이지와 재회하지 못했다면 개츠비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소설은 독자에 따라서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 대해 비판하는 소설로도 읽을 수 있고, 개츠비와 데이지의 사랑 이야기인 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생각한 것들 :
1) 상대에 대해 배려할 줄 모르고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있는 데이지는 과연 한 남자의 사랑을 받을 만한 여자였는가? 그런 여자에게 인생을 바칠 만큼 집착하는 개츠비는 가치 있는 사랑을 한 것인가? 자기 인생의 목표를 사랑에 둘 만큼 맹렬하게 사랑하는 것이 과연 의미 있는 일인가? 이런 의문들을 품게 되는 소설이다.
2) 혹자는 개츠비와 같이 뜨거운 사랑을 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뜨거운 사랑을 하였으되 사랑에 성공하지 못하고 어이없게 죽게 된 개츠비는 가여운 사람일까 아니면 행복한 사람일까?
3) 작가가 개츠비 앞에 ‘위대한’이라는 낱말을 붙인 걸 보면 개츠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 것 같다. 사랑에 대한 열정과 순수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일까?
4) 실제로 개츠비와 같은 남자가 데이지와 같은 여자와 결혼한다면 어떻게 될까? 둘 다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서로 많이 다른 두 사람은 자주 다툴 것이고 나중엔 서로 싫증이 날 것 같다.
5) 작가가 의도했는지 의도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위대한 개츠비>는 우리가 성취하고 싶은 것들을 향한 열망의 어리석음, 부질없음, 허망함을 보여 주는 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
6) 인간은 무엇에 끌리면 정신을 못 차리고 오로지 그것에만 열중한다는 것.
7)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을 싸고 있는 베일 하나를 벗김으로써 달라진 인간의 새로운 모습을 봄.  

 

 

 

 

 


* 맺는말

 

1)

<의자>는 의자에만 정신을 쏟는 사람을, <만(卍)>과 <위대한 개츠비>는 연인에게만 정신을 쏟는 사람을 그린다. 이 세 소설의 공통점은 무엇이 마음에 꽂히면 그것밖에 보이지 않는 게 인간임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다.   

 

 

2)
내가 경험하지 못해 몰랐던 ‘인간의 어떤 점’을 보여 주는 소설이 나는 좋다. 인간을 싸고 있는 베일 하나를 벗겨 인간의 낯선 모습을 보여 주는 소설이 나는 좋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게 인간이었어?’ 하고 헤매는 시간이 나는 좋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
물음 : 당신은 소설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나의 대답 : 인간을 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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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6-27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헤메기 위해서.
점점 나이들어가면서 소설 읽기가 쉽지 않더군요.
내가 올바로 이해한 거야? 자꾸 의심하게되고 읽었던데를 다시 읽어야하나 갈등하는 게
귀찮기도 하고.
그래도 점점 굳어져 가는 제 머리를 생각하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어느 소설가가 그랬다는군요. 소설도 40 이전에나 읽을 수 있는 거라고.
동감이긴 한데 나이들어도 계속 혹 가다 한 두 권씩을 읽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죠?^^

페크(pek0501) 2016-06-29 14:53   좋아요 0 | URL
나이가 들수록 책 읽는 속도가 느려지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말이죠. 70이 넘어서도 책을 쓰는 작가들을 생각할 때 우리는 꽤 젊은 축에 든다는, 그러니 엄살은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용기가 생깁니다.

해석이 다양한 건 문학을 포함한 예술의 특징이자 장점이니 자기 멋대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니 우리 편히 생각합시다.
같은 경험을 하고서도 우리가 느끼는 바가 다 다르잖아요. 소설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러니 작가의 의도 따윈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거지요.

덥지요? 앞으로 6주만 참으면 늦여름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버티기로 했어요.

북깨비 2016-06-27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기 더 해주세요~~~ 하고 아이처럼 보채고 싶을 정도로 리뷰 재밌게 읽었습니다. `읽다`와 `의자`를 읽어보고 싶어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세설을 읽고 반해서 만, 열쇠, 미친 사랑 등을 주문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펙님 리뷰 읽고 나니 아주 손꼽아 기다려 지네요. ;-)

페크(pek0501) 2016-06-29 14:56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재밌었다니 다행힙니다. 이 글을 올리고 나서, 내가 참 시시한 글을 올렸구나, 생각했어요. 사실은 언젠가 쓴, 저장된 글을 올린 것입니다.

위의 네 권의 책은 다 괜찮은 책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손꼽아 기다리실 만해요. ㅋ

좋은 독서가 되시길 바랍니다.

북깨비 2016-06-27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깜빡 잊고 못 물어봤는데 도련님과 악몽에 수록된 다른 단편들 혹시 무섭나요? ㅡㅡ;; 제가 겁이 많아서 왠지 악몽 그러니까 무서운 이야기가 나오나 걱정되서요.

페크(pek0501) 2016-06-29 14:59   좋아요 0 | URL
도련님과 악몽, 이란 제목이 있어서 그런 제목으로 단편이 들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별로 무서운 게 없습니다. 글로 읽는 건데 무서워봤자지요. 영화라면 몰라도 말이죠.

저도 겁이 많아서 무서운 영화를 싫어합니다. 왜 돈을 내고 굳이 공포에 떨며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기 때문에 그런 영화를 보지 않게 됩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북깨비 2016-06-29 15:49   좋아요 0 | URL
얼마전에 곡성을 보고 와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이동진님 평론을 두시간 감상한 후론 영화장면 떠오를때 이동진님 차분한 목소리도 같이 오버랩 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요.

페크(pek0501) 2016-07-03 14:23   좋아요 0 | URL
이동진 님처럼 말 잘하는 사람을 처음 봅니다. 아주 날아다니는 차원입니다. 말을 그렇게 맛있게 하다니...

아직 본격적인 더위는 시작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래도 덥군요.
그래도 마음만은 시원하게 갖고 지내야겠지요... 좋은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cyrus 2016-06-27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마지막 결론이 우리가 소설을 읽어야 하는 정확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

페크(pek0501) 2016-06-29 15:01   좋아요 0 | URL
독서의 재미는 역시 알아가는, 깨닫게 되는 재미일 듯해요.
의무로 소설을 읽는다면 고역일 테지만 저절로 손이 가게 되는 흥미로운 소설은 우리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사합니다.

자신이 재밌어야 할 소설을 고르는 안목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님은 지금 도서관에 계실 것 같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지난달에 마태우스 님의 댓글 이벤트에서 당첨되어 책을 세 권 골라 받을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그 세 권과 내가 이달에 구입한 책 네 권을 넣은 목록이다. 그러니까 다음의 책들은 당첨되어 선물을 받았든 구입했든 내가 선택한 것이다.

 

 

 


1. 서민, <서민적 글쓰기>

 

 

 

 

 

 

 

 

 

저자는 왜 그렇게 글을 잘 쓰는지 이 책을 읽고 간파하고 말겠다.
분명히 글 잘 쓰는 방법이란 게 있을 게다.
글쓰기에 대한 책은 언제나 관심이 간다.  

 

 

 

 

 

 

 

 


2. 올리버 색스, <화성의 인류학자>

 

 

 

 

 

 

뇌신경과 의사가 만난 일곱 명의 기묘한 환자들을 보면 인간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될 것 같다. 병적이라고 할 만큼 특이한 사람들을 관찰하면 인간의 본성과 만나게 되는 지점이 있을 테니까.
인간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결혼 생활도, 직장 생활도, 블로거로서의 생활도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늘 궁금한 건 인간에 대한 것.

 

 

 

 

 

 

 

 

 

3. 엘라 베르투, 수잔 엘더킨, <소설이 필요할 때>

 

 

 

 

 

 

불안할 때(49쪽), 괴롭힘을 당할 때(86쪽), 비밀을 털어놓고 싶을 때(61쪽), 불면증일 때(292쪽) 등등. 그런 때에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잘 안내해 준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가 다 나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책 하나로 마음이 든든해졌다.

 

 

 

 

 

 

 

 

 

4. 이성복, <무한화서>

 

 

 

 

 

 

 

문예창작과 교수이기도 했던 시인이 2002년부터 2015년까지 ‘대학원 시 창작 강좌’ 수업 내용을 아포리즘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라니 어찌 기대가 되지 않겠는가?
강의를 들으러 다니려면 얼마나 시간을 빼앗기는지 잘 아는 나로선 편안히 앉아 강의 내용을 읽을 수 있는 이 책 한 권으로 횡재한 기분이 들었다.

 

 

 

 

 

 

 

 

 

5. 김훈, <라면을 끓이며>

 

 

 

 

워낙 문장이 좋기로 소문난 저자이기에, 저자의 소설만 읽었고 산문을 읽지 못한 나로서는 저자의 산문집을 꼭 사 보려고 했다. 마침 오래 전에 절판된 <밥벌이의 지겨움>,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바다의 기별> 등에서 산문을 가려 뽑고, 새로 쓴 원고 400매가량을 합쳐 <라면을 끓이며>를 펴냈다니 이런 좋은 책을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기회는 잡으라고 오는 것이다.
얼마나 문장이 좋은지 감탄할 준비가 되어 있는 나.

 

 

 

 

 

 

 

6. 사노 요코, <사는 게 뭐라고>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꽃 한 송이의 생명조차 이해할 수 없다. 다만 아는 것이라고는 나 자신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죽는다는 사실이다.”
이런 글을 보면 어떤 책인지 짐작이 간다.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글일세.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이다.

 

 

 

 

 

 

 

 

7. 줌파 라히리,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비범하다.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릴 만큼 명료하고 투명한 산문.”(뉴스위크)
“우아하고 한결같다. 참으로 정치하다. 라히리의 문장은 무자비할 정도로 명료하다. 그녀는 위대한 미국 작가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시카고트리뷴)
읽을 마음에 설렌다.
아, 행복하다!

 

 

 

 

 

 

 

 

.....................................이 가을, 풍성한 계절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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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10-10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며칠 밥 안 드셔도 배부르실 것 같습니다.ㅎ
또 우리의 마태님이 손이 크셔서 시시하게 쏘시질 않잖아요. 좋으시겠어요.
저 3번의 책은 저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어느 새 잊고 있었어요.
무한화서는 언니 서재에서 처음 알게된 책입니다. 좋은 책일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15-10-11 12:58   좋아요 0 | URL
맞아요, 배부르답니다. 책에 너무 의존해 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마태 님이 손이 크시긴 하죠? 4만원 어치의 책을 고르라니 말이에요.
3번의 책은 갖고만 있어도 백과사전을 갖고 있는 것처럼 뿌듯해지게 해요.
무한화서는 2백 쪽도 안 되는데다가 글자 수가 적어 몇 시간이면 다 읽을 분량이에요.
하지만 아포리즘의 책이라 한꺼번에 읽으면 안 되고 하나하나 음미하며 천천히
읽어야 하죠. 음식으로 말하면 오래 씹어야 하죠. 아끼면서 말이에요.

책을 쌓아 놓고 보니 정말 행복하네요. ^^

세실 2015-10-11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민적 글쓰기와 라면을 끓이며 저도 최근에 구입했어요~~
둘다 페크님과 같은 느낌으로요^^
줌파 라히니 `저지대` 좋았으니 `이 작은 책`도...궁금합니다. 장바구니 퐁당!

페크(pek0501) 2015-10-11 12:55   좋아요 0 | URL
하하~~ 우리의 독서 취향이 비슷하다는 결론인가요?
반가운 걸요.
저 위의 책들 중 얇은 책이 있어 몇 권은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아끼면서 읽을 예정입니다. 새 책은 새 책으로 아껴 줘야죠.
좋은 휴일을 보내고 계시겠지요?^^

프레이야 2015-10-1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한화서, 담아갑니다~^^

페크(pek0501) 2015-10-11 12:57   좋아요 0 | URL
예, 프레이야 님. 좋은 책입니다. 제가 얼마 전, 무료 강의가 있어 들으러 갔는데 말이죠. 가지 전 외출 준비, 차 타고 가는 시간, 강의 듣는 시간, 돌아오는 시간 등 총 드는 시간에 비해 정보와 지식을 많이 얻지 못한 강의였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어요.
그런데 강의 내용을 잘 정리한 책이라는데 얼마나 이득을 주는 책입니까?
아포리즘의 글. 저는 참 좋아합니다.

프레이야 2015-10-11 13:05   좋아요 0 | URL
그래요. 현장감을 느끼는 게 더 좋은 때도 있지만 때로는 시간경비가 그에 비해 좀 더 든다는 생각 들지요. 이성복의 아포리즘 저도 좋아해요. 무한화서, 제목도 품위 있네요. 좋은책 소개 고마워요^^

페크(pek0501) 2015-10-11 14:02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 팁 하나 드립니다.
무한화서를 구입했더니 딸려 온 책이 좋더라고요. 이성복 시인의 신간 세 권이 한꺼번에 나왔는데 그 세 권에서 가려 뽑고, 또 다른 저작에서 가려 뽑고 그런 책을 덤으로 받았답니다.( <시에 이르는 길> 이성복 시노트)라고 써 있는데 공짜로 받으니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시인의 다른 저작에서 골라 실었으니 좋잖아요. 그런데 물품이 동이 날 수 있을 것 같으니 이왕 구입하시려면 서두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프레이야 2015-10-11 14:14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페크님 언능 주문해야겠어요^^

페크(pek0501) 2015-10-11 14:26   좋아요 0 | URL
무한화서도 무료서비스북도 가벼워서 갖고 다니기 좋을 것 같아요.
좋은 글로 행복하시길...^^
 

 


내가 예전 젊은 시절에 스스로 글을 잘 쓰는 걸로 착각한 것은 문맥도 맞지 않게 쓰는 동료 수강생과 나를 비교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요즘 내 글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과거와는 달리 이젠 잘 쓰는 작가와 나를 비교하기 때문이다. 무엇과 비교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또 어느 위치에서 보느냐에 따라 사물의 모습을 다르게 보게 된다. 혜시가 말한 것처럼 땅에서 하늘을 보면 하늘은 높고 땅은 낮지만 하늘에서 땅을 본다면 이번에는 하늘은 낮고 땅이 높이 보인다.(혜시 : 중국 전국 시대의 사상가)

 

 

내가 책을 읽어서 얻었다고 생각하는 중요한 것은 혜시의 말처럼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된 점, 무엇이든 뒤집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점, 좋은 일에도 단점이 있고 나쁜 일에도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점, 심각하게 느껴진 일도 사소한 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점이다. 한마디로 고정된 생각을 흔들어 흐트러지게 하면 세상은 달라 보인다는 것을 책이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다.

 

 

만약 장애인 학교가 자기 동네에 생기게 된다면 우리의 반응은 어떠할까? 동네 이미지가 나빠지고 집값이 떨어진다면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으리라. 이들과 반대되는 사람들이 있다. 언젠가 티브이를 통해 본 것인데, 어느 외국 도시에선 장애인들이 다니는 학교에 오히려 자기 아이를 입학시켜 달라는 부모가 많다고 한다. 장애인이 아닌 아이인데도 말이다. 아이가 거기서 배울 점이 많을 거라는 게 그 이유였다. 참 훌륭한 생각이 아닌가.

 

 

아마 장애인 학교에 다니는 비장애인 아이는 어릴 적부터 자신은 장애인이 아닌 것에 감사할 줄 알고, 불평이 생기면 없앨 줄 알고, 장애인 친구를 돕는 마음을 자연스레 길러 봉사로 얻는 기쁨을 알게 되리라. 신체적 결함이 인간의 정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저절로 알게 되리라. 이렇게 삶에서 배우는 것보다 더 좋은 교육이 어디 있겠는가. 장애인 학교에 대한 상반된 시각. 이것이 바로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것의 예가 되겠다.

 

 

“책을 읽어서 좋은 점이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이가 있다면 “고정 관념과 편견을 깨게 해 줘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점.”이라고 대답하겠다. 우리가 가진 불행의 반 이상은 어떤 고정 관념과 편견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꼭 성공해야 행복하다는 고정 관념 같은 것.(우리가 성공했다고 알고 있는 대기업의 회장들은 지금 다 행복할까? 국회 진출을 곧 성공이라고 여겼던 국회의원들은 지금 다 행복할까?) 무엇은 무조건 좋고 무엇은 무조건 나쁘다고 여기는 편견 같은 것. 이런 생각들에 갇혀서 불행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이런 생각들을 깨게 해 주는 책이 있다는 건 삶의 위로가 된다. 좋다고 생각하던 무엇이 나쁜 것임을 알게 되고 나쁘다고 생각하던 무엇이 좋은 것임을 알게 됨으로써 삶의 위로를 느끼게 되는 것, 얼마나 재밌는 현상인가.

 

 

 


1. <보르헤스의 말>

 

 

어느 날 아침에 새소리가 들렸다. 새들이 자기네들끼리 주고받는 이야기일까? 새소리가 정겹게 느껴졌다. 여기까지는 내가 사는 아파트 주위에 새들이 있어 좋다는 얘기다. 그런데 새 똥이 창가에 묻어 있기도 한다. 새가 거기에 똥을 싸 놓은 것이다. 그래서 비 오는 날엔 똥 묻은 비가 튀겨 베란다로 들어온다. 이건 새들이 있어 나쁘다는 얘기다. 나무가 많으니 새가 많고 새가 많으니 새 똥으로 베란다가 더러워지기도 한다. 이사 올 땐 아파트 가까이에 숲이 있어 나무가 많은 곳이라 좋아했는데, 역시 좋은 점만 있는 무엇은 없는 듯하다.

 

 

호유장단. 그러니까 행운에 열광할 것도 아니고 불운에 좌절할 것도 아니다. 보르헤스는 행복과 비교해서 불행의 장점을 이렇게 말했다.

 

 

잘못된 인연, 잘못된 행동, 잘못된 환경과 같은 그 모든 것들이 시인에게는 도구랍니다. 시인은 그 모든 것을 자신에게 주어진 것으로 생각해야 해요. 불행조차도 말이에요. 불행, 패배, 굴욕, 실패, 이런 게 다 우리의 도구인 것이죠. 행복할 때는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행복은 그 자체가 목표이니까요.(23쪽)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윌리스 반스톤, <보르헤스의 말>에서.

 

 

깊은 생각은 행복이 있는 밝은 삶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라 불행, 패배, 굴욕, 실패 등이 있는 어두운 삶에서 생겨난다는 것은 자명하다. 일단 행복하면 깊은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 시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불행하면 불행한 상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깊은 생각을 할 필요가 생긴다. 묘안을 짜내기도 한다. 그리하여 고뇌 속에서 보낸 시간들이 생각의 나무를 성장하게 한다. 이렇게 자란 생각의 나무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하고,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끼게 하여 보다 높은 차원의 세계를 갖게 한다.

 

 

 

 

 

 

 

 

 

 

 

 
 

 

 

 

 


<보르헤스의 말>은 보르헤스가 1976년과 1980년에 했던 인터뷰 열한 개를 모은 놓은 것으로, 보르헤스의 사색과 통찰을 감상할 수 있는 책이다. 나, 이 책에 반해 버렸다. 시인은 시를 쓸 때뿐 아니라 말을 할 때도 시인이구나 하는 걸 느끼며 반해 버렸다. 노시인이 세상을 사는 동안 터득한 것은 무엇일까? 삶에서 어떤 비밀을 알아냈을까? 이런 것들을 궁금해 하며 읽는 것은 즐겁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말.

 

 

우리는 승리를 얻을 수도 있고
재앙을 겪을 수도 있지만,
그 두 가지 허깨비를 똑같이 취급해야 해요.(5쪽)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윌리스 반스톤, <보르헤스의 말>에서.

 

 

그에 따르면 승리란 다 허깨비와 같은 것이다. 가치 없는 것이다. 사실, 승리(또는 성공)해야 행복한 것 아니고 행복해야 행복한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성공하면 더 성공하고 싶어서, 가진 게 많으면 더 갖고 싶어서 오히려 불행의 늪에 빠지기도 한다. 모 기업의 ‘왕자의 난’에서 보듯이.

 

 

이런 말도 위안이 된다.

 

 

내 삶은 실수의 백과사전이었어요. 실수의 박물관이었지요.(22쪽)

 

 

보르헤스 같은 대문호의 삶도 실수의 박물관이라는데 나 같은 사람이 실수하는 건 얼마나 당연한 일이겠는가. 그래서 또 위안을 받는다.

 

 

죽음에 대한 보르헤스의 생각은?

 

 

나는 죽음을 희망이 가득한 것으로 생각해요. 소멸의 희망이지요. 잊힌다는 희망. 나는 때때로 기분이 울적할 때가 있어요.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생각하죠. 그런데 내가 왜 울적해야 하는 거지? 어느 순간에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데 말이야. 그러면 편안함이 찾아온답니다. (...)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희망하며 살아간답니다.(237쪽)

 

 

내가 어떤 증세가 생길 때 병이 있나 알아보기 위해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것은 알고 보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혹시 심각한 병이 들어 사형 선고를 받을까 봐 두려운 것이다. 내가 시간이 가는 걸 두려워하는 것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죽음에 가까운 날이므로 시간은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셈이니까. 그런데 죽음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희망의 대상이라는 보르헤스의 말은 내 생각을 뒤집게 하며 내 마음을 다독여 준다. 이런 책이 나는 좋다.

 

 

그밖에 내 마음을 끄는 글.

 

 

많은 경험 가운데 가장 행복한 것은 책을 읽는 것이에요. 아, 책읽기보다 훨씬 더 좋은 게 있어요.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인데, 이미 읽었기 때문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고, 더 풍요롭게 읽을 수 있답니다. 나는 새 책을 적게 읽고,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건 많이 하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군요.(153쪽)

 

 

아, 놀라워라. 내 생각이랑 똑같잖아. 백 권의 책을 읽기보단 오십 권의 책을 두 번씩 읽는 게 더 유익하다는 내 생각에 이젠 자신을 가져도 되겠어. 

 

 

나는 개인적으로 모든 작가는 같은 책을 되풀이하여 쓰고 있다고 생각해요.(268쪽)

 

 

나 역시 글을 쓰면서, 내가 같은 주장을, 같은 메시지를 형태만 바꿔서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괜찮다는 말이렷다.

 

 

시를 읽듯 음미하며 반복해 읽고 있는 책이다.

 

 

 

 

 


2. <미움받을 용기>,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미술 치료’ 수업을 하는 분과 함께 차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던 중, 나는 독서 치료와 문학 치료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책은 읽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이 분명히 있더라는 얘기를 했더니, 그분이 어떤 책이 그러냐며 추천해 달라고 한다. 갑자기 대답하자니 어떤 책을 추천해야 할지 모르다가 생각난 것이 다음의 책 두 권이다.

 

 

 

 

 

 

 

 

 

 

 

 

 

 

 

 

 

 

 

생각해 보니 내가 한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주기 위해 샀던 책도 이 두 권이었다. 특별히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하기 좋다.

 

 

<미움받을 용기>는 한마디로 남으로부터 미움을 받아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갖기만 한다면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된다고 말하는 책이다. 그러므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미움받을 용기’가 된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 주길 바라고 산다면 스트레스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타자가 자기 자신을 좋아하든 말든 상관할 필요가 없음이야말로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얘기다.

 

 

‘절대로 미움받을 일을 해서는 안 돼.’라는 말보단 다음의 말이 훨씬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만약 내 앞에 ‘모두에게 사랑받는 인생’과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인생’이 있고, 이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치세. 나라면 주저하지 않고 후자를 택할 걸세.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으니까. 즉 자유롭게 살고 싶은 거지.(188~189쪽)
- 기시미 이치로 · 고가 후미타케, <미움받을 용기>에서.

 

 

저자의 생각이 다 옳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렇게 새겨들을 만한 글이 많다고 느낀 책이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라는 책 또한 그렇다. 누가 자신을 미워하더라도 그건 그 사람의 문제이지 나의 문제가 아니니까 상관하지 말라고 한다. 그 누구도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누구 때문에 상처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행복해지기 위해 우리의 태도를 교정하게 만드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사랑한다면 알아서 다 챙겨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옆에 있는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곁에 두고 있는 것과 같다.(166쪽)
- 배르벨 바르데츠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에서.

 

 

인용문을 통해서, 너무 착하게 굴려고 하거나 너무 정직하려고 애쓰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맞추느라 진을 빼지 않는 것이 심신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임을 말하기도 한다.

 

 

더 나쁜 것은 자신을 포기하면서까지 그토록 애를 써도 상대가 그 노력을 알아주는 일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많은 것을 포기할수록 상대는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한다. (...) 결국 상대방에게 작은 상처도 주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 자신의 인생을 잃어버리고, 서로 더 큰 상처를 떠안는 것이다.(183쪽)
- 배르벨 바르데츠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에서.

 

 

이 두 권을 읽으면서 어떤 위로를 받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우리에겐 정보, 지식, 지혜를 얻기 위한 독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인격 형성을 위한 독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때로는 마음이 편안해지기 위한 독서도 필요하다. 난 이런 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3. <독서치료>, <문학치료>

 

 

이런 책도 내 마음을 끈다.

 

 

 

 

 

 

 

 

 

 

 

 

 

 

 

 

 

 

 
이야기치료와 독서치료와 글쓰기치료는 이야기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야기치료는 내담자와 치료자가 직접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치료가 되는 반면, 독서치료는 이미 만들어진 이야기를 매개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22쪽)
- 김현희 외 공저, <독서치료>에서.

 

 

글쓰기가 다 치료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상처가 되었던 과거의 사건을 자세히 묘사하고 그때 느꼈던 감정과 그때의 사건을 보는 현재의 느낌을 함께 쓸 때 치료의 효과가 컸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22~23쪽)
- 김현희 외 공저, <독서치료>에서.

 

 

 

 

 

 

 

 

 

 

 

 

 

 

 

 

 

 

우리가 삶의 과정에서 만나는 우연한 또는 의도적인 사건들은 다른 사건으로 대체할 수 없다. 설령, 우리가 어떤 과오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면서 과거를 대체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것을 우리의 기억에서 삭제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 삶에서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모든 심신관계의 질병은 이런 이유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육체적인 것은 제거하면 그만이지만 심리적인 것은 제거할 수 없다.(22쪽)
- 변학수, <문학치료>에서.

 

 

문학은 우리가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인 일들을 수월한 놀이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우스꽝스럽고 아이러니하고 숭고하고 추하고 불안한 일들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는 통찰을 하게 한다.(27쪽)
- 변학수, <문학치료>에서.

 

 

‘독서 치료’에 대한 공부를 해야겠다. 강의를 통해 누군가를 치료해 주는 일도 보람 있고 좋겠지만 나 자신을 치료하는 일도 보람 있고 좋을 것 같다. 나는 누구나 마음의 병이 있고 치료할 병이 있다고 본다. 누구나 어떤 불행한 상황에 놓이면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어머니만 해도 아버지와 사별한 이후에 우울증 증세를 보이신다. 갱년기가 되어 ‘갱년기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다. 

 

 

 

 

 


4. <정희진처럼 읽기>, <집 나간 책>

 

 

책에 관심을 가지며 책을 추천해 달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어서 추천한 책은 다음의 두 권이었다. <정희진처럼 읽기>와 <집 나간 책>이다. 책을 읽고 싶은데 무엇을 읽을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서평집을 읽으며 그 안에 든 책 목록 중에서 하나씩 골라 읽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이 두 권을 추천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책을 다 읽을 수 없음을 생각할 때 서평집 한 권으로 많은 책을 소개받는다는 건 얼마나 이득이 되는 일인가.

 

 

 

 

 

 

 

 

 

 

 

 

 

 

 

 

 

 

 

<정희진처럼 읽기>는 페미니즘의 고수로 유명한 저자가 79권의 책에 대해 쓴 서평집인데 서평 한 편, 한 편을 독후감으로 읽어도 좋지만 에세이로 읽어도 무방할 만큼 좋은 글이 많은 책이다. 무엇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책을 읽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다양한 시각’이란 무슨 말인가? 이에 대해선 다음의 글이 설명이 될 것 같다.

 

 

토머스 해리스의 ‘대중 소설’ <양들의 침묵>을 예로 들어보자. 이 책은 ‘범죄 스릴러’로 읽을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그 책을 여러 권의 다른 책으로 읽는다. 범죄와 지식의 관계, 범죄자의 지적 매력, 식인의 의미, 동성애 코드, 선악의 대치보다 지적 친밀성이 우선하는 관계, 현대 범죄 패턴의 변화, 말하기가 인간을 자살로 이끌 수도 있다는 점, 말과 죽음의 관계 등 열 권 이상의 책으로도 읽을 수 있다.(20쪽)
- 정희진, <정희진처럼 읽기>에서.

 

 

자신이 읽지 않은 책에 대한 서평을 읽는다면 자신이 몰랐던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겠고,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을 읽는다면 자신의 시각과 다른 사람의 시각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겠다.

 

 

예전에 영화 <밀양>을 봤는데 보고 나서 인터넷 검색으로 이것의 원작이 이청준 저, <벌레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다. <정희진처럼 읽기>에 <벌레 이야기>에 대해 쓴 서평이 있는데 인상 깊다. 

 

 

나는 용서가 저주보다 바람직한 가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해자의 권력은 자기 회개와 피해자의 용서를 같은 의무로 간주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45쪽) (...) 나는 용서와 평화를 당연시하는 사회에 두려움을 느낀다. 2차 폭력의 주된 작동 방식이기 때문이다."(45쪽)
- 정희진, <정희진처럼 읽기>에서.

 

 

이렇게 확신에 찬 글을 쓰려면 고정 관념과 편견을 얼마나 깨야 하는 걸까?

 

 

좋은 글이란 독자로 하여금 고정 관념과 편견을 깰 만큼 새로운 무엇을 보여 주는 글이거나, 만약 새롭지 않다면 새롭지 않은 무엇에 대해 새롭게 해석하는 글이거나 둘 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영양가가 있는 글이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겠다.

 

 

 

 

 

 

 

 

 

 

 

 

 

 

 

 

 

 

 

 

<집 나간 책>은 알라딘의 블로거인 마태우스 님이 쓴 서평집이다. ‘경향신문’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한 바 있는 그의 필력을 이미 아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내가 알기로는, 그는 정치인에 대한 풍자의 글을 가장 잘 쓰는 칼럼니스트이다. ‘윤창중의 성추행 사건’을 반어법으로 비판했던 칼럼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칼럼만 잘 쓰는 줄 알았더니 서평도 잘 쓰신다.

 

 

54편의 글 중에서 위화 저,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에 대해 쓴 서평의 일부를 옮겨 본다. (젊은 층이 책을 읽지 않고 스마트폰만을 붙잡고 산다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글이다.)

 

 

돈 버는 방법과 대학 입시에 관련된 책만 팔릴 뿐 문학이 점점 죽어가는 21세기 대한민국. 지금 우리는 자발적인 문혁을 수행하는 중이다. 심화되는 고령화와 함께 책을 읽지 않는 20대는 선거가 거듭될수록 위력을 발휘할 것 같은데, 그렇게 본다면 스마트폰의 개발은 영구 집권을 위한 보수의 음모일 수도 있겠다. 여기에 맞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문학전집을 다 읽어야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한다든지, 5년간 100권 이상의 책을 읽어야 대통령 선거 투표권을 주든지 뭐든 해보자. 2017년이 그리 멀지 않았다.(77쪽) 
- 서민, <집 나간 책>에서.

 

 

책을 읽어야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하자는 것.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나는 좋은 방법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기발한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라서,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이라서, 유머까지 곁들인 책이라서 주저 없이 친구에게 추천했다.

 

 

내가 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저자의 특이한 시각이다. 서머싯 몸의 광팬으로서 나도 소설 <면도날>을 읽었는데 이 소설의 메시지가 ‘책을 많이 읽지 말라.’라고 말하는 서평이라니, 놀랍네.  

 

 

내가 느끼기에 「면도날」에는 극중 인물인 래리를 통해 지나치게 책에 탐닉하는 것을 경계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299쪽)
- 서민, <집 나간 책>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래리는 점점 이상해진다. 갑자기 탄광촌에 가서 육체노동을 하고, 거기서 만난 남자와 방랑하고, 인도에 가는 등 세계 각지를 떠돈다. 나중에는 ‘주정뱅이’에다 몸까지 파는 여자와 결혼하려고 하니, 이게 다 책을 너무 많이 읽은 부작용인 것 같다. 게다가 래리는 읽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드는 결단을 내리는데, 이 대목에서 깨달았다. 저자가 지나친 독서를 경계할 요량으로 이 책을 썼다는 것을.(302쪽)
- 서민, <집 나간 책>에서.

 

 

하하~~ 난 <면도날>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못했는데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네.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남들이 생각하기에) 이상한 삶을 살게 된다는 건 현실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런 게 아닐까? 공부를 많이 하고 나면 보통 여자나 몸을 파는 여자나 거기서 거기라는 것. 즉 별 차이가 없음을 터득한 경지라고나 할까? 그런데 부모 입장에서 보면 이렇다. 공부를 많이 하고 난 결과가 겨우 래리처럼 사는 삶이라면 자식에게 공부를 시키고 싶지 않음, 이다. 또는 '독서를 많이 한다고 해서 똑똑한 삶을 사는 게 아니었어.' 하고 느끼는 독자도 있겠다. 그러니 저자의 해석은 일리가 있네.

 

 

우리는 소설을 읽을 때 주인공의 삶을 현실 속 사람의 삶으로 보고 교훈을 얻기도 한다. 가령 명예를 얻은 학자가 우울증에 걸려 고생하다가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이라면,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독자는 거기서 뭔가를 읽어 낸다는 얘기이다. 이때 읽어 내는 것은 독자마다 다를 것이다. 

 

 

내가 서평을 즐겨 읽는 건 나와 다른 시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책에 대해 느끼는 게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는 일은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가. 사고도 확장되겠지.

 

 

친구로 예를 들면 이렇다. 자기와 사고방식이 같은 친구를 만나는 것과 사고방식이 다른 친구를 만나는 것 중 어느 쪽이 사고가 확장되는 만남이 되겠는가?

 

 

당연히 사고방식이 다른 친구를 만나는 쪽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자신과 다른 사고방식을 보여 주는 책을 만날 때 사고가 확장된다.

 

 

정리해 본다.

 

 

두 권의 서평집을 읽고 느낀 것은?

 

 

서평(또는 리뷰 또는 독후감)을 쓸 땐 뻔한 글이 되지 않도록 하기, 고정 관념이나 편견을 깨게 해 주기. 그러기 위해서 독특한 관점을 보여 주기. 이것이 글을 잘 쓰는 비결 중 하나라는 것. 서평뿐만 아니라 모든 글쓰기에서 남과 다르게 해석하는 능력이 글을 쓰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하다는 것. 

 

 

 

 

 

 

덧붙임)..............................................................

취업생 아들이 모 회사의 최종 시험인 면접시험에서 불합격하여 상심하는 어머니가 있다면, 그에게 이런 말을 해 주고 싶다.

 

 

“최종 시험까지 갔다는 것은 그만큼 실력이 있다는 것이니 앞으로 다른 여러 회사에 지원하면 합격하는 날이 반드시 올 거예요. 만약 금방 취직이 되면 직장 생활을 하면서 힘들 때마다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 거예요. 또 다른 데에 취직하면 된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불합격해 보고 어렵게 취직하면 힘들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내가 얼마나 어렵게 들어온 회사인데 이까짓 일로 그만둘수 없어. 다른 데 취직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테니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자.’라고. 그러니 나중에 생각하면 이런 불합격의 시련은 아들에게 정신의 저축인 것이죠. 어머니가 당장은 상심이 크겠지만 나중에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할 날이 올 거라는 것입니다.”

 

 

내 경험을 소재로 하여 써 봤다. 지난 8월이었다. 큰애가 인턴사원으로 근무한 어느 회사에서 정식 직원을 뽑기 위한 최종 면접시험을 봤다. 연봉 6천만 원이라고 하니 쉽게 합격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었다. 큰애의 취직 문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걱정거리 중 하나인데 이것이 해결되는 일이 아닌가. 그런데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그것도 약간의 점수 차이로 아깝게 그렇게 되었다. 과장해서 말하면, 연봉 6천만 원이 저 멀리 날아가는 소리가 들려서, 나, 분해서 자리 깔고 누워 앓을 뻔했다.(어디까지나 과장이다.) 하지만 지금은 잘 된 거라고 생각한다. 연봉 6천만 원을 벌려면 회사가 큰애를 얼마나 부려먹겠는가. 큰애가 고달픈 삶을 사는 건 1억을 줘도 싫다.

 

 

“큰애야, 높이 올라갈수록 삶은 고달프다. 이번엔 연봉을 낮춰서 지원하자. 행복은 연봉 순이 아니야. 살아 보니 그래.”

 

 

나, 정말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책을 읽는 엄마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지 않고도 이렇게 말하는 어머니도 있겠지만, 나는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결코 이렇게 말하지 않았으리라.

 

 

잠시 돈에 눈이 어두웠던 나 자신을 반성하며 내 머릿속 생각을 흔들어 본다. 딱 붙어 있던 나의 고정된 생각이 출렁이면서 흐트러져 다른 모습으로 변하기를 바랐다.

 

 

이렇게 변하기를 바라는 것도 책 덕분이다.

 

 

(우리 딸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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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5-09-23 1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두 개로 자를까 하다가 그냥 올린다. ˝페크도 긴 글을 쓸 줄 압니다요.˝

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이성복 저, <고백의 형식들>과 세 권의 신간은 뺐다. 이건 다음에 올리는 날 있겠다.

[그장소] 2015-09-23 19:32   좋아요 0 | URL
중간중간 다른책을 거론하기에 길다는 생각을 못하고 읽었네요.
이상하죠!?좋은글 쓰는 분들의 글을 읽는데도 저는 안고쳐지는 걸보면..배냇병인가..ㅎㅎ 싶기도하고요..어려운걸 알고 포기한건가..싶기도하고.뭐..잘쓰는 분들이 많은데 저까지..그런걸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책읽기를 그냥 하기로..그럽니다.능력부족을 잘 아니까.^^

페크(pek0501) 2015-09-24 08:13   좋아요 1 | URL
굿모닝!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썰렁할 뻔한 서재였는데 님 덕분에... 면했어요.

글이 길다는 생각을 못하셨다니, 제가 듣기 가장 좋은 말입니다.

A 님 : 페크가 300편의 글을 썼다고 해도 글이 짧아서 300편이라고 할 수 없지요.
100편쯤 썼다고 볼 수 있지요.

B 님 : 아니에요. 페크가 글을 길게 쓸 땐 얼마나 길게 쓰는데요. 어제 올린 글만 해도 그걸 자르면 몇 편의 글이 된다고요. 그러니 300편을 썼다면 300편을 썼다고 볼 수 있어요.

(B 님의 말을 듣고 싶어서, 제가 쓴 짧은 글을 보충하기 위해 앞으로도 가끔은 긴 글을 쓰겠습니다.)

그장소 님,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저는 내일 2박 3일로 지방에 간답니다.
또 뵈요. 고맙습니다.^^

[그장소] 2015-09-24 08:27   좋아요 0 | URL
즐겁게 잘 읽었답니다. ^^
아..메일 확인부탁드려요!
추석연휴 잘 보내고 오시고요..재미있는 이야깃거리 가득 담아오시면 더 좋구요♥

아무개 2015-09-24 0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제가 읽을수 있는 책의 총량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테니
제대로 된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이 맞다고 생각은 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제대로 된 책`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아마도 페크님 말씀 처럼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편견을 깨어줄수 있는 책들이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페크님에게는 어떤 책들이 그런가요?
저는 그런 책들을 만나려면 한참은 더 양적인 독서를 해야할듯 싶어요.

추석 명절 부디 몸과 마음 무탈히 잘 지내시길 바래요.
저희집은 명절에 아무것도 안하고 친적도 없어서
그냥 휴일이지만
많은 분들이 명절이 끝나면 몸과 마음이`너덜너덜` 해지시는 듯 하여....^^

페크(pek0501) 2015-09-25 00:33   좋아요 0 | URL
아무개 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페크님에게는 어떤 책들이 그런가요?˝에 대한 답변은?
˝위의 책들이 저의 책 취향을 말해 준다고 볼 수 있어요. 지금 생각난 것 -
이승우 저 <생의 이면>을 여러 번 읽었어요. 저는 이런 책이 좋아요.˝

요즘은 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많이 읽게 되더라고요. 더 끌려요.

명절이 휴일이라서 좋겠습니다. 휴일도 좋고 지방을 오가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또 뵙기를... 반가웠습니다.^^

kitty99 2015-09-24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저는 짧고 임펙트 있는 글이 좋던데
헉헉...
보르헤스까지 읽었어요~^^

페크(pek0501) 2015-09-25 00:3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보르헤스까지 읽으신, 아마도 독서광이실 것 같군요.

짧은 글도 쓰고 긴 글도 쓰고 중간 글도 쓰고,
영양가 있는 글도 쓰고 시시한 글도 쓰고 싶어요. 다양하게 실험하고 싶어요.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반가웠습니다.

stella.K 2015-09-24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언니의 글이 짧다고 느낌적이 별로 없는데 이번 글은 진짜 긴 것 같아요.ㅋㅋ
소개하신 책 저도 읽고 싶은 책들이어요.
근데 다 못 읽을 것 같아요.ㅠ 보르헤스의 책만이라도 챙길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저는 작가가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에 관심이 많거든요.

맞아요. 편안한 책 있죠.
저는 어제 이석원의 <언제들어도 좋은 말> 읽기 시작했는데
재밌어요. 편안하구요. 조근조근해서 좋아요.

문학치료란 분야가 있군요. 관심이 가네요.
혹시 드라마 치료는 없을까요? 아, 물론 있는 거 알아요.
제가 말하는 건, 드라마를 직접 하는 게 아니라 독서 치료처럼
tv 드라마를 보고 치료에 접목시키는 거요. 드라마나 원 없이 보게요.ㅋㅋ
저는 이상하게 이유나 목적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보는 성향이 있어서 말이죠.ㅠ

요즘엔 영화 보다 드라마가 더 좋더군요.
영화는 왜 가면 갈수록 시시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저도 나이가 드는가 봐요. 언니 앞에서 이런 말 하면 안 되는 줄 아는데...ㅠ
명절 지내러 가셨나요? 잘 지내시고 무사히 복구해 주세요.
해피 추석요!^^

페크(pek0501) 2015-09-25 00:41   좋아요 0 | URL
시 치료, 소설 치료, 드라마 치료 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저도 잘 몰라서 공부하려고 이 책 저 책 뒤적이고 있어요.
마음의 평화야말로 제일이라는 생각으로 꼭 해 놔야 할 공부 같더라고요.

추석 잘 보내세요.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요. 저는 내일 출발합니다.
누구에게나 좋은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kitty99 2015-09-25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아니에요! 님이 쓰신 글에서 보르헤스 이야기를 쓴 부분까지 읽었다는 얘기였답니다~~~^^ 언젠가 도전해야죠!

페크(pek0501) 2015-09-30 15:42   좋아요 1 | URL
앗! 제가 오독했나요? ㅋㅋ
글이 길 땐 1번에서 4번까지 골라 읽는 재미라도 있길 바랍니다.

예, 저도 도전 정신을 가지고 책에 덤벼들겠습니다.
그런데 읽어야 할 책은 많은데 할 일이 줄 서 있어요.

답글이 늦어 미안합니다. 지방에 있는 시댁에 갔다 와서 또 친정에 갔다 왔답니다.
아직도 피로가 덜 풀렸어요.
그렇지만 좋은 가을날, 좋은 하루 되자고요. ^^ 고맙습니다.

세실 2015-09-29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긴 글을 이리도 물 흐르듯 잘 쓰실수가~~~~ 잘 읽었습니다^^
전 길게 못 쓰는 폐단이.....
강신주가 내 서재는 함부로 보여주지 말라 하더라구요. 영혼이 담겨있다는 말과 함께! 그날 저녁 책꽂이 한곳은 제가 사랑하는 책을 꽂았습니다. `책은 도끼다`, `논어정독`, `백석평전`, `정희진처럼 읽기` 등등 물론 문동과 민음사, 팽귄클래식 문학시리즈도요^^
책은 고정관념과 편견 깨주는, 보다 객관적인, 넓은 시각에서 볼 수 있게 하지요. 충분히 동감합니다.
따님 더 좋은 직장 나타나리라 믿어요^^

페크(pek0501) 2015-09-30 23:36   좋아요 0 | URL
반가운 세실 님. 아까 답글 쓰다가 전화가 와서 그만...
그리고 이제야 쓴다는...ㅋ

추석은 잘 보내셨는지요?
세실 님의 호평을 받으니 기분이, 기분이 좋아지는군요. 원래 가장 가까운 사람이
과소평가를 한다고 합니다. 친하다 보면 그 사람의 능력을 제대로 보지 못해 깎아내리는 모양이에요. 어쩌면 이런 것도 인간의 비밀스러운 진실이 아닐까 싶어요.
위대한 예술가도 그 측근에 있는 사람은 과소평가를 할지 몰라요.
그냥 세실 님의 칭찬 한마디에 생각나서 적어 봤어요.ㅋ

`서재는 함부로 보여주지 말라.` 저는 그 사람의 책 수준을 알게 되어서 그런 줄 알았어요.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자기가 쓴 글을 함부로 보여 주지 마라.`
글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다 보이거든요. 킥킥~~ 그래서 무서울 때가 있어요.

마태우스 2015-10-0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흑흑. 제 책을 그리 높이 평가해주시다니, 감격의 눈물이 흑흑. 그나저나 회사가 초봉을 6천이나 주다니, 정말 놀랍네요. 글구 결과가 그리된 거 아쉽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또 좋게 해석하는 님의 마음씀씀이에, 제가 나중에 어떤 어른이 돼야 하는지 새삼 깨닫습니다. 마지막으로...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난 뒤 저도 삶에 자신감이 좀 생겼어요. 너무 남 평가만 의식하는 게 그간의 삶이었는데 그 책이 제 삶에 큰 도움이 됐답니다.

페크(pek0501) 2015-10-04 13:02   좋아요 0 | URL
저자께서 납시셨네요. 반갑습니당~~~
님이 책을 연달아 내시는 걸 보고 느낀 점:
`내가 바빠서 글을 못 쓴다고 하는 건 핑계에 불과하구나...`

앞으로도 좋은 책을 내주신다면,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
자극받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