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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글을 쓰면서 가끔, 아주 가끔 자신의 글에 감탄하곤 한다. 어떻게 내 머릿속에서 이런 문장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그렇다. 예전엔 아무리 글을 써도 글이 나아지지 않아서 절필을 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물론 절필을 한다고 해서 누가 눈 하나 깜작하지 않겠지만.

 

 

 

그만큼 글에 자신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글이란 게 쓰면 쓸수록 발전하는 모양이다. 십 년 넘게 블로그에 글을 써 왔더니 어느 날부터 그녀의 글에 추천을 눌러 주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그리하여 어떤 글에는 ‘추천 수 10’이 넘는 글도 있었다. 왜 이 글이 추천 수가 높을까, 생각하며 다시 글을 읽어 보니 자신이 보기에도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그녀가 골똘히 생각한 것은 이것이다.

 

 

 

‘왜 나보다 나의 글이 더 나을까.’

 

 

 

이 말은 ‘왜 나의 수준보다 나의 글 수준이 더 높을까.’라는 말과 같다. 글을 쓰고 나면 자신의 글 수준이 높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였다. 다시 말해 글을 쓰지 않았다면 이르지 못할 어떤 수준에 그 글은 가 있는 것 같았다. 이상하고 신기했다.

 

 

 

혹시 밀란 쿤데라의 말이 그걸 말하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제 생각에는 소설가보다 위대한 것은 소설인 것 같습니다. 소설은 소설가의 편견까지도 극복하게 해 준다고 말할 수 있어요. 소설을 쓰기 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문제를 소설가는 소설을 쓰면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헤르만 브로흐라는, 제가 좋아하는 소설가는 “소설이 열어 주는 세계관”이라고 표현했지요. 『안나 카레니나』를 집필하던 당시의 톨스토이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 박성창 외 저, <밀란 쿤데라 읽기>, 92쪽.

 

 

 

 

‘소설가보다 위대한 것은 소설이다.’

 

 

 

그녀는 이 말을 이렇게 바꾸어 봤다.

 

 

 

‘나보다 위대한 것은 나의 글이다.’

 

 

 

자신보다 자신의 글이 위대한 이유는 이런 게 아닐까. 글을 쓰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져서, 글을 쓰기 전에 몰랐던 어떤 것들을 글을 쓰면서 알게 되기 때문.

 

 

 

그녀는 여기까지 생각했다. 그리고 만약 그녀의 생각이 맞는다면 ‘글 쓰는 시간’이란 다름 아닌 ‘공부를 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

여기서 ‘그녀’는 제가 아닙니다...

다음엔 (3)번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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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기 자신의 글에 대하여...... (몽테뉴의 생각)
    from Value Investing 2013-12-21 00:29 
    pek님의 흥미로운 글을 읽으니 저는 몽테뉴가 '자신의 글'에 대해 말했던 아주 재미있는 말부터 떠오르네요. 그는 "내 작품은 내게 기쁨을 주기에는 너무나 모자라서 다시 음미해 볼수록 더욱 화만 치민다."고 너스레를 떨었었지요. pek님의 이 글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만한 아주 많은 글들이 몽테뉴의 책 속에도 담겨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그 가운데 몇몇 글들을 대충 빠르게 골라서 먼댓글로 써볼까 싶네요. * * *운에 매이는 수가 많다나는 의술뿐 아니
 
 
2013-12-21 0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1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3-12-2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을 쓴 사람도 직접 만나보면 성질이 더러운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그래서 어떤 책을 읽고 감명을 받으면 그 저자를 직접 만나지 않는 게 좋습니다.저술가는 연예인보다 팬을 대하는 태도가 더 서툴고 팬을 가르치려는 자세가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저는 그런 이들의 팬사인회에 가느니 걸그룹들 팬사인회에 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페크pek0501 2013-12-21 18:01   좋아요 0 | URL
현명한 생각을 하셨습니다.
작가란 책으로만 만나야 좋죠.
글을 잘 쓰는데, 말을 잘 못하는 작가도 많답니다.ㅋㅋ


페크pek0501 2013-12-21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렌 님께 답변하는 저의 댓글>입니다.


오렌 님. 먼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이런 것 해 주시는 분은 오렌 님밖에 없군요. ㅋ

언젠가 제가 이런 말을 페이퍼에 넣어 올린 적이 있어요.
“자기 작품에 만족하는 예술가는 싸구려 예술가뿐이다.”
누가 한 말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네요. 그 페이퍼에 써 있을 텐데... 찾질 못하겠어요.
밀란 쿤데라가 만약 작가는 자기 글에 만족할 수 없다, 라고 썼다면 저는 이 페이퍼를
쓰지 않았을 거예요. 당연한 말이니까요. 당연한 것을 제가 써서 재방송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밀란 쿤데라가 한 말은 획기적인 말로 느껴졌어요. 누군가가 한 적이 없는,
처음 듣는 말 같았거든요. 마치 보석을 발견한 기분이었죠.
그래서 이 페이퍼를 쓰게 됐죠.
제가 일부 동의하는 까닭은, 제 글의 수준보다 제 수준이 낮다고 느낄 때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쿤데라의 말이 맞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ㅋ

다음에 기회 있으면 이에 대해 더 고찰한 글을 써 보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oren 2013-12-23 14:53   좋아요 0 | URL
제가 먼댓글로 쓴 내용에도 담겨 있지만 몽테뉴는 작가와 작품과의 관계를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에 비유한 적이 많은 듯해요. 그래서 저도 제가 만들어낸 온갖 허섭한 글들을 보면서 그때마다 이리저리 생각이 달라지면서 제 멋대로 평가하는 걸 보면 확실히 제 자식을 보는 심정과 무척이나 닮았다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구요.

대개의 경우, 누구라도 제 자식을 부모가 '못난 자식'이라고 나무라기 보다는 '이쁜 내자식'이라고 여길 때가 훨씬 더 많겠지요. 그렇더라도 내가 쓴 글 속에서 발견되는 흠이나 부끄러운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면 꼭 내 자식의 못난 모습들을 볼 때처럼 화가 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요.

그리고 가끔씩 (페크님의 말씀대로) 자신의 작품이 자신을 훨씬 더 뛰어넘는 경우가 있듯이, 자식들도 부모를 훨씬 뛰어넘는 경우를 자주 보는 것도 역시 이상할 게 전혀 없는 일이지요.

페크pek0501 2013-12-24 08:41   좋아요 0 | URL
글이 자식 같다는 것, 공감합니다.
그래서 미완성인 후진 글도 함부로 삭제하지 못하고 노트북에 저장해 놓게 돼요.
예쁜 자식이 있고 (맘에 들지 않아 화나게 하는) 미운 자식이 있겠죠. ^^

2013-12-22 1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3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녀는 ‘앞으로 친구 모임에 그만 나갈까?’ 하고 고민했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해 가난하게 산 지 오래되다 보니 친구 모임에서 불쾌한 느낌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어제 친구들 여섯이 모인 자리에서 한 친구가 회비를 걷으면서 그녀에게 “너는 내지 않아도 돼.”라고 말하는 거였다. 자신의 형편을 아니까 배려해 주겠다는 뜻인 줄은 알지만 그 배려가 고맙기보다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그녀가 한 친구의 핸드백이 예뻐서 무심코 “그 핸드백 참 예쁘네.”라고 말했는데 다른 친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거 비싼 백이야. 얘는 강남의 주부잖니.”

 

 

 

이 말을 듣자 그녀는 자존심이 상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나는 강남의 주부가 아니라서 내 핸드백은 싸구려라는 말인가.’

 

 

 

그녀는 물론 알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심기가 언짢아지는 이유가 가난으로 인해 열등감이 생겨서 남의 말을 삐딱하게 받아들여서라는 것을.

 

 

 

서머싯 몸도 자신의 작품에서 이렇게 쓰지 않았던가.

 

 

 

 

 

고통을 겪으면 인품이 고결해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행복이 때로 사람을 고결하게 만드는 수는 있으나 고통은 대체로 사람을 좀스럽게 만들고 앙심을 품게 만들 뿐이다.

 

 

- 서머싯 몸 저, <달과 6펜스>, 90쪽.

 

 

 

 

그녀는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아프거나 어려운 삶을 살게 될수록 오히려 마음이 삐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프거나 어려운 삶을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수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앞으로 친구 모임에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녀는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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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2-20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싶지 않은 결정입니다.
나이 들수록 교우 관계도 중요한데.....
하지만 저라면 과감히 안나갈듯요. 제 맘 편한게 최고지요^^

페크pek0501 2013-12-20 21:18   좋아요 0 | URL
제가 오늘 운이 좋았네요. 글을 올리자마자 세실 님의 눈에 띈 것으로 봐서...
저도 제 맘이 편한 게 최고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점점 이기주의가
되는 건 아닐까 생각되다가 일단 제가 편해야 너그러워진다, 이러면서
합리화해요. ㅋ
교우 관계라는 것도 이젠 다수보다 소수의 사람들과 친한 게 좋더라고요.
폭 넓게가 아니고 깊게 사귀는 게 좋아요.

노이에자이트 2013-12-2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움을 주려는 사람은 도움받는 사람의 자존심을 헤아려 가며 말조심해야 하고...
도움을 받는 사람도 고맙게 받아들여야 합니다.그 반대가 되면 서로가 원한만 쌓이지요.

페크pek0501 2013-12-21 18:07   좋아요 0 | URL
자존심을 헤아려 가며 말조심해야 하고
상대에 대한 배려라는 것도 상대의 처지에서 헤아리는 게 필요하겠죠.
그런데 쉽지 않죠. 어쨌든 배려라고 느끼면 그 마음만 받으면 될 듯해요. ㅋ

마태우스 2013-12-25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과 6펜스를 3년쯤 전에 읽었어요. 근데 저렇게 멋진 말이 써있는줄 지금 알았네요. 아, 정말 공감돼...

페크pek0501 2013-12-26 14:56   좋아요 0 | URL
멋진 말이 정말 많습니다. 저는 이번에 두 번째로 읽다가 발견한 좋은 글이
많았답니다. 그래서 달과 6펜스로 글을 7개나 올렸다는 이야기입니다. ㅋ

마태우스 2013-12-27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일곱개나...대단하십니다. 서재 달인끼리 친하게 지냅시다

페크pek0501 2013-12-30 11:37   좋아요 0 | URL
아, 드디어 제가 서재 달인으로 등극했어요. 친하게 지내는 것에 동의합니다. ^^ 감사...
 

 

 

 

며칠 전, 은행의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돈을 인출하려는데 갑자기 덩치 큰 개가 나한테 달려들더니 내 발등을 핥는다. 깜짝 놀라서 “어머!” 하고 소리쳤더니 개 주인이 미안하다며 개를 데리고 간다. 그것을 본 어떤 사람이 “개를 데리고 다니려면 끈으로 묶어야지.”라고 말한다.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앞에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길 기다리다가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면서 갑자기 개가 튀어나와서 놀랐던 일도 있다. 그때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했다. ‘개를 데리고 다니려면 끈으로 묶어야지.’라고.

 

 

 

그런데 그런 생각이 얼마나 인간중심주의의 생각인지 다음의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새장에 갇힌 새는 기분이 언짢다.

기뻐서 지저귀는 것이 아니라 화가 나서 지저귄다.

 

 

게다가 인간은 자신의 가장 충실한 친구인, 그토록 영리한 개를 사슬에 묶고 있지 않은가! 이런 개를 볼 때마다 나는 그 개에 대한 절실한 동정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수년 전 <타임스>지에 보도된 사건을 떠올리고 통쾌함을 느낀다. 즉 큰 개를 쇠사슬에 묶어 두었던 귀족이 때마침 뜰 안을 거닐면서 개를 쓰다듬어 주려고 곁을 지나가자 개는 곧 그의 팔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물어뜯었다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이 행동으로 개는 “당신은 나의 주인이 아니고 나의 짧은 생애를 지옥으로 만든 악마다.”라고 말한 것이다. 개를 쇠사슬에 묶은 사람은 모름지기 이런 변을 당해야 한다.

 

 

- A. 쇼펜하우어 저, <쇼펜하우어 인생론>, 325쪽.

 

 

 

 

개를 위해서 사슬을 풀어야 할까, 타인을 위해서 사슬에 묶어야 할까.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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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13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를 흙 없는 아파트에서 키워야 하는 일부터 힘들어요. 개가 얼마나 힘들까요. 어쩌다 한 번 풀어 주었는데, 그렇게 좋아서 날뛰듯이 뛰어다니리라 느껴요. 시골에서도 개를 한 번 풀면 몇 시간 동안 동네를 몇 바퀴 빙빙 돌며 좋아한다고 해요. 뛰고 싶은 본능을 도시에서 줄로 묶어서 가두면... 서로서로 고단하지요.

페크pek0501 2013-12-15 10:19   좋아요 0 | URL
그래서 개를 보면 가엾단 생각이 들곤 합니다. 사람들이 자기 맘대로 편한 대로
개를 키우니까요. 그래서 사랑하는 개를 보고, 다음엔 사람으로 태어나라, 하고
말하나 봐요. ^^
 

 

 

 

<위대한 개츠비>는 예전에 사랑했던 여자가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었음에도, 그녀와의 사랑에 대해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개츠비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 ‘희망을 잃지 않음’이 개츠비의 위대한 점이 아닐까. (‘위대한’에 대한 해석은 독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이 소설은 이런 글로 시작된다.

 

 

 

 

 

지금보다 어리고 쉽게 상처받던 시절 아버지는 나에게 충고를 한마디 해 주셨는데, 나는 아직도 그 충고를 마음속 깊이 되새기고 있다.

 

“누구든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점을 명심하여라.”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는 않다는 것을 말이다.”

 

-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15쪽.

 

 

 

 

 

‘다 자신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은 누군가를 비판할 때뿐만 아니라 평소 친구 사이에서도 필요하겠다. 누구에게든 한 가지쯤은 유리한 입장이란 게 있지 않겠는가. 자신의 그 유리한 입장에 못 미치는 친구의 입장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 중요하겠다. 그런데 이런 걸 잊는 경우가 많겠다.

 

 

 

예를 들면 이렇게 되려나. (친구들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

 

 

 

- 피부가 좋지 못한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사람은 일단 피부가 좋아야 인상이 깨끗해 보이는 것 같아.”라고 말하는 것.

- 가난한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이 핸드백 세일해서 싸게 샀어. 50만 원밖에 안 해.”라고 말하는 것.

- 에어컨 없이 사는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더우면 집에 에어컨을 켜면 되잖아.”라고 말하는 것.

- 운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요즘 운전 못하는 사람이 어딨니?”라고 말하는 것.

- 몸이 마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몸이 마른 사람은 성깔 있어 보이더라.”라고 말하는 것.

- 배가 나온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배가 나온 사람은 게을러 보이더라.”라고 말하는 것.

 

 

 

친구가 무심코 한 말을 듣고, ‘저거 나 들으라고 하는 말 같은데.’라는 생각으로 불쾌해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사람은 아주 작은 일에도 상처를 받을 수가 있다. 그러므로 ‘다 자신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

*참고 사항*

 

<위대한 개츠비>를 오래전에 책으로 봤고 최근엔 극장에서 영화로도 봤는데 다시 읽고 싶어서 이번에 민음사 출판사의 것으로 구입했다. (오래전에 읽은 책이 없어졌기 때문에 새로 구입했다.) 영화로 본 것을 책으로 읽을 때의 좋은 점은 읽으면서 영화 속 그 영상을 떠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용을 모르는 책을 읽을 때보다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구입하면 증정품을 많이 준다. [벤저민 버튼 영한 대역판 + 페이크 노트 + 영어 원서 eBook 증정] 그리고 세일해서 책값이 싸다. 이 모든 것을 3,920원에 샀다. 아직 이 책을 갖고 있지 않은 분들에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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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3-07-04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 언니 안녕?
불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씰데없는(?) 피해의식이 더 안 좋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저부터 남들이 뭐라 하면 저거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지, 하는 생각을 하는 걸요.
상처 주지 않을 말과 행동이 당근 우선이지만 주변에 피해의식 쩌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것도 몹시 피곤하답니다.
각설하고 개츠비 저 첫 말은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보다 더 좋다고 생각해요.^^*

페크pek0501 2013-07-04 14:11   좋아요 0 | URL
아, 팜므 님... 오랜만... 반갑습니다.

ㅋㅋ 저도 열등감이 있어서 그런 것 잘 알지요.
그런 사람 보면 피곤한 것, 맞아요. 그래서 전 열등감 심한 사람보다 차라리 잘난 척하는 사람이 편할 때가 있어요. 이런 경우 그냥 잘난 척을 봐 주기만 하면 되지만
자기의 열등감을 건드렸다는 이상한 피해의식으로 반응하는 사람을 대하기란 어려워요.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은 워낙 유명한 문장이지요.
위대한 개츠비는 이미 내용은 알고 있고 문장 감상을 위해 다시 읽고 있어요.
사유 깊은 문장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요. 몇 개 더 찾아 놨는데, 언제 소개하기로 하지요.

세실 2013-07-08 0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개츠비 많이 좋아했지요....
이렇게 저렴하게 구입하면 횡재한 느낌^^
살짝 미안한 마음도 들고요.
9월에 우리도서관에서 '김영하와 위대한 개츠비 함께 읽기' 강연회 한답니다.

페크pek0501 2013-07-09 12:20   좋아요 0 | URL
님이 쓰신 개츠비 글, 봤습니다. ^^

개츠비, 읽어서 안 사려고 했는데 결국 사고 말았어요.
영화를 보니깐 사고 싶더라고요. 소설 읽는 재미는 줄거리에만 있는 게
아니니까 또 읽는 것도 좋잖아요.ㅋ
 

 

 

 

<자유론>을 읽다가 책 뒤쪽에 있는 ‘옮긴이의 주’에서 이런 글을 봤다.

 

 

 

 

 

밀은 <자서전>에서 글 쓰는 사람이 명심해야 할 말을 남긴 바 있다. “신문이나 잡지에 글을 써서 생활하는 것은 문학이나 사상 방면에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부적합하다. 생활 방도가 불확실할 때는 양심을 가지고 글을 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동시에 생활 수단으로 쓰는 글은 생명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필자 또한 최선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 괜찮은 사상을 담은 글은 쓰는 데 너무 오래 걸리고, 또 쓴다 해도 세상에 너무 늦게 알려지기 때문에 생활 수단으로서는 도움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써서 생활을 도모하는 사람은 부득불 시시하거나 대중 영합적인 글을 만들어내기가 쉽다.”

 

- 존 스튜어트 밀 저, <자유론>, 251쪽.

 

 

 

 

이 글을 읽으니 무엇에 구애되지 않고 자유롭게 글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는 걸 알겠다.

 

 

 

그러나 나는 아무래도 읽는 이들을 의식하며 글을 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읽는 이들이 좋아할 만한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깊이’와 ‘재미’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지적인 성찰’(깊이)을 ‘유쾌하게’(재미) 풀어낸 글이 될 것 같다. 물론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려워서 노력해 볼 만한 일이다. 노력할 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신을 갖게 된다. 이 도전 정신이 나의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 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도전 정신을 사랑한다.

 

 

 

그래도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을 기억해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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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6-26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또 딜레마이긴 하지만, 새겨둘 말입니다. 좋은 인용글 고마워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13-06-26 15:13   좋아요 0 | URL
책에서 좋은 글을 보면 남들에게도 보이고 싶은 심리가 있어요.
좋은 영화 보면 친구에게 보라고 권하고 싶듯이 말이죠.

인생 자체가 딜레마의 연속인 거죠.
지금 걸레질을 할까 말까 고민 중이에요.
이것도 딜레마예요. 내 몸이 피곤하지만 실내 청결, 내 몸이 편하지만 실내 청결하지 않음...
어느 쪽을 택해도 만족스럽지 않군요. ㅋ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

세실 2013-06-3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쓰는 철학이 담겨 있네요.
하루키 보면 깊이와 재미 두가지를 넘나 들던데~~ 하긴 하루키의 글은 소설과 수필이라 밀이 보기엔 가벼워 보일수도 있겠어요.

페크pek0501 2013-07-02 13:35   좋아요 0 | URL
세실 님. 안녕하세요?
전 하루키 책을 네 권 읽었는데, 썩 마음에 든 건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신작은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열기 때문에
기대가 되네요.

가벼워 보이는 글이 사실은 우리 인생을 말하는 글 같아요.
우리의 인생이란 게 얼마나 가볍게 생각되는지요.ㅋㅋ
또 봐요. 반가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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